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1월22일 오전9시54분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3.24kg의 몸무게로 예정일보다 열흘 정도 먼저 엄마 뱃속에서 나온 성격 급한 아기입니다. 위 사진은 생후 일주일쯤 후의 모습입니다. 이름은 민서로 지었습니다. 오민서. 민서네 형 민준이는 태어나자마자 눈을 떠서 엄마 아빠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민서는 어른 웃음으로 놀래키네요.
다음은 첫째와 둘째의 전격 비교
1. 태어날 때 분위기(만화영화 VS 영화)


▲ 민준이(왼쪽)와 민서(오른쪽)은 태어날 때부터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민준이가 만화영화라면 민서는 영화 같습니다. 암튼 민준이는 전반적으로 재미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윙크를 하는 민준이(눈 뜨면서 태어난 아기 난생 첨 봤어요). 반면 민서는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둘다 순산, 위대한 아기엄마~두둥~)
그렇다고 민준이의 탄생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엄마 뱃속의 길을 처음으로 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영광의 상처가 곳곳에 있었던 민준이 탄생사진이 생각납니다.

▲ 산전수전 다 겪은 신생아의 포스 (링크)
2. 눈빛 대결 (막상막하)


▲ 둘다 눈빛은 부리부리합니다.(왼쪽 민준이, 오른쪽 민서) 엄마 맘마를 쳐다보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민서는 처음에는 눈이 작은 아이인줄 알았는데, 점점 커져서 지금은 민준이의 70% 정도까지 온 것 같습니다. 민준이와 민서가 크면 눈싸움을 시켜보고 싶습니다.
3. 하품대결
신생아는 뭐니뭐니해도 하품하는 게 재밌습니다. 잘 하는 게 엄마 맘마 먹기, 잠자기, 울기, 하품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기 하품하듯 공부하거나 일한다면 꼭 성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하품하는 거 보니까 둘이 똑 닮았습니다. 입 크기는 민서(오른쪽)가 좀 더 큰 것 같은데, 얼굴 찌푸리기는 민준이(왼쪽)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가만 보니 민서가 얼굴이 더 길쭉해 보이네요.
둘째를 낳았다고 하니 주위에서 질겁을 하더군요. 이런 분위기는 통계가 증명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5년~2010년 평균 여성 1명의 평생 낳는 자녀 수인 합계 출산율은 1.13명으로 세계 평균인 2.5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김수영 시인의 말처럼 생활은 견디는 것이고, 생명은 소중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쁨도 두 배, 부담도 두 배"
분만실대기실에서 민서를 기다리며 글도 좀 끄젓여봤어요
분만실에서 촉진제를 맞으며 산통하는 아내 옆에서 뻐꾸기처럼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산통을 느끼면서도 경청하는 모습이 살갑다.
이 때 옆 분만실에서 아기의 첫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울음소리 자체에 엄청나게 많은 사연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고통이 시작된다는 것일까? 아기 울음소리가 말하는 것은 “아프다”이다. 엄마 뱃속에서 기어나오려니 아프기도 엄청 아팠을 것이다. 출산과정에서 아기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산모보다 더 강력하다고 하는데 제왕절개보다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나는 아기가 멘탈파워가 더 좋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의지와 인내를 체득한다고 한다. 역시 고통이 가장 큰 가르침인가보다.
그 다음은 “나 살아있다”는 존재감의 표현이다. 이것이 고통보다 더 근본적일 수도 있겠다. 아기의 이 일성 때문에 아기 주변의 존재들이 전부 색깔이 바뀐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 고모... 형 오빠 누나 언니.. 둘째의 일성은 민준아기의 존재를 “형”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아기의 일성이 주는 힘이다.
그리고 아기 울음에는 스스로 대견하다는 감격도 묻어 있는 것 같다. 아기 울음을 통해서 조용히 산모의 울음소리와 아빠의 안도의 한숨소리도 들린다.
총리나 관료의 취임일성 등 새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일성이 아기 일성을 닮았다면 세상은 더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