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딸기 > 과학논문 철회 케이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2005년 논문이 고의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이 23일 의학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문 부정'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다음은 저명한 과학, 의학저널에 소개된 뒤 논란 끝에 철회된 논문들이나 저술들이다.

● 1998년 영국의 저명한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발표된 연구논문은 홍역과 볼거리, 풍진 예방백신이 어린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에 제1저자가 자폐증 어린이 부모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문이 철회됐다. 자폐증과 백신 접종의 관계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 2002년 미국의 사이언스는 엑스터시를 주입한 원숭이 뇌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이 발견됐다는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저자들은 뒤에 논문을 철회하면서 "엑스터시를 주사한 것으로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엑스터시가 아닌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을 원숭이에 투약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 2001년 영국의 네이처는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멕시코 토종 종자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 그러나 네이처의 편집인은 추후 어떤 변형이 가해졌는지 의문을 던지면서 이 연구에 문제점이 너무 많다고 밝히고 논문게재를 철회했다.

● 1999년 연방 조사 당국은 캘리포니아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 한 과학자가 전선이 암(癌)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 뉴욕 컬럼비아대의 산부인과 의사 랜드럼 쉐틀즈 박사가 자녀의 성을 결정하는 성관련 테크닉과 시기 등을 주 내용으로 담아 저술한 "아이의 성별을 선택하는 법"이란 책이 100만부 이상 팔렸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방법들은 아이의 성을 결정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살구나무와 다른 열매에서 추출한 약제가 암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으나 많은 과학자들이 아무런 효능이 없는 시안화물에 불과한 가짜 약의 정체를 뒤에 밝혀냈다. 비소가 함유된 암 치료 반죽과 치료와 원기를 북돋운다는 전기벨트 등도 20세기의 주요 가짜 치료제 리스트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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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딸기 > 과학논문 철회 케이스.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2005년 논문이 고의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이 23일 의학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문 부정'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다음은 저명한 과학, 의학저널에 소개된 뒤 논란 끝에 철회된 논문들이나 저술들이다.

● 1998년 영국의 저명한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발표된 연구논문은 홍역과 볼거리, 풍진 예방백신이 어린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에 제1저자가 자폐증 어린이 부모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문이 철회됐다. 자폐증과 백신 접종의 관계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 2002년 미국의 사이언스는 엑스터시를 주입한 원숭이 뇌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이 발견됐다는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저자들은 뒤에 논문을 철회하면서 "엑스터시를 주사한 것으로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엑스터시가 아닌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을 원숭이에 투약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 2001년 영국의 네이처는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멕시코 토종 종자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 그러나 네이처의 편집인은 추후 어떤 변형이 가해졌는지 의문을 던지면서 이 연구에 문제점이 너무 많다고 밝히고 논문게재를 철회했다.

● 1999년 연방 조사 당국은 캘리포니아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 한 과학자가 전선이 암(癌)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 뉴욕 컬럼비아대의 산부인과 의사 랜드럼 쉐틀즈 박사가 자녀의 성을 결정하는 성관련 테크닉과 시기 등을 주 내용으로 담아 저술한 "아이의 성별을 선택하는 법"이란 책이 100만부 이상 팔렸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방법들은 아이의 성을 결정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살구나무와 다른 열매에서 추출한 약제가 암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으나 많은 과학자들이 아무런 효능이 없는 시안화물에 불과한 가짜 약의 정체를 뒤에 밝혀냈다. 비소가 함유된 암 치료 반죽과 치료와 원기를 북돋운다는 전기벨트 등도 20세기의 주요 가짜 치료제 리스트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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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for society > 과학의 이름으로 선언된 '역사의 종말'
빈 서판 -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
스티븐 핀커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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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이름으로 선언된 역사의 종말

 

스티븐 핑커 , 빈 서판 (사이언스 북스, 2004).

 

경쟁자들을 차례차례 도살하는 장면을 성공적으로 연출했던 자들의 직계 후손인 우리는, 아무리 평화로운 미덕을 소유했을지라도 여전히 어느 한 순간에 화염처럼 타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그것은 그들이 수많은 학살을 통해 다른 존재들을 죽이고 자신은 살아남기 위해 휘둘렀던 음울하고 불길한 본질적 특성이다.  -윌리엄 제임스-

 

지난 주 대부분의 신문 북섹션의 첫머리를 장식한 책은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이었다. 사실 각 신문들의 북섹션의 이런 천편일률적인 책 선정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한국 출판 시장의 협소함과 각 신문사들의 북섹션 기자들의 지적 배경(대개 인문, 사회 쪽)을 고려해볼 때 이런 비판은 그다지 옳다고는 볼 수 없다. 독서계의 아마추어에 불과한 나도 매 주 목요일 대형서점의 신간 코너를 두 세시간 둘러보면, 그 주 북섹션에서 소개될 책의 50%이상은 맞출 수 있다. 어쨌든 좋은 책은 누가 봐도 좋은 책이다.

 

이런 점에서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지난 주 신문들의 북섹션의 첫 머리를 장식하기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는 책임은 분명하다. 오히려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이 책을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것이 지난 주 수요일(인터넷 서점에서 기다릴 수 없었다), 생물학과 심리학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에다 이리저리 일이 있어 단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저자의 주를 후주로 해서 순수한 내용만 760페이지, 참고문헌을 포함해 870페이지에 넘는 이 책을 읽는데만 해도 꼬박 10시간 가까이를 소모했다. 그나마 사회생물학에 대해 기본적인 독서가 되있는 상황이어서 이 정도 였지, 에드워드 윌슨이나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제이 굴드 같은 사회생물학계의 저자들의 저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그 시간은 더욱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각 신문사들의 쓴 이 책의 서평을 보자면 출판사 리뷰만 읽어도 쓸 수 있는(정확히는 출판사 리뷰만 보고) 추상적인 용어로 씌여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는 책이다. 적어도 조중동이라면 외부필자라도 동원해서라도 제대로 보도했어야 될 책이다.(한겨레는 생물학과 교수가 썼다만) 하기야 바쁜 교수들이 이렇게 두꺼운 책 읽을 시간이 어디있으랴만은 게다가 이런 책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비판,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해줄 수 있을 사회생물학을 전공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알기로는 거의 확실하게,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울대 최재천 교수님 밖에 없다.

 

그럼 나는 이 책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 인간 본성론이다. 특히 이 책은 그 제목이기도 한 빈 서판(blank slate, 로크의 tabula rasa의 영역)이라는 인간의 본성이론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성격과 행동성향은 빈 서판으로 태어나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유전자 내에 어느정도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인간의 본성이 중요한가? 인간 본성과 관련된 사상은 단순한 지적 유희가 아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사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종류의 사회 그리고 우리가 살고자 하는 종류의 사회에 대해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어느 정도까지 우리는 사회를 필요로 하는가? 화려한 고독 속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가? 우리는 본성상 우리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이익이 될 때에만 타인과 협동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우리는 본성상 공동선을 달성하려고 타인과 협동하고자 하는 사회적 존재인가? 우리의 정치적 견해, 대부분의 정치철학은 바로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답변에 달려 있다.

정치적 수단을 동원하여 인간 본성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정치적 변화의 효율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혁명론에 기울어지기 쉽다. 반대로 인간 본성이 생물학적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활동의 효율성에 대해 냉소적일 것이며, 현재 상태를 묵인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는 더 나아가 인간 삶 속에서 그 무엇보다 관습과 전통이 중요하다는 확신과 관련이 있다)

또한 인간 본질에 관한 사상은 이렇듯 정치적일 뿐만 아니라 이 책 20장에서 핑커가 이야기 하듯이 예술과 인문학을 이루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특히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역사학 등은 인간 본성에 관한 이론들에 의해 전개된다. 이 책의 제목(tabula rasa)을 만들어내기도 한 존 로크의 말을 인용하자면 인간 본성에 관한 우리의 이론은 삶의 많은 측면을 분출해 내는 샘이다.

 

이 책에서 스티븐 핑커가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 계몽주의 시대 이래로 우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인류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빈 서판 이론이다. 이런 생각은 서구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미 2300여년 전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은 같으나 그 배운 바가 다르다라며(몇 편인지 기억 안 난다) 빈 서판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빈 서판 이론은 근대의 교육과 사회제도의 근간이며,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비판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어왔다. 또한 맑스주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유토피아 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근대 자체가 어떻게 보면 유토피아다)

 

그러나 핑커는 이런 빈 서판 이론은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한다. 물론 본성(nature)과 양육(nurture)라는 해묵은 논쟁에서 진리는 분명히 그 가운데 어딘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핑커는 말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맞다. 그러나 핑커는 이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하지만, 완고한 빈 서판 이론을 비판하다보니 본성, 나아가 유전자 결정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아니라고 하니 믿어줄 수 있다. 하지만 핑커는 이 글 첫머리에서 인용한 글귀에서 보여지듯이 결정적으로 인간을 기본적으로 춥고 차가운 야수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연한 결과지만 현재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도에 대해 핑커는 인간들이 그 본성을 바탕으로 시간을 통해 발전시켜 이룩해낸 완벽한 제도라고 보고 있다.(이를 사회학적으로 표현하자면 구조기능주의쯤 되겠다. 역사학적으로 말하자면 사회진화론이고) 대부분의 제도분석가들이 이야기하듯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인간(정확히는 타인)에 대한 불신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제도 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저자 스티븐 핑커는 후쿠야마가 온갖 욕(비판보다는 욕을 더 먹었다)을 얻어먹어가며 선언했던 역사의 종말, 보다 우아하게 그리고 욕도 덜 먹어가며 위대한 과학의 이름으로 현재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라고 증명해낸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조중동이 대서특필 하지 않은 것을 이상할 수 여길 수 밖에… 책을 팔기 위한 출판사 리뷰나 서점 리뷰는 그렇다 치더라도 신문 리뷰들은 너무 부실했다.

 

물론 내 비판이 과도하다고 여길 사람도 있다. 스티븐 핑커가 과학적으로 연구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지, 그걸 꼭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인간 본성에 관한 논쟁은 불가분 정치적 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아직 원서를 확인해보지 못해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홉스와 로버트 노직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존 롤스를 좌파라고 부르는데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핑커의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정치적 관점은 이 책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롤스가 부의 재분배를 비교적 강력하게 주장한 철학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좌파라고 불릴 정도는, 여기 한국에서도 확실히 아니다. 롤스가 좌파면 정형근, 김용갑도 빨갱이다.)

 

나 역시 한 때 과학자를 꿈꾸었고(국민학교 때 말고) 과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과학적 사실에 대한 사회구성주의를 전면적으로 반대한다. 하지만 과학자가 같은 연구를 하는 과학자나 과학도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때는 두배, 세배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이 잘 사용하는 수학의 언어와는 달리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이중 삼중으로 정치적 중의적인 의미로 오염되어 있고 따라서 과학적 사실이 특정한 정치적 의미를 지녔다고 오해될 수도 있다. (대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이런 점에서 아마존에 올라와 있는 한 서평자의 말 처럼 핑커는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아직 기초적인 단계에 있는 언어심리학, 진화심리학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 연구성과로 사회전반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책에서 배울 좋은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핑커는 19장 어린이에서 아이들의 지능은 대부분 부모에 의해 결정되며 부모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잘 가르칠려고 노력하지 말고 잘 놀아주라고 이야기 한다. 물론 아예 교육시키지 말란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의 성적을 부모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란 이야기다. 아이의 지능은 부모의 유전자와 80% 가까이 연관성이 있다. 대치족들이 들으면 통탄할 일이겠지만, 과도한 사교육과(뭐 그것도 있는 사람들 이야기라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이만한 희망의 메시지도 없으리라.

 

앞에서 많은 비판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꼭 한 번 독서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비록 수상까지는 못했지만 퓰리처 상 후보에 올랐던 이 책은 사회를 바라볼 때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결여하기 쉬운 자연과학적 관점을 보완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두께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교양을 쌓는데도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차피 개인의 정치적인 성향이란 이런 책 한 권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대개 그 자신이 처한 사회 경제적 상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한국의 독자들이 주지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이 전체 인구의 80%를 넘는 사람들이 창조론을 믿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씌여졌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슬람 사회를 제외하고(혹 더할지도) 근본주의적인 종교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씌여진 책이라 우리에겐 너무 당연한 사실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이 좀 웃기고 너무 자세한게 아닌가 하고 여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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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대로 글 한 줄 쓰기 힘듭니다.

그래서 펌글 하나 올리는 데에도 저 자신에게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 글은 참 감동적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꿈을 가졌겠지만  '씨 없는 수박'을 보면 유전공학이라는 위대함을 알게 되었고, '아웃브레이크'라는 영화를 보며 생명공학을 연구하며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훌륭한 과학자가 저의 "꿈" 이었습니다. 아마 생명공학과 모든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 교수님 그리고 모든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이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전 석사때 분자유전학을 공부한뒤 바로 전문연구요원으로 기업체 연구소에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것 처럼 기업연구소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주를 이루며, 개발된 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까?라는 경제 원리, 즉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게 됩니다. 학교가 아닌 사회에 나온지 몇 년이 지날때 마다 한국에서의 연구원들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깨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회사를 다니면서 경영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서점에 가서 경제 잡지와 경제 서적들, 나중에는 사이버대학의 경영정보학과도 편입해서 다녔습니다. 회사에서도 신제품 개발 TFT에 들어가 연구 뿐만아니라 제품개발에  전반적인 일련의 과정을 진행도 해보 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꿈은 "경영자"로 바꾸아 병력특례가 끝나면 마케팅팀으로 전직하려고 모든 준비를 1년 넘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회사에 취업을 한 후 2년 뒤 저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왼쪽 팔이 조금씩 부자연 스러웠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서 여러가지 검사와 MRI도 해보 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인 이상일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심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은 전혀 이상을 못 느끼고 해서 그냥 대수럽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여자 친구가 그래도 병원을 가봐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하고  저도 정확한 병명이라도 알고 싶어서 증상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목에 이상에 있을 것이다 생각이 들어 목과 척추에 MRI,CT검사해보았지만,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께서 운동장애 질환인 것 같다고 어느 병원 의사선생님을 추천해 주셨어,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사 선생님은 저에게 "파킨슨 질환"이라는 난치병의 초기 증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생물학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써 정말
저의 첫마디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였습니다. .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 황당했던 것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다는 겁니다. 회사에 왔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구 전 약을 먹으면서 평상시와 똑 같이 생활 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에게도 비밀로 한게 계속 마음에 .....

상견례가 있었습니다. 결혼 날짜를 ..... 그녀에게는 정확하게 진단을 받은 뒤 이야기를 하기 위해 파킨슨 전문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녀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도 믿기지 않은 듯 함께 병원을 갔습니다. 모든 걸 받아 들이고  평생을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그 병의 무서움과 그녀 주위의 사람에게서 끝내라는 냉대로 그녀의 눈에서 갈등함을 읽었습니다. 전아직 가족에게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결혼식이 점점다가오면서 우선 결혼식 연기를 했고 그 이유를 저의 가족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의 가족은 .....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눈에서 더 이상 빛은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전 이제 헤어지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제서야 난치병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수 정도로 무서운 존재 인지 ....
검은 손이 나를 엄습했습니다. 전 우울증이 왔고 아무 이유없이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도 그냥 울었습니다. 이것을 이겨낼 수 있던 것이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친구, 직장 동료들의 손과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다짐했습니다. 내가 파킨슨 질환을 연구하여, 치료제를 개발해보자.
웃는 사람도 있겠죠. 치료제는 개발 못하더라도 하나의 선이라도 긋자라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전 한국에서 파킨슨 질환을 연구하며, 치료제 개발하는 연구실에 대한 수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다는 동향을 알게 되었고.....

유명하시다는 몇 분의 교수님들께 저의 상황과 저의 꿈을 함께 적어 메일 보내었습니다. 그중 세 개 대학중 어떤 대학을 갈 지 저의 지인에게 자문을 얻었습니다. 의외로 제가 전혀 알아 보지도 못한 분을 추천해주셨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현실적이셨습니다. "줄기세포로 파킨슨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는 많이 진전되어 왔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많다. 함께 연구해보자...."

저는 동물실험부터 배웠습니다. 쥐를 약품으로 이용해 파킨슨 질환모델을 만들고, 실제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된 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해서 회복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전의 연구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줄기세포에 분화실험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면 할 수 록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재 연구가 어느단계까지 와 있는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우석교수님이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성공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논문을 리뷰해보았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지 아는 나로써는 ... 언론에선 모든 것이 다 이루어 졌다 듯이 이야기 했고 특히 황우석교수.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니....더 안타까운 것은 난치병 환자를 둔 가족과 당사자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저의 가족도 그렇겠죠. 저에겐 아무런 말씀은 안하셨지만. 아마 생물학을 전공한 저도 직접 실험을 해보지 않으면 잛은 소견으로 큰 기대를 했을 것입니다. 전 그냥 ' 온 국민들이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연구자로서 위상이 높아져서 좋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줄기세포와 파킨슨 질환 연구를 하면서 난치병 환자인 저로서는 이번 사태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서 떠들고 있을 때 전 연구에 몰두 하고 싶었습니다. 저희 교수님 말씀이 기억나네요..
"저런 거짓된 논문을 내는 그룹도 밤낮 없이 연구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되지 않겠냐,, 너희 들은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해야 된다"

여러분! 한국의 과학은 여러분과 저가 있는 한이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몸과 머리, 손 그리고 일분 일초는 이제 여러분 것이 아닙니다.

저희 어머님께서 저에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OO아! 나는 너를 믿는다"

여러분 온 국민, 온 인류가 우리를 믿고 있습니다.


왼손이 부자연스러워 키보드 누르기가 많이 힘들어 졌습니다.

mutagen
20051223/sn0504



 

 

live...
 ::: [비전공/치의학] 저도 님처럼 엄청 아프고 힘들고 우울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기의 힘든 상황은 아마 님에게 못지 않을 겁니다. 그때 저도 님처럼 똑같이 느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회복의 길을 걸으며 더욱 '의료인' 본연의 자세를 깊이 깨닫게 되고 저의 사명감은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여러가지 잔병 치레가 많아서 병원을 많이 다녔으며 그러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의 사회경험과 병원/의사 경험과 생각, 철학을 통해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고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를 배려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진정 위하기에 진료에는 극단적 완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일반인이나 환자를 기만하는 이런 황 교수팀을 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hk-s...
 ::: 글 잘 읽었습니다. 너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황교수는 응당히 댓가를 치르리라 믿고 빨리 제 본연의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제 연구가 당장 난치병환자에 이용되지 못하더라 그 길로 가는 데 100만분의 1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요....   

skyr...
 ::: (전공) 잘읽었습니다. 특히나 "저런 거짓된 논문을 내는 그룹도 밤낮 없이 연구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되지 않겠냐,, 너희 들은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해야 된다" 이 말이 무척 절 반성하게 하네요. 더욱더 열심히해야하겠다는 생각.. 브릭에 자주 못오더라도 .. ㅋㅋ   

eh01...
 ::: [일반인]가슴 뭉클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내일이네요. 진실을 추구하는 모두에게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hack...
 ::: [전공] 귀하께서 하시는 연구가 잘 되기를 빌어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정직한 과학자가 되자고 스스로를 채찍질해 보는 아침이었습니다.   

schu...
 ::: 님의 글을 읽고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에 눈물 흘렸습니다. 그러나 결단코 이 불운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병을 치료하는 연구에 정진하는 모습에 새로운 희망을 봅니다. 무엇이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 자신 시간이 지날수록 신기능이 소실돼 가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조직공학을 통한 신장재생 연구에 매달리고 있고 또 많은 생명과학자들도 인간질병의 기작과 그 예방,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1992년 상영된 “로렌조 오일”을 기억해 봅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에서 희귀병인ALD(Adrenoleukodystrophy:부신백질이영양증)에 걸린 아들 로렌조를 그 어머니 미카엘라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의사들이 길어야 3년 밖에 못산다고 한 그 아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발견해낸 올리브 유로 기어이 아들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생존해 있고, 로렌조 오일은 미 FDA의 승인을 받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현재도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황박사의 논문조작은 역설적으로 줄기세포가 갖고 있는 치료가능성이 얼마나 무한한지를 웅변합니다. 신경 퇴화계통의 질환에 가장 많은 진전이 있다고 하니, 님께서는 부디 용맹정진하시어 모두에게 희망과 할수 있다는 수범을 보여 주시길 축원합니다.   

hyun...
 ::: 정말 고맙습니다. 더욱 더 용기가 납니다.

 

출처 :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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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거의 폐인 생활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이성을 챙기고 나니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되더군요. 황박팀이 줄기세포를 몇 개 가지고 있든, "원천기술"이라 할만한 게 있든 없든 사태는 종말을 향해 나가는 것 같고, 결국 또 하나의 거대한 과학적 부정행위가 폭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편안해 지더군요.

얻은 것

1. 과학은 어떤 경우에도 진실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과학자는 물론 전 국민에게 분명하게 주지를 시켰습니다. 아직도 국익을 운운하는 분들이 많지만 진정한 국익은 진실한 과학적 업적에서 비롯된 것임을 곧 깨닫게 되겠지요.

2. 국가가 중요한 과학정책의 결정을 내릴 때 한두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데 경종을 울렸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정부도 한두사람의 정보에 의존해서 과학정책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위험성을 깨달았을테니까요. 객관적인 검증과정과 안전판을 만들게 되겠고, 이는 지금까지의 인맥 위주 과학정책 결정과정을 개선해 줄 것입니다.

3. 생명윤리, 연구윤리 등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사회에 아직 낯선 영역에 대한 국민과 과학계의 의식수준이 빠르게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브릭에서 자체적으로 연구윤리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자는 논의가 나오다니...적어도 5년 이상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단번에 얻게 된 것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서울대의 검증과정과 처리 과정은 앞으로 다른 과학분야에도 매우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고 우리 과학의 수준을 높일 것입니다.(그러기를 기대합니다)

4. 성역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언론을 얻었습니다. 그 과정의 문제점과 비윤리성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모두가 주저하며 입을 열지 않을 때 용감하게 외친 언론의 힘은 두고 두고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언론도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선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5. 과학을 "마술"이나 "황금알 낳는 거위"쯤으로 생각했던 일반인들, 그리고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과학의 정체에 대해서, 21세기 한국 과학의 의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할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참된 과학의 발전을 위해 이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과학은 자연계를 사심없이 탐구하는 호기심과 지적 즐거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국익"이든 "경제"든, 심지어 "인도주의"든 바깥의 가치가 끼어들어왔을 때의 부작용과 피해에 대해서 이번 사태는 매우 좋은 사례를 남겼습니다.

6. 인터넷의 힘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MBC를 죽인 것도 네티즌의 힘이었고, 또 결국 진실을 드러내게 된 것도 소장 과학자들인 네티즌의 힘이었습니다.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사이버 세상에서 그것의 결점과, 또 이를 능가할 가능성을 동시에 본 것은 앞으로 다른 영역에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7. 국제표준(global standard)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비교적 국수주의에 젖은 우리 국민들이 왜 우리사회의 많은 후진적 관행(과학계에도 온존하는 저자등재 관행 같은 것, 그리고 많은 잘못들)들을 세계수준에 맞게 끌어올려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사족으로 홍콩에 가서 붙들린 시위대에서도 저는 그런 모습을 봅니다. 우리끼리 통하는 규범이 오늘날의 세계에는 발붙일 수 없다는 사실,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 했습니다.

8. 과학자가 사회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발표된 서울의대 교수 21분의 성명에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이제까지 과학계는 자기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으로 남의 일에 대해서 무심했던 게 사실입니다. 분명히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침묵했던 데 대한 부끄러움-이 부끄러움은 계속해서 발전적인 형태로 살아남아야 할 것입니다.

9. 우리나라 생명과학계의 적나라한 현실에 대한 눈이 바로 뜨였습니다. 월급 40만원을 받는 일용직 연구원들...석박사 과정 학생들, 비정규직 박사들...이들의 열악한 처우와, 교수나 상사의 압력에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절한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10. 마지막으로....희망이 남았습니다. 정직과 진실은 당장은 어려워도 언젠가 승리하고 말리라는 믿음. 그 믿음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합니다.


잃은 것

가장 크게는 황우석에게 걸었던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 특히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희망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국민들은 사실 정부와 언론에 의해 기만된 죄밖에는 없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잡은 지푸라기 하나를 빼앗긴 심정-지금 그런 심정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탄절을 맞아 그분들의 허탈함이 조금이라도 달래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과학에 대한 신인도를 상당히 잃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 어렵기는 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황우석에게 돌아갔던 연구비와 예산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해 치러야 할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그리 아쉽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신용, 안규리 등 좋은 평가를 받던 학자들은 물론 앞날이 창창한 젊은 연구원들도 큰 타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연구자로서의 생명이 끝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황우석 개인의 공로가 아니라 여러 팀원들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든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니 이런 부분은 가능한 한 살려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 정리를 하는 이 글이 다른 브릭인들께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부터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출처 :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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