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승주나무 > 리뷰쓸 때도 html을 쓸 수 있게 해주세요

리뷰쓸 때는 에디터 기능은 제공되지만, html이 없어서 불편합니다.
예스24에는 html이 되고, 알라딘도 글을 쓰고 나서 '완료'를 누르면 일단 html로 인식을 하고
노출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기능을 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 탑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디터로 하면 기대하는 만큼의 레이아웃이 나오지 않지만,
html로 하면 그보다는 좀 멋지게 모양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리뷰에는 링크 버튼도 없는 것 같더라구요..
답변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때의 일이다. 서양의 문예사조사를 가르치던 노 교수는 문예사조를 결정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는 것을 발표했는데, 일명 '반발의 원리'였다. 내용인 즉슨 예컨대 16,17세기에 부흥했던 고전주의는 과거의 미를 추구하며 조화와 형식을 소중하게 생각하였는데, 이후에 등장한 낭만주의는 이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사고와 개성을 추구하였다. 뒤에 나타난 사실주의나 상징주의도 반발, 혹은 반발의 반발로 태어났다는 일관된 원칙이 '반발의 원리'라고 했다. 물론 이러한 원리가 훨씬 오래 전부터 정리되었다고 옆에 앉은 선배가 귀띔해 주었다. 문예사조와 관련해 한 가지 더 귀기울일 만한 원리는 최신의 사조가 이제까지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는 점이며, 그래서 한 시대의 사조는 '독식'에 대한 욕구가 강력하다. 비단 문예사조만 그러할까. 철학사는 물론 학문의 영역을 넘어 '승계구도'를 가지고 있는 모든 구성원 내면에 탑재된 욕망이다.

내가 88만원 세대를 이야기하면서 갑자기 문예사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책이 지향하는 행동이 바로 '반발'이며, 이 책이 우려하는 현상이 바로 '승자 독식주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름을 '승자 독식 세대'나 '배틀로얄 세대'로 지으려고 했었다는 서문을 보아도 글쓴이들이 이 개념에 얼마나 몰두했는지 알 수 있다. 우석훈의 글에서 '무한경쟁'이라는 말이 다가온다. 사실 나는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몰랐다. 세계와 경쟁하고 영원히 경쟁해야 하는 추상적이고 비장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 책을 읽고 개념을 바로 잡았다. 경쟁을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은 바로 '룰', '협의', '장치'인데, 이것을 모두 걷어치운 상태에서 아무런 형평성도 없이 싸움을 붙이는 것이 무한경쟁이 의미하는 본뜻이었다. 이 정도까지 왔다면 사실 '경쟁'이라는 말은 불필요하다. '무한약탈' 정도 될 것이다.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이전 세대와 88만원 세대가 벌이는 세대 간 승부나 돈과 권력과 시스템 등 모든 것을 갖춘 삼성과 김용철 변호사, 사제단, 몇몇 소신 있는 언론사가 펼치는 전쟁은 마치 대기업에 맞선 중소기업의 처지를 생각나게 한다. 벌칙 없는 싸움이라면 탈벌, 편법, 위법에 능숙한 자가 언제나 이긴다. 그래서 여기서 제기된 과제는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진짜 인생 걸고 싸울 만한 경쟁의 틀이 필요하다. 그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요구할 수 있도록 구체화시켜야 하며, 이것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협력해서 싸워야 한다. 이런 과정 역시 하나하나가 다 과제이다. 결국 우석훈의 결론도 '싸우라'는 것인데,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책을 써야 할 것이다. '싸움의 기술'을 만들어내기에는 88만원 세대는 훈련이 잘 안 돼 있다. 알라딘과의 인터뷰에서 우석훈은 20대의 70%가 이 책을 읽어주기를 기대했다고 하는데, 실제 20대 구매자는 기대치의 1/3이 조금 넘는다. 이렇게 된 이유 역시 이 책에 기록돼 있다. 오로지 마케팅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정체 불명의 오합지졸로 바라보거나 심지어 미래를 좀먹는 죄수 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도 점점 좁은 문으로 '양떼몰이'를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대는 충분히 사유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고, 그들 역시 점점 좁혀 들어오는 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내가 한창 대학2년생의 로망에 취해 있을 때, 학교에서 한자사전과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고, 도서관에서는 철학사나 문학작품을 읽은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88만원 세대'와 그 후배들을 '할당량 세대'라고 부르기로 했다. 할당량 세대는 20대는 물론 초등학교, 유치원생까지 포함하는데,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해야 할 몫이 정해져 있는 세대이다. 물론 그 몫을 정하는 계획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다. 좋은 초등학교, 좋은 중학교,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으로 언제나 지상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에 할당량을 거부한다거나 '좋은 목표'의 궤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그가 느끼는 사회적 압력이 대단하다. 물론 나도 할당량을 강요받았으나 나를 가르친 스승들은 한사코 그러한 강요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주문했다. 나는 주류에서 다소 벗어나 아웃사이더로 남는 길을 택했는데, 그때의 결정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강요를 받아들였다면 태평로 삼성그룹 앞에서 삼성을 양해 성토할 기회도 없었을 테고, <시사IN> 기자들과 함께 싸우며 새매체를 일으키는 데 참여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사실 고분고분하게 다 받아들이고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20대들을 보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입카드가 달린 목걸이를 차고 다녀야 하고, 지금까지의 강요보다 더 어려운 강요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사내는 주체가 아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그의 생각이 아니다. 그저 회사에서 그의 머리에 미리 입력해놓은 문장을 토해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휴머노이드가 미리 입력해 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제 말을 기계적으로 생성해 내뱉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삼성 로봇’이 사람과 너무 똑같아 보인다는 점이다.
- <시사IN> 9호, 진중권의 칼럼 "'기계'에서 '인간'으로 되돌아오다" 중에서

중앙일보의 기자들은 어떤가. 자신들의 사주가 구속되던 날 현장에서 도열하면서 한목소리로 '회장님 힘내십시오!'라고 외치는 모습에서 '주류'의 피곤함이 엿보인다. 얼마 전에 만난 기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통쾌하게 논평을 했다.

"기자의 월급이 올라갈수록 고분고분해질 수밖에 없는데, 반대로 기자가 박봉이면 엄청난 '사회적 불만'을 지면에 쏟아낸다."

결국 이러한 주류의 굴욕 하나하나가 88만원 세대를 더욱 고착화시킨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리고 누구에게 기대를 걸 것인가? 우석훈은 이 계획에서 작정하고 386을 배제하려 한다. 이 책에서도 386에 대해 논한 지면은 몇쪽 되지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386의 자기 결집은 사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중략)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들의 68세대들이 공교육 체계를 대학까지 연장시키면서 다음 세대들이 보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가지고 20살에 독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반면 우리나라의 386은 학벌주의와 겨에엘리트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반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지금 10대와 20대가 맞게 된 조금 황당한 상황들은 사실 이 386세대에게 상당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77~178쪽>

글쓴이는 이 이 책에 대해서 386의 피드백을 별로 얻지 못했다고 고백했는데, 그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88만원 세대'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쉽게 보았던 부분은 386과 88만원 세대 간의 타협점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자가 386에게 느낀 반감과 실망의 골이 이만큼 깊음을 말해 주는 것이겠지만, 덕분에 386도 이 책이 던지는 의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 '협의'보다는 '저항'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88만원 세대에게 맡긴다는 의미인지 '싸우라'는 선언 외에 어떤 명확한 제안도 발견할 수 없다. 결국 싸우기 위해서는 '구조'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데,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토플책을 내던지고 바리케이트를 세우라는 과제를 88만원 세대들이 수행할 수 있을까? 기득권자들은 엄청난 미션을 부여함으로써 88만원 세대들이 모의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조직이나 세대내 협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들은 '각자'에게 유배된 상태다.
프랑스처럼 중고등학생이 전국적으로 들고일어설 수 없을 바에야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하면서 세대를 대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88만원 세대와 처지가 비슷한 10대가 연대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구성한다면 사회변화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에서는 선거권을 만 19세에게 부여하고, 피선거권은 그보다 훨씬 뒤인 25세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더군다나 25세라는 근거조차 불명확하므로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일하게 18세로 정한다면 게임은 해볼만 할 것이다. 결국 수탈당하는 세대가 수탈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말인데, 기성세대는 그들의 반발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20대를 착취하는 룰은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부당함을 어떻게 비판할 것인가. 잘못된 것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이런 문제들이 20대에게 맡겨진 과제라면 매우 절망적이다. 우석훈에게 책을 몇 권 더 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세대 간 대결구도를 세대 간 화합 구도로 전환하는 책을 하나 쓰라. 아니면 20대가 짱돌을 던지고 바리케이트를 던지기까지 결단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라.
정작 20대의 각성을 요구하는 방법밖엔 없단 말인가. 길을 돌고 돌아도 마주치는 출구는 바로 이 지점뿐 없단 말인가. 오호 통제라. 순환논리의 터널이 너무나 길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말고 가래떡 데이로 하자는 의견이 있던데, 괜찮은 생각인 거 같아요.
가래떡 4개를 수직으로 세우면 빼빼로보다 더 멋진 1111이 되지요

[교단일기]가래떡 잔치
입력: 2007년 11월 06일 18:05:22
 

작년 11월 초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협 강서점을 운영하시는 박선생님을 만났다. 11월11일 우장산 공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빼빼로 데이’에 맞서 ‘가래떡 데이’ 행사를 하려 하는데 함께하자는 것이다. 매년 유래가 분명하지 않은 무슨 ‘데이’마다 아이들이 초콜릿, 사탕,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것을 보며 단오나 칠월칠석날에 아이들과 떡이라도 나눠 먹으며 풍습의 유래를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던 터라 박선생님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나는 행사를 도와줄 자원봉사 학생 모집과 동네에 홍보하는 일을 맡았다.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와 우리 쌀 지키기 운동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가래떡 데이’ 행사 목적이었다. 어린이들이 사탕에 들어있는 화학 색소 실험을 하고, 무농약, 무방부제, 무색소 과일 주스와 과자 맛을 체험하게 하였다. 실험과 체험을 마친 어린이들에게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을 구워주었다. 희고 길쭉한 가래떡처럼 피부가 뽀얗게 되고 키가 쑥쑥 자라나라고.

박선생님이 봉사 활동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맛 체험 방법을 알려주고, 친환경 농법과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박선생님이 “농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흙 토(土)자는 열십(十)자와 한일(一)자로 풀어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토월토일(土月土日)인 11월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고, 토월토일토시(土月土日土時)인 11월11일11시에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열립니다” 하고 설명하자, 아이들은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미끼(?)였던 ‘가래떡’ 덕분에 공원에는 동네 어린이들이 북적댔다. 프라이팬에 가래떡을 굽던 자원봉사 아이들도 덩달아 바빴다. 나도 가래떡 한 개를 집어 들었다. 문득 연탄불에 가래떡을 구워 먹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래떡은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나는 담임을 맡으면 그 해 학생의 날에 반 아이들과 빵과 음료를 먹으며, 학생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올해는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 잔치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들려 줄 노래도 준비했다. 영화를 보고 난생 처음 OST 음반을 샀는데 출퇴근길에 차안에서 들으며 연습했다. 제목은 ‘터질 거야’,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 주인공들이 부르던 노래다.

오늘은 11월3일, 학생의 날, 78돌 광주학생항일운동 기념일이다. 나는 교실에서 “얘들아, 학생의 날, 축하한다! 수학능력시험 대박 터트려라” 하고 준비한 CD 플레이어를 틀었다. 그리고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터질 거야’를 따라 불렀다. 아이들은 가래떡을 흔들며 흥겨워한다. 음악에 맞춰 어깨춤을 추던 동우가 “선생님, 수능 끝나고 노래방 한 번 가요” 하고 애교를 부린다. “규호야, 몸무게 두 자리 수 유지해야지?” 하고 반에서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규호에게 가래떡을 하나 더 건네자, 규호는 “네, 수능도 가래떡처럼 언, 수, 외, 사탐 모두 1, 1, 1, 1등급 맞겠습니다” 하고 웃는다.

나는 “얘들아, 남은 가래떡은 싸가지고 가서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눠줘라” 하고 조용히 분필을 들었다. “우리 쌀을 지키는 것이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다.” 무심코 칠판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권태운 화곡고 교사〉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11-12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쌀을 지키는 것이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다! 100번 말해도 지당하지요. 암요.

승주나무 2007-11-12 21:23   좋아요 0 | URL
가래떡 날에 가래떡을 먹으면 기분이 더 좋을 거 같아요^^

BRINY 2007-11-12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래떡이 영양면에서도 배가 든든한 면에서도 더 좋은데

승주나무 2007-11-12 21:24   좋아요 0 | URL
가래떡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죠 ㅎㅎ

Mephistopheles 2007-11-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모기업에서 비상걸리겠습니다..^^

승주나무 2007-11-1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모 떡방이 재미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2007-11-15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근 폭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비자금 문제
'미디어오늘'의 어제자 기사를 보고 나니 좋은 공부가 되었다.
특히 지배구조를 설명한 전개도는 자꾸자꾸 보면서 익혀야 하고,
지배구조 문제와, 이에 필요한 조건들에 따라서
대선후보의 정책 등 세상의 흐름이 보인다.
그래서 간단히 메모를 남긴다.
1. 삼성에 대해서 알고 싶거나 알고 싶지 않거나와 관계없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거나 젊거나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은 이 정도는 숙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본적인 지도에서부터 사회구조의 거대한 한 축이 해결되어야 한다.
2. 삼성을 '거대한 악'으로 보는 접근은 옳지 않다. 영화 '괴물'에서 괴물이 우리가 만들어낸 존재이듯이, 삼성 역시 어떤 의미로든 대한민국의 구성원이 스스로 만들어낸 괴물이다. 때문에 삼성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해악의 잠재적 지분은 우리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구름과 햇님의 우화와 같이 나그네(삼성)의 외투는 절대로 벗겨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삼성을 사회적 상처로 생각하고 안팎에서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현 상황에 대한 흥분된 상황에서 나는 실패의 징후, 즉 삼성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갈 수도 있다는 데 대해서 깊은 우려심을 가지고 있다. <시사IN>자유게시판에 고재열 기자가 남긴 아래의 말에 대해서 나는 충분히 공감한다는 점을 전제한다.

독자와 국민의 힘으로 <시사IN>을 창간하게 되었는데, 그 의미를 기사로 증명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비로서 대한민국은 삼성에 대해서 할 말 하는 언론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중략)
이 방아쇠를 <시사IN>이 당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함께 기뻐해 주셨으면 합니다.


회자정리. 세상의 이치는 끝도 없고 시작도 없지만, 오묘한 이치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나는 사람들이 빈번히 착각하곤 하는 '끝'과 '시작'에 대해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대나무의 마디 중에 하나에 걸쳐 있고, 나머지 수많은 마디가 남겨져 있다. 물론 한 마디를 넘기고 나서 표시를 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검찰은 시간을 벌어주고 있고, 청와대와 최고 권력층은 엄청난 로비를 해대고 있고, 삼성은 지난번에도 그랬던 것처럼 모처에 세트를 설치해 놓고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삼성이 언제 수세적이었던 적이 있었나. 삼성은 예측 가능한 플레이는 눈감고도 분쇄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이 있다. <시사IN>이 창간하고 이와 같이 삼성 비자금 문제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 예측하지 못했던 플레이, 즉 창의적인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자와 독자들의 오랜 고생과 인내도 있었겠지만 그것이 모두 포함된다. 과도한 추측일지는 모르겠으나 삼성의 그 촘촘하다는 조직 문화에서 '김용철'이라는 사람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시사IN>을 일으킨 사람들이 그간 보여줬던 일련의 노력이 일조한 것은 아니었을까. 김용철 변호사가 경향이나 한겨레보다 먼저 <시사IN>과 인터뷰를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삼성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느 선까지 포기했을까, 삼성이 가지고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목표로 삼을 수 있을까. 삼성이 가혹한 꼬리자르기를 하려 한다면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 어느 부분까지 전쟁을 해야 하고 어느 부분까지 타협을 해야 하는가. 아마도 삼성은 8,000억원 기부 따위보다는 좀더 창의적인 카드를 내놓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삼성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는 단지 1골을 넣었을 뿐이다. 우리는 안개와 싸워서는 안 된다. 삼성에 대해서 좀더 세심하게 알게 해준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기사 전문을 인용한다.


이래도 삼성에게 은행을 안겨줄 참인가
[뉴스분석]삼성 비자금 사건과 금산분리 폐지 논의의 상관관계







2007년 11월 02일 (금) 16:06:47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삼성그룹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따라 삼성이 김 변호사의 차명계좌를 이용, 50억 원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 주요 간부 40여 명에게 명절 '떡값'의 명목으로 연간 10억 원 이상을 돌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이런 차명계좌가 1천 개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자금의 규모가 최소 수천억원 규모일 거라는 이야기다.

만약 삼성이 김 변호사의 동의를 얻지 않고 차명계좌를 만들었다면 명백한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우리은행 서울 태평로 삼성센터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도곡지점이 관여돼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이 이들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도움 또는 방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삼성은 차명계좌의 존재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일련의 의혹에 대한 삼성의 공식 입장은 "김 변호사의 차명계좌에 들어있었던 50억 원은 삼성과는 무관한 것"이며 "재무담당 임원의 지인으로부터 자산 운용에 관한 부탁을 받고 김 변호사의 명의를 빌린 것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왜 불법행위에 동조했을까

그러나 삼성의 주장은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첫째, 재무담당 임원의 지인이 왜 하필 김 변호사의 명의를 빌렸을까. 퇴직하고 3년이나 되는 사람의 명의를 말이다. 둘째, 아무리 삼성의 고위 임원이고 큰손이라고 해도 은행에서 특정 개인을 위해 이런 어마어마한 불법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셋째, 삼성은 차명계좌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개인들끼리의 사적 거래일뿐이라면 왜 삼성이 나서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이번 사건은 금융기관의 공공성과 독립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한다. 아울러 대선 이슈로 떠오른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지금도 이 정돈데 금산분리가 완화 또는 폐지되고 특정 기업이 금융기관을 소유할 수 있게 되면 이 금융기관이 기업의 사적 이해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금융기관의 자산이 특정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남용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금산분리란 산업자본의 금융기관 소유를 제한하는 원칙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비금융주력자가 금융기관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한 제도다.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자기자본이 아닌 고객예금으로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82년 도입됐다.













   
  ▲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요. 지분율은 2006년 9월30일 기준. 시가 총액은 2007년 1월 10일 기준. 신용등급은 가장 낮은 신용등급을 적용. 시가총액에서 우선주는 제외하였음. / 교보증권.  
 

삼성은 그동안 줄기차게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해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논리를 만들었고 경제지들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이 논리를 확대 재생산해왔다. 삼성금융연구소가 만든 금융지주회사 로드맵이 공개돼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로드맵은 삼성이 언론과 정치인은 물론이고 학계와 연구기관, 정부 관료들을 어떻게 포섭하고 활용해 왔는지 보여준다.

삼성이 은행 소유에 목을 매는 이유

이처럼 삼성이 금융기관 소유에 목을 매는 것은 무엇보다도 삼성의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다. 올해 3월 개정 금융산업법이 시행되면서 삼성은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 가운데 20.6%를 5년 안에 매각해야 한다. 또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 7.3% 가운데 2.3%에 대해 2년 뒤부터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삼성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삼성그룹 순환 출자 구조.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고,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삼성SDI와 삼성생명이고, 삼성SDI의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다. 그래서 삼성생명을 지배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에버랜드다. 그리고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다.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취득한 동일기업집단 내 비금융계열사의 주식 가운데 5% 초과분에 대해 1997년 3월 이전 취득분은 2년 유예 후 의결권을 제한하고 그 이후 취득분은 즉각적인 의결권 제한과 함께 5년 내에 자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감위원장이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 쉽지 않다.  

먼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첫째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전자나 다른 계열사들이 사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 문제가 있다. 총수일가가 사재를 들여 사들이기에도 엄청난 규모다.

둘째,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을 내다팔고 그 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문제는 삼성생명 상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산분리와 이건희 회장의 딜레마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된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비금융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깨진다는 이야기다.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사오는 것도 쉽지 않다.

첫째, 에버랜드 대주주들이 에버랜드 주식을 사들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역시 문제는 비용이다. 비상장 주식이라 정확한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지만 6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둘째, 삼성에버랜드가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자사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의결권이 줄어들게 된다.

셋째, 삼성전자가 사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순환출자 규제에 걸려들게 된다. 삼성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은 현재 이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결국 재원 마련인데 삼성카드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7월 상장해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에 묶여 있다.

삼성카드 팔고 삼성전자 산다?

삼성 계열사들이 나눠서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은 모두 85.2%이다. 이 가운데 35.2%만 팔아도 과반수의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략 3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이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금융지주회사를 만드는 방법도 가능하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전자 자사주로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CJ의 삼성생명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 이밖에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지분도 20%까지 사들여서 삼성생명을 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총수 일가는 이 금융지주회사의 지분을 37.6% 가량 확보하게 된다.

이밖에도 삼성전자가 직접 지주회사가 되는 방안, 삼성물산을 삼성전자나 에버랜드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핵심은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분리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만약 금산분리가 완화 또는 폐지되고 삼성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될 것이고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주식을 계속 들고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금산분리 완화가 최고의 해법?

만약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를 상장하고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을 팔아 그 돈으로 이를테면 우리금융지주 등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삼성 계열사들이 우리은행을 공동 소유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금산분리 완화의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사례는 우리은행을 삼성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금산분리 완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도 금산분리 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 삼성증권 사장 출신인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회장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황 전 회장은 최근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이 후보는 금산분리 완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 연합뉴스.  
 

삼성 금융계열사 자산 규모는 은행계인 국민, 신한, 우리, 농협에 이어 국내 5위다. 전체 금융사 자산에서 삼성 금융계열의 비중은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7년 말 4.4%에서 지난해 말 8.2%로 두 배로 늘었다. 금산분리 정책이 폐지되고 삼성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단번에 금융그룹 1위 규모로 올라가게 된다. 삼성증권 사장이었고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했던 황영기씨가 이명박 캠프로 옮겨간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 금산분리 원칙은 이미 상당부분 완화돼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은산분리,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원칙만 남아있을 뿐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산업자본의 소유가 허용돼 있다. 이를테면 삼성생명이나 삼성카드를 삼성 계열사들이 분산소유하고 있다.

삼성의 은행 소유, 이래도 허용할 것인가

삼성은 한발 더 나가 아예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약 삼성이 직접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비자금의 관리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굳이 김 변호사 등의 차명계좌를 빌리지 않고도 비자금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필요할 때마다 대출받아 쓰기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지금의 지배구조에 손을 대지 않거나 오히려 더 강력한 지배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금산분리를 완화 또는 폐지하자는 주장은 철저히 대기업 총수 일가의 이해와 맞물리는 주장이다.

삼성의 천문학적 비자금이 드러나고 은행이 그 들러리를 섰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에도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할 것인가. 금산분리 완화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언제까지 삼성에게 은행을 안겨줘야 한다고 주장할 것인가.
최초입력 : 2007-11-02 16:06:47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11-09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더스가이드(http://readersguide.co.kr)란 데서

이런 걸 하네요..

관심 있는 분들은 거들떠봐도 재밌을 듯..

=> (클릭) 베스트셀러를 찾아주세요

너무 광고성 글인가.. 쩝~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7-11-0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했다. 그것도 1등으로! 거기서 책 준다는데 무슨 책 주나? 궁금 궁금...ㅋㅋ

승주나무 2007-11-0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전질을 내건다는 소문이..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