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 작가의 달 샤베트의 걸그룹 차용을 보면서 지난번에 쓰다 만 리뷰를 다시 정리해서 올립니다.

아동용 책중에세 내가 재미있게 본 책이 바로 백희나 작가의 구름 빵이다. 2005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픽션 부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히게 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뭇가지에 걸린 구름을 아이들이 엄마에게 가져워 빵을 굽고 그 빵을 먹은 엄마와 아이들이 하늘을 둥둥날아다니는 아주 기발한 발상의 동화책이지만 우리가 흔히 아동용 동화책에서 보던 2D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같은 평범한 일러스트가 아니라 인물과 소품을 손수 만들어 세트로 놓고 사진으로 찍어 입체감을 준 작품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 공간감이 있는 작품으로도 손색없는 그림으로 참 한국에서도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쏘옥 들은 작품이었다.

그래선지 백희나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었는데 드디어 달 샤벳트란 작품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왔다.전작인 구름 빵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름+빵이라는 결합과 엇 비슷한 달+샤베트란 것으로 되돌아 왔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통해 접근하려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아무튼 제목만으로도 친근감이 든다.

그리고 이야기 역시 매우 독창적이다. 숨이 턱 막히는 열대야가 심한 어느 무더운 여름날. 고층아파트의 창문은 전부 굳게 닫혀 있다, 에어콘, 선풍기가 쌩쌩 돌아가고 있기에 사람들은 시원한 바람속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다.
그런데 어디선가 똑똑똑 하고 뭔가가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무더운 밤에 달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ㅎㅎ 내가 좋아하는 SF소설이라면(이런 비슷한 SF소설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아마 제목이 추락한 달일것이다) 아마도 기상이변이다,타락한 인간에 대한 신의 천벌이다등등 공포심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것이고 사람들은 우주선을 타고 탈출한다거나 땅 속 깊은 방공호에 대피한다든가 난리 법석을 피우는 내용이 나 올것이다.
하지만 달 샤벳트는 바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아동용 책이 아닌가! 아동용 책에는 그런 무서운 내용이 나올수 없지.달의 똑똑 녹아 떨어지지 아주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그 녹아내린 달물을 받아서 냉장고 샤벳트 통에 넣고 꽁꽁 얼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너무 전기를 과용한 나머지 정전이 되어 사람들은 더위에 깨지만 반장 할머니이 나누어 주신 달 샤베트를 냠냠 먹고 모두 다시 편안한 꿈나라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달이 사려져 집을 잃어 버린 옥토끼 두마리가 반장 할머니 댁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어디서든 누가 부르면 찾아와서 모든 것을 고쳐주는 홍반장 처럼 반장 할머니도 옥토끼들을 위해서 다시 달을 찾아준다.

작가는 이 책이 몹시도 더웠던 어느 여름 밤, 자꾸만 데워져 가는 지구를 걱정하다가 떠오른 이야기라고 한다. 지구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으로, 환경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표지코팅은 하지 않았다라고 책소개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돈을 벌려고 책을 만들지 않기위해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었는데-그래서 종이도 좋은 종이 사용하시고, 코팅도 안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독자들이 달 샤벳트를 사랑해 주셔서 다음번 책을 만들 제작비를 마련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으로 다음에도 백희나 작가의 멋진 일러스트를 볼수 있어 마음이 무척 기쁘게 생각된다.

이 책은 내용이 재미있어 아이들이 매우 흥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단순히 재미만이 있는 책이 안라 책 말미에 “지구의 내일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하였고, 비닐 코팅을 하지 않았다”는 작가의 글처럼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들이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지 은연중에 가르쳐주는 교육적인 효과가 높은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의 백미는 그림 표현 기법과 글 표현법등이라고 여겨진다.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한편으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을 주는데 마치 CF 사진의 한컷 한컷이 그림책안에 담겨 있으며 종이인형을 이용한 2차원과 3차원의 공존된 표현은 다시 보아도 참으로 놀라와 보인다.

#1달 샤베트에 쓰인 아파트 박스 준비.

#2.아파트 난가용 철사 준비

#3.작업용 책상 준비

#4.조명준비

#5.철사 베란다 완성

#6.베란다에 난간달기

#7.1차 샘플 촬영

#8.샘플작업

#9.아파트 내부 인테리어 공사

#10.아파트 내부 샤시와 페인트 작업

#11.라이팅 테스트

#12.라이팅 테스트

#13.라이팅 테스트

#14.벽지 버젼 선택

#15.색상과 조명선택

#16.아파트 입주중

#17.아파트 전체 조명 테스트

#18.최종 라이팅 테스트

#19.책으로 완성
<달 샤베트에는 이첨럼 작가의 많은 노고가 들어가 있다>
이 사진은 모두 작가의 홈피에서 가져온것으로 보다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길 바랍니다.
http://storybowl.com/archives/category/working_note/note_moon/page/5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은 멋진 일러스트로 단순히 환상과 아름다움만 가득한 그림책이 아니라 내요은 매우 현실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걱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참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을 보니 작가의 힘든 작업에 대해 경의로 표하면서도 얼른 세번째 작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추신:많약 달 샤벳이란 걸 그룹의 기획사가 작가의 이런 노고를 알았더라면 아마 이름을 도용하는 것을 하지 않알을성 싶네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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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문기담 - 추리편 김내성 걸작 시리즈
김내성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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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9년은 국내 최초의 본격 추리 소설작가로 평을 받고 있는 김내성이 태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외국 같으면 아마 떠들썩하게 문단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신문등에도 특집 기사가 나왔을 테지만 역시 장르 소설을 B급 장르로 취급하는 국내 문단의 현실상 그냥 저냥 지나가게 되었다.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김래성은 한국어로 씌어진 추리 소설뿐만이 아니라 모든 장르 소설의 비조라고 여킬테지만 일반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청춘 극장의 작가로 인식할 것이다.대체로 김래성이 추리 소설을 썼을때는 해방전이었고 해방이후에는 추리소설 대신 연애 소설을 주로 썼기때문인데 그의 대표적 작품인 청춘 극장이 1950년대 당시에 워낙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래성의 추리 소설은 마인 한 작품만 국내에 알려져 있었는데 이후 일본어로 쓰여진 타원형 거울이 발굴되어 국내에 소개되면서 김내성의 탐정 소설은 다시 주목을 받게 된다.이후 2009년에 판타스틱에서 김내성의 단편을 몇권 소개한후 동 출판사에서 다시 마인 및 김내성의 단편집인 연문기담과 백사기가 출간되었다.

추리 단편집 연문기담에는 연문기담,타원형의 거울,가상범인,벌처기,비밀의 문등 총 5편의 작품이 있는데 193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작품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타원형 거울은 일본어로 쓰여진 김래성 최초의 추리 소설인데 자신이 살인 용의자로 몰렸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건이 추리 잡지에 공모전으로 열리자 주인공 유시영이 자신의 무죄를 세상에 알리고자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데 실제로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는데 작가의 첫 추리 소설임에도 그 과정이 상당히 논리적인 작품이다.

가상 범인은 김내성이 창조한 국내 최초의 명탐정 유불란이 처음 등장하는 단편인데 이 작품에선 유불란은 탐정이 아닌 탐정소설가로 사랑하는 여인이 쓴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그 사건을 다룬 연극 대본을 쓰고 (자신이 추리한) 진짜 범인에게 그 연극에서 연기를 하도록 시켜 연인의 누명을 벗겨주지만 범인의 계략에 말려 저도 모르게 연인을 살해 하고 만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 유불란의 무죄를 밝히고 진범을 밝혀내는 것은 유불란이 아니라 검사여서 명탐정의 첫 등장치고는 좀 어설프기 그지없다.
책속에서 유불란으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만드는 신비한 범죄 집단이 나오는데 아마도 그것은 30년대 일본 추리 소설의 대부 란포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닌가 싶다.
이후 유불란은 마인에서 찌질한 탐정 소설가가 아닌 명탐정으로 환골 탈태하여 홈즈 못지않는 추리력을 발휘하는데 아쉽게도 이후에는 일본의 전쟁에 도움을 주는 스파이로 변신하게 되고 해방 이후 그런면에서 부담을 가진 김래성의 절필로 국내 첫 명탐정의 맥은 아쉽게도 끊어지고 만다.

연문기담은 어찌보면 추리 소설의 겉모양을 띤 연애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랑하는 남자를 쟁취하고자 기지를 발휘하는 한 여인의 모습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앞서 말한대로 김래성은 한국 현대 추리 문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그의 작품이 탄생 100년이 되서야 겨우 단편집 형식으로 우리 앞에 소개되는 점이 어찌보면 창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연문기담은 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발표된 초기작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내성 스스로도 “나의 추리작가로서의 가장 작열된 정열이 한곳에 결정된 창작”작품들이라고 평하며“작품마다 추리문학에의 순수한 정열이 불꽃처럼 약동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니 상당한 수준작으로 지금 시각에서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약 김래성이 해방 이후에도 추리 소설을 계속쓰고 일찍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국내 문학계에서 추리 소설은 아마 또다른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론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인이후 김래성 추리 소설들도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Good:전설적인 한국 추리 소설 시조의 작품을 읽은 기쁨.
Bad:마인의 명탐정 유불란은 어딜가고 찌질이 유불란이 나오냐.
Me:마인도 읽었다.김래성의 나머지 작품은 누가 출간해 주지 않나?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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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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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추리 소설을 보면 탐정이란 이름이 붙은 작품이 상당히 많이 보이는 편이다.알라딘에서 명탐정이란 단어를 치고 조회만 해보아도 만화인 명탐정 코난을 제외하고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명탐정의 규칙, 소설 명탐정 코난 1, 명탐정은 밀항중,명탐정 홈즈걸1~3등 대부분 일본 작가들이 저술한 책들이 다수 보인다.
원작에 탐정이란 단어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도 흥미롭게 여기는 단어인 탐정을 일본인들은 상당히 좋아하나보다.

실제 국내에선 탐정이란 직업은 없지만 우리나라 추리소설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웃 일본의 경우 실제 탐정이란 직업이 있다.항상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를 외치는 소년 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나오는 긴다이치 코스케나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잠자는 명탐정 모리덕분에 우리는 일본은 탐정 제도가 잘 도입되어 있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일본의 탐정은 엄격히 관리되는 미국과는 달리 특별한 국가적 규제 및 관리를 시행한 것이 아니라, 관청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탐정업을 운영 할 수 있고 대부분 행동조사(불륜․소행 등),사람찾기,신상 및 신용조사(개인․기업), 증거조사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흥신소와 대동 소이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멋진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들은 일본의 현실과도 전혀 맞지 않는 허구(虛構)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우타노 쇼고는 그의 단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비틀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산장, 외부와 단절된 외딴섬, 하인과 손님이 드나드는 서양식 저택 등 전형적인 밀실 살인사건 장소를 추리소설 독자라면 누구나 익숙할 만한 테마를 갖고 기존의 추리소설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와 패러디를 적절히 섞으면서 우리를 미스터리 세계로 서서히 안내하고 있다.

책의 제목이가도 한 첫번째 단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명석한 두뇌와 근사한 스타일을 지닌 탐정 가게우라 하야미가 등장하는데 그는 자신의 앞에 있는 미모의 두 여성에게 소설속에 흔히 나오는 밀실 살인(노란방의 수수께기,유다의 창등),다잉 메시지(X의 비극),타임 테이블의 맹정을 찌른 알리바이 트릭(통,프렌치 경감 최대의 사건등),시나 동요를 이용한 살인(비숍 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등)은 현실속에서는 없으며 또한 명탐정이란것도 현실속에서는 바람피우는 유부남의 뒷조사나 야반도주한 사람을 추척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하면서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갖고 있는 명탐정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기 깨부수고 만다.
그러면서 명탐정 가게우라는 제국 해군의 밀사사건이나 쓰기노미야 살인사건등 경찰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 사건을 해결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썼지만 프리아버시 침해로 패소하여 오리려 배상금만 변제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암만 명탐정이라고 해도 현실적으론 수사 기능이 없어 경찰의 그늘아래에만 있을 수 밖에 탐정의 사실을 노골적 풍자하고 있다.
셜록 홈즈에게 파트너인 왓슨이 있듯이 명탐정 가게우라에게도 다케무라 오조라라고 하는 조수가 있는데 그는 명탐정인 가게우라의 실력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존경하지만 돈과 명예 여자를 밝히는 가게우리의 세속적 욕심에 대해서는 실망을 나타낸다.
초청받은 산장에서 사장이 살해 당하고 경찰의 의뢰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꿈쩍 않는 스승을 대신해 조수 다케무라는 직접 사건 해결에 나서지만 사건을 해결 할수 없었는데 가게우라는 범인을 알고 있다며 밝히려다 살해를 당하고 조수인 다케무라는 결국 마지막에 진범을 밝혀내고 훌륭한 명탐정이 되겠다고 하늘의 스승에게 맹세를 한다.

이처럼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각종 미스터리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명탐정’의 현대 버전이 등장하는데 우리가 책에서 보는 명탐정은 초인적인 추리력을 가지고 경찰을 좌지우지하면서 사건을 쾌도 난마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실제 일본에서의 탐정의 실상은 사건 수사 기능이란 전혀 없고 행동조사(불륜․소행 등),사람찾기,신상 및 신용조사(개인․기업), 증거조사 등이나 하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란 사실과 탐정 역시 돈과 명예와 인기를 원하는 평범한 우리 이웃임을 독자들에게 너무나 사실적이면서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리고 돈,명예,인기에 초연한 명탐정이 되고자 했던 타케무라 역시 몇 년이 지나면 그의 스승인 가케우라와 마찬가지로 현실의 삶에 쪼들려 스승을 닮아 갈것이라고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는데 이처럼 이 단편은 우리가 머리속에 상상하고 있던 명탐정의 이미지를 시원스럽게 깨부시고 있어 참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두번째 단편 생존자, 1명 은 일본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옴진리교의 사린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인데 신흥종교의 신도 네 남녀가 지하철 폭파 테러를 일으키고 도망친뒤 무인도에 머무르는데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섬에 그들은 한명씩 차례로 죽어나간다.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현대 버전을 보는 듯한 감을 주는 이 작품은 섬안에 있는 살인자를 찾으려는 생존자들 사이의 긴박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주인공의 수기와 신문기사가 교차되는 형식은 상당히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은 추리소설 독자들이라면 과연 생존자가 누구일까 나름 머리를 굴렸을 테지만,제목에 있는 생존자 1명은 정말 아무도 예상치 않은 반전을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단편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앤틱 가구와 초상화, 갑옷 기사상, 무도회가 열릴 법한 커다란 홀 등 화려한 귀족 생활의 흔적을 간직한 채로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비밀을 품고 있는 고풍스러운 서양식 저택이 등장한다.
일본어에서 館이란 구조가 크고 번듯한 집. 공공(公共)의 건물을 가리키는데 대체로 메이지유신이후 일본에 지어진 서양식 저택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일본의 추리 소설속에도 많은 관이 등장하는데 일본 추리 소설 3대 괴서의 하나로 뽑히는 1930년대의 오구라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이나 일본 신 본격 추리의 대표주자중의 하나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수차관,미로관,인형관,시계관,흑묘관,암흑관등의 관 시리즈 작품도 있다.
이처럼 우리에겐 잘 이해가 안가는 관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아마도 탈아입구를 희망했던 그들의 서양에 대한 콤플렉스의 일종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그런 일본인들의 서양 콤플렉스와 서양의 고전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오마주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탐정소설 애호가가 교외의 부지에다가 직접 소설에 나올 법한 저택을 세우고, 오랜 친구들을 초청해 추리게임을 펼치자고 제안하면서 소설은 시작되는데 친구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학창시절 푹 빠져 살던 각종 미스터리 소설의 클리셰를 재현하며 게임에 점점 빠져든다.
이 단편에선 저택에 전해져내려오는 비극적인 에피소드,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 시간표,복잡한 저택 안에서의 동선등 우리가 그간 익히 읽어 왔던 수 많은 추리 소설의 클리셰가 등장하고 마지막까지도 아무런 반전없이 독자가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주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속이 3편중에 가장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가지의 중단편들이 모여있는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기존의 추리 소설들에 대한 독자들의 선입관을 부스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으로 추리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밀실 트릭과 클로즈드 서클을 다루고 있기에 아마 상당히 많은 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이 책의 작가인 우타노 쇼고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볼 예정이다.

Good:추리 소설에 대한 오마쥬와 패러디가 가득한 작품
Bad:.그래선지 어디선가 읽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네.
Me:작가가 이런류의 추리 단편을 더 발표한다면 얼마든지 구매 용의가 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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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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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가아 지로의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는 상당히 오래전에 발표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일본에서는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이 책은 80년대에 해문에서 해문 추리 수작선이란 10편의 작품중 하나로 출간된바 있고 90년대에 서울 문화사에서 얼룩 고양히 홈즈 시리즈로 총 9편-6편까지는 문고본 형태고 나머지 3권은 일반 국배판임-이 간행된바 있다.그리고 절판된지 10년이 훨씬 지난 작년에 다시 태동 출판사에서 삼색 고양이 홈즈라는 시리즈물고 재간하고 있으니 이 책의 인기가 어지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태동에서 나온 삼색 고양이 홈즈시리즈의 책 표지는 뭐랄까 책 내용과는 다소 안맞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 시리즈는 묵직하고 무언가 뒷맛을 느끼게 해주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밝고 경쾌한 캐주얼 추리 소설이기에 오히려 90년대에 나왔던 서울 문화사의 표지가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한 여자대학에서 매춘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 된 형사는 여성을 보면 어쩔 줄 몰라 하는 가타야마로 그는 여자에게 다가가면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고, 때론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여성 공포증이 심하며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도 벌벌 떨고, 운동신경도 날카롭지 못하다. 덤으로 피를 보면 빈혈을 일으키는 정말 형사답지 않는 형사다.
한편 그에게 조사를 의뢰한 여자 대학 영문학과 과장은 살해당하고 교수가 기르던 삼색 고양이 홈즈를 어떨결에 키우게 된 가타야마는 홈즈의 은밀한 도움-고양이는말을 못하니 할수 없다-으로 학생 매춘만이 아니라, 건축을 둘러싼 비리와 재산 취득의 음모까지 얽혀 있는 살인 사건을 보기 좋게 해결한다.

앞서 말한대로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상당히 경쾌하고 발랄한 굳이 구분을 하자면 코지계열의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아마도 여자만 보면 두려움을 느끼고 피를 봐도 까무러치는 형사답지 않는 형사 가타야마와 셜록 홈즈를 뺨치는 고양이 탐정 홈즈 때문에 그러지 않은가 싶다.

하지만 캐주얼 같은 추리 소설이라고 너무 무시하면 안되는데 소설속에 등장하는 밀실 살인사건에서 밀실을 만드는 방법은 내가 읽어본 책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스케일이 큰 수법을 이용하니 궁금한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상당히 유쾌하므로 항상 살인이 난무해서 추리 소설을 싫어한다는 분들이나 여성 독자들도 충분히 추리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미 삼색 고양이 시리즈는 서울 문화사에서 나온 8편을 가지고 있는데 태동 출판사의 삼색 고양이는 대체로 서울 문화사의 것과 제목만 다를 뿐 겹치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
얼마나 더 시리즈를 간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나오는 작품들은 그간 국내에서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Good:30년도 더 된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Bad:여자와 피에 약한 형사가 재미를 다소 반감시킨다.
Me:이미 서울문화사의 8편의 작품이 있다.태동에서 좀 다른 작품을 번역했으면…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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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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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서 나온 은폐수사2: 수사의 재구성을 우연찮게 작년말에 구매해서 읽었다.미도리 책장 시리즈 15번째로 은폐수사 2라고 하니 은폐수사 1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 날개를 보니 8번째 작품으로 나와있다.
물론 은폐수사 1,2는 별개의 독립된 작품이므로 2편를 보고 1편을 봐도 무방하겠지만 아무래도 연속되는 내용-예를 들면 주인공 류자키가 좌천되는 것등-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일편을 본뒤 2편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1편의 책 표지를 보지 못했지만 2편의 책 표지는 사시 그닥 탐탁치가 않아 보인다.표지 가운데는 주인공 류자키 경시정으로 보이는 제복 차림의 인물이 있고 그 위에는 형사로 보이는 남자 3명이 아래는 특수 기동대원들이 보인다.책을 읽어보면 표지의 인물들이 책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음을 쉽게 알수 있지만 솔직히 겉 표지만 보고 이 책을 집어들 사람이 그닥 없어 보인다.
글씨체도 크고 책도 흔히 말하는 라이트 종이라 매우 가벼워서 좋아 보이고 가격도 만 천원이라 싸지도 비싸지도 않는 가격이다.이 책 옆에 시공사에서 나온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있는데 은폐수사2도 책 크기가 크진 않지만 밖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긴다이치 시리즈 정도의 책 크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폐 수사시리즈는 흔히 말하는 경찰 소설이다.추리 소설에서 경찰 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미국의 87분서 시리즈가 가장 유명한데 이 소설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그 주인공등을 범죄와 맞서는 이른바 말단 형사들이다.물론 콜롬버 반장 같은 이들이 있지만 이 역시 말단에서 시작해 아마 20년 정도 근무해서 경감정도 승진했을 테니 그 역시 말단부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서도 역시 경찰 소설하면 말단들이 주로 활약하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처럼 경찰 소설하면 말단 형사가 주인공인데 이 책은 희안하게도 주인공 류자키 신야는 경시정이다.경시정은 일본 경찰 체계에서 경시총감>경시감>경시장밑에 있는 4번째로 높은 계급으로 한국 경찰의 경무관에 해당하며 경찰서장 또는 본부 과장직을 맡는 직책으로 소설속에서도 일본 경찰청 장관관방 총무과장을 지내다가 좌천되어 경시청 오오로리서 서장으로 가게된다.

은폐수사2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관할 지역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벌어지고 도주하던 범인 한 명이 지역 내 식당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인질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 급박한 상황으로 사건이 커지자 경찰청에서 수사대를 급파하고 지역 경찰서와 공조한 수사본부가 설치하게 되고 사건을 두고 같은 경찰 조직 내에서 주도권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류자키는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으며 사건 해결을 위한 효율성과 원칙으로 일관한다.수사팀이 줄기차게 범인과의 접촉을 시도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는 상황속에서 갑자기 인질이 잡혀 있는 식당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고 현장의 지휘 책임을 맡고 있는 류자키의 명령으로 기동타격대가 범인을 진압하지만 그 과정에서 범인이 사살된다.
하지만 인질 구출에 성공하여 무사히 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범인의 총에 탄알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잉진압이라는 추궁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언론의 질타와 함께 여론의 방향도 좋지 않자 사건에 개입된 경찰 관료들은 책임을 벗어날 궁리만 하게 되고, 경찰 내부에서는 관할서의 서장이자 현장 책임자였던 류자키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류자키는 어찌보면 별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도쿄대 외에는 대학이 아니며, 집안일은 모두 아내 몫이고 아무리 유능한 부하일지라도 절대 마음을 허락하지 않으며, 관료끼리의 개인적 친분은 필요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확신하지만 국가 공무원으로서 목숨을 바치더라도 국가의 치안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공언하는 사람이다.이처럼 경찰 고위직인 류자키 경시정은 우리가 흔히 경찰 소설에서 봐았던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는 고위 경찰이 아니라 부정이나 부패가 통하지 않는 융통성 제로의 원칙주의자로 경찰소설의 역사의 새로운 캐릭터임을 알 수 있다.

작품속에서 류자키 경시정은 논 캐리어 출신인 노마지키 관리관-직책은 경시로 경시정보다 한단계 아래-의 태클에 고생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논 캐리어 출신의 순사부장 도다카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이처럼 소설속에선 캐리어와 논 캐리어간의 차별과 쟁투가 그려지고 있다.
일본 경찰 채용에는 캐리어(영어 career에서 나옴) 제도라는 것이 있는데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시험 I종 합격자 중 경찰직에 배속되어 경부보로 임관된 사람을 캐리어라고 부르는데 한국으로 치면 경찰대학 출신이나 경찰간부시험 합격자와 비슷한, 고속 승진이 보장되는데 일본에선 보통 토쿄대 법학부 같은 명문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일본 영화 춤추는 대 수사선을 보면 보통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면 이른바 경시청 캐리어들이 등장하고 행당 경찰서의 논 캐리어 형사들은 그들을 서포트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처럼 논캐리어에게는 사실상 어느 한도 이상 진급이 막혀 있다는 것은 일본 경찰이 대단히 엘리트 중심적, 학벌주의적인 조직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어쩌면 일본 경찰내에서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류자키 경시정의 저 독특한 캐릭터가 아마도 일본내에서 이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된 이유중의 하나기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철두 철미한 합리주의자이며 부정과 부패를 허용하지 않는 융통성 제로의 주인공 류자키 경시정의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1편에서 마약 문제를 일으켰던 아들 구니히코와 어느 정도 마음의 교류를 하게되고 아픈 아내를 걱정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책을 읽는 한 재미라고 할 수있다.

일본에선 3부도 출간되었다고 하니 어서 1부를 읽고 3부도 국내에서 하루 빨리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Good:수직구조하의 경직된 일본 경찰 세게에 대한 통렬한 비판!
Bad:추리소설의 트릭은 다소 미흡
Me:1부도 읽어보고 3부도 빨리 출간되길 기대해 본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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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11-01-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는 저도 읽을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카스피 2011-01-10 18:41   좋아요 0 | URL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읽으면 좀 실망하실듯 싶은 작품입니다.다만 일본 경찰 제도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류자키 경시정이 얼마나 엉뚱한 사람인가 하며 재미있게 읽을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