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영어권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문학작품

영어권 최고의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문학작품 리스트를 다룬 책이 영국에서는 다음주에 출간된다고 한다. 작가들에 대한 이 설문조사에서 최고 중의 '최고 작품'으로 선정된 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이다(그래서 이 페이퍼는 '러시아 이야기'로 분류해놓는다). 사실 영어권 작가들의 톨스토이에 대한 선호와 경탄은 20세기 내내 지속돼 온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이미 비평가 F. R. 리비스가 자신의 비평집 제목을 <안나 카레니나와 기타 에세이들>(1967)이라고 붙였을 때도 징후적으로 드러난 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강의시간에 자주 다루는 작품들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어서 반갑다. <롤리타>가 4위, 체홉의 단편집이 9위이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의외로 좀 처져서 17위이다. 흥미로운 건 독어권 작품이 탑10은 물론, 20권 안에 한 작품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20위까지를 보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문학에 이어서 러시아문학 5, 프랑스문학 2,  스페인/남미문학 2, 그리스문학 1의 순이다. 영문학 작품 가운데는 동시대 작품이 단 한편도 포함돼 있지 않아서 특이한데, 작가들의 안목이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일보의 관련기사와 함께 '더 타임즈'의 원기사를 옮겨놓는다. 우리에게도 소개된 몇몇 작가들의 탑10 리스트도 붙여놓았다.  

한국일보(07. 02. 26) 영어권 작가들 “톨스토이 최고"

영어권 최고의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러시아 대문호 레오(*레프)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리나>가 선정됐다. 톨스토이는 역사소설 <전쟁과 평화>로 3위에도 이름을 올려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됐다.

출판사 W W 노튼이 노먼 메일러, 피터 캐리, 스티븐 킹, 톰 울프 등 미국, 영국, 호주의 유명 작가 125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문학작품 10권을 물은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3월1일 발매되는 신간 <톱 텐(The top 10)>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125명의 작가들이 뽑은 544권의 작품 중 2위는 구스타프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가 차지했으며, 4위에는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가 뽑혔다. 러시아 소설은 세계 3대 단편작가로 꼽히는 안톤 체홉의 <체홉 단편선>을 9위에 올리며 톱 10 중 4개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어권 소설 중에는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5위에 올라 작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영어소설의 영예를 차지했다. 여성 작가로는 <미들 마치>의 작가 조지 엘리엇이 10에 올라 톱10에 턱걸이했다.

설문에 응한 작가들은 근ㆍ현대 고전을 선호한 반면 동시대 작가들에겐 인색했다. 이안 머큐언의 <속죄>, 마틴 에이미스의 <런던 들판>, 살만 루시디의 <한밤 중의 아이들> 같은 현존하는 작가들의 걸작은 1표밖에 얻지 못했다. 설문에 참가한 미국 하버드대 강사 스벤 버커츠는 “작가들이 꼽은 최고작은 감각적 문장과 함께 사랑과 죽음의 드라마를 이끌고 가는 강렬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분석했다.(박선영 기자) 

최고 작가들이 뽑은 최고 작품

1. 톨스토이 <안나 카레리나>

2. 구스타프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3.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4.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5.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6. 셰익스피어 <햄릿>

7. 스콧 F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8. 마르셀 푸르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 안톤 체홉 <체홉 단편선>

 

10.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11.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12. 허먼 멜빌 <백경>

13.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14.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즈>

15. 호머 <오디세이>

16.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17.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18. 셰익스피어 <리어왕>

19. 제인 오스틴 <엠마>

20. 가브리엘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자료 : 더 타임스(07. 02. 23) 

When serious writers relax, they’re always in the mood for a romance

Leo Tolstoy

Have you ever wondered what books your favourite author would choose as their favourites? Well, here is your chance to find out. Leading writers from Britain, America and Australia have been asked to list their top ten works of literature, and the results will be published in a book next month.

The top-rated work was Anna Karenina by Leo Tolstoy. His other great epic, War and Peace, came third. Two other Russians also made the top ten. Vladimir Nabokov’s infamous novel Lolita came fourth and the stories of Anton Chekov ninth.

Gustave Flaubert’s Madame Bovary came second. Shakespeare was the highest rated British author, coming sixth with Hamlet.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by Mark Twain was voted the greatest American novel. The only woman to make the top ten was George Eliot with Middlemarch.

The 125 authors selected 544 titles. Contemporary authors were conspicuous by their absence. Ian McEwan’s Atonement, now being made into a film starring Keira Knightley, had only one nomination, as did Martin Amis’s London Fields. Even Midnight’s Children by Salman Rushdie, which won the “Booker of Bookers”, gained only one nomination.

Peter Carey, the Australian author who won the Booker Prize twice — for Oscar and Lucinda and True History of the Kelly Gang — picked Madame Bovary as his favourite novel. Margaret Drabble, author of 17 novels, was the only author to name Shakespeare’s Antony and Cleopatra. Thomas Keneally, who won the Booker for Schindler’s Ark, his historical novel about the Holocaust, picked Brontë’s Wuthering Heights.

The horror writer Stephen King chose as his favourite book The Golden Argosy, an anthology of 55 short stories from authors including Hemingway and Fitzgerald, first published in 1947 and reissued in 1955, which he bought in a sale for $2.25. He tells the editors of The Top Ten: “At that time I only had $4 and spending over half of it on one book was a hard decision. I’ve never regretted it. [It] taught me more about good writing than all the classes I’ve ever taken.” Independent People, a chronicle of endurance and survival by the Icelandic Nobel laureate Haldór Laxness, appeared on 19 lists.

J. Peder Zane, editor of The Top Ten, said: “We live in a Golden Age. Never before have so many books been within such easy reach. But when anything is possible, choice becomes torture. What to pick? Where to start?” The premise of the book was simple, he said: “Who knows more about great books than great writers?”

Sven Birkerts, a lecturer at Harvard University and one of the book’s contributors, said: “One thing that stands out so clearly in the list of top choices is the outsized vividness of the characters. . . They are our representatives in the world of life imagined — Prince Andrei and Natasha, Pierre, Anna and Vronsky, Levin and Kitty, Tom and Huck, Emma, Gatsby and Daisy, Hamlet, Ophelia, Humbert Humbert and Lolita, Dorothea Brooke and Casaubon. Even to name them is to recall their compact human resonance. To read their lives is to be forced to reconsider our own.”

He said that he was surprised that classics such as Joyce’s Ulyssesdid not make the overall top ten. “There is no disputing tastes,” he said. “But there is also no disputing that collective preferences exist. The collective preference reflected in the list of greats is clearly for memorable character-driven dramas of love and death delineated in sensuous nuanced prose.” The Top Ten is published by W W Norton on March 1, price £9.99.

Norman Mailer

1 Anna Karenina Leo Tolstoy

2 War and Peace Leo Tolstoy

3 Crime and Punishment Fyodor Dostoevsky

4 The Brothers Karamazov Fyodor Dostoevsky

5 Pride and Prejudice Jane Austen

6 U.S.A. (trilogy) John Dos Passos

7 Moby-Dick Herman Melville

8 The Red and the Black Stendhal

9 Buddenbrooks Thomas Mann

10 Labyrinths Jorge Luis Borges

Stephen King

1 The Golden Argosy edited by Van H. Cartmell and Charles Grayson

2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Mark Twain

3 The Satanic Verses Salman Rushdie

4 McTeague Frank Norris

5 Lord of the Flies William Golding

6 Bleak House Charles Dickens

7 1984 George Orwell

8 The Raj Quartet Paul Scott

9 Light in August William Faulkner

10 Blood Meridian Cormac McCarthy

Margaret Drabble

1 Antony and Cleopatra William Shakespeare

2 Emma Jane Austen

3 Madame Bovary Gustave Flaubert

4 The Three Sisters Anton Chekhov

5 The Aeneid Virgil

6 The Divine Comedy Dante Alighieri

7 Germinal Émile Zola

8 The Golden Notebook Doris Lessing

9 To the Lighthouse Virginia Woolf

10 The Old Wives’ Tale Arnold Bennett

Thomas Keneally

1 Wuthering Heights Emily Brontë

2 Treasure Island Robert Louis Stevenson

3 The Scarlet Letter Nathaniel Hawthorne

4 Great Expectations Charles Dickens

5 War and Peace Leo Tolstoy

6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James Joyce

7 Mrs Dalloway Virginia Woolf

8 The Great Gatsby F. Scott Fitzgerald

9 Voss Patrick White

10 The Tin Drum Gönter Grass

The Top Twenty

1 Anna Karenina Leo Tolstoy

2 Madame Bovary Gustave Flaubert

3 War and Peace Leo Tolstoy

4 Lolita Vladimir Nabokov

5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Mark Twain

6 Hamlet William Shakespeare

7 The Great Gatsby F. Scott Fitzgerald

8 In Search of Lost Time Marcel Proust

9 Stories of Anton Chekhov Anton Pavlovich Chekhov

10 Middlemarch George Eliot

11 Don Quixote Miguel de Cervantes

12 Moby-Dick Herman Melville

13 Great Expectations Charles Dickens

14 Ulysses James Joyce

15 The Odyssey Homer

16 Dubliners James Joyce

17 Crime and Punishment Fyodor Dostoevsky

18 King Lear William Shakespeare

19 Emma Jane Austen

20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 Gabriel GarcÍa Márquez

07. 0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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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PD수첩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온 국민이 불매운동을 벌일 때부터 잠시 잊었던 채널을 다시 돌렸다.
광고 없이 바로 만난 최승호 씨의 상기된 표정은 지금도 선하게 기억에 남는다.

한 편의 책은 아니었다.

다만 책의 형식으로 그려진 다큐멘터리이다.

발가벗겨진 사건의 기록이며, 거친 악몽의 기억이다.
만약 이 사건에서 사회구조적 문제를 성찰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소재로 스스로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다양한 묵객들의 성찰에 의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독 하고 나서 이런 실망감이 들 수는 있다.

책의 대부분이 취재노트와 취재뒷이야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술의 취지 역시 이러한 데에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좀더 진지하고 무심할 정도로 거리를 두고 냉정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내어야 하겠지만, 이 책에서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렵다.

소재는 우리 사회의 폐부를 깊게 찌르고 있으나,

소재를 풀어내는 서사는 편린에 머물렀으므로 안타까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이 책을 저본으로 하여 우리 사회의 학문과 언론, 권력의 관계에 대해서 따져보기로 했다.


1. 작은 권력이 큰 권력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본 개인으로서의 소회

 mbc는 공신력 있는 매체이며 그에 비례해서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mbc가 통째로 날아갈 뻔한 일이 있었다.
나는 단지 pd수첩이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mbc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한다.

조잡하게 작은 권력, 큰 권력, 개인으로 권력의 원천들을 삼분화하였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언론매체가 항상 작은 권력이 되는 것도,
황우석이나 정부가 항상 큰 권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의 응원에 따라 권력균형이 깨질 수 있다. 황우석 씨가 엄청난 지지를 얻으며 언론사를 선별할 정도가 되었다면 큰 권력이다.
기득권을 고수하고 있으면 큰 권력이다. 밤의 대통령인 조선일보가 큰 권력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기득권이 있고, 그것을 고수하려고 바둥바둥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권력은 스스로 큰 권력임을 포기할 때 생긴다. 작은 권력은 방향이 분명하다. '대항'하는 권력이다. 황제 리쿠르고스가 왕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편에 설 때 작은 권력이 생기며, 우리은행의 행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언할 때 작은 권력이 생긴다.

만약 황우석 씨가 정말로 세계의 불치병 환자들을 위해 연구에 전념했다면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작은 권력'의 영광을 선사할 수 있다. 이 때의 큰 권력은 물론 '난치병'이다. 대항의 대상은 큰 권력이며, 대항하는 자는 작은 권력이다.

개인은 캐스팅보드이다. 하지만 개인은 저변과 문화의 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mbc라는 작은 권력이 날아갈 뻔한 것은 개인의 힘이 컸다.
즉 개인들은 mbc를 큰 권력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본 PD수첩은 항상 작은 권력의 위치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은 권력이 큰 권력이 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 : 나날이 새롭고 또 새롭게 되는 것)하지 않을 때, 히딩크 감독의 말과 같이 항상 배가 고프지 않을 때, 제 자리에서 한몫 잡고 안주할 때 큰 권력이 생긴다.
개인은 위치를 분명히 할 수 있지만, '나'는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기여할 수 없었다. '나'와 '개인'이 괴리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어찌 보면 선문답 같은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실존하는 '나'와 '동시대인으로서의 개인'은 무관하지는 않으나 같다고 하기도 어렵다.

K는 작은 권력과 개인 사이를 왔다갔다했고, 주인공인 저자는 작은 권력과 큰 권력, 개인을 모두 넘나들었고, 황우석 씨는 큰 권력에만 있었으나, 가상의 작은 권력과 큰 권력을 만들어냈다.

2. 절대악은 절대악이 아니다

글을 읽으면서 내내 '절대악'에 대해 생각했다. 악의 이데아를 '절대악'이라고 한다면, '절대악'은 '절대악'이 아니다. '절대악'은 가공의 악에 불과하다.

만약 하느님과 사탄이 자신의 마을을 가지고 있다면, 사탄의 마을에 절대악은 없다. 절대악은 '하느님'의 마을에 있다. 물론 하느님이 악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사탄이 키운 것이다. 사탄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키우는 악에 우리가 악의 이데아라고 부르는 '절대악'이 존재할 가능성이 많다.

왜 황우석 씨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절대악'을 끄집어냈을까?
이 책에는 두 개의 '절대악'이 존재한다. 하나는 가공의 절대악이며 하나는 '이데아의 절대악'이다. 가공의 절대악은 mbc이며 PD수첩이다. 황우석 씨가 만들어낸 가상의 절대악이며, 개인들은 이것을 이데아의 절대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황우석씨가 이데아의 절대악인가? 이데아의 절대악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황우석 씨는 스스로를 논리의 결계에 가두고 가상의 절대선이 되었다. 누구나 자신이 옳지 않다고 할 때 가장 분노가 치미는 법이다. 때문에 악행을 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스스로에게는 악행이 아닌 것이다. 이때 그 그 사람은 악행의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리를 만들어낸다. 누군가는 악인이 되어야 한다면, 자신이 지목되지 않도록 가상의 악인을 만들게 된다.

나는 황우석씨가 악한 마음을 품고 이런 사기극을 벌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사기를 치려고 생각했더라면 이와 같이 거대한 사기극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만든 논리의 결계에 갇혔거나 이데아의 절대악에 놀아난 것이라 생각한다.


3. 가혹한 추위가 찾아와야 푸르름이 드러난다.

歲漢然後知松柏之後凋 <논어>
(세한연후송백지후조 : 찬 겨울이 지나고 나서야 소나무 측백나무가 오래도록 푸르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나는 책을 읽고 책 어딘가에 흔적 남기기를 좋아한다. 특히 앞 껍데기나 뒤 껍데기에다가 메모를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위와 같은 메모가 생각나 남겼다.

대한민국은 벌거벗겨졌고, 아직도 트라우마에 휩싸여 있다.
고난이 친구를 불러모은다고, 이와 같은 시련 속에서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알 수 있었다.
시련이 고마운 것은 사실은 친구가 아니었던 사람의 정체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 책의 가장 고마운 점이라면
가혹한 시련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변모해가는 사람들과
가혹한 시련에 변모하지 않으려고 바둥거린 사람들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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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 관련된 책과 영화를 좀 보고 있습니다.
한학수 씨의 '여러분...', 그리고 '기자로 산다는 것'은 방금 제 방에 떨어졌네요.
'굿나잇 앤 굿럭'이라는 영화와 함께 부침개를 만들어먹을 생각입니다.

아프 님이 시사모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왔군요.
거기에 남긴 글입니다. 돈이 좀 넉넉하면 저도 진품 시사저널 예약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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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주간지를 구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한겨레21은 대중성 때문에 표를 얻었지만,

시사저널이라는 잡지를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사저널의 보도정신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시사저널 사태는 세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여러 선진국에서도 언론과 시장의 격차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다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안쓰럽습니다.

만약 우리 같은 독자들이 충실하게

결과물들을 사보고,

결과물의 결과에 대해서 활발하게 감시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엄정한 감시의 혜안을 보였더라면,

언론은 시장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사회이기 때문에 거대자본이 여론과 언론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달라진 환경에 불과합니다.

사실 거대자본은 우매한 군중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측면이 더 많습니다.

거대자본의 행태에 대해서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언론의 몸부림에 신호를 보내는 문화가 형성되었다면,

거대자본이 언론을 무시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처럼 자신들을 가혹하게 감시하는 시민단체를 피감기업이 먹여살리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가 되기에 우리사회는 과제가 많으며,

그 과도기에 누군가는 쓰라리게 아파해야 하고, 할애하고 희생해야 하는 자리가

바로 여러분들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생업의 무게 때문에 직접 손을 건네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라도 응원을 보내며, 이 응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아주 오랜 훗날 아들과 딸들이 이 이야기를 접하며

가슴뛰게 만드는 역사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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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2-2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d수첩 vod로 보고 시사저널 사태가 굉장히 큰 문제란 걸 알았어요. 이제 정치권력보다 경제권력이 더 무섭다는 걸..저도 시사저널 기자노조에 힘을 보태주고 싶어요.

승주나무 2007-02-2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라 님//저도 피디수첩 보고 그 심각성을 깨달았어요.
이러다가 삼성이 크다가 폭삭 내려앉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하기야 난세니까, 삼성이 가라앉을 일은 없겠지만, 우리와 같은 경제문화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생각하기 힘들겠죠..

마늘빵 2007-02-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사저널 같은 매체는 절대로, 죽어선 안되죠. 저도 방금 <기자로 산다는 것> 다 읽었습니다. ^^ 아 이 열정이 부럽습니다. 한때 잠시나마 기자를 1지망 직업으로 생각했던이로서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간거 같아요.

2007-02-25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향신문 블로그의 글이 드디어 1만개를 넘어섰다.

2년 동안 빼놓지 않고 하루 평균 15개씩 넣은 결과 그렇게 된 것이다.

수치를 이야기하면 자꾸 자랑 같아서 저어해지는데,

그 사이에 하루 평균 200명씩 13만명이 다녀갔다.

하루 15개가 말이 15개지, 현실적으로 일주일치 밀린 스크랩을 하다 보면

시간으로는 하루 종일 걸려도 모자라고, 게시물 분량으로는 100개를 훌쩍 넘어간다.

일이 정말 많아서 한달동안 스크랩을 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가방에 경향신문을 10개씩 들고다니며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스크랩의 자료를 준비했다.

형광펜이 왜 狂pen인지 알 것 같다.

그 동안 잉크가 마르거나 부러뜨린 형광펜이 100개는 넘을 것이다.

사기열전 원문 읽으면서 날렸던 포스트잍과 형광펜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신문을 피면 가용할 수 있는 기사는 광고면 빼고 약 50~60개 가량일 듯싶다.

그 중에서 15개라면 매우 '호의적인' 수준이지만,

다른 곳에서 긁어오는 기사도 있으므로, 10개 정도로 정리된다.

경향신문 베스트 10인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따로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정리하는 기사는

평균 1개가 안 된다.

그야말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 기사이다.

논술을 위해서 정리하기는 하지만,

다소 역사성을 부여할 수도 있기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블로그 등 은밀한 곳에서 따로 모아 놔뒀는데, 알라딘에 연재를 하고자 한다.

연재를 하고 싶은 이유는 아프 님의 스크랩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었다고 하면 될까?

블로그를 아예 옮기는 것은 알라디너에 대한 폭력이고,

하루에 1개 정도만 펌질하는 것은 괜찮겠지^^

아래는 그간 모아온 기사의 목록이다. (클릭)

생계형 절도 급증 ‘씁쓸한 2만弗 시대’
입력: 2007년 01월 28일 18:29:07

10대그룹 10代자녀도 ‘주식 재벌’…평가액 1100억원
입력: 2007년 01월 29일 07:44:16
[시론] 가진 자를 위한 민주주의
입력: 2007년 01월 29일 18:04:49
우째 이렇게 비교가 될까(http://blog.daum.net/lycurgus/10955559)
입력: 2007년 01월 29일 18:13:32

김치 ‘적자’ 났다…수출액 24%↓ 수입액은 71%↑
입력: 2007년 01월 30일 18:32:30
[이젠 글로벌 경영]성장동력은 어디서 오는가
입력: 2007년 01월 30일 18:04:37
대학서열화·학벌주의…합격축하 현수막을 찢어라
입력: 2007년 01월 31일 18:31:15
‘바람끼 때문에’ 베를루스코니 공개 부부싸움
입력: 2007년 02월 01일 18:18:33
‘주몽’ 짜임새·역사고증 허술해도 시청률 50% 돌파 왜?
입력: 2007년 02월 01일 17:35:44
[기고] 인터넷에 물어봐?
입력: 2007년 02월 01일 18:28:46
고개숙인 ‘백두산 우리땅’ 목청높인 ‘창바이산 공정’
입력: 2007년 02월 02일 18:14:49
[여적] 작은 감동
입력: 2007년 02월 02일 18:19:00
美 거부가 환경운동 위해 산 아르헨 땅 “식민지배” 환수태세
입력: 2007년 02월 04일 18:20:02
[여적] 과거(科擧)
입력: 2007년 02월 04일 17:53:57
분쟁국 소년병 징집 전면 금지
입력: 2007년 02월 07일 08:17:27
버냉키 FRB의장 “美 세계화, 함정에 빠졌다”
입력: 2007년 02월 07일 18:34:47
버냉키 美 FRB 의장 “세계화 위기” 발언 배경은?
입력: 2007년 02월 07일 18:30:33
“‘자살’ 10번…‘살자’가 됩니다” 가슴 따뜻한 판사
입력: 2007년 02월 07일 21:55:57
몸으로 때우는 ‘身직업’ 뜬다
입력: 2007년 02월 08일 08:20:31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이 내게 용기 줬다”
입력: 2007년 02월 08일 18:27:34
[기고] 대외원조 양이냐 질이냐
입력: 2007년 02월 08일 18:05:15
[과학칼럼] 기후변화보고서와 과학의 역할
입력: 2007년 02월 08일 18:05:33
[사설] 세계화 진영에서 나온 세계화 비판
입력: 2007년 02월 08일 18:08:47
英·獨 과학자 마음 읽는 두뇌스캔 개발 윤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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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 MD가 군비경쟁 조장”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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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의 달콤함 뒤엔 ‘검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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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짜리가 ‘변태카페’ 운영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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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포럼] 공간에 대한 ‘길고 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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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대통령의 토플러주의·포퓰리즘
입력: 2007년 02월 11일 18:03:24
[기고] 연예인, 사랑받기 보다 주는 직업
입력: 2007년 02월 12일 18:19:04
[스텔라님 서재]피오나 주부 뜬다(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58250)
[sb님 서재]‘신문 경쟁’ ‘여론다양성’ 원칙 세웠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1061891)
[승주나무블로그]9.19 6자회담 전문과 2.13 6자 합의문 전문
http://blog.daum.net/lycurgus/11016774
[이대근 칼럼] 이건희, 정몽구, 박용성과 올리가르히
입력: 2007년 02월 15일 0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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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1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맑음 2007-02-1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블로그에 관심분야인 출판내지 책, 작가 기사를 스크랩하는데, 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 저작권보호 규정에 따라 단순 링크만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기사수가 많아지니, 찾기도 어렵고 형광펜 기능을 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규정을 무시하고 비공개로 바꾸고 밑줄긋기하면서 스크랩하고 있어요. 문학관련은 주로 로쟈님 서재, 타신문 칼럼은 주로 아프님 서재를 이용하는데, 승주나무님의 선별된 기사와 함께 사견까지 더 보태진 알라딘 연재라면 오호~, 대찬성이예요.^^v

2007-02-21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21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7-02-2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음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기사를 잘 선별해 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용~
 

나는 엄마를 닮아서 엄마를 잘 알아.

내가 못 내려간다고 이야기했을 때, 나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라고 대답을 했지만,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섭섭함과 아쉬움이 흘러가는지 잘 알고 있어.

사실, 엄마의 인생이나 아빠의 인생은 내 인생에 완전히 갇혀 버렸잖아.

투병을 하는 환자의 가족은 알 거야. 엄마의 고단함을.

게다가 생사의 기로를 일상처럼 만났던 물아기였던 나를 업고

강인하게 생명의 장미 가시를 붙잡았던 고통의 순간과

한 손엔 나를 쥐고 한 손엔 가시를 쥔 엄마의 피묻은 손

지금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엄마의 혈온이 생생해.

엄마는 저녁이 되면 서울에서 일하는 아들을 생각하고 수화기를 들어.

'아, 어제 전화했으니까 오늘 하면 안돼.'
'지금은 7시밖에 안 되었으니 회사일 방해될거야.'

그렇게 손으로 헤아리고 애태우면서 받은 아들 녀석은

무덤덤한 목소리.

혹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나오면 당장 '오늘 기분나쁜 일 이서~'

하는 걱정이 나오지.

결혼하고 처음 맞는 명절에

며느리를 대동하고 이 일 저 일 함께 하면서

위세도 떨쳐보고 싶고, 자랑스러워하고 싶은 맘 왜 없겠어.

그런데 아들놈은 고향에 못 간다는 말을 코후비듯 너무 쉽게 내뱉더라는 거야.

'첫 명절이면 내려와야 하지 않아?'

하는 친지들의 성화와 온갖 원망을 또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엄마를 생각하며,

이번 설에는 단식을 해볼까 하는 엉터리 생각이 들기도 해.

내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회사 일도 틀어져서 미안해.

오는 봄에는 엄마와 아빠, 장모님을 꼭 초대하도록 할게.

그때까지 내가 제구실을 잘 해야 하는데,

엄마가 저승문에까지 가서 살려놓은 아들,

그 목숨 쉽게 여길 수 있겠어.

정말 미안해 엄마.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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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2-16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서 건강하게 잘 사시면 그걸로도 부모님은 충분하실거예요..
부모맘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생각대로 안 될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명절때 단식마시고 맛있는것도 드시고 즐겁게 보내셔요..담에 꼭 내려가셔서 어머님 어깨쭈욱 펴게 해 드리면 되지요..어머님은 님의 맘 충분히이해하실겁니다..

모과양 2007-02-16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눈물 날것같아요. 어쩜 이렇게 섬세하게 쓰시는거예요. 저도 설에 못내려 가는데.. 덤덤하게 "나 근무야" 한마디로 끝냈지만, 동병상련이예요.

2007-02-16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7-02-16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stella.K 2007-02-1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승주나무가 장가를 가더니 제법 의젓해졌네. 어깨를 토닥토닥~
어머니가 이러시지 않을까? 그래도 설날만큼은 재미있게 지내라. 이 누님의 바람이다. 흐흐.

2007-02-16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16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7-02-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 님//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달에 내려가면 어깨부터 주물러드려야겠어요.
모과양 님//안녕하세요. 동병상련이시라니, 직업상 어쩔 수 없는 거라 참 안타깝네요. 오프 때 한 번 맘 먹고 찾아봐 드리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