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MBC가 전면파업에 나서게 되었는가?
민영화가 되면 자신들의 밥그릇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자사 이기주의 때문에?
MBC를 민영화시키기 위한 정권의 야욕은 2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었다.

1988년 MBC 노조는 파업 전 쟁의에 돌입하며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았다. 당시 손석희는 주말 9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가슴에 리본이 보일듯 말듯 한다고 자괴감을 느꼈을 정도로 열렬하게 싸웠던 방송인이었다. 결국 1992년 MBC 파업 때 파업 주동자로 몰려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되는데, 그가 수의를 입고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MBC는 오래 전부터 길바닥에서 투쟁하던 내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손석희는 MBC의 내력을 대중에게 전파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MBC에는 '여전사'의 내력도 가지고 있다. 1992년 MBC 파업 당시 백지연 아나운서도 '열성파'는 아니었지만 파업에 동참해 회사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시 백지연 아나운서는 MBC, 아니 방송사를 대표하는 여성 앵커의 젊은 상징이었다.때문에 손석희의 뒤를 잇는 거목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백지연을 잇는 여전사 거목들은 무척 많다.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때, 행여 자사이기주의 그리고 방송이기주의로 보일까 걱정되지만 그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박혜진 앵커, 12월 25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


MBC에는 김주하가 있고, 박혜진이 있고, 손정은이 있다.
이들은 자색을 겸비한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서 뉴스데스크(박혜진, 손정은), 뉴스24(김주하), PD수첩(손정은) 등의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손정은 아나운서는 쇠고기 촛불 국면에서 PD수첩의 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던 속 깊은 방송인이다. 단지 그들의 미모와 말솜씨만으로 MBC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MBC는 단 한 번도 월급이나 휴가 등의 복리개선을 이유로 투쟁을 해본 적이 없다. MBC가 20여년 동안 민영화되지 않고 '공영방송'이라는 깃발을 들 수 있었던 이유다. 그리고 이번 언론관련 7대악법에서 MBC가 전면에 나서서 정권과 조중동의 매를 먼저 맞으려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내력 때문이다.



다음 아고라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114618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호인 2008-12-2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인, 언론인에 굳이 진정한 이라는 단어가 필요치 않은 분들이지요.

승주나무 2008-12-29 10:59   좋아요 0 | URL
그 분들이 초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8-12-26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소수의 재벌이 많은 언론사를 손아귀에 넣은 경우(루퍼드 머독)는 있지만, 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언론만 키워주는 경우(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있지만 이 모든 것에 더해 일부 재벌과 재벌 신문사, 외국인에게까지 신문과 지상파 방송을 차지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대해 비판의 글을 쓰면 엄청난 벌금이나 징역을 마음대로 보낼 수 있도록 하려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언론관련 7대 악법(신문법, 방송법, 정보통신망법 등)이 대한민국의 '언론'의 싹을 모두 베어내려고 모무한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언론노조와 MBC 등 주요방송사, 지역언론사는 12월 26일 새벽을 기해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는 일반 국민으로 이루어진 언론소비자 운동단체로서 이번 사태가 단지 몇몇 방송사와 언론단체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일반국민 전체, 나아가 세계의 모든 언론소비자들에게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언소주는 언론관련 7대 악법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언론노조와 방송사의 총파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바이다.

언소주는 이 땅에 조선일보와 같은 친일기득권매체가 사라지고 건강한 '말'이 세상에 다양한 빛깔을 자랑하고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날을 재촉하기 위해서 탄생했다. 뜻 있는 지식인이나 전문적인 언론인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언론의 자유를 사랑하는 일반 시민이 각각의 구성원이다. 언소주는 언론관련 7대 악법에 관한 모든 사안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조선일보'와 같은 친일기득권매체의 횡행을 막고, 일반국민으로서 일반국민에게 언론의 위기상황과 언론자유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에는 힘을 보탤 수 있다.

최근 민주시민언론연합이 조중동 광고지면 불매운동을 벌이다 재판에 회부된 24명의 회원들에게 민주시민언론상을 수여한 것은 언론소비자의 역할과 의무가 어느 때보다 중대해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들은 언론관련 7대악법의 국면에서 언론소비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을 국민들 앞에 약속드린다.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 거대 재벌이라는 괴물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신 있는 언론사, 언론단체는 물론 언론소비자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힘을 보태고 서로 연대해야 한다. 언소주는 아래의 뜻을 천명하며 일반국민과 언론단체의 단결과 연대, 협조를 촉구하는 바이다.

- 언소주는 조중동이 보도하는 언론관련 7대 악법과 관련한 왜곡기사를 일일이 모니터링하여 그 몰상식의 극치를 일반국민들께 보여드리며 동시에 조중동의 파렴치한 의도를 분쇄할 것이다. 

- 언소주의 5만여 회원은 일반국민으로서 언론관련법과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꾸며서 포털사이트, 인터넷언론, 각종 커뮤니티 등 알릴 수 있는 모든 공간에 알려 일반국민이 언론관련법의 실상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언론관련법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일반국민에게 공개하고 정중하게 동의를 구할 것을 촉구한다. 같은 한나라당 의원조차 언론관련법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상황은 정부와 여당으로서 최소한의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알린 꼴이다.

- 조선일보 등 친일기득권매체는 신문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사적 이익과 정치적 영향력만을 위해 왜곡된 보도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만약 조선일보가 신문방송 겸영의 자격이 있는 신문사라면 국민들이 이토록 결사반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권에 붙어먹어 알량한 이익을 챙기려는 수작을 당장 중지하라.

- 언론관련 7대악법에 비판할 뿐만 아니라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MBC와 언론단체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이들 언론수호 단체와 언소주는 긴밀한 연대를 통해 작금의 몰상식한 언론탄압에 대해 멋드러진 맞불을 놓을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 각자 자신 있는 분야에서 역할을 하고 서로 도울 것은 만나서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모색해줄 것을 제안한다.

-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댓글(2)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론을 사랑하는 일반국민의 응원을 부탁하며(언소주 성명)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12-26 09:45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소수의 재벌이 많은 언론사를 손아귀에 넣은 경우(루퍼드 머독)는 있지만, 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언론만 키워주는 경우(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있지만 이 모든 것에 더해 일부 재벌과 재벌 신문사, 외국인에게까지 신문과 지상파 방송을 차지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대해 비판의 글을 쓰면 엄청난 벌금이나 징역을 마음대로 보낼 수 있도록 하려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언론관련
 
 
2008-12-26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MBC 노조사무실. 노조사무실 집기를 재정비하고 총파업에 대비했다. (사진 : 독설닷컴)



검찰이 들이닥칠 테니 잠시 대피해 계세요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는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사무실 한 켠을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사무실을 지키는 회원으로부터 절박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언론노조 총파업이 시작되면 검찰이 들이닥칠 테니 잠시 피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언론노조는 현재의 언론상황이 좋지 않아 대피를 제안하는 것임에도 미안했던지 인근의 모처를 쓸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현재 신문법, 방송법, 정보통신망법 등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이른바 '언론 7대 악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언론 악법의 골자는 조중동 등 친일기득권 신문들이 방송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재벌들에게 언론이라는 무기를 아낌없이 나눠주며 사회를 재벌 친화적인 목소리로 도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그리고 이에 대한 일체의 비판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임의적으로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재집권의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발상이 담겨 있습니다.

방송사의 파업은 1999년 이후 9년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을 모두 통틀어 언론환경 전체를 개조하기 위한 법률 작업이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민영화 표적이 되고 있는 MBC 본사와 계열사를 중심으로 SBS·EBS·CBS 등이 연대파업을 하고, KBS·YTN 등 나머지 방송사와 신문사가 지원하는 형국입니다.


언론사 총파업에 대비하는 시민의 자세

"무한도전 이번 주부터 안 한대!"

아마도 언론사 총파업보다 더 큰 뉴스는 무한도전의 파업 소식일 것입니다. 많은 분들은 무한도전 결방으로 인해 언론사 총파업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떠한 경로로 알게 되든 간에 언론 7대 법안과 언론사 총파업은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언론 7대 법안과 같은 무모한 프로젝트를 감히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인식 수준을 '유아' 수준으로밖에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갖는 데 일조한 것은 역시 '국민'일 것입니다. 이명박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경제 살리기'라는 단 하나의 공약에 올인해 대통령으로 뽑아 준 것도 국민이며, '뉴타운 공약'에 속아 한나라당에게 다수의 의석을 안겨준 것도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앞서의 경험을 토대로 언론관련법을 모두 다 통과시켜서 방송과 신문, 인터넷이 '어용'으로 가득 찬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은 별로 불평을 느끼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약 일반 상식을 갖춘 국민이라면 한나라당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 분노를 금치 못할 텐데, 지금의 상황은 마음 속으로만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분노를 표현하여야만 그 뜻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고 한나라당이 눈치를 채고 마음을 고쳐먹기는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상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언론 관련 7대 법안'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이 상식에 맞는지 따져보는 겁니다. 저도 언론 관련 7대 법안을 찾기 위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올라와 있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한나라당 의원이 자꾸 텔레비전에 나와서 목청을 높이고, 방송사들이 총파업한다고 분주한지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조금씩 줄이고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 습관을 새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방송은 대체로 어용이나 신변잡기적인 내용으로 가득 찰 테니, 방송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거나 이대로 유지하면 나도 바보가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용기가 있다면 언론 법안과 방송사 총파업에 대한 생각들을 글로 써서 사람들과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언론 법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내용을 비웃을 정도의 법안과 프로젝트가 숨쉴 수 없을 정도로 밀어닥칠 것입니다. 아직 현 정부의 집권이 4년이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1. 언론관련법 이해에 도움되는 기사(미디어스)


[ 언론노조 총파업 기획 기사 ① ] 한나라 7대악법, 당신 삶을 바꾼다
조중동방송에는 색다른 즐거움이?
삼성방송에서 그들은 ‘또하나의 가족’
사이버모욕죄에 댓글 달면 사이버모욕죄?

[ 언론노조 총파업 기획 기사 ② ] 언론 총파업을 허하라!    
기다렸다, 기대된다, MBC 파업  


2. 무한도전 게시판에 파업지지글 남기러 가기=>클릭 




★ 언론사 7대 법안 내용정리

■ 신문법

기존 신문법에서 일간신문·뉴스통신이 방송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여론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없애버린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여론 다양성 보호를 위한 장치로 합헌 결정까지 내렸던 조항이고, 한나라당까지 애초 제한적 겸영 등 최소한의 제한장치는 둬야 한다고 했던 규정이다.
개정안은 또 신문사들 간 인수·합병이 무제한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조중동이 작은 신문사들을 삼켜버리며 신문시장을 싹쓸이할 길을 터준 것이다.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한국언론재단 등 신문지원기관들을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 통폐합하는 것도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 방송법, IPTV법

대기업, 신문·뉴스통신은 지상파를 2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여기서 대기업은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을 말하며 삼성, SK 등 재벌을 의미한다. 10조원 미만의 기업은 49%까지 지분 소유가 가능하다. 지상파방송에 대해 삼성이 20%, 중앙일보가 20%를 소유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종합편성, 보도PP는 재벌과 신문이 49%까지 소유 가능하여 우호지분 2%만 있으면 완벽한 독제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한나라당은 자국의 여론형성을 외국자본에게도 맡겼다. 종합편성, 보도PP에 대해 외국자본이 20%까지 출자할 수 있도록 했다. 보도, 종편은 특히 선거철에 여론의 향배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매우 유력한 매체다.


■ 정보통신망법

정보통신망(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사람을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했다. 형법상의 명예훼손죄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반면 ‘사이버 모욕죄’는 판단이 주관적이다 특히 ‘반의사불벌죄’는 모욕을 당했다고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국가가 알아서 상대방을 모욕죄로 처벌해 준다. 국가가 항상 인터넷을 감시하고 있다가 모욕이다 싶으면 누구의 문제제기 없이 알아서 처벌한다.


■ 언론중재법, 정파법, DTV 전환특별법

 

언론중재법의 적용대상을 확대하여 ‘인터넷 포털’, ‘언론사 닷컴’, ‘IPTV를 통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를 받은 경우 중재 또는 조정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터넷 포털’등에 게재된 기사의 삭제 및 통제 수단의 근거를 마련했다.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SO·PP에 대한 방송국 허가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바꿨다. 사업자의 편의만 생각했지 사업자의 위법 탈법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젯밤 EBS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를 방영했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1914년 12월 24일과 25일 양일에 걸쳐 적군끼리 휴전을 하고 우애를 나눈 '사건'을 영화화했다.

세계 전쟁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병사들에 의한 ‘자발적인 크리스마스 휴전’은 영화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휴머니즘의 섬광을 비춰주는 사건이었다.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거리에는 삶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겨울이 되면 특히 굶어죽고, 얼어죽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을 절대로 구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상황은 상대라면 누구나 죽여야 하고 내련앉혀야 하는 전쟁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에게는 일상이 전쟁이다.

“우리가 나아가는 대열에 여기저기에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끼어있으면 그 대열 전체가 속도를 낼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국민들이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오늘은 낙동강, 내일은 영산강, 다음은 금강과 한강에서 지휘봉을 들고 땀흘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내각 역시 경제회복이란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돌파내각 구실을 해야 한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예산전쟁은 끝났지만 남은 것은 연말까지 법안전쟁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전쟁을 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사람들은 어린이, 노인, 약자, 서민들이다. <메리크리스마스>에서 적과 대치하며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서 지도급이나 권력자는 아무도 없다. 권력자들은 "와인잔이나 들고 설칠 뿐"이다.


▲ 왼쪽부터 그리스군, 독일군, 프랑스군 하급 지휘관들이 휴전 협정을 하며 담화를 나누고 있다.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오히려 권력자들은 서민들이 피를 흘리게 해 자신들을 배를 채운다. 그래서 흡혈귀보다 더 잔인한 사람들이 권력자들이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종교'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크리스마스라는 시간과 '전장'이라는 공간에서 실현하였다. 그 중심에는 휴머니즘이 있다.

무인지대는 누구도 살아나오지 못하는 공간이다. 무인지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느 진영이든 대규모의 희생을 감수해야만 한다. 적군이 밤새 경계하고 마주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무인지대를 허물어뜨린 것은 목사와 테너 가수의 아름다운 성탄노래다. 성탄절을 맞아 양 진영은 본의 아니게 서로의 캐롤을 교환하게 되었고, 독일의 유명한 테너 가수 니콜라스 슈프링크(벤노 퓨어만)는 총이 아니라 '노래'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무기로 무인지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노래는 모든 군인들의 마음의 벽을 한번에 허물어뜨리며 전장을 순식간에 무장해제시켰다. 전장이 무장해제된 공간은 다름아닌 총알이 빗발치는 무인지대다.

무인지대에 모인 3국의 하급 지휘관(영관 이상이 아니라 대위, 중위, 부사관이 그곳의 최고지휘관이었다)이 커피 회동을 해 휴전을 협의했다. 병사들은 각기 술병과 악기를 들고 와서 노래를 부르고 마시고 왁자지껄 떠들었다. 죽은 이에 대한 의식도 양 진영의 협의 하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전쟁에 휴머니즘이 깃들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 다른 전장은 아기예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아직도 총알이 빗발치고 있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의 협의를 했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탄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전쟁이 우리를 가만두지는 않을 거야"(그리스군 지휘관)

휴머니즘은 아주 섬광같은 순간에 머무르다 조그만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다. 휴머니즘이 사방팔방에 깔린다면 그것은 사이비 휴머니즘일 뿐이다. 내가 만약 휴머니즘을 실천한다면 나는 동시대인들 중 극소수의 극소수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실천이 가치가 있다. 내가 휴머니즘을 실천한다고 세상이 변할까 하고 회의하는 것은 휴머니즘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아주 조그만 휴머니즘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감화하고 이를 계승하려는 사람의 꼬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1차 세계대전의 아주 사소한 전선에서 일어난 크리스마스 휴머니즘이 영화로 소개된 것은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전쟁 같은 성탄절 아침이지만, 나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쳐야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viana 2008-12-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즐거운 성탄 보내시고 있지요?
부디 내년에는 아프님 말씀대로 맹박이가 아무일 안 벌리고 그냥 테니스나 치면서 보냈음 하는데, 꿈이 너무 큰거죠?

승주나무 2008-12-29 10:59   좋아요 0 | URL
네~ MB는 2009년에는 '일'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제발 참아줬으면 좋겠어요^^;;
 

<시사IN>에서 독특한 신년강좌를 준비했네요.
두 분이 나와서 진행을 합니다.
한 분은 심도 깊은 질문을 해주시고, 
한 분은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강좌가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두 분의 강좌를 받는 셈이지요.
이런 형식의 강좌는 처음이라 보고 싶네요.  




다만 유료강좌라는 게 좀 걸리기는 하지만,
이 정도 강좌는 돈을 내고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광고를 보자마자 결제를 해버렸습니다.

혹시 시사인을 구독하시는 분들 중 저처럼 지르신 분이 없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강좌를 신청하신 분은 저랑 같이 등교하시고,
생각 중이신 분들은 '좋은 선례'(?)가 있으니 어서 신청하시압 ㅎㅎ


약도는 이곳으로(클릭)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8-12-25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월 9일과 16일이 당기는군요.

승주나무 2008-12-29 10:58   좋아요 0 | URL
개별 신청도 가능하니 같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