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요청] 장바구니의 책을 제거하는 걸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이것저것 골랐더니 14만원이나 되었네요. 10만원 이상은 쓸 수 없습니다.
(마일리지, 적립금, 예치금 합하면 6만원 정도 되는데 이번에 다 쓰려구요)
1.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책읽기의 달인, 리딩으로 리드하라,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위 리스트는 인천 서구도서관 독서강좌를 위해서 참조할 만한 책입니다.
2. 1초 만에 재무제표 읽는 법 : 기본편
위 책은 사업상 뭘 좀 알아야겠기에 선택한 책입니다.
3. 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 / 로마사 논고 / 팡세
위 책들은 교양으로 골랐는데 괴벨스 책은 심리학 책을 주로 읽는 요즘 독서 스타일을 반영했고 로마사 논고는 마키아벨리의 전작주의 차원에서, 팡세는 책이 없어져서 구매하려고 합니다.
저마다 사려는 이유가 많지만 어쩔 수 없이 3~4만원 어치의 책은 좀 제거해야겠습니다. 아님 저 집에서 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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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3-2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빼셔도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ㅋㅋ
다산선생은 절대 빼지 마시구요. 이권우나 다치바나는 좀 괜찮긴 한데,
나머지는 안 읽은 책이어서...

지나가는이 2011-03-2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로마사 논고>는 <군주론>과 짝을 이루는 책입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군주론-이론편> / <로마사 논고 -사례편> 정도입니다. 군주론과 짝을 맞추어 읽으신다면 모를까, 그냥 읽기에 즐거울 것 같지는 않은데요.^^ 팡세는 글쎄요. 몇몇 경구가 인상적이지만, 무척 무료하죠.^^; <리딩으로 리드하라>, <호머 부커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는 대중 강의로는 좋아 보이네요.^^

saint236 2011-03-2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딩으로 리드하라 강추합니다.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작가님이 쓰신 "스무살 절대 지지 않기를"을 읽었는데 영...꼭 필요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보심이...소장할만한 책은 아닙니다.

조선인 2011-03-29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초만에 재무제표 읽는 법... 이건 인터넷서핑이나 도서관대여로 해결하시면 될 듯 합니다.

승주나무 2011-03-29 17:56   좋아요 0 | URL
조언 감사합니다~~ 인터넷 서핑으로 해결해야겠네요^^

승주나무 2011-03-2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 님, saint236 님//<리딩으로 리드하라> 이 말씀이군요...음~~
지나가는이 님//<군주론>을 인상적으로 보았습니다.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충동이 있죠. 저는 한 번 꽂이는 작가는 전작을 하는 습관이 있어서~~
<팡세>는 즐겨 읽었던 책입니다. 이제는 구절이 가물가물해서 소장하면서 검색해볼까 싶어서요. 전자책으로 나오면 참 좋겠는데^^
 

아래 글을 읽고 유머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댓글로 써주세요?
1. 몇 번 읽고 나서 이해했는지?
예) 세 번 읽고 이해했다

2. 읽고 나서 몇 분 만에 이해했는지?
예) 읽고 나서 30분 만에 웃었다!



[펌] 어떤 할아버지가 외국 여행을 가게 되어 출국전에 환전소에 들렸다...

할아버지 : 아가씨! 환전 좀 해주세요...
아가씨 : 애낳아 드려요?

...할아버지 : (화들짝) 네....???
아가씨 : 딸낳아드려요?

할아버지 : 젊은 아가씨가 늙은이를 놀리나...???
아가씨 : 원하시잖아요...!!!

후배님이 친구 담벼락에서 퍼 온 것을 리펌(?) ㅋ
조만간.. 제가 이러겠죠? 그러지않아도.. 잘 안들리던데..
==========================

===
Mmm.. Everyone's tastes are different - Todd1000 in worth1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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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3-28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한번에 이해한 저는 ㅋ

승주나무 2011-03-28 11:02   좋아요 0 | URL
저보다 한참 낫군요. 저는 세 번 읽고 댓글 컨닝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ㅋㅋㅋㅋ

조선인 2011-03-2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만에 이해는 했는데, 그다지 재밌지는 않아요. =3=3=3

승주나무 2011-03-28 13:17   좋아요 0 | URL
연령대에 따라서 흥미도가 달라지더군요. 나이 있으신 분들은 남일이 아니라며 웃지만은 못하겠다고 3=3=3

비연 2011-03-2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만에 이해..ㅎㅎㅎㅎ

승주나무 2011-03-28 13:17   좋아요 0 | URL
뛰어납니다^^

꼬마요정 2011-03-2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번만에 이해했어요..ㅋㅋㅋ

승주나무 2011-03-28 16:26   좋아요 0 | URL
어떻게 이런 걸 2번 안에 이해하는 게 가능하죠? ㅎ

세실 2011-03-2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못살아...전 센스 있나봐요. 한번에 알아들고 바로 웃었어요. 호호호~~~~~

승주나무 2011-03-28 16:26   좋아요 0 | URL
역시 남달라요~~ 세실 님 올만이에요 ㅎㅎ

별족 2011-03-28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지 않은 이유는, 기이하게 성적인 희롱이어서 일거라고 생각하는 저는 음. 이상한가요. 왜 저 할아버지는 '환전'하러 갔으면서, 아가씨 말을 저렇게 들었대요?

귀를기울이면 2011-03-28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째 질문 "딸낳아드려요?"에서 감잡고 위에 질문 다시보니 확실... 이러면 1.5번인가요?^^ 글자 꼼꼼하게 말고 대충 읽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ㅋㅋ

마노아 2011-03-28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번에 알아들었지만 재밌지는 않아요...3=3=3=3

saint236 2011-03-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다지....

순오기 2011-03-2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분명 쉰세대인데... 단박에 알아먹었으니 신세대 해도 될까요?ㅋㅋ
아래글에 쓴 댓글도 확인했습니다~ ^^
 



“SNS는 마음이 모여 있는 상태”

 

이것이 내가 SNS를 정의하는 방식이다.

 

이 정의를 이용하면 SNS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에 대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이 외수 작가가 트위터 본좌가 된 까닭이 두 가지 점에서 설명이 된다. 이외수 작가는 천상병 중광 걸레스님과 함께 3대 기인이었다. 그만큼 내공과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정통 문단에서 수십 년 동안 천대를 받는 작가였다. 그리고 SNS 미디어가 도착했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 자신의 생애에서 욕구불만을 해소한 작가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이외수는 위대하다.

 

(욕 구불만과 관련해서... 이것은 도도한 흐름이다. 사농공상 등 상인은 동양에서 수천년에 걸쳐서 천대를 받았고 대를 이어서 결국 현대 사회에서는 욕구불만을 가장 극적으로 해소한 계층에 해당한다. 연예인들은 남사당패, 광대 등 신분이 천민이었으므로 비슷한 처지였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역시 극적으로 욕구불만을 해소하였다. 하지만 이 두 계층은 욕구불만은 해소했을지언정 천대받던 시절의 근성은 남아 있어서 완전한 의미의 해소라고 할 수는 없다. 이외수, 원태연, 류시화 등의 작가는 우리가 흔히 사조라고 부르는 한국 문단에서는 논외의 인물들이었다. 나 역시 정통 문단의 교육과정인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이외수를 외면했다. 고백건대 최초로 읽은 책이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였다. 벽을 깨서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는 협소한 인물이었고, 이 글을 빌려 이외수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싶다. 못알아봐서 죄송하다고^^;)

 

두 번째 이유가 이 글과 관계가 있다. SNS가 마음이 모여 있는 상태라는 것은 사실

내 마음이 내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제한다. 수천년 전부터 내 마음은 내 것이 아니었다. 다만 SNS는 이 사실를 역사상 가장 확실히 알려준 매체일 뿐이다.

 

SNS에서 강자가 되는 사람은 오랫동안 마음 다루는 법을 연마한 사람이다. 이외수 같은 사람 말이다. 이외수를 SNS 식으로 표현하면 “마음의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은 물처럼 흘러서 저수지로 모여든다.

 

한 가지 또 재미있는 사실은 마음을 볼모로 돈을 챙기거나 악용해온 사람들은 SNS에서는 들통이 난다는 사실이다. 마음을 선하게 쓰면 그곳으로 모여들고, 악하게 쓰면 도태된다. SNS는 마음이 모여 있는 맑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일반적으로 마음 다루는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사기를 당하고, 자신이 사기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SNS는 이야기 전쟁(story war)와 마음 전쟁(mind war)라는 두 가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조용한 전쟁의 결과에 따라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SNS가 진짜 무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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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로디지털단지에 다녀 왔습니다.
거기서 사무실 자리를 보고 괜찮은 곳을 보고 왔는데
확실히 최고의 인프라에 시설 짱이긴 한데


몹시 크고 비싸더군요.


그래도 눈물을 머금고 질렀습니다.


법인 설립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신나게 자본금 5,000을 모았는데
2009년 상법 개정으로 100원만 있어도 법인 설립 가능하다네요 ㅠㅠ


국민은행에 갔더니 신분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로 2,000을 대출할 거였는데,
신용만으로 1,000여만원을 대출해준다고 해서
고맙게 받았습니다.
빚잔치이긴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빚[錢]을 비전으로 다 녹여라. 그것이 사업이다


갑자기 제가 두 회사의 사장이 되어서 나타나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길.. 하나는 개미보다 작지만, 하나는 코끼리만큼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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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3-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이 많으시죠?
일은 수월하게 되어 가는지요.
두아이 건사에 회사일에 바쁘더라도 건강조심하세요.
뵙고싶네요.

승주나무 2011-03-24 10:30   좋아요 0 | URL
사업을 하니 시간이 5배속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사람을 만날 때는 시간을 0배속으로 줄여놓습니다.
마지막 줄, 실행합시다~~ 언제 만날까요 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3-24 11:09   좋아요 0 | URL
저희야 시간이 널널해요 ^^
승주나무님 되실때 언제든 전화주세요.

2011-03-26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3-2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함 파면 하나 보내주세요~~

승주나무 2011-03-26 11:36   좋아요 0 | URL
네~! 스캔해서 올려달라는 말쌈 ㅋㅋ?

saint236 2011-03-2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간 많은 일이 있으셨나 보네요. 하는 일들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승주나무 2011-03-26 11:36   좋아요 0 | URL
네~ 최근 몇 달 동안은 2~3명의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ㅎㅎ
 

머리말 - 인디언 인사법

“나의 책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우리의 책이라고 해야 한다.”
- 파스칼의 <팡세>

1

나 는 언론시민운동(가끔 정치운동)을 6년간 해왔던 시민활동가이자 작가지망생, 철학도, 논술강사 이런 경력을 가지고 있다. 억울한 사람은 호소할 데가 없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극심해지는 이런 혼란스런 현실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가 주된 관심사다. 결론은 "책읽는 방법이 조금만 바뀌어도 세상은 달라진다. 예컨대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서 읽기, 주례사 비평이 아니라 당당한 내목소리 비평.. 이런 책읽기의 조그만 변화 만들기를 시도하자“이다.

기회가 찾아왔다. 인천 서구도서관의 독서열람과장님의 소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독서강좌인 <행복한 독서클럽> 강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2011년 3월 7일부터 격주 16회 동안 수강생들을 만나며 체계적으로 독서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것이 이 책의 발단이 되었다.


2

책 은 사람의 마음이 정제되고 농축된 물건이니 “만질 수 있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은 이미 만든 사람의 분신이기 때문에 책을 만날 때는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독서 방법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종철 선생님의 ‘인디언 인사법’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2009년 1월 13일 시사IN 신년강좌에서 김종철 선생은 “안녕하세요. 오승주입니다” 식의 짧은 인사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말씀하시며 인디언 인사법을 소개하였다. 인디언 인사법은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3대에 걸쳐서 소개하며, 어떤 연원으로 나에게 이르렀는지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대략 인사가 다 끝날 때까지 1~2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법은 이래야 한다는 게 김종철 선생의 주장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제대로 인사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사란 말 그대로 ‘사람의 일’[人事]인데 사람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현실이 점점 각박하고 비인간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제주도 성산일출봉이 들여다보이는 그리운 마을 성산포 태생이다. 거기서 중학교 때까지 지냈다. 우리 선조들은 경북 군위에서 제주도로 들어왔는데 나로부터 17대가 흘렀다. 500년 전부터 제주도에 살았다는 말이다. 조상 중에는 발가락으로 글씨를 썼다는 분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외가 쪽에는 할아버지가 학문을 깊이 연구하셨다고 전해들었다. 제주4.3이 일어나면서 여느 지식인처럼 할아버지도 희생되셨다고 한다.

초 등학생(당시는 국민학생) 때는 책읽기를 무척 좋아했다. 집에 소년소녀사전과 계몽사 세계동화집이 있었는데 인도동화집과 독일동화집, 러시아동화집을 특히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도서부장을 한 것을 끝으로 대학 입학 때까지 교과서를 포함해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 친구들과 놀다 보니 공부에 소홀한 점도 있지만, 선생님의 영향도 있었다. 나의 생활기록부에는 ‘승주가 자기만 공부를 안 하면 좋겠지만 친구들 공부까지 방해하니까 전학보내는 게 좋겠다’고 써 있었다. 10년 방황기 동안 ‘범죄’에 해당하는 것만 빼고 다 해봤다.

대학에 들어가서부터 책읽기가 다시 시작됐다. 맨 처음 읽은 책은 윌 듀런트의 <철학이야기>와 정채봉의 <모래알 한가운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싯다르타>였다. 일반적인 상식인이 중학교 때부터 고전문학을 접한 데 비해 나는 출발이 늦었다. <철학이야기>를 진지하게 본 사람이라면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낀다. 1998년 한 여름 2달 동안 <에티카>를 노트에 필사하면서 읽었다. 철학과의 첫 만남이었다. 은사님인 철학과의 윤용택 교수님은 “특정 철학자에 함몰되기보다는 전체 철학사의 관점에서 그 철학자가 차지하는 위상을 살피면서 독서하기를 권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부터 철학사를 찾아 읽었다. 러셀, 램프리히트, 힐쉬베르거, 코플스톤 등이 생각난다. 하지만 철학사가들이 특정 철학사조에 쏠리거나 공정한 입장에서 철학사를 서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너지공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결국 국어국문학과로 전과했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서 지방 국립대 공대로 입학하고 인문대로 전과하고 나서 서울로 올라간 특이한 동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철학과를 복수전공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문을 공부하는 선배를 만나 제주에서 알려진 한학자인 소농(素農) 오문복 선생님의 서당에 갔다. 거기서 대학, 중용, 맹자, 고문진보 등을 배웠다. 서당의 동문끼리 윤독회를 열어 사마천의 <사기열전> 원문을 윤독했다. 이 외에 맹자윤독, 삼국사기윤독 등 한문 원문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 기간 3년이 동양고전을 흡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다만 그 동안의 나의 정신세계는 "주자"에게 지배돼 있었다. 뭇 유학의 지식인들이 그러하듯이.  답답함을 느꼈다. 노자,장자, 한비자 등을 보면서 동양철학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공자도 맹자 노자도 장자도 한비자도 사마천도 나에게 지나치게 큰 비중을 갖지 않고 골고루 영향을 주는 스승이 돼 있다.

문학동아리 신세대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창작단장, 연합회장(제주대-한라대 연합)을 지내며 문집과 시화전 등 각종 사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사회과학학습을 받게 되었는데, 사회과학학습을 받은 가장 마지막 세대가 되는 셈이다.

문 학동아리와 국어국문학과를 하는 동안은 작가지망생 수업을 받는 시간이었다. 가장 처음으로 소개받아 읽은 책은 가브리아 가르시엘 마르케스의 <100년 동안의 고독>이었고,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었다. <노동의 새벽> 이후로 <사람만이 희망이다> 등의 책을 즐겨 봤다. 여느 겉멋 든 대학생이 그러하듯 기형도 시인의 <잎 속의 검은 입>의 투를 따라했고, 안도현 시인의 시를 즐겨 봤다. 하지만 대학 시절 문학 이력의 종결자는 따로 있었다. 시인은 김수영 시인과 백석 시인이었다. 시집은 백석 시집이고, 산문집은 김수영 산문집이다. (나는 김수영이 위대한 시인이 아니라 위대한 산문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산문정신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소설은 김유정 작가이고, 외국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다. 이 작가들은 대부분 전작주의로 읽고 소논문 형태로 제출하기도 했다. 단, 도스토예프스키는 후기 장편만 전작을 했다.

군 전역 이후로는 논술에 뛰어들었다. 군대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키워드로 세 가지를 꼽았다. 교육, 언론, 법률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해 논술을 하리라고 마음먹고 전역하자마자 논술학원의 문을 두드린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2년 넘게 2곳의 논술학원을 다녔지만 논술이 사교육과 상술의 도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논술이 교육적 의미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술의 하나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논술에 더 종사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다가 2006년 6월 16일 대한민국 언론사상 가장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생긴다. 시사저널이라는 조그마한 주간지 사장이 심야에 인쇄소에서 삼성 이학수 부회장 관련 경제면 2쪽 기사 삭제해버린 것이다. 그로부터 1년 동안 대한민국은 떠들썩했고 1년쯤 후인 2007년 7월 2일 매체 창간 선포식을 한다. 그것이 바로 <시사IN>이다. 2006년 겨울 쯤에 기자들을 돕는 독자 모임인 시사모(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해 창간까지 거리에서 기자들과 함께 싸웠다. 시사모 운영위원으로 있으면서 주도적으로 한 일은 마지막 프로젝트인 “자발적 구독운동”이었다. 매체를 창간해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 독자들이 독자들에게 구독을 권하는 운동이다. 시사IN은 이런 독자들과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창간과정을 거뜬히 넘어서며 지금은 정론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것이 난생 처음으로 해본 사회적 활동이었다.

앞서 말도 언론사상 말도 안되는 사건이라고 말한 것은 삼성의 언론사 압박이나 기사 삭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은 우리나라에서 말이 된다. 말도 안 되는 것은 파업을 한 기자들이 하나의 새로운 매체를 창간한 것이고, 더 말도 안되는 사건은 그 매체가 지금 수익을 내고 있다는 fact 자체다!



▲ 2007년 여름, 시사저널 창업주의 집 앞에서 독자 1인시위(왼쪽), 삼성 태평로 본사 앞에서 지지 발언(오른쪽)

창간 이후 출판 포털사이트 리더스가이드에 입사해 2년간 많은 출판사와 리뷰어(독자)들을 만났다. 홍보력이 없지만 정말 좋은 책을 만드는 출판사를 발굴하고 시장에 자리잡도록 하는 게 이 포털의 목표였다. 리더스가이드에서 일하는 동안 내가 평생 만날 수 없는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작가도 많이 만나고 책 읽는 독자도 많이 만나고, 책을 만드는 중소출판사 또는 영세 출판사의 사장님들과 영업자를 많이 만났다. 군대에서 정리한 세 가지 키워드에서 하나의 키워드를 포함시켰다. 현실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문화, 바로 책이었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논란과 함께 촛불집회가 일어났다. 시민들이 언론을 대하는 방법이 진화됐다. 안티조선일보운동이라는 추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광고지면 불매운동을 전개해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을 코너로 밀어넣었다. 이 캠페인을 전개한 곳이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라는 곳인데 댓글로 참여하다가 중앙운영위원장까지 하게 되었다. 세 신문사의 고소고발로 주로 법정을 지켰다. 네거티브는 내게 안 맞는다는 지인들의 조언과 함께 포지티브 언론 캠페인을 진행하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이라는 곳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이곳은 경향이나 한겨레, 미디어오늘, 시사IN 등 우리가 이른바 ‘정론매체’라고 부르는 신문들을 공동구매해서 전국에 배포하는 일을 주로 하는 시민모임이다. 2년 동안 4억5천만원을 성금해 이 돈으로 200만부 이상을 배포했다. 이들이 배포한 신문은 지방선거 때 투표결과로 나타났다. 2009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진알시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여러 날 밤을 새고 주말 없이 일했다.

언론시 민운동을 6년 동안 하면서 2개의 결론을 얻었다. 언론 자체만으로는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언론보다 더 본질적인 매체는 바로 “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펴낸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09년의 전체 출판시장이 2조7천억원이다. 2조7천억원 어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사람들이 책을 읽는 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먼 이후의 이야기다. 나는 어린이도서관에 희망을 걸고 있다. 어린이들과 차분히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사회의 중추가 될 때까지 함께 책을 읽고 그들에 의해서 세상이 따뜻해지는 것을 기대한다. 나는 아기 둘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다른 한 가지 결론은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언어의 변화다. 시사저널 사태 때부터 경제민주화가 화두였지만 ‘정치민주화의 언어’로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치언어는 모든 사람을 지배할 수 없지만, 경제언어는 정치언어를 포함해 모든 사람을 지배한다. 경제언어로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장을 구하지 않고 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도서 전문 소셜한 커머스 바이엔조이와 페이스북의 책 커뮤니티 소셜북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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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내가 살아온 길이다.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책 읽는 사람과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림을 함께 그리는 것이 나의 소망이자 나에게 주어진 목표다.

인천 서구도서관에서 맡게 된 <행복한 독서클럽>은 이 만남과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들어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제1주 나의 독서생활 돌아보기

제2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서목록표 만들기

제3주 새로운 요약방법1 - 책의 내용 한줄로 설명하기

제4주 소비로서의 독서를 넘어 생산으로의 독서로

제5주 새로운 요약방법2 - 요약문을 이용해 서평쓰기

제6주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의 생각교환 1 - 서평비교

제7주: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의 생각교환 2 - 독서토론

제8주: 서평을 넘어서는 서평 - 책 에세이 쓰기

제9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책읽기 1

제10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책읽기 2

제11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책읽기 3

제12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책읽기 4

제13주: 데이터 독서법 1

제14주: 데이터 독서법 2

제15주: 장르에 따라 달리 읽기

제16주: 최종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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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1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1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간의안그림자 2011-03-23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로써 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독서클럽은 유익한 문화 강좌라고 여깁니다. 철학도, 정치도, 예술도, 시도, 소설처럼 우리 문화의 현 주소에서 들여다 보기를 해 본다면 , 대학 밖에서 대중인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면 미래의 언젠가는 사라질 것처럼 보여지는 책들이 문화의 중심지에서 사람들의 정신을 집결시켜 주고 이어주는 역할을 해 나가고 있겠죠^^ 책을 구매하는 모든 이들이 전자 책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듯이, 글자를 읽는데 그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고 그 의미 속에 들어 앉아 있는 코드의 내면을 생활 속에 조금씩 조금씩 반찬처럼, 간식처럼 즐겨 먹으려고 한다면, 우리 나라 살기 좋은 나라가 상업적이고 인스턴트 적인 멘트로 머물지 않고 정신적으로 그래도 우리나라 한국에서 살아 가고 픈 의미가 생활 속에서 더 느껴지지 않을 까요^^ 세상은 바꾸어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미래로 가면 지금이란 현재의 시간보다 더 업그레이드 되어져 갈 거라고 하지만, 미래의 시간은 거울의 모습으로 우리를 대해 줄 뿐 더 반겨 주지는 않는다고 말이죠^^ 생각이 행동이 시들어 가는 현재의 모습이 미래로 걸어 간다고 해서 어찌 반겨 주겠냐고 말이죠^^ 생각없는 반복적인 행동은 불신만 키우듯이, 반성없는 내일도 밝은 미래를 열어 갈 수 없겠죠^^ 그 가운데에 책들이 의연한 자세로 자리를 지켜 주었으면 좋겠네요^^ 책들은 그런 역할을 줄곧 해 왔듯이 앞으로도 해 주길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흑사병이 기세를 몰아 유럽인들의 숨통을 죄어 갈 때 흑사병을 퍼트리고 다녔던 악마가 그 시대의 지혜를 고스란히 모셔 놓았다는 수도원으로 숨어 들어가서는 책들을 불태워서는 없애버리려고 했다는 전설은 변하지 않는 세상을 더 밝은 쪽으로 변화시켜 나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데 그것의 힘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우희적 교훈을 보더라도 책의 힘은 세상의 끝이란 현상이 지구 곳곳을 휘감고 도는 지금 이 시점에서 더 절실히 필요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승주나무 2011-03-24 01:33   좋아요 0 | URL
와우~ 반이법 님의 만연체 댓글 잘 보았습니다. 그 마음이 구구절절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