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는 분이 시위 중에 연행됐는데,
저녁에 퇴근 후에 찾아가보려고 해요.
업무시간에는 갈 수 없으니.
서대문서라면 합정역에서도 가까운 데 있는 곳이니
한번 가봐야겠지요.
그 전에 그 분이 먼저 나오실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경찰서 면회는 한번도 안 가봐서
뭐를 가지고 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두부 같은 거를 가져가야 하나요?
뭐, 죄를 지은 게 아니라
불법연행된 거니 그런 거는 필요 없겠지요.

혹시 유경험자나
뭔가 아시는 분들은 조언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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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6-0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개인소지품은 거의 반입 불가입니다.
사식 넣을 돈이랑 나올 때 갈아입을 옷가지가 제일 좋습니다.

승주나무 2008-06-05 10:00   좋아요 0 | URL
아~ 글큰요~~
나중에는 참고해야겠습니다^^

토토랑 2008-06-0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분이면..노트나 책 같은거 반입 눈감아 주기도 해요
그래도 사식 넣어주는게 제일 나으실듯..
(사식 안 넣어주면 맨밥에 단무지만.. 나올걸요 아마..)

승주나무 2008-06-05 10:01   좋아요 0 | URL
나중에 만났는데 사식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ㅋ

드팀전 2008-06-0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두부는 구치소나 교도소에 가져가야지요..^^

전 꽃다발을 가져가시라고 권합니다.경찰이 반입해줄지 어떨지 모르지만..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부모가 모두 진보주의자들이었어요.줄리엣 쇼어이야기였나..하여간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아이 역시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었겠지요.대학을 들어가서 처음으로 시위를 하다가 짭새에게 달려갔겠지요.

하룻밤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 부모가 꽃화환을 준비해서 목에 걸어주더래요..
그러면서 부도덕한 사회에서 사회에 책임을 갖은 성인으로 드디어 제대로 성인된 일을 했다고..즉 이제 드디어 사회에 대해 빚지은 것에 대해 값을줄 아는 어른이 되었다며 축하해주더래요...^^

그래서 전 꽃다발을 들고 가길 권합니다.
경찰서에 꽃다발.....뭔가 이것도 또하나의 저항같지 않습니까 ^^

금방 나오기 전에 빨리 하세요...그런 기회도 많지 않으니..^^

승주나무 2008-06-05 10:0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꽃다발을 누구한테 줘본 일이 없어서 ㅡㅡ;
그 대신 정식 집 가서 두부 반찬을 많이 시켰드랬죠 ㅎ

바람돌이 2008-06-0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요즘은 밥도 제대로 안주나요? 저는 옛날에 그래도 밥은 국밥 따끈한걸로 주던데... 욕하고 협박하고 해서 그렇지 설마 80년애 90년대에도 밥은 제대로 줬는데 지금 밥을 그따위로 주다니요.
짧은 기간이고 조사중이라면 아마도 아무것도 안넣어줄겁니다. 저희 어머니 예전에 빵이랑 우유랑 잔뜩 사들고 오셨는데 그거 저한테 안왔어요. 그냥 가서 알아보시고 사식 넣을 수 있다면 얼마간 주고 오시고요. 꽃다발도 당연히 안넣어 줄것 같은데요.

승주나무 2008-06-05 10:02   좋아요 0 | URL
좀 먹을 만한 반찬 나왔다 싶으면 사식으로 사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거기서 주는 반찬 먹다 보면 갑자기 우울해진다는..
 


만화가들이 뭐라도 해야겠다며의기투합해서 깜찍한 피켓을 만들었다. 왼쪽에 쥐잡는 국민고양이가 참 든든하다.


나는 보통사람과 같이 평일에는 매일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다.
월급도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택시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매일밤 12시만 되면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길이 여간 씁쓸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직장을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번 주말에는 처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밤을 샜다.
태어나서 언제 한번 생판 모르는 시민들과 어깨를 기대 밤을 지샐 수 있겠는가.
나름대로 주경야전(晝耕夜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싸운다)을 하고 있지만,
밤을 새는 시민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항상 미안했다.
대신 매일매일 거리로 출근해서 꼭 2~3시간 정도는 시민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나 한 사람이 가세한다고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군중들은 심리적인 것에 예민하기 때문에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 옆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걸 금방 느낄 수 있다.

한 사람이 지치지 않고 악을 써서 외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외치고
그러면 거대한 함성이 되는 것이다.
경찰의 공권력 투입, 폭력진압, 살수차, 분말소화기 공격이 왜 두렵지 않겠는가.
이제는 112도 무서워서 못 누를까 두렵기까지 하지만,
옆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꽉 잡으면 우리가 그들보다 강하다고 믿는다.


물대포를 온몸으로 견디는 것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표정에 근심과 걱정이 서려 있다. 정부는 자신들을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정부가 세계에 나가 국민을 위해 제목소리를 내준다면 국민들은 정부를 걱정해줄 것이다.



어차피 시민들 쪽은 배수진이다.
여기서 더 물러설 곳은 없다.
장관고시까지 강행했는데, 미국과의 관계도 있는데 어쩌구 하는 말은 집어치우라고 해라.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시민들이 떼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본인들만 모르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촛불시위에 참여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약자'들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
자유발언대에서 한 여학생이
"본 적도 없는 분이 몸으로 물대포를 막아주고,
겉옷을 줘서 젖은 옷을 말릴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는 말을 듣고 전율했다.
정부에게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다.
나보다 약한 자를 군화발로 짓밟는 것이 아니라,
나의 피해를 무릅쓰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내가 살수차의 물대포를 피하려고 살짝 비켜서면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맞는다.
하지만 내가 물대포를 조금 맞으면
내 뒤에 있는 사람은 타격을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하다가 내가 지치면
내 뒤에 있는 사람은 내 몫까지 더해서 힘차게 외쳐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도 우리가 왜 거리로 몰려와서 외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눈치다.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거리에 나와 있는지 이명박 정부는 알아야 한다. 이것은 이미 국제문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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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많은 외국인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승주나무 2008-06-05 10:02   좋아요 0 | URL
네~ 외국인이 정말 많은 괌심을 보였던 거 같아요^^

무스탕 2008-06-0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부가 지금 사태의 원인이나 해결책을 모를거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알고서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밀고나가는 중이지요.
그래서 더 나쁘다는 겁니다.
가진자의, 힘있는자의, 아는자의 고의적인 만행이라서 더 나쁘다는 겁니다.

승주나무 2008-06-05 10:03   좋아요 0 | URL
네~
가족이나 친구나 가장 사랑하고 귀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들에게 가장 잔인하게 구는 것은 참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순오기 2008-06-0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면서도 안 하는 자들의 결과는 뻔합니다~ 승리는 국민의 것!!

승주나무 2008-06-05 10:04   좋아요 0 | URL
네~ 승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홍수맘 2008-06-0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대단하세요.
전 그저 멀리서 응원할 따름입니다.
한편으로 너무 죄스럽구요.

힘내세요.

승주나무 2008-06-05 10:04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이렇게 멀리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만도 큰 일입니다.
인터넷 클릭 한 번 하는게 그들에게는 위협이 되겠죠^^
 
일곱번째 촛불집회 :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내가 책을 놓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행동하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만약 행동이 없다면 나는 책의 배반자일 뿐이다.
내가 존경하는 선비들이 평생 책을 읽었던 이유는,
자신의 한몸 필요한 순간에 행동할 수 있기 위해서다.
그 한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난다.

'행동'이란 책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마음 속에 순수함이 남아 있다면
그리고 시비에 대한 직관이 남아 있다면 누구든 행동할 수 있다.
단지 책을 읽는 사람은 어떻게 행동해야 더 효과적이며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할 수는 있다.

집회장에서 동행했던 한 문학평론가는
"평소에 까칠한 사람들이 요즘에 전혀 까칠하지 않는다"며 질타를 했다.
항흥구 성공회대 교수, 진중권 중앙대 교수, '노근리 아리랑'을 쓴 소설가 이동희 씨, 집회현장에서 보았던 철학자 김상봉 교수, 경향신문에 르포를 게재했던 신현림 시인이 대표적인 행동파 지식인이다.
물론 지식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얼굴과 목소리를 가리고 행동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하나하나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은 매우 배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이란 자유를 위해 가는 길일진대,
자유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지식의 하청업자'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2008년 대한민국의 한 장면으로 기록되면서 반드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여야 한다.
"그들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말을 하는 것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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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02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움이, 깨달음이 삶에 실천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 없는 껍데기일뿐이겠죠!

승주나무 2008-06-05 10:05   좋아요 0 | URL
네~ 깨달음을 얻으려고 배우는 것인데..
폴리페서는 배움을 다른 목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니까 더 나쁜 것 같습니다. 폴리페서뿐이겠습니까..

Koni 2008-06-0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말을 하는 것을 잊었다" 정말 가슴을 치는 말입니다.

승주나무 2008-06-05 10:06   좋아요 0 | URL
네~
아주 엄정하게 그들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도할 수는 없었겠지만,
팔짱 끼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 그들인데 말이죠

2008-06-09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벽에 물대포 진압이 있기 직전 돌아왔다가 저녁에 다시 시위장으로 갔습니다.
마치 좀비처럼 온몸에 힘이 풀리고 좌절과 허무를 견디느라 마음은 황폐해졌지만, '그곳'에 가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군중들이 광화문에서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화문의 상황이 내 마음과 같았습니다.



광화문의 거의 모든 출구는 봉쇄됐습니다. 막힌 출입구에는 혹시나 있을 '비상'(?)에 대비해 전경들이 배치됐습니다. 모든 출구와 국민들의 마음까지 봉쇄된 채 이명박 정부는 어제는 물대포를 발포했고, 오늘은 최루탄을 발포했습니다.



 


 


막혀 있는 닭장차를 몇 대 끌어내 보았지만, 바뀌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시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나도 한 사람이었습니다. 제 회사의 상사는 어제 경복궁에서 연행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버스 위에 올라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내려가지 않으면 강제 연행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여자 경찰의 목소리로 "지금 여러분 때문에 시민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선동을 당장 멈추십시오" 따위의 말로 시민들을 자극했습니다. 급기야 어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주었던 살수포를 장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가방에서 우산과 우의를 꺼내 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살수포가 아니었습니다. 최루탄이 흘러나오고 매캐한 연기에 시민들이 괴로워했습니다. 어제의 교훈으로 우산은 준비했지만, 마스크는 미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마스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방 어딘가에서 손수건 한 장을 발견해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 손수건은 땀이 많은 저에게 아내가 선물해준 것입니다. 여태 한번도 쓰지 못했던 손수건인데, 최루탄을 막는 데 쓰고 말았습니다.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아내를 데려오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앞으로 이 정부가 무슨 무기로 시민들을 잡을지 걱정이 됩니다. 만약 평화시위가 보장된다면 아내의 손을 잡고 꼭 현장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이명박 정부가 실탄을 발포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화'의 '대'자도 꺼내기 싫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어떤 새로운 무기를 시민에게 들이댈지 두렵습니다.




아내가 선물한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대신 코와 입을 막았습니다.


최루탄에 시민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는 내 마음이 참 괴롭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사IN의 천관율 기자는 어제 윤전기를 돌렸어야 하지만,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가 정부의 어젯밤 도발로 휴지가 돼버렸다며 불평했습니다. 이처럼 2008년의 상황은 한마디로 '예측불가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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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6-02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백골단을 봤는데 최루탄까지 나왔단 말인가요? 정말로 갈때까지 가는군요.
이제는 재협상이고 뭐고 정말 정권이 끝나지 않으면 안되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승주나무 2008-06-02 02:14   좋아요 0 | URL
언론에 의하면 '분말소화기'였다고 합니다.
닭장차에서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공포감은 최루탄 그 이상이였습니다

웽스북스 2008-06-0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구까지 봉쇄하고 최루탄까지 발포한 정도라니
정말 심각하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빨간 피켓을 들고 있는 중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그야말로 예측불가능입니다. 상식 선에서는요.

승주나무 2008-06-02 02:19   좋아요 0 | URL
몰상식과 예측불가능.. 딱 이 두 마디로 이명박 정부의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합니다.

글샘 2008-06-02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처럼 총으로 발사하는 최루탄이나 손으로 던지는 사과탄이 아니라, 모기잡는 스프레이같이 생긴 휴대용 소화기더군요. 그걸 얼굴 바로 앞에서 쏘는 색기들은... 정말 인간이 아닌 외계인 같더군요.
승주나무님... 몰상식은 동의 ^^, 예측불가능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예측가능하지 않나요? 청와대로 가는 걸음들이 이렇게 많은데... ㅎㅎㅎ
주말에 서울갈게요. 한번 봅시다. ㅎㅎㅎ
자, 이번 주말, 세종로에서 알라딘 번개칩니다! 번쩍번쩍!!!

승주나무 2008-06-05 10:0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울보 2008-06-0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아직도 최루탄이 남아있나요,
참,마음이 아파요,

승주나무 2008-06-05 10:07   좋아요 0 | URL
최루탄은 아니고 소화기 분말이었습니다.
제가 잘못 알았네요~
 

}


경찰이 자정을 전후로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물대포를 쏘았고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젖고 다치고 쓰러졌다. 2008년 지금의 상황이 매우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1. 대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다

6월 1일 자정에 나는 시청앞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대부분은 경복궁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었는데, 시청앞광장은 지친 시민들이 쉬고 있었다. 대학에서 음악동아리를 한다는 학생이 황급히 다가와 오늘 시위 안하느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끝내 몸이 일어서지 못했고 그것이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나날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나도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밤이 늦었지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쇠고기 수입 반대를 의제로 시작됐던 촛불문화제는 중고등학생들에 의해서 촉발됐고, 시민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마지막으로 참여했는데,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이 경복궁으로 시청으로 몰려들었다. 대학생들은 대학의 깃발을 내걸고 애써 연습한 안무를 시민들 앞에서 펼쳐보이며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학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대학생들은 전해주었다. 한 대학생은 강의실이나 동아리방에서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그거 안 먹으면 되지 않느냐"거나 "우리가 해봤자 되겠냐?"는 등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집회에 나오지도 않고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많다"는 나의 질문에 부끄럽지만 부정하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한 50대 시민은 얼마 전 <위험사회>를 쓴 울리히 벡의 한국 방문 소식을 전해 주었다.
시민에 의하면 울리히 벡은 "대한민국은 내가 그렸던 <위험사회>보다 더 위험사회가 되고 있다"고 한다. 울리히 벡은 한 강연회에서 "20대가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오늘이 오기 전까지 사실상 대한민국은 20대의 공백 상태라고 할 수 있었지만, 청화대 앞에 모여든 생기발랄한 대학생들은 이것이 한낱 기우일 뿐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살수차의 물대포를 흠씬 얻어맞은 시민들은 장작불에 옷을 말리며 고단한 몸을 추스리고 있다. 옷이 마르면 이들은 다시 살수차 앞으로 가거 물대포를 얻어맞을 것이다.



2. 축제의 형식을 빌려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2008년식 '행동'이다.


"386세대 입장에서는 지휘도 없고 체계도 없어 답답해 보이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발전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축적되고 학습될 것이지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

"나는 집회에 스무 번 넘게 참여했다. 4월 28일에는 200명에 불과했지만, 매일매일의 변화가 분명히 있다. 정부가 이것을 읽지 못하면 집권 내내 힘겨울 것이다."


50대의 한 주부는 "비폭력은 시간이 너무 걸린다"며 "사랑도 뜻뜻미지근하면 결국 깨지는 거 아니냐"며 평화와 축제 위주의 분위기를 경계했다.
40대와 50대, 이른바 386들은 2008년의 집회를 보면서 아쉬움이 무척 많은 눈치였지만, 2008년식 행동을 인정했다. 지회와 체계, 전략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대의 주부는 축제분위기로 흐르고 있는 집회문화를 가리켜 "원래 시위는 축제가 맞다. 만약 비장한 분위기였다면 대중들에게 외면받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윤도현 밴드가 참여한 촛불문화제를 예로 들었다. 그날 윤도현 밴드가 '축제'처럼 너무 노래를 많이 불렀다는 비판이 많았다는 전언을 소개했다. 그 자리는 분명히 콘서트나 축제와는 다르다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때문에 굳이 '축제'와 '투쟁'을 구분하는 방식은 전근대적이었음이 드러났다. 형식은 축제를 하고 있지만, 분명히 메시지가 있다. 한 여대생은 생각이 달랐다. "2002년 월드컵처럼 축제분위기로 간다면 메시지가 분산될 수 있다. 시민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집회에 열번도 더 참여했다는 30대의  한 시민은 2008년의 행동을 이렇게 해석했다.

"정치인이나 운동가의 연설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개인적인 주장과 자유발언을 2~3시간이 넘게 하는 것이 더 생생하고 설득력 있다. 87년처럼 정보가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몇몇 지식인들이 시민들을 계몽시키는 시대에 비해 2008년은 시민들이 담론을 만들 정도로 정보의 흐름이 빠르다. 설령 시민들이나 학생들이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학습해갈 것이다. 아이들 대신 공부를 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3. 집으로 가지 않고 거리에서 서로 나누다.

살수차의 무차별 발포가 시작되자 시민들이 뭔가를 던졌다. 물병이 아니다. 시민들은 그것을 받아서 하나둘씩 갈아입었다. 우의였다. 우의가 어디에서 보급된 것인지는 잘 모른다. 광주민주화운동 때는 아주머니들이 길거리에서 직접 밥을 해다 시민들에게 먹였지만, 2008년 서울에서는 시민들이 생수통과 초코파이, 마가렛, 커피를 서로에게 전하며 몸을 녹여주었다.




국가는 시민들에게 싸늘한 물대포를 뿌려댔지만, 상처받은 시민들은 서로에게 우의를 건네주었다. 밤새 감기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저희 형님이 사왔습니다. 돈은 안 받습니다. 앞으로 갈길이 머니 속을 든든하게 달래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초코파이와 생수, 커피를 나눠주었다. 나도 초코파이를 하나 먹고 기운을 차렸다.

정부가 시민들을 지켜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렸다. 새벽에 도우미의 절박한 목소리가 애잔하게 들린다.

"여러분 우리가 여기서 흩어지면 최전선에 있는 시민들이 모두 연행됩니다. 새벽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차가운 길바닥에서 새우잠을 자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졸린 눈을 일으켜 세웠다. 아니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으나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대규모의 진압작전을 실시했다. 물리력과 물리력의 충돌은 이제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촛불시위가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성난 시민들은 "내일은 짱돌을 들고 오겠다"고도 했고 아예 지게차를 들고와 버스를 밀어버리겠다고도 했다. <맹자>라는 책에서도 "힘으로 누르면 당장은 억압할 수 있을지 몰라도, 힘이 떨어지는 순간 끝장이다"고 했다. 언제나 힘을 주고 있을 수는 없다. 물리력 동원은 이명박 정부의 패착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깨어나고 있으니까.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한 시민이 가져온 메시지가 비장하다. 이 문구를 보니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야! 너도 자지 마라. 자지 말고 똑바로 지켜봐라"


현장지침사항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두꺼운 겉옷은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밤공기가 매우 차다.

2. 우산과 우의를 챙겨야 한다. 언제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게 될지 모른다.

3. 화장실 정보에 대해서 서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화장실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시민들이 무척 많다.

4. 늦은 시간에 잠깐 참여하시는 분들은 따뜻한 음료수나 생수를 챙겨와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위대의 주의사항>(자료제공 : 알라딘 아이디 아프락사스)

5. 얼굴로 날아오는 방패- 두꺼운 책이 든 가방을 앞으로 둘러메고 방어준비한다.

6. 전경의 방패는 밑에서 위로 들어올린다. 전의경 대열을 잠시나마 흐뜨릴수 잇다.

7. 프락치를 조심하라 - 동일한 목소리로 매일 같은 장소로 가자고 외치는 사람
경찰이 진압작전을 펴기 가장 좋은 곳으로 시위대를 유도합니다.

8. 가장 해체시키기 어려운 시위대 유형 - 어깨동무를 하라
시위대가 1열 2열 순서대로 어깨동무를 하여 서로 뭉치는 형태를 취하면절대로 파고들수 없습니다

9. 토끼몰이(포위)에 대한 대처법은, 시위대가 양 날개를 두텁게 해야합니다.
양 날개를 뚫는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를 미리 관측하는 법은 전의경 부대가 시위대를 등지는 ㄷ자 형으로
벌려서는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 전경이 갑자기 동시에 구호를 외치는것은 부대의 대열정비행동이며 반드시 다음행동이
나오게 된다.뒷선의 부대들이 앞선부대의 뒤를 받쳐주러 오는 행동을 하는지를 관찰,
뒷선에 휴식중인 부대가 대열을 갖추면 반드시 앞선부대는 치고나옵니다.

11. 두개 이상의 중대가 앞뒤로 겹쳐 서있다 좌우로 벌려서는 경우가운데 문을 열고 체포조가 뛰어나옵니다.

12. 방패로 땅을 찍는 행동 -이는 부대전체가 명령을 알아들었을 경우 나타나는 행동이기도 하며,
때에따라 시위대를 위협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방패로 땅을 찍는 행동이 관찰될 시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들을 최우선시하여 뒤로 빼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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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위에 가는 우리딸에게 엄마가 해줄수 있는 게 없군요.
이거라도 메일로 보내줘야지~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하늘바람 2008-06-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 2008-06-0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위문화와 사람들의 의식은 새롭게 변해가는데 정권은 80년대로 후퇴라니...
하지만 믿습니다. 지금의 우리의 힘은 80년대로 돌아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