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련 일을 해서 그런지 출판사에서 보도 요청이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부모와 십대 사이>, <교사와 학생 사이>, <어린이들을 위한 집단 심리 치료> 등을 썼던 하임 기너트 박사의 부인인 앨리스 기너트 박사가 내한해 아동심리와 아동교육에 대한 강연을 펼칩니다.

부모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방법, 인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판하는 방법, 판결을 내리지 않고 칭찬하는 방법,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 감정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인정하는 방법, 자신의 본래 마음을 믿고 자신감을 키워 나가게 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방법이지요. 아이 교육을 위한 계발서와는 질이 다르게

이번에 양철북에서 앨리스 기너트 박사가 내한해 문용린 교수와 기자간담회를 갖는다고 합니다.

오전 11시 남산타워 초입의 국립극장 맞은편 <신라호텔> 1층 커피숍입니다.
혹시 생각이 있으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책을 보내 드릴게요~

제 휴대전화(019-286-0981)나 이메일(dajak97@hanmail.net)로 연락 바랍니다.
저는 그날 가보려고 합니다. 나중에 취재기사로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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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구명의 <국어>와 유향의 <전국책>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당시 패자가 되려는 열국의 치열한 외교전을 기록한 역사서다. 특히 두 책에 등장하는 합종연횡가들은 복잡다단한 외교관계를 통찰하여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였다. 예컨대 공자의 제자인 자공은 한몸을 움직임으로써 월나라는 패자가 되게 하였고 오나라는 망하게 하였고, 제나라의 국력을 현저히 떨어뜨렸으며 스승의 고국인 노나라를 멸망으로부터 구했다. (오월춘추, 사기열전에 자세한 내용이 기록됨) 이처럼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조국의 명운을 짊어지고 치밀한 두뇌싸움을 전개한 이야기인 <전국책>과 <국어>의 내용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최근 대북 정책을 분석해 보았다. - 기자 주



유향의 전국책은 전국시대에 나라의 명운 건 영웅과 천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전개되었다. 외교의 기본적인 개념이 총망라된 역사서로 전략도 없고 원칙도 없고 이명박 정부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순망치한을 잊고 망한 나라들

춘추시대 말엽, 오패의 한 사람인 진나라 문공의 아버지 헌공이 괵나라를 치기로 결심한 헌공은 통과국인 우나라의 우공에게 길을 빌려주면 많은 재보를 주겠다고 제의했다. 우공이 이를 수락하려 하자 중신 궁지기는 "전하, 괵나라와 우나라는 한몸이나 다름없는 사이오라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이옵니다. 옛 속담에도 덧방나무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란 말이 있사온데, 이는 곧 괵나라와 우나라를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되옵니다. 그런 가까운 사이인 괵나라를 치려는 진나라에 길을 빌려 준다는 것은 언어도단 이옵니다." 라고 간했지만 우공은 끝내 진헌공의 계략에 말려들어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이때 나온 말이 바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이다. 순망치한의 교훈을 잊어버려 화를 입은 나라는 비단 우나라뿐만 아니다.
기원전 313년 제나라가 초나라를 도와 진(秦)나라를 공격해 곡옥의 땅을 빼앗았는데 진나라는 제나라를 공격하지 않고 초나라에게 땅을 주기로 거짓 약속을 해 초나라로 하여금 제나라와 국교를 끊게 만들었다. 사자의 거짓을 뒤늦게 깨달은 초나라가 진노하여 진나라를 공격하였으나 이번에는 진나라가 제나라와 연합해서 맞섰고 한나라까지 가세하니 초나라는 다시 영토와 백성을 엄청나게 잃고 말았고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후원국을 믿고 멸망에 이른 나라들은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서주의 대부 궁타가 서주군에게 건의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나라는 진(秦)나라를 믿고 진(晉)나라를 무시했다가 진(秦)나라가 기근에 빠지자 이내 망하고 말았습니다. 정나라는 위나라를 믿고 한나라를 무시했다가 위나라가 채나라를 공격하지 이내 망하고 말았습니다. 주나라와 거나라는 제나라에게 망하고, 진나라와 채나라는 초나라에게 망했습니다. 이는 모두 후원국만 믿고 가까이 있는 적을 가벼이 여겼기 때문입니다"


순망치한을 잊은 이명박 정부

안타깝게도 이 말은 이명박 정부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3월 26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남북합의서를 부정하고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이는 북한 측이 그 무엇보다 중시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존엄’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으로 해석돼 북한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거기다가 한반도 비핵화니, 인도적 지원에서의 상호주의니, 납북자와 국군포로, 지금까지 대북 협상 자세를 바꿔야 한다느니, 통일부 없다고 통일이 안되는 것 아니라는 식의 말들이 이어지면서 남북 양국은 사실상 대화가 불가능한 상대가 돼 버렸다. 러시아와는 자원외교 운운 하는 발언으로 반발을 샀다. 러시아가 한갓 자원외교 대상에 불과하냐며, 지난해부터 모스크바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친미국가에는 자원을 팔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더욱 심각하다. 후진타오 주석이 박근혜 특사를 만난 그 즈음만 해도 중국은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당근을 제시했다. 전략적 관계로의 격상 외에도 한·중 관계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의 반응이 냉담하자 점차 한중관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그 후로 중국을 일본 다음으로 방문함으로써 중국 지도부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방미 기간 중에는 한·미 동맹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격상하자고 거듭 제안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한미동맹의 격상이란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공동의 적으로 설정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쓰촨성 지진 해프닝 때 중국 언론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호오를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일본 소방대원이 시신 앞에서 묵념하는 사진을 올려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반면, 한국은 악플러들이 중국의 불행을 기뻐하고 있다는 보도를 크게 해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을 자극시켰다. 사실 한중일의 악플러들은 시끄럽기로 유명해 그런 발언을 한 것이 별로 특별할 것도 없지만, 이를 부각시킴으로써 '특별한 문제'로 만든 것이다.
결정적으로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 중에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한·미 동맹은 지나간 역사적 산물’이라는  논평을 함으로써 외교적 결례를 '의도적'으로 하게 되었다.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최근의 한국의 행보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시사IN의 남문희 한반도전문기자에 따르면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북한·중국·러시아와도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이 한국을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나라가 초나라를 두려워했던 것과 같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한·미 관계 복원에만 몰입한 결과, 한국은 이제 미국에 아주 ‘편한’ 상대가 되었다고 남 기자는 우려했다. 그만큼 양국 관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한·미 동맹강화를 외교의 최우선 의제로 설정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있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내 시위의 반미성향이 짙어진다면 부시 대통령의 한국방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쇠고기 문제로 글로벌 파트너십의 구체화를 비롯한 양국간 현안이 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향신문 6월 13일자, "李정부, 스스로 ‘한미동맹 약화’…부시 방한 연기론도") 이명박 정부의 숭미는 결과적으로 반미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원교근공은 강자의 외교 문법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유하자면 '원교근공(遠交近攻 )'이라 할 수 있다. '원교근공'이란 먼 나라와 친(親)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領土)를 넓히는 전략으로, 중국 전국시대에 범저(范雎)가 진왕(秦王)에게 진언한 외교(外交) 정책(政策)을 말한다. 진나라가 열국의 패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상앙의 신법으로 인한 체제 개혁과 원교근공이라는 외교전략, 장의의 연횡책 등 많은 인재들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역량을 갖추고도 진나라는 서서히 통일을 완성해 갔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은 멀리 있는 미국과 교류함으로써 가까이 있는 북한을 때리는 전형적인 원교근공책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 같은 강대국이나 쓸 수 있는 전략이다.
얼핏 보면 순망치한과 원교근공이 서로 모순인 듯 보이지만, 순망치한은 약자의 수세적 외교 문법이며 원교근공은 강자의 공세적 외교 문법이므로 모순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을 등에 엎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셈이지만 영광은 너무도 빨리 끝나고 말았다.

강자의 틈바구니에 있는 약자는 매우 기민하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기원전 308년 동주의 안솔이 진나라에게 썼던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난왕 7년(기원전 308년) 진나라가 천자의 보물인 구정(九鼎)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주지 않으면 나라가 멸망할 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안솔은 이웃 나라인 제나라로 가서 자신들을 구해주면 구정을 내놓겠다고 회유했다. 제나라는 이 말을 믿고 군사 5만을 출동시켜 주나라의 위기를 구해 주었다. 안솔은 나라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구정이라는 보물도 지킬 수 있었다. 구정의 이동 경로를 문제삼은 것이다. 양나라의 길을 빌리면 양나라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없고, 초나라의 길을 빌리자니 초나라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보물이기 때문에 제나라는 맥없이 빈손으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안솔은 제나라 왕에게 "어찌 감히 대국을 속일 수 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어떻게 옮길 것인지 속히 결정키 바랍니다. 우리는 구정을 옮길 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고 시치미를 뗐다. 약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이와 같아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욕망만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국책》 중 <동주책>)전국시대에 진나라와 대항하던 열국의 유세가가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의 땅은 한정돼 있지만, 진나라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땅은 다 없어질 것입니다." 이 말에서 '진나라'를 '미국'과 바꿔서 쓰면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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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7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8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하재근 지음 / 포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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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오해를 위한 변명

<서울대학교학생선발지침>(이하 <서울대지침>)을 읽으면서 선뜻 떠오르는 오해는
첫째, 이 책이 마치 서울대에 합격하기 위해서 마련된 지침서 같은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디자인이나 문구를 조금만 확인해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글의 전체적인 내용과 제목이 부조화인 것은 분명하다. 좀더 나쁘게 말한다면 자극적인 제목을 덧붙인 것 같은 느낌이다.
둘째, 교육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온통 신자유주와 경제문제가 나온 점에 대해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은 지겨울 정도로 동어반복을 보이기는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하나의 환기가 될 수 있다. 교육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특수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현대사의 모든 욕망과 가치가 덧붙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교육문제를 파고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신자유주의 키워드를 지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재근에 관한 인상과 <서울대학교학생선발지침>에 대한 다소의 아쉬움

<서울대지침>에 대해서 말하면서 하재근의 인상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의 평소의 행보와 이미지가 이 책에 고스란히 놓여 있기 때문이다. 문학비평으로 따지면 '작가론'의 영역일 텐데, 이 책은 '작가론'을 분석하면 좀더 내용이 잘 드러나리라 기대한다.
하재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디워논쟁으로 100분토론에 나온 그를 보면서이다. 진중권과 맞서는 위치에서 디워에 대한 네티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그 자리에 나왔다. 하지만 내내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보이거나 딴지를 거는 듯한 인상이 아쉬움이었다. 그 때 내 주위에 들려온 말은 하재근은 말보다는 글이 낫다는 거였다. 혹은 글에 비해서 말은 정말 못한다는 말로 들리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쓰촨성 지진에 관해 그가 써놓은 칼럼("누리꾼이 괴물이 돼버렸다")을 본 적이 있었다. 거기서는 쓰촨성 지진에 대해서 중국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한 기사에 관한 인상을 적어놓았다. 악플러들이 달아놓은 악성 댓글을 성토하는 내용이 골자였는데, 나는 다소 편파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글에는 300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렸는데, 그의 주장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혼재돼 있었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사례를 가지고 '괴물'이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식이었다. 그 글을 읽고 쓴 글이 "쓰촨성 지진사태에 대한 악성 댓글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는데, 거기서는 하재근이 악플보도의 문맥은 보지 않고 악플 자체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을 넣었다. 중국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협의하기는 했지만, 중국은 한국에게 어떻게든 한방을 먹일 태세였다. 중국을 거의 왕따시켜놓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친미 일변도로 흐르면서 북한카드를 버렸고, 중국과의 관계도 무시해 버렸다.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미국에게는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가 돼버렸다. 한국 네티즌 악플에 관한 기사는 이런 문맥에서 나온 것인데, 이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는 것은 하재근이 이 이 문제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접근함을 보여준다. 만약 <서울대지침>을 400여쪽이 아니라 200쪽 미만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면 훨씬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논리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함

<서울대지침>을 보면서 갑자기 '타짜'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거기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두 개 나온다.

1. 대학교수가 노름에 빠져 아들 병원비를 날려버렸다. 고니가 불쌍히 생각해 돌려주지만, 교수는 그 돈을 가지고 다시 노름판으로 달려갔다.
2. 정마담이 제대로 설계한 호구(권태원)는 정마담에게 이렇게 말한다. "노름이 뭐냐~ 파도 아니냐.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거야"

대학서열제 중심의 입시체제에서 이미 판돈을 가져갈 사람들은 정해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있는 돈 없는 돈 털어서 판돈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자신의 돈만 허공에 날리게 된다. 무슨 말이냐면, 가난한 집의 사람들이 100만원을 벌면서 6~70만원을 아이들 학원비로 낸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10배~20배 넘는 부자들의 판돈에는 한참 못미치기 때문에 자신들의 판돈을 모두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비평준화로 가고 있는 지금 세태에서는 모두가 1등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현재상황이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평준화가 실현된다면 저 사람은 공부를 잘 할테고, 나는 만들기를 잘한다는 식으로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 창의성이 말살되고 있는 구조를 문제시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신문 기사의 내용을 인용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실질적인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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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이에스시 -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
<Esc>를 만드는 사람들 엮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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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게 '전쟁'이군




갑자기 임권택 감독의 1997년작 <노는 계집 娼>이라는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제목에 '놀다'는 말이 있지만, 정작 노는 계집은 전혀 재미있지 않았던 영화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놀아나는 계집'이라고 몰래 써놓았다. '재미', '논다'는 것은 한켠에서는 재미 없는 일이기도 하고, 재미를 위해서 재미를 희생하는 싸늘한 냄새도 난다. 재미를 위한 책에 <창>을 붙인 것에 대해서 양해를 구한다.
'재미'에 대한 7인7색을 보면 고경태 편집장은 "그저 '재미'"를 김은형 기자는 "노는 게 전쟁이군"를 주장한다. 나에게 한표를 하라면 후자에 던지겠다. 김중혁 소설가도 결과의 명사가 아니라 과정의 명사로서 "그냥 재미로"를 말하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닿기가 쉽지 않아서다. 재미는 창조이기 때문에 녹록치 않다. 재미없는 인간들이 재미 없는 게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 유머나 농담의 기술을 한동안 익히려고 설쳐댔던 적이 있었는데, 정곡을 찌르는 유머 한마디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단숨에 녹여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할 때 '말 한마디'는 '농담'일 거라고 확신한다.

ESC는 나에게 별세계다. 촌놈이라서 더욱 그렇다. 도시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책을 좀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촌놈이 읽기에는 재미의 벽이 단단하다. 하지만 재미에 대한 역발상은 충분히 매콤한 맛이 있었다. "하늘의 출입구 공항 사귀기"는 인천공항에 대한 인상을 바꾸어 놓았다. 얼마 전에 일본에 가려고 인천공항에 간 적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과 같아서 정말 재미있었다. 주방에 대한 이야기도 나를 환기시켰다. "주방은 집안에 펼쳐진 캔버스다."(232쪽) 이 말은 얼마나 멋진가. 주방의 세계관을 바꾸어 놓을 만한 매력적인 화두다.

중간에 분명히 ESC를 눌렀을 만한 부분이 자주 걸렸지만, 나는 ESC를 누르지 않고 드레그를 멈추지 않았다. 어쨌든 새로운 세계를 소개해준 것은 감사할 만한 일이니까.



재미를 강요하는 수도권 거주자를 위한 지능형 광고?


이번에는 이 책에 대해서 좀 까칠한 인상을 담으려고 한다. 너무 까칠해서 악플 수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겸손하게.. 이 책이 '재미'를 표방하면서 거기에 제대로 이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재미가 들어가는 핵심 요소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경태 편집장은 재미론에서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전우익 선생의 책을 가리키며'여민동락'(與民同樂)을 표방한 듯 보였지만, 실제 재미의 기록들에 가서는 그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었다고 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여민동락의 핵심은 나와 너와 우리일 텐데, 이 책에는 '나'보다는 '유행'이라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쓴 듯 보였다.
<홀랜드 오퍼스>(1995)라는 영화에서 클라리넷을 부는 거츄드 랭은 클라리넷을 참 재미없게 분다. 홀랜드는 그 점이 못마땅해 재미를 일깨워 주려고 무진장 노력한다. 재미를 주기 위해서 악보를 던져버리고, 형편없는 밴드의 멋진 음악을 들려준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머리색을 닮은 저녁 노을을 떠올려 보라고 한다. 거츄드 랭이 재미를 찾는 과정이다. <ESC>에서 그런 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를 동반하지 않는 재미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소외'를 만들지 않을까? 기자들이 열심히 나를 멋진 곳으로 데려다주기는 하지만 내가 함께 해볼 만한 것을 찾기가 현실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쯤 되면 '미를 위한 조건'을 강요하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ESC의 연재가 다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쇠똥 냄새 나는 시골 판 ESC가 나오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다음은 지능형 광고 논란이다. 책의 내용이 '소개'다 보니, 소비자보다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그보다는 광고주의 입장에서 서술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돈 없이 즐기는 것은 많지 않고, '소비 친화적'인 내용이 많다. ESC 매거진의 색깔이 이와 같으면 할 수 없지만, 좀더 소비자의 입장에서, 또는 비소비의 입장에서 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돈 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거 없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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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진행하는 일입니다.
이번주 목요일에는 촛불 대신 책을 들어야겠습니다.
무슨 일이 또 터지면 곤란한데.. 전전긍긍입니다.



"인간을 절망이나 자살로부터 구해주는 것,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것,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환기'이다."
- 파스칼



ESC 키를 잘못 눌러서 컴퓨터로 작업한 내용을 날려보내신 쓰린 기억이 있나요?
이보다 좀 더 좋게 말한다면 귀찮고 복잡한 상황을 깨끗하게 해주는 고마운 단추입니다.
현실에서도 ESC 단추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촛불이다 쇠고기다 어수선한 국면에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신 분,
읽는 책들이 죄다 논문용이거나 새벽의 절대적막에서 봐야 하는 어려운 내용인 분,
책하고 놀고 싶은데 책이 놀아주지 않아 속상하신 분,
텍스트보다 더 화려하고 재기발랄한 이미지를 원하시는 분

이 모든 분들을 위한 애장용 책이 나왔네요.
한겨레신문의 독자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겨레출판사에서 '일상 탈출을 위한 이색 제안'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ESC>가 나왔어요.
뿐만 아니라 한겨레신문 ESC매거진팀이 독자들과 직접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6월19일 <작가와의 대화>가 확정됐습니다.
한겨레 매거진 고경태 팀장 휘하의 기상천외하고 놀기 좋아하는(게으르다는 게 아니고) 한겨레 기자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속옷을 어떻게 골라야 잘 골랐다고 소문날까, 와인을 고르는 법, 휴대폰이나 노트북 튜닝하기, 심지어 요즘 유행하는 통신어 좇아가기까지 신변잡기의 총집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황금베개상을 받은 인천공항의 이야기는 참 재밌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잠자는 법을 소개한 사진은 혼자 갖기 아까워 스캔을 했습니다.


6월 19일,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7시입니다. 특히 영풍문고에서 그날 참여하신 분들이 배고프지 않게 뚜레쥬르의 맛있는 빵과 음료를 협찬한다고 합니다.
올 때 저녁 드시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특히 한겨레 독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참가신청 및 일정 안내

※ 이 외에 자세한 문의사항은 관계 담당자(리더스가이드 알지나무(019-286-0981), 영풍문고 담당자(02-399-5671)로 연락 바랍니다.(e-mail로 문의하실 분들은 dajak97@hanmail.net 로 보내주세요)

1. ESC 책을 좋아하시거나 궁금하는 분은 누구라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공지한 전화번호로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2.
온라인과 현장질문을 함께 받고 있습니다. 리더스가이드 사이트에서 댓글을 달거나 e-mail 질문이 가능합니다. 이도 저도 귀찮으시면 현장에 와서 직접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리더스가이드 질문하러 가기=>클릭
이메일 질문하기 : dajak97@hanmail.net

3. 이번 행사는 리더스가이드, 영풍문고, 프레시안 북 3자가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7시~7시 50분(50분) : 저자 강연
- 7시50분~8시 (10분) : 티타임
- 8시~8시50분(50분) : 온라인/오프라인 질문과 토론
- 8시50분~9시10분 (20분) : 사인회 및 사진촬영

4. 오시는 길은 아래와 같습니다. 약도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5. 리더스가이드 작가와의 대화 소개

도서포털 리더스가이드는 뜨거운 이슈가 되는 책이나 독자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번씩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와의 대화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소개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래는 1회부터 3회까지 작가와의 대화에 대한 오마이뉴스 기사입니다.  

제1회 : <법률사무소 김앤장>(후마니타스), 연사 : 장화식
"김앤장과 한번 관계 맺으면 못 빠져나와"

제2회 : <친절한 조선사>(미루나무), 연사 : 최형국
<친절한 조선사> 글쓴이 푸른깨비를 만나다

제3회 : <삼성왕국의 게릴라들>(프레시안북), 연사 : 심상정, 김성환

심상정 "삼성에 맞서는 의원은 정치 생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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