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새로운삶,내일을 향한 희망을 품는곳

조용헌의 휴휴명당 -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이책 '휴휴명당' 머리말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해를 보고 달을 보고 바다를 보라. 그래야 산다'

한국 명산 곳곳을 누비며 공부하고 글 쓰는 저자 조용헌씨는 우리나라의 영지와 명당 22군데를 찾아 인문학적 성찰을 녹여냈다.

그가 꼽은 영지와 명당 22곳에는 대부분 사찰이 있다.

1600년전 한반도에 불교가 정착되고나서  산이 내뿜는 영기 지키는  산신(山神), 물이 지니는 영기를 지키는용왕(龍王),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영기를 지키는 칠성(七星). 도교와 선(仙)이 뒤섞인 불교로 발전되면서 명당이라는곳에는 고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영지중  보리암에는 간성각(看星閣)이라는 곳이 있는데 한자 그대로 '별을 바라보는 건물'이라는 뜻으로 별에서 에너지가 온다고 믿었던 도교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다.

또다른 영지인 장성 백양사 약사암(藥師庵)은 병으로 고통받던 민초들이 찾아간 약방이였던 곳으로 약사암의 바위는 흰색.,봉우리 이름은 백학봉(白鶴峯)이다.

저자말에 의하면 풍수에서는 백학봉 산세를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이라 일컫는데 신선이 독서하는 형세라는 의미다.

약사암 옆에 있는 영천굴(靈泉窟)에는 샘물이 나오는데 이 샘물에는  땅의 기운, 물의 기운이 들어 있어 이샘물을 마셨던 민초들의 병을 치유했다고 한다.

영지와 명소를 찾아 한반도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 걸으며 공부한 저자가 말하는 '명당' 이라는곳은 하늘-땅-물-바람의 조화가 이루워진곳 이라고 한다.

  다산 정약용이 귀양살이에도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던곳 '강진 백련사'  , 백범 김구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을 강구했던 '공주 마곡사'

즉, 명당이라는곳은  간절함과 절실함이 깃들여 있는 곳으로  새로운 삶, 내일을 향해 희망을 품게 만드는 곳이다.

삶의 저편속으로

올 댓 이즈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8월

'밤새 어둠속 물살이 빨랐다.

갑판 아래 층층이 놓인 6열 침상에 남자 수백명이 조용히 누워 있었다 .대부분 새벽녘 까지 잠들 지 못한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희미한 불빛,끝없는 엔진 소리 눅눅한 공기를 뿜어대는 환풍기

1500명에게 주어진 장비와 무기는 바다에 떨어진 닻처럼 그들을 해저로 끌어내릴듯 무거웠다.

이함대는 일본 남부의 큰섬 오키나와로 향하는 중이다.'

이함대에 타고 있던 한남자. 필립보먼은 2차대전 해군으로 복무했던 군인으로 종전후 하버드대에 편입한다.

사교계여자와 바람이 난 아버지는 가정을 버렸고 어머니 혼자 교사일을 하며 아들 보먼을 키운다.

가난했지만 따스하고 자상한 어머니, 유쾌한 이모, 이모부와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어도 보먼은 가슴한쪽 구석은 서늘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보먼은 기자 시험에 낙방하고 그저 그런 공연잡지사에서 일을 하다 출판사 편집부로 들어간다.

첫 만남부터 이별의 길로 들어섰던 아내 비비안과의 결혼은 자신의 병든 어머니를 간병한다는 짧은 이별편지와 함께 끝이나버린다.

'8월말 나무가 여름의 황홀한 양기를 받아 무성한 잎을 거느리다가 어느날 갑자기 기이하게 차분해졌다 기다렸다는 듯 즉시 깨달았다. 다들 알았다 만물이 알았다.딱정벌레, 개구리와 까마귀가 잔디밭을 숙연히 가로 질렀다. 정점에 달해 천하를 품었던 태양이 스러져갔다. 사랑받던 모든것이 위기에 처했다.'

전쟁,죽음,이별 이라는 얼룩과 멍에속에서 보먼은  사랑을 향한 갈망,애정에 결핍된채

편집자로 분주한 나날을 살고 스쳐지나가는 여인들과의 불발같은 사랑 앞에 커다란 배신과 상처를 끌어안게 된다

그리스인 전남편사이에 15살짜리 딸을 둔 이혼녀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진 보먼은 함께 살 집을 대출로 마련하지만 부동산업자와 바람이난 크리스틴은 집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보먼은 집을 빼앗겨버린다.

수년 뒤 크리스틴의 딸 아네트와 우연히 만난 보먼은 출판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20살이된 아네트를 데리고 홀연히 파리로 떠난다.

아네트와 몇일밤 황홀한 잠자리를 함께한 뒤 프링스어를 전혀못하는 아네트를 파리 호텔 어딘가에 홀로 놔두고 메모만 남겨놓고 떠난다.

'난 떠나. 지금은 설명하기 곤란해 즐거운 시간이였어.'

그녀의 어머니 크리스틴을 용서했어도 보먼은 '니딸 여기있어 데려가' 라고 내뱉고 싶은 마음을 꾹참고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아네트와 함께 묵었던 호텔 숙박비를 지불해버린다.

'혼자 있어도 괜찮았다 그는 저녁을 손수 차려먹은후 앉아서 책을 읽었다. 팔꿈치 옆에 한잔 가져다 놓고 10번가에 살때 비비언이 잠든후 작은거실에 앉아 읽었을때 처럼  시간은 무궁무진했다. 반복되는 낮과 밤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삶....'

오랜세월 투병으로 기억을 서서히 잃어버려버린 어머니

 '그곳에 시간따윈 없다. 시간은 임종과 동시에 사라진다. 우리가 잠드는 순간처럼 그곳에 기쁨뿐.'

자신이 태어났을때 맨처음 들었던 목소리,어머니 이제 어머니는 곁에 계시지 않는다.

처음만났던 친구들, 그들의 이름 그리고 홀로 썼던 방 구석구석까지 보먼은 기억을 하고 있다.

 보먼은  질흙같은 암흑속 그 강을 떠올린다.

체념하고 인내하며 길게 줄지어 서서 뱃사공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전부

빼앗겨버리고 반지 한개, 사진 한장 그리고 편지 한통 모든 것이 사라져도 소중한 딱한가지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

보먼도 그런것을 갖고 있다.

'너와 함께 보낸 날들은 내인생 최고의 날들이었어...'

어스레한 은빛, 출세하려는 꿈을 품고 이도시에 첫발을 내디뎠던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보먼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

어쨌건 앞서 살다갔던 모든사람들처럼 그도 가리라

이모든것 전쟁,어머니, 아버지 , 이모,이모부,런던,에스파냐, 파리 그들과 함께 했던 낮과 밤,무수한 이름들 바다,집들 ..그리고 책들 이모든것들을 남겨두고...

 이루 헤아릴수 없을정도로 그가 소유했던 삶의 저편속으로 ....

맥주 맛도 모르면서 ㅎㅎ

맥주 맛도 모르면서 - 맥주에 관한 두 남자의 수다
안호균 지음, 밥장 그림 / 지콜론북 / 2015년 7월

맥주를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두남자 안호균씨가 글을쓰고 밥장님이 그림을 그리셨다.

그럼, 이두분이 얼마나 맥주를 사랑하시는지 살짝 엿보면~

알려지지 않은 세계 맥주의 뒷이야기  각 나라를 대표하는 맥주들과 제조법에 따라 맥주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뭇 비밀을 들춰보듯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렇게 챕터별로 타이틀과 연결되는 명구들이 적혀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동안 마셔왔던 몇종류의 맥주들이 아닌 이런 맥주가 존재햇는지 조차 몰랐던 맥주들이 나온다.

더구나 맥주를 마실때 새우깡을 곁들이지 말고 널직하고 소란스럽고 흥분되는 야구장에서 마시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맥주를 마시기전에 어떤 맥주를 어떤 곳에서 마실지 고민해봐야한다.

하루의 끝자락에 마시는 맥주..삶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

이라는 하루키 소설속의 구절처럼

맥주는 거품이 넘치기 일보직전의 아빠의 맥주잔을 맛보는것을 시작으로 친구와 동료와 그리고 오늘의 끝자락에서 함께 할수 있는 존재인것이다.

무알콜맥주는 무슨맛으로 마시나요? ㅎㅎ

일본의 발포주 소개가 나온다 일드에서 주인공 혼자 마시곤 했던 그맥주!

샴페인처럼 톡쏘는맛!

이두분은 서늘하고 화창한 가을 화려한 단풍으로 물든 교토로 날아가시고 꿈에 그리던 산토리 맥주공장을 방문하신다.

맥주를 향한 애정은 이곳에서 폭발해버리고

진정한 맥주 사랑은  풍성한 맥주 거품처럼 일렁거린다.

이곳에서는 전통- 품질- 다양성을 맥주를 제조하는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이되는것중에 하나는 먹고 마시고!

     맥주맛을 모른다면 ㅎㅎㅎ

복수의 여정속으로

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수감자들은 소년을 소니라고 불렀다. 그소년은 10대 시절 두 사람을 죽였고  아버지가 부패 경찰이라는것 길게 엉킨 머리카락은 소년의 얼굴 대부분을 가렸고 팔뚝에는 성모 마리아 문신이 새겨져 있다.

'지상과 천상의 모든 신들이 너를 불쌍히 여겨 너의 죄를 용서하리라. 너는 죽지만 참회하는 죄인의 영혼은 천국으로 인도받으리라. 아멘.'

 죄수들은 소년 소니에게 죄를 고백했고 소년은 그들을 용서했다. 신의 대리인이라도 되는것 처럼...

 소니는 동료 죄수로부터 아버지가 자살한 게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이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 소니에게 아버지는 강직하고 모범적인  경찰이자 존경의 대상이었고 너무나도 자상했던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이 부패 경찰이었다고 고백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버렸다. 아버지의 자살이후 꿈과 희망으로 충만되었던 소년은 마약에 빠져들었고  마약을 확보 하기 위해 남의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로 들어간다.

11㎡의 작사각형, 온통 하얗게 칠해진 콘크리트 바닥 감방속으로...
 '진실을, 아버지가 어머니와 나를 위해 죽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난 다시 태어났어요.'

소니는 탈옥에 성공 아버지의 죽음에 연루된 자들을 차례차례 제거하며 아버지를 죽게 만든 이유를 쫓기 시작한다.  소니가 쫓는자는 아버지의 동료였던 시몬 케파스.

 그는 동료의 아들 소니의 범행을 막기 위해 법을 어기고 연쇄 사건 수사에 뛰어든다.

 아버지를 죽게 만든   이들을 처치하는 소니의 살인행위는 오슬로 전체를  연쇄살인의 공포로 휘몰아가고  범죄자를 제거하는 '지옥에서 온 천사'라 부르는 숭배자까지  나타나기 시작한다. 

소니는 오직 복수만을 위해 탈옥한 사람처럼 거침없이 잔혹하게 그사람의 죄의 무게만큼 복수를 한다.


하지만 소니의  복수의 시작은  처절한 울분으로 시작했지만  그끝을 향해 치닫을수록 죽은 아버지를 되살려낼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어요. 아버지의 유서를 봤을 때 내 인생에서 아버지는 사라져버렸죠. 나도 사라졌고요'

소년 소니의  복수 여정속에 신앞에서 용서 받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울, 꿈과 욕망의 용광로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서울은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땅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차별과 배척의 도시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지만  그로인해 파생된 빛과 그림자, 꿈과 욕망의 불씨를 지피게 만드는 대한 민국의 수도 서울을 흥미롭게 분석한 이책을 펼치면 이런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 한국에만 있는 행정기구인 동사무소는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 1963년에 갑자기 서울의 면적을 두 배로 확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린벨트를 만든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 아파트는 어떻게 지배적인 주거 양식이 되었을까?
-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왜 그렇게 많은데도 지배적인 주거 양식이 못 됐을까?
- 왜 마포가 아니라 테헤란로가 대표적인 사무지구로 자리 잡았을까?
- 왜 서울숲에는 그렇게 비싼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섰을까?
- 송파구에 갑자기 상업지구가 15만 평이나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 청계천 복원 사업과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을 관통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 마을 만들기는 메트로폴리스의 고질병인 도심 봉기를 예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서울대 지리학과 임동근교수는 동사무소 출현부터 도심봉기까지 서울의 변천과 변모,추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게 한 법과 제도 그리고 조폭과 재벌들의 땅투기와 매매들을 언론인 김종배씨와 흥미로운 대담으로 펼친다.

1962년 특별시가 되고 1963년 행정구역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결과  수도 서울의 면적은  2배로 늘어나  대도시로 탈바꿈한다.

1965년 이후 매년 50만명의 인구들이 수도권으로 몰려들자 정부는 폭증하는 인구들을 관리하기 위해 기본 편의 시설과 기타 부가 시설을 구축하는 통치전략을 펼친다. 

1967년 경부고속도로 건설 2년 반 만에 450억원이라는 헐값에 고속도로 짓자는 프로젝트아래  벌판을 국가가 개발할 땐 인근 지주들에게 땅을 환수해 그 일부를 매매(일명그 땅을 ‘체비지’라고 함)해서 정부는 투자 자금이 몰리는 부천, 소사 등의 지역을 그린벨트로 묶어 버렸다.

이렇게 그린벨트를 구축한 대도시 서울은 70년대 들어서자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당시 정부는 '체비지'를 파는 과정에서 땅을 개발하고 아파트를 지어서 같이 파는 것 일명 패키지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최대한 빨리, 많은 주택을 지어서 쏟아져들어오는 인구를 수용하기를 원했던 정부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민간 업체를 아파트 시장으로 유인하는데 이때 뛰어든 업체는 '현대건설'이다.

1975년「주택 유효수요 추정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소득수준이 높은  대졸자들은 아파트 선호도가 11퍼센트 넘게 나오고 여자 대졸자를 중심으로 조사하면 25퍼센트가 넘는다. 즉 이보고서의 결론은 이런 아파트를 살만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지를 조사한것이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되고 정부주도의 도시개발의 힘이 약해지자  경쟁하듯 대기업 자본을 끌어들여 멋진브랜드를 입힌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이라는 독특한 주거공간같은 상업시설들이 들어선다.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부도가 난 건물을 주로 사채업자나 폭력 조직이 인수해서 오피스텔로 개조하면서 대도시 서울은 치고 빠지는 개발업자와 대기업 그리고 임대로 먹고 사는 자본가들의 손에 쥐락펴락하는 모습으로 변모해나간다.

이책은 인구의 변동과 이를 뒷받침하는 권력이 땅이라는 공간을 통해 어떻게 변모하고 발전해나가는지 '정치 지리학적 '관점으로 흥미롭게 분석한다.

620년이 넘게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 생태계속에서 발전하고 공생하는 '주거의 문제'를 통치적이라는 큰틀을 통해 정치-권력-자본이 어떻게 연결되어  어떤 결과와 부작용을 파생시켰는지 대도시 서울의 현재 모습을 한눈에 파악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