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보고 싶은 외국원작소설
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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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김민희의, 김민희를 위한, 김민희에 의한 <화차>




 

▲ 변영주 감독이 7년만에 연출을 맡은 영화 <화차>(왼쪽), 영화의 동명원작 미스터리 소설 <화차>(오른쪽) 두 작품은 동시에 개봉과 재출간이 이루어졌다.

2월 22일 오후2시 용산CGV에서 흥미로운 영화 <화차>의 시사회에 참석했다. 극장 아래에 위치한 용산역은 영화 <화차>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긴박하게 펼쳐진 상징적인 무대이기도 하다.

영화 <화차>는 결혼을 앞둔 약혼자가 전화 한 통화를 받고 갑자기 행방불명되는 사건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충격적인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변영주 감독이 7년 만에 연출한 영화로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일명 미미 여사)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한 것이다.

미미 여사의 작품이 영화화된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원작의 완성도를 재현하기 위해 변영주 감독은 무려 3년 동안 10고에 이르는 시나리오 퇴고를 거듭하고 70여곳을 로케이션(장소 섭외)했고, 한 장소에서만 무려 30번 넘는 현장답사를 했다. 이러한 흔적이 영화에 남아 있다.

[김민희의] '이선균의'가 안 된 이유

 

이 글은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 소설 <화차>(문학동네)를 읽고 두 작품을 비교하며 쓴 리뷰다. 따라서 영화가 가지는 독특한 매력을 '책'이라는 창으로 바라봤다.

<범죄와의 전쟁>이 최민식의 영화라면 <화차>는 김민희의 영화다. 미유키 원작소설 <화차>의 주인공 중에서 영화가 창조적으로 그려낸 인물은 김민희가 독보적이다. 김민희 고유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이미지가 영화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김민희의 연기가 성장했다는 느낌이었다.

이선균의 영화가 되지 않는 까닭은 이선균이라는 배역 자체가 원작에서 워낙 적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원작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영화로서는 아무래도 원작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은 인물에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한다.



[김민희를 위한] 이선균으로서는 안타깝고 아쉬운...


사실 영화 <화차>가 이선균을 위한 작품이 될 경우의 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랑했던 여성과의 시간을 부정당했다는 것은 이선균이 추적을 끝까지 할 수 있는 동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부분이 영화에 잘 그려지지 못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고 간 배역이 작품에 대한 시차를 방해했다는 느낌도 든다. 이선균으로서는 여러 모로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김민희는 다른 사람의 존재를 빼앗아야 하는 절박성이 충분히 설명되었다. 원작이 여주인공의 개성 넘치는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기변호를 하는 반면, 영화는 주인공을 타자화시킴으로써 불가피함을 납득시킨다. 김민희는 연기로서 이것을 잘 표현했다. 따라서 영화 <화차>는 김민희를 위한 작품이다.


[김민희에 의한] 변영주 감독의 '선택'


영화의 이야기가 김민희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애초부터 영화 등장인물들이 사라진 김민희를 추적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원작에서는 휴직 형사(영화는 퇴직 형사)와 그의 가족, 이웃, 추적 과정에서 만난 사연 많은 동창생, 죽은 개로부터 실마리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자잘한 사정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기에는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다양하고 풍부하다. 그래서 감독은 오로지 김민희라는 창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정신은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화차>는 1990년대 일본의 개인 신용불량과 카드채 사태를 모티브로 다루고 있는데, 2012년의 대한민국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

그 동안 사회활동에 깊숙이 관여한 변영주 감독이 탐낼 만한 이유가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흔히 '의미'와 '재미'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은데, <화차>의 경우는 의미와 재미가 겹치는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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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2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김민희 연기가 눈에 별로 안 들어오던데.
아주 괜찮게 봤나 보구나.
이번에 책 함 읽어볼까 하는데 영화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알라딘 시사회 한다고 해서 신청은 했다만 될지 모르겠어.ㅋ

승주나무 2012-02-27 13:41   좋아요 0 | URL
꼭 됐으면 좋겠어요^^원작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여자 주인공에 시선이 맞춰져 있어요. 소설은 교쿄, 영화는 선영(김민희 역)

프레이야 2012-03-0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와 재미가 겹치는 독특한 위상, 이 한 마디로 '화차'가 더욱더 기대되어요.^^

승주나무 2012-03-09 02:0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오랜만입니다. 요새 카피감을 키우는 중이라 ㅎㅎ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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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 총 25만1287건 중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 작성해서 본국으로 보낸 전문은 모두 1980건입니다. 2006년~2010년 말까지의 내용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 안에는 우리가 믿던 대한민국 정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전에 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그의 말을 듣고는 그의 행실을 믿었다. 이제 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살피게 되었다. 재여로 인하여 이렇게 바뀌었다."

논어5-11


미국과 서방의 극우 정치인들의 말이지만, 줄리언 어산지를 암살하거나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정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문을 작성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정보 수집 방법입니다.

문제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우리 정부의 모습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이 답변할 ‘최후의 무기’를 발설해버리기도 하고, FTA의 대응 계획을 발설하는 등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사실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저자에 의해 재구성되긴 했지만 미 대사관의 전문은 그 자체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시사점을 주는데, 위키리크스에 비춰진 모습으로 봤을 때 한국은 사실상 무정부상태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우리가 언론에서 듣고 정부에게 들은 말과 위키리크스의 말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입니다. 수많은 특종거리들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를 싫어하는 노예근성 때문에 보도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노엄 촘스키 교수는 '선전모델(propaganda model)'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하나의 시험에 들었습니다. 바로 ‘진실’이 내는 시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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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구를 경영하라 - 심리학자 매슬로의 자기실현과 창의성, 리더십에 관한 경영의 뉴클래식
에이브러햄 H. 매슬로 지음, 데버러 C. 스티븐스 & 게리 헤일 엮음, 왕수민 옮김, 최 / 리더스북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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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의 정신적 세 스승, 일명 3M : 마셜 맥루언(Marshall McLuhan), 마르셀 모스(Marcel Mauss), A.매슬로(Abraham Harold Maslow)

페 이스북의 지적 근원을 오랫동안 관찰해 왔습니다. 마크 주커버그의 입에서 나온 마셜 맥루언과 마르셀 모스의 저작을 꼼꼼이 읽고 페이스북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열공했죠. 전 인류를 피부로 삼는 지구촌 네트워크를 예언한 마셜 맥루언과 선물의 주고 받음, 부채의식 등을 인류학적으로 증명해낸 마르셀 모스의 사상이 페이스북 안에 녹아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주커버그의 어머니는 저명한 심리학자입니다. 주커버그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커버그가 21세기의 심리학자로 평가받는 A.매슬로를 열공했을 만한 정황이 충분합니다. 페이스북 서비스가 마크의 모교인 하버드대학교에서 인기를 끌 때 대학 언론사에서는 ‘내 마음을 잡아끈다’, ‘심리적으로 묘한 서비스’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A.매슬로는 심리학의 산업의 영역에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1961년 <인간욕구를 경영하라>(리더스북)를 썼습니다. 미국 경제가 한창 전성기였고 경영이론에 대한 의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은 이내 잊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매슬로가 부각되었습니다.

매 슬로는 이전의 심리치료가 오직 개인이나 자기정체성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고, “개인의 구원을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구원 추구를 포기하는 길이다”라는 유명한 말로 실존주의 심리학의 허상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공동체, 팀, 그룹, 조직, 일, 가족, 친구 등 주변의 정보와 문맥이 한 사람 개인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페이스북이 관계정보를 통해서 아이덴티티에 도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페이스북 관계정보의 기원은 매슬로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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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9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독한 활자중독

예전에는 주진우 검색하면 이 사진 금방 나왔는데.. 찾느라 애먹었어요. 캐릭터가 한방에 나온 사진. 2007년인데 그때도 '부끄럽구요..' 한 가지 알려지지 않은 팁이 있는데... 독서가인 나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독한 독서가입니다. 거의 활자중독 수준.. 나와 다른 점은 무지막지한 잡식성 독서가라는 점. 활자라면 야소설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ㅋ

특히 소설을 많이 읽어서 동질화에 능합니다. 거의 천부적인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분은 기사를 쓸 때 기사 속의 피해자 입장이 되어보는 듯합니다. 그 마음을 읽어서 대신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의 취재원들은 마음을 주게 됩니다. 시사IN 창간 당시 자원봉사를 하던 젊은 여성분들은 다 주진우 팬이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취재원은 삼성 출신 김용철 변호사. 자기 속사정을 써주는 언론사를 헤매다가 주진우를 만났죠. 주진우 기자는 여관을 바꿔가며 김용철의 신변을 보호하는데 95%의 공을 들이고 나머지 5%는 기사쓰는데 썼죠.

이 정도면 열전이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군요. 암튼 주진우는 지독한 편식증인 제가 존경하는 독서가입니다.
주진우 기자의 책이 곧 나온대서 올려봅니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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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1-1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기자는 무조건 매의 눈을 가졌거니 생각했는데 주진우 기자님은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 같아요^^

승주나무 2012-01-19 02:30   좋아요 0 | URL
주진우 기자가 매의 눈+깡다구_수더분한 아저씨.. 이렇게 짬뽕된 것 같아요^^
 



사람들은 무척 진귀해보이는 글자를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라고 주장했고 그들이 여당을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그 주장이 좀처럼 맞지 않자 또 많은 사람들은 그 글자가 분명 “야”라고 주장해 또 다시 “야당”을 만들었다.

그것도 신통치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니 야니 하면서 맨날 싸웠다.

이 때 지리산에서 30년 넘에 도를 닦은 도인이 나타나 그 글자의 뜻을 밝혀줬다.
그것은 바로 “ㅠ”라고 읽거나 “ㅠㅠ”라고 읽어야 한다는 거다.

과연 이 귀중한 글자를 가지고 다투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의 눈에서 “ㅠㅠ”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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