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유원의 인문 고전 강의는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동대문구에 있는 정보화도서관에서 1주에 2시간씩 40주씩 80시간에 걸쳐 강의한 내용이다.나도 처음에는 가서 직접 강의를 들으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집에서 멀고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흐지 부지 안가게 됬고 어둠의 통로를 통해서 강의 파일을 몇 개 다운받아 들을 수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올 봄에 강의한 내용이 책으로 나오게 된다

저자는 인문 고전 강의에 호메로스 <일리아스>,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단테 <신곡>, 마키아벨리 <군주론>, 데카르트 <방법서설>, 로크 <통치론>,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벤담 <파놉티콘>, 폴라니 <거대한 전환>, 공자 <논어>의 12권에 대해 소개하고 강의를 하는데 아마도 소개된 책중에서 일리어드,신곡,군주론,법의 정신등 몇권은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나머지는 생소한 책들이 대부분으로 나역시도 12권중에 읽은책이 3~4권 정도 되지만 대부분 수박 겉핧기로 읽은 것들이다

사실 이들 책들은 '누구나 알지만 읽는 사람은 거의 없는' 고전들의 목록인데 흔히들 고전을 읽는 일이 삶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 고전을 읽은 이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일부 학원가에서 대입 논술에 유리하다고 이런 고전들을 읽히도록 하고 있으나 대개는 학원에서 나누어준 다이제스트 판본만 읽고 고전을 섭렵했다고 생각하는데 학생들에게 고전의 향기를 맡기 위해 차분히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은 우리 교육 풍토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전의 우수성에 대해서 말하고 책을 읽기를 권하지만 의외로 주변에 고전을 읽은 이가 드문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 말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두 세줄만 읽으면 무슨 뜻인 지 헷갈리게 만들어 버리는 누구나 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전을 읽기에는 독자들이 배경 지식이 일천하여 그 참뜻을 헤아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인문 고전 강의에서 저자인 강유원은 스스로 길 안내자임을 자처하며 책속에 소개된 고전 작품들이 어떤 시대 배경하에서 쓰여 졌는지,어떻게 해서 고전이란 타이틀이 붙게 되었는지,책속에 있는 유명한 문구들은 무엇이 있는지,후대 문학에서 어떤 식으로 인용 혹은 차용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고전 지식에 일천한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유머러스운 말투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이 책을 읽으므로서 고전 원본을 읽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문 고전 강의의 첫번 째 소개된 책인 일리아스는 아마도 대부분 원문이 아니더라도 그리스-로마 신화속의 축약된 내용으로 읽었을 것이다.
인문 고전 강의의 일리아스를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그리스 미녀 헬레네의 납치에 대한 그리스 용사들의 응징이란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 신과 인간과 우주의 관계,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인간의 속성뿐만이 아니라 영웅들의 사실적인 죽음에 대한 묘사를 볼 때 단순한 고전 문학이 아닌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것은 도덕적 가치 논란 이전에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냉정하게 기록하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고 방식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감지하지 못했던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대한 묘사에 대해 방패가 우리가 그닥 신경쓰지 않는 방패의 경우 당시에는 매우 중요한 무기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친구의 죽음 이후 복수를 위해 전쟁터에 다시 나서는 아킬레우스의 모습에서 고대 그리스인들이 가졌던 공동체를 위한 나의 희생을 통해서 칭송던 명예에 대하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인문 고전 강의는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있었던 행간 하나 하나에서 당시의 상황을 찾아내서 우리에게 생생한 모습으로 되살려 보여주고 있다.

강유원의 인문 고전 강의는 고전이라고 하면 무언가 답답하고 묵직한 느낌을 받는 이들을 고전의 향기속으로 빠질수 있게 만드는 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고전을 읽었다는 뿌듯한 자신감과 함께 원전을 한번 독파해 보겠다는 마음이 들거란 생각이 든다.
고전은 너무 어렵다고 외면한 이들은 저자의 안내에 따라 고전의 강물속에 한번 풍덩 빠져봄이 어떠할까 생각된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래식 시대를 듣다
정윤수 지음 / 너머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손을 놓고 있지만 어렸을 적에 한때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을 때가 있었다.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클래식이라가 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한 Hi-Fi 음악 기기에 빠졌던 것이다.돈은 없지만 항상 음악 잡지와 Hi-Fi 음악 기기 잡지를 읽으면서 고수들이 말하는 음악적 세계에 빠져 들곤 했다.
굉장힌 비싼 고가의 프리,파워 앰프와 그 기기에 물리는 턴 테이블과 CD플레이어,그리고 웅장하고 멋스러운 스피커의 사진들을 보면서 저런 기기로 음악을 들은다면 천상의 소리를 들을거야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언제가는 저런 맥캔토시,첼로나 방앤올슨의 오디오 기기를 기필코 장만하리라는 꿈에 부풀던 때도 있었다.
그때를 위해서라면서 한동안 클래식 CD를 좀 모우기도 했고,아버지가 사두고 봉인조차 뜯지 않았던 LP판등을 아주 소중히 간직하기도 했다.
나름 친구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주로 LP판에 곁들어진 설명서-를 친구들에게 해주면서 나름 클래식에 대해 아는 척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클래식에 대한 지식은 전문했고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알려줄 만한 책도 주변에 없었다.
그런 때 자주 읽던 잡지에서 클래식에 대한 글을 읽을 적에 종종 등장한던 사람이 바로 클래식을 읽다의 저자 정윤수다.

이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멋진 집에서 방음실을 갖추어 놓고 고가의 하이 파이기기에서 나오는 선율에 심취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갖고 있기에 정윤수의 클래식을 읽다를 살며서 펼쳐 보았다.
클래식을 읽다라는 제목만 본다면 이 책은 음악의 역사에 대해서 즉 고전주의는 어떻고 낭마주의는 어떻하며 그 시대 활동하는 음악가는 누가 있고, 대표작은 무엇이 있는등 시대별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내용을 상상하면 절대 안된다.작가 역시 서문에서 이 책은 그런 친절한 책이 아니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을 읽다는 기존의 음악과 관련된 책들이 음악가 혹은 그들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클래식음악을 소개하였다면 이 책에는 유명한 음악가들인 비발디,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바흐,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등등 적어도 중 고교 시절 음악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 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음악가들을 한 장씩 분류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풀어놓기 보다는 오히려 해당 음악가가 살고 있던 시대의 사회와 사람, 문화와 정치들로 가득차 있는 것이 특징이다.다시 말해서 음악가들의 음악에 대한 설명만 있는게 아니라 시대와의 관련성이 잡다하게 실려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대의 음악가들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상황과 철학,문학을 포괄적으로 짚어 나가면서 음악사에 찬란히 남을 대가들이 '어떻게' 또는 '왜 그렇게' 자신의 예술혼을 불살랐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이것 저것 잡다한 내용들이 많이 있어 원래 취지를 벗어날 것 같지만 의외로 10년이상 음악 칼럼을 쓴 저자의 내공덕분인지 책 내용이 산으로 가지는 않는 것 같다.

클래식을 듣다는 클래식 음악을 만든 장본인, 작곡가들이 살던 시대의 사회적 지위와 그 시대의 철학, 미술을 함께 이야기하며 음악을 이해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데 단순한 클래식 음악의 이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당대의 서양 역사와 철학에 대해 함께 알수 있는 교양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마치 서양의 미술,철학,역사에 대해 약간씩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모든 분야를 종합해서 이해하게 해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음악외에 다른 여러가지의 지식을 함께 함양해 줄수 있는 좋은 책이지만 아쉽게도 거장들의 살던 시대와 음악이 태어난 사유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알 수가 없다.아마 클래식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애호가나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면 책속에 있는 음악에 대해서 과연 %나 알 수 있을까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다.그리고 개인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책인데 책속의 작곡가와 관련된 음악 CD하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책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음악의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기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당대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고 여겨진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대자의 초상 - 지젝부터 베컴까지 삐딱하게 읽는 서구 지성사 이매진 컨텍스트 7
테리 이글턴 지음, 김지선 옮김 / 이매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무더운 올 여름,돈이 없어 어디 시원한 바닷가에도 가지 못해 도서관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다가 신간코너에서 우연찮게 발견해서 읽은 책중의 하나가 반대자의 초상이다.

이 책은 뭐랄까 상당히 읽기가 수월치 않은 책임에 틀림없다.저자인 테리 이글턴은 현존하는 문화 평론가 중 가장 영향력 있다고 인정받는 영국의 평론가라고 하지만 솔직히 이 책을 들기 전까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이 책을 읽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반대자의 초상은 초상은 저자가 영국의 신문에 발표한 서평을 모은 책이다.쉽게 말하자면 장정일의 독서 일기의 럭셔리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아마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물론 그보다는 아마 10배이상 어렵지만 말이다.

반대자의 초상은 위에서 말한대로 서평집이다.이 책에는 41편의 글이 있으니 한마디로 말해서 41편의 책을 이 한편을 읽음으로써 다 읽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물론 수박 겉 핧기 식이지만 그래도 방대한 주제와 다채로운 저자들을 단 한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말이다.
이 책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100페이지 까지는 읽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추리 소설의 근간중 하나인 고딕소설에서 시작해서 오스카 와일드와 엘리옷까지는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알기에 어느 정도 읽을 수가 있는데 루카치,비겐슈타인부터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인물들이라 읽기가 힘든 편이다.아마 영문학에 어는 정도 통달한 사람이 아니라며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이는 마치 우리의 박경리나 고은,이어령등에 대해 미국의 독자가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된다.

그나마 이 책을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대강 대강-지루한 곳은 팍팍 건너 뛰면서-이라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비비 꼬는 듯한 뭐라고 해야되나 하고 싶은 말을 대 놓고 다하면서도 슬쩍 한걸음을 피하는 듯한 그의 재치와 유모덕에 버틸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근본은 영미권의 유명한 작가들의 책이다 보니 이 책들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의 이런 비비꼬는 유머와 촌평도 사실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된다.이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속에 100년 영국 사회의 비평과 루이스 캐롤과 영국인들이 웃고 즐길수 있는 당대의 유머 코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의,그리고 영국의 아닌 한국의 독자자가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우리가 앨리스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면 주석달린 앨리스를 읽어야 하듯 우리가 이 책에 대해서 저자의 독설과 유머를 즐기려면 41편의 책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거나 아니면 상당한 주석이 달려 있지 않는한 이 책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가끔은 선택의 실수를 하는 법이다.이 책을 들은 순간 알아봤어야 하는데 앞에 좀 아는 부분이 있다고 읽다보니 읽는 내내 어려웠는데 이 책은 뭐랄까 상당히 영미 문학에 정통한 사람들이 읽어야 될 책이라고 생각된다.아니면 만나는 이성에게 뭔가 지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을 때 슬쩍 가슴에 안고 나가도 될만한 책이다.
하지만 장삼 이사가 같은 필부가 읽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하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의 힘 - 조선, 500년 문명의 역동성을 찾다
오항녕 지음 / 역사비평사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 몇 년사이 조선이나 고려 혹은 삼국 시대와 관련된 역사관련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를 테면 한권으로 보는 조선 왕조 실록이라든가하는 책들 말이다.
아마도 TV사극의 영향을 받아서 우리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오는가 본데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류의 책들을 다소 읽는 편이데 조선의 힘도 아마 올 봄엔가 읽었던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조선을 이씨 조선이라고 무의식중에 말하곤 하는데 아마도 이는 조선을 침략한 일제가 조선 왕실에 대한 일반 민중의 충성심을 약화시키기 위한 폄하정책을 지금까지 부지 불식중에 따라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아는 조선 왕실은 전쟁에 일어나면 왕이 제일 먼저 도망가는 한심한 나라,항상 당쟁으로 몰두한 양반들의 한심한 나라,왕실에선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고 여자들이 음모를 꾸미는 나라등등 아주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한 영향은 일제의 식민지 교육 정책탓도 있겠지만 해방이후 왕실의 귀환을 겁내한 이승만 정부의 정책이나 자극적인 소재로서 조선 왕실을 그린 TV 사극등의 영향이 커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다.

조선, 500년 문명의 역동성을 찾다라는 부제가 붙은 조선의 힘에서 저자 오항년은 적절한 사료 를 인용하면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조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정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반기를 들고 있다
저자는 본서 조선의 힘에서 경연,조선 왕조 실록,경국대전,대동법등 100여년 이상이라는 오랜 기간의 노력에서 나타나는 조선의 힘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면서 조선이 결코 무능하거나 나태한 체제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면서 후대의 조선에 부당한 인식에 대해 반박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이란 나라가 왕이 모든 것을 전횡하는 강대한 왕권의 나라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조선은 개국초부터 왕권과 신권이 격돌한 나라였다.조선초 정도전은 신권이 왕권위에 있는 나라를 세우려다 이방원한테 숙청된 것이 바로 그 예인데 그럼에도 신권은 왕권을 계속 견제하려고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연인데 임금은 이를 통해 부단히 신하들로부터 성군으로서의 자질을 교육받고 시험을 받았던 것이다.

조선의 힘은 요즘 흔히 보는 조선 전반에 걸쳐 말하는 개론서는 아닌데 위에서 말한 경연,실록,경국 대전과 성리학과 광해군등 몇 몇 대표적인 사례를 중점으로 삼은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 서적의 성격이 커서 그런지 어려운 용어도 그다지 없고 해서 상당히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물론 성리학 부분에서 좀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 쓰고 있고 뒤에 상세한 설명도 덧붙이고 있어 읽는데 커다란 어려움이 없지만 개인적으론 조선의 역사에 대해 잚 모르는 일반인을 위해 주석이 좀 더 보강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대략 1~5장까지의 저자가 말하려고자 하는 조선의 힘-즉 시스템-에 부합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6장의 부활하는 광해군은 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장이다.광해군은 흔히 연산군과 더불어 조선시대 폭군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후 명에 의존하는 신하들의 사대주의 외교를 배격하고 실리주의 외교를 펼치다 숭명 사상에 물든 신하들에게 쫒겨난 비운의 왕으로 요사이 다시 재평가되는 임금이다.
저자는 광해군과 관련되서 요즘의 새로운 역사적 평가에 대해 광해군을 띄우기 위해 동원된 사실과 논리의 왜곡이 너무나 심각했다는 것이다. 사료의 잘못된 해석, 그에 따른 아전인수 격인 주장 등을 통해 광해군 원래의 실체는 사라지고 훌륭한 임금으로 ‘부활했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속에서 저자는 광해군은 왕권 강화를 위해 무리한 궁궐 재건축을 이로 인해 국내의 경제적 파탄을 가져오고 그로인해 국제문제에 눈을 돌릴수가 없어 누구 편도 들수 없었던 기회주의 외교를 펼쳤고 북인으로 대변되는 소수 인맥만을 활용과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형인 임해군과 이복동생인 영창대군 제거,서모 인목대비 폐위등으로 자신의 존립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린 무능한 임금임에도 비운의 성군으로 추앙받는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주장은 광해군에 대한 또다른 역사적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지만 역사적 근거를 들어 주장했음에도 너무 주관적인 의견이 강하게 개진되어있어 너무 한쪽으로만 경도된 것이 아닌가 싶어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다.

조선의 힘은 상당이 재미있는 역사 교양서이다.사극으로 봐서 알고 있는 조선의 이미지를 탈피해서 좀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조선의 역사를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은 일독해야될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무도 -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의 무도란 책 제목을 보니 지금은 미국 어디에선가 꼭 꼭 숨어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을 김연아가 생각난다.혹 올림피 금메달 리스트인 김연아의 자서전인가? 나오면 잘 팔리기야 하겠지만 요즘 슬슬 안티가 늘고 있는 판인데 좀 이르지 않나 싶어 저자를 보니 웬걸 김연아가 아니고 공포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이다.

알라딘 책 소개를 잠시 인용하면 이 책은 2010년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위에 꼽힌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공포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친 논픽션. 영화에서부터 TV 드라마, 라디오,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는 공포를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심리부터 공포 문화의 역사와 그 영향력에까지 공포와 관련된 모든 것을 분석한 책이다라고 한다.

스티븐 킹은 명실 상분한 현대 공포문학의 거장으로 수백편의 공포 소설을 써왔지만 그 중에는 Sf소설과 추리 소설도 있을 정도로 이른바 장르 문학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아마 장르 문학을 좀 천시하는 국내 현실속에서 그와 같은 거장은 탄생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독자들을 유혹하는 글을 무수히 써낸 스티븐 킹이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죽음의 무도란 작품으로 우리를 찾아왔는데 이 작품은 자그마치 약 30년전에 발표한 작품인 것을 보면 우리 나라의 장르 소설이 얼마나 시장이 협소한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죽음의 무도는 그가 주로 쓰는 호러 소설은 아니고 미국 B급 문화-소설,영화-들을 위주로 진행되는 공포 문화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동시에 호러물에 대한 스티븐 킹의 변함 없는 애정을 표출한 에세이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TV 드라마,라디오,소설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는 공포를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면서 사람들은 왜 공포에 끌릴까, 극도로 불편한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왜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작가인 자신의 관점으로 다양한 공포문화에 대해 논하는 있다.
저자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중요한 호러 소설을 분석하고 있는데 빅토리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공포 장르의 역사를 시발로 1950년부터 1980년까지에 소설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포의 원형, 주요 작가들,소설속 장치 및 공포에 대한 작가의 이론 등에 대해 말하면서 공포의 본질에 대해 설명해 나간다.
그러다 보니 저자의 다른 작품인 글쓰기의 유혹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이거 책이 약 700페이지정도나 된다)들고 다나면서 읽을 수는 없다.

이 책의 특징중에 하나는 물론 에세이라는 성격의 글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서전과 같이 자신의 겪은 경험담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보는데 실제로 겪은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이 묘하게 장르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 한테 더 크게 와닿는다.
그리고 호러 소설의 제왕으로서 스티브 킹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호러 영화 팬으로서의 스티븐 킹을 볼수 있는데 그는 호러 영화 역사의 발자취와 진화를 설명하고 공포 영화의 경향성에 따라 사회적,정치적,과학 기술적으로 분류하는데 그치지 않고, 호러에 열광하는 팬들의 정신 상태까지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그간 나온 공포 영화를 패러디 했으면서도 그 영화의 원작을 생각하며 웃음지다가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포에 놀라게 되는 스크림,시각적으로 탁월하고 아찔하면서도 공포의 세계를 우주로 확대해서 우주안에 홀로 표류하는 우주선안에서의 공포를 그린 SF호러물 이벤트 호라이즌-개인적으로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봤다-,특별히 살인마등이 등장하여 유혈이 낭자함을 보여주는 않지만 예정된 미래라는 구성을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무자비한 공포를 보여준 데스티네이션,볼수록 스산한 공포를 느낄수 있지만 호러영화라기 보다는 미스터리 영화에 가까운 쏘우,몇 십명의 자살자가 나온 호텔 1408호실에 혼자 투숙한 존 큐잭이 하룻밤 사이에 무한 공폴를 느끼는 '1408' 등 지난 15년간 자신을 흥분시킨 공포영화 26편에 대해 말하 고있다.

킹이 책속에서 눈에 띄는 겉 표면보다는 그 아래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더 많고 그 표면 아래에 바로 여러 가지 음산한 즐거움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7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속에는 저자가 말한 그 음산한 즐거움이 한 가득해서 장르 소설 팬의 마음을 충족시키고 있다.
책속에서 저자는 이 책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스티븐 킹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 들게 만들고 있다.
혹 공포 소설이나 영화에 그닥 흥미가 없다고 할지라도 장르 소설 애독자라면 책속에서 말한 스티븐 킹의 의견은 추리 소설이나 SF소설로도 치환할 수 있으므로 필히 한권쯤을 가지고 있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참고로 죽음의 무도는 1981년에 출간되서 완전히 오래된 구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번역된책은 2010년 개정판으로 「디스트릭트 9」, 「드래그 미 투 헬」, 「왼편 마지막 집」, 「쏘우」 시리즈 등의 최근 영화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어 안심하고 구매해도 될 듯 싶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