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단일화가 별거냐! 투표독려 티셔츠로 단일화해버려!
"단일화를 입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른바 "4+5"로 통칭되는 선거연합과 단일화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4월 말경이었다. 각 정당의 정체성과 지지도, 이해득실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단일화가 되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
사실 선거에서 단일화는 이질적인 두 후보 중 한 후보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불합리하고도 협소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단일화의 의미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가지 큰 뜻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바로 "투표독려"라는 뜻 말이다. 투표는 모든 사람들의 축제다.
네티즌의 발랄한 상상력이 가미된 이른바 "티셔츠 단일화" 작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개소식도 하지 않은 선거사무소 습격, 주말 산행도 마다하지 않아
▲ "한푼만, 아니 한표만 줍쇼~!"후보가 자청한 개그 컨셉이라 재미가 두 배!(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

▲ 우리 아이들이 눈칫밥을 먹지 않도록 꼭 투표합시다(김상곤 경기교육감 후보)

▲ 투표는 꿈이고 희망이고 미래입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 이번에 반드시 투표해서 당신의 생각을 정치에 반영시키십시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 여러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면 꼭 승리합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오른쪽))

▲ 여성들이 나서서 경기도를 확 바꿔봅시다!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

▲ 나는 슈퍼맨보다 더 강력한 보트맨이다! 보트맨? 배트맨이 아니구? 그러니까 투표하란 말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 노보트 노키스 티셔츠를 입어도 나는야 여전히 호빵맨~~!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

▲ 파워블로거 문순씨의 지방선거 관전평! "이번 선거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전쟁" (최문순 민주당 의원)

▲ 삼성을 생각한다? 6월 2일에는 투표만 생각할 겁니다" (김용철 변호사)

▲ "투표가 일자리고 투표가 생존권이고 투표가 바로 가족의 사랑입니다!"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티셔츠 단일화 첫 주자는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였다. 개소식도 하지 않은 사무소에 네티즌들이 기습했다. 부랴부랴 포토존을 설치하고 즉석에서 메이크업도 해서 사진을 찍었다. 단일화 성공한 포즈,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는 스파링 포즈, 20대 유권자의 폭풍투표로 근소한 차로 당선돼 당선사례하는 포즈 등 다채롭게 찍었다. 마지막에는 유시민 후보가 직접 연출해서 "한푼줍쇼, 아니 한표줍쇼"를 찍었다.
두 번째 주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였는데 일요일 관악산행 현장에 찾아가 티셔츠를 입히고 사진을 찍고 왔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시각장애이면서도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래서 곽노현 후보의 명함에는 시각장애인용 점자가 새겨져 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 후보를 촬영한 곳은 부천의 중동시장 한가운데였다. 명함을 나눠주며 선거운동을 바쁘게 하는 후보를 붙잡아 티셔츠를 입히고 인터뷰를 하는 것이 미안했지만, 선뜻 참여해주었다. 투표독려 캠페인을 하느라 다음 일정에는 지각을 하고 말았다는 후문이다.
티셔츠 단일화 프로젝트를 하면서 난생 처음 여의도 민주당사를 두 번이나 찾았다. 한번은 밤10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 최문순 의원을 만나 임무를 완수했고, 5월12일에는 한명숙 후보의 캠프인 민주당사 8층으로 가서 직접 촬영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현재 민주당사에 세를 놓고 있는 형편인데 서울광장 가상분양을 통해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을 촬영하기 위해서 직접 국회로 찾아갔다. 유원일 의원실에서는 4대강사업 현장조사 보고대회를 하고 있었다.
서울시에 출마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트위터(@hcroh)를 통해 점심번개를 하고 있는데, 점심번개 현장에 쫓아가서 사진을 찍고 왔다. 이번에 선거법에 개정돼 정책자료집을 판매할 수 있게 됐는데, 노회찬 후보의 정책자료집이 알라딘 1위를 달리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이다.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 찾아가서 여성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여자 말 들어서 손해본 일 없다. 지방정치는 살림정치이다. 여성이 이번 선거를 확 바꿔보자"는 박력 있는 대답을 얻고 왔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은 MBC 무릎팍 도사를 패러디한 이마팍 도사에 게스트로 초대됐는데, 현장에서 직접 찍고 왔다.
야5당뿐만 아니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김상봉 전북대 교수,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김용철 변호사 등 노동, 학계, 언론계 등의 명사들 역시 투표독려 티셔츠를 입고 캠페인에 참여해 주었다.
서울, 경기, 대구, 포항에도 투표독려 열풍!

▲ 5월 16일 포항 우체국 앞에 마실 나온 외국인들이 6월2일 투표합시다 판넬을 들고 투표독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천역 광장에서는 가족 키스 샷이 많이 나왔다.
1차 티셔츠 미션은 완수했다. 2차로는 문화, 영화, 연예계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투표는 큰 잔치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입고 분위기를 띄워햐 하기 때문이다.
한편 유명인 중심의 투표독려 외에 네티즌들은 전국 각지에서 투표독려 사진전을 벌이고 있다. 진알시는 5월1일 홍대입구역 4번출구 앞을 시작으로, 5월8일 부천역 광장, 5월14일 종로구 홍인동, 5월15일 대구 동성로, 5월 16일 포항 우체국 앞에서 전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독려 사진전을 하고 있다. 사진 자료는 진알시 포털 이룸 사이트(www.iruum.net)에서 볼 수 있다. 현재 300여장이 넘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추천을 많이 받은 후보에게 티셔츠를 제공하는 이벤트와 티셔츠 인증샷 이벤트를 함께 하고 있다.
투표는 우리 모두의 축제인데, 축제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단지 투표의 승패만 보고 투표 자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축제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온라인, 오프라인을 마다하지 않고 투표독려운동을 하고 있다. 당신 자신, 그리고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6월 2일 반드시 투표합시다.

다음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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