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에서 장바구니를 선물로 준다는 이벤트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참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01029_moondong)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을 통해 "프레임"이라는 언어를 대중화시킨 조지 레이코프의 신간 <도덕, 정치를 말하다>를 골랐습니다.
부제가 "보수와 진보의 뿌리는 무엇인가?"네요.
우리나라의 경우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를 찾을 수 없고,
저마다 표를 위해서, 아니면 자기만족을 위해서, 아니면 생존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 새로 이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장바구니에 처음으로 넣었습니다.
판매가 : 19,800원






요새 위키트리라는 뉴스 사이트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위키트리란 위키피디아의 형식을 뉴스에 적용한 모델입니다.
SNS 전문가들은 위키트리가 기존의 언론사 사이트를 능가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습니다.
저도 사용을 해보았는데, 여러 사람이 협업을 통해서 뉴스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SNS의 지향점을 담아낸 창업자의 철학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대표이사가 공훈의라는 분인데, <소셜미디어 시대 보고 듣고 뉴스하라>라는 책을 내셨더군요.
요새 소셜미디어 관련 도서를 탐독하고 있는데, 마지막 목록으로 넣고 싶습니다.
(당첨 안 되더라도 이 책만큼은 꼭 사서 보고 싶네요^^)
판매가 : 12,600원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 고전 <미디어의 이해>를 읽지 않고 미디어에 대해 고민한다는 게 어느 순간에는 우습게 느껴지더군요.
일단 말하기 전에 들어라는 말처럼 미디어라는 말, 미디어의 의미가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순간을 목격하고 그 의미를 파악해, 실제 미디어 환경에서 나의 위치와 방향을 잡아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전문학, 고전 철학 등은 많이 보았지만, 미디어는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손놓고 있었던 책 <미디어의 이해>를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판매가 : 11,250원





안도현의 <연어>라는 책은 제주도의 인문학 전문 서점인 <사인자>라는 서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97년 새내기 때였는데, 96학번 선배가 소개해준 책이었죠.
책은 96년도에 나왔군요.
그 때 안도현의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라는 시집이 분수령이 될 것 같아요.
기형도, 안도현, 박노해를 읽다가 2,000년에 백석을 만나면서 기존의 시인들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라는 제목이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의 한 구절이라는 것을 직접 목격한 순간 안도현에 대한 뜨거운 집착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 이후로 안도현을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어 이야기>는 만나고 싶네요.
판매가 : 6,750원



제가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이었습니다.

연어 이야기
판매가 : 6,750원

미디어의 이해
판매가 : 11,250원

도덕, 정치를 말하다
판매가 : 19,800원

소셜미디어 시대, 보고 듣고 뉴스하라
판매가 : 12,600원

총 : 50,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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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4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새 소셜미디어 관련 책을 많이 사서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과 읽으려는 책들을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소셜미디어의 전반적인 교양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소셜 웹 사용설명서>를 첫 번째로 추천할게요. <소셜미디어마케팅>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고, <소셜미디어마케팅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실무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실무적인 부분과 교양적인 부분이 적절히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여러 명의 필자가 자신의 색깔을 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소셜 웹 사용설명서>와 <페이스북,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우선 읽기를 권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신뢰! 소셜미디어 시대의 성공 키워드>(에이콘)인데, 아마 이 책을 알았더라면 가장 먼저 읽었을 것입니다. "신뢰"라는 키워드가 소셜미디어의 핵심이거든요. 그리고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소셜노믹스>라는 책도 기대가 돼서 구입했습니다. 교양이 많은 책을 읽고 소셜미디어의 심연을 이해한 후에 기능적이고 구처젝인 부분을 알면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즐독하시길^^




소셜물고기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많은 웹 환경을 경험해보았지만, 소셜웹은 제 성향에 굉장히 잘 맞더군요. 깊이도 있고 넓고 다양하고 특히 인간적인 면이.
제가 소셜 웹을 이해하고 지향점으로 삼은 생각이 아래의 문장 안에 다 들어 있었습니다. <신뢰! 소셜미디어 시대의 성공 키워드>라는 책에 있는 대목입니다.

"신뢰 에이전트는 웹에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하는 사람이고,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름의 고유한 개인을 만들 줄 알며, 유연한 관계를 구축하는 사람이다."

소셜 웹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긴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소셜 웹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통시키고 공유하느냐가 소셜 웹의 운명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소셜 웹이 변질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행한 보고서 중 페이스북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제목이 "소통방식의 변화를 주도하는 페이스북"였는데, 수치와 데이터를 이용해서 분석을 잘 해놨지만 결론은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하나 늘었다"였습니다. 소통 채널이 아니라 마케팅 채널이라는 것이죠. 그 결과가 바로 삼성전자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제품에 대한 소통보다는 아기자기한 이야기 중심이며, 가입자의 글에 피드백 달기를 게을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댓글 피드백에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기업의 SNS 이해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셜커머스 열풍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셜"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그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퍼다놓을 수 있는 커넥트를 붙였을 뿐 "소셜"이라는 바탕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셜의 바탕이 무엇이냐구요? 제 입으로 하기에는 어렵고 소셜과 웹을 창시한 사람의 소망을 보는 게 좋겠습니다.

웹의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해서 우리의 친구와 동료를 더 잘 이해함으로써 서로를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어주면 좋겠다
- 인터넷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

우리는 수평적 플랫폼을 추구한다.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모두와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 페이스북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전에는 앱에 불과했다.
-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만약 특정한 목적(판매나 특정 이익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소셜 웹에 접근한다면 주소를 잘못 찾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소셜을 친구에 비유하자면, 친구에게 마음을 쏟고 친구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입니다. 소셜은 사실 우리 옆에 있는 진짜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문학적으로 소셜 웹에 접근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들은 하버드대학교 동창생들로 심리학(주커버그), 문학, 역사학(휴스), 경제학 등의 학문이 깊이 녹아 있습니다. 인문학적 차원에서 접근해도 무궁무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페이스북 때문에 최근 심리학 책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은 "페이스북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한양대 윤영민 교수 조사)

요컨대 SNS는 "바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수심이 얕은 해변에서 다슬기나 미꾸라지, 게 등을 잡으며 놀지만, 스쿠버다이빙은 배를 타고 가서 깊은 곳에서 놉니다. 원양어선 선원들은 대양을 달리 하면서 고기를 잡습니다. 모두 자기가 원한 만큼 가져갑니다. 하지만 바다를 나의 목적에 맞게 전용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SNS, 페이스북에 접근하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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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힘줘서 쓴 리뷰 <"시민 장하준"이 돌아왔다>를 보고 많은 분들이 땡스투를 눌러주셔서
가정살림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땡스투를 눌러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추천도 함께 눌러주시면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 꾸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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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1-0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해!
나도 그런 적 있었지. 정말 가정살림에 보탬이 되더라.
요즘 어떻게 지내니? 보고 싶네.^^

승주나무 2010-11-04 21:26   좋아요 0 | URL
정말 보고 싶으세요.
나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니 저는 행복한 놈이네요.
볼 기회가 있겠죠~
140원씩 모여서 책 한 권 살 수 있을까요^^
벌써 기대돼요 ㅎㅎ

saint236 2010-11-0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만간 가정 살림에 보탬을 드리지요. 장하준이라..

승주나무 2010-11-04 21:26   좋아요 0 | URL
네..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보다 잘 쓴 리뷰가 있더라도 꼭 땡스투는 제게 해주셔야 해요 ㅎㅎㅎㅎㅎㅎ

감은빛 2010-11-05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장하준 책을 살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살림에 보탬을 드리긴 어렵겠네요.
대신 추천은 꾸~욱! 눌러드리지요! ^^

승주나무 2010-11-06 02:44   좋아요 0 | URL
네~ 추천도 너무 감사하죠^^
 

트위터에 이어서
페이스북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아이디 : dajak97)
페이스북에는 약 100만명의 개발자들이 어플리케이션에 참여하고 있는데,
애플 어플리케이션 시장보다 더 큽니다.

그런데 frienditem이라는 페이스북 어플에 알라딘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예스24는 없더군요. 암튼 SNS에서 알라딘을 자주 보게 돼 반갑습니다.






페이스북 하시는 분들은 frienditem이라는 어플 깔면 알라딘 서재처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알라딘 서재지기 님들 중에서 페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친구 먹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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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11-0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거 도무지 모르겠더라.
오늘도 3 사람이 날 찾는다고 이메일 왔는데
그래서 뭘 어쩌라구? 하고 있다능. 난 기계랑은 영...ㅜㅜ

승주나무 2010-11-03 16:03   좋아요 0 | URL
우리가 워낙 포털 마인드(카페, 뉴스, 메일 알아서 다 해주던 버릇)에 오랫동안 길들여져서,
소셜마인드 자체가 워낙 생소해요.
예전에 다음, 네이버 제공하던 블로그 쓰다가 티스토리 같은 설치형 블로그를 썼는데,
페이스북이 그런 거 같아요. 내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방식.
외국에서는 굉장히 익숙한가 봐요..
하나 맘 먹고 만들어보세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장하준, 시민에게 말 걸다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 발행, 이하 "23가지") 출간기념 기자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장하준 교수는 "시민"이라는 화두를 꺼내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 민주사회 시민이다. 경제학자, 토목공학자, 의사는 자신의 전문분야만 하면 그만이지만, 민주시민은 핵폐기, 남북관계, 지구온난화, 복지 등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책의 내용 역시 시민에 맞춰져 있다. 서론에서 <23가지>가 목적하는 바가 명시돼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 행사해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하는데는 전문 지식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데,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토대로 시민으로서의 "좋은 판단"을 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책의 표지에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후 3년"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23가지> 사이에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책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의아할 수도 있다. 왜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23가지>가 함께 거론되어야 하는가에 관해서. 이에 대한 답변은 기자간담회에서 장하준 교수가 직접 설명했다.

"대중을 위해 맘먹고 쓴 책이 바로 <나쁜 사마리아인들>인데, 이 책 내고 나서 '기왕 이쪽 길로 들어선 몸이니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게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요청에 화답한 책이 바로 <23가지>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에서 <23가지>의 형식이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법정을 연상시킨다.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저격수"답게 장하준 교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요 논거를 법정에 세우고, 조목조목 기각하는 방식으로 논리를 진행한다. 하지만 <23가지>에서는 좀더 쾌활한 공간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마당극 <양반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은 당연히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인데, 이번에는 그들이 일부러 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춰냄으로써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실체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논리적인 대결이 아니라 은폐한 진실을 보기 좋게 들춰내는 서술방식, 게다가 풍자라는 유쾌한 방식을 글쓰기에 적용했다는 점은 진전으로 꼽을 수 있다. 장하준 교수는 아카데미에서 저잣거리(대중)을 향해서 '자신의 보폭으로' 성실하게 걸어나오는 경제학자다. 이전 저작과 비교해서 내용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많지 않지만, 대중에게 말을 거는 방식과 개념을 명료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 뱀이 껍질을 하나씩 벗겨나가는 것 같다.  

 
▲ 장하준의 글쓰기가 친서민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자유주의 논쟁보다는 은폐된 진실을 꼬집으며 들춰내는 마당극을 보는 것 같다.


깊고, 넓고, 다양하게


<23가지>의 대화 상대가 "시민"이라면,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깊고, 넓고, 다양하게"이다. 이렇게 볼 줄 아는 안목이 생긴다면 비로소 "경제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그들이 말하지 않은 가장 "심한" 23가지를 추려냈으나,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이 23가지만일까? 그들은 단지 말을 돈으로 환산하는 수완에 굉장히 뛰어났을 뿐이다. 자신에게 돈이 되지 않는 말은 빼고, 돈이 되는 말만 퍼뜨리는 것이다. 여기서 "진공상태"의 문제가 생긴다.

"인간은 진공 상태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284쪽)

장하준이 적으로 간주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진공상태를 만들어내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경제전문가만 경제문제를 잘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든 것도 그들이다. "그들"은 아프리카나 인도 같은 못 사는 나라들이 "기업가 정신"이 부족해서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판하지만, 장하준 교수는 기업가 정신은 여기에 들이대는 말이 아니라고 일축한다. "부자 나라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기업가적 에너지를 집단적 기업가 정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덕분"(219쪽)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업가 정신을 너무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보려고 하면, "요즘 대학생들은 도전정신이 없어" 같은 비아냥을 쉽게 하기 마련이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결정하는 환경, 기반, 공동체를 감안해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23가지>의 한 chapter만 급히 봐야 한다면 Thing4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는 흥미로운 제목이다. 인터넷은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일조했을지는 몰라도, 우리의 생활을 바꾼 것은 세탁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세탁기의 등장으로 인해 가사노동의 양이 급격하게 줄었고, 이 절약된 시간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인터넷은 세탁기뿐만 아니라 "전보"에게도 덜 혁명적인 매체라는 사실이 좀 충격일 수 있지만, 인터넷은 그만큼 충분히 과대평가된 상태다. 이러한 이치는 경제학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발견된다. 경제학자와 과학자는 같은 것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작고도 섬세한 온갖 세공품들은 핵 물리학의 어떤 장비 못지않은 발명의 재능이 필요하고 보다 깊은 의미에서 인간의 등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바늘, 송곳, 단지, 화로, 삽, 못과 나사, 풀무, 끈, 매듭, 베틀, 마구, 단추, 신발 등등 단숨에 그 실례를 백 가지라도 들 수 있다. 이 풍요로움은 발명의 상호 작용에서 온다. 

- 야콥 부로노프스키 <인간 등정의 발자취>



"넓고 다양하게 보기"의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러시아의 천재 경제학자 프레오브라젠스키 이야기다. 농민들의 잉여수입을 착취해 이를 바탕으로 제조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다 "유형"에 처해지지만, 스탈린은 슬그머니 그의 정책을 베낀다. 이로 인해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되지만, 이 덕분에 독일군을 동부 전선에서 막아낼 수 있었다. 러시아가 농민들의 잉여수익을 착취한 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전후 문맥을 두루 살핀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라민 은행으로 대표되는 마이크로크레딧 역시 충격적인 뒷이야기가 있다. 그라민 은행 초기의 적정 이자율은 방글라데시 정부와 해외 원조 기관들에게서 보조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이를 현실화했을 때 그라민은행은 4~50%의 높은 이자율을 부과했다. 이자가 많게는 100%%까지 붙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사정이 이와 같다면 마이크로크레딧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이후 마이크로크레딧은 결혼 자금이나 일시적 수입중단을 만회하기 위한 "급전 마련"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동노동을 금지하는 이유 역시 도덕적이기보다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즉 "어린이들을 고용하면 개별 기업의 임금 지출을 줄일 수 있으나 아동노동이 확산되면 아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발육을 저해해서 장기적으로는 노동력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때문에 아동노동을 금지함으로써 결국 기업 부문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사회현상이나 경제모델에 대해서 단순하게 생각하는 관성을 깨뜨려줄 사례는 <23가지>에 무수히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 어렵다. 

 


▲ 장하준 신간을 구경할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인지 10월 2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만원이었다. 좌석마다 신간과 보도자료를 비치했는데 남은 게 별로 없었다. 기자들은 오래 기다린 책이라며 반가워했다.


인간은 생각했던 것만큼 똑똑하지 않다

<23가지>에서 내용적으로 새롭게 보게 되는 부분은 "행동경제학"이다. 허버트 사이먼이 개념화한 "제한적 합리성"이라는 주제가 등장한 까닭은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한된 합리성이란 인간이 합리적이고자 하는 욕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심각한 제약이 따른다는 개념이다. 우리가 파악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며, 제한된 지적 능력으로 세상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인간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도리가 없다는 것이 '제한된 합리성'의 요지다. 장하준이 제한된 합리성을 근거로 내놓은 결론은 이렇다.

"결국 우리 인간은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도 괜찮을 만큼 우리가 똑똑하지 않은데, 시장에 대한 규제는 가능한 것일까?"(230쪽)


이 말을 보면서 한 철학사가의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그는 철학자들을 소개하며, 만약 이들이 정직하기만 했다면 철학이 이렇게 후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라는 것이 한때 유행했던 것처럼, 인간은 지력으로든 완력으로든 세계를 지배하려는 욕망이 강하다. 그 욕망이 2008년 금융위기를 만들었다.

이것을 장하준 식 정부 역할론으로 풀이한다면, 정부의 규제라는 것은 대체로 시장과 시장 참여자들을 함께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인데 시장에게 모든 걸 맡기고 정부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장의 완전무결"을 우기는 데 다름아니다. 자유시장이란 진공의 상태이거나 모래 위에 지어진 탑처럼 위태롭고 위험천만한데, 그런데도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시장과 정부,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의 절대적 역할론이나 규제 찬양론을 펼치자는 것이 아니다. 사문화된 규제들은 개혁해야 마땅하지만, 전봇대처럼 무심코 중요한 규제를 뽑아냈을 때 폐해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장하준 교수에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았다. 장하준 교수는 "그것을 하게 되면 내 생활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런 태도가 답답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보폭대로 바라보는 곳까지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장하준 교수의 일련의 저작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고, 좀 더 가까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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