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복잡한 전쟁 당시의 국제관계가 영화 한 장면처럼 그려져

 
제2차 세계대전 후 평화를 주 목적으로 하는 국제연합이 창설되고 한참이 지나 전쟁이 없을 것 같은 21세기가 도래하였지만, 전쟁의 참화는 멈추지 않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4명의 이라크인 중 1명은 가족 중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전히 전쟁은 내 이웃의 일상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2007년 책따세 권장도서인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는 직접 전쟁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 저자가 전쟁의 참상과 전쟁이 일어나는 복합적인 이유를 분석해서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자세히 알아야 전쟁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쟁은 군인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민주주의의 위기에서 비롯되며, 국가와 국가 간의 억압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경제규모가 팽창하면 자국 내에서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라도 부를 얻어 오고, 이렇게 생긴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국가 간의 증오심이 격해져서 전쟁으로 치닫는 양상이 전쟁이 일어나는 일반적인 과정이다.

 

인간은 누구나 투쟁본능이 있지만, 그것을 억제하는 다른 본능도 있기 마련이다. 만약 상대방의 것을 빼앗고 싶은 욕망이 상대방과 타협하려는 마음을 누른다면 당연히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어렵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고 재밌으면서도, 전쟁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고 있다.

1930년에 태어나 태평양전쟁에 소년병으로 참전한 경험이 있는 저자 사토 다다오는 영화 비팽을 주로 하며 교육과 대중문화 등 폭넓은 범위에서 평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1990년부터 '아시아 포커스 후쿠오카 영화제'의 제너럴 디렉터 직을 맡고 있으며, 한국영화에 대한 평론 기고, 소개, 연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영화와 임권택>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역사학자 한홍구 씨는 해제에서 "(전쟁에 대해서)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데,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복잡한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게 된다"고 소개했다. 저자가 영화인이라서 그런지 당시 국제 관계라는 복잡한 상황을 하나의 '컷(cut)'에 담듯 명쾌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전달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러한 특징이 살아날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토대로 가상의 인터뷰를 꾸며보았다. 

 

투쟁본능이 있지만, 그것을 억제하는 다른 본능도 있기 마련
 

"옛날에는 대규모의 전쟁이나 살육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하던데, 문명이 발전할수록 전쟁과 살육이 대규모로 확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인간들이 만약 모든 싸움을 맨주먹만으로 했더라면 싸움이 잔혹해지기 전에 적당한 방법으로 일단락 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생물에게는 투쟁 본능이 있을 수 있지만, 살을 부딪치면서 싸우는 과정을 통해서 그것을 억누를 수 있는 또 하나의 본능도 발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칼이나 총, 대포, 폭탄, 독가스, 생화학 무기, 원자폭탄 등의 도구를 발달시켜 감에 따라 고통 없이 손쉽게 상대방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싸움을 억제하는 본능이 약해지는 것이다. 맨주먹으로 상대와 싸움을 벌이거나 상대를 죽이려면 상당한 힘이 필요하고 자신에게도 심한 고통이 따르는 데 비해 무기가 발달함에 따라 멀리서 단추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경제사정과 관계가 매우 깊은 듯하다."
- 경제는 국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만이 쌓이게 된다. 자국 안에서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계는 점차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한 국가의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의 이익을 빼앗는다면, 이익을 빼앗기는 국가의 국민들은 큰 고통을 겪을 것이며 불만이 높아 간다. 당연히 이익을 빼앗긴 국가와 이를 빼앗은 국가 사이에 증오심이 쌓이면서 분쟁이나 크게는 전쟁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정치인이 군인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민주주의와 전쟁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해 달라."
- 손자병법의 손무나 전쟁론의 클라우제비츠 같은 전쟁전문가들은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싸움의 가장 큰 기술이라고 했다. 즉 정치와 외교를 통해 타협하는 것이 우선이며,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전쟁이 필요하다. 때문에 군인은 정치인의 명령을 따라야 하며 정치인의 자리에 서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군인은 전쟁을 더 키우거나, 국민들에게 공포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으로 파견된 사령관은 멋대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을 키우기 쉽다. 중국을 침략하고 미국을 침공해 2차세계대전을 키운 일본은 군인이 마음대로 행동하고 정치인이 군인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 군국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전쟁을 키우고 수많은 사람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갔다. 결국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터키-그리스, 방글라데시-파키스탄-인도,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 미국의 흑인-백인 등 책 속에서는 여러가지 분쟁의 유형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와 해결책을 제시하자면?"
- 국가 내의 분쟁이나 국가 간의 분쟁은 대체로 가진 자나 힘센 자들이 약한 자들을 억누르려고 하기 때문에 불만이 증폭돼 생기는 것이다. 한 공간 안에 살고 있다면 분명히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가지고 있는 힘도 다르기 마련이다. 특히 가진 자들이 못 가진 자들에게 아무것도 주려고 하지 않는다면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못 가진 자들의 불만을 이해하고 불만을 최소화하고 그들이 견딜 수 있는 정도까지 제안을 하고 양측에서 일정한 양보안을 제시해 타협을 해야만 분쟁의 뿌리를 없앨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한 토착 원주민과 야생 동물의 분쟁 사례가 흥미로웠다.  분쟁이 없는 국가관계가 되는 방식에 대해서 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가?"
- 원주민의 분쟁 해결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점을 보면 분쟁이 일어났을 때 구성원 전원이 참석해서 토론을 하고 합의점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경험이 많은 장로들은 현명한 대안을 제시해 분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서로 만족하고 양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대체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무시할 때 분쟁이 커지는 것이다. 만약 어떤 분쟁이든 서로 테이블에 앉아서 협의할 자세만 갖춰져 있다면 분쟁의 상당부분은 테이블 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

동물들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하는 ‘최고의 원칙’이 있다.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가하거나 죽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오랜 세월 동안 대결을 펼치면서 익혀온 본능이다. 한쪽의 희생이 많아지면 역시 다른 쪽의 희생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이 원칙을 인간의 세계에 적용하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대규모 살상이나 살인은 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방법이 서로에게 고통만 줄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자살폭탄테러나 핵무기 위협 등의 행동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인간에게 전쟁을 하려는 본능이 있다면, 당연히 전쟁을 하지 않으려는 본능도 있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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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4-1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의 열정을 제가 따라갈 수 있을까요?

승주나무 2008-04-19 16:03   좋아요 0 | URL
나~ 잡아 봐~~아라 ㅋㅋ

2008-04-19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9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100분토론을 보면서 순간 자막이 스쳐갔다.
"제10기 100분토론 시민논객을 모집합니다"
마치 나더러 손짓하는 것만 같았다.
나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타성에 젖었는지라
현실적인 고민이 먼저 들어왔다.

시민논객을 하면 일주일에 하루 일과를 비워야 하고,
이거 준비하려면 일주일을 새워도 모자랄 텐데..

자꾸 마음속에서 말이 많길래 기분나빠서
리셋을 해버렸다.
말이 없어지다가 또 새록새록 솟아난다.

예전에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회에 자원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시민논객에 자원하는 것은 역시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것은 '변화에 대한 갈망'이다.
인간은 생물학적 기계와도 같기 때문에
시계 태엽 감듯 대충 설정해 놓으면 그대로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극히 '타성의 동물'이다.

타성에 젖은 상태가 너무 싫어서 나는 항상 나의 환경들을 바꿔왔는데,
이런 성격이 좀 피곤하기도 하면서도 썩 재미가 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공간에서 대화하고
건수가 있을 때는 사양하지 아니하고,
이런 과정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환기된다.
하룻밤 찐한 유부남식 잡담에서부터 100분토론 시민논객 자원에 이르기까지
나를 이끌어가는 변화에 대한 욕망이다.
욕망이 이루어지려면 욕망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나는 욕심쟁이라서 욕망은 내게 매우 친숙한 개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몸이 편안한 욕망을 추구하지만,
나는 몸이 불편한 쪽으로 욕망을 추구하여
몸에게 항의를 자주 듣는 편이지만,

자기소개서를 간만에 써보는 기분도 즐기고,
전화면접과 운이 좋으면 현장 면접,
그리고 면접 합격 여부에 관계 없이 방청을 할 수 있는 기회
정말 운이 좋으면 티비에 고정 출연~
여기에 재미있는 소재가 썩 많다.
당분간은 이거를 밑천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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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8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화에 대한 욕망'에 저도 한표요. 변화의 대상이 개인이든 사회든... 무조건 추천.^^
TV에서 님을 뵐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합격기원!!

승주나무 2008-04-18 15:39   좋아요 0 | URL
순오기 님..감사합니다. 욕심쟁이 승주나무 열심히 욕심부리겠습니다^^

웽스북스 2008-04-1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열정 열정... 승주나무님 킹왕짱!

승주나무 2008-04-19 16:02   좋아요 0 | URL
아~ "킹왕짱"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군요.(퍼퍼퍽ㄱ!!!)

2008-04-19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우주로 가는 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지음, 김장호.릴리아 바키로바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우주여행 퍼포먼스'를 좀 비딱하게 보기

 

네이버 뉴스검색에서 '이소연'을 쳐봤다. 9,598건의 뉴스가 검색된다. 고산은 10,920건이나 됐다. 아마 초기에 우주인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유리 가가린'은? 782건으로 협소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나온 데는 아마도 이소연 씨가 유리 가가린의 묘소에 참배한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미디어들은 온갖 천박성을 드러내며 이소연과 김연아의 통화 같은 '우주놀이'를 긴급 특종으로 보도하였고, "함께 떡볶이를 먹자"고 한 말을 수십 개의 언론사가 그대로 받아적었다. 하기야 지금 구속돼 있는 신정아 씨가 "새우깡 먹고 싶다"고 한 말을 또 한참 받아적지 않았던가. 쇼맨십이 일품인 방송사 SBS는 발사 열흘 전부터 화면 구석에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발사 이후에도 그 카운트는 없어지지 않았다.

숫자로 우주인 사업을 풀어 보자. 우주인사업의 총 예산은 260억원이라 전해진다. 이 씨는 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설치한 소형 생물 배양기에 독도에서 발견된 미생물인

‘동해아나 독도넨시스’와 김치유산균 ‘류코노스톡 시트리움’의 성장실험을 포함해 총 18개의 과학실험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와 기획 등 과학실험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예산의 2%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이소연 씨를 띄우기 위한 각종 행사나 러시아에 제공하는 경비나 로비비로 썼다고 한다. 한국우주과학회장 양종만 교수(이화여대)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망원경은 보현산에 있는 1.8m로 외국에서는 아마추어들도 사용하는 크기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 멕시코에 건설되는 대형망원경 사업과 7천억원 예산으로 미국·오스트레일리아가 중심이 돼 건설될 마젤란 망원경(GMT) 사업 참여도 예산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특히 마젤란 망원경 사업은 단지 20억원의 국가예산이 없어 좌절됐다고 한다.

<시사IN> 28호에 보도된 고산 씨 교체의 배경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러시아에서는 첨단 우주과학 등 러시아의 기술력이나 지적 자원 등을 국가가 주도해서 통제하고 있는데, 이를 ‘수출통제’라고 한다. 특히 러시아 연방수출통제위원회 위원장 이바노프 제1부총리는 "주요 정보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외국과의 항공우주 협력사업을 철저히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러시아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고산 씨는 이러한 정책노선의 '희생양'인 셈이다. '수출통제'는 서방국가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정책이다. 미국 역시 중국을 자국 기업의 공장으로 활용하면서도 양국 간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통제제도를 변용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서방 국가들이 가장 역점에 두고 있는 사업이 '우주사업'이라고 할 때 그 틈바구니에서 기웃거리는 대한민국은 우주여행에 가는 버스에 승객 1명을 탑승시키기 위해, 또는 탑승객의 여행가방에 품목 1개를 더 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셈인데, 그 모양새가 여간 서글픈 것이 아니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의 담박한 자서전

 

<지구는 푸른빛이었다>(갈라파고스)는 유리 가가린의 자서전을 옮긴 책이다. 동양철학과 인류학을 전공한 김장호 씨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 출신으로 러시아문화원에 근무하는 릴리아 바키로바가 공동으로 번역했다는 점이 특색이다. 부록에는 한국 우주개발의 역사와 연표, 러시아 우주개발사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이번 우주인 사업에 지원한 인원은 3만6206명이라고 알려졌는데, 가가린이 우주인으로 선발되었을 때도 이에 못지 않았다. 일상적인 정밀검사와 체력테스트, 각종 임무수행 평가 등을 통해 '최후의 1인'이 선발되는 과정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이들이 어떤 테스트를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과정에서 탈락되었는지, 평가에는 누가 참여하는지 등은 우주인 이소연이 탄생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아무도 가보지 않은 성층권 밖에서 생존하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의학자들이 쏟은 열정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소련 의학자들에게 존경을 보냈다. 우주선 선실 내부에서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장하는 조건을 명확히 한 것, 우주선, 안전한 우주복, 의학적 계측기록 장치를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의학자들이었다."(39~40)

 

성층권 밖으로 올라간 최초의 포유류는 '개'였다. 생물학적 조건에 관한 연구를 위해 1957년 '라이카'라는 개는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위성궤도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온도 조정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스트레스와 과열로 인해 사망했다. 그러니까 가가린 대신 목숨을 잃었던 개는 러시아의 수많은 우표로 환생하였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극복하기 위해 인류는 또 연구에 매진하였다. 결국 '스트렐카'와 '벨카'라는 두 번째 '개 원정대'는 생물의 생존과 적응에 관한 확신을 주었다. 인간은 개에게 감사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 책의 대부분은 우주에 첫발을 내딛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소개한 것이다. 마치 우주를 정복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떠는 언론에 무의식적으로 동요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실상을 이해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유익할 것 같다.

 

국가ㆍ집단적 욕망의 결정체 = '우주정복'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바로 국가ㆍ집단의 욕망이다. 가가린은 공산주의 국가 소련의 공산당원이다. 때문에 그는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공산주의 체제에 속해 있다. 이는 자서전의 전면에 걸쳐 녹아 있다. 때문에 '위대한 지도자 레닌'이라거나 '흐루시초프'에 대한 찬사가 거북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체제보다는 국가와 관련성이 깊다. 뒤집어서 보면 아폴로 우주선의 미국인은 어떻게 그려졌는가? 이소연 씨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키워드에 종속돼 있는 표현수단일 따름이다.

헤르만 헤세가 그의 책 '데미안'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라고 기록했다.

알을 깨는 것도 신에게로 날아가는 것도 '욕망'이라는 거대한 동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우주정복을 조금 거칠게 비유하면 '성층권'이라는 '질'을 통과하기 위해 '국가'라는 '남근'이 쏟아내는 온갖 욕망의 결정체이다. 때문에 가가린이 자서전에서 체제에 관한 찬양이나 언급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결국 공산주는 가가린에게 마땅히 존재의 근거가 되며, 때문에 이 책의 근거가 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의 한 면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나는 우연히 미국의 비행가 프랭크 에버리스트의 <누구보다 빨리 난 남자>라는 책을 입수했다. '우주정복'이란 제목이 붙은 13장을 읽고 나자 불쾌함과 혐오스러운 감정이 치솟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는이렇게 썼다.
"나는 우주를 정복하는 자야말로 지구를 지배하는 자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은 반드시 강대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약소국이나 비교적 약한 나라라고 할지라도, 예를 들어 원자폭탄 몇 개를 발사할 수 있는 우주선을 가지고 있다면 세계를 지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우주선과 핵무기 두 개를 동시에 수중에 넣은 나라는 아무런 반격도 받지 않고 우주로부터 적을 공격할 수 있다. 승리는 확실하게 보장받는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소비에트 사람이 우주를 목표로 하는 것은 다른 나라와 국민들을 노예로 삼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 정부와 흐루시쵸프 수상의 각별한 노력은 전쟁준비가 아닌 평화옹호를 위함이다. (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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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BS방송 두어번 봤는데 볼때마다 한심해서...김연아 나온 날 방송보고 우리 아들녀석 하는말, "뭔 방송을 저 따위로 하는거야!" 이녀석 중3입니다. 애들도 수준이하라고 하는걸 방송하는 대한민국 서울방송, 정말 살 떨리게 싫어지는 우리의 현주소.ㅠㅠ

승주나무 2008-04-18 15:40   좋아요 0 | URL
SBS는 방송사 치고 참 격조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드라마나 뉴스의 논조 등 거의 모든 방면에서요~
오죽하면 '티비조선'이라고 하겠습니까 ㅎㅎ
이명박 당선되었을 때가 압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출근길에 합정역 자동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오른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그 여자.

치마 한쪽이 '훌~렁' 올라가 있었다.
나는 별 생각이 없이 그냥 '두리번'했을 뿐이다.
그게 별로 이상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 '하얀 것'이 자신감 있게 펼쳐져 있었던 모양새를
내 의식보다 눈이 먼저 알고 클릭을 했더랬다 ㅋㅋ

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든 것은 그 여자의 행동~
치마가 '훌렁' 올라갔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깜짝 놀라며
"어머! 얘기 왜 이래!!?"
라고 하는 거다.

그러니까 '얘'는 치마의 한쪽 면을 말하는 것 같다.



개콘의 '준교수'는 재미있는 소재가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모든 신체부위에 이름을 붙인 것이
예를 들어 겨드랑이에서 땀내가 나는 것을 보면
"오~ 로미오, 줄리엣 울지 말랬잖아~ 또 우는 고오야?"
엉덩이는 알렉스인가 뭔가고
가슴털은 또 머시기다.

그래서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들춰진 치마의 한쪽 면은 '이름'이 뭘까? ㅋㅋㅋ

덧 : 근데 재질이 참 특이했다. 치마라면 으레 헝겊처럼 늘어져야 하는데, 그 치마는 선풍기 한쪽 날개처럼 그냥 위로 접혀 있었다. 신기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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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7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걔는 정말 아침부터 왜 그러는거래? 눈흘김~~~

승주나무 2008-04-17 12:58   좋아요 0 | URL
그르게요~ 저도 눈 마니 흘김 ㅎㅎ

무스탕 2008-04-1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걔가 봄바람 났네요. ㅎㅎㅎ

승주나무 2008-04-17 13:48   좋아요 0 | URL
정말요? 그러고 보니 정말 봄인가봐요~
이제 다시 추워질 일은 없을 듯^^

stella.K 2008-04-1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쟤 나오면 바로 리모콘 찾아 채널 돌린다. 감당이 안돼.ㅠ.ㅠ

승주나무 2008-04-17 13:48   좋아요 0 | URL
저는 감당이 되든데^^

가시장미 2008-04-17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혹시 저를 보신 거 아니예요? 저도 오늘 아침에 이랬는데 ㅋㅋㅋ
근데 제 치마는 레이스라서, 저는 아닌 것 같네요 ^-^ 크크

승주나무 2008-04-17 12:58   좋아요 0 | URL
혹시 합정역 출근하세요? ㅋㅋ

세실 2008-04-1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승주나무님 사진보니 문득 변기수 닮았다는 생각이~~ ㅎㅎ

승주나무 2008-04-17 13:48   좋아요 0 | URL
어머~ 정말이요~
오! 릴렉스 컴다운 ㅋㅋ

L.SHIN 2008-04-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던 치마........성공이야! (불끈)

승주나무 2008-04-18 00:13   좋아요 0 | URL
네 저는 '하얀' 그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ㅋㅋ
 

경찰에 대한 <동아>의 오해..."기자가 더 무서워"
<동아> "경찰, 신분증 제시없이 무원칙 수사"...해당경찰·작성자 "신분증 제시"



취재하고 분석하고 기사 쓰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은 것 같다.
기자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잘 알았다.
기자라고 다 같은 기자는 아니지만...
이번 건은 취재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력도 너무 낭비했고 편집하는 분들을 너무 고생시킨 것 같다.
원본 기사를 볼 때는 좀 민망한 생각도 들고.....

 

일방적으로 '경찰의 무원칙 수사'로 몰고가

 

<동아일보>가 사실 확인 없이 추측 보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3월 19일과 28일 화일초등학교 남학생 두 명이 동일범으로 의심되는 괴한에게 납치될 뻔한 사건이 일어나면서부터다.

 

관할서인 강서경찰서는 사건 수사에 나섰고 이 중 일부 경찰이 가택 탐문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가택 탐문수사를 미리 통보받지 못한 주민 두 명이 4월 5일 강서경찰서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올렸다. 이 중 한 명은 경찰의 신분증을 미처 확인하지 못해 불안하다고 문의했다.

 

강서경찰서는 다음날 답변글에서 "근래에 강서구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하여 모든 형사가 가가호호 방문하여 탐문 수사중에 있습니다"라고 밝힌 후 "형사를 사칭한 범인도 있을 수 있으니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하시기 바랍니다"며 경계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4월 9일자 30면 <기자의 눈>('경찰이 더 무서워') 코너에서 경찰이 상부의 압박을 받아 허둥지둥 수사하는 과정에서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수사했다며 경찰의 '과실'을 비난했다.

 
4월9일자 동아일보 <기자의 눈> 기사 전문


두 건의 문의글이 '잇따른 항의글'로 둔갑

 

이 기사는 "경찰이 먼저 신원을 밝히는 게 기본인데도 되레 시민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한 것이다"라며 "적법절차를 어기고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수사는 그 목적마저 의심받을 수도 있다"며 경찰의 '무원칙 수사'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문의글을 남긴 주민과 강서경찰서 경찰관의 말은 이와 다르다.

 

"혹시나 싶어 여쭙니다"라며 지난 5일 강서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문의글을 남긴 작성자 '이은주'씨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신분증을 우선 제시하였고 탐문수사의 취지와 최근의 사건사고 내용을 설명한 후 낮에도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동아일보>에서 확인전화를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 '강서경찰서에 대한 동아일보의 오해' 작성자 이은주씨는 경찰이 신분증을 제시해줬다면서 <동아일보>가 추측기사를 썼다고 글을 올렸다.

실제 이씨는 9일 강서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강서경찰서에 대한 동아일보의 오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 형사님은 신분증을 제시해주었"다고 하면서 "되도않게 오해를 하여 기자 마음대로 추측기사를 썼더군요. 강서구민으로서 기분이 나빴습니다"라고 글을 올려놓았다.

 

강서경찰서 경찰관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동아일보> 기사에 나오는 이아무개씨와 통화를 해 확인한 결과 탐문수사를 한 경찰관은 분명히 신분증을 제시하였으나, 애를 돌보는 등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관의 소속과 이름을 분명하게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 기자는 기사에 "어린아이들까지 돌보느라 신분증도 확인하지 못한 채 "라고 썼으면서도 어린아이들 돌보느라 신분증을 확인 못한 것을 경찰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몰고갔다. 

또 <동아일보> 기사에는 "5일 강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이처럼 경찰의 무원칙한 가택탐문수사로 불안감을 느낀 주부들의 항의글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써있으나 실제로 이번 탐문수사 건과 관련해 올라온 글은 두 건 뿐이며 그것도 '항의글'이 아니라 확인을 요구하는 글이었다.

 

한편 기자는 <동아일보> 기사의 취재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자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또 질의 내용을 담아 이메일을 보냈으나 그 기자는 아직까지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사실 확인은 보도의 기본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와 <경향신문>이 지난 3월 20일부터 1주일간 한국언론학회 회원 190명을 대상으로 '한국 언론상황에 대한 진단 및 평가'를 물어본 결과 언론학자의 96.3%가 한국 언론이 위기라고 답변했다. 언론의 신뢰도 부문에서도 70.5%가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언론재단이 2006년 실시한 언론수용자(일반독자) 의식조사에서 언론수용자들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태도(30.5%)'를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했다.

 

사실 보도는 신문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최근 안양초등생 납치·살해사건과 각종 성추행, 성폭행 미수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상황에 편승해 제대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경찰 때리기'에만 몰두한다면 언론의 신뢰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08.04.16 10:06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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