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1 - 문명과 문명의 대화, 개정판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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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의 저항사



제목을 다소 특이하게 ‘약자들의 저항사’라고 붙인 이유는 이 책의 집필 의도이기도 하지만, 세계사를 하나의 관계사로, 그리고 하나의 드라마로, 하나의 전체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역사가 그 사실 안에 숨기고 있는 힘의 원리를 드러내고, 역사의 진정한 주인공을 정해준 것은 가장 매력적인 점이다.


사실 세계사는 힘의 관계사라고 할 수 있다. 역사에서 최소한 힘은 두 가지 의미로 전승된다. 힘이 있으면 상대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합법적으로’ 빼앗을 수 있다. 이것은 곧 힘의 유혹이다. 18세기 유럽이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습격하여 일부는 식민지로 만들고, 일부는 물건을 팔기 위한 시장으로 만든 것은 제국들이 힘의 첫 번째 원리를 철저히 인식하였다는 말이고, 노회(老獪)해질 대로 노회해진 그들이 남긴 것은 내전과 독재, 민족 갈등, 종교 갈등 등 자국의 이익과 상관없는 결과이며,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당하게 이익을 벌어들인 비용을 치른 결과이다. 지금도 서남아시아의 종교 갈등과, 아프리카의 독재·인종탄압, 곳곳의 끊임없는 내전 등은 철없는 가족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과 같이 제국주의가 타다쓴 빚을 피와 갈등으로 갚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제국주의가  이익을 얻는 방법이란 천박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그들이 100원을 번다면 그 100배에 달하는 부대비용을 나머지 세계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역사는 흘러왔다. 오늘날 세계의 불균형한 부의 격차는 이런 비효율적인 경제 운용방식의 반영일 뿐이다.


여기까지가 우리들이 배운 역사서의 내용이다. 무릇 힘이 있는 자들은 언제나 화려하다. 힘에 의해 자본에 의해 정치력에 의해 역사는 언제나 미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미화는 대개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이 역사의 주인공은 아니다.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이하 ‘살아있는 세계사’)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은 바로 나머지 ‘힘의 원리’를 세계사 곳곳에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을 가려냈기 때문이다. 약자들의 저항사가 드러난다면 강자들은 한낱 약자를 단합하고 단련시키기 위한 트레이너로서 그 가치를 마감하게 된다. 괴롭힌 사람보다 괴롭힘을 이겨내 승리한 사람을 승리자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는 ‘제국의 보물창고’라는 이유로 피폐하고 고단한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자신들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는 ‘힘’이 필요하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이 두 가지 힘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다만 그 힘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철저히 지배당하거나 완전히 독립해야 한다.



역사가 문학을 만났을 때



이 책의 특징은 본문과 어우러진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역사 속의 테마 기행’이다. 당대의 한 구성원의 입장에서 현실과 일상, 속내를 전한다. 시점(視點)을 달리하며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저술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한글맞춤법’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사하고 있다. 물론 그 적용이 너무 기계적인 경우(예컨대 조국을 의미할 경우 ‘우리나라’는 붙여 쓰는 것이 옳다)도 있었지만, 이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히 살펴보면 맞춤법·띄어쓰기 실력을 기를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사 교과서’에 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역사 면면이 하나의 큰 흐름 안에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기존 역사서의 나열식 구조를 탈피해서, 역사적 사실마다 인과의 관계를 형성했다. 이슬람 제국과 몽골 제국의 유라시아 정벌을 보여주는가 하면, 이슬람과 몽골 제국에 지배당한 국가들의 입장에서 그 사건을 다시 보고 있다. 하나의 사건은 각각 다른 입장의 경험자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면만을 조명한다면 역사가 드러나기 힘들다. 반드시 영광이 있으면, 영광에 희생된 자들의 사실도 언급해야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점에 대해서 적잖은 배려를 하고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 커다란 인과관계를 접하고, 세부 사실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역사는 진정한 현대사’라는 말이 있다. 시대와 현실에 따라 언제나 다시 읽혀야 한다. 다시 읽고 다시 판단하다보면 잘못된 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 안타까운 역사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사는 하나의 유기적인 생물체처럼 나의 마음과 현실 안에 헤엄쳐 다녀야 하며, 나는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영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나는 역사 위에 서 있기 때문이며, 이 역사를 누군가는 몇 번이고 다시 살펴볼 것이기 때문이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좋은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특히 정신이 없어서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두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데 무리가 있었지만, 조금씩 틈을 만들어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역시 저에겐 즐거운 역사로 남게 되겠죠. 이 책을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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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인 스포츠]웰빙은 걷기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스포츠도 웰빙시대.’

먹거리를 시작으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웰빙 열풍’이 이제는 스포츠에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스포츠 개념도 변했습니다. 과거처럼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하고, 인간 한계에 도전하고, 직접 하기보다는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던 전통적인 스포츠 개념은 이제 풍요로워진 삶과 함께 ‘건강에 좋으면 최고’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체육과학연구원 교수진과 함께 독자 여러분의 삶을 건강함으로 인도해 줄 ‘웰빙 인 스포츠’를 주 1회씩 연재합니다. ‘웰빙 인 스포츠’는 독자 여러분의 건강 길라잡이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첫번째 순서로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걷기의 혁명’을 총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지난달 원주에서 뜻깊은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다. 국제걷기연맹의 공인을 받은 국내 유일의 걷기대회인 원주 국제걷기대회. 참가인원만 무려 3만5천여명에, 계층도 다양했다. 인간의 원초적인 운동이 마라톤에서 건강 달리기로, 다시 걷기로 옮아가고 있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달리는 것이 걷는 것보다 몸에 더 좋을 것 같은데 ‘걷기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걷기와 달리기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속도다. 시속 8㎞ 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발 중 최소한 한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따라서 걷기는 하중이 뒤꿈치부터 바닥을 거쳐 앞꿈치로 전달되는 식(계란이 굴러가는 모양)인 반면, 달리기는 공이 바닥에 튀는 것처럼 엄청난 하중을 순간적으로 이겨내야 한다. 따라서 충격이 적은 걷기가 모두에게 알맞은 전천후 운동인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체중·체지방 감소, 심폐기능 강화, 골밀도 상승, 면역력 향상으로 똑같다. 하지만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뚜렷하게 다르다. 운동 시작 전 걷기와 달리기 중 어느 것이 내 몸에 맞는지를 먼저 아는 게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달리기를 경주용 자동차에 비유하면 걷기는 일반 자동차로 칼로리 소모량은 걷기가 훨씬 적다. 그러나 기억해야할 점은 걷기와 달리기는 사용하는 ‘연료’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걷기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반반씩 쓰지만 달리기는 지방은 적게,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한다. 즉 체지방을 태워 굴곡있는 몸매를 만들며 체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더 좋다. 걷기와 달리기를 1회 30분, 주 3회, 20주 동안 실시한 결과 걷기(13.4%)가 달리기(6.0%)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두배 이상 높았다. 또 걷기를 1년 동안 꾸준히 한 결과 혈압을 무려 10㎜Hg 떨어뜨릴 수 있다.

몸에 가해지는 충격도 걷기가 훨씬 적다. 걸을 때 발목·무릎·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과 비슷하지만 달릴 때는 최대 4배까지 충격이 가해진다. 운동 중 혈관 넓이도 달릴 때 훨씬 넓어져 심장에 주는 부담도 더 크다.

잃어버린 건강한 몸을 되찾고 싶다면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당장 오늘부터 열심히 걸어보라. 걷기의 기적은 당신의 몫이 될 것이다.

〈성봉주|국가대표팀 육상 연구원 겸 한국걷기과학학회 부회장〉

 

 

[웰빙 인 스포츠] 내몸에 맞는 건강 걷기법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 명의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밝힌 건강법이다.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게 더 좋다는 뜻이다. 즉 좋은 음식이나 약보다 걷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을 선조들도 이미 인정한 것이다.

2004년 미국에서 나온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인중 매년 15만명이 달리기 등 격렬한 운동으로 심장발작을 일으킨다.

반면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는 ‘1회 45분, 주간 4회 걷기 운동을 하면 음식물 섭취량과 상관없이 몸무게를 연간 8.2㎏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걷기가 그만큼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걷기만 한다고 효과를 볼까. 같은 시간을 걸어도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그림〉.

걷는 속도는 시속 6~8㎞가 적당하다. 평상시 걸음의 속도는 시속 3.5㎞. 이보다 빨리 걸으면서 땀이 나고 숨이 차는 속도가 걷기 운동에 적당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걷기운동의 효과는 ‘강도 〈 시간 〈 횟수’ 순이다. 한두번 빨리 걷는 것보다 강도가 다소 약해도 오랫동안 꾸준히 걷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보폭은 키의 45% 정도. 1m70 정도의 사람은 1m(1m70×0.45)의 보폭이 적당하다. 보통걸음의 보폭(70㎝)보다 40% 정도 더 넓게 걷는 것이다.

발이 땅에 닿는 순서는 뒤꿈치→바깥쪽→새끼 발가락→엄지 발가락 순으로 옮아가는 게 좋다. 케냐 마사이족의 걷는 방법으로 관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발바닥의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발은 11자형보다는 밖으로 15~20도 벌어지는 게 좋다. 인체 해부학적으로 발이 밖으로 벌어지는 게 인간이 취하는 가장 자연스런 자세이기 때문이다.

걷기에 가장 적합한 심박수는 최대 심박수의 65%.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뺀 수치로 30세라면 220에서 30을 뺀 190이다. 30세가 걷기효과를 극대화하는 심박수는 최대 심박수 190(220-30)의 65%인 124다.

걷기의 하루 칼로리 소비량 계산법은 ‘체중(㎏) × (걸음수/1만) × 5.5’다. 예를 들어 체중 70㎏·키 1m70인 30세라면 보폭 1m(1m70×0.45)로 1분당 심박수 124(190×0.65)로 1만보를 걸을 경우 하루 385kcal(70 × 1만보/1만 × 5.5)를 소비하는 것이다. 일반인 1일 칼로리 소비량(2,500kcal)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영양 돌솥밥 한그릇과 맞먹는 수치다.

〈성봉주/체육과학연구원 육상 담당 교수 겸 한국걷기과학학회 부회장〉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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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속담에도 좀 관심이 많습니다. 글쓰기를 할 때 속담을 활용하면 참 예쁜 글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는 전용된 사례, 잘못 쓰이는 사례 등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이 나오게 된 사연을 되짚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것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벽창호(?) → 벽창우(碧昌牛)



'벽창호'는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인데, 역시나 '소'였군요.

「벽창우(碧昌牛)」은 평안북도 벽동(碧潼)과 창성(昌城)이란 곳에서 나는 대단히 크고 억센 소를 말한다고 하네요.

그냥 우리끼리 하는 말로 '이녀석, 벽에 창호지를 발랐나?' 하는 뜻 같은데,

창호지는 문에 바르는 종이인데, 벽에다 바르듯 무식하고 무뚝뚝하다고 몰래 이해하고 있었어요. 상상력을 동원해 보세요. 창호지를 한 번 바르면 바람도 통하지 않고 잘 떼어지지 않는 것에서 완고하고 고착된 사고방식을 비꼬는 방식으로 이해했으면 ‘벽창호지 군(郡)’이십니다.


우리에게 낯선 글자를 낯익은 글자로 만들어 버리는 우리 민족의 습성(인군(人君 → 임금, 백채(白菜) → 배추 등)에서 나타난 오역인 것 같은데, 누구 말마따나 '즐거운 오역'입니다.



알아야 면장질을 하지?, 배워야 면장이다 → 면면장(免面牆)


'알아야 면장질을 하지'라는 말은 공자의 어록을 모은 '論語'에 그 출전을 두고 있습니다.


공자보다 일찍 요절한 공자의 아들 鯉(리)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공자가 대청에서 쉬고 있는데 백어가 종종걸음을 하며 지나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자가 물어보았습니다.

"너는 시를 공부하였느냐(; 女 爲周南召南矣乎) 하니

잉어가 머리를 극적이며 '아니 배웠는뎁쇼'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공자가 대답하기를

'사람으로서 이것을 배우지 않는다면, 마치 그것은 담에 맞대고 서 있는 거나 같으니라 이눔아!'(人而不爲周南召南이면 其猶正牆面而立也與인저)

*鯉 :잉어 '리', 자는 白魚; 공자가 득남하였을 때 벗 하나가 잉어를 선물해 주었는데 공자가 기뻐서 이름을 잉어라고 지었음

시 : 詩經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말하며 시경 최초의 두 편.


여기서 장면(牆面)은 담을 바라본다는 뜻이며 시를 배우지 않는다면, 마치 그것은 담벽을 향하여 마주선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담 안 정원의 아름다움을 볼 수도 없어 전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말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리하여 '면장질'은 곧 '免面牆(면면장)'의 약자로 '담만 멍청하게 쳐다보는 것을 면한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로 와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서 우리가 흔히 아는 面長(면장)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였는데 우리 속담에 '배워야 면장을 한다'는 뜻이 있으며 그 뜻인즉 '남의 위에 있으려면 배워야 할 것이니라' 하는 뜻입니다.


'免面牆(면면장)'을 아직도 잘 모르시겠다구요? 조카나 자제분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물어볼 때 ‘뜨끔’ 하는 기분이 들면서 제대로 답해주지 못할 때 마치 벽을 대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길거리를 걸어갈 때 처음 보는 외국인이 난처한 표정으로 현란한 영어를 구사하며 뭔가를 물어볼 때 벽을 마주대한 것 같지 않나요? 이런 벽들을 면하는 방법은 열쒸미 공부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억지 춘향이(?) → 억지 춘양


춘양목(春陽木)은 경북 청송과 춘양 지방에서 나는 겉씨식물 구과식물아강 구과목 소나무과의 상록침엽 교목의 일종으로, 목재의 질이 우수해서 한옥 건축재 및 문 짜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춘양목을 사용한 집은 그 권세의 상징으로 여겼었습니다. 잘 아시잖아요. 옛날 양반들이 세를 자랑하는 방식을. 그런데 춘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남이나 기타 다른 지역의 권문세족 양반들도 자신의 집이 그 귀한 춘양목으로 만들었다고 우기고 다녔었나 봐요. 그래서 억지 춘양, 억지 춘양 하는 말이 나왔는데, 마침 ‘춘향전’의 ‘춘향’과 발음이 비슷해서 전용(轉用)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할 때는 ‘ㅎ’자를 유난히 강조하시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르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비밀


예전에는 속담사전을 재밌게 보았는데, 신기하고 재미난 속담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요. 그 중에서도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더욱 즐거웠습니다.


근데 거기 '은행나무 격(格)이다'란 속담을 발견하고 이것은 영화 ‘은행나무 침대’ 모티브가 되기 충분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은행나무는 자웅이주(雌雄異株; 같은 종류의 식물에서 암수의 구별이 있는 것. 은행, 잣나무 등)이므로, 서로 사랑하면서도 교섭을 갖지 못하는 남녀의 처지를 이른다


하고 써져 있던데, 영화의 스토리도 그와 비슷하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떼 놓은 당상(堂上)이다


당상(堂上)은 삼품관(三品官)의 이름이요, 망건(網巾)에다 옥관자(玉貫子)를 달고 있으므로 전(轉)하여 옥관자를 당상이라 합니다. 옥관자는 정삼품 이상의 관리들만 차고 다닐 수 있으므로, 누군가 그것을 주워도 쓸 수가 없고 만약 쓴다면 바로 구속되어 중죄를 면할 수 없다고 보아도 되죠.


그래서 어떤 일이나 이뤄놓은 결과, 사물 등이 변할 리도 없고 다른 데로 갈 리도 없으므로 조금도 염려가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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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2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셨네요. 추천하고 가져갑니다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정 기자님께 편지를 씁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다 보니 갑자기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감기 걸리진 않으셨죠.

 

바깥 출입이 잦은 직업이시기 때문에,

 

항상 '온도'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오라,

 

정 기자님의 사진을 보고 턱까지 올라오는 시적 자극을 형상화시켜보고자,

 

정성들여 만든 그림에 몇 자 적어서 제 블로그를 좀 단장해볼까 하여

 

양해를 구하려고요.

 

원래는 시에 사로잡혀 학창 시절을 흘러보낸 문학청년에서

 

요즘은 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학원으로 내몰린 '서울사람'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안타까워 책을 떼지 않으려, 세상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시'와는 원체 가까워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님의 사진과 글을 보고 있자면, '옛생각'이 나서

 

나도 다시 시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용기가 솟구치기도 합니다.

 

이런..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암튼,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사용을 허락해주신다면 정성들여 글귀를 다듬고 언어의 정수를 골라

 

정 기자님의 그림을 욕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엉뚱한 제 글을 보아주셔서 감사하며,

 

이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12월 마지막 달의 첫날이라는 오묘한 곳에서..

 

정 기자님의 그림독자 오승주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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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돼지삼형제이야기에서 늑대가 돼지를 고소하면 무슨죄가 성립될까요?
 

글짓기 학원 교사입니다^^

법률쪽은 잘 모르겠어서요

 

책 중에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란 게 있어요

늑대가 이것이 진짜 속사정이다 라면서 들려주는 건데요

 

자기는 할머니 생신때 케이크를 만들다가 설탕이 부족해서

돼지네 집으로 빌리러갔다.

지푸라기 집앞에서 설탕빌려달라고 했는데 첫째 돼지는 없는 척했다.

마침 감기걸린 자기가 재채기를 해서 지푸라기 집이 날아가고 그바람에

돼지가 죽었다. 자기는 눈앞에 햄이있길래 어쩔 수 없이 먹었다.

음식을 버리면 낭비지 않느냐

너희들은 눈앞에 치즈버거가 있다면 안먹겠느냐

..하면서 나뭇가지로 집을 지은 둘째 돼지도 자기 재채기에 집이날아가서

죽고 자기는 먹고

 

셋째 돼지네 집앞에가서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데 또 재채기가 나오려하고

이를 목격한 신문기자들이 그 사진을 찍어 신문에 올리고는

설탕빌리러 간 늑대는 재미가 없다면서

돼지네 집앞에서 난동피우는 늑대 란 제목으로(재채기하느라 몸부림치는 사진임^^)

신문에 올렸고 덕분에 자기는 파렴치한 늑대로 감옥에서 살고있다 라는 내용인데

 

이 내용으로 아이들하고 모의법정식으로 수업하려구요

늑대가 돼지를 맞고소 했다는 내용으로 (누가 집을 허술하게 지으라고했나.

자기는 덕분에 할머니 생신도 못갔다 돼지를 먹는 건 늑대의 본능이며 자기는

죽은 돼지를 먹었고 재채기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등)

돼지 , 늑대 ,늑대측변호인 검사 재판장

다 짜서요^^

 

 

근데 진짜 질문!!

여기서 늑대의 죄목은 무엇무엇이있을까요?

늑대는 돼지를 고소할 수 있을까요?

 

시체를 먹으면 무슨 죄죠??

또 양측 변호인들이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신문기자는 여기서 죄가 있을까요?

있다면 무슨죄일까요/

 

음..~~ 좋은 답변 기대하겠습니다^^

 

첫 번째 답변자

 

천재지변,자연재해 등으로 이루어진 행위는 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늑대가 비록 재채기를 해서 돼지들이 죽었지만 자신의 생리현상이

 

돼지들에게는 천재지변과 같으므로 늑대는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지나가다가 개미를 밟으면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인가요?

 

그런데

 

앞에 햄이 있었다

 

음식을 버리면 아까우니까 먹었다.

 

이에대해서는

 

주위 아무도 없었고 사체가 방치되어있을 가능성이 희박한곳이였다면

 

늑대는

 

이 사체가 아기 돼지의 사체였다는것을 판단했을거라는 능력이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미처 돼지의 시체가 아니라고 했을때도

 

변사체를 발견하면 그 즉시 현장을 보존해서 신고해야하는데도

 

그것을 자신의 임의로 먹어 치웠다면

 

사체 유기죄에 해당합니다.

 

신문기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사로 작성하여 늑대에게 사회적으로 큰 수치감을 주었습니다.

 

1.허위사실에대한 유포 죄

 

2.무고죄(언론은 영향력이 크므로)

 

3.명예훼손죄

 

 

등 입니다.

 

두 번째 답변자

1. 돼지나 늑대는 법률적으로 물건입니다. 하지만 의인화한 것으로 보이니 사람으로 간주하겠습니다.

 

2. 이하 논의는 아기돼지 삼형제의 본래 이야기와 늑대의 주장사실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3. 크게 형사상 문제(특별법은 제외하고 형법적 문제에 한정합니다.)와 민사상 문제(역시 민사특별법은 제외합니다.)로 나누어 살펴 보겠습니다.

 

[형사상 문제]

 

1.  늑대가 돼지집을 입김으로 부순행위는 손괴죄에 해당합니다. 다만 "마침 감기걸린 자기가 재채기를 해서 "라는 주장은 과실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고 과실이 인정된다면  과실손괴를 처벌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입니다. 다음에 첫째돼지가 사망한 사건(본래 얘기에는 없는 내용인 듯)은 늑대의 주장대로라면 과실치사죄에 해당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 적어도 중과실이 인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조조문]

   제267조 (과실치사)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68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66조 (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늑대가 돼지시체를 먹은 행위(아이들 이야기 같은데 엽기적이네요 ㅡㅡ;)는 사체손괴죄(형법제161조) 또는 사체오욕죄(형법제159조)에 해당할 것입니다. 한편 "자기는 눈앞에 햄이있길래 어쩔 수 없이 먹었다. 음식을 버리면 낭비지 않느냐"라는 주장은 형법제16조의 금지착오의 주장이고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면 죄가 성립하지 않게됩니다. 또는 기대불가능성을 근거로한 책임조각의 주장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조조문] 

   제159조 (사체등의 오욕) 사체, 유골 또는 유발을 오욕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61조 (사체등의 영득) ①사체, 유골, 유발 또는 관내에 장치한 물건을 손괴, 유기, 은닉 또는 영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16조 (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3. 둘째 돼지한테도 같은 죄가 적용된다고 보입니다.

 

4. 셋째 돼지한테는 실행의 착수가 있으나 결과(돼지가 죽었다는 사실은 안 보임)가 없으니 미수범이고 과실치사죄는 미수범을 처벌하지 않기 떄문에 무죄.

 

5. 신문기사의 사실 내용이 허위라면 307조2항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구성합니다. 다만 허위의 사실을 진실한 사실로 오인하고 또한 오인하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더욱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이라면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판례에 따른 견해)되어 무죄가 선고될 것입니다.

 

[참조조문]  

제307조 (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6. 이상은 늑대의 주장사실을 기초로 판단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측 주장 내용과 입증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겠죠.

 

7. 한편 "누가 집을 허술하게 지으라고했나.자기는 덕분에 할머니 생신도 못갔다 돼지를 먹는 건 늑대의 본능이며 자기는 죽은 돼지를 먹었고 재채기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등"의 주장은 맞고소 내용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기소사건이나 피소사건의 소송 계속 중 항변 등의 주장사실로 하는게 맞을 듯 합니다. 이하 법률적으로 의미있는 주장에 대해 살피기로 합니다.

 

7-1  "누가 집을 허술하게 지으라고했나"라는 발언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즉 자기의 재채기가 아니었어도 그 정도 집은 넘어간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할수 없어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7-2.  "돼지를 먹는 건 늑대의 본능"은 금지착오(형법제16조)에 해당한다고 보입니다. 이 경우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책임)고의가 조각되는데 사안으로 보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수 없을 듯 합니다.

 

7-3. "재채기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이라는 주장은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과실의 본질은 주의의무위반입니다. 즉 재채기로 인한 피해를 막아야 할 객관적 주관적 주의의무가 없다면 과실을 인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민사문제]

 

1. 늑대가 집을 부순 것(형법상 손괴죄와 달리 민법은 과실의 경우에도 책음을 지웁니다.) 과 돼지를 사망케한 사실은 민법제750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발생시킵니다. 또한 죽은 돼지의 친척 등은 752조에 의해 위자료를 늑대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돼지가 갖는 불법행위에 다른 손해배상청구권은 그의 상속인에게 상속되며 상속 순위는 직계비속, 직계존속, 4촌이내의 형제자매 순이고 배우자는 직계비속과 동순이며 50% 더 상속합니다.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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