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가 한창이던 6월5일~8일 동안 일본 여행을 했습니다.
거리로 다니고 촛불문화제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 사진들을 묵혀 두었습니다. 감히 올릴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주말에 좀 짬이 나서 올립니다.

간사이공항을 이용해 난바시트 근처의 '슈퍼호텔'이라는 곳에 머물렀습니다. 슈퍼호텔은 일본 호텔 체인점인데 값이 싸면서도 시설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나라 국립공원과 동대사, 오사카성, 오사카 시립박물관, 텐포쟌소핑몰, 빅카메라, 난바거리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서울과 비슷한 것이 참 많았는데, 서울과는 다른 독특한 것들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서울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우선 숙소입니다. 일본의 치약은 참 실용적인 것 같습니다. 몇 번 쓰지 않을 것이니 우리나라 치약처럼 양이 많을 필요는 없겠죠. 딱 하루 정도의 양을 담고 있습니다.


소방대 진입 전용 입구입니다. 불이 나면 이쪽으로 소방대원이 창문을 깨고 들어옵니다. 역시 안전제일대국 답게 비상시의 장치들이 섬세했습니다.



지하철입니다. 지하철은 거의 다 자동인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상시 직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시직원은 자판기 가지고 장난치거나 어떻게 할지 몰라 하고 있으면 불쑥 나와 이용자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저기가 문이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지하철 출입구입니다. 승차권을 넣었을 때 뒷사람을 대기시키기 위해서 승차권 투입구에 '정지(停止)라는 팻말이 쏙 나타납니다. 일정 시간이 되었을 때 자동으로 사라지게 돼 관리가 자동으로 됩니다.


손잡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키에 맞게 올망졸망하게 늘어져 있었는데 노약자석 쪽으로 갈수록 낮은 손잡이가 많이 달렸습니다. 이런 거는 우리나라 지하철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약자석에 대한 안내도 상세했습니다. 왼쪽부터 지팡이를 든 노인, 만삭의 임신부, 갓난아이 어머, 목발을 짚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장애우, 천식이나 상사병(?) 걸린 사람들이 이 자리에 앉게 돼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 휴대폰 사용 금지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일본의 친지에게 물어봤더니, 지하철에서 휴대폰 통화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 있은 후로부터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푯말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문 수거용 쓰레기통이 있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중학생 이하 청소년은 요금의 거의 공짜였습니다. 심지어 중학생 이하 청소년과 동석하면 어른 요금을 할인해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대선 때 선관위가 나눠준 투표증으로 시끌시끌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하루 밖에 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디서는 쓸 수 없었지요.



우산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비밀을 씌워서 갖고 들어가지만, 이렇게 열쇠로 보관하면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개국어로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한국어가 가장 아래 있네요^^



이 사진을 왜 올리느냐구요~ 오른쪽 하단에 보면 어디서 제공했는지 정보가 적혀 있었습니다. 워낙 눈여겨 보아서 이런 게 보였겠지만, 우리도 이런 거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인지 아니면 일본인들의 기본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저만 그렇다구요^^;




우리도 일반택시와 모범택시가 있듯이 일본에도 택시마다 기본 가격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는 모범택시에 얼마를 더 줘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서 타질 않습니다만, 이렇게 안내판이 있으면 모범택시도 탈만 할 것 같습니다. 싼 택시와 조금 비싼 택시의 외양이 확 차이가 납니다.






장애우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병원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엘레베이터에 점자로 된 단추가 있었습니다. 이거는 우리나라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횡단보도에는 이런 점자 안내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버튼으로 횡단보도가 켜졌는지 알려주는데, 일본은 이렇게 점자판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횡단보도에 그려진 사람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조금 나이들어 보였습니다. 역시 노인의 천국인 일본이라 횡단보도도 중년의 신사로 해놓은지 모르겠네요.


아기자기한 구석에서 일본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일본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실용정부가 이제 섰으니 이런 실용적이고 세심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여행은 즐거웠는데, 이런 장치들을 거리에서 만나면 기분이 또 좋아졌습니다.


일본여행후기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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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6-21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님의 조곤조곤한 눈길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상사병이 아니라 심장병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저 우산 꽂이가 마음에 들어요, 매번 건물 들어갈 때마다 비닐 너무 아깝잖아요, 저는 가급적 안쓰긴 하지만 말이죠 ;;;

승주나무 2008-06-21 22:45   좋아요 0 | URL
우히히!
우산 꽂이는 한국에 떼서 가져가고 싶더래니까요^^
상사병은 농담입니다. 저도 심장병 징후가 있는데, 상사병이 걸리면 몹시 심하게 앓더군요^^

웽스북스 2008-06-21 22:59   좋아요 0 | URL
아 사실 저는 처음에 쓰신거 보고,
일본 너무 낭만적인 나라잖아 막 이랬다는 거죠 ㅋㅋㅋㅋ

승주나무 2008-06-23 09:40   좋아요 0 | URL
낭만적인 도시임은 사실인 것 같아요.
구걸하는 노숙자는 별로 없고, 다들 기술 하나를 가져와서 돈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지하철도 참 깔끔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잡상인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듯^^

paviana 2008-06-2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12일부터 15일 까지 간사이로 들어가서 오사카 교토 나라등을 다녔어요. 사진정리해서 올려야 되는데 이래저래 맘만 바빠 여태 컴으로 옯기지도 못하고 있네요.
동대사의 초를 보니 다시금 동대사가 생각나네요. 이번 여행 중에서 제일 놀랐던 곳이 그곳이었거든요.
승주나무님의 후기 계속 기다릴게요.
참 이번에 여러가지로 수고하셨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요.

승주나무 2008-06-23 09:42   좋아요 0 | URL
paviana 님~ 사진 얼른 정리해서 올리세요~
우리 이러다가 일본 여행 홍보대사 되는 거 아니에요^^
동대사도 좋지만, 저는 오사카 성이 제일 맘에 들어요.. 그때는 참 험악했겠지만..
글구.. 수고라뇨~ 여러 가지 수고를 이제 해주실 텐데요^^;

마노아 2008-06-2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심한 눈길로 바라보니 더 많은 것들이 보이나봐요. 2탄도 기대할게요. ^^

승주나무 2008-06-23 09:43   좋아요 0 | URL
와~ 마노아 님의 성원에 힘입어 2탄 벌써 올렸습니다.
사진을 한 3,000장 정도 찍고 왔는데
스토리텔링을 좀 고민하고 있습죠 ㅎㅎ

일터 2012-08-2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있는 지하철 픽토그램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조사단을 파견했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본받자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알고보면 ... 무지 슬픈 사연이 있는 픽토그램임.

일터 2012-08-2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있는 지하철 픽토그램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조사단을 파견했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본받자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알고보면 ... 무지 슬픈 사연이 있는 픽토그램임.

일터 2012-08-2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있는 지하철 픽토그램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조사단을 파견했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본받자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알고보면 ... 무지 슬픈 사연이 있는 픽토그램임.

일터 2012-08-2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있는 지하철 픽토그램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조사단을 파견했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본받자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알고보면 ... 무지 슬픈 사연이 있는 픽토그램임.

일터 2012-08-2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있는 지하철 픽토그램은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조사단을 파견했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본받자고 해서 만든 것입니다. 알고보면 ... 무지 슬픈 사연이 있는 픽토그램임.
 

기득권 보수세력의 예봉을 꺾은 촛불

답답하다. 촛불국면이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촛불 수십 개가 100만 개의 거대한 행렬을 만든 것은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과 세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경찰의 과잉 대응이 공헌한 바가 있었지만, 촛불은 구린내 나는 세태를 비틀며 끊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색깔을 달리했다. 이 점이 주효했다. 이를 전쟁에 비유하자면 일단 예봉을 꺾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득권 세력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거두어 보수의 전성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다들 예측하였고, 이에 맞서는 세력들은 연이은 패배로 좌절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겨룰 만한 상대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들이 이명박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시민사회는 촛불문화제를 통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자체적으로 불상사를 예비하기 위한 준비까지 갖추어 대오를 유지했다. 비폭력이라는 명분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데 공헌했다.

하지만 선봉에서 적의 예봉을 꺾었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사회는 정부나 기득권 세력에 비해서 세(勢)가 약하기 때문에 그들이 진열을 갖추게 된다면 의외로 싱겁게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 이미 몇몇 부분에서 이러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보수 단체들은 촛불시위를 막기 위해서 맞불 시위를 열거나 폭력행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거대한 컨테이너로 시민들의 '물리력'을 사전에 봉쇄했다.

이 시점에서 두 개의 전쟁 역사를 돌아보면서 촛불문화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촛불문화제는 상대가 명확한 투쟁이므로, 전쟁의 관점에서 쓴다.

실패한 '동학농민전쟁'

동학농민군과 아테네 연합군은 모두 상대에 비해서 현저하게 세력이 적은 '약자'였다. 이에 맞서는 상대는 관군과 페르시아 대군이다. 하지만 동학농민군은 실패했고, 아테네 연합군은 성공했다. 전쟁의 국면을 살펴보면 그 이유는 명확하다.
동학농민전쟁은 1894년에 일어난 민중의 무장 봉기를 가리킨다. 동학은 서학에 맞선다는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수탈이었다.
고부는 전라도에서도 으뜸가는 곡창 지대였는데 그 때문에 수탈과 폭정이 잦았다. 군수 조병갑(1844-1911)의 폭정이 심해지자, 1894년 1월에 전봉준(1854년-1895년)과 수백 명의 농민들은 고부 관아로 진격하였다. 이에 놀란 군수 조병갑은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고, 농민들은 수탈에 앞장섰던 아전을 처단하였다. 하지만 농민군이 사후 대책을 세워 놓지 않아 우물쭈물대는 사이에 관은 회유책을 쓰는 척하면서 관련자들을 혹독히 탄압하는 꼼수를 사용하였다.
이에 분개한 농민들은 다시 군대를 정비하여 관군에 맞섰다. 농민군은 관의 수탈에 고통을 겪고 있는 민심을 기반으로 정읍, 흥덕, 고창, 무장 등을 점령한 데 이어 장성 황룡촌 승리, 전주성 입성까지 파죽지세로 내달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관군은 완산에 머물면서 발전된 무기로 포격을 하는 한편, 봉기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고부군수, 전라감사, 안핵사 등을 징계하였으며 앞으로도 관리의 수탈을 감시하여 징계하겠다는 것을 밝혀 봉기의 명분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청나라에 군대를 요청해 청군이 이미 당도했고 일본의 군대도 자국민 보호를 위해 출병하였다. 동학군은 이런 상황에 따라 폐정개혁 12개조를 요구하고 전주성에서 철병했으나 이미 끝난 전투였다.
동학 농민군은 탄압과 수탈에 대한 대항이라는 수세적인 탄생배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엄청난 민심의 지지를 기반으로 일어난 이후에도 수세적 성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명분싸움에서 진 것이 첫 번째 패인이다. 동학 농민군이 수탈의 구조적인 모순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패인은 상대의 움직임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점이다. 오히려 관군이 농민군의 움직임을 모두 간파하고 복합적인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성공한 '페르시아 전쟁'


로마시대의 그리스 역사가이자, 신관인 플루타르코스가 비교영웅전의 형식으로 쓴 책이다. 1권의 테미스토클레스는 페르시아 제국의 전략을 예측해 주도면밀하게 대응함으로써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페르시아 전쟁(BC 492경~449경)을 보면 그리스 반도의 도시국가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페르시아는 지금으로 따지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할 만큼 제국의 면모를 갖춘 국가였다. 이들이 아테네 연합군을 농락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워 보였다. 하지만 2차례에 걸쳐 벌어진 페르시아 전쟁에서 페르시아는 모두 패하고 만다. 첫 번째 패배는 그 유명한 '마라톤 전쟁'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전쟁은 두 번째 전쟁(BC480)이다. 플루타르크 영웅전 <테미스토클레스 편>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아테네 연합군의 해군 사령관이었고 그의 상대는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륵세스였다. 1차 페르시아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병력이 그리스로 당도하자 연합국가들은 모골이 송연해 항복할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리스 연합국가는 이권 다툼이 극도에 달아 내전 상황이었다. 이 때 테미스토텔레스는 두 가지 대책을 세웠다. 첫 번째 대책은 아테네의 시민들을 모두 피신시켜 본격적인 전시 체제를 갖춘 것이다. 한편 이를 명분으로 아테네 연합군을 설득할 수 있었다. '배 200척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말은 아직도 유명하다.

"우리의 도시는 그리스에 있는 그 어느 도시보다 더 훌륭하오. 그것은 우리의 배 200척으로 이루어진 도시요. 당신이 원한다면 그 배는 당신 나라를 지켜줄 것이오. 그러나 만일 당신들이 전과 같이 우리를 배반하고 줄행랑을 놓는다면 그리스(그리스는 한 국가가 아니라 반도 내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 식대로 말하면 '동북아'와 비슷한 개념이다 - 글쓴이주) 사람들 중 오로지 아테네 사람들만이 소중한 영토와 자유가 넘치는 도시를 차지할 수 있을 뿐, 당신네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연합국가들은 연합군에서 이탈할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었다. 테미스토텔레스는 크세륵세스에게 역정보를 흘려 연합군의 이탈을 막고 '배수진'을 칠 수 있었다.

'그리스 군은 곧 후퇴하고자 한다. 충고하건대 그것을 막는 것이 좋으리라. 그들이 지상군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해전을 통해 전멸시키도록 하라'

크세륵세스는 당연히 뛸듯이 기뻐하여 각 함대 사령관에게 연합군을 완전포위하라고 지시했고, 연합군은 목숨을 걸고 일전을 치르는 수밖에 없었다. 테미스토텔레스는 협소한 지형을 이용하여 페르시아 대군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고 페르시아 해군은 폭풍우와 게릴라 공격에 시달려 수많은 병력을 잃고 전의를 상실하게 되었다.

테미스토텔레스가 이 때 고안한 세 번째 대책이 전쟁의 성패를 갈랐다. 그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당연히 패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병력이나 모든 조건을 보았을 때 페르시아가 패배할 확률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테미스토텔레스는 크세륵세스에게 교묘한 심리전을 사용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패배와 좌절을 과도하게 해석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크세륵세스에게 결정적인 밀서를 전달한다.

"그리스 군은 해전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헬레스폰트로 배를 몰고 가서 거기 있는 부교를 끊어버릴 계획이오. 그러나 테미스토텔레스는 대왕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이 사실을 알려드리는 바이니 대왕께서는 속히 그 다리를 건너 대와의 영토로 돌아가시라고 하오. 그 동안 이 사람은 그리스 군 연합함대가 지체하도록 시간을 벌어드리겠소."

이 말을 들은 크세륵세스는 매우 놀라 황급히 후퇴하고 말았다. 아울러 전쟁에서 테미스토텔레스에게 완전히 놀아난 황제가 되고 말았다.

테미스토텔레스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전을 종식시키고 강한 상대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낸 점이다. 아테네 국내는 물론 그리스의 연합군을 일치단결시킨 것은 테미스토텔레스의 기지와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전쟁의 국면을 꿰뚫어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카드와 상대방의 카드를 모두 읽을 수 있었다. 상대방의 카드에 따라서 자신의 카드를 바꿀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 약한 것을 강하게 보이기도 하고,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상대방이 예측할 수 없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쟁의 가장 중요한 작전이다. 크세륵세스는 테미스토텔레스에게 예측되었기 때문에 패배했고, 테미스토텔레스의 작전은 예측을 불허했기 때문에 승리했다.


물리적인 촛불은 당연히 꺼진다.

촛불세력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촛불문화제의 국면은 여러 모로 볼 때 동학농민전쟁과 유사하며 그 결말도 이와 같을지 우려된다.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결과를 명분으로 내세워 '명분싸움'이 벌어진다면 촛불세력은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청군과 일본군의 역할은 고엽제전우회와 뉴라이트연대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들에게 집회허가를 내줌으로써 촛불문화제를 '불법시위'로 보이게 하고, 보수 단체가 폭력적으로 대응할수록 당국은 미소를 짓게 된다. 왜냐하면 촛불세력이 흥분해 폭력으로 대응하면 이전투구의 양상 속으로 이들을 가둬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촛불세력은 국민의 지지를 점점 잃어갈 것이다.
세 번째는 장비다. 살수차와 휴대용 소화기, 대형 컨테이너와 수많은 닭장차로 무장한 경찰을 상대하는 촛불세력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일 수밖에 없다. 촛불세력은 이런 불안 요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6월 20일 광화문. 한 보수단체의 회원이 우산에 촛불시위를 반대한다는 피켓을 붙여놓고 계단에 앉아 있다. 옆에는 각목이 놓여 있다. 이것은 '의도된 폭력'이다. 촛불을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빠뜨리려는 낚시질용 몽둥이인 셈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집회를 허락했다.


촛불의 성격을 엄밀히 따져보자. 촛불을 일어나게 한 원인을 따져보면 일단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발이 직접적인 동기였고, 국민들의 지지 역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촛불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수세적인 기반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야당과 학계, 시민단체 등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만약 이명박 실정이 구조적인 모순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이 모순을 깨뜨릴 대안이 제시돼야 하며, 이명박 실정에 대한 반발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포장과 눈속임으로 실정을 감출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반발은 곧 수그러들 것이다. 촛불이 갇힌 프레임이다.
촛불은 비폭력을 무기로 삼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촛불은 물리력이다. 폭력을 쓰지는 않았지만, 초를 들어야 하고 거리로 나가야 하고, 거리행진을 하면서 차량의 이동을 방해하는 모든 움직임이 물리량이다. 하지만 물리력은 한계가 있다. '물리적인 촛불'에 갇힌다면 촛불은 당연히 꺼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빛깔로 분출돼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촛불이 계속 불붙을 수 있다.
비폭력과 물리력의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건이다. 촛불이 과연 비폭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안하다. 만약 촛불이 고엽제 전우회 같은 단체와 맞서 폭력을 사용한다면 촛불국면은 매우 빠른 속도로 사그러들 것이다.


촛불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대표는 경향신문, 진보신당 주최로 17일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 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시국 대토론회 제2차 ‘촛불집회와 진보정당의 과제’에서 촛불집회로 한국 사회 내의 구조와 제도로서 정치의 보수성이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1990년과 91년의 5월 정국, 97년 총파업, 2000년 촛불정국, 2004년 탄핵정국 등 대규모 운동의 개입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정치의 세계는 계속해서 보수적 독점체제의 지속으로 나타난 것을 주장의 근거다.  “광범한 대중적 참여와 운동의 시기에는 어떤 변화라도 가능할 것 같은 집합적 열망의 분출이 일순간 국면을 휩쓸다가도, 어느 순간 상황은 종결되고 탈동원화와 일상화의 주기로 돌아가 버린다”는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싸늘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87년 민주화행쟁 이후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속물화되고 보수화됐는지, 그것도 민주화행쟁을 주도한 사람들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 자신이 386이면서 386을 정말 싫어한다는 우석훈 씨는 <88만원 세대>에서 386을 68세대와 비교해 비판했다.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386의 자기 결집은 사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중략)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들의 68세대들이 공교육 체계를 대학까지 연장시키면서 다음 세대들이 보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가지고 20살에 독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반면 우리나라의 386은 학벌주의와 겨에엘리트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반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지금 10대와 20대가 맞게 된 조금 황당한 상황들은 사실 이 386세대에게 상당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77~178쪽>

내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촛불'이 '무덤의 추억'으로 남는 것이다. 우리는 87의 성과를 추억할 뿐, 실패의 폐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시민들이 꿈꾸는 세상과 변화에 대한 희망은 이미 죽어서 무덤에 묻혔는데, 무덤 앞에서 울면서 그 날의 상황을 추억하지만,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2008년에도 신문지상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론지들은 촛불을 찬양하며 엄청난 지면을 촛불에게 바치고 있다. 촛불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매우 귀하게 됐다. 100만인 행진이 어떻다는 말인가? 100만인 행진은 그 결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모든 상황이 끝나고 다시 속물화된 일상을 살아가면서 '나도 한때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누볐지' 하는 초라한 추억으로 자위를 하지 않으려면 이번 전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거리에서 타오른 물리적인 촛불은 반드시 다른 곳으로 옮겨붙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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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혁명의 추억'입니다.
그 자신이 깨져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지만 추억으로 덧씌워졌으니 잘 안 맞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혁명의 추억'이라는 유령이 신문을 돌아다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람시에 대해서는 좀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요즘 잘 걸리는 이름이거든요^^
 

 




찌리릿 님이 배송해준다고 할 때
"예 알겠습니다" 하고 토스를 했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
눈치보면서 송장을 쓰고 보냅니다.

총 7분이 배송요청을 해주셨구요~
그 분들께 전국으로 배포했습니다.
서울대전대구 부산 많더군요~


경향신문 덩어리가 왔습니다.
30부, 역시 어김없이 수취인 부담으로요^^




펼쳐 보았습니다.
쫙~ 하니 멋지죠!!


제주 출신인데 경향신문을 지방에서 보기 어렵다는 거 잘 압니다.
경향이 좀 더 여유로워지면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23부가 남았습니다.


1. 추가 요청을 하시면 보내드리고

2. 월요일이나 화요일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으면 제게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3. 택배를 받는 즉시 확인댓글과 함께 10초 내로 주소와 연락처 정보를 삭제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blog.aladin.co.kr/booknamu/2144263

4. 추가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의견광고에 참여를 하지 않으셨더라도 괜찮습니다. 추가신청까지 받고 나서도 남은 분량이 있다면 기념으로 찌리릿 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고객영업이나 알라딘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예스에서 자극을 받아서 자체적으로 의견광고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라딘 서재지기들이 조그마한 흐름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고,
예스 블로거들의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래저래 이번 주는 정신 없으면서도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 아프 회계이사 님을 위한 추신


수취인 부담 : 3,000원
배송비 : 7인 * 2처넌 : 14,000원
중간합계 17,000원입니다.

혹시 추가신청자가 있으면 더 나올 수도 있으니 나중에 최종보고할 때 결제해주시면 됩니다^^
아~ 그런데 수취인 부담으로 안 하고, 남은 거에서 하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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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08-06-20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이런.. 착불로 해주시지요.
거금 내놓으시고 직접 사보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 너무 송구스럽잖아요ㅜ
이것 참;;;;;

승주나무 2008-06-21 17:03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힘들게 만든 신문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다면 그 분들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순오기 2008-06-21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애쓰셨습니다.
우리는 20일자 신문을 동아일보 던져넣고 갔어요.
지국에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헉~19일자가 그리 됐다면 어쩔뻔했어요.><

승주나무 2008-06-21 17:03   좋아요 0 | URL
정발요~
저희도 신문주머니는 '조선일보'를 쓰고 있기는 해요
경향신문이 돈 많이 벌면 신문주머리 하나 갖다주었으면 좋겠는데^^

찌리릿 2008-06-21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힘드셨겠어요!
남은 건 저희 알라딘에 보내주시면 기념소장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승주나무님의 실행력에 항상 놀랍니다 ^^;

승주나무 2008-06-21 17:05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서재지기도 기념으로 하나씩 갖고 있고,
알라딘도 기념으로 갖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실행하면서 정작 실행하지 못하는 일들이 잔뜩 있는걸요.
부끄럽습니다^^

해콩 2008-06-2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 무사히 받았습니다. 이 곳(부산)에서도 여전히 경향은 구하기 어렵더군요. 넘넘 감솨. 제 닉네임이 없어서 좀 아쉽지만 한겨레를 기약하면서... 옆자리 절친에게 자랑도 하고. 7시 집회가 있는데 비도 오고... 가지말까 하다가 가기로 맘 굳였습니다. 승주님의 글, 글샘님의 글의 힘이지요. *아! 느티나무님 덕분에 오마이뉴스의 기사도 봤어요. ^^

승주나무 2008-06-21 22:43   좋아요 0 | URL
벌써 도착했군요. 오마이뉴스 글도 읽으시구^^
2차에는 더욱 멋지게 만들어보자구요^^

지호 2008-06-21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오늘 오후에 신문 받았어요~다음주에나 올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로보니 더 신기하네요.흘흘^^ 감사합니다.

승주나무 2008-06-21 22:44   좋아요 0 | URL
garoora 님//도착했군요. 새벽에 문자 잘 받았습니다. 답장도 못 보냈군요. 그러고 보니~~

건조기후 2008-06-21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받아보았답니다. 직접 보니까 저절로 입이 헤벌쭉^^
승주나무님 끝까지 정말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승주나무 2008-06-21 22:44   좋아요 0 | URL
우히히!!
몸은 좀 힘들었지만, 보람은 넘쳐나는 한주였습니다.
나에게 큰 보람을 선사해준 건조기후 님^^

2008-06-21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24 00:33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나중에 이벤트 한번 거하게 하세요 ㅎ

Arch 2008-06-2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쓰셨어요. 맨날 토닥토닥. 주물주물

승주나무 2008-06-24 00:33   좋아요 0 | URL
아얏 시원해~
손이 매우시군요^^

2008-06-24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음 블로거뉴스와 오마이뉴스에 기사화해서 올렸습니다.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가입해 있는 카페에 올릴 예정입니다.
이 글을 포함해서 의견광고 제작 후기 같은 것을 각자 소속하신 커뮤니티에 올려서 분위기를 좀 만들어주시면 다음 단계 일을 진행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글을 퍼날라도 무방합니다.
이번 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63명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 사진은 순오기 님의 것이 마음에 들어서 갖다 썼습니다. 카피라이터는 서재명인 '파피루스'로 썼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견광고라는 것을 내 보았습니다.

알라딘이라는 인터넷 서점에서 서재질(블로그질)을 하면서 가끔 리뷰를 쓰고 이웃 서재지기(블로거)와 인사도 나누고 했었는데, 사회현안에 대해서 민감한 분들이 많아서 서재질을 하면 신문을 보는 듯한 효과가 있습니다. 가장 최신의 신문기사를 올리시는 분들도 있고, 어디서 발견했는지 동영상을 오려다가 올려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번 광우병 국면에서 82cook이나 소울드레서, MLBpark 같이 얼핏 보면 사회적 현안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분들이 주도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총대를 메게 되었습니다. 63명 알라딘 소액광고주의 의견광고가 오늘자(6월 19일) 경향신문에 나가기까지 수도 없는 토론을 했고 머리를 쥐어짜 문안을 작성했고, 작성한 문안을 여러 개 버렸고, 그렇게 고쳐진 문안을 1천번도 더 보았고, 세세한 부분에서 이웃들과 또 토론을 했습니다. 재정을 맡은 분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알라딘 누리꾼(서재지기)
들이 일 주일 넘게 고민해서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헤드와 본문, 명의까지 다 해서 일곱 줄밖에 안 되지만, 이 일곱 줄을 위해서 우리는 10번도 넘게 문안을 버리고 100번도 넘게 다투고 10000번도 넘게 뜯어보아야 했습니다.


의견광고에 담은 작은 소망


경향신문에 한해서 보자면 6월 보름간(6/2~6/14일) 경향신문 의견광고를 하나하나 헤아려 보았습니다. 총 24면(전면광고 1건)의 하단광고에 독자들의 의견이 쇄도했으며 단독으로 하단광고를 게재한 단체는 14개였으며 miclub은 두 번이나 의견광고에 참여하거나 단독으로 광고를 게재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이 의견광고로 돈을 많이 버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견광고가 아무리 쇄도한다고 해도 비상시적인 수익일 수밖에 없습니다. 신문사의 재무를 탄탄히 해주는 광고는 대기업의 광고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오히려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싣지 않고 있습니다. 조중동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죠. 미디어평론가 백병규 씨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기업의 입장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의 광고가 뚝 끊기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광고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조·중·동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2008.06.18일자, “뿔난 <조선>, 한 면 털어 누리꾼에 반격”>

 
경향에 의견광고를 싣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의견광고가 매출에 큰 도움은 못 되겠지만, 정론매체의 독자로서 줄기차게 의견광고를 보내 기자들을 격려하고자 함입니다.
두 번째는 촛불의 2막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촛불국면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지만, 누구도 시원스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리의 촛불이 꺼지는 일은 없겠지만, ‘직접행동’은 ‘다양한 행동’으로 분출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첫 십년의 한국>(철수와영희)이라는 책에서 손호철 교수가 말한 TATA가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처의 별명이 뭔자 아십니까? 영어로 마담 TINA입니다. ‘There is no alternative.' 즉,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누가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해 비판을 하면 대안이 없다고 대답하기 때문에 생긴 별명입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TATA입니다. TATA는 ‘There are thousands of alternatives’의 약자인데 수천 개의 대안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것은 작은 대안들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대안들이 합쳐져서 큰 대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3쪽)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책’이라는 매개로 나름대로의 대안을 강구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의견광고가 끝이 아니라 다른 독자들과 독자 커뮤니티와 연계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제가 볼 때 촛불의 제2막은 ‘문화’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과 정치 등 사회의 공식적인 공간은 모두 기득권이 잠식해 버렸지만, ‘문화’만큼은 그들이 범접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광우병과 대운하 같은 문제를 신문보다 책을 통해 먼저 알게 됩니다. 각 분야별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여 나눌 수도 있고, 신문에 추천된 책을 광고로 실어보낼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처세/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를 싹쓸이하는 세태가 현재의 물신풍조를 더욱 키웠다고 생각하니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굳이 '책'이라는 깃발 아래 뭉친 이유입니다.
촛불행렬과 함께 거리를 헤매면서 가장 반가웠던 순간은 ‘작가회의’ 소속의 젊은 작가들이 부지런히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이 거리의 순간을 아름다운 시와 이야기로 풀어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촛불이 거리에서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그리고 각자의 생활에서 형형색색으로 빛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제 블로그 댓글을 메일에 연결해 놓았더니 엄청나게 많은 의견이 넘쳐나 당시의 상황을 잘 말해줍니다. 특히 문안 교정할 때, 마감이 다가올 때 알라디너들은 극도의 긴장감으로 제 서재에 다녀갔습니다. 재정을 맡은 친구는 업무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고, 저도 회사에서 핀잔을 좀 먹긴 했습니다만 힘들게 만들어낸 의견광고라 더 보람이 있었습니다.


 


댓글(20) 먼댓글(1) 좋아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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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로거들의 의견광고 경쟁 시작됐다!
    from 승주나무의 면모 2008-06-21 22:08 
    블로거 의견광고 봇물 경향신문, 한겨레 등 정론매체에 대한 의견광고 경쟁이 시작됐다. 이제까지 개인이나 단체 등의 의견광고는 많았지만, 블로거들의 의견광고는 많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했다. 그런데 책 커뮤니티인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블로거들이 먼저 일을 냈다. 6월 19일 경향신문 2면에 알라딘 누리꾼 63명의 명의로 된 의견광고가 올라갔다. 6월 16일 경향신문 2면에 게재된 63명의 알라딘 누리꾼 명의로 된 의견광고. 재정과 예산을 분담한 누리꾼을..
 
 
2008-06-19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4: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쓴 것 같네요.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합니다.

몽당연필 2008-06-1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0-;; 메일이 정말 엄청......

승주나무 2008-06-19 15:35   좋아요 0 | URL
일일이 클릭을 다 못할 정도죠~ 아프 님은 저보다 배는 되실 듯^^

2008-06-19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5:35   좋아요 0 | URL
네~ 분명히 기회가 있을 거에요^^

2008-06-19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9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9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20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6-1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스캔받아 일등으로 올린덕에 여기에도 실렸네요.^^

2008-06-19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20 09:5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총대를 메다'는 제가 부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말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갖다가도 그렇구요. 이건 갖다로 써야 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스캔도 너무 감사하구요~

바람돌이 2008-06-19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이랑 아프님이랑 정말 너무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이런 일 추진하는거 얼마나 손 많이가고 힘든데말입니다. 감사 감사!!!

승주나무 2008-06-20 09:59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같은 분의 격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었을 겁니다. 댓글 하나 관심 하나에 많이 영향을 받거든요. 제가 오려 감사합니다.^^

도넛공주 2008-06-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역시 감격스럽네요.

승주나무 2008-06-20 09:59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요즘에는 촛불중계를 잘 못해서 좀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이제는 촛불방송국 차원으로 넓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른 관점의 접근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2008-06-19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20 10:01   좋아요 0 | URL
네~ 이해합니다. 미스터 타타! 오~ 굉장히 과분한 찬살입니다.
촛불의 크기나 빛깔 등에 신경쓸 수밖에 없어서 잠이 잘 안 옵니다.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우리를 믿을 수밖에 없겠죠^^

눈팅모드 이해합니다. 사정이 있으실 테니~ 저는 상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Koni 2008-06-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이 소식을 보았네요. 정말 고생하셨어요.ㅠ_ㅠ
혹시나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저도 꼭 참여하겠습니다.
 



알라딘 서재 댓글을 메일받기로 해놨습니다.
알라딘 쪽의 메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테고리도 하나 만들었구요~

가끔 알라딘 접속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가끔 알라딘 접속할 때가 아니라)
메일로 댓글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문안 교정할 때, 마감이 다가올 때
알라디너들은 극도의 긴장감으로 제 서재에 다녀갔습니다.
아프 님은 업무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고,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쿠사리를 좀 먹긴 했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의견광고이기에
더없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알라디너 화이팅입니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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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1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화이팅입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4:2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화이팅입니다.

마노아 2008-06-1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뇌의 흔적이 담긴 인증샷이군요. 기념할 만한 일이에요. 모두들 멋졌어요. 특히 두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승주나무 2008-06-19 14:20   좋아요 0 | URL
인증샷이란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끄덕끄덕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클리오 2008-06-18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움도 못드리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4:21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적잖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락방 2008-06-18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표현대로 '고뇌의 흔적이 담긴 인증샷'을 보노라니 저 막 가슴이 벅차는데요!

승주나무 2008-06-19 14:21   좋아요 0 | URL
오늘 경향신문을 봤는데, 2면에서 멈춰서 기사를 못 보겠더라니까요~ 가슴 벅차서 ㅋㅋ

Arm 2008-06-18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최소의 돈만 더하고, 승주나무님의 노력에 얹혀가는 듯해 좀 부끄럽지만;; 다음 기회에는 좀 더 용기내서 좀 더 큰 힘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4:22   좋아요 0 | URL
최소한이 아닙니다. Arm 님 같은 분들이 힘을 주지 않았다면 광고는 더 작아지고 문안은 더 거칠어졌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해콩 2008-06-19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 입금해서 함께 못한 해콩입니다. 직장에선 알라딘 접속이 안돼서 정보가 느려요. 쥐바기 바이러스인가... 속상하고 아쉬워~ 암튼 승주나무님, 아프락사스님 그동안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음돠. 그나저나 한겨레엔 언제? 그땐 제 닉네임도 꼭 끼워주삼 ㅠㅠ 경향신문 어디서 구하지???

승주나무 2008-06-19 14:23   좋아요 0 | URL
한겨레 때는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콩 님의 마음도 광고에 실렸을 겁니다.

전호인 2008-06-1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과 아프님의 서재를 통해 이제야 님을 알게 되네요.
한,두사람의 희생이 많은 사람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을 실천해 주시는 여러분께 희망과 고마움의 박수를 보냅니다.
장하고 대단하십니다.늦은 즐찾하고 갑니다.

승주나무 2008-06-19 14:2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의 존함은 잘 들었습니다. 이번에 웬디양 님의 페이퍼에서 사진도 보았구요.
전호인 님처럼 마음으로 성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더 신나게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

마늘빵 2008-06-1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메일함이 저렇다는.

승주나무 2008-06-19 14:24   좋아요 0 | URL
아프 님은 더 그렇겠죠^^

무스탕 2008-06-19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두 분 애 많이 쓰셨어요. 토닥토닥~~

승주나무 2008-06-19 14: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프 님 애 많이 썼쑤^^ 쿵쾅쿵쾅 ㅋㅋ

몽당연필 2008-06-1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까이 계시면 박카스 한 박스 선물로 드리고 싶건만...ㅋㅋ

승주나무 2008-06-20 13:46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비타오백으로 ㅋㅋ

몽당연필 2008-06-2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