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재앙 보고서 -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현재.미래, E Travel 1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섬민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지구온난화가 전세계의 화두가 되면서 그 심각성에 대해서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막연한 추측에 머물러 있다. 그것이 막연한 추측에 머무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우리들은 실질적으로 환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주저하는 것이다.

둘째, 온난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크고 작은 규모의 부담에 대해서 매우 인색하기 때문이다. 몇몇 국가와 다국적 기업의 이기주의로 인해 교토의정서를 포함해 중요한 환경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온난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재활용을 하거나 음식물을 줄이는 등의 기본적인 실천 이외에 체계적인 실천방향을 누구에게도 들은 적이 없다. 국가시스템과 개인의 노력이 맞물려 돌아가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넷째, 스스로의 오만함으로 인해 인간은 생태계와 공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환경 전문 기자 출신인 저자는 지구온난화 문제의 실체를 다각도의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제공하는 수치와 자료, 수치와 자료가 나타내는 상호관계, 미래의 대재앙을 경고하는 조그마한 변화 등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그리고 이미 자연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다음 차례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협력과 대책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즉 이해관계에 있는 국가와 기업이 눈앞의 손실에 급급해 미래의 대재앙을 방조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지금도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탄소 소비량은 은행 이자보다 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지구의 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나 현실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어찌 되었건 간에 순조롭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를 공포로 불어넣는 테러리즘도 인류 전체를 파멸로 몰고가지는 않으며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가능하다. 심지어 우주 괴물마저도 우리는 싸워서 이겨냈다. 하지만 자연의 재앙은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자연이 제공하는 공간에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 강대국이라고 일컫는 국가들이 대부분의 환경 재앙을 조장하였으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 없고 가난한 아프리카나 제3세계의 국가들이 짊어져야 하는 극심한 모순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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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4-1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관심갖고 있는 주제인데, 요새 신문에서도 많이 떠들고, 책도 많이 나왔더라고요.

승주나무 2007-04-1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 님//IPCC 4차 평가보고서가 나온 시점이라서 더 민감한 것 같더군요. 미국이나 중국은 또 '문구따먹기'를 했다죠. 추악하게스리ㅡㅡ;
 
 전출처 : 마늘빵 > [퍼온글] 한미 FTA 관련 자료 총정리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 요기서 퍼왔습니다.

http://www.nofta.or.kr/

 

대한민국 걱정포탈 걱정브리핑

http://www.newscham.net/worrynews/

 

참세상 한미FTA 집중이슈

http://www.newscham.net/news/list.php?board=news&category2=63

 

프레시안 집중이슈

http://www.pressian.com/

 

한미 FTA 관련 자료 총정리

글번호 :43 | 교육위원 | 2006년 06월 28일 14:44:47

지금까지 제출된 한미 FTA 관련 주요 자료를 총정리해서 링크를 걸었습니다(클릭하신 뒤 바로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앞으로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며 많은 참고 바랍니다.


한미 FTA 관련 자료 바로 가기


1. 일반 자료집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국민교양 자료집』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국민교양자료집』PDF 파일
전국민중연대, 『한미 FTA 교양자료집』
민주노동당, 『한미 FTA의 문제점』
민주노동당, 『한미FTA 한국측 협정문 초안 분석 및 협상 전략에 대한 비판』
민주노총, 『새로운 한미관계 구축을 위한 미국의 전략』
한국노총, 『한미 FTA 교양 자료집』
전국농민회총연맹, 『한미 FTA 교육자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미 자유무역협정, 국민을 속이는 협정』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미 FTA가 농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미국의 농업 분야 4대 주요 협상 의제』
빈곤사회연대, 『빈곤을 심화하는 한미 FTA 대응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노동광장, 소책자 『노동자가 알아야 할 한미 FTA 10문10답』
스크린쿼터사수 한미 FTA저지 범대위 주최 <한미 FTA와 한국사회> 토론회 자료집(2006.6.21)
참여사회연구소주관 한미 FTA 시민사회단체 토론회 자료집, 『한미 FTA, 왜 문제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노동자의 힘, 『한미 FTA 신화와 진실』


2. 각 부문․분야별 자료집
▲노동
민주노총, 『한미FTA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 보고서
금속연맹-화섬연맹, 『한미 FTA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민주노총 한미FTA 공청회 자료집 『한미 FTA와 노동자』(2006.6.30)
민주노총, 한국노총,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미국 승리혁신연맹 공동 주최 국제워크숍 『한미FTA에 맞선 양국 노동조합의 대응 전략 자료집』(2006.7.10)

▲농민
전농, 한미FTA저지 해설단 자료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민족은 망한다』
한미 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2차 정책포럼 자료집 『한미 FTA에 숨어있는 괴물-초국적 농식품복합체』(2006.4.27)

▲빈민
빈곤사회연대, 『빈곤을 심화하는 한미 FTA 대응 어떻게 할 것인가?』

▲여성
정지영, 「한미 FTA는 여성에게도 커다란 문제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소식지 『여성, 삶, 노동』(2006.6)

▲교육
범국민교육연대, 2006 상반기 지역순회 토론회 자료집

▲지적재산권
지적재산권 공대위, 한미FTA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의견서

▲공공서비스
공공서비스공대위, 『노동자와 수급자가 바라본 한미 FTA와 사회공공성』, 공공서비스 공대위 토론회 자료집 (2006.4.25)

▲환경
한미 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3차 정책포럼 자료집 『한미FTA와 환경』(2006.5.4)
한국환경회의 주최, 한미FTA환경대책위원회 주관, 『‘한미FTA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쟁점정리를 위한 환경활동가 워크샵』(2006.7.14)

▲시청각․미디어
시청각․미디어 공대위 주최 토론회 <한미FTA를 바라보는 미디어, 평가와 문제점 그리고 실천방안 모색> 자료집

▲보건의료
한미 FTA가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

3. 주요 논문
권영근, 「미국의 경제적 지배전략과 WTO-FTA」, 한미 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2차 정책포럼 자료집 『한미 FTA에 숨어있는 괴물-초국적 농식품복합체』(2006.4.27)
권영근, 「한ㆍUSA FTA와 농업협상」, KDI 주최 한미 FTA 공청회 <한미 FT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자료집(2006.6.21)
류미경, 「대안세계화 운동과 한미 FTA 반대 투쟁」, 『월간 사회운동』 65호(2006.6)
배성인, 「한미 FTA와 한미군사동맹」, 스크린쿼터사수 한미 FTA저지 범대위 주최 토론회 자료집 <한미 FTA와 한국사회>(2006.3.17)
심광현, 「한미 FTA와 한미동맹 재편 음모 저지 투쟁의 방향과 과제」, 스크린쿼터사수 한미 FTA저지 범대위 주최 토론회 자료집 <한미 FTA와 한국사회>(2006.3.17)
윤병선, 「한미FTA에 숨어있는 괴물 - 초국적 농식품복합체」, 한미 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2차 정책포럼 자료집 『한미 FTA에 숨어있는 괴물-초국적 농식품복합체』(2006.4.27)
윤소영, 「한미 FTA 비판」
이해영, 「한미 FTA에 대한 비판적 고찰」, 스크린쿼터사수 한미 FTA저지 범대위 주최 토론회 자료집 <한미 FTA와 한국사회>(2006.3.17)
이해영, 「한미FTA 문제점과 1차 본협상 평가」, KDI 주최 한미 FTA 공청회 <한미 FT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자료집(2006.6.21)
정지영, 「한미 FTA가 던지는 진정한 쟁점」, 『월간 사회운동』 65호(2006.6)
리처드 르원틴, 「자본주의적 농업의 성숙: 프롤레타리아로서의 농민」, 『월간 사회운동』 55호(2005.6)
김세균, 「총론」, 『한미FTA 대국민보고서』
이해영, 「한미FTA와 투자」, 『한미FTA 대국민보고서』
최형익, 「한미FTA와 한국 정치」, 『한미FTA 대국민보고서』
배성인, 「한미FTA와 전략적 유연성」, 『한미FTA 대국민보고서』


4. 협상 진행 과정 분석 자료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1차 협상 결과 분석 및 입장글」
범국본, 「2차 협상 평가」(2006.7.17)


5. 기타
<단행본>
프레드 맥도프 외, 『이윤에 굶주린 자들』, 울력, 2006
이해영, 『낯선 식민지, 한미 FTA』, 메이데이, 2006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한미 FTA 국민보고서』, 그린비, 2006
사회진보연대 외,『이미 실패한 미래 한미 FTA』, 도서출판사회운동, 2006

<계간․월간지>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농민과 사회』 40호 중 특집 “한미 FTA 무엇이 문제인가?”
권영근, 「미국의 경제적 지배전략과 WTO-FTA」
이해영, 「한미 FTA에 대한 비판적 고찰」
윤병선, 「한미 FTA에 숨어있는 괴물 -초국적 농식품복합체」
장화식, 「한미 FTA와 금융부분, 그리고 농촌의 영향」
임준, 「한미 FTA와 의료서비스 개방」
이철호, 「한미 FTA와 한국교육의 파탄」
심광현, 「한미 FTA가 초래할 문화 생태적 재난」
오병일, 「한미 FTA에서의 지적재산권 쟁점」
임지애, 「한미 FTA와 환경문제」
진보평론, 『진보평론』 23호 중 특집 “신자유주의와 FTA”
이해영, 「신자유주의와 FTA」
최영재, 「자유무역협정(FTA)과 문화협약」
이영수, 「WTO체제 아래 한국농업의 대안은 없다」
장화식, 「투자협정과 금융부분의 문제점」
나상윤, 「시장개방이 국가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최문경, 「FTA와 교육개방의 관계」
김봉길, 「FTA,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학살」
양희진, 「자유무역협정과 지적재산권 강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돈, 「FTA의 분쟁해결기제」
변정필 번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10년의 기록」

<인터넷 언론 기사>
민중언론 참세상 한미 FTA 특별 페이지
프레시안 ‘한미 FTA 뜯어보기’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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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에 들기 위해 질주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것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유일한 철학이다.

 

1명은 UN사무총장이 되었고, 1명은 외교통상부장관이 되었고, 1명은 며칠 전 국무총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협상을 주도한 1명은 의미심장한 '박수'를 받았다.

김현종과 김종훈 (등), 그 이름을 기억하라.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보라.

협상을 주도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당사자'가 아니다.

다만 '그 일'을 맡은 '관료'에 불과하다.

삼성공화국 산하 관료공화국의 1개 관료에 불과하다.

 

 


 

악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가장 짜릿한 기쁨은 '타결선언'이 아니었다.

"결렬될 수도 있다!"는 언론의 보도와
"국익만을 판단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흘러나오면서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한낱 촌극으로 밝혀졌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우 유의미한 발언이었다.
다름아니라 협상을 담당하는 자들에게 '통로'를 열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결렬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흘러나왔을 때
나는 너무 웃겨서 콧물이 삐져나올 지경이었다.
결렬되고 나면 10%들이 가져가는 게 그만큼 줄어드는데,
그런 일은 우리나라가 망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망해도 10%는 남는다.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철학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10%의 망령만 들어서 있다.

 

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이 미국과 같은 ‘깡패 자본주의’ 나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로 세계 제일의 부자 나라인데도, 총가구의 20~30%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며, 대도시에는 대규모의 빈민굴이 있어 낮에도 다닐 수가 없고, 마약과 살인과 매춘이 판을 치며, 약값과 병원비가 너무 비싸 돈 없는 환자는 죽을 수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미국을 선진국의 모범으로 삼아 선진국이 되자고 주장한다면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한·미FTA에 부쳐] 피해산업 지원 약속 속임수에 불과하다

 

우리가 '철학이 없는 병'에 걸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철학의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다리가 무거워질 때까지 그저 걷기만 하면 됩니다. 다리가 무거워지면 누우세요. 그러면 약기운이 돌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잔을 소크라테스에게 내밀었습니다. ......

소크라테스가 누우니까 그 사람은 소크라테스의 다리와 발을 살펴보더군요. 그리고 한참 있다가 발을 세게 누르면서 감각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소크라테스가 "없다"고 하니까, 그 다음엔 다리를 눌러 보고는 우리에게 말하기를, "독이 심장에까지 미치면 마지막입니다"라고 하더군요.

- 플라톤, '파이돈' 중에서

 

 

이것은 소크라테스의 최후가 아니다.

 

"아! 참소를 일삼는 신하 백비가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데, 왕은 도리어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 나는 그의 아버지를 제후의 우두머리로 만들었고, 그가 임금이 되기 전 공자들끼리 태자의 자리를 놓고 다툴 때 죽음을 무릅쓰고 선왕에게 간해 그를 후계자로 정하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태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왕위에 오르고 나서 나에게 오나라를 나누어 주려고 하였을 때도 나는 바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는 간사한 신하의 말만 듣고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

그리고는 가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의 무덤 위에 가래나무를 심어 왕의 관을 짤 목재로 쓰도록 하라. 아울러 내 눈을 빼내 오나라 동문에 매달아 월나라 군수들이 쳐들어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하라."

그리고는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오나라 왕은 이 말을 듣고 몹시 화가 나서 오자서의 시체를 가져다가 말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넣어 강물에 내던져 버렸다.

- 사마천, 사기열전의 '오자서 열전' 중에서

 

이것은 오자서나 자신의 왕에게 퍼부은 저주가 아니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징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왕따나 원조교제 같은 것을 수입했다.

 

소년범죄 갈수록 어려진다
방황하는 대학새내기들…대학 부적응 ‘폐인족’ 많다

학교안에서 여중생 집단 성폭행…2달간 상습

 

 

나는 군에서 병력관리를 했다. 하루에 한번씩 전부대 병력의 이동을 하위부대로부터 보고받고, 각종 명령서를 수집하여 상위부대인 육군본부로 보고하였다.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각 부대의 수식을 입력하고 이를 종합하여 웹에 그것을 옮기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그런데 이등병때 어리버리하게도 수식이 종합된 엑셀 파일을 날려버린 거다.

나는 하는 수없이 온갖 수식이 들어있었으나 이제는 껍데기밖에 남아 있지 않은 파일을 일일이 끼워맞추었다. 병력이 하나씩 바뀔 때마다 일일이 변경하고, 합계 또한 조작해서 보고하였다.

하지만 그 날 응급입원이 생기고, 한 부대에서 잘못된 보고를 올리고 각종 이동이 있을 때마다 나는 죽을 맛이었다. 말년휴가 복귀한 고참과 밤을 새며 프로그램을 다시 짜고 나서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과거 개방에 성공한 이유는 수출과 내수가 서로 연동되는 ‘선택적’ 개방을 했기 때문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이번 FTA 추진 과정에서는 수출과 내수의 산업내적 연관성을 판단한 적이 없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조기 가입으로 무분별한 개방에 노출된 결과는 1997년 IMF 사태로 나타났다.

[한·미FTA]盧대통령 담화 일부이점 부각 ‘장미빛 청사진’만

 

 


이번 FTA는 수식 없는 엑셀 파일이다. 항목이 커지면 커질수록 대책없는 지경에 이르는 아주 무서운, 그러나 현실이다. 협상에 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카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상대가 어느 패를 주든지 간에 그것에 대응하는 카드를 펼쳐야 게임을 이끌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 관세는 현지생산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므로 실익이 없고, 섬유관세 또한 기업정보를 낱낱이 제공해야 하므로 그림의 떡이다. 9월부터 2월까지 반영되는 계절관세 또한 비닐하우스 감귤이 많은 제주도에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모두 하소연이 되었다.

 

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는 문제가 한참 진행된 것이다. 위암이나 간암이 고통으로 연결된다면 이미 3기 이상이다. 주가가 한참 올랐을 때는 이미 이익 실현이 진행되므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많은사건들 중에서도 뚜렷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사건은 다음과 같다.

 

1. 교내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 청소년 범죄 불감증

2. 시사저널 편집권 사태로 촉발된 언론 매너리즘과 그 분쟁

3. FTA 타결을 전후한 뚜렷한 손익계산서

 

'교육-언론-정치-경제' 등 사회의 중심 영역에서 펼쳐지는 '병리적 현상'은 각개전투로는 도저히 풀어낼 길이 없지만 이것들은 전혀 다른 문제처럼 보여지고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통합'에 지지부진할 경우 전혀 다른 종류의 '통합'을 맞을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비판적 전문가들은 “한·미 FTA는 ‘자유무역’ 협상이 아니라 미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강요무역’이며, 국내 세제, 검역, 약값 등을 미국식으로 다 바꿔야 하는 경제통합”이라고 비판했다.

[FTA, 우리 삶이 바뀐다]“쌀 빼고 다 내주는 전대미문의 농업학살”

 

 

 

"약한 성품은 악덕이 미덕에 반대되는 것보다 더 미덕에 반대된다." <라 로슈푸코>

 

약한 것은 악한 것보다 더 큰 악을 부추긴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이 때의 '약함'은 물리적인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를 약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 저항할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연권을 포기하고 스스로에게 굴욕을 강요할 때 '약함'이 생긴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어보려 한다.

"나는 무능한가?"

내가 만약 무능하지 않다면, 무능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일상은 수많은 전쟁이다. 그것은 주로 자신과 관련된 일이 많다. 나는 한번도 남을 위해 투쟁해본 일이 없다.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은 '남을 위해' 투쟁하는 법이 없다.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투쟁하는 것이다.

나는 강경주의자도 왼쪽으로 굳어진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싸워야 할 때가 언제인지는 알 것 같다.

나는 과거에 '나를 책임지고 있던 사람'을 계승해

현재에는 나 스스로를 책임지고,

미래의 누군가를 책임지고 있다.

 

자기 일상을 박차고 나오지 않더라도 투쟁을 하는 것은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제까지는 나 스스로를 위해 투쟁했다면

그 전선을 조금만 넓혀 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에게 손을 거넨다.

나와 공동전선을 만들어가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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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중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뻥슛'도 아니고,

'기쁨 두 배 축협'도 아니고, '이천수의 몽니'도 아니다.

바로 '숙제 또는 과제'이다.

숙제와 과제는 축구팀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 수 있다.

경기 후 매번 쏟아지는 언사이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축구를 보지만,

축구가 언론에 얼마나 왜곡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

때문에 직접 축구장에 가고 싶고, TV중계는 보기도 싫어질 때가 많다.

 

예전에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과제' 때문에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축구팀은 '언제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 학생'이었다.

선생님에게 매를 맞아도 한참을 맞았을 아이였다.

대한민국을 공무원공화국이라고 하는데,

축구만큼 공무원 냄새가 나는 곳이 또 있을까?

 

축협은 철밥통, 공무원의 상징이며,

어제 우루과이전에서의 한국축구는 전형적인 '공무원 축구'를 보여주었다.

누구도 모험을 해보려고 하지 않고, 공간을 만들려는 욕구를 가진 선수들이 없었다.

멀뚱히 공만 쳐다 보다가 번번이 공을 빼앗기고 기회를 내주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2:0이라는 스코어는 참으로 관대한 점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축구가 끝나면 또 하나의 말잔치가 펼쳐진다.

먹이를 따라다니는 파리떼 근성을 가진 것이 언론의 생리이지만,

저마다 축구에 대한 전문가를 자청하는 언론이

축구경기에 대해서 하는 논평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똑같을까?

나는 축구 열혈팬도 아니고,

축구발전을 위해서 입장료를 지불한 적도 없다.

하지만 가끔 한국축구를 위해 '시간을 지불'하기는 한다.

축구보다 더욱 현란한 수사의 개인기가 싫어서라도

한번 축구장을 방문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천수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넣었으면 또 팀과 싸우려고 했을 테니..

 

[위기의 K리그]上. 연봉 공개하라

[위기의 K리그] 中. 독립법인화·마인드 전환 필요
[위기의 K리그] 下 법인화 통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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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하신 말씀들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마태우스 2007-03-26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님 말씀에 동의해요 질 때마다 같은 진단을 내놓고, 그 진단이란 것도 십년 전과 똑같은 걸 보면 참.... 제가 축구 팬이 아닌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승주나무 2007-03-2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셔고양2 님//반갑습니다. 축구를 '지당'하게 해줄 순 없을까요. 티비팬이지만, 관심을 끊을까 고려중입니다.
마태 님//정말 오랜만입니다. 뭐 재밌는 거 없나요. 간만에 축구 보고 맘 상했어요 ㅠㅠ

맑음 2007-03-2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밖에 있다가 후반전이라도 보려고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친구집에서 후라이드 치킨에 맥주를 곁들여 봤는데, 여자 4명이 보면서 나온 말들... 1. 어, 우린 이제 보려는데 박지성이랑 이영표가 교체된다. 2. 상황 스코어 2 : 0으로 지고 있다. 또 인터넷 댓글에 온통 난리나겠군. 3. 우리 나라 사람은 축구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라, 승부욕에 집착한다. 4. 좌영표 우지성 사이에 앉은 저 귀여운 아핸 누구냐? 5. 우리 중에 한 명이 자기 남친(축구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일하던 중인, ㅋ~)에게 전화해 백지훈의 실명을 알아내는 통화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훌리건을 본 반응, 뭔데 뭔데 벌써 경기 끝난거야?

오늘도 일간지에 동메달 딴 김연아 기사는 콧구멍만하게, 금메달 딴 박태환 기사는 얼굴만하게 나왔던데. 뭐 기자는 기사를 써야하고. 짜릿한 역전승의 풀 스토리가 실수해서 넘어진 사진 한 장보다 분량이 많은 건 어쩔 수 없고. 진 팀에게 다음엔 잘 해란 말 외엔 달리 해줄 말도 없지 않나란 생각. 전 이번 축구에서 우루과이 선수들이 안 보이던데요. 전부 특수 코팅된 벽이야, 공이 다 튕겨져 나와요. 골문 안으로 들어갔던 공마저 뻥뻥~ 도로 나와버려요.

antitheme 2007-03-2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과제도 답도 다 알고 있으면서 정반대로 행정을 해나간다는 점이겠죠. 저도 작은 아이 때문에 축구를 봤는데 결과는 아쉬워도 전반에는 축구처럼 하더군요. 후반은 영~~
차라리 K-리그나 열심히 보는게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승주나무 2007-03-2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음 님//정말 특수 코팅된 벽이었던 것 같아요. 갠적으로 기현이는 한 골 넣어줬음 했는데.. 지성과 영표 형아가 일찌감치 교체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웠어요. 산소탱크와 열정의 본을 보여주었으면 좋았겠는데..
antitheme 님//저는 후반부터 봤어요.ㅠㅠ 전반에 정말 그랬단 말이에요. 나중에 녹화라도 봐야겠군요. 케이리그 사수해야쥐^^;
 
기자로 산다는 것
시사저널 전.현직 기자 23명 지음 / 호미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슴으로 쓰는 리뷰

- 1. 서문

 

사실 이 글의 제목은 ‘가슴으로 쓰고 싶은 리뷰’이다.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시사모’)의 행사가 있던 날, 지각한 나는 빈자리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몇몇 사람들이 참여하는 조촐한 모임이라 생각하였는데, 대부분의 시사저널 기자들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시사모 회원 즉 독자들도 모여 있었다.

공식 행사 중 복학을 앞둔 독자의 편지 낭독이 진행 중이었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순수한 걸까. 저마다 눈시울이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인사를 건네 달라고 권했다. 준비된 멘트가 없이 나는 ‘내가 안일했다’는 말만 반복하며 우리들의 만남을 근사하게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뒤이은 술자리에서 문정우 기자님이 나에게 ‘가슴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잘 들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사실 가슴이 콱콱 막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번 시사저널 사태에 대한 나의 분노와 우리 언론의 처지에 대한 슬픔이 교차되어 숨을 고르며 이야기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일독했지만, 시사모 모임 이후 자세를 곧추어 잡고 다시 읽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이 책을 가슴으로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가슴으로 쓰는 리뷰’의 ‘서문’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리뷰 형태로 만들어진 ‘긴 서문’이다.

이 글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써보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리뷰’의 첫 장이다. 나는 이 글을 완성하기 위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만나볼 요량이다. 만나서 그들의 심사와 그간의 사정을 묻고 이를 생생히 기록하고 싶다.

그 전에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1. 반성의 기록

 

반성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명백한 잘못에 대한 회한’이며, 다른 하나는 ‘냉철한 성찰로 인한 자아의 발견’이다. ‘반성’이라는 것은 ‘용기’와 ‘성찰’의 절정이다. 보라. ‘명백한 잘못’에도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으냐. ‘기자로 사는 법’은 ‘반성의 기록’이다. 이것은 ‘반성문’과는 구별된다. 차라리 시사저널의 역사와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한 ‘묵시록’이다. 이 책의 한 기자는 ‘시인 김수영’을 반성의 거울로 삼았다.

 

그의 산문은 원고지 네댓 장짜리 조각 글 하나도 허투루 쓴 것이 없는데 스스로에게는 ‘글을 팔아먹지 말자’고 채찍질하고 있다. 치열한 시인의 문학 정신과 오죽한 기사 문장 따위를 비교하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냐마는 어쨌든 그 날로 당장 나는 원고 장사를 마감했다.

- 김상익 전 편집장, 21~22쪽

 

이들은 왜 반성의 글을 남겼을까. 이들이 무엇을 잘못했을까, 아니면 냉정히 성찰할 것이 있을까. 나는 그 이유를 모른다. 다만 시사저널의 한 기자가 복잡한 심사를 기탁한 칼럼의 조각으로나마 반추해볼 뿐이다.

 

“내몰려 본 자는 안다. 그 황량한 무력감과 들끓는 분노와 어이없음과 수시로 떠오르는 회한들을. 정치적 올바름과 윤리적 정당성과는 무관하게 역시 한 세상이 돌고 또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의 실현. 모난 돌이 정 맞는다거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패배주의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처세담화의 절정을.”

- 문학평론가 이명원, 한겨레 칼럼(기자가 시사모 사이트에 인용함)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업의 현재 상황에서 그들이 두려운 것은 바로 스스로의 마음이다. 가슴의 열정은 식지 않았지만, 뛰어다니고 정신없이 마감을 해야 하는 터전에서 내몰려 고독하고 피로한 싸움을 하다가 혹시나 현실에 굴복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파고들 때 이들이 부여잡을 수 있는 ‘부적’이란 바로 열정과 정신이 보존되어 있는 이 기록일 것이다.

사람은 목마를 땐 목을 축이고, 눈앞이 막막할 때는 영감을 주는 ‘뿌리’가 필요하다. 시사저널 기자들에게 이 책은 온전한 ‘뿌리’의 역할을 할 것이다.

 

 

2. 대간(臺諫)이라는 자의 사명과 언론의 매너리즘

 

사간원(司諫院) : 조선 시대에, 삼사 가운데 임금에게 간(諫)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태종 원년(1401)에 설치하여 연산군 때 없앴다가 중종 때 다시 설치하였다.

대사간(大司諫) : 조선 시대에 둔, 사간원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삼품으로, 임금에게 정사의 잘못을 간(諫)하는 일을 맡았다. <표준국어대사전>

 

이들이 하는 일은 주로 임금이나 웃어른에게 잘못된 일에 대하여 직접 말하는 일, 즉 직간(直諫)이었다. 때문에 신변의 위협은 물론 멸문지화를 당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것이 이들의 운명이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관직이 사라졌지만, 이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론직필(直論直筆)을 일삼는 사람들, 바로 기자들이다.

진실은 때로 매우 큰 위험을 동반한다. 소송이 빈번하고 살해 위협이 상존하고, 실제로 살해되기도 하는 이들이 바로 기자이다. 유럽에서 코소보 사태가 발발했을 때 공항이 폐쇄되었는데, 수십 시간 대기해야 하는 탑승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사람은 단 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바로 작가와 기자이다. 그만큼 유럽인들이 이들에게 가지는 존경심은 대단하다.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 즉 기자가 모시고 받드는 왕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이들에게 대사간이라는 관직을 허락한다. 다만 나 같은 왕이 수천만은 된다는 것. 이 관직이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왕들의 관심과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나는 실은 경향신문의 애독자이자 열독자이다. 직론직필(直論直筆)은 다름 아닌 경향신문의 사시(社是)이기도 한데, 2~3년 전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사를 서캐훑이하고 스크랩을 해놓은 것이 1만개가 넘는다. 신자유주의와 천민자본주의가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한 척박한 환경에서 비판적이고 균형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얼마 안 되는 매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들만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시사모 뒤풀이에서 만난 한 기자에게 ‘매너리즘에 가장 어울리는 직업이 바로 기자’라고 서슴지 않고 얘기했던 것이다.

기자님들이여, 신문의 독자와 함께 옛일을 돌이켜보자. 마감에 쫓겨 설익은 기사를 송고하다 못해 그런 일에 무감한 적이 없었는가. ‘~라고 밝혔다’, ‘~한 대목이다’, ‘~라고 회고했다’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 안에 무책임을 감춘 적이 없었는가. 독자들은 안다. 이 기사가 발로 뛰면서 만들어낸 기사인지, 기자의 타성에서 배설된 것인지. 대다수의 언중은 속일지언정, 한 사람의 독자는 속일 수 없다. ‘정부 당국자에 의하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과 같이 익명의 취재원을 남용한 적이 없었나. 혹은 스스로 그 익명의 취재원이 된 적은 없었나. 금창태 사장이 말한 ‘익명 취재원 불가론’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익명의 취재원에 대한 남용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매너리즘은 기자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태도이다. 이에 대한 한 기자의 고백을 들어보자.

 

돌이켜보면 언론의 무관심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CBS 사태 혹은 ‘경인일보’ 사태 때 나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 사태에 대해서 알아보았나? 아니면 시사저널 사태와 비슷한 시기에 발발한 ‘시민의 신문’ 사태와 ‘인천일보’ 사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나? 그렇지 못했다. 그러므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시사저널 사태에 무관심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 고재열 기자, 237쪽

 

기자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이유는 또 있다. ‘새로움’을 보여주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관료적 특성’을 다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나 작가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또는 독서계에서 도태된다. 하지만 기자들은 무심한 시청자, 관객, 독자들의 새로운 취향을 좇으면 그만이다. 구조적으로 기자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에 대해서 면역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통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시사저널의 기자들이 대한민국 언론의 ‘매너리즘’에 대한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3. 진실은 자수하는 법이 없다.

 

김훈, 아니 김국은 시사저널 기자들의 ‘비빌 언덕’이다. 김국은 고백한다.

 

오늘 시사저널의 사태는 저 개인의 삶과 관련된 것입니다. 30년 전 내가 젊은 기자였던 시절에 우리나라 언론들이 바로 이 자리에서 무너졌습니다. 그 때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정권 시절이었고 대부분의 언론이 이 자리에서 무너졌던 것입니다. 저도 그 때 무너진 기자 중 하나입니다. 오늘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할 말이 없어야 마땅한 사람이죠.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내 후배들이 다시 같은 자리에서 무너진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30년의 세월을 무효화하는 것이고 인간의 진화와 발전을 부정하는 사태이기 때문에, 나는 내 후배들이 여기서 무너지지 않고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끝없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 김훈의 인터뷰, 223쪽

 

김훈은 1995년 후배 기자에게 하나의 지시를 내린다. 때는 김영삼 대통령이 5.18 특별법 제정을 명하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던 시기였다.

“5.18 당시 언론이 얼마나 웃기는 보도 행태를 보였는지 되짚을 때가 됐으니 관련 내용을 취재하라”는 그 요지였다.

 

‘새 역사 창조의 선도자 전두환 장군’(경향신문), ‘역사의 혼이 키워 낸 신념과 의지의 30년’(중앙일보), ‘우국충정 30년-군 생활을 통해 본 그의 인생관’(동아일보), ‘전두환 장군 의지의 30년’(한국일보) 같은 기사들을 보며 나는 실소했고 또 분노했다. 기사를 일람한 뒤 당시 언론 상황에 밝은 전현직 언론인들을 취재하고 돌아와 단숨에 기사를 써 내렸다. 나는 의분에 차 기사를 썼고, 실제로 기사가 나간 뒤 반응도 뜨거웠다. 1980년의 언론 행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매체는 당시 시사저널이 거의 유일했다.

그런데 기사가 나가고 난 뒤 김국이 폭탄선언을 했다. 한국일보의 신군부 찬양 기사를 자신이 썼다는 것이었다. 한국일보 기사의 바이라인(기사에 필자 이름을 넣는 일)이 ‘특별취재팀’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김국이 그 일에 연루돼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분노하기보다는 허탈했다. 그 뒤로 나는 김국이 세상에 대해 보이는 ‘위악(僞惡)’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980년 당시 그는 5년차 기자였다고 했다. 편집국 위계에서 5년차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이었을까.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막 날개를 펴려던 청년 기자에게 너무도 가혹한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 김은남 기자, 111~112쪽

 

정의와 진실은 항상 뒤늦게 발동한다. 또는 영원히 파묻힐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과 정의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양에 따라 사회적 성숙도가 결정된다. 진실을 숨기려는 자들은 알아야 한다. 진실을 숨기는 것은 소수에게 이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거대다수에게는 좌절을 안겨준다. 때문에 ‘진실’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진실을 ‘감히’ 숨기지 않는다. 진실을 숨기는 사람들은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 입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집에 돌아가지 못한 진실과 정의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다. 진실과 정의가 늦게 발동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를 헷갈려 하기 때문이다. 진실 판단에는 시간과 성찰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생각보다 일찍 진실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성찰할 필요가 있거나, 아주 오래 전부터 진실이 몸에 밴 경우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너무 늦게 진실을 알았거나 정의와 너무 멀어졌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고유 특성이므로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최악의 경우는 지금과 같은 경우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가 사라지고, 매체도 기자도 진실과 정의에 불감할 뿐만 아니라 이것이 ‘상식’으로 통할 때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그것으로 밥을 먹는 언론과 이들의 비즈니스에 존경을 표하는 사회에서 ‘언론정신’이라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이때의 진실과 정의는 ‘뒤늦은 것’인지 ‘없는 것’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과 정의는 스스로 자수하는 법이 없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잡으려는 사람에 의해 끌려나올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목숨을 걸고 진실을 잡으려다가 진실에 채여 상처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사모 행사에서 보았던 기자들은 상처받았고, 오랜 시간 시달렸기 때문에 맑은 정신이 눈에 보였다. 나는 이 아름다움이 어떤 아름다움인지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이 아름다움을 지향하고 싶다. 왜냐하면 진실과 정의는 뒷발로 채이면 몹시 아프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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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uck 2007-04-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승주나무 2007-04-29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aduck 님// 쑥스럽습니다. 조금 애정이 있을 뿐이죠. 아무튼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