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현기영 작가의 중앙정보부 고문사건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 씨에 대해 검찰이 국보법으로 기소한 태백산맥 필화사건

문학에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나 봅니다.
고발하고, 증언하고, 취재하고, 알리는 일은 이제 보도기자나
애꿎은 내부고발자에게 맡겨졌나 봅니다.

삼성문제를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의 기자회견문이 유언이 될 수도 있음을 고백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자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였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 첨단환경연구실에서 근무하는 김이태 연구원(46)은 정부에서 포장한 한반도 물 길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은 사실 대운하계획이라고 고발했습니다. 그 계획의 입안을 주도한 사람이 본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일을 진행하며 이른바 “보안각서”를 강요받았는데, 점점 영혼이 없는 사람으로 변모해 가는 학자적 양심을 찾기 위해 불이익과 법적조치, 국가연구개발사업 자격박탈 등을 감수하고 이런 사실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전율이 납니다.

"한참 입시준비중인 고3의 딸고 고1의 아들만 아빠를 믿어주면 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사회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일 수도 있습니다. 내부고발자가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사회는 실낱 같은 희망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내부고발을 했다는 사실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국가나 대기업과 같은 파워집단의 거악을 제재할 수단이 우리 사회에서는 전무하기 때문에, 약한 개개인이 자신의 생명과 모든 것들을 희생해서 이렇게 십자가를 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내부고발을 강요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기념할 만한 기사에 다녀가서 댓글을 남기거나 하는 행위를 '성지순례'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명박 탄핵 청원이 대표적인 성지순례였죠. 김이태 박사의 내부고발 게시글 역시 성지순례로서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1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녀갔고 1만1천 건이 넘는 추천을 기록했군요. 늦기 전에 다녀가시죠~

주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668165&pageIndex=1&searchKey=subjectNcontent&searchValue=김이태&sortKey=depth&limitDate=0&agree=F



한반도 물 길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대운하사업임을 고발한 김이태 박사


네티즌 청원 -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박사를 지킵시다
주소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6777&


<관련기사>
"한반도 물길잇기가 왜 특급비밀인가
 머리 쥐어짜도 반대논리 뒤집을 대안 없다"(오마이뉴스)
주소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07794&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1&NEW_GB=


정부 연구원 양심 고백…"'4대강 정비 계획'은 한반도 대운하" (프레시안)
주소 :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5232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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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5-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물류 관광이 목적이 아닌 것 같아요.
운하를 빌미로 그 지역 땅값 상승으로 차기 이익을 노리는 것으로 밖에는
안보인다죠. 암튼 저 분 앞으로 엄난한 가시밭길을 자청하셨네요..
보통 각오가 아니면 택할 길이 아닐텐데...그만큼 운하의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승주나무 2008-05-27 13:56   좋아요 0 | URL
정말 땅값상승 외에 다른 목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적인 목적으로 강산을 쪼개려고 하다니~
저항이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죠

순오기 2008-05-2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성지순례 다녀왔어요.^^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 용기있게 처신하는 분들을 응원하는 일도 우리의 몫이겠죠!

승주나무 2008-05-27 13:56   좋아요 0 | URL
다녀오셨군요.
덕분에 수십만 명이 조회를 하고 수만명이 이름을 올렸더라구요.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고 공익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것은 일견 다행스러우면서도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전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경험은 나에게 무척 소중한 일이었다.
촛불을 들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고,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학부모 등 여러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날 새벽에 취재내용을 정리하고 송고한 기사가 오전 내내 메인에 올라가
그것으로 상금도 받아서 좋았다.

또 좋았던 것은 거기서 시사IN의 안희태 사진기자를 만난 점
항상 사무실에서 만나다가 현장에서 만나니까 새롭고 반가웠다.
안희태 기자를 따라 용달차에 올라가서 군중들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
그 아슬아슬함에 흥분돼 있었다.
조금 위로 올라왔을 뿐인데,
사람들이 다르게 보이고, 그림이 다르게 보였다.
사진기자들의 동선에 발을 담아 보았다는 것도 소중한 체험이다.

얼마 전 안희태 기자가 내게 사진을 보내 왔다.
내가 인터뷰하고 취재하는 모습을 찍었다고 한다.
이런 깜찍할 데가~
사진기자에게 포착됐다니 우쭐한 기분도 들고 좋다.

안희태 기자님, 사진 잘 받았습니다.
안희태 기자의 블로그 => http://studio404.sisain.co.kr/



<여의도 광장에서 시민들과 인터뷰하는 장면>



<절대로 설정사진 아님~ 이런 순간은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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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8-05-23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네. 난 사진 찍히는 것 별로 안 좋아해서 저런 자연스런 포즈가 안 나와.
좀 있으면 MT를 가서 사진 찍힘을 당할 것 같은데 걱정이다. 난 왜 이리 사진이 안 받는지...
누군가에게 포착당한다는 거 그거 묘한 끌림이야. ㅋㅋ

승주나무 2008-05-24 11:31   좋아요 0 | URL
시나리오팀 엠티인가요. 잘 안 움직이는 스텔라 누나가 엠티를 갈 정도면 그건 엄청난 압박을 주는 배후가 있다는 얘긴데.. 궁금하네요 ㅋ

stella.K 2008-05-24 11:5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알고 봤더니 내가 너한테 포착 당하고 있었구나!
잘 안 움직이긴 뭐가? 내가 갈 자리 안 갈 자리 심하게 따져서 그렇지
가야한다면 기동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뭐.>.<;;
다른 이유는 없고 사람을 진하게 느껴보고 싶어서나 할까?
사람들 수업 끝나면 뒤풀이 가는데 난 모범생처럼 집에 오거든.
그러니 사람들을 알 기회가 없다는 거지. 그래서...ㅋㅋ

마늘빵 2008-05-2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정샷!이 틀림없어. 중얼중얼.

승주나무 2008-05-24 11:31   좋아요 0 | URL
뱃살이 안 나와서 참 다행이야 ㅋ

순오기 2008-05-2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져요!!
절대 설정샷 아니라고 굳게 믿는 1인.^^

승주나무 2008-05-24 11:32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제가 설정하면 100% 다 들키더라구요. ^^

세실 2008-05-24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승주나무님의 진심을 믿을래요. 굳게 믿는 2인 입니다^*^ ㅎ
어 그러고보니 가수 누구더라...음 잘생기고 노래 잘하던 가수 있었는데...우리들 사랑이 담긴 조그만 집에 옹기종기 모여~~ 아 조하문 닮았어요.

승주나무 2008-05-24 11:34   좋아요 0 | URL
역시 세실 님~~
아~ 그 가수가 조하문이었군요.
이 밤을 이 밤을 다시 한번~~ 이 노랫 맞나요?
사진으로 보니 잘 생겼구뇽(제 사진 말고 조하문) ㅎㅎ
 

삼성, 중국 지진피해 기부기업 '거꾸로' 1위


<중국의 네티즌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짠돌이기부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심상치 않다>(블로거 '바로바로의 중얼중얼'의 화면)

삼성이 또 1위를 기록했다. 위의 내용은 중국 네티즌이 이번 지진 사태에 성금 모금을 거의 하지 않은 기업을 순위별로 고발한 내용이다. 중국기업들은 모두가 거액을 모금하는데, 외국기업들은 기부하지 않는다면서 다소 민족주의적인 의견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발을 붙이고 사는 기업이라면 국민에 준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의 불행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이는 것이 서로 떳떳할 것이다.


<카트리나 재해 당시 초등학생들은 1천만달러라는 거액을 모금했는데, 이 금액과 비슷한 기부금을 낸 다국적 기업은 단 5개밖에 없었다.>(경향신문 일러스트)

2006년 카트리나 재해 당시 미국의 기부현황을 살펴보면 자본주의의 추악한 면모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훈훈한 화제를 모은 기부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초등학생들이었다. 카트리나 재난 소식을 들은 시골의 한 초등학생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핼러윈놀이를 벌이자고 제안하게 된다. 핼러윈놀이란 매년 10월 말 핼러윈데이가 되면 귀신복장을 한 채 이웃집을 다니며 ‘사탕을 안주면 놀려줄 거야’(Trick or Treat)라고 하며 사탕을 서로 나누는 놀이문화인데, 초등학생은 사탕 대신 '성금'을 소재로 삼은 것이다. 그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웹사이트를 만들어 이 같은 계획을 올린 뒤 e메일을 통해 전국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보냈는데 2주 만에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됐다. 어린이들의 이웃돕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랜덤키즈(RandomKids.org)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모금액이 1천만달러(당시 환율로 95억원)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 금액은 코카콜라나 GE, 쉐브론, 버라이즌, AT&T보다 많은 것일 뿐만 아니라 1천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다국적 기업은 월마트, 엑손, BP아모코, 프레디 맥 등 5개 회사뿐 없었다. 기부에 대해서 이보다 더 명백한 차이가 또 있을까?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공동체를 자신들의 지갑에 담을 화폐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기업의 현지화 전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에 지배를 받는 소비자들에게 살갑게 다가가기 위해 행하는 모든 노력들이 바로 현지화 전략이라면, 현지인들의 슬픔에 대해서는 왜 현지화 전략을 펼치지 못하는 걸까?


일상적인 짠돌이 기부문화 고수하면 현지화도 백전백패


얼마 전 한국에 진출해 연일 고매출을 올리고 있는 구찌그룹의 기부금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구찌그룹의 2007년도 영업이익은 106억6998만원인데, 기부금은 0.012%에 불과한 13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년도 50만원에 비해서 80만원 오른 돈이다. 루이비통코리아는 더 가관이다. 241억2745만원으로 전년(2006년)보다 113%나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기부금은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탈리아산 남성복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제냐는 51만7520원(영업이익 30억6400만원의 0.017%), 펜디코리아는 38만4455원(영업이익 3억9378만원의 0.1%)이다. 자동차 업체는 그나마 나은 편인데,  수입자동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6.4% 감소했지만 기부금은 5229만원을 내 전년보다 250% 이상 늘었다. BMW코리아도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냈지만 기부금으로 1억1936만원을 내놨다.





<한국에 진출한 유명 외국 명품업체의 2007년 기부금 현황>(경향신문 이미지)



노력하여 재물을 거두는 것은 정당한 기업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기부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지탄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상품을 팔아 영위하는 구성원으로서 현지 사람들과 나눔을 함께 하지 못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리는 만무하다. 특히 동양의 문화에서는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사고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을 갑부의 사명으로 여겼고 이런 행동을 아름답게 여겼다. 중국 사람들이 오랫동안 신뢰하고 있는 경전인 중용(中庸)에서도 "성품이 아름다운 자는 재화를 나눔으로써 자신의 몸을 일으키고(이름을 드날리고), 성품이 탁한 자는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 재산을 일으킨다"(仁者 以財發身 不仁者 以身發財)라고 하는 등 재화에 대한 나눔을 역설하는 철학이 전승되어 왔다.
이러한 중국의 문화를 알고 있다면 기업은 어떻게 행동해야 중국 현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당국의 규제로 사업에 실패하는 것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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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5-21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뷔똥 참 싼데요? ^^ 이참에 평생가도 못살거 하나 구입해야겠는데요? 0원이라.

승주나무 2008-05-22 10:50   좋아요 0 | URL
ㅋㅋ 글쵸.. 저게 가격표였다면 루이뷔똥 망했을 거요 ㅋ

마노아 2008-05-21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 여러모로 일등하는군요. 그나저나 루이뷔똥 놀라워요!

승주나무 2008-05-22 10:50   좋아요 0 | URL
삼성이 하면 다르다지 않소 ㅋㅋ
 

중국 대지진에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을 성토하는 하재근 씨의 칼럼 " 한국누리꾼 괴물이 돼버렸다"

주소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192690





<최근 한국의 헛발질로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 격상이라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쓰촨성 사태 때 한국이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는 일본이 대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월 7일 중국 후진타오 주석(왼쪽)과 일본 후쿠다 총리가 기자회견 후 악수하는 모습>


중국 쓰촨성 대지진과 관련한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한국 정부나 많은 사회단체, 개인들의 지원 노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들리고 있다. 이 내용을 소개한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심한 댓글은 너무 모욕적이어서 차마 번역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정부는 발빠르게 구조지원에 나서고 있고 언론은 일본 구조대가 여성 시신을 놓고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 보도하여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하재근 씨는 "한국누리꾼 괴물이 돼버렸다"라는 제하의 칼럼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고, 조회수가 7만여 건, 추천이 450여 건이 되는 등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중국 지진을 고소해할 뿐만 아니라 저주까지 퍼붓는 일부 네티즌과 이에 추천으로 호응한 네티즌들의 행태에 대한 성토가 칼럼의 주된 내용이다. 하재근 씨는 일부 네티즌의 이런 행위 자체에 대해서 크게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는데, 이런 일이 어떻게 부각되었는지에 대한 분석보다는 다소 감정적인 수준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는 좀 다른 관점에서 이 사태를 조명하면 악성 댓글 문제에 함의된 한중 간의 깊은 앙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세 가지 방향에서 유추가 가능하다.

1. 그 동안 한국 생활에 억눌려 있던 유학생들 마음이 이번 성화 봉송을 계기로 분출한 것일 수도 있다. 배달이나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 유학생 친구들이 한국인에게 모욕당하고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사실 이번 충돌은 전부터 잠복했던 문제가 드러난 거다. (시사IN34호, 특집 "중국은 분노한다")

2.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특사에게 한중 간의 전략적 관계로 격상을 제의할 만큼 양국 관계에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친미 일변도로 치닫는 한국 정부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이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 다음에 일본을 택함으로써, 후 주석의 자존심을 결정적으로 상하게 만들었다. 후진타오 주석은 "“한국이 지금, 미국·일본만 있고 중국은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이 자리 있는 동안 한국은 나한테는 없는 거야. 두고 봐라.” 라는 요지의 극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IN35호, "광우병 파동 다음엔 후진타오의 복수?")

3. 한국 미디어는 중국 사회, 문화 실상에 대한 심층적이고 진지한 보도가 없어서 양 국민은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최근 벌어졌던 성화봉송 폭력 사태는 한국 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잠재된 불만의 폭발과 양국 간의 얕은 이해에서 오는 사태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과 3은 한국과 중국 양국민 간의 얕은 이해도가 갈등과 오해를 부추기는 구조다. 결국 당국의 정책은 국민의 여론을 따라가고, 국민은 역시 당국 정책에 호응한다는 점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악순환의 늪에 빠진 상태다. 원래 한중일의 최근 관계에서 일본과 한중 간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었지만, 최근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의 일련의 행보로 인해 이 구도가 바뀌고 있다. 시사IN 남문희 기자에 의하면 중국은 원래 일본과 현상유지에 머무른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일본을 우호적인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이라면 한국 네티즌의 악플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여 일을 크게 키울 개연성이 중국 측에 있는 것이다. 양국의 악플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11명의 추천이나 악플이 새삼 문제될 것이 어디 있으며, 새삼 괴물(악플러)를 대한민국 괴물로 확대해석할 당위가 있는지 궁금하다.


악플 현상은 우려할 만한 문제이지만, 새로울 것도 없는 주장으로 자조하기보다는 현안에 대해서 밝게 파악하려는 입장이 절실하다. 중국 유학생의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돈다.

한국의 은행 이름을 보면, '우리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이다. '우리 국민은 하나다'라는 뜻처럼 보인다(웃음). 한국인도 세계에 대한 고민이 적고 자기 민족 중심이다. (시사IN34호, 특집 "중국은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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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8-05-21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국민은 하나다" 라니 ㅋㅋ

승주나무 2008-05-22 10:50   좋아요 0 | URL
나도 거기에서 쓰러짐 ㅎ
 
세 번째로 찾아온 죽음

죽음에 관해 친근한 감정을 느끼는 때가 있다.
이때는 자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매우 묘하다.
이것은 격정의 풍랑을 견디는 제주인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는데,
그들은 죽음을 초월한다기보다는 죽음을 일상화시키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며칠 전부터의 경험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불의의 사고로 사촌형은 영안실에 고이 누워 있었다.
흑빛 얼굴을 하고 사촌형의 영정에 절을 하는데,
사촌형의 형님이 맞절하고 나서 한마디 한다.
"봐라~ 웃고 있지 않니?"
묘한 감정과 함께 나는 제주인의 정체성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주는 오래 전부터 샤머니즘이 일상화된 곳으로
오랜 박해와 학살 때문인지는 몰라도, 죽음에 대해 어느 곳보다도 초연한 동네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촌형님은 매우 행복한 사람인데,
직장동료들과 형제들이 근 보름간 자리를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망인과 함께 보름을 지낸 사람들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웃다가 울다가 망인의 흉을 보기도 하고,
노름판에서 돈을 잃은 녀석들은 괜히 망인 탓을 한다.
그보다 좀 양심적인 녀석들은 망인에게 잘못한 것이 없는지 용서를 구한다.
망인과 생인이 뒤섞인 공간,
그것이 장례식장의 풍경이다.
망인은 말만 할 수 업을 뿐 생인과 함께 놀고 먹고 울고 대화한다.

형님의 회사 동료인 듯한 사나이가 갑자기 펑펑 울기 시작한다.
사촌형님들과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마워한다.
망인에게 남아 있는 감정과 슬픔을 쏟아 주는 것은 망인에 대한 찬사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좀 이성적으로, 즉 서울 사람의 관점에서 말을 붙이자면,
망인은 직장 동료들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이런 식의 사고가 없었지만,
이 사고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
그 위험이 망인에게서 직장 동료들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사실을 나는 강조했다.
나는 윷놀이를 해서 1만원을 땄는데, 화투를 쳐서 1만원을 잃었다.
망인에게 나는 무미건조한 사람이었나 보다.

장지로 이동해서 하관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망인을 떠나보내는 것이 슬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슬프게만 볼 수 없다.
웃고 떠들고 그러다가 울고
인간의 희노애락이 다 지나가는 날이 바로 장례의 시간이다.
공교롭게도 망인은 우리 아버지 무덤 앞에 뉘었다.
어머니는 아버지 무덤에 대고 또 야단을 친다.
"뭐 얻어먹을 거 있다고 벌써 여기 누워 있느냐?"
나는 마음 속으로 끄덕였다.
가끔 어머니를 보면서 놀랄 때가 많은데,
제주의 샤머니즘을 일상화하고 체화한 보통 제주인에서 내가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 손을 할머니 손에 두며
"가실 때 우리 승주 병도 다 들고 갑서~~"
나는 할머니 손을 잡으면서 묵묵히 듣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더러 마루에 누우라고 하고,
그 위로 아버지의 관이 지나갔다.
내 병이며 불행을 다 쓸어가야 한다나~
나는 착하게 누워 있었고,
아버지는 내 위로 지나갔다.

지금도 사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죽음이 날짜를 정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거리는 짓이 참 못할 짓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거를 한마디로 해석하면
"삶과 죽음이라는 두 단어로 초기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기분은 망인과 함께 있을 때라야 실감이 날 것 같다.
1년 전만 해도 '죽음'이란 나에게 전설에 불과했지만,
세 번에 죽음을 만나며 죽음은 바로 내 옆에 있다.
세 번의 죽음 안에 내가 들어가서 이상할 게 또 무어랴~

죽음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손님이기에,
나는 죽음과 맞절하며 생의 에너지를 뽐낼 뿐이다.


- 이 글을 쓰는 구차한 병명
나의 상황이 그다지 어둡지는 않으며, 좀 야릇할 뿐이라는 것을 환기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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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2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도 생의 한 통과의례일진대 밝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어떻게 가시든 남겨진 자들에게 죽음은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잖아요.

승주나무 2008-05-22 10:51   좋아요 0 | URL
남은 자의 숙명은 참 무거운 것 같습니다.

무적전설 2008-05-20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일님 중문동에 한번 놀러옵서

승주나무 2008-05-22 10:51   좋아요 0 | URL
경 헙주~~!

바람돌이 2008-05-2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례식을 치렀군요. 그저 가신분의 명복을 빌 따름입니다.

승주나무 2008-05-22 10:51   좋아요 0 | URL
네~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