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존 르 카레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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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린 흔히 스파이 하면 007제임스 본드를 떠올리곤 하는데 그건 영화로 워낙 유명해서 그럴꺼란 생각이 드는데 영화속의 007은 최첨단 무기를 지나고 언제나 미녀를 옆에 낀채 보드카 마티니를 한잔 먹으면서 악당들을 쳐부수는 무적의 존재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뿐 실제 첩보원들은 영화속의 007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 바로 존 르 카레의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였다.그 속에는 제임스 본드와는 전혀 호전적이고 냉소적이며 결코 '신사'가 아닌 스파이 앨릭 리머스가 등장하면서 스피아 세계의 비정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존 르 카레의 스파이 소설은 매우 사실적인 것이 특징인데 실제 베를린에 파견되어 영국의 스파이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작품에 매우 리얼한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다.요즘 르 카레의 작품이 많이 번역되고 있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추리 독자라면 르 카레의 대표적 추리소설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가장 먼저 읽었을 것이다.
이 작품의 맨 마지막에 베를린에서 리머스를 탈출시키는 스마일리란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스마일리란 인물이 바로 르 카레의 첫번째 작품인 죽은자에게서 걸려온 전화의 주인공이다.
죽은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열린 세계에서 출간되었지만 내 기억으론 아마도 70년대말이나 80년대초에 처음 국내에서 번역된것으로 알고 있는데-이책을 헌책방에서 구해서 읽었는데 어디 쳐박혀 있는지 당최 찾을 길이 없다ㅜ.ㅜ – 인터넷을 암만 뒤져봐도 별 자료가 없는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첫번째 작품인 사자에서 온 전화를 읽어야 후속작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그건 리머스와 겨루는 동독 스파이 조직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문트가 이 작품속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하던 비밀 정보부 직원 스마일리는 이제 시대의 흐름에 밀려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중인데 공산주의 가담 혐의로 자신이 면담했던 패넌이라는 사람이 그 다음날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다.공산주의 혐의가 없음을 패넘에게 이야기 했기에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일리는 유가족의 집을 방문하고, 이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바로 전날 패넌이 직접 교환원에게 요청했다는 일종의 알림 전화로 스마일리는 자살하는 사람이 다음 날 알림 전화를 건다는 것이 상식 밖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마침내 진상을 밝혀 내고 만다는 것이다. 

이 책은 2007년도에 국내에 다시 소개되었지만 동독이 무너지고 소련의 해체로 냉전이 사라진지 한참이 지난 후에 다시 번역되다 보니 아무래도 요즘 감각으론 잘 이해되지 않는 지루한 내용이 있고 게다가 61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보니 스마일리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된 계기가 된 전화 교환원의 알림 전화 같은 것은 요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기에 아마도 요즘 20대 독자들이라면 읽는데 애로 사항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책을 스파이 소설이라고 한다며 독자들은 스피디한 요즘 스릴러물에 비해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질수도 있지만 60년대 동서 냉전기를 그린 역사소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스파이 소설의 대가인 르 까레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스파이 소설의 원형이 아닐까 싶으며 요즘 작품들과 비교해서 읽는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Good:그간 궁금했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앞 이야기를 알 수 있다
Bad:이미 냉전이 지나간지 20년이 흘렀다.
Me:스파이 소설의 진수.한권씩 꾸준히 모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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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1-13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존 르 카레,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만 읽었어요.
한권씩 꾸준히 모으시겠다구요~^^

카스피 2011-01-13 22:07   좋아요 0 | URL
전 르 카레 작품이 열린 책들에서 나오기 전에 몇권이 있었는데 헌책방에서 구하다 보니 항상 짝이 없이 구하더라구요.그래서 이번에 열린 책들에서 나오려나 하고 기대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소식이 없네요^^;;;;
 
천사와 악마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홍성영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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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구판을 읽어 보면 책 말미에 천사와 악마의 첫 장이 나온다.보통은 후속작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이하게도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의 전작으로 아마 다빈치 코드가 먼저 번역되고 인기를 얻게 되자 출판사에서 이런 마케팅을 펼친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무튼 읽어보니 재미있어서 천사와 악마도 구매해서 읽었다.

천사와 악마는 다음작인 다빈치 코드가 워낙 대박이 나서 상대적으로 묻혀서 그렇지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다.그리고 다빈치 코드에서 활약했던 로버트 랭던이 처음으로 등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내용을 소개하면 스위스의 유럽입자물리학 연구소 CERN에서 유능한 과학자 베트라가 일루미나티라는 낙인이 찍혀 살해당하고 이에 이 방면의 전문가인 로버트 랭던이 연구소로 초청되어 일루미나티의 실체를 설명한다.
한편 베트라 박사를 죽인 살인자는 교황선거회의에서 유력한 교황 후보로 발탁된 4명의 추기경을, 고대 과학의 4원소 흙•공기•불•물의 일루미나티 낙인을 찍고 각각의 원소를 이용해 살해할 것을 예고하는데 이에 랭던 박사는 24시간 안에 반물질을 찾는 동시에 추기경들의 연쇄살인을 막고자 동분서주 한다
는 내용이다.

천사와 악마에서는 어쩌면 이른바 랭던 시리즈의 전체를 아우르는 컨셉이 보이는데 바로 서양의 역사와 문화속에서 은밀히 숨쉬고 있는 대중들은 그 실체를 잘 알지 못하는 이른바 음모론을 소설속의 주요 소재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선 바로 서양 문명의 중심중의 중심으로 천년 이상 유럽을 지배했다고 할 수 있는 로마 카톨릭과 그에 맞서는 비밀 결사 단체 일루미나티가 등장하면서 첨단과학과 바티칸 교황청의 충돌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다빈치 코드와 비교해 보면 개인적으로 천사와 악마가 훨씬 더 스케일이 크다는 느낌을 받는데 도시 하나를 날릴만한 반물질과 기독교계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교황청의 일반인ㄷ들은 잘 알 수 없는 각종 내용들,추기경들을 찾기 위한 퍼즐,그리고 배후 인물,그리고 비밀 조직으로서의 일루미나티등 솔직히 후속작인 다빈치 보다 더 흥미 진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빈치 코드는 책의 주요 내용인 종교적인 문제를 마케팅적으로 포장하여 선전했기에 아마도 이에 흥미를 느껴 많은 이들이 읽지 않았나 싶은데 확실히 천사와 악마는 랭던 시리즈의 첫 작품답게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서 쓴 흔적이 역력한 것 같다.

물론 천사와 악마에 등장하는 일루미나티나나 반물질등에 대해서 작가가 소설적 차원에서 일부 왜곡한 것은 사실인데 작품속의 일루미나티가 교황청에 반기를 든 과학자 집단이 만든만든 것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 일루미나티는 예수회원이자 잉골슈타트 대학교의 첫 평신도 교회법 교수였던 아담 바이스하우프트에 의해 잉골슈타트(오버바이에른)에서 설립되었으며 일부 음모론자들은 이들이 유럽 정부의 전복을 획책하는 비밀 정치 집단으로 이후 프리메이슨에 스며들어가 조직 상층부를 장악했으며 소설과 달리 현재도 빌더버그 그룹과 같은 비밀 정치 집단으로 변신하고 세계를 좌지우지 한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은 지난 20년간 겨우 100억분의 1 그램의 반물질이 만들어졌는데 그 폭발력은 폭죽 하나와 맞먹을 정도이며 소설에 묘사된 것과 같은 위력과는 크게 거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천사와 악마는 상당히 지적인 퍼즐과 스릴러과 결합된 작품인데 특히 마지막에서 반물질을 폭파시키고 살아남은 랭던은 가히 교수가 아니라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킨다.거의 첩보원을 연상시키는 랭던의 활약에 교수라는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댄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에선 랭던의 이런 활약을 대폭적으로 줄인 것 같다.

댄 브라운의 랭던 시리즈는 모두 독립된 작품이라 아무거나 먼저 읽어도 상관 없지만 혹 안읽은 분이 계시다면 천사와 악마>다빈치 코드>로스트 심벌순으로 읽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듯 싶다.

Good:다빈치 코드보다 낫다는 생각.
Bad:반물질 폭탄 폭발속에서도 살아남는 랭던은 교수가 아니라 비밀 첩보원??
Me:로스트 심벌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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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1-1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천사와 악마> 완전 좋아하는데^^
1차적으로는 아니었지만 이것땜에 <로마>에 갔잖아요.^^
천사의 성, 거기도 기억에 남고.^^

추리랑 SF, 정말 많이 읽으시는구나.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여.^^

카스피 2011-01-15 11:09   좋아요 0 | URL
뭐 별로 많이 읽지는 못해요.그나저나 로마까지 여행같아 오셨다니 넘 부럽습니당^^
 
다빈치 코드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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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읽은지 상당히 좀 오래된 작품이라 리뷰하기도 가물가물하고 해서 간단히 쓰려고 하는데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도 봤는데 아무튼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책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심야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살인자에게 쫓기던 박물관장 소니에르가 죽음을 맞이하고 파리에 체류 중이던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은 경찰에 의해 박물관으로 호출되고 박물 관장의 시체와 그가 남긴 다잉 메시지를 보게된다.
살인 용의자로 몰리던 랭던은 관장의 손녀인 암호전문가 소피와 함께 숨겨진 비밀을 찾으려고 애쓰고 이들의 뒤를 경찰과 함께 사건의 배후에 비밀 인물이 뒤쫒는데…마지막에 놀라운 진실이 발견된다
는 내용이다.

다빈치 코드에서는 시온 수도회등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 온갖 난무하던 이설들과 음모설들이 버무려진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서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었던 부분이고 알려고만 하면 이런 책들도 부지기수라 별 무리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기독교세가 강한 국내에서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고 한다.
솔직히 랭던이 다빈치 코드의 내용을 새롭게 창작했다기 보다는 서양에서 떠도는 이론 음모설들을 상당히 잘 정리해서 소설로 발표하고 베스트 셀러가 됬다는 점에서 책 자체도 재미있지만 상당히 마케팅 적으로 잘 포장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소설은 초장부터 흥미롭게 진행되 가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시온 수도회라는 어쩌면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조직을 상대하며 랭던과 소피를 쫒던 베일속의 인물과 조직의 정체가 나중에 밝혀졌을 때 너무 허무하다는 점이다.이 배후의 인물이 좀더 대단했다면 이 책을 읽는 스릴과 재미가 더 배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소설 발표후 표절 문제를 제기한 작가도 있는데 나중에 어떻게 정리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다빈치 코드를 보고 서구 기독교계의 이런 전설에 흥미를 가지신 분이 있다면 리처드 레이머의 성혈과 성배를 추천한다.
예수가 죽지 않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혈통을 이었으며 그 자손이 8개 가문을 이루며 번성했다는 주장을 담은 책으로, 소설 <다 빈치 코드>를 잉태한 책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다빈치 코드에서 다른 내용을 보다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리처드 레이머는 댄 브라운을 표절로 고발하기도 했을 정도니 읽어보면 다빈치 코드에서 수박 겉 핧기도 설명한 내용들을 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Good:서구 기독교계의 전설을 현대적 감각으로 적당히 버무렸다
Bad:표절의혹???
Me:다빈치 코드가 흥미로워 성혈과 성배도 읽었는데 이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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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열 1 - 김성종 추리소설
김성종 지음 / 남도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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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초의 전문 추리 소설가라고 한다면 누구나 타원형 거울과 국내 최초의 명탐정이라고 불리우는 마인을 쓴 김래성을 들 수 있다.하지만 김래성은 해방이후 추리 소설을 절필하고 순수 소설에만 집중하여 청춘 극장등 당시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작품들을 다수 발표하나 한때 일곱 개 지면에 소설을 연재할 정도로 많은 집필량에 시달렸던 김내성은 1957년 과로 끝에 48세라는 사망하게 된다.

이후 몇 몇 작가들이 추리 소설의 맥을 이었으나 김래성이 후계자라고 한다면 아마도 누구나 김성종을 손꼽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경찰관으로 당선된 그는 1974년 민족의 비극 6.25를 배경으로 삼은 최후의 증인으로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현상모집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추리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 5열,여명의 눈동자등 한국 문학계를 강타한 작품들은 다수 내놓는다.
이처럼 70~80년대를 아우르며 한국 추리 소설계를 굳건히 지킨 김성종은 92년부터 추리 문학관을 부산에서 운영중이다.

이처럼 살아 있는 한국 추리 소설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김성종이지만 평단에서의 평가는 박하기 그지없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충북 대학교 국문과의 이익성 교수라는 이는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소설2>에서 <만다라> 의 작가 김성동을 '생계를 위해 문학의 순수성과 관련된 본격문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라고 평했고 이에 발끈한 김성동은 "이 사람은 단 한편도 추리소설을 쓴 바 없으며 통속적 역사소설 또한 쓴 바 없습니다. 아마도 김성종이라는 추리소설가와 나 김성동을 착각하여 한 말인 듯한데(실제로 그런 오해를 받은 바 있음. 독자들한테서) 김성종과 김성동을 혼동한다는 게 이른 바 평론가로서 말이 됩니까?"라고 하면서 법정 소송을 벌이게 된다.
법정 소송의 결말이야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국립대 국문과 교수란 분이 추리 소설가인 김성종과 순수 문학가인 김성동을 헷갈린 것 자체가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라고 폄훼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아니 추리 소설작가나 신문에 연재 소설을 쓴 작가-아니 이광수를 필두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신문에 소설을 연재했는지 이 교수가 아는지 모르겠다-들은 한마디로 문학자가 아니란 뜻이다.이게 우리 문화 평론가들이 추리 소설등의 장르 소설을 바라보는 시선일 것이다.
게다가 만다라의 김성동도 자신의 단 한편의 추리 소설이나 통속 역사 소설-아니 역사 소설이면 역사소설이지 통속 역사 소설은 무어라 말인가-을 쓵거이 없다고 항변하는데 이거 역시 이른바 순수 문학 작가들이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추리 소설가들을 얼마나 낮게 보는지를 보는 알수 있게 해준다.

TV를 통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올린 여명의 눈동자의 원작자인 김성종이 단순히 추리 소설가란 이유하나로 이처럼 폄훼 될 수 있는지 국내의 추리 소설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참 한심한 것은 일본의 추리 소설들이 물 밀들이 들어와서 우리 문학계를 점령하는 상황속에서 변변한 작품하나 내놓지 못하면서 순수 문학 운운하며 추리 소설을 얕잡아 보는 우리 문학계의 풍토라고 할 수 있겠다.추리 전업작가가 10대 700인 상황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 않아 싶다.

이처럼 그가 이른 문학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지 추리 소설가란 이름으로 3류 취급을 받는 김성종은 80편이나 되는 추리 소설등의 문학 작품을 저술했는데 그의 대표작중의 하나가 바로 제 5열이다.이 작품은 작가가 신문지상에 여명의 눈동자와 동시에 연재하였다고 하니 작가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읽은지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지만 제5열은 살인 청부업자와 그를 쫒는 형사 최친의 추격전 속에서 Z라는 범죄 집단, 이른바 제5열이 한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국제음모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으로 스피디한 문장, 치밀한 구성, 냉혹한 묘사의 하드 보일드의 걸작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처럼 하드 보일들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제 5열이지만 많은 추리 소설 애독자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국내 독자들이 하드 보일드보다도 본격 추리물을 더 선호하는 영향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론 김성종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에는 이른바 성적 코드라는 것이 너무 강하다는 점일 것이다.
추리 소설의 본령에서 벗어난 과도한 성적인 이야기는 읽는 독자들의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물론 지금도 국민 1인당 독서 권수가 상당히 낮은 국내의 사정을 생각해 보면 먹고 살기 더 힘들었던 70년대의 경우 아마 독서 인구는 훨씬 더 낮을 거란 생각이 든다.따라서 신문 연재를 통해 가판 독자를 유치해야 하는 임무를 가졌던 스포츠 신문의 연재 소설 특성상 하루일에 찌든 20~40대 남성 독자를 끌어 모우기 위해서는 부득블 이런 성적 코드를 삽입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본다.
그리고 이런한 과도한 성적 코드의 결과 비록 김성종이 국내 추리 소설을 지켰다고는 하지만 그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이 굉장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국내 독자들에게 추리 소설에 대한 그릇된 선입관을 심어주고 어쩌면 한국 추리 소설이 낙후된 한 이유가 아니었는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솔직히 제 5열을 읽은 아버지가 이 책을 추리 소설이라고 중고등학생 자식들에게 쉽게 권할수 있지는 못하지 않은가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 5열은 한국 추리 소설사의 한 획을 그은 뛰어난 하드 보일드 물이라는 생각이 들며 김성적의 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요즘 TV에 나오는 정말 손발이 오글거리는 아테나의 각본은 만일 김성종이 맡았다면 아마 더 대단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솔직히 70년대에 나온 제 5열이 오히려 지금의 아테나보다 더 탄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 혼자의 생각일까?

앞서 말한대로 제 5열은 성적 코드가 강한 하드 보일드 물이므로 하드 보일드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나 여성들한테는 쉽게 권하지 못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한번 쯤은 읽어야 만 될 국내 추리 소설이 아닌가 싶다.

Good:한국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의 전설
Bad:너무 성적 코드가 강하다
Me:김성종의 여러 작품을 읽었지만 본격 추리 팬인 나와는 좀 안맞는듯…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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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 魔人, 판타스틱 클래식 01
김내성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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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문기담이란 책 리뷰에서 잠시 말한 바 있지만 한국에서 현대적 의미의 탐정을 창조하고 추리 소설을 개척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김성래를 손 꼽을 수 있다는 글을 올린적이 있다.
연문 기담이란 단편집에 있었던 김래성의 단편들은 모두 일제 시대에 발표된 그의 초기 단편들로서 몇 년전에 발견된 타원형 거울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김래성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이 발굴되면서 작년에 발표되었기에 아마도 추리 소설 애독자라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역시 김래성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이면서 장편으론 이것 하나 밖에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책이 바로 마인으로 아직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탐정으로 손꼽히는 유불란이 맹 활약을 하는 작품이다.
근데 하나 여기서 안타까운 것이 얼마나 국내 추리 소설 취약했으면 나온지 70년도 훨씬 지난 유불란이 한국의 명탐정으로 기억되는 것이냐는 점이다.물론 셜록 홈즈나 브라운 신부,혹은 포와로처럼 나온지 거의 100년에 육박하는 탐정들도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 서양의 탐정들은 모두 수십편의 장 단편에 소개되었지만 우리의 유불란은 딸랑 마인 1편-물론 이 이후에도 유불란이 활약하는 장편이 3~4편이 있는데 이 작품들은 일제의 군국주의가 한창 더 발악을 하면서 유불란도 일본 군대를 위해 활약하는 스파이로 변신했기에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다-이기 때문이다.
물론 60년대 방인근의 장비호 탐정이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의 대가 김성종의 형사 오병호등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독자들의 뇌리에 크게 각인되지 않았기에 아마도 이들 탐정의 이름을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가 아닐까 싶다.그래서 요즘 나오는 신진 추리 작가들이 한국을 대표할 만한 탐정 캐릭터를 창조해 주길 기대해 본다.

김래성의 마인은 어렸을적에 아버지가 갖고 계시던 김래성 전집에 있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당시 어린이용으로 각색된 홈즈에 빠져있던 나에게 신출기몰한 해월이나 그를 쫒는 유불란의 활약은 당시 어린 나를 상당히 흥분시켰던 기억이 난다.
이후 자라서 마인을 다시 읽고자 했으나 절판되어 찾지를 못하다가 이번에 복원된 작품을 보고 다시 읽으니 어렸을적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다시 생각나서 상당히 즐거웠다.

마인의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이름이 높은 전설적인 무희인 공작부인 주은몽 (아마도 이 주은몽의 실제 모델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최승희가 아닌가 싶다) 은 고국에 돌아와 한참 연상의 저명한 사업가 백영호와 결혼하기 전 열린 성대한 생일 파티에서 한 광대에게 습격당하고 부상을 입는다.그 광대는 사실 10대 소녀 시절 할머니와 머물렀던 한 절의 동자승 해월로 한때의 연정을 주고 받은걸 잊지못해 이토록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이후에도 해월은 주은몽의 남편 백영호를 죽이는 등 차례차례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이에 사건을 풀기위해 조선의 명탐정 유불란이 맹활약을 펼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30년대에 나온 마인은 기본적으로 셜록 홈즈보다는 아르센 뤼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김래성의 첫 단편 추리 소설인 타원형 거울이 본격 추리라고 한다면 마인은 마치 아르센 뤼팽 시리즈를 보듯이 추리+모험물의 성격이 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아마도 소설속 주인공의 이름이 유불란에서 볼수 있듯이 작가는 아마도 뤼팽의 창조자인 모리스 르블랑의 영향을 깊이 받지 않았나 싶다.
그래선지 마인의 유불란은 뤼팽처럼 변장에 능하고 일반적인 탐정과는 달리 이중 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본격 추리 소설에서는 대체로 잘 등장하지 않는 탐정의 연애 감정-소설속에서 유불란은 주은몽을 사모하는데 만약 유불란이 셜록 홈즈처럼 여성에 대해 흥미가 없었다면 아마도 이 사건은 진작에 해결이 났을 것이다-에 휘들리기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고 한다.

마인을 읽어보면 30년대의 일제하의 경성이 화려하게 등장한다.세계적인 무용수와 파리 유학생 출신의 백만장자,댄스 파티가 열리는 대저택등 정말 21세기의 현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잡지 판타스틱에 김래성 100주년 특집을 보면 마인이 쓰였던 당시의 경성에는 김래성이 한동안 활약했던 동경과는 달리 무도회장도 없었고,무도회장이 열린 만한 대 저택도 없었다고 하니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은데 아마도 김래성은 탐정이라는 것도 없었고 런던이나 파리와 같은 화려함이 없었던 당시 경성을 아주 멋지게 변형시킴으로써 당시 일제 치하에서 이 책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어떤 꿈을 주었지 않았나 싶다.
물론 해월을 추적하던 길이나 애드벌륜이 있었던 미스코시 백화점은 당시에도 있었던 길이라고 하니 김래성은 당시 경성에 없었던 탐정이란 직업을 가진 유불란을 제외하고는 나름 모든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주은몽은 최승희,파리 유학출신의 백만장자 백영호는 실제 당시에도 조선인 출신 파리 유학생이 있었다고 한다-을 등장시킴으로써 당시의 경성과 경성 상류층의 문화를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탐정 소설이 나오기 힘든 상황속-당시 조선의 문맹률은 상당히 높았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추리 소설을 쓴다는 것은 작가들에게는 긍지를 파는 행위로 여겨졌던 시기였다-에서도 이 처럼 멋진 작품을 탄생시켰으니 한마디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시각에서 보자면 마인은 아무래도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한국에서 최초의 추리 소설을 지은 작가의 작품이 더 이상 절판되지 않도록 많은 이들이 읽어 주었으면 한다.

Good:전설적인 현대적 의미의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이 돌아왔다
Bad:명탐정 유불란,탐정이 사건보다 여성에 더 빠져있다
Me:김래성의 다른 작품들도 복간될수 있을까??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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