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물대포 진압이 있기 직전 돌아왔다가 저녁에 다시 시위장으로 갔습니다.
마치 좀비처럼 온몸에 힘이 풀리고 좌절과 허무를 견디느라 마음은 황폐해졌지만, '그곳'에 가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군중들이 광화문에서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화문의 상황이 내 마음과 같았습니다.



광화문의 거의 모든 출구는 봉쇄됐습니다. 막힌 출입구에는 혹시나 있을 '비상'(?)에 대비해 전경들이 배치됐습니다. 모든 출구와 국민들의 마음까지 봉쇄된 채 이명박 정부는 어제는 물대포를 발포했고, 오늘은 최루탄을 발포했습니다.



 


 


막혀 있는 닭장차를 몇 대 끌어내 보았지만, 바뀌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시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나도 한 사람이었습니다. 제 회사의 상사는 어제 경복궁에서 연행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버스 위에 올라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내려가지 않으면 강제 연행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여자 경찰의 목소리로 "지금 여러분 때문에 시민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선동을 당장 멈추십시오" 따위의 말로 시민들을 자극했습니다. 급기야 어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주었던 살수포를 장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가방에서 우산과 우의를 꺼내 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살수포가 아니었습니다. 최루탄이 흘러나오고 매캐한 연기에 시민들이 괴로워했습니다. 어제의 교훈으로 우산은 준비했지만, 마스크는 미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마스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방 어딘가에서 손수건 한 장을 발견해서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 손수건은 땀이 많은 저에게 아내가 선물해준 것입니다. 여태 한번도 쓰지 못했던 손수건인데, 최루탄을 막는 데 쓰고 말았습니다.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아내를 데려오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앞으로 이 정부가 무슨 무기로 시민들을 잡을지 걱정이 됩니다. 만약 평화시위가 보장된다면 아내의 손을 잡고 꼭 현장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이명박 정부가 실탄을 발포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화'의 '대'자도 꺼내기 싫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어떤 새로운 무기를 시민에게 들이댈지 두렵습니다.




아내가 선물한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대신 코와 입을 막았습니다.


최루탄에 시민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는 내 마음이 참 괴롭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사IN의 천관율 기자는 어제 윤전기를 돌렸어야 하지만,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가 정부의 어젯밤 도발로 휴지가 돼버렸다며 불평했습니다. 이처럼 2008년의 상황은 한마디로 '예측불가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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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6-02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백골단을 봤는데 최루탄까지 나왔단 말인가요? 정말로 갈때까지 가는군요.
이제는 재협상이고 뭐고 정말 정권이 끝나지 않으면 안되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승주나무 2008-06-02 02:14   좋아요 0 | URL
언론에 의하면 '분말소화기'였다고 합니다.
닭장차에서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공포감은 최루탄 그 이상이였습니다

웽스북스 2008-06-0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구까지 봉쇄하고 최루탄까지 발포한 정도라니
정말 심각하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빨간 피켓을 들고 있는 중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그야말로 예측불가능입니다. 상식 선에서는요.

승주나무 2008-06-02 02:19   좋아요 0 | URL
몰상식과 예측불가능.. 딱 이 두 마디로 이명박 정부의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합니다.

글샘 2008-06-02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처럼 총으로 발사하는 최루탄이나 손으로 던지는 사과탄이 아니라, 모기잡는 스프레이같이 생긴 휴대용 소화기더군요. 그걸 얼굴 바로 앞에서 쏘는 색기들은... 정말 인간이 아닌 외계인 같더군요.
승주나무님... 몰상식은 동의 ^^, 예측불가능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예측가능하지 않나요? 청와대로 가는 걸음들이 이렇게 많은데... ㅎㅎㅎ
주말에 서울갈게요. 한번 봅시다. ㅎㅎㅎ
자, 이번 주말, 세종로에서 알라딘 번개칩니다! 번쩍번쩍!!!

승주나무 2008-06-05 10:0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울보 2008-06-0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아직도 최루탄이 남아있나요,
참,마음이 아파요,

승주나무 2008-06-05 10:07   좋아요 0 | URL
최루탄은 아니고 소화기 분말이었습니다.
제가 잘못 알았네요~
 

}


경찰이 자정을 전후로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물대포를 쏘았고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젖고 다치고 쓰러졌다. 2008년 지금의 상황이 매우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1. 대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다

6월 1일 자정에 나는 시청앞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대부분은 경복궁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었는데, 시청앞광장은 지친 시민들이 쉬고 있었다. 대학에서 음악동아리를 한다는 학생이 황급히 다가와 오늘 시위 안하느냐고 물었다.
그 학생은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끝내 몸이 일어서지 못했고 그것이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나날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나도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밤이 늦었지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쇠고기 수입 반대를 의제로 시작됐던 촛불문화제는 중고등학생들에 의해서 촉발됐고, 시민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마지막으로 참여했는데,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이 경복궁으로 시청으로 몰려들었다. 대학생들은 대학의 깃발을 내걸고 애써 연습한 안무를 시민들 앞에서 펼쳐보이며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학에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대학생들은 전해주었다. 한 대학생은 강의실이나 동아리방에서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그거 안 먹으면 되지 않느냐"거나 "우리가 해봤자 되겠냐?"는 등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집회에 나오지도 않고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많다"는 나의 질문에 부끄럽지만 부정하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한 50대 시민은 얼마 전 <위험사회>를 쓴 울리히 벡의 한국 방문 소식을 전해 주었다.
시민에 의하면 울리히 벡은 "대한민국은 내가 그렸던 <위험사회>보다 더 위험사회가 되고 있다"고 한다. 울리히 벡은 한 강연회에서 "20대가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오늘이 오기 전까지 사실상 대한민국은 20대의 공백 상태라고 할 수 있었지만, 청화대 앞에 모여든 생기발랄한 대학생들은 이것이 한낱 기우일 뿐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살수차의 물대포를 흠씬 얻어맞은 시민들은 장작불에 옷을 말리며 고단한 몸을 추스리고 있다. 옷이 마르면 이들은 다시 살수차 앞으로 가거 물대포를 얻어맞을 것이다.



2. 축제의 형식을 빌려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2008년식 '행동'이다.


"386세대 입장에서는 지휘도 없고 체계도 없어 답답해 보이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발전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축적되고 학습될 것이지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

"나는 집회에 스무 번 넘게 참여했다. 4월 28일에는 200명에 불과했지만, 매일매일의 변화가 분명히 있다. 정부가 이것을 읽지 못하면 집권 내내 힘겨울 것이다."


50대의 한 주부는 "비폭력은 시간이 너무 걸린다"며 "사랑도 뜻뜻미지근하면 결국 깨지는 거 아니냐"며 평화와 축제 위주의 분위기를 경계했다.
40대와 50대, 이른바 386들은 2008년의 집회를 보면서 아쉬움이 무척 많은 눈치였지만, 2008년식 행동을 인정했다. 지회와 체계, 전략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대의 주부는 축제분위기로 흐르고 있는 집회문화를 가리켜 "원래 시위는 축제가 맞다. 만약 비장한 분위기였다면 대중들에게 외면받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윤도현 밴드가 참여한 촛불문화제를 예로 들었다. 그날 윤도현 밴드가 '축제'처럼 너무 노래를 많이 불렀다는 비판이 많았다는 전언을 소개했다. 그 자리는 분명히 콘서트나 축제와는 다르다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때문에 굳이 '축제'와 '투쟁'을 구분하는 방식은 전근대적이었음이 드러났다. 형식은 축제를 하고 있지만, 분명히 메시지가 있다. 한 여대생은 생각이 달랐다. "2002년 월드컵처럼 축제분위기로 간다면 메시지가 분산될 수 있다. 시민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집회에 열번도 더 참여했다는 30대의  한 시민은 2008년의 행동을 이렇게 해석했다.

"정치인이나 운동가의 연설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개인적인 주장과 자유발언을 2~3시간이 넘게 하는 것이 더 생생하고 설득력 있다. 87년처럼 정보가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몇몇 지식인들이 시민들을 계몽시키는 시대에 비해 2008년은 시민들이 담론을 만들 정도로 정보의 흐름이 빠르다. 설령 시민들이나 학생들이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학습해갈 것이다. 아이들 대신 공부를 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3. 집으로 가지 않고 거리에서 서로 나누다.

살수차의 무차별 발포가 시작되자 시민들이 뭔가를 던졌다. 물병이 아니다. 시민들은 그것을 받아서 하나둘씩 갈아입었다. 우의였다. 우의가 어디에서 보급된 것인지는 잘 모른다. 광주민주화운동 때는 아주머니들이 길거리에서 직접 밥을 해다 시민들에게 먹였지만, 2008년 서울에서는 시민들이 생수통과 초코파이, 마가렛, 커피를 서로에게 전하며 몸을 녹여주었다.




국가는 시민들에게 싸늘한 물대포를 뿌려댔지만, 상처받은 시민들은 서로에게 우의를 건네주었다. 밤새 감기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저희 형님이 사왔습니다. 돈은 안 받습니다. 앞으로 갈길이 머니 속을 든든하게 달래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초코파이와 생수, 커피를 나눠주었다. 나도 초코파이를 하나 먹고 기운을 차렸다.

정부가 시민들을 지켜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렸다. 새벽에 도우미의 절박한 목소리가 애잔하게 들린다.

"여러분 우리가 여기서 흩어지면 최전선에 있는 시민들이 모두 연행됩니다. 새벽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차가운 길바닥에서 새우잠을 자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졸린 눈을 일으켜 세웠다. 아니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으나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대규모의 진압작전을 실시했다. 물리력과 물리력의 충돌은 이제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촛불시위가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성난 시민들은 "내일은 짱돌을 들고 오겠다"고도 했고 아예 지게차를 들고와 버스를 밀어버리겠다고도 했다. <맹자>라는 책에서도 "힘으로 누르면 당장은 억압할 수 있을지 몰라도, 힘이 떨어지는 순간 끝장이다"고 했다. 언제나 힘을 주고 있을 수는 없다. 물리력 동원은 이명박 정부의 패착으로 기록될 것이다. 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깨어나고 있으니까.
대한민국아, 우리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다



한 시민이 가져온 메시지가 비장하다. 이 문구를 보니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명박 정부야! 너도 자지 마라. 자지 말고 똑바로 지켜봐라"


현장지침사항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두꺼운 겉옷은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밤공기가 매우 차다.

2. 우산과 우의를 챙겨야 한다. 언제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게 될지 모른다.

3. 화장실 정보에 대해서 서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화장실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시민들이 무척 많다.

4. 늦은 시간에 잠깐 참여하시는 분들은 따뜻한 음료수나 생수를 챙겨와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위대의 주의사항>(자료제공 : 알라딘 아이디 아프락사스)

5. 얼굴로 날아오는 방패- 두꺼운 책이 든 가방을 앞으로 둘러메고 방어준비한다.

6. 전경의 방패는 밑에서 위로 들어올린다. 전의경 대열을 잠시나마 흐뜨릴수 잇다.

7. 프락치를 조심하라 - 동일한 목소리로 매일 같은 장소로 가자고 외치는 사람
경찰이 진압작전을 펴기 가장 좋은 곳으로 시위대를 유도합니다.

8. 가장 해체시키기 어려운 시위대 유형 - 어깨동무를 하라
시위대가 1열 2열 순서대로 어깨동무를 하여 서로 뭉치는 형태를 취하면절대로 파고들수 없습니다

9. 토끼몰이(포위)에 대한 대처법은, 시위대가 양 날개를 두텁게 해야합니다.
양 날개를 뚫는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에 해당하며,
이를 미리 관측하는 법은 전의경 부대가 시위대를 등지는 ㄷ자 형으로
벌려서는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 전경이 갑자기 동시에 구호를 외치는것은 부대의 대열정비행동이며 반드시 다음행동이
나오게 된다.뒷선의 부대들이 앞선부대의 뒤를 받쳐주러 오는 행동을 하는지를 관찰,
뒷선에 휴식중인 부대가 대열을 갖추면 반드시 앞선부대는 치고나옵니다.

11. 두개 이상의 중대가 앞뒤로 겹쳐 서있다 좌우로 벌려서는 경우가운데 문을 열고 체포조가 뛰어나옵니다.

12. 방패로 땅을 찍는 행동 -이는 부대전체가 명령을 알아들었을 경우 나타나는 행동이기도 하며,
때에따라 시위대를 위협하는 행동이기도 합니다.방패로 땅을 찍는 행동이 관찰될 시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들을 최우선시하여 뒤로 빼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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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0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위에 가는 우리딸에게 엄마가 해줄수 있는 게 없군요.
이거라도 메일로 보내줘야지~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하늘바람 2008-06-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 2008-06-02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위문화와 사람들의 의식은 새롭게 변해가는데 정권은 80년대로 후퇴라니...
하지만 믿습니다. 지금의 우리의 힘은 80년대로 돌아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언제까지 신데렐라가 될 쑨 없짢아!!"



아프 님은 신데레라다. 12시만 되면 지하철 타고 집에 간다.
요즘은 매일밤 거리로 출근하시는 것 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함께 지하철요금을 찍었는데
나는 4만7천7백원이 나왔고,
아프 님은 6만2천원 정도가 나왔다.
나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아프 님의 활동량에 1만5천원 모자라다~~ 흐흐~ 분하다


오늘은 마눌님의 허락을 받고 거리에서 밤을 지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할 것을 좀 챙기면서 적어 봅니다.

1. 두꺼운 옷을 가방에 담아가면 좋습니다.
밤에는 꽤 춥습니다. 어제 프레시앙 후원행사에 갔었는데,
밤에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만약 거기에 가시려거든 옷 하나씩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2. 디카는 확실히 충전해 두고, 밧데리도 하나 더 넣어 갈 생각입니다.
예전에 김유정문학촌에 갔을 때는 화장실에 콘센트가 있어서 충전을 했습니다만,
그런데가 있으면 충전을 하면서 밤새 담고 싶네요.
놋북도 가져가서 사진 꽉 차면 담아넣고 싶지만 그건 오버인 것 같네요.

3.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신문기사에 맘에 드는 사진이 많이 올라올 테니까,
그 사진을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제가 오마이뉴스에 문의를 했는데,
오마이뉴스는 변호사와의 상담 내용을 인용해 주더라구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기사나 게시글의 경우 신문사의 사진을 쓰면서 출처를 밝히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꼭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인상만 마음속에 잘 담아두고 있다가 옮기면서 사진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별로 실용적이지 못해서, 더 이상 팁을 드릴 수가 없네요. 혹시 참여하시는 분들이나 많이 해보신(?) 분들은 댓글로 팁을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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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촛불아 모여라♡
    from 다독,다작,다상량. 2008-06-01 14:31 
              "사람은 승리가 약속되어 있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불의가 넘쳐나기 때문에 정의에 대해 묻고, 허위가 뒤덮고 있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기 위해 싸운다." - 서경식의 <난민과 국민 사이> 중에서.
  2. 연행시 대처요령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06-08 21:44 
      연행시 대처요령   1. 연행시 미란다 원칙(체포이유, 진술거부권, 변호사선임권 고지)을 말하지 않으면 경찰서에서      '현행범 체포서'를 작성할 때 그 사실을 기재해 줄 것을 요구하세요.   2. 체포시 경찰관이 가족잉나 지인에게 연락을 막는 경우, 경찰의 폭행, 폭언시에는 경찰관의 소       속, 직급, 성명을
  3. 이문열에 대한 변론
    from 지금내마음엔여름이있다 2008-06-19 03:44 
    역시 '문열'답다. 그는 시대에 대한 답이다. 그가 말하면 귀 기울이고, 그가 긁적인 글귀는 곧 소용돌이이다. 나는 늘 말했다. 그래도 그에게 배워보자고. 하지만 이미 간사한 문학적 술책(언어의 재생산; 무분별한 한자의 편용)으로 대한민국의 작가로서 우리말을 지적 호기심에 기대면서 지식층의 구매욕을 부추겼다. 물론 거기까진 이해한다. 가지고 싶다면 그래서 그로서 자신의 빈한 가족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라면
  4. 경향신문 080619
    from 다독,다작,다상량. 2008-06-20 00:39 
                  알라딘 블로거 승주나무님과 아프락사스님의 열정과 용기로 인해 63명의 사람들이 모여 경향신문에 광고를 실었다. 대기업의 광고가 끊겨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참언론에 작은 힘이 되길 바라며, 작은 촛불 하나 하나가 계속 이어져가길 바라며.   나는 그저 최소한의 돈만을&
  5. 촛불집회 폭력성 지적은 '오버'
    from 다독,다작,다상량. 2008-06-24 13:05 
    '광고주 압박운동' 앙갚음인가 폭력 촛불? <조중동>의 대반격 [取중眞담] 조중동의 촛불집회 폭력성 지적은 '오버' OhmyNews 박상규(comune) ▲ 23일 자 <조선><중앙><동아> 1면 머리기사 ⓒ 조선 중앙 동아 pdf 조중동  <조선일보> "법 위에 시위대"  <중앙일보> "'주말 촛불' 다시 폭력으로
  6. 오늘 조중동 1면 사진의 진실
    from I Need Another Day 2008-06-30 21:19 
      오늘 조중동 1면 사진의 진실  시사IN 기사/시사IN 기사 뒷얘기 2008/06/30 18:07 사실을 담은 사진이라도 때로 진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   오늘자(6월30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1면에는 똑같은 상황을 담은 사진이 실렸다. 지난 6월29일 새벽 서울시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도로에서 경찰 진압부대가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의 앵글만 조금씩
  7. 국방부 지정 불온서적
    from 이상과 현실사이 2008-07-31 12:20 
    2008년 국방부가 불온서적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된 도서입니다. 국방부 선정 불온 서적이니 판단은 스스로 하시기 바랍니다.
  8. 국방부 고마워요!!!
    from guidol님의 서재 2008-08-09 03:06 
    이 책 정말 온 국민이 읽어야할 좋은 책입니다. 국방부 불온서적 목록 1호에 우리들의 하느님이 있는 것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기쁜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겠구나! 역시 일시 품절 상태더군요^^ 그리운 권정생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웃고 계시겠지요?
  9. 국방부 고마워요!!!
    from guidol님의 서재 2008-08-09 03:06 
    이 책 정말 온 국민이 읽어야할 좋은 책입니다. 국방부 불온서적 목록 1호에 우리들의 하느님이 있는 것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기쁜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겠구나! 역시 일시 품절 상태더군요^^ 그리운 권정생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웃고 계시겠지요?
  10. 촛불을 들어본 사람은 한번쯤 읽어보셔야할 책!!
    from 즐거운 봄 님의 서재 2008-08-17 20:23 
      촛불을 들어본 사람은 한번쯤 읽어보셔야할 책인 듯 합니다!! 촛불을 반대하는 사람도 한번쯤 읽어보셔야할 책인 듯 합니다!!
  11. 지식채널e PD 김진혁PD의 부당한 인사 논란 영상
    from 천국보다낯선 2008-08-23 13:27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m4OfubQBr5c$
  12. 17년 후 / 광우병 - 지식채널e(2008.05.12)
    from 천국보다낯선 2008-08-23 23:35 
    지식채널e (2008.05.12) - 17년 후 / 광우병 촛불집회 과정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전, 미국과의 껄그러운 일을 피하기 위해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했습니다. 일본이 20개월 이상 쇠고기에 연령 제한을 두고 협상 한 점에 비해, 우리는 30개월 이상까지 허용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촛불집회에 대한 개인 견해 초기 촛불집회는 모든 국민들이 정부의 졸속협상에 분개해서 거리로 나옵니다. 이 때에는&
  13. 두바이의 꿈 - 지식채널e(2008.05.05)
    from 천국보다낯선 2008-08-24 22:01 
    두바이의 꿈 - 지식채널e(2008.05.05) 처음 그곳은 5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과 바닷가의 어촌마을에 불과했다 진주조개잡이와 '오일머니'에만 기댈 수 없었던 두바이 국왕의 야심 "새로운 산업인프라를 구축하겠다!" "세계의 허브로 나아가야 한다!" 세금면제 간편한 비자 발급 외국인 부동산 소유권 인정 막대한 해외자본 유치... 그리고 사막에 일궈낸 거짓말 같은 최첨단 건축물들... 2008년
  14.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 종군 위안부 - 지식채널e(2005.12.05)
    from 천국보다낯선 2008-08-27 00:45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 종군 위안부 - 지식채널e(2005.12.05) 매주 수요일 낮 12시 14년째 열리고 있는 할머니들의 집회 2000년 5월 중국 길림성 "이제는 다 늙어… 못 볼 수도 있으니… 나는 참 섭섭하오."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 그저 오래 앉으시오(오래 사세요)." "가서 건강하게 보내오. 이제 마감(마지막)이오." "어머니, 가서 몸 건강하시고요. 다시 돌아오세요." "엄마 온다, 엄마 내년에
 
 
무해한모리군 2008-06-19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등산복과 깔개가 필요한듯 합니다. ^^
 

보수, 국가보안법 사수, 한미동맹..
군복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타자와 나를 구분하는 유니폼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바로 군복인데,
군복은 적군과 아군을 철저히 구분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적어도' 2년 동안 군복을 입어야 하는데
군복이 정치적인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수적 가치를 사수해온 나이든 군복

2004년 5월 24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3명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하던 날 오후 서울 남부지법앞에서 집회가 열렸다. 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는 재향군인회의 집회였다. 그들은 "국가안보 위태롭게 하는 법원의 판결에 650만 향군 통곡한다"라든지 "사이비판사 각성하라"같은 과격한 피켓을 들고 규탄집회를 벌였다.


재향군인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무죄 판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사진)

 2004년 3월12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나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으로 벼랑까지 몰리고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였지만, 한켠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 탄핵 가결일로부터 보름 후인 27일 탄핵안 가결에 찬성하는 8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바른선택 국민행동’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나라사랑 문화 한마당’을 열어  ‘아, 대한민국’ 을 부르며 탄핵을 지지했다.  그들은 “북한 동포도 우리 국민이고 다들 어렵게 살고 있는데,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결의안을 포기한 노무현은 김정일의 똘마니”라며 “노무현은 하야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던 2004년 3월 재향군인 등 보수단체들은 탄핵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뿐만 아니다. 재향군인회는 2004년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의가 한창 뜨거웠을 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시청앞 광장은 인공기로 뒤덮이고 친북·좌경 세력에게 이 나라를 넘겨주게 될 것"이라며 국보법을 적극 옹호했을 뿐만 아니라 '의문사진상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는 등 사회 여론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왔다. 평택시민들이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을 때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면서 폭력시위를 벌인다는 이유로 이들을 강경진압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향군회법은 ‘재향군인회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3조)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조항이 무색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군복이 우리 사회에 드러낸 이미지는 고착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군복의 새로운 이미지가 2008년 대한민국에 찾아왔다.


2004년 10월 재향군인회는 국가보안법 사수와 의문사위 해체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집회를 했다. (사진 : 한겨레)


2008년, 군복과 애국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다

이어폰을 끼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젊은 군복이 2008년 광화문의 촛불문화제를 주도했다. 이들은 촛불문화제와 거리행렬에 참여한 시민들을 전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간띠를 만들거나 스크럼을 짰다. 이로서 예비군들은 유모차 부대와 함께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그들은 왜 군복을 입었을까? 먼저 군복을 입은 장정들은 같은 장정인 전경에 대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항마가 될 수 있다. 유니폼은 전경들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집회를 평화적으로 이끌 수 있다. 전경은 정부의 명령을 받기 때문에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진압은 강경진압으로 오해되기 쉽고, 여성에게는 성희롱, 학생에게는 폭력이라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 이에 비해 예비군들은 시민들이기 때문에 호감을 얻을 수 있고, 폭력시위 근절이라는 전경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즉 예비군은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의 역할과 시민과 전경을 함께 보호하는 중재자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군인이란 전역을 해서도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들은 보여주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30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에 나서자 예비군복을 입고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행진 대열을 보호하기 위해 손에 손을 잡고 차로에 늘어서 있다 (사진 : 한겨레)

내가 군복에 감명을 받은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군복이 가지고 있는 국가주의적인 편견을 시민적 에너지로 치환시켰다는 점이다. 그리고 군인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시민이라는 당연한 상식도 환기해 주었다. 군대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지만, 군복이 이렇게 아름다워보인 적은 난생 처음이다.


30일 밤 美쇠고기 시장 개방 장관고시 강행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예비군들이 스크럼을 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군복과 함께 해방된 것은 태극기로 상징되는 애국심이다. 태극기가 국가주의에서 진정 해방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반공사상을 국시로 여겨 국가주의를 세뇌당했던 오랜 기억들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나도 어릴 때 반공글짓기에 열성이었던 어린이였으며, 꿈에서도 김일성을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나의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은 국가주의에 깊이 감염된 상태였다.



5월 8일 밤 여의도에서 펼쳐졌던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의 행렬 위로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이 한창일 때 태극기로 투피스와 한복을 만들어 입은 커플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 : OSEN)

빨-병 (-甁)
먹는 물을 담아 가지고 다니는 그릇. 병같이 생겼으며 끈이 달려 있어 메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등산이나 소풍을 갈 때에 흔히 사용한다. (국립국어원)

순우리말인 빨병은 최근까지 금지어였다. 빨아먹는 병이라는 의미의 빨병에서 '빨간색'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것을 레드 컴플렉스라고 하는데, 2002년에 와서야 우리는 이것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태극기는 2002년 월드컵에서부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태극기를 필통이나 책가방에 걸어놓는가 하면 아예 몸에 두르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2008년 청계천, 여의도, 광화문, 시청에서 드디어 '애국'이라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국가주의가 개입되지 않았으며, 시민적 에너지가 충만한 '애국'이라는 개념을 우리는 얻은 것이다. 여의도에서 만난 한 학생의 한마디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정책에 반대한다. 이것이 나에게는 애국이다."

한달 내내 게속된 거리의 학교에서 내가 얻은 소중한 가치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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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31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6-02 18:57   좋아요 0 | URL
의견 잘 보았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지적해주신 것 같아 고맙습니다~

글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지만, 저는 군복을 아름답다거나 찬양하는 의미로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군복 안에는 패러디의 의미도 감지됩니다.
군복을 입은 시민이 요점이며, 애국도 그런 관점에서 표현했습니다.
영화 <굿나잇앤굿럭>은 매카시즘이 극심한 시대에 미국의 CBS 스튜디오팀이 언론을 지키기 위한 분투가 담겨 있는데 주인공이 매카시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공산주의자는 아니지만, 당신의 견해에 반대한다"
볼떼르도 비슷한 말을 남겼는데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한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견해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이런 의미가 글에 잘 안 담겼나 봅니다. 애국과 군복이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을 수는 없겠지만, 환기된 것만은 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말씀하신 내용은 비밀댓글을 하지 않아도 좋을 거 같은데요..^^;


마늘빵 2008-05-3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 군과 군복에 강한 '혐오감'을 갖고 있던 제게 다른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군이 한 순간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군부대의 온갖 비리와 꼴통스러운 면모들을 감싸줄 수도 없지만, 적어도 예비군이 시민의 한 부류로 작용한다는 점에 강한 지지를 보냅니다.

승주나무 2008-05-31 10:25   좋아요 0 | URL
군복과 애국에 대한 환기.. 이것이 참 신선했습니다. 저도 아프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순오기 2008-05-3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감동이었어요~~~ 이것이 나에게는 애국이다!

승주나무 2008-05-31 10:25   좋아요 0 | URL
네~ 순오기 님.. 애국은 국가적 차원이 아니라, 시민적 차원, 개인적 차원으로 옮겨가야죠^^

바람돌이 2008-05-3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인도 군인이기 이전에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시민이라는 것. - 참 어려워요. 어디 군인뿐이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왜 국민, 시민이라는 입장과 권리가 우선이 아니고 군인, 공무원 뭐 이런게 앞서는지...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이런 조그만 구멍들이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한몫을 하겠죠? 그래야 하구요.

승주나무 2008-05-31 12:22   좋아요 0 | URL
어떤 분이 제 글에서 '군인'과 '예비군'을 구분하지 않고 쓴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군인의 임무는 상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고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지 비판하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군대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집단이지 민주주의를 실행하기 위한 집단이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여 주었습니다. 바람돌이 님 댓글을 보니 이 생각이 났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효과는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샘 2008-05-31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엊그제 군복이 얼른거려서... 계엄령 떨어진 줄 알고 가슴이 쾅, 내려앉았다는,...ㅠㅜ

승주나무 2008-06-02 01:15   좋아요 0 | URL
계엄령은 아닙니다.^^
저는 패러디로 읽었습니다^^

마노아 2008-05-3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지나가다가 너무 예쁘게 생긴 예비군을 보고 여잔가? 했어요. 저 사진의 분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다시 봐도 인물이 너무 곱네요^^;;;

승주나무 2008-06-02 01:15   좋아요 0 | URL
모두다 얼굴도 마음도 예쁜 예비군이지요~
예비군에게 예쁘다고 하니 좀 징그럽기는 하지만 ㅋ
 





인상적이다 싶은 언론사들은 특징이 있다. 독자에 대해서 독특한 입장이 있다.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같은 인터넷 매체들이 견딜 수 있는 것은
'독자'라는 든든한 자원군이 있어서 가능하다.
이 시점에서 독자와 언론사 간의 소통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오마이뉴스나 미디어다음의 블로거기자와 같이 독자들을 직접 기자로 만드는 방식
이 경우 전문성은 다소 부족할 수 있으나 현장성과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다.
다음은 기자가 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매주 목요일마다 오피니언 면에 <블로그 속으로>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독자의 칼럼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독자가 언론사에 의해서 채택되는 방식은 오래 전부터 언론사가 즐겨 쓰던 방식이었다.
이밖에 언론사는 자사의 며체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모니터링이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한겨레21 독자위원회)

하지만 두 가지 소통 모델은 한계가 분명하다.
공통적으로 협력 플레이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독자가 직접 기사를 쓴다고 하더라도 기사의 내용에 대해서 언론사 편집부에 피드백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오마이뉴스 생나무클리닉 등) 이 경우에는 독자와 기자가 별개이다.
'독자 채택'의 경우 역시 기자가 주체라는 점에서 두 주체 간의 긴밀함이 별로 없다.

독자와 언론사의 소통 모델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류 언론은 국민들의 여론을 완전히 비켜 가고 있고,
독자들이 스스로 언론이 되어 의제를 설정하고 있다.
독자들이 의제를 설정하는 것은 단기적인 상황에서는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장기적인 실천과제로 삼거나 성찰할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
언론사의 경우 지식인들과 협력관계가 있기 때문에
언론사와 독자가 적절하게 협력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의제와 실천, 그리고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1인미디어의 시대라고 하면서 독자의 위상을 한껏 치켜올렸지만,
블로거로서의 독자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이를 극복하는 모델이 나와야 한다.
나는 그것을 독자와 언론사(기자) 간의 협력 모델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사in의 경우 협력모델의 징후가 일찍부터 발견됐는데,
시사저널 편집권 투쟁부터 새매체 창간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기자들과 대등하게 행동했다.
예컨대 진품 시사저널 예약운동이라든지, 자발적 구독운동은 독자들의 전매특허다.
그리고 기자들의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 독자들이 함께 했다.
이것은 독자와 기자가 동등한 상대로서 각자 동반자의 입지를 다진 셈이다.
이것을 시사in에서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 당장의 대안은 좀 시시할 수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독자가 해오던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필수 전제 조건이다.
매주 발간되는 매체에 대한 모니터링과 리뷰가 제시돼야 한다.
제보나 공동취재 등 기사작업에서 역할을 하는 것은 조금 더 진전된 모습이다.
책 관련 기사의 경우는 독자가 단독으로 기사를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웹2.0이라는 기반을 이용해 기사에 대한 공동작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에 실을 기사에 대해서 편집국에서 논의를 하게 되는데,
이 중에서 독자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기사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를 하고 요청 내용을 올릴 수 있다.
독자들은 공지 내용을 보고 제보나 의견을 달 수 있고,
기사의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만약 공지의 내용과 긴밀히 관련돼 있거나 당사자라면 좀더 긴밀한 취재가 가능하다.
이때 독자는 취재원이자 공동 취재기자이자 설문조사의 대상자이자 편집국의 기능을 모두 할 수 있다.
지면에는 <독자와 함께 실은 기사>라는 표시를 어딘가에 해둔다면,
그 기사에 기여한 독자들은 자긍심을 얻을 것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을 보면 4단계가 존경 욕구(Esteem Nddes)인데,
이는 사람이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존경을 받고, 타인에게도 존경을 받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자존심, 자부심, 성취감은 매우 고차원적인 욕구로 이것이 충족돼면 독자는 행복하다.
사실 이것은 독자들이 오래 전부터 품고 있었던 욕망인데,
언론사는 이 점에 대해서 너무 무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모든 기사에 대해서 독자들과 함께 취재할 수는 없겠지만,
매주 1개 정도는 독자들과 함께 할 수 있거나 해도 괜찮은 기획이 있기 마련이다.
독자를 독자로만 머무르게 하는 언론사는 곧 망하겠지만,
'독자의 가능성'에 영감을 주는 언론사는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나는 이것이 언론사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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