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걷다 노블우드 클럽 4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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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일본 추리 소설만이 아니라 30~40년대 이른바 본격 추리 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가들의 작품들이 몇권씩 번역되어서 추리 소설 애독자로 상당히 기쁜데 요새 자주 번역되는 작가중의 한 사람이 바로 존 딕슨 카이다.

존 딕슨 카는 불가능 범죄에서 역사 미스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으며, 상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범죄를 주제로 삼은 걸작들을 많이 써서 흔히 불가능 법죄의 대부로 불리우는 인물이다.
그의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라면 바로 H.M경인 헨리 메리베일경이나 아니면 가디온 펠 박사가 유명한데 사실 그의 첫 탐정이라고 한다면 바로 앙리 방코랑이라고 할 수 있다.초기 4작품에서 나온 방코랑은 국내에선 동서에서 나온 해골성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었는데 로크 미디에서 카의 첫 작품인 밤에 걷다가 출간되었다.
참고로 밤에 걷다는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된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는 1970년 말에 풍림 출판사에서 이미 번역되었는데 이번 로크 미디어의 작품과 비교해 보니 다소 축약되어 번역된것으로 사료된다.

책 내용은 스포츠맨이자 잘생긴 검사에 그야말로 대중의 우상인 살리니 공작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신붓감의 전남편으로부터 결혼을 그만두라는 협박 편지를 받은 것이다. 요청을 받아들인 방코랭은 결혼식 날 저녁 신혼부부를 만나러 가는데 바로 그날 그곳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한 공작의 시체와 마주하게 되고 방코랑은 사건을 조사하면 결국 진범을 밝혀낸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집필했지만 파리에서 수학한 영향이 있었는지 무대도 파리고 탐정도 파리를 관할하는 법원의 고문이자 경시청 총감 앙리 방코랑이다.방코랑은 해골성에서도 묘사되었지만 좌우가 뿔처럼 꼬인 머리카락, 굽은 눈썹 아래 어두운 빛을 띤 두 눈, 얇은 매부리코, 깊은 주름이 새겨진 입가, 끝이 뾰족한 턱수염을 가진 인물로 인물 묘사에서도 드러나듯이 악마를 연상시키는 비정한 인물로 사람들을 체스의 말 처럼 움직이고, 이용하고, 괴롭히는 유머가 전혀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밤에 걷다는 이른바 밀실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출간된지 80년이 넘는 작품이고 작가의 첫 추리 소설이다 보니 이후 카의 전성기의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그 트릭이 다소 허술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뭐라고 해야하나 그 괴이한 분위기는 이후 카의 작품 모두에 흐르는 이른바 오컬트적인 느낌을 생생히 전달해 주고 있으며 차후 그의 작품에 이런 방향으로 흐를거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딕슨 카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국내에 좀더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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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 1 -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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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은 일본의 신 본격 추리소설의 문을 열었다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3번째로 번역되어 소개되는 작품이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감탄했다고 마신 유희를 읽고는 급 실망한 시마다 소지여서 이 작품을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한데다가 상하 두권에 거의 천페이지를 넘는 작품이라 솔직히 처음에는 읽을 염두가 전혀 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읽어보니 이런 된장할, IQ 300의 뇌과학자로 변신한 미타라이 가요시는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주인공이니 쉽게 등장하지 않는 것이겠지 하면서 읽어 갔는데 결국에는 미타라이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의 친구이자 추리작가인 이시오카 가즈미는 갑자기 방문한 니노미야란 여성의 부탁으로 오카야마 현까지 제령을 하러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영(靈)의 인도를 따라 한적한 역에 내리고, 한 산골마을로 들어가서 마침내 '용와정'이라는 여관에 다다른다. 바로 그곳에서 이시오카는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한 연쇄살인사건과 조우하고 결국에는 북유럽 어딘가에 있다는 미타라이의 조언을 얻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용와정 살인 사건은 1938년(쇼와 13년) 5월 21일 밤, 일본 오카야마 현 도마타 군에서 실제 일어난 “츠야마 30인 살인사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 역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이 있어선지 이 책의 부제는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이라고 적혀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실제 사건인 “츠야마 30인 살인사건”처럼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살인 방법이 매우 엽기적이고 충격적인데다 각 사건이 나름 밀실이나 그에 준하는 상황속에서 발생되기에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소설속으로 몰입 시키고 있다.
나름 다양한 밀실과 살인사건이 발생하므로 천페이지를 넘는 장편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닥 지루하지 않게 읽었는데 아마도 현학적인 내용이 가득해 이보다 더 읽기 힘든 승정 살인사건과 같은 파일로 번스 시리즈를 읽으면서 단련되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아마도 어떤 독자들은 지루하다고 읽다가 책을 휙하니 던져 버릴수도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진도가 늦은데 그것은 주인공이 추리 소설가인 이시오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책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니 어쩔수가 없었을 것이다.

용와정 살인 사건은 요코미조의 팔묘촌 사건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데 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따왔지만 팔묘촌이 소설이라면 용와정 사건은 마치 다큐같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것은 아마도 용와정이 실제 사건을 직접 책속에 들여와 놓고 마지막에 무츠오의 수기까지 있어 더욱 그렇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 책은 앞서 말한대로 1,100페이지나 되는 장편인데 1편에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고 2편에서 도이 무츠오가 저지른 1938년의 사건을 다루고 있어 너무 길게 다루고 있어 책이 이렇게 상당히 두꺼워졌다는 느낌인데 팔묘촌이 모티브만 따와서 책 한권 분량으로 마무리를 지었다면 이 책은 도이 무츠이 사건을 너무 자세히 독자들에게 설명함으로써 오히려 현재의 사건이 빛을 바랜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물론 도이 무츠이 사건이 현재 살인 사건과 커다란 연관성이 있지만 이 부분을 압축했으면 아마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이 작가의 특징이긴 한데-점성술과 마신유희의 경우도 내용이 과거를 넘나든다- 용와정은 그게 너무 심해 과유 불급이란 말이 생각날 정도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추리 소설로서의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의 근대사의 한 단면을 보는 재미도 느낄수 있는데 츠야마 사건을 전후로 당시 제국주의 및 군국주의가 최 고조로도 가던 시기의 억압된 일본 대중의 삶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용와정 살인사건은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거란 생각이 드는데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장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좀 지루한 일편을 꾹 참고 읽고나서 드디어 사건의 비밀이 밝혀지는 2편을 읽어 나간다면 아마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싶다.

Good:1,100페이지를 육박하는 본격 장편 소설의 등장
Bad:이런 안타깝게도 미타라이는 없다.
Me:마신 유희를 읽고 입었던 내상이 용와정을 읽으면서 상당히 치유된 느낌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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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이벤트에 대한 펭귄 클랙식의 답변이 카페에 떴네요.


안녕하세요. 펭귄클래식의 마케팅 팀장입니다.

먼저 모아 모아 이벤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 그리고 보다 친절한 고지를 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모아모아 이벤트는 홈쇼핑을 제외한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촉을 위하여 진행한 이벤트입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이 한권 한권 구입한 영수증을 바탕으로 저희가 지속적으로 해당 기간 동안 선물을 드리려고 기획했던 행사입니다. 그러나 독자분들의 참여가 너무 적어서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고, 이벤트에 응모한 열분 정도에게 일일이 통화하고 해당 상품을 전해 드린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같이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이 이벤트를 인터넷서점과 펭귄클래식 까페, DAUM과 네이버의 기타 까페를 통해 적극 홍보하였고, 신문 전면광고까지 하는 등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인터넷서점에 해당 이벤트 페이지가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예상 외로 참여가 적어지자 저희의 고심도 많았습니다. 아마도 이벤트를 응모하는 방법이 까다로웠거나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서 혜택을 받는 이벤트를 독자분들이 외면한게 아닌지 생각했고, 차라리 독자분들에게 바로바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모아모아 행사를 유지하면서도 또다른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이벤트 응모 메일 주소도 kimyoong@wjbooks.co.kr도 팀장 메일로 해 놓았습니다. 혹시나 다른 직원들이 놓쳐서 독자분들에게 실수라도 할까봐, 또한 개인주소를 수집하는 일이어서 책임감 있는 팀장이 직접 수집하고 발표하고 하려고 했는데, 이후 응모하신 분이 없으니, 당첨자 발표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독자분들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못한 것을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응모하신 분은 없지만, 응모자가 없어서 당첨자 발표를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라도 공지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혹시 당시에 책을 구입하였는데 응모하지 못한 분이 계시면 해당 기간에 구입한 영수증을 사진이나 팩스로 보내주시면 저희가 약속한 경품을 드리겠습니다. 팩스번호는 02-747-1239(팩스에 펭귄클래식 모아모아 이벤트 응모)라고 써 주시면 됩니다. 단, 홈쇼핑 구매 독자는 제외입니다.
항상 펭귄클래식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욱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아이디어와 감동적인 선물로 보답하겠습니다.
[출처] 펭귄클래식 모아모아 이벤트 건에 대한 공지 (펭귄클래식) |작성자 긴하루

흠 역시 이벤트 응모자가 적어서 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군요.뭐 그럴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워낙 이벤트기간이 길어서 알라딘을 비록한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 행사 내용이 사라질 순 있지만 적어도 펭귄 클래식 카페에선 그 내용이 공지사항이나 이벤트 화면 맨 첫머리에 있어야 되는 것이 순리인데 그런 것이 없었다는 점과 혹 미심쩍어 2009년 9월경의 이벤트를 찾아 보니 그런 이벤트 내용을 아예 없더군요.만약 그런 이벤트 내용이 지금까지 있었다면 아마도 100권을 구매한 분이 계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딴지 거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 이벤트는 독자들 한테 그냥 한번 바람몰이를 해보고 없애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건 이 이벤트 내용을 펭귄 카페에선 전혀 찾아 볼수 없기 때문에 꼭 오해라곤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홈쇼핑 구매 독자(홈쇼핑에서 약 60%세일을 했죠)도 제외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당시 이벤트에는 그런 제한이 없었고 홈쇼핑 판매시에도 펭귄에서 그런 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펭귄에서 제대로 고지를 하지 않고 홈쇼핑 독자는 제외라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군요.
물론 100권을 다 산 분이 게실지 안계실지 모르지만 영수증을 첨부해야 하기 때문에-아마 대부분 다 버렸겠지요- 펭귄측엔 큰 문제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소송 많이하는 미국 같은 경우엔 큰 사단이 낳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좋은 의도로 한 이벤트지만 엉성한 뒷 대응으로 좋은 이벤트를 망쳤단 생각이 드는군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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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1-18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1년 6개월 후에 발표하는 이벤트라니.. 이슈만 끌고 잊어줬으면.. 하는 이벤트로밖에 안 보여요.

홈쇼핑 부분도 펭귄측의 잘못이 분명하구요.

카스피 2011-01-18 17:09   좋아요 0 | URL
네,워낙 이벤트 기간이 길긴 했어요.그러다보니 독자들도 대부분 잃어버린듯..
홈쇼핑은 판매를 위해 펭귄에서 한것인데 앞뒤가 맞질 않지요.

무해한모리군 2011-01-1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벤트에 대한 소식을 아주아주 예전에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도 조금 황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

카스피 2011-01-18 17:10   좋아요 0 | URL
워낙 기간이 길어서 좀 황당하긴 했지만 애독자와의 약속을 위해서 항상 공지를 해야하는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moonnight 2011-01-1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측의 답변도 카스피님과 하이드님께서 문제제기를 하시니 앗 뜨거라 하며 급히 올리신 것 같다는. (한 번 못 믿게 되니 계속 미심쩍음 -_-;)

카스피 2011-01-18 17:11   좋아요 0 | URL
ㅎㅎ 글쎄요,아마도 이 이벤트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리라곤 아마 펭귄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것 같네요^^
 

음 어제,그제 어딜 갔다 왔더니 누적 방문이 15만명이 넘었네요^^
옛 페이퍼를 뒤적여보니 10년 1월 8일자로 6만명이 왔다고 했으니 일년 사이에 약 9만명이 다녀가셨네요.
감사합니당^^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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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1-01-1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다음은 20만~ㅎㅎ

카스피 2011-01-18 01:35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용^^

하이드 2011-01-17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올해 백만 넘을 수 있을까요? ^^ 알라딘 백만클럽! 이라고 쓰고 보니, 로쟈님 말고 백만명 넘으신 분 누가 있을까요?

카스피 2011-01-18 01:35   좋아요 0 | URL
아마 로쟈님말고 하이드님이 백만명 돌파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하이드님 화이팅 입니다용^^
 
가모우 저택 사건 1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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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로 알려져 있는 미야베 마유키는 국내에서도 많은 추리 작품들이 번역되어 있는데 그런 그녀가 가모우 저택 살인 사건 같은 SF소설을 썼다는 것이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제 일본에선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비롯하여 사회비판 소설, 시대소설, 청소년소설, SF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추리 소설 같은 느낌을 팍팍주고 있지만 이 책은 SF의 하부 장르에 속하는 타임 슬립이란 개념을 도입한 SF소설이다.타임 슬립은 웰즈의 타임 머신과 같은 개념인데 타임 머신이 기계적인 설명이 필요한 반면 타임 슬립은 시공간의 구멍 같은 곳에 우연히 빠져 과거나 미래로 간다는 참 어떻게 보면 편리하게 시간 여행을 할수 있게 만든 개념이다.물론 SF소설이면서도 제목에 있는 그대로 주인공이 과거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에 추리 소설이라 불러도 크게 무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대학 수험에 실패하고 예비교 수험을 위해 상경한 수험생 다카시는 2월 26일 밤 호텔 화재에 휩싸이지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한 중년 남자에게 구조되어 2•26사건이 한창인 전쟁 전의 도쿄의 육군대장 가모우 노리유키의 저택으로 가게되고 그날 밤, 가모우 대장이 자결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현대로 돌아가는 데 실패한 다카시는 저택에서 일어난 가모우 대장의 죽음에 수상함을 느끼고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일종의 대체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 다카시가 가모우 대장의 자결에 의문을 품고 자결한 대장의 옆에 총은 왜 없는지 저택외부에서 침입 흔적이 없으므로 그럼 저택안의 누군가가 범인인지 하는 여부를 알아가는 과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소설에서 주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일본은 2차 대전 패망이후 일본의 근 현대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일본 군국주의의 잘못을 삭제하고 그들을 미화시키는등 역사를 왜곡시키는 일을 많이 자행해왔다.그러다보니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자신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히 알지 못하는데-그건 요즘 우리도 마찬가마 인 것 같지만-작가 미야베 마유키는 책 서두에 2.26사건의 배경과 그 이후 일본의 패망까지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정리해 감으로써 이 책을 읽는 일본의 젊은 독자들에게 당시의 역사와 시대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SF소설의 주요 장르중의 하나인 시간 여행에는 타임 패러독스란 것이 있다.흔히 드는 예가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할머니의 결혼을 방해하면 과연 시간 여행을 한 사람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하는 것이다.이와 반대로 아무리 시간 여행자가 과거의 역사를 바꾸려고 해도 도도한 시간의 흐름을 막을수 없다는 이론도 있다.
주인공 다카시 역시 전쟁에 진 일본의 비참한 상황을 책으로 배웠기에 이를 막아보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픔을 가누지 못한채 다시 자신이 살던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착하지만 스스로를 비하시키던 성격의 다카시-어떠한 일에도 무책임하고 핑계나 되며 도망치는 다카시는 어쩌면 현대 일본 젊은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는 과거의 인물들과 부닥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게 된다.

가모우 저택 살인 사건은 주인공 다카시가 타임슬립을 해서 과거의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는 점에서 SF소설과 추리소설을 절묘하게 배합한 작품이지만 사실은 한 소년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성장 소설이란 생각이 들면서 이런 세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 미야베 마유키의 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자만 SF소설+추리 소설+성장소설이란 세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려고 하다보니 장르 소설 독자의 입장에서 좀 이도 저도 안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단 한권의 책으로 SF소설+추리 소설을 읽으려고 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본격적인 미스터리를 원하는 독자들은 다소 실망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Good: SF소설+추리 소설,두 장르를 한번에 맛보는 소설
Bad:그러다 보니 어느쪽으로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Me:이런류의 소설은 역시 다이시경 시리즈가 최고.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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