가끔 우리는 출판사의 판매 정책으로 책이 분권되어 나오면 출판사가 돈독이 올랐느니 뭐니 하면서 분통을 터트리곤 하지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아닐까요.분명 외국에선 한권으로 나왔는데 국내에선 2권,심하면 5권까지 분권되어 나오지요.뭐 반지의 제왕도 마찬가지 입니다.원래는 3권짜리인데 6권으로 나오지요.
제일 심한권은 겐지모노가따리입니다.이거 을유 문화사본은 원래 1권인데(물론 천페이지가 넘지요),처음에는 3권으로 분권되더니 나중에는 10권으로 분권되어 나옵니다.
  
<마법사의 돌1~2>              <비밀의 방1~2>                <아즈카반의 죄수 1~2>
  
<불의 잔1~2>                    <불사조 기사단 1~5>         <혼혈 왕자 1~4>
  
<죽음의 성물1~4>             <겐지이야기 1~10>             <은하수를.... 1~5>

<반지의 제왕1~7>

억지로 분권하는것도 못마땅하지만 너무 큰 책도 읽기 힘들지요.예를 들면 한권자리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각권(3권짜리),주석달린 홈즈나 주석달린 엘리스,일리움,올림포스등은 아무데서나 쉽게 읽기 힘든 사이즈로 꼬옥 책상위에서 볼 책들입니다.게다가 책이 커서 잘못하면 책 자체 무게로 책이 쉽게 찢어질수 있는 단점이 있지요.
이런 책들은 대게 소장용이나 한정본 성격의 책으로 출판되는 것 같은데 몇몇 책들은 보통 사이즈의 책들이 없어 읽기 위해선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야되는 책이라고 할수 있지요.
  
<양장본 마법사의 돌>         <양장본 아즈카반의 죄수>   <양장본 불의 잔>
  
<양장본 불사조기사단1~2> <양장본 혼혈왕자1~2>        <양장본 죽음의 성물1~2>
   
<양장본 반지의 제왕1~3>   <주석달린 엘리스>             <주석달린 홈즈>
   

옛말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지요.넘치는 것은 모자란것보다 못하다는 말입니다.한 책을 판매를 위해 분권하는 것도 마땅치 않지만 이런 빅 사이즈 책들은 오히려 읽기에 불편하므로 차라리 2권정도로 분권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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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9-22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둘 다 싫어요. 어쩌죠;;

카스피 2009-09-22 22:40   좋아요 0 | URL
ㅎㅎ 사실 저도 둘다 싫어요^^

목동 2009-09-2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의 기획 전략은 여러 곳에 있군요. 결국은 잘 팔여야 한다는 목표에 적극적인 방법이면 다 사용하는군요. 독자가 책값을 지불한 다음 문제는 독자 자신의 문제로 귀결되겠네. 설령 그 내용을 연유하여 사회 불손행동만 하지 않는다면요.

카스피 2009-09-22 22:41   좋아요 0 | URL
출판사의 기획전략은 필요하지만 분권은 아무래도 소비자 기만이지요.비싸게 사들여와 국내 독자에게 그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니까요.
하지만 빅 사이즈 책들도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긴 매 한가지입니다.저정도 사이즈면 사실 읽기용이라기 보다는 전시용에 가까우니까요^^

목동 2009-09-23 09:3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큰 사이즈 책이 장서용(전시용) 이라는 말은 합당한 표현입니다. 제 자신이 놀랐어요. 무얼까, 바로 안나온다는 것이죠. 가방에 넣고 다닐 정도 아닌 싸이즈에 대해,,,"장서용"이라는 생각하지 못한 어둔함(?)은 그만큼
책을 실질적으로 가까이 못했다는 경미한 자학적 자가 놀람이랄까 정도,,,

후애(厚愛) 2009-09-2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움,올림포스는 벌써 보관함에 담아 두어었지요. ㅎㅎ
주석달린 홈즈는 어떤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 중이에요.
양장본 반지의 제왕 1~3권 구입하려고 했더니 품절이네요 ㅠㅠ
전 여러 시리즈로 나오는 것보다 한권 분량으로 책이 두껍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카스피 2009-09-23 19:10   좋아요 0 | URL
후애님 주석달린 홈즈 읽을만 합니다.열혈 홈즈 마니아가 홈즈에 관한 주석을 꼼꼼히 달은 책인데 커서 그렇지 괜찮다고 하네요.
저는 시공사것이 있어 살까말까 망설이는 중입니다^^

보석 2009-09-2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처럼 책 들고 다니면서 지하철에서 읽거나 소파나 침대에 기대서 읽는 사람은 한권짜리 두꺼운 책은 도저히;;

카스피 2009-09-23 19:09   좋아요 0 | URL
보석님 저도 누워서 책을 자주 보는 편인데 큰 사이즈 책을 읽을려면 헬스해서 팔뚝을 좀 키워야 되겠더군요^^

후애(厚愛) 2009-09-2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문이 있어요~~~ ㅎㅎㅎ
주석달린 홈즈와 시공사에서 나온 전집 세트 책 내용이 같은건가요?

카스피 2009-09-24 10:57   좋아요 0 | URL
후애님 책 내용을 동일합니다.다만 번역자에 따라 약간씩 표현의 차이는 있겠지요.주석달린 홈즈는 홈즈를 좋아하는 열혈 셜록키언이 홈즈 이야기에 세세한 주석을 달은 것이 특징입니다.홈즈 시리즈를 몇번씩 읽은 분도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수가 있지요.
주석에 대해 궁금하시면 제 추리 리뷰중 네멋대로 주석달은 포와로를 읽어보세요.아마 대강 어떤것인지 감이 오실겁니다.

후애(厚愛) 2009-09-2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네멋대로 주석달은 포와로 리뷰 읽어 봤어요.
정말 멋진 리뷰인데요.^^
주석달린 홈즈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ㅎㅎ

카스피 2009-09-24 13:29   좋아요 0 | URL
넵,감사합니다^^
 

09년 1월이후 출간된 sf소설들입니다.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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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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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53-1960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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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1960-1999
아서 C. 클라크 지음, 고호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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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1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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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9-1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는 0개밖에 안 보입니다 ㅎㅎㅎ

카스피 2009-09-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하다보니 에러가 낳군요.다시 올릴게요^^

실비 2009-09-2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크하신줄 알았어요^^

카스피 2009-09-22 11:13   좋아요 0 | URL
ㅎㅎ 이런 아직까지 못 올렸네요^^;;;;
 

경제적으로 차츰 안정되면서 문화적 갈증이 시작되던 1980년대부터 한국 추리소설계는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이 무렵 한국 추리소설 발전을 가져오는 두 가지 계기가 마련되는데, 하나는 한국 추리작가협회의 창설이며, 다른 하나는 신인들을 발굴한 현상공모전이다.

학자 출신 애호가들의 모임에 가까웠던 미스터리 클럽은 차츰 문호를 개방해 작가도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으며, 추리소설이 국내에서 차츰 인기를 얻게 되자 아마추어적인 모임으로는 한국 추리문학의 발전을 바라볼 수 없다고 판단, 미스터리 클럽을 발전적으로 해체한 후 1983년 2월 한국 추리작가협회가 창설되었다. 한국 추리작가협회는 추리문학 연구와 적극적 창작 활동을 통해 한국 추리문학의 질적 향상과 추리작가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으로, 미스터리 클럽의 이가형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한국 추리작가협회는 1984년 처음으로 [한국 우수 추리단편 모음집]을 발간한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추리소설 단편집을 발간하고 있으며, 1985년에는 추리 문학상을 제정해 대상과 신인상(1993년부터 신예상으로 변경)을 시상하고 있다. 수상 첫해인 1985년에는 대상에 현재훈의 [절벽], 신인상은 정규웅의 [그림자 놀이]가 차지했다. 이후 김성종, 이상우, 노원, 이원두, 한대희, 강형원, 유우제, 이수광, 이경재, 백휴, 김용상 등이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신인상 수상자로는 정현웅, 김상헌, 안광수, 장세연, 이태영, 강종필, 장근양, 황세연, 최철영, 최상규, 최혁곤 등이 있다.

또한 올림픽과 프로스포츠 등으로 성장해 오던 스포츠신문들은 일반 매체에서 거의 다루지 않던 추리소설들을 독자들에게 꾸준히 소개했다. 국내 최초의 스포츠신문인 <일간 스포츠>는 1970년대부터 김성종, 노원 등의 추리소설을 연재했으며, 후발 주자인 <스포츠 서울>은 추리소설 연재뿐만 아니라 창간 이듬해인 1986년부터 추리소설 신춘문예를 통해 신진 작가를 배출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창간한 <스포츠 투데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한국 추리작가협회의 이상우 회장은 여러 스포츠 신문의 대표 등 중진으로 활동하면서 후진 발굴 및 양성에 힘썼다. 류성희, 서미애, 정석화, 김상윤, 정가일, 이은 등이 신문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다.

김성종, 이상우 등의 작품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자 명지사, 현대추리사, 추리문학사, 남도출판사 등 추리소설을 전문적으로 내는 출판사들도 등장하였으며 단행본뿐만 아니라 <계긴 추리문학>(1988년 창간), <미스터리 매거진>(1994년 창간) 등 추리 전문잡지가 창간될 정도였다.

1990년대 초반에는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다른 하나는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대형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오르는데, 이들은 각각 역사 추리소설과 '애국적' 스릴러의 시발점이 된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작품이 히트한 해는 1993년으로 마침 국내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독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을 고비로 추리소설 시장은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IMF 등으로 위축된 국내 출판계에서 창작 추리소설은 설 자리가 줄어들고 말았다. 우선 장편 공모전이 사라졌으며 2000년대 접어들면서는 스포츠신문의 단편 공모마저 폐지되었다(현재는 유일한 추리문학 전문잡지인 <계간 미스터리>에서 작품을 공모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양대 PC 통신망(천리안/하이텔)을 작품의 발표 매체로 삼는 젊은 작가들이 있었지만 인터넷 확산을 통한 발표 지면 분산 등으로 과거와 같은 폭발적 인기를 끄는 작품은 사라졌다. 또한 국내 영화 시장의 확대,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해 추리소설은 차츰 매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고급 문화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 추리소설은 통속 소설의 위치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탓에 국내 창작 추리소설이 1년에 채 열 권도 나오지 않는 암흑기를 맞이하고 만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적어도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독자충이 늘어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2006-2007년 사이 약 350여 종(재간 및 단편집 포함)의 추리소설이 나온 것에서 볼 수 있듯 독자와 출판계는 다시 추리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연 최근의 추리소설 출간 붐이 일과성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단단히 뿌리를 내릴 것인지 조금 더 기다려 보아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잠재적인 독자의 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미래가 장밋빛깔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그 2년간 출간된 작품 중, 국내 창작물은 1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데다가 추리소설에 매진하는 작가의 수도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외국 작품들과의 경쟁 및 눈이 높아진 독자들을 만족시켜야만 하는 과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국 추리 문학계의 약점이라면, 어떤 작가나 작품이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것이 곧 추리문학계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미국의 '하드보일드'나 일본의 '사회파' 혹은 '신본격' 등과 같은 자체적인 새로운 형태 창조가 없었다는 점이다.

추리소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리소설에 대한 일반 독자나 문인 자신의 선입견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훈은 우리나라에서 그 동안 추리소설이 발전하지 못했던 까닭은 '순수문학 작품이 아니면 문학이 아니다'는 것이 통념처럼 되어 작가들이 의식적으로 추리소설을 기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추리기법'을 사용하는 작가는 얼마든지 있지만 추리작가 이외에 '추리소설'을 쓴다고 밝히는 작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21세기 한국 추리소설 시장의 특징이라면 '지적'(知的) 추리소설의 표방이다. 속물적인 지적 허영심의 발로일까. 한때 순수한 오락물 내지는 범죄의 시발점으로까지 천대를 받았던 추리소설은 갑작스럽게 지성, 예술성을 간판으로 내걸고 뭔가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를 유혹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이중성이 한국 추리소설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1945년 이후 약 10년 단위로 반짝 활기를 보이곤 했지만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한 국내 추리소설 시장은 21세기에 들어와 미약하지만 소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추리소설이 과거의 크지 않았던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아직 갈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넘치는 의욕, 그것이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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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2009-09-1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숨통이 튀일까 싶습니다. 통념에 대한 어떤 탈출구를 갈구했던 모양입니다. '영원한 제국' 등이 역사추리소설이군요.

카스피 2009-09-18 21:45   좋아요 0 | URL
역사 추리일수도 있지만 보통 팩션으로 분리하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아 제가 읽어본 것도 있군요!! 그것도 여러개..
그러나 전 뭔가 멋진 케릭터가 나오는 연작을 원해요..
더 욕심을 내자면 우리사회의 특징이 진득하게 묻어나오는 놈으로요~
점점더 가벼운 읽을거리가 대세니 어렵겠지요..

카스피 2009-09-18 21:44   좋아요 0 | URL
국내 추리 소설중 그나마 캐릭터가 연작으로 나오는 것은 김성종의 형사 오병호 시리즈나 단편인 이상우의 추경감이 있지만 그닥 인상에 남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우도 정조 독살설을 다룬 추리물이 있던 것 같은데 여하튼 이인화가 터놓은 길에 여러 사람이 함께 가는 것 같아요.
 

진정한 국내 최초의 전문 추리소설가로 인정받는 사람은 김내성(金來成)이다. 와세다 대학에 유학중이던 그는 한때 매일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염세적인 청년이었으나 1934년 가을, 헌책방에서 일본의 탐정소설 전문지 <프로필>을 몇 권 구입해 읽은 뒤 현상 모집 소설에 단편 [타원형 거울]과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투고해 당선된다(모두 일본어 작품). 이 작품은 이듬해인 1936년 3월과 12월호에 각각 수록되었으며 같은 해 유불란이라는 필명(이 이름은 그의 작품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으로 잡지 <모던 일본>에 [연문기담](戀文奇談)을 응모해 입선, 작가로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위 단편집에 타원형 거울이 수록되어 있다>

일본에 머무르던 시절 에도가와 란포(江戶川亂步)와도 교류가 있었던 그는 1936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고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추리소설 집필을 시작해 [백가면](白假面)(1937), [마인](魔人)(1938), [광상시인](1938) 등을 발표하면서 한국 추리 문학계의 개척자가 되었으나, '통속성과 대중성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44년부터 순수소설 쪽으로 관심을 돌러 [인생화보](1947), [청춘극장](1952) 등 추리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을 발표했다. 한때 일곱 개 지면에 소설을 연재할 정도로 많은 집필량에 시달렸던 김내성은 1957년 과로 끝에 48세라는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내성의 존재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보다 10년 정도 연상이었던 방인근(方仁根)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애정소설 작가로서 유명했지만 일찌감치 추리소설에 대한 매력을 가졌던 듯 해방 이전 외국 작품(르블랑의 [813의 비밀] 등)을 번역했으며 장비호(張飛虎) 탐정 시리즈를 비롯해 1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대개 치정관계로 인한 원한 등 소재가 빈약했고 독창성도 부족한 편이었으나 뛰어난 스토리 전개로 그 약점을 상쇄한 방인근은 50년대 중반까지 띄엄띄엄 작품을 발표했다.

거의 홀로 활약하다시피 한 김내성이 작고한 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국내 창작 추리소설계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동면기에 순문학 작가들이 산발적으로 추리소설을 발표했다. 당시 나온 작품으로는 곽학송의 [백색의 공포](1963), 조풍연의 [심연의 안테나](1966), 송상옥의 [죽어서 말하는 여자('환상살인'으로 개제)](1971)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은 잠깐의 외도에 그쳤을 뿐 순문학으로 데뷔한 작가 중에는 오직 현재훈만이 김내성에 이어 순문학과 추리소설을 병향해 집필하면서 고군분투했다. 그는 추리 작가로 자부하면서 <현대문학> 등에 작품을 발표했으며, 1977년에는 그의 장편 [뜨거운 빙하]와 [흐르는 표적]이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하서 추리선서]에 수록되었다.

1960년대에 등장한 허문녕은 길지 않은 동안 전문 추리작가로서 활동했다. 김내성과 일본 추리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1963년 <야담춘추>에 [암행어사 박문수]라는 단편 시리즈를 연재했으며, 역사추리 [백설령], 에로틱한 하드보일드([번개의 철권]), 스릴러([너를 노린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집필을 시도했다. 짧은 기간 동안 왕성한 집필로 약 200편에 이르는 장, 단편소설을 발표했지만 현재 그의 이름을 서점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면상태였던 추리소설을 녹이고 언더그라운드에서 끌어올린 공로자는 김성종이다.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경찰관]으로 당선된 그는 1974년 민족의 비극 6.25를 배경으로 삼은 [최후의 증인]으로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현상모집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추리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전성기를 맞이한 그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력적인 집필활동을 하며 한국 추리소설의 외로운 선두주자로 달렸으며, 1992년에는 부산에 세계 최초의 추리 문학 전문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추리 문학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작풍은 김내성이나 현재훈 등 그보다 앞선 추리작가들이 추구해 온 이른바 '정통추리'와는 궤를 달리 하는 국내 스릴러의 개척자로서 [제5열]을 비롯해 [라인X], [Z의 비밀], [한국 국민에게 고함] 등 국제적 모략을 다룬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한편 해외 추리소설에 관심을 가진 대학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1971년 미스터리 클럽을 창설했는데, 이가형 초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외국 작품을 번역 소개하며 추리소설의 보급에 나섰다. '훗날 한국 추리 작가 협회'의 모태가 되는 '미스터리 클럽'은 1984년 한 차례에 그쳤지만 신인 추리 문학상을 제정, 정건섭의 [덫]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정건섭은 [덫]을 비롯해 초기에는 알리바이 트릭 등 고전적 형태의 작품을 발표했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죽음의 천사] 등의 스릴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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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2009-09-1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제목만 읽어도 왠지 숨통이 튀인 기분(넘 호들갑)
 

펠릭스님과 휘모리님이 한국 추리 소설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하셨는데 제가 지식이 짧은 관계로 제 글을 올리지않고 황금 가지에서 나온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뒷 부분에 실린, 박광규 씨가 쓴 [한국 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보]라는 글을 소개토록 하겠읍니다.
서양의 추리 소설사는 몇편이 국내에 소개된바는 있지만 국내의 추리 소설사에 대해서 쓴 책은 거의 없는것 같고 박광규 씨가 쓴 [한국 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보]는 비록 짧은 글이지만 내용이 충실하여 국내 추리 소설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이 읽으셔도 한국 추리 소설의 흐름을 쉽게 알수 있을것 같아서 글을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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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보

박광규 (추리소설 평론가)

1984년 발간한 [한국 우수 추리 단편 모음집]의 서문에, 당시 한국 추리작가협회 이가형 회장은 다음과 같이 썼다.

"한국 신문학(新文學)의 역사에 비하면 추리소설의 역사는 너무나 짧다. 김내성(혹은 김래성)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추리작가의 수는 더구나 적다. 그러나 10년 주기로 나타나 활동한 작가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 끈질긴 생명력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말 그대로 현대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는 영미권이나 일본에 비해 짦으며 작가의 숫자는 외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지만, 인기와 작품성을 가진 작가,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추리소설을 범죄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정의한다면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의 역사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고대소설 중에서 '공안소설'(公案小說) 혹은 '송사소설'(訟事小說)로 일컫는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억울한 일을 관청(혹은 절대자)에 호소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줄거리로, 설화 수준까지 포함한다면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 것은 조선 중기 이후부터인데, 소재는 실화인 경우도 있고 허구인 경우도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암행어사 박문수(朴文秀, 1691-1756)를 주인공으로 한 설화. 그에 대해서는 여러 문헌으로도 전해질 뿐 아니라 구전설화가 전국적으로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억울하게 범죄자의 누명을 쓴 사람은 구해 주고 진범을 찾아내는 명탐정과도 같은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수많은 무용담 전체가 그의 실제 행적으로 보기는 어려운데, 그가 워낙 암행어사로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다른 암행어사의 일화마저 그의 이야기로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화기에는 [박문수전](작자 미상)이 나왔으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삼쾌정](三快亭)은 박성수라는 암행어사가 세 가지 사건을 해결한 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삼쾌정'이라는 정자를 세운다는 줄거리인데, 박문수 설화에서도 [삼쾌정]의 세 사건과 비슷한 사건을 볼 수 있다.

이외에 살인사건이 나와 관가에서 해결되는 작품으로 조선시대에 [정수경전](鄭壽景傳)(작자, 연대미상)과 [장화홍련전](작자, 연대미상) 등이 있다.

한국 소설은 개화기 이전(1894)의 고대소설, 개화기(1894-1917)의 신소설, 개화기 이후(1918-)의 현대소설로 발전 단계를 거치는데, 개화기에 활동한 이해조(李海朝)는 추리소설의 선구자로 볼 수 있다. 그는 1908년 제국신문에 [쌍옥적](雙玉笛)을 연재했고, 1912년 매일신문의 연재를 통해 [구의산](九疑山)을 발표했다. 줄 베르느(Jule Verne)의 [인도 왕녀의 5억 프랑](Les Cinq Cents Millions de la Begum)가 일본에 [철세계](鐵世界)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자 다시 우리말로 번안해 발표할 정도로 서구 소설에 관심을 가졌던 이해조는 [쌍옥적]에 '정탐소설'(偵探小說)이라는 명칭을 붙였을 정도로 추리소설임을 표방했는데, 전기적인 면이 있고 구성에도 미흡한 점이 많아서 '송사소설'과 차이가 없다고 여기는 쪽이 있는가 하면, 범죄-사건수사-해결이라는 추리소설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어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로 보기도 한다.

이로부터 몇년 후 해외의 추리소설이 우리나라 독자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첫 작품은 1918년 태서문예신보에 아서 코난 도일의 단편 [충복]으로 번역이 아니라 번안이었다(이 무렵 우리나라에 도입된 외국 추리소설은 번안물이 적지 않았는데, 이것은 초기 일본 추리 문학계에서 지대한 활약을 보인 구로이와 루이코의 영향이 크다. 그가 일본어로 번안한 소설은 원작보다 더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그의 번안물이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다시 번안될 정도였다.). 당시 한국에 소개된 작가로는 아서 코난 도일을 비롯하여 에드거 앨런 포, 모리스 르블랑, 반 다인 등이 있으며, 번역자로는 방정환, 양주동, 김유정 등 순문학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눈에 띈다.

번역, 번안 일색이었던 국내 추리소설계에 창작물이 다시 등장한 것은 이해조의 등장 이후 10여 년이 지난 1920년대 중반부터였다. 1926년 박병호가 [혈가사](血袈裟)를 울산 인쇄소를 통해 출간했는데, 연재가 아닌 단행본으로 발표했다는 것이 특색이었지만 출간 즉시 경찰에 압수당하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지고 말았다. 최독견은 [사형수]를 1931년 <신민>에, 김운정은 1933년 <중앙>에 '대중소설'이라는 명층 아래 [괴인](怪人)을, 채만식은 '서동산'이라는 필명으로 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염마](艶魔)를 연재했다. 한편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아동문학가 방정환이다. 그는 비록 아동물이었지만 [동생을 찾으러](1925), [칠칠단의 비밀](1926) 등을 발표했으며, '북극성'이라는 필명으로 외국 작품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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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2009-09-1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이 꼴닥 넘어 갑니다

카스피 2009-09-18 21:4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실것 까지야...

무해한모리군 2009-09-1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칠칠단의 비밀 표지는 예술입니다~

카스피 2009-09-18 21:47   좋아요 0 | URL
칠칠단의 비밀은 아마 연재 소설인데 방정환 선생이 죽으셔서 끝까지 완성되지 못한 작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