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사태와는 비교도 안 될 상황이 올 수도

"축구선수는 축구만 잘 하면 되고, 영화배우는 연기만 잘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삼성은 돈만 잘 벌어오면 무슨 짓을 해도 용서가 된다?"

가벼운 반팔 차림으로 강단에 선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삼성의 공적이 너무 신화처럼 되어 있는 모습을 우려했다. 그날 청계천에서는 촛불문화제가 크게 열렸지만, 그는 '손님'이었다.
5월 9일 영풍문고 지하에 마련된 갤러리에서는<삼성왕국의 게릴라>(프레시안북)의 출간을 기념하여 도서포털 리더스가이드와 영풍문고, 프레시안북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3회 작가와의 대화>가 열렸다. <삼성왕국의 게릴라>(프레시안북)는 삼성문제에 대해 '피를 토하듯 파헤치고 고쳐보자고 나서는' 일곱 게릴라, 즉 김용철 변호사, 김상조 교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이상호 MBC 기자, 심상정, 노회찬 의원,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에 관한 취재와 인터뷰집이다. 이 중에서 심성정 대표와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 프레시안 기자들이 그날 연사와 토론자로 참여해, 정치권에 대한 삼성의 끈질긴 로비 실상과 무노조 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삼성의 집요한 행태가 이 문제를 직접 몸으로 맞부딪친 당사자의 입을 통해 생생히 전해졌다.


45 :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삼성의 공과를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삼성과 국민에게 유익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심상정 대표가 삼성문제에 대해서 매우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릇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는 공과가 있을진대 삼성은 공만 너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의 신화에 취해서 만약 삼성이 잘못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고 심 대표는 경고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예로 '대우사태'를 들었는데, 삼성에 만약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대우사태와는 비교도 못할 만큼 큰 혼란이 온다는 것이다.
삼성은 4월 22일 이른바 '쇄신안'을 발표하며 은행소유 포기를 공식 선언했지만, 심 대표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미 삼성은 많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은행을 가지고 있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에서는 금융사의 지급결제권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삼성은 보유하고 있는 보험지주회사를 통해서 충분히 금융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심 대표의 관측이다. 심 대표가 말한 '대우사태와는 비교도 안 될 상황'이란 것은 무엇일까? 이미 금산분리 원칙도 현저히 완화된 상황에서 삼성 앞에는 금융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린 것이나 다름 없다. 이에 관해서는 KDI의 유종일 교수가 <한국경제 새판짜기>(미들하우스)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피노체트가 군사쿠데타로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고 신자유주의학파라고도 부르는 '시카고 보이스'(Chicago Boys)를 중용해 완전한 금산결합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결합해 거대한 복합투기자본이 되었지만, 마침내 1980년대 초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3년 만에 GDP가 15%쯤 축소되고, 금융시스템 전체가 무너져내렸다. 결국 가장 극단적으로 시장정책을 시행했던 나라가 역설적이게도 공적자금을 대거 투입하여 은행이 다 국유화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 사실상 모든 나라들이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11 :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 프레시안 취재진이 독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정치권이 삼성의 포로가 되는 과정 씁쓸히 지켜봐

심 대표에 의하면 17대 원내의 구성은 2/3가 초선으로 이들은 당론에 신경을 잘 안 쓰고 열의가 상당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2004년 국정감사 때는 이건희 회장에 대한 증인채택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이 외국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2005년 때는 참으로 논란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결국 표결로 이건희 회장의 증인 채택을 결의했지만, 그때 역시 이건희 회장은 출국한 상황이라 증인으로 참석할 수 없었다. 그나마 2006년부터는 증인채택이라는 말도 못 붙일 만큼 분위기가 싸늘했다고 한다. 결국 논란 끝에 이건희 회장 국정감사 증인채택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지만, 단 2명의 찬성 표만 나왔다. 이때 이건희 회장은 당당히 귀국, 아니 '개선'을 했다고 심 대표는 말했다. 2007년에는 표결조차 하지 못하였고 심 대표 혼자만 증인채택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삼성에 대해서 발언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구조적이다. 심 대표는 '완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삼성의 눈밖에 나는 순간 사실상 간사나 당권에서 배제된다고 한다. 후원금조차 끊기기 때문에 사실상 정치생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현직 국회의원 중에서 이러한 결과를 감내하며 삼성문제에 용기를 낼 수 있는 의원은 거의 없어 보였다.
이렇듯 삼성공화국의 성벽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는 심 대표의 표정에 어둠이 잔뜩 끼어 있었다. 심 대표는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는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의원에게서 처음으로 제기됐다고 한다. 홍 씨에 의하면 '공화국'이라는 말은 인류가 만들어낸 몇 안 되는 좋은 성과인데, 어떻게 '삼성'이라는 말을 '감히' 앞에 붙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심대표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협의를 통해 '삼성왕조'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라는 책에서 '왕국'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심 대표는 삼성국면에 대해서 "이건희가 숨긴 돈을 합법적으로 세탁해주고, 이재용 세습 역시 합법화시켜주는 좋지 않은 결과가 됐지만, 이건희 왕국에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이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몇 명 안 되는 삼성저격수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저격수가 되어야 민주주의의 발전의 기본 과제를 이루어낼 수 있다"며 삼성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25 : <삼성왕국의 게릴라들과의 대화>에 참여한 토론자와 독자들이 대화가 끝난 후에 기념촬영을 했다


세상 밖이 감옥보다 더 큰 감옥 같다

덥수룩한 수염에 '삼성일반노조'라는 글자가 새겨진 유니폼, 책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독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쓴 책을 팔려고 한 두루미를 들고 왔다. "서점을 통해서 팔면 인세 10%를 받지만, 직접 팔면 40%를 받기로 출판사와 협의를 했다. 이 돈으로 고생하는 노동자들을 도울 거다"고 말했다. 출소한 지 3개월 정도 지나 세상에 아직 적응이 안 된다던 김 위원장은 "세상은 어떻게 보면 더 큰 감옥이 아닌가" 하고 독자들에게 일침을 던졌다. 그의 눈에는 세상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감옥에 영혼이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2005년 삼성SDI의 노사협의회 위원장 선거 개입 의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기한 뒤 삼성SDI로부터 고소를 당해 '명예훼손' 죄로 실형 5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002년 받았던 4년의 집행유예가 취소돼 총 3년5개월의 형량이 확정됐다. 출소 예정일은 2008년 10월 7일이나, 2007년 12월 말 '갑작스런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게 됐다.
그는 삼성 노동자들의 분노가 자신을 이 자리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벌인 탄압을 가장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례는 "죽은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위치를 추적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노조'에 '원칙'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에 역정을 내다시피 했다. '삼성'에 '공화국'이라는 말을 감히 쓸 수 없는 것처럼 '무노조'에는 '원칙'이라는 말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건희 일가의 '고집'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임금문제, 구조조정,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자의 현실에서 매우 절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삼성은 그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납치, 감금은 기본이고 경찰과 판검사에게 뇌물을 일상적으로 주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매우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삶의 보편적 가치를 짓밟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삶이 보이는 창)의 내용을 예로 들며, 삼성의 불법성에 대해서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에서 1년에 518시간씩 20년 동안  일해온 40대 중반의 노동자가 있었는데, 결국 과로사로 사망했다고 한다. 삼성은 그에게 지급할 상여금을 12개월수로 쪼개서 지급했으며, 과로사로 사망할 당시에는 310만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제기돼 노동부에서 특별조사를 실시했는데, 단 2주 동안 근로감독 특별조사를 벌인 결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1,000건 가까이 발생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것이 인간중심의 경영을 한다는 삼성기업의 실상이다"고 말했다.
아내가 현재 '자발적으로' 우유배달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 위원장은 "생활은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어쭙잖은 소일로 시간을 축낼 바에야 차라리 삼성 문제에 헌신하는 것이 낫다며 삼성 문제에 끈질기게 투신하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문득 <논어>의 구절이 생각났다. "삼군(三軍)의 장수는 사로잡을 수 있어도, 일개 평범한 필부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자한 편)는 구절을 김 위원장에게 맞게 풀이하면 아마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삼성이 사법부와 국세청, 청와대는 쓰러뜨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개 노동자인 김성환의 의지는 쓰러뜨릴 수 없다"

26 :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출소한 지 3개월이 되었지만, 세상은 더 큰 감옥 같다며 삼성이 선언한 인간경영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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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8-05-13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정말 엄청나게 큰 감옥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승주나무 2008-05-13 11:5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갇혀 있는지 모르는 영혼의 감옥이기에 더욱 심각하고 무섭네요
 

5월 6일 여의도 과장에서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을 취재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20대 직장인, 30대 아이엄마, 중학생을 둔 40대 엄마, 고등학생을 둔 50대 엄마 등 다양한 계층에게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물어 보았고, 그 내용을 다음날 새벽 2시경에 블로거뉴스에 게재하였다. 기사는 5월 7일 쇠고기 청문회가 열리던 점심 전후까지 블로거뉴스 메인에 올랐고, 그날 하루만 7만7천 건의 조회수에 509건의 댓글이 달려 이 문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댓글에 참여한 연령 역시 다양한 세대 분포를 보였으며 댓글의 내용은 쇠고기 수입에 대한 위험논쟁과 이 문제에 대한 책임논쟁, 촛불문화제라는 현상에 대한 논쟁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500여 개의 댓글을 일일이 분석하여 쟁점을 올려 본다. 댓글 주장의 특징을 한눈에 보기 쉽게 하기 위해 '00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 기자 주





5월 7일 다음 블로거 뉴스에 <고교생, "우리가 나설 정도면 심각하다는 뜻">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기사에 7만7천 하루에만 7만7천 건의 조회수와 509건의 댓글을 통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쇠고기 위험 논쟁 - 사망확률론, 에이즈비교론, 생명우선론 등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입장은 대체로 광우병에 걸릴 확률에 관한 논의가 많았다. 아이디 '동관'은 "광우병에 걸려 사망할 확률을 1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떡 먹다 죽을 가능성은 4만3962배나 더 높고, 담배 피우다 죽을 가능성은 434만배나 더 높다"고 밝혔다. 또 ▲목욕하다 빠져 죽을 가능성은 38만4615배 ▲촌충에 감염돼 죽을 가능성 2만1690배 ▲말벌에 쏘여 죽을 가능성 1154배"라며 논쟁에 불을 당겼다. 아이디 '유가이'는 "에이즈 환자가 득실거리는 동남아엔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며 에이즈 균을 발라 오면서 아직 공식적으로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광우병은 전후사정 안 가리고 거품물며 반대한다는 게 넌센스 아닌가?"며 광우병을 에이즈와 비교해 논리를 폈다. 하지만 '반확률론'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디 '라임 오렌지'는 "99%로 이상이 없다해도 1%로 이상이 있다면..그리고 1%로에 내가 속한다면..나한테는 100%인것이다."며 확률논쟁이 무의미함을 역설했다. 에이즈와의 비교 주장에 대해서도 아이디 '그렇게 따지면ㅎ'는 "에이즈도 처음에15억분의 1인 3-4명이 시작이었지만 요즘엔 4천만명"이라며 광우병이 결코 에이즈보다 심각하지 않은 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염성에 관해서 재치 있는 댓글도 많이 보였다. 아이디 '솔직히'는 "초코파이 먹어도 충분히 감염될수 있다는 것이지. 키스 해도 전염 되냐고? 키스를 하는데 상대 입에 소고기 들어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중3이라고 소개한 아이디 '다똥'의 이른바 '믿다망할론'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는 "이런 말도안돼는 개정책을 하는 정부를 오냐오냐 하면서 믿어주다나 나라 꼴 망하는수가 있어요. 시민이 이럴때 정치참여를 해야죠"라고 주장했다.




5월 6일 여의도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과 학생들이 촛불을 전달해주는 모습

하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확률보다는 생명이라는 본질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디 '실비아'는 "고등학생으로써 교육정책에 관한 불만도 많습니다만, 버스 타고 집에 오는길에 들리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그것도 배부른 생각이더군요. 쇠고기 수입할거라는 뉴스가 나온 다음 날, 우리반은 한바탕 그걸로 시끌벅적했습니다. 부탁이니 음식이라도 마음놓고 먹게 해 주세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을 중학생이라고 소개한 아이디 '인생'은 연예인이나 미용 같은 것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 여중생들이 서로 만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가 '죽는날 얼마 남지 않았다'이거나 '인생15년도 못살았는데 벌써 죽어서 아쉽다'는 비관적인 이야기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닌다는 동생이 집에 와서 심각한 표정으로 '누나,우리 이제 곧 죽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른들이 그 환경을 만들어 줘야 공부를 하고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으니, 정말 학생들이 공부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5월6일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한 여학생. 침묵으로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


누구의 책임인가 - 정부책임론, 앙뚜와MB론, 이명박참선론, 언론책임론, 어른-20대-대학생책임론 등

과연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점도 뜨거운 쟁점 중 하나였다. 대체로 협상을 이끌어간 정부와 이를 왜곡 보도한 언론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태가 이렇게 오도록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어른들이나 대학생, 20대들도 학생들의 날선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디 'giant'는 "협상문 원본을 보니 완전히 미국하자는 대로 도장만 찍고온 것 같다"며 정부의 협상전략을 '받아쓰기협상'이라며 비판했다.(받아쓰기협상론) 아이디 '하늘나라'는 "국민들의 behavior(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이종구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거론하며 "이종구란분이 미국산 소고기수입을 위해 우리 비헤이비어를 바꾸라고 한 뒤로 설렁탕 갈비탕집 매출이 폭락중이랍니다. 이제우리나라 전통 문화까지 말살해가며,미국산빼를 수입하겠다니 이게 진짜 우리나라정부,우리나라 사람들 맞습니까?"라며 한국인의 체질과 문화를 폄훼하듯 한 인상을 준 관료의 발언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4월 21일 발언한 "싫으면 안 사 먹으면 된다"는 발언에 대해서 아이디 '로즈마리'는 굶주린 민중에게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라고한 프랑스의 마리 앙뚜와네트가 생각난다며 이른바 '앙뚜와MB론'을 펼쳤다. 이와 함께 '이명박참선론'도 네티즌의 재치를 여지 없이 보여준 주장이었다. 아이디 '우산'은 "이명박은 뭐하고 있는지, 눈,코,입 다 틀어막고 참선하나요..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것도 안 들리나요..진짜 이 나라를 몰락시키려고 우주에서 보낸 외계인이 아닌지"라며 현직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책도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아이디 '당신의견도 공감하고'는 "명바긔는 우리가 양보하면 자기도 물러서는 게 아니라 더 비키라고 우릴 때릴 인간임"이라며 이른바 '잔인명박론'을 펼쳤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협상에 대해서 옹호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냉정해집시다'는 다짜고짜 정부의 멱살을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물론 그누구의 의견도 묻지않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버린 정부에게 큰 문제가 있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정부도 미국소고기 개방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겠지요. 어쩔수 없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라고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ctharn'은 "잘못이나 책임이 있다 해두 새루 출발헌 정권에 대해 젊은이들이 1년 정도 기다릴 여유가 필요허다구 봅니다."며 정부의 대안을 기다려 보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이번 협상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지만, 언론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아이디 '랄리'는 "언론 느네들 다책임져라, 국론 분열시키고,정부,국민 이간질하고"라며 언론의 보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밖에 어른들과 대학생들이 학생들의 무수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거의 투표를 안 하다시피 했다는 20대는 '예비유권자'인 학생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기자가 '여의도 촛불문화제' 취재를 갔을 때 대학생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때문이었는지 학생들은 자신들의 선배인 대학생들이 '정치부재'에 빠져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이디 '하늘나라'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별 생각없이 게임하듯 참여한 것이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고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놀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집회가겠나. 정말로 그아이들은 걱정이 돼서 나간 것이다. 거기 나간 애들은 적어도 게임중독이나,폭주족이나 이런애들이 아니다. 중간의 보통애들이라고 봐야한다"며 학생들의 참여에 대해서 높은 가치를 부여한 후 "그 아이들이 자기 판단에 의해 거기까지 갔을 때는 자기의 건강권을 어른들이 지켜주지 않을 거라는 판단에서 간 것이라고 봐야 한다.우리 어른들이 각성해야 한다."며 어른의 반성을 촉구했다. 아이디 'Cristiano'는 "이번 총선 20대여성 투표율이 5%랍니다.. 이건 찍을 사람 없어서 안 찍은 게 아니라 아예 나라 돌아가는 꼴 자체에 관심이 없단 소리죠"라며 20대의 저조한 정치 참여를 비판했다. 하지만 올해 투표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20대 여성 '유가이'는 여성을 비하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제기한 뒤 "어릴때부터 정치에 대한 생각은 ' 신문과 뉴스 첫머리 보도되는 아저씨 아줌마이들 싸우고 멱살잡는 것'이란 인상뿐인데, 어른들은 왜 그동안 정치에 관심을 안 갖으셨는지요?"라며 20대의 정치 무관심은 정치를 이 지경으로 물려준 어른들에게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학생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아이디 '최화'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생들보다 낫네요~"라며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주장에 바로 뒤이은 댓글에서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디 '씁쓸하지만'이 "대학생이지만 이 말이 약간불편하면서도 할말이 없네요"라며 이 주장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에 대학생들이 좀더 책임을 느끼고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참여했다는 이담초등학교 5학년 이수정 어린이. 애독하는 어린이신문을 통해 쇠고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가 - 부도덕한계론, 학생만나라걱정론, 삶즉정치론 등

이번 현상에 대해서 많은 네티즌들이 논쟁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지도자의 부도덕보다 경제살리기만 중시해 현재의 정권을 너무 쉽게 열어 준 것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인상적이다. 아이디 '둥근빛'은 "애들까지 나서서 저럴 정도면 이명박 정부는 실패한 것이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부도덕한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냐!"라며 경제에 대한 도덕성의 우위를 주장했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성신문들이 쇠고기 협상에 관한 사안과 현상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주장에서는 언론의 의제설정 기능이 기성 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이른바 '인터넷우위론'이다.   아이디 '고구마'는 "조중동은 없는 내용 만드는 신문이고 또한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 신문이고 여긴 국민 여론을 사실대로 알리는 인터넷 토론의 광장이라는 차이점이 있쥐"라며 기성 신문에 대한 인터넷 여론의 우위를 주장했다. 아이디 '이포' 또한 "인터넷 시대가 요즘은 거짓말 안속아 절대!!!!!!!"라며 이른바 '인터넷우위론'을 뒷받침했다.
이번의 집회는 초중고등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특징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 역시 찬반이 갈렸다. 아이디 '허니'는 "고등학생들, 공부하기 싫으니까 별 짓을 다하는구나. 20,30 대 형누나들이 왜 가만있는지 아냐? 어차피 모든건 정치논리로 끝나게 마련이다. 너흰 그냥, 반 이명박교 교주들한테 휩쓸려 다니는 노리개일뿐"이라며 이른바 '철부지고딩'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반발이 매우 뜨거웠다. 이 댓글에 바로 뒤이어 아이디 'U2001'은 "모든 건 정치논리로 끝나기 때문에 당신도 반(反)반이명박교 교주들한테 휩쓸린 채 그런 줄도 모르고 지껄이는 것일 뿐이다. 정치와 삶이 분리될 수 없는 것이 자명한데, 이에 대한 현명한 대응은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올바른 정치적 시각을 갖는 것이지 그렇게 자신이 정치와는 상관없이 고고한 척 자기기만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정치혐오와 무관심조차 정치적인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른바 '삶즉정치론'을 주장했다. 아이디 'pack369'는 "세계 어느나라 학생들이 그렇게 많이모여 집회를 하는데 그렇게 평화롭게 합니까? 좀 배우고 자랑스러워해야할 우리 자식들이고 조카들이고 동생들입니다!  제발 이런 학생들을 이상한단체니 불온한 세력 운운하며 이성을 잃은 정부가 오히려 이성을 찾고 왜? 우리아이들이 이러하는지 반성해야합니다!"라며 이른바 '학생희망론'을 주장했다. 아이디 '꼼꼼히 읽어요'도 역시 "셈 없는 애들 눈으로 보니 더 정확한 거구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나라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학생뿐이라는 이른바 '학생만나라걱정론'도 제기됐다. 아이디 '하늘바다'는 4.19혁명도 고등학생들이 먼저 나섰고, 대학교로 몰려가서 대학생형들을 동참시켰다고 설명한 후 "어른들이 집 한채 가진거 어떻게 집값올리까, 누굴찍어서 재개발로 이익을 볼까 고민하는 동안에. 나라걱정은 고등학생들의 몫이 되버렸네요"라며 어른들의 정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촛불문화제에 대한 많은 댓글을 분석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른과 학생들의 논쟁구도가 형성되리라는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갔다는 사실이다. 일부 보수적인 어른들이 학생들의 과도한 정치참여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을 뿐 어른들의 일반적인 반응은 학생들의 참여가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만이 희망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해서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는 예측은 얼토당토한 논리라는 것이 이번 문화제 댓글 분석을 통해 입증되었다. 특히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충고한 댓글은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저도 고딩이에요. 근데 집회가는건 나쁘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근데 우리가 광우병에 대해서 좀더 잘 알고 가야할 듯해요
남들이 하니까... 눈에 보이는게 나쁘니까 해서 가는게 아니라
광우병에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갔으면 좋겠어요"(아이디 '와우')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 책가방이나 등 뒤에 태극기를 붙인 모습이 자주 보였다. 어느 한 학생 네티즌은 "집회에 참여한 우리들도 국민이고, 애국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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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을 지나거들랑
얼굴 한번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준비에서 진행, 뒤치다꺼리 모두 하느라고 고생 좀 했죠.
처음에는 타이밍을 잘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쇠고기한테 한방에 나가 떨어질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삼성이든 쇠고기든 여론에 가려졌다고 그 문제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 오늘 이 자리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 한두시간 종각에 들러서
심상정, 김성환 님 이야기 듣고 싶은 분이 있다면..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9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이번 촛불집회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입장을 밝혀 온 시민단체와 인터넷 모임 등이 모두 참석해 서울에서만 최대 1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등 1500여 시민단체와 인터넷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긴급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문화제를 연다."
<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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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1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0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1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명박 탄핵 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여의도 촛불문화제는 6천여 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중로를 'ㄴ자 모양'으로 길게 이어진 행렬에 사람들이 자꾸 뒤이어 들어오는 형국이었다. 참여자의 구성은 매우 다양했다. 물아기를 안고 온 엄마부터 초중고등학생, 직장인, 주부 등 모든 세대가 한데 모인 자리였다. 세대가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텐데, 인터뷰를 해본 결과 요구사항은 나이든 사람이고 어린 사람이고 다르지 않았다. 초등학생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 기자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협상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자 앞에 앉은 사람들부터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촛불을 나눠주어 거리는 금세 촛불로 뒤덮였다.>

 

세대는 달라도 걱정은 한결같아

 

"어린이신문에서 30개월 이상 소도 수입한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무서워요"(이담초 5학년 이수정 양)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세요"(중학교 3학년 학생)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지 않게 정보를 공개했으면 좋겠다"(용화여고 2학년 여학생)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 정부인데, 정부의 역할을 똑바로 해주세요"(영산고 2학년 학생들)
"정보에 대한 통제와 끊임없는 밀실정치를 당장 그만두라"(IT 업종에 근무하는 20대 직장인)
"국민이 원하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일곱 살 아이를 둔 30대 주로미 주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으면 좋겠다"(중학생 딸을 둔 40대 주부)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한 정치를 해달라"(고2 딸을 가진 51세 주부 이모씨)
- 이상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꼭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한 답변


우석훈 씨는 <88만원 세대>라는 책에서 대한민국 사회는 세대간 착취현상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최소한 여의도 광장에 모인 서로 생각이 통하는 듯했다. 초등학생부터 5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지만, 걱정하는 내용은 한결같았다. 이명박 정부는 왜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느냐는 질타다. 한 학생은 "청와대 분들과 정부에 계시는 분들이 직접 이곳에 나와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계천의 두 번의 집회를 포함해서 세 번째로 집회에 참여한다는 50대 주부는 "청계천에서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여의도는 아기엄마나 주부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자가 만난 고등학생은 용화여고, 회수고, 영산고 등이었는데, 학교에 따라서 40명 반에서 10명에서 많게는 25명 반에서 16명까지 적지 않은 고등학생들이 청계천과 여의도에 있었던 3회의 집회에 참여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기자는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기 전에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어른으로서 여기까지 오게 한 것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태극기 아래 수천 명의 점점한 촛불 행렬이 늘어서 있다.>

 

죽기 싫어서 나왔다

 

어떻게 해서 직접 참여를 하게 되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학생은 망설임 없이 "죽기 싫어서요"라고 대답해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 학생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쇠고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듯하지만 자신들처럼 절실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어른들은 알지만 아이들은 느낀다는 것이다. 행사를 알게 된 것은 대부분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서다. 자신을 고3 수험생이라고 소개한 한 남학생은 "개교기념일이라 쉬는 날이지만,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학원수업을 빼먹고 온 학생들도 적지 않은 듯했다. 대체로 학생들은 사진을 찍는 것과 실명을 공개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학교 공개는 괜찮다고 말했다. 언론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이 노출될 경우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공부를 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 아니냐" 하는 짓궂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돌아오는 대답이 그야말로 우문현답니다.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진짜 학생이다"라는 회수고 3학년 최재용 학생의 말에 기자는 그만 기가 죽고 말았다. 한 학생은 "학생도 국민이므로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용화여고 2학년 학생의 말을 듣고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저희가 나설 정도면 상황이 좀 심각하다는 얘기다"
면목동에 사는 송이 엄마 주로미 주부는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행렬에 동참하고 싶어서 나왔으며, 특히 아기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와 함께 이 자리에 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아이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해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애독하는 어린이신문을 통해 쇠고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다는 이담초등학교 5학년 이수정 어린이와 남동생. 이수정 어린이는 솔직히 집에서 동생과 놀고 싶었다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당신이 내 옆에 있어서 나는 든든하다

 

여의도 광장에는 학생들이 천 명은 넘게 보였다. 이를 감안해 학생과 어른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한 것이 바로 '애국가'다. 태극기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군중이 태극기를 가지고 온 이유는 "우리도 애국자입니다"라는 진행자의 소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학생들의 직접 참여에 대해서 어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IT업종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휘둘리는 건 위험하지만 그들이 나오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라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성산동의 한 주부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이 너무 저조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늘 여기서 젊은 사람들과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돼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직 어둡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느껴서 좋았으며, 특히 옆에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니 매우 든든하다"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늘 열린 촛불문화제를 포함해서 현재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민의 행동과 이를 바라보는 언론에 대해서 우려와 불만이 쏟아졌다.

한 직장인은 정부의 밀실정치도 문제지만 도농의 정보격차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에만 유지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과 국민적 메시지를 잘못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주부는 최근 조갑제 씨가 "1만명을 모두 잡아들이라"고 한 발언을 들며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질타했다. 어른들은 물론 학생들도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냈다.

 

<5월 6일 저녁 9시 20분경, 여의도 광장의 윤중로에 촛불을 든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인터뷰에 응한 한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현대사 과목을 예로 들며 "4.19 혁명 때 언론은 제대로 보도한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지금 와서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현재의 언론 실태를 비판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명박 탄핵 범국민운동본부는 '정치선동'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신경을 쓴 듯 보였다. 며칠 전 청계 광장에서의 행사와 달리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지 않고 침묵과 애국가, 촛불만을 가지고 행사를 진행했다. '조아세' 등 시민단체나 각종 정치 세력들이 호기를 틈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팜플렛을 배포했지만, 이로 인해 주최측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진행자의 선창에 맞춰 따라 한 구호는 "농부 아저씨들, 우리가 지켜드리겠습니다"나 "어른들이 미안합니다"와 같은 메시지뿐이었다.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았다. 인천 용현동에 사는 안형남 씨는 "이곳에 나와서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를 표출하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인 행동인데 너무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아무개씨 역시 "메시지가 없는 행사라 밋밋했다"는 평이다.
세 번의 운집, 만 명이 넘는 행렬에 혹자는 냄비와 월드컵을 떠올렸다. 월드컵처럼 집회를 즐기기 위해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다른 건수가 터지면 곧 묻힐 거라는 비관적인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만난 고등학생의 말처럼 쇠고기 문제는 아무리 양보한다고 해도 생명과 건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쉬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그 중에서도 한 시민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냄비가 끓더라도 이번에는 좀 제대로 끓여보자!"


<한 어린이가 엄마와 촛불을 들고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 광장에서는 어린이를 데리고 오거나 심지어 아기까지 업고 온 엄마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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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07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학생들 인터뷰 내용 읽으며 눈물났어요~~ 아침부터 찔끔거리며시작하는군요.
국민의 우매화 정책은 세월이 흘러도, 세상이 변해도 집권자들이 즐기는 정책인 듯...
국민의 생각이 정책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세상은 그리 어려운 것인가!
알만한 분의 실명이 반가웠어요~~~~~

승주나무 2008-05-08 22:38   좋아요 0 | URL
네~ 그 분밖에 실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요~ 그 분한테 무척 감사한 일이죠^^

Jade 2008-05-07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에 사는 안형남씨와 직장인 박아무개씨....ㅋㅋ

승주님 기사를 보니 더 절실하네요.
"우리가 나설정도면 심각한거다"란 말이...
예전 우석훈 강연에서 "중학생들이 나오면 어느 정권이든 뒤집어지게 되어있다"라고 한 말이 기억나네요 ㅎㅎ


승주나무 2008-05-08 22:38   좋아요 0 | URL
"우리가 나설정도면 심각한거다"
결국 이게 메인 제목으로 됐더군요^^;
 

새벽3시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매일 그러는 것은 아니고,
띄엄띄엄 일기처럼 쓰는데,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단상과 감상이 지나가기도 하고,
격정이 치올라오기도 한다.
아침잠이 많은 나이지만, 새벽3시의 기운은 빼앗기고 싶지 않다.
새벽3시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새벽2시 정도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길게 가야 1시간을 넘기지 않아야 다음날 지장이 없다.
새벽3시만으로도 충분히 지장이 있다.
앞으로 새벽2시에 글을 올릴 수도 있지만,
새벽3시가 주는 영감을 그대로 살리면서 제목을 바꾸지 않을 계획이다.

어떤 글이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독서량에 비해서 배출량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3년간 미친 듯이 신문스크랩을 했는데,
그때 3만건의 기사를 스크랩하는 동안 나의 글은 몇 개 되지 않았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은 어떤 특정한 주제나 뚜렷한 형상(책 제목 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보다는 '접속'이라는 의미가 강했던 것 같다.
내가 책을 읽는 내용은 대체로 나의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많고
나의 풀리지 않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생각지도 않은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책을 읽을 때는 접속해 있는 상태여서 나의 마음 속에서 어떤 답이 무작위로 떨어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한동안 그 답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고민하다가 또 다시 우연히 그것이 맞아들어가는 상황을 겪어보면 마치 내가 '신탁'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글은 어떤 틀이 있어서 그 틀을 중심으로 내용을 조합하고 완성하려는 자동시스템이 갖춰진 것 같다. 하지만 창조적인 글을 쓰고 싶을 때 이런 시스템은 죄악과 같다. 나의 글쓰기는 이를테면 이 자동시스템을 교란시키기 위함이다. 자동시스템은 진화하면서 스스로를 업데이트하고 나의 교란작전도 업데이트를 거듭한다. 이렇게 아귀다툼처럼 교란이 펼쳐지지만 '접속'이라는 공통분모 덕에 엮이게 된다.

한동안 인문사회 에세이를 읽다가 멜기세덱 님의 고마운 제안에 따라 김유정문학기행을 하면서 김유정을 다시 한바퀴 돌았다. 소설만 전집으로 돌았는데, 새로이 깨달은 바가 많았다. 다시 리뷰를 쓴다면 김유정의 도시적 면모와 치열한 현실저항 의지를 담아보고 싶다. 김유정이 준 선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나에게 문학적 관심을 환기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오덕 선생의 유고집을 보고 이원수 선생의 동화책과 동요집을 하나 샀다. 몹시 기다려진다. 이오덕 선생에 의하면 내가 어릴 적 썼던 동시는 어른의 흉내를 낸 몹쓸 동시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나의 꿈이 하나 생겼는데, 동시를 써보는 것이다. 나의 꿈은 미처 써보지 못한 동시를 쓰는 것이다. 또 멜기세덱의 도움으로 백석의 새로운 책을 구하게 되었다. 멜기세덱 칭찬을 오늘 많이 하게 되는데, 멜기세덱이 없었다면 나는 여태 사회과학 서적이나 인문학 서적을 뒤적이며 사회에 대한 갖은 불만만 토해냈을 것이다.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는 나의 세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나의 세계를 갖추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먹고 싸는 순환이 있어야 숨이 유지되듯
읽고 싸는 과정이 나를 숨쉬게 할 것이다. 새벽세시라는 묘한 시간에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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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06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정한 배출량을 갖는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새벽 3시의 글쓰기 멋지군요.
좋은 친구가 님을 멋진 세계로 연결해주었네요.^^

승주나무 2008-05-08 14:11   좋아요 0 | URL
요즘은 새벽3시도 일찍 자는 편인걸요.
그놈의 술이 문제ㅠㅠ

hnine 2008-05-06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지하님의 <새벽네시>라는 시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데...
이 페이퍼 아침에 한번 읽고서 지금 다시 읽어보고 가네요.
저도 새벽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가봐요.

승주나무 2008-05-08 14:11   좋아요 0 | URL
봄바람이 불어서 댓글을 제때 못 달았네요. 미안합니다.
hnine님이 소개해준 시는 꼭 찾아 읽어볼게요.
김지하 시인의 한창때가 그립군요~~ 요즘은 더욱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