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셜록 홈즈의 모험.셜록 홈즈 회고록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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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이 탄생시킨 셜록 홈즈는 워낙 유명하다보니 추리 소설에 대한 편견이 심한 국내 문학계와 독자들-혹은 학부모님들-역시 셜록 홈즈만큼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 같은데 그러나 보니 시대를 불문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많은 셜록 홈즈 시리즈가 출간되었다.시대에 따라 아동용으로 축약되었거나 혹은 일본어로 번여된 작품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거나 시대가 지남에 따라 영어 원본을 바로 번역하는등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데 아마도 셜록 홈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 작가가 만든 추리 소설이 전집으로 번역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도 70년대에 국내에서 출간된 동서 추리문고,삼중당,하서등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셜록 홈즈 추리 소설들을 가지고 있어 출판사는 다르지만 전집으로 갖고 있었다.물론 읽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서가에 올려놓으면 출판사가 다른 관계로 그 모양이 둘쑥 날쑥해서 상당히 보기 좋지 않았는데 2003년인간 황금가지와 시간과 공간사에서 동시에 셜록 홈즈 전집이 발행되면서 이것 저것을 살펴보다가 국내에서 추리 소설을 가장 많이 번역하신 정태원님의 시간과 공간사 셜록 홈즈 전집을 사기도 했다.

그 이후 더 이상의 셜록 홈즈를 사지 않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웬걸 1000페이지를 육박하는 새로운 셜록 홈즈가 나왔다고 한다.무슨 책인가 하니 셜록 홈즈 연구의 권위자이자 유명한 '셜로키언'인 레슬리 S. 클링거가 <셜록 홈즈의 모험>(1892)과 <셜록 홈즈 회고록>(1893)에 실린 24편의 단편을 한권으로 묶고 1,000개가 넘는 주석을 달은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가격이 워낙 후덜덜해서 살까 말까 망설힌 책인데 그런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후애님이 선물해 주셨는데 이 자리를 들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은 <셜록 홈즈의 모험>과 <셜록 홈즈 회고록>을 한권으로 엮은 책이다.
24편의 단편에 천여개의 주석이 달리다 보니 페이지수가 천페이지가 넘고 책 크기도 웬만한 잡지책 크기보다더 더 큰 거대한 책이 되버렸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 집에서 책 받침대에 놓고 책상위에서 정중하게 읽어야 만 할 책이 되어버렸다.게다가 양장본에 천페이지에 육박하는 주석달린 홈즈는 잘못하면 책 등이 갈라지지 않을까 싶어서 마음놓고 책을 활짝 펼친채 읽을 수 없는 정말 장식 같은 책이 되어 버렸다.
장식용 책으로는 정말 좋지만 읽기는 매우 불편한 책이 바로 주석달린 셜록 홈즈1인데 출판사에서는 차라리 원작이 어떻든 각 단편집 별로 주석을 달아 출판했으면 오리려 읽기도 더 편하고 판매도 더 많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주석달린 셜록 홈즈1에는 레슬리 S. 클링거가 셜로키언의 중요 쟁점과 주석을 두루 섭렵, 엄선한 천여개의 주석이 달려 있는데 편집자 개인의 주관에 치우치지 않고, 기존에 나온 모든 주석을 망라해 그 정수를 제시하고자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주석들의 경우 주석에서 다른 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부분이라든가 일반 독자들의 입장에선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과 장황하게 주석을 단 것은 솔직히 이 책을 읽는데 좀 짜증을 나게 한다.
물론 이 책의 주된 독자층이 셜록 홈즈를 숭배하는 셜록키언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기에 어떻게 보면 참 쓰잘데기 없는 주석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되기 하지만 홈즈가 탄생된 것이 19세기 후반임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이제는 도저히 알수 없는 부분들을 속속들이 알려주는 이 책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단순히 소설책-그것도 추리 소설에 불과한 셜록 홈즈에 이처럼 방대한 주석-일반 적인 고증적인 주석외에도 원작자의 실수나 추리의 불합리성등을 지적한 것-을 단 셜록키언들과 셜록 홈즈 연구자들의 노력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책은 셜록 홈즈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독자라면 필히 구매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하지만 일반 독자들이라면 천페이지를 육박하는 커다란 책의 크기와 무수히 많은 주석에 짓눌려 아마도 읽다가 포기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분들은 차라리 셜록 홈즈 전집을 가벼운 마마음으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추리 소설 애독자라도 이 책을 단숨에 사기는 어려울 것 같다.왜냐하면 보통 셜록 홈즈 전집은 한질씩 다 있을테고 현재 나와있는 2편과 앞으로 나올 책들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아마 함부로 살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격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꼭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Good:셜록 홈즈에 대한 모든것.천여개의 주석이 그것을 보장한다
Bad:쉽게 읽을수 없는 페이지와 책 크기 그리고 후덜덜한 가격
Me:그럼에도 주석달린 홈즈 시리즈는 꼭 구입해야 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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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2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석집 저도 탐나는 책 중의 하나에요. 정말 셜록키언이라면 꼭 구입해야할
필독서겠죠 ^^;; 카스피님은 정말 장르소설을 즐겨 읽으시는가 보군요.
저도 이번 리뷰 대회 덕분에 장르소설 읽기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거든요.
사실, 그나마 즐겨 읽은 추리소설인 셜록홈즈랑 괴두 뤼팽 시리즈뿐이라서,,
현대물도 읽어봐야겠어요 ^^

카스피 2011-01-21 23:21   좋아요 0 | URL
ㅎㅎ 이책은 주석때문이라도 소장가치가 충분하지요^^
 
베이커가의 살인 - 셜록 홈스의 또 다른 이야기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자음과모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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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에서 이미 말한바 있지만 셜록 홈즈란 인물은 이제 시대를 초월한 명탐정이 되었고 그에 대한 열기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오히려 더 늘어가는 것 같다.
이처럼 인기가 많은 인물이다 보니 가스등이 어슴프레 런던 거리를 비취던 19세기 후반의 인물인 셜록 홈즈가 스마트폰이 난무하는 현재와는 맞지 않아선지 홈즈의 고향인 영국의 BBC아예 셜록 홈즈를 현대 인물로 변신시킨 드라마를 만들기도 했다.현대의 셜록 홈즈도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곧 시즌 2가 제작이 될거라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홈즈나 보니 많은 작가들이 저작권이 풀린 시점에서 셜록 홈즈의 패러디나 파스티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이 책 베이커가의 살인은 홈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후대의 작가들이 셜록 홈스와 코넌 도일에게 바치는 앤솔러지 형태의 단편집으로 일종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는데 코넌 도일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열한 명의 또 다른 셜록 홈스를 만나볼 수 있다.

베이커가의 살인은 나름 추리 소설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작가들이 지은 새로운 느낌의 11명의 셜록 홈즈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11명의 작가들이 쓰다 보니 솔직히 작품의 수준이 모두 고르지 않고 천차 만별이라는 단점이 있다.아무래도 홈즈시리즈는 19세기 후반에 나오다 보니 후대의 작가들이 코난 도일의 쓴 홈즈 시리즈의 미묘한 맛을 a모두가 다 제대로 살리기는 한계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베이커가의 살인은 셜록 홈즈에 대한 후대 작가들의 오마주라고 생각하고 읽는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작품간의 수준차가 좀 있긴 하지만 그건 한 작가가 써도 마찬가지이고 이제는 더 이상 읽을 수 없는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기쁨이 그런 단점은 상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단편집에는 대니얼 스타샤워의 셜록 홈스, 하늘이 내린 선물이란 서문과 프롤로그에 홈즈의 아버지인 코난 도일이 직접 쓴 "셜록 홈즈에 대해 말하다"라는 에세이가 실려있고 책 말미에 로이드 로즈의 셜록 홈스 탄생 100년과 존 L. 렐렌버그의 아서 코넌 도일의 단어란 짧은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요 4편의 짧은 글만으로도 셜록 홈즈 팬들이라면 이 책을 사볼 충분한 가치기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셜록 홈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처음 추리소설을 접하는 독자들도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Good:셜록 홈즈에 대한 후대작가들의 오마주.4편의 에세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Bad:11명의 작가가 쓴 단편집이다 보니 각 단편간에 편차가 존재한다
Me:이런 책들이 계속 국내에 번역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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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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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밸린저의 이와 손톱은 80년대 자유 추리 문고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당시 셜록 홈즈나 앨러리 퀸등에 빠져있던 나는 이와 손톱을 읽고 전율을 금할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기에 이 책을 본 분은 많지 않았을 터인데 북스피어에서 다시 이 전설적인 책을 재간해 주었다.역시 다시 읽어보니 오래전에 느꼈던 감정이 다시 느껴진다.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서커스단과 함께 이동하며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가던 주인공 루의 앞에 한 아가씨가 나타나는데 루는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지만 행복한 생활도 잠시. 아내는 의문의 추락사를 당하고, 루는 그것이 타살임을 직감한다. 그때부터 루는 마술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범인을 쫓기 시작하고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절묘한 복수를 해낸다는 내용이다.

이와 손톱은 교차 편집을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강한 서스펜스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특히 루와 범인을 교차 편집하고 드디어 마지막에서 만나게 하는 장면-아내를 살해한 범인은 루에게 철저한 복수를 당하고 감옥에 갇히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을 함정에 빠드린 사람이 누군지와 동기를 몰라 괴로워 한다-은 그 동안 어는 추리 작가에서도 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런 서스펜스와 긴장감은 굳이 비교하자면 환상의 여인이나 새벽의 데드라인의 아이리쉬에게서나 느낄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마술사 루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첫째, 그는 살인범에게 복수했다.둘째, 그는 살인을 실행했다.셋째, 그는 그 과정에서 살해당했다는 글귀가 나오는데 솔직히 무슨 말인가 싶지만 이와 손톱을 다 읽다보면 정말 이 말이 정답이구나 하는 생각을 같게 할 정도다.
앞서 말한대로 이와 손톱은 루라는 마술사가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는 서스펜스 복수극의 여정을 보여주면서 다른 한편에선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인물을 죽였다는 살인 용의자의 법정 공방을 다루고 있다.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두 사건은 책 속의 이야기가 진행되감에 따라 서서히 하나로 엮어지며 만나게 되는데 그 부분이 독자들을 깜작 놀라게 만든다.
마치 아이리쉬의 작품을 읽는 듯한 긴박감과 함께 페리 메이슨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법정고방- 사체도 없고, 증거라고는 치아와 손가락뿐임에도 살인 사건으로 한 남자를 기소한 검사. 온갖 정황 증거와 증언들로 살인을 증명하려는 검사에 맞서 사건을 무효화시키려는 변호인의 공방은 마치 한편의 법정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다.


책속에 워낙 대단한 반전이 숨어있기에 미국에서 출판당시 결말 부분은 봉인이 되어있었다고 한다.만약 봉인되는 부분까지 읽고 흥미가 없다는 독자가 있다면 반품을 받아준다고 하니 얼마나 책에 대해 자신이 있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요즘 많은 일본 추리 소설들이 국내에 번역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을 능가하는 작품이 과연 몇 개나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한마다로 서스펜스와 법정 추리 그리고 CSI 드라마를 한번에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으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듯이 읽어야 될 작품이 아닌가 싶다.

Good:유주얼 써스펙트가 연상되는 강렬한 반전이 있는 서스펜스와 법정 추리의 결합물
Bad:글쎄 뭘까??
Me:국내에 번역된 빌 밸린저의 추리소설은 다 사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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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승원 옮김 / 창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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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국내 추리 애독자들은 월리엄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엘러리 퀸의 《Y의 비극》과 함께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힌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런 순위는 서구의 어느 자료를 찾아봐도 추리 소설의 순위를 매겨놓은 자료는 없다.
위 자료는 아마 70년대 일본의 모 신문사에서 자국의 추리 독자들의 추천을 받은 추리 소설들의 랭킹 순위를 매긴거란 글을 어디선가 본듯 싶은데 어찌되었든 나름대로 추리 선진국이라보 불리우는 70년 일본 추리 독자들의 시각에서 볼 때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는 있겠다.

21세기 들어 도일의 홈즈를 필두로 르블랑의 뤼팽 시리즈가 완역되고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단편이 전부 번역되며 많은 추리 애독자들이 헌책방을 전전하게 만들었던 동서 추리문고가 재간되고 매년 수십편 이상의 일본 추리소설들이 간행되고 아주 가끔씩 이지만 황금시대 추리소설 작가들의 작품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 보면 참 의외로 서스펜스의 대가란 호칭을 받고 있는 월리엄 아이리쉬-본명 코넬 울리치-의 작품은 생각외로 적게 국내에서 번역되었다고 생각되는데 그의 작품중에 국내에 번역된 것은 환상의 여인,죽은자와의 결혼,상복의 랑데부,새벽의 데드라인(절판),검은 옷을 입은 신부,밤은 천개의 눈을 가졌다,단편집 밤 그리고 두려움1~2등 서구에서의 그에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채 열권이 번역이 안된 것 같다.

환상의 여인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남편 스콧 핸더슨은 어느날 아내와 다투고 집을 나와서 처음 보는 여인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는 살해당했고, 스콧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스콧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누명을 풀어주고자 스콧이 만났다는 여자를 찾으려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사형 집행 날짜는 계속 다가오지만, 그 여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스콧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의 친구와 애인은 그 정체불명의 여자를 찾기 위해 40년대 뉴욕의 밤거리를 돌아다니고 그 와중에그의 알리바이를 보조해줄 증인들은 하나씩 죽어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동안 국내에 번역된 서구나 일본의 추리 소설과는 약간 그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서구의 황금시대 본격 추리나 법의학 추리 소설이나 일본의 신본격 혹은 사회파 추리 소설과는 달리 이 작품은 살인 혐의를 받고 사형을 앞둔 주인공의 피 말리는 심정을 밀도 있게 그려 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목차 역시 사형 집행일 150일부터 사형 집행 다음날까지 되어 있어 교수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스콧의 공포를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환상의 여인은 이처럼 서스펜스가 주가 되는 작품이다 보니 국내 추리 독자들이 사랑한는 본격 추리의 절묘한 트릭은 없다고 할 수 있다.물론 뒤에 주인공을 살리는 반전이 있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범인을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정보도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복잡한 작가와 독자의 두뇌 싸움 보다는 작가가 능숙하게 써놓은 서스펜스를 독자들은 주인공과 함께 아슬 아슬한 느낌을 맛보며 끝까지 달려가면 되는 작품인 것이다.

대체로 아이리쉬(울리치)의 작품은 탐정 소설이라기 보다는 서스펜스가 강한 범죄 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작품의 특징중의 하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탐정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당시 많은 추리 소설들에서 각종 탐정들이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리쉬의 소설에는 탐정이 아닌 어려움에 빠진 일반인들이 등장하여 고생을 할 뿐이다.설령 경찰이나 탐정이 나오더다라도 이들의 역할은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노력을 방해하거나 마지막에 가서야 자신들이 할 일을 주인공이 대신한 것에 대해서 축하해주는 일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그 역할이 미미할 따름이다.

환상의 여인에서 느낄수 있듯히 아이리쉬 작품은 셜록 홈즈등의 명탐정이 마치 톱니바퀴와 같이 정교하게 맞무려 우리를 감탄시키는 추리가 아니라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키는 눅눅하고 빛바랜 회색의 도시 뒷 골목어둠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독자에게 주는 작가의 절묘한 문체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항상 시간에 쫒기는 듯한 평범한 남녀의 뒤를 쫒는 공포가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을 어쩔수 없은 어둠 속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 대한 묘사,도시적인 우수와 슬픔을 던져주는 분위기 등 환상의 여인에서는 여러 가지 작가의 특징을 볼 수 가 있는데 그런 모든 것을 감싸고 흐르는 듯한 마치 재즈 선율을 듣는 듯한 그의 유려하며 독특한 문체의 아름다움은 작가만이 갖고 있는 개성이기에 많은 후배 작가들이 그의 문체와 작품에 매료되어 그의 뒤를 이으려고 노력했지만 환상의 여인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을 아무도 소화해된 추리 작가는 없다.마치 이도류의 미야모토 무사시가 당대 최강의 검사였지만 그만이 소화해낼수 밖에 없었던 이도류의 후계자가 없어 이도류가 사라진 것 같다고 할 것이다.

신본격과 사회파 추리 및 코지 소설들이 난무하는 국내 추리 소설계에서 마치 진한 커피향을 맡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이리쉬의 작품은 작가와의 복잡한 두뇌 싸움에 지친 추리 소설 애독자들에게 한 가닥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청량한 허브향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Good:서스펜스 추리 소설의 거장 다운 작품
Bad:정교한 트릭은 없는 편
Me:필름 느와르를 연상시키는 뉴욕 뒷골목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제격인 작품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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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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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리뷰한대로 일본 신 본격 추리 소설을 태동 시킨 아야츠지 유키토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독특한 건축물인 관을 소재로 해서 십각관 살인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수차관,미로관,인형관 살인 사건을 발표한다.
그리고 다섯번 째 작품인 시계관의 살인을 발표하는데 작가 스스로 1기 관시리즈를 마무리 한다는 말처럼 앞선 4편이 관시리즈가 대략 250페이지 안쪽이었다면 시계관은 거의 6백 페이지에 육박하는 장편이 되었다.

시계관의 살인을 간단히 요약하면 십각관의 참극이 벌어진 지 3년 후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희담사라는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던 가와미나미는 도쿄에서 시마다와 재회한다. 가와미나미는 출판사의 업무차 108개의 시계들로 가득 찬 시계 모양의 건물에 사흘 동안 아홉 명이 갇히게 되고,차례로 죽어나가는 연쇄살인이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시계관 살인 역시 천재 건축가인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기묘한 형태의 건물인 시계관이 등장하는데 시계관은 시계 모양의 건축물과 더불어 내부에 108개의 시계가 있어서 그 안에 들어간 사람들에게 상당히 기괴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외부와 차단된 공간안에서 왜곡된 시간속에 벌어진 연쇄 살인이 그안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더 공포스럽게 한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는 본격 추리 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사실 어폐가 있는 트릭이 있는데 작가가 워낙 소설 초기부터 당당하게 이를 선언하고 써왔기에 많은 독자들이 이 시리즈의 특징인양 용인하고 있지만 본격 추리 소설의 독자에게 좀 부당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부분 상존한 것이 사실이다.
비록 시계관에서도 언페어한 트릭이 여전히 상존하지만 작가는 이를 상쇄할 놀라운 트릭을 만드는데 기존의 관 시리즈에서 보지 못한 기발함이 있다고 생각되면서 기괴함을 주는 내용 전개와 세심한 완급조절, 치밀한 구성과 드라마틱한 결말은 이 작품이 작가가 말한대로 1차시리즈의 대미를 완성하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관에 상존하는 언페어한 트릭과 항상 건물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살인이 일어나는 곳과 외부라는 이중적 구조는 이 시리즈의 특징임과 동시에 독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단점이란 생각이 든다.그러다 보니 암흑관에서 아주 엉뚱한 시도를 하게 된다.

뭐 이런 단점에도 여전히 관 시리즈는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가가 암흑관에서 진을 뺏는지 더 이상 관시리즈에 대한 소식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본격 추리에 흥미를 가진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

Good:시간과 관련된 독창적인 트릭
Bad:항상 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 패턴
Me:관 시리즈 7권을 다 구매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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