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 첫 인정 판결
입력: 2006년 03월 10일 08:45:26 : 0 : 0
 
학교 부근에서 벌어지는 공사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다며 중학생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일단 중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법원이 헌법적 권리인 ‘교육받을 권리’를 근거로 학교 주변 개발행위를 중지토록 결정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진현 수석부장판사)는 9일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 공사 현장 한복판에 있는 원촌중학교 학생 222명이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ㅈ건설을 상대로 낸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해당 시공사는 낮 시간에 재건축 공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젼체 공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ㅈ건설은 학기 중 평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원촌중학교 경계선에서 반경 50m 이내에서는 공사를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학교 건물 내에서 측정한 소음이 학교 보건법 기준을 초과하고 13m 높이의 방음벽이 주는 폐쇄감이 학생들의 건전한 정신을 함양할 기회를 뺏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사 중 발생하는 먼지로 야외체육활동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헌법에 보장된 적절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건축조합은 당초 임시학교 건물을 만드는 대안도 제시했지만 방음벽과 이중창을 만드는 이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촌중 학생들은 이달 초 서울행정법원에 ㅈ건설이 학교로 통하는 단지내 도로를 폐지하도록 허가해 준 서초구청을 상대로 별도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경향신문, 이인숙기자〉


누가 가르쳤는지, 몰라도 참 똑부러진 것 같다.
자신의 권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권리도 배려해주는 사회가 올까?
원천중학교 학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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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1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촌입니다~

승주나무 2006-03-1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원촌 애들이 아주 똑부러지네요^^
 
 전출처 : 하늘바람 > 소설가 K씨의 폭탄선언

소설가 K씨의 폭탄선언 [06/03/08]
유명 소설가인 K씨가 말했다. “앞으로는 (소설 집필) 청탁을 받지 않겠다. 대신 장편을 쓴 다음, 경매에 부치겠다. 제일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겠다!”

소주잔을 부딪치던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문화 상품의 유통에서 경매라는 제도가 중요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K씨의 선언은 조금 낯설었다. 물론 책은 문화 상품이다. 그러나 K씨는 이제 원고 단계부터 상품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원고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신문 기사도 원고요, 시나리오도 원고다. 게임도 스토리 원고가 없으면 안 된다. ‘원고’란 다시 말해 ‘가장 기본이 되는 문화 콘텐츠’다. 책이 아닌, 콘텐츠를 가장 높은 가격과 조건에 팔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설가들은 사석에서 구두약속 비슷하게 출판계약을 하고 책을 내왔다. 알음알음으로 원고를 전달하기도 했고, 신인들은 출판사로부터 “놓고 가세요. 연락 줄게요”라는 기약 없는 대답을 듣고 돌아서야 했다. 대신 출판사 쪽에서는 독자들 반응이 좋은 유명 작가의 원고를 받기 위해 공을 들였다. 여행을 보내주기도 하고, 선인세(先印稅)를 듬뿍 안기는 경우도 많았다.

문학은 물론이고 순수 음악, 연극 같은 기초예술 분야는 전통적으로 그 작품들이 사고 팔리는 시장(市場)과 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 문화계에도 ‘공연 쇼핑몰’이 생기고 제1호 쇼 호스트로 나선 이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공연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예술가와 투자할 만한 콘텐츠를 찾고 있는 투자자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작가와 작곡가, 연출가와 무대 디자이너를 ‘판다’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공연계의 복덕방’을 자처했다던데, 이 역시 일종의 경매 원리를 차용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미술계에도 화랑보다 경매시장이 활황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 서울옥션은 이른바 ‘작가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작가들의 작품 값에 대한 기준치를 마련하고, 시장에서의 가격 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근거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너무 상업화로 치닫는 것은 아니냐”고 얼굴을 찡그렸다.

따지고 보면 출판계가 한동안 베스트셀러 순위와 사재기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른 것도 비슷한 이유다. 문화적 소비자로서 선택을 할 때 독자들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그 무엇’에 기대고 싶어한다. 이때 ‘밀리언 셀러’라는 말은 무엇보다 매력적인 선택의 기준이다. 영화도 같다. ‘1000만 돌파’, 혹은 ‘연속 4주 전미 박스 오피스 1위’라는 말처럼 당기는 말도 없다. 가장 많이 낙찰된 작품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국형 문화 경쟁력은 모든 예술가들을 일단 상업주의 시장에서 철저히 발가벗기듯 계량화하는 경험을 한번쯤 가져본 이후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황지우 시인은 말했다. “내 삶 자체가 이미 시장에 편제되어 결정되고 있는데, 관념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위선이다. 오늘날 시장자체가 불가항력적이다. 그 어느 예술도 시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소설가 K씨의 말에 웃던 사람들이 웃음기를 거두고 허리를 세웠다. 완성된 ‘원고’뿐만 아니라 이미 아이디어와 집필 계획서 단계에서 사실상의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다빈치 코드’로 대박을 터뜨린 댄 브라운의 차기작 국내 판권이 수백만달러까지 호가하면서 거의 경매 상태에 있다는 소문도 들리는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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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논술극화




어느덧 논술은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논술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들을 수가 없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논술은 그저 입시용 시험의 한 부분으로 ‘처리’되어버리는 듯하여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한 모습들을 돌이키며 하나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정보전달식이 아니라 ‘대화’와 ‘문학’이라는 소재를 빌려 논술쓰기의 어려움을 긁어주고, 단계별로 논술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 이제 논술의 벽에 처음 부딪치는 학생들은 큰샘이와 그의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큰샘이의 논술일기

1.대한민국 고등학생 큰샘이의 논술실태



큰샘이는 이제 막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나름대로 글에는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예비 작가’이기도 하다. 백일장에서 받은 수많은 상장들이 그 아이로 하여금 과신(過信)을 불러왔을까. 아무튼 그의 첫 논술문은 아래와 같다.


<논제>현대사회에서 나타난 가족의 문제와 그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시오. <500자 내외>


 

바람샘    

 

큰샘이는 너무 많은 말을 하려다 보니, 정작 할 말을 놓치고 있는 것 같구나.

큰샘이     

 

무슨 말씀이신지요?

바람샘    

 논제가 요구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가족’의 문제이지 ‘현대사회’의 문제가 아니었어. 그런데, 큰샘이는 ‘현대사회’에 너무 많은 말을 하다보니 ‘가족’의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서 심도 있게 서술을 할 수 없었던 거야.

큰샘이     

 

그래도 ‘가족’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현대사회’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바람샘    

‘현대사회’는 ‘도입부’로만 처리해도 될 것 같아. 바로 ‘주 문제’인 ‘가족’으로 넘어가야지. ①의 부분을 봐. 전체 글의 반을 차지하지. 서두로서도 이것은 너무 긴 분량인 것 같구나. 글쓰기에 자신이 없거나, 자신감이 지나친 사람은 서두를 길게 달기 마련이란다.

큰샘이     

 

그럼 저는 ‘논제 이해’부터 잘못된 거네요?

바람샘    

옳지. 참 옳은 지적이야. 목표물에 맞게 조준을 해야 명중할 수 있는 것처럼, 논제를 잘 잡아야 올바른 논술이 되는 거야. 그런데 대개의 학생들이 ‘조준’도 하지 않고 그냥 ‘휘두르는’ 경향이 많아. 짧은 시험 시간이 주는 강박관념 때문이지. 하지만 논제를 잘 이해하는 데 제대로 공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거야. 그리고 ②와 같이 연결어가 너무 빈번하게 쓰이면, 글이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1시간 수업을 하면서 매번 ‘선생님 질문이 있어요’ 하면서 질문하면 귀찮겠지. 글을 쓰다가 ‘때문에’나 ‘따라서’를 자꾸 쓰면 도대체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곤란하지 않니?

큰샘이     

 

그래도 연결어를 빼버리면 이상하지 않나요?

바람샘    

네가 자신의 글을 잘 알고 있어야지. 하나의 긴 글은 여러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의 문장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질수록 좋단다. ‘이러한’이 나오면 다시 앞의 글을 확인해야 하지 않니. 이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 연결어는 없음만 못해.

큰샘이     

 

……

바람샘    

일일이 지적하면 끝도 없을 것 같고, 단적인 문제만 이야기하자면 글 전체가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언어사용에서부터 논리에 이르기까지 완결성이 없는 것 같아. 이런 글은 글에 전혀 자신이 없거나, 과신하는 경우 생기지. 너는 너무 자신의 글솜씨를 과신하는 거 아니니? 마치 소설을 쓰듯이 일필휘지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그러니까 좀 심하게 말하자면 논술의 ‘논’자도 모른다고 해야 할까?

큰샘이     

 

너무 어려워요. 그냥 자신의 생각을 문제에 맞게 쓰면 되지 않나요?

바람샘    

아무래도 논술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구나. 한 가지만 물어보자. 논술이 다른 과목처럼 지루하거나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니?

큰샘이     

어렵고 난해해서 그렇지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리고 논술은 어쨌든 내 생각을 쓰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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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6-03-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라서 참 올리기 힘드네여^^;

진주 2006-03-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샘과 큰샘의 주고받는 대화-글씨가 좀 작게 나와요. 물론 제 컴에서 키워 읽으면 되지만. 서체가 조금 약한 느낌 들어요.

승주나무 2006-03-0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알겠습니다. 명확하게 수정하겠습니다.^^

마태우스 2006-03-18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결어가 많으면 안좋다는 거 저도 동감입니다. 글구... 큰샘이가 쓴 앞부분이 좀 지리멸렬하네요^^ 선생님 말씀대로 너무 많은 말을 하려고 해요

승주나무 2006-03-1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완벽한 동일시로군요. 음.. 좀더 생명력과 재미를 덧붙여야겠어요. 극화인 만큼^^ 제보 기다립니다.
 



큰샘이

이 글의 주인공, 어릴 적부터 동시를 쓰는 습관이 있어 감성적 사고는 발달되어 있으나, 논리적 사고력은 극히 부족한 학생. 학교에서 분기마다 논술을 써서 외주 첨삭을 받는 데, 그때마다 '논술이 아니라 산문이다'는 평을 듣고 침울해 하고 있다.




바람 선생님(승주나무)

정열적인 문학가 기질과 이상적인 낙천가로 큰샘이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두 분 선생님과 의견 대립이 항상 있으며, 특히 들꽃 선생과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큰샘이가 따르는 성생이다. 한번 필 받으면 무아지경 상태에서 글을 적는 광적인 모습을 가끔 보인다. 트레이닝복이 컨셉이다..


그 외 큰샘이의 친구들(이미지 공사중)

지성이

박지성과 공교롭게 이름이 같다. 매일같이 프리미어리그 게시판에 들어가서 정보를 캐오고 친구들에게 박지성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이다. 호쾌하고 낙천적이나 공부는 하기 싫어한다. 큰샘이와 마음이 통하는 캐릭터로 많은 문제들에서 큰샘이의 대화상대자가 된다.

 

해영이

우등생이며 현실가이다. 어떤 과목이든 적응을 잘 하며, 들꽃 선생님과 죽이 잘 맞는다. 논술 답안을 작성해도 좋은 성적을 받으며 칭찬을 듣지만, 큰샘이의 비판만을 피할 수 없다. 창의적 사고능력이 결여된 대신에 어떻게 논술문을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지 잘 아는 학생이다.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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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3-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재미있겠어요!
저는 걷는 여자 2로 시켜 주세요^^

승주나무 2006-03-0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이벤트 시작했습니다. 퍼날라 주실거죠^^?
 

담백한 표현에 참신한 생각 담자

권영민의 논술이야기 1화.
제이의 논술일기 2편.논술을 처음부터 봐야겠구나

잔뜩 풀죽은 표정의 제이가 찾아왔다.

권부장 : 잘 있었니, 제이야?
제이 : 숙제로 제출했던 논술문 첨삭지도를 받고 오는 길입니다. 온통 빨간 수정펜 첨삭이 가득한데, 좋은 말은 하나도 없어요. 나름대로 글 잘 쓴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책 읽기에도 공들이는데 논제만 받아들면 스트레스가 쌓여요. 정말이지, 전 논술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권부장 : 논리적 사고 방법을 깨닫기 전에 글쓰기 요령에만 익숙해진 건 아닐까? 무엇이든 기초부터 다지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단다. 어디, 첨삭문을 좀 보자.


'생각난 대로 적어낸 것은 논술이 아니라 낙서입니다. 논술문의 요건이 적시되도록 글을 풀어가시기 바랍니다.'


중앙샘 : 첨삭지도가 좀 거칠게 표현되긴 했구나, 제이가 주눅 들만도 하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실수를 한단다.
권부장 : 논리적 사고를 풀어내는 논술은 그 글을 읽는 상대방, 예를 들면 출제위원을 설득하기 위한 글이라는 걸 늘 기억하렴.
중앙샘 : 많이 볼 것도 없이 첫 문단부터 문제가 있구나. 논제가 뭐였지?
제이 : '과학자가 우선적으로 가치를 두어야 하는 과학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논하시오'였어요.
중앙샘 : 네가 쓴 논술문 중에 이 부분을 나누어서 보자꾸나.

 

① <500년 전과 지금 인류가 가진 보편적 상식이 서로 다른 이유는 과학의 발전에 근거한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우주가 4개의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00년 전의 지배적인 패러다임과 대항하며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과학은 자연에 대해 좀 더 사실에 가까운 지식을 가지게 되었다.> ② <그리고 그 지식을 통해 더 효과적인 기술의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영역에서도 발생됐다. 무기류의 발전, 생명윤리에 저촉되는 인간복제의 위험 등이 그 예이다.>

 

중앙샘 : ①만을 보면 고등학생이 아니라 전문가가 쓴 글인 것 같아. 하지만 좋은 논술문이란 어려운 단어를 쓰고,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방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란다. 제이의 글은 다소 '현학적'이고 어느 정도 글쓰기 훈련이 된 사람의 '오만함'마저 느껴지는구나.
권부장 : 논술을 쓸 땐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해야지, 그 메시지를 '꾸미는데' 집중하면 안된단다.
중앙샘 :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이 논술문을 첨삭하는 선생님도 제이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야. ②에는 논제와 상관없는 '기술'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대개 학생들은 '과학'과 '기술'을 혼동하는데 그것은 별개의 개념이야. '자유'와 '권리'만큼이나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어.
권부장 : 가장 큰 문제는 제이 자신이 아는 지식을 화려하게 나열하려는 욕심에 있는 게 아닐까? 아직도 제이의 논술은 '논제'와 상당한 거리가 있단다.
제이 : 그러니까 '지식'보다는 솔직담백한 저의 '논리적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중앙샘 : 옳지! 이제야 좀 이해하는구나. 고등학생의 글은 고등학생다워야 하고, 고등학생만의 참신한 생각이 드러난 논술일수록 채점위원들을 감동시킨단다. 논술 역시 하나의 글이고 감정과 인격이 들어가 있지. 채점위원들은 논술을 쓴 학생의 '논리'뿐만 아니라 '인성'도 중요한 항목으로 생각한단다.
제이 : 잘 알겠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너무 '어른스러운 글'을 쓰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 제이의 일기

"고등학생은 고등학생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는 말은 내게 참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가진 지식을 친구들 앞에서 뽐내거나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었던 것 같다. 권부장님과 중앙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나서 내 글을 다시 보니, 나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만 가득했다. 첨삭 선생님의 지적을 원망할 것은 하나도 없을 것 같다. 어쨌든 논술도 '나의 이야기'니까.

2006.03.07 11:00 입력

링크주소 : http://brand.joins.com/200603/07/200603071100235773l000l800l8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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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03-0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전에는 지방지라고 하시더만, 중앙일보셨군요! 논술을 지도하려면 보통 내공 가지고는 안되는데, 님의 정체가 정말 궁금해지네요! 알라딘엔 정말 별의별 고수가 다 있어요

승주나무 2006-03-07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 님 // 처음 뵙습니다. '지방지'가 아니라 '지역지'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본지는 아니고, 프리미엄 강남 섹션입니다.

마늘빵 2006-03-0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내공이 장난 아니세요. 20대라시면서. 중앙일보에 논술 지도를 하시려면 대단하신건데. 한수 지도 부탁드려욤.

승주나무 2006-03-0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님//아니에요. 제 실력으로 어떻게 중앙일보에 입성할 수 있었겠어요. 다행히 우리 회사가 중앙일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가, 지면이 있어서 기획하고 넣어 본 건데. 선택이 된 거죠.
다만 즐거운 것은, 애초에 중앙일보에서 'top 기사'로 다루려던 건 아니었는데, '콘텐츠'가 재밌다고 탑으로 올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공동기획이 된 거구요. 암튼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2006-03-07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6-03-08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 님//제가 한 방 먹었군요^^ '안녕하십니까'를 쓸 걸 그랬습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