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갑자기 놀랄 만한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얼마 전에 블로그뉴스에 올린 기사 하나가 경향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기회가 돼서 공공미디어연구소의 토론회에 토론자로 초청 제안을 받았습니다.
우리들이 고민하는 주제와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기사] http://jagong.sisain.co.kr/136


[경향기사] http://www.khan.co.kr/kh_news/art_view.html?artid=200806261804075&code=940100



제가 무엇을 많이 알아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론매체에 대한 열정이 있다 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함께 토론에 참여하는 분들은 언론 전공 교수, 현직 언론사 기자 등 현장에서 정론매체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입니다만, 독자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견을 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기획의도입니다.


몇 가지 정도 의견을 제시합니다. 의견에 대한 반박이나 토론, 새로운 의견을 주시면 취합해서 실질적인 대안이 나오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지방의 독자들은 경향, 한겨레 등 정론매체를 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신문유통원에 매우 큰 기대를 한 사람으로서 지방의 독자들을 위한 신문유통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알라딘 의견광고를 누리꾼들과 함께 실었지만 지방의 누리꾼들에게 따로 경향신문을 배송해야 할 정도로 지방의 상황은 열악합니다. 언론을 읽는 것은 구매행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론을 향유할 권리이므로 지방의 독자들 또한 이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사 광고주 압박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독자 20명이 검찰에 의해서 출국금지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어이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지만, 언론소비자운동을 그만큼 지능적이고 창의적으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캠페인의 조화라는 추상적인 주장을 제기했지만, 양자를 떠나서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일명 식당 불매운동 같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가는 식당이 왜곡언론을 구독한다면 나는 그 식당을 포기함으로써 나의 주장과 권리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식당주를 협박하면 역시 고발의 위험이 있지만, 내가 그 식당에 발을 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압박이 됩니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신문을 많이 보기 때문에 식당에서 어떤 신문을 구독하느냐에 따라서 여론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물론 얼마 없는 나머지 식당을 전전하거나 도시락을 싸야 할지도 모르죠. <죽음의 밥상>을 쓴 피터 싱어는 "이제는 먹는 것에 대해서도 투표하듯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음식의 선택도 그러한데 여론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식당 역시 투표하듯 선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제 견해에 대한 의견이나 새로운 의견을 바랍니다. 아래 약도를 첨부합니다. 7월 11일 오전 10시 30분 동아일보 옆 일민미술관 5층에서 토론회가 있으니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와서 인사하면 좋겠습니다.

진보적 신문의 도약을 위한 탐색 :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논한다
○ 기획의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중동을 향한 맹렬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중동’이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왜곡과 은폐를 일삼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눈과 입이 되었다고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은 물론 폐간캠페인까지 일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조중동에 광고를 게재한 기업에 항의전화를 걸어 ‘광고 중단’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테러’라 규정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시민들은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을 지지하는 자발적으로 유료 광고를 게재하고, 구독신청을 하는 등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조중동의 위기, 경향과 한겨레의 기회. 그러나 신문시장을 둘러싸고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의 증가가 현재 신문 시장 안에서 한겨레와 경향에게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비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광고물량과 단가가 늘지 않은 채 구독 부수가 늘어날 경우 신문 발행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오히려 적자로 이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신문시장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굳이 경향과 한겨레의 손만을 들어주는 것에 대한 불편함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조중동, 최근에는 문화일보까지 가세한 보수언론과는 달리 개혁적 혹은 진보적 상징으로 경향과 한겨레를 주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입니다.

이에 공공미디어연구소는 네거티브 방식의 조중동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운동을 넘어 현재 신문시장의 모순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보적 언론매체의 도약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를 월례포럼을 통해 진행하고자 합니다. 경향과 한겨레의 저널리즘적 평가와 더불어 현재 신문시장의 제도적인 검토를 통해 진보적 신문의 현실적인 존재 기반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경향과 한겨레의 안정적인 기반 마련을 위한 수익 구조 방법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많은 분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합니다.

○ 주최 : 공공미디어연구소

○ 일시: 7월11일(금) 오전 10시 30분

○ 장소: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대강의실

○ 참석자 (섭외 중)

- 사회: 전규찬(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교수)

- 발제1: 도형래(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 “신문시장 검토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발제2: 안수찬(한겨레 기자) “저널리즘의 탐색 : 주창저널리즘을 중심으로”(가)

- 토론

신학림(미디어스 기자) / 김정섭(경향신문 기자) / 이은주(언론재단 연구원) /

승주나무(블로거) / 교수 섭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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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0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잘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08-07-0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이 토론자가 되다니, 너무 근사해요. 올해는 모쪼록 일복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에너자이틱한 승주나무님 화이팅이에요!

순오기 2008-07-10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축하합니다. 열심히 활동한 결과겠죠~ 아자아자!!
 

일단 문안을 만들어봅니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 마중물 문안-




나는 매일매일 투표합니다.



점심 때 즐겨가는 식당에서 왜곡언론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 식당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10년만에 친구를 만나는 날 광화문에 촛불이 켜졌습니다.

나는 그 친구와 광화문 촛불 한가운데에서 만났습니다.

투표일에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투표요 선택의 연속입니다.

나는 나의 이익을 할애해서라도 '옳은 행동'에 투표할 것입니다.



이 글은 테마카페에 등록된 테마입니다.
테마는 '먼댓글(트랙백)'이나 '댓글'을 이용하여, 하나의 주제(테마)를 놓고 여럿이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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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2차 의견광고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07-08 11:43 
      며칠 기다려보았으나 마땅히 문안 작성을 주도하시겠다는 분이 없어 공모합니다.   시범으로 승주나무님께서 한 개 작성해주셨고,   저도 지금은 회사라 바빠서 요 페이퍼 정도밖에 작성하지 못하지만,   집에 가서 한 건 올려보겠습니다.       이미 참여하신, 앞으로 참여하실 알라딘 블로거 분들께서 하나씩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여러개 나오다보
  2. 광고 의견 하나
    from Oasis 2008-07-09 15:45 
    승주나무님의 "촛불 2차 의견광고 제안합니다." 페이퍼에 댓글로 달았었던 의견인데 아무 반응이 없으셔서 아 별룬가보다;; 또 다른 거 뭐 있나 생각하다가,, 승주나무님이 의견이 있으면 문안을 만들어서 먼댓글로 달아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올려봅니다. 명단은 1차 광고 명단으로 일단 넣었고요. 대충 이렇게 하자는 말이었는데 좀 복잡해보여서 이미지나 서체 크기는 규격에 맞게 다시 조정해야될 거 같고 암튼 이렇습니다-_- 다른 분들도 많이 올
  3. 행복했습니다.
    from 금보님의 서재 2008-07-26 23:26 
    아이크림을 구입했습니다. 저렴하고 사은품은 정말, 기대안했었거든요 포장을 뜯어보구는 깜짝^^ 놀랐어요 여행용 샘플이며, 뭐가 많이들었더라구요... 그래서 무척 행복했어요 (공짜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좋더라구요) ㅎㅎㅎ 열심히 아이크림은 바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적은금액인데도.. 소홀하지않은 정성에 감동먹었어요 화장품은 종종 이용해 볼까 생각합니다. 매장보다 많이 줘요^^함 구입해보심 저의 행복이 정말임을 느끼실거예요. 감사하고
  4. 비평과 서평
    from 원시논객님의 서재 2008-07-27 14:04 
       얼마 전 난생처음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 봤다. 나는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장르에 별로 구애받지 않았다. 그냥 자유롭게 느낌을 썼고 그게 시도 되었다가 소설도 되었다가 수필도 되었다가 논문도 되었다가 비평도 되었다. 그때 그때 글에 따라 적절히 장르가 형성되었다. 워낙 체질이 아웃사이드라 어느 특정한 사안이나 요구에 의해 글을 쓰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문이 분화되기 이전처럼 크로스 오버 식 글들
  5. f
    from 안설리님의 서재 2008-10-06 17:26 
 
 
2008-07-0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9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8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9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9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09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렸을 적 프로야구를 무척 좋아했다. 당연히 나는 연고지인 '삼성 라이온즈'를 좋아했는데 김중혁씨는 다른 팀을 좋아했다. (롯데 자이언츠)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매일 기록일지를 정리할 정도였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를 빼먹은 거다. 수소문을 했는데 6반에 '김중혁'이란 애가 프로야구 기록일지를 쓴다는 소문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빌려달라고 했더니, 대뜸 '너는 뭘 내놓을 테냐'란다. 순수했던 마음이 '거래'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 순간이었다. 그때가 김중혁과의 첫만남이다."


한겨레 북섹션의 최재봉 기자, 김연수, 김중혁 작가(왼쪽부터)가 홍대 카페 <창밖을 봐..>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하니누리의 북살롱이 마련한 자리였다.


웃음의 신기술 '낯설게 웃기기'

망중한이라고 해야 하나? 촛불집회가 한창 달아오를 때 나는 두 번 도망쳤다. 한번은 일본여행으로 그리고 한번은 김중혁과 김연수의 이야기판으로. 한겨레 프리미엄 서비스인
하니누리하니북살롱에서는 매달 신간을 낸 작가 중 주목할 만한 작가를 초대하는데,  공교롭게도 26년 지기이자 김천 패거리(김연수, 김중혁, 문태준)의 일원인 김연수와 김중혁이 신간을 출간했다. 하여 7월7일 저녁 7시 30분 홍대 부근의 카페 <창밖을 봐 바람이 불고 있어 하루는 북쪽에서 하루는 서쪽에서>(이하 '창밖을 봐') 3층의 야외무대에서 40여 명의 독자들과 만났는데, 본의 아니게 '외나무다리'가 돼 버렸다. 한겨레 북 섹션의 최재봉 기자가 사회를 보았다.
대놓고 웃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대놓고 웃게 된다. 그 신비한 마력이 어디에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청중들이 떠들석하게 웃을 때는 그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비트는 순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를테면 김중혁 작가는 "김연수 작가의 새 산문집을 잘 봤다. 첫 부분만 좀 읽어 봤는데 전부터 느낀 거지만 나는 김연수 소설이 더 좋더라. 왠지 글을 읽게 하는 힘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제 소설은 읽게 하는 힘이 강하다"라고 비틀었다. 바로 복수가 들어간다. "나는 지금까지 10권을 책을 냈는데, 김중혁은 달랑 소설책 2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중혁이 원체 게으르기 때문이다. 오늘 웬일인지 소설 한편을 탈고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누군가 악의 없이 나를 비틀고 풍자하고 조롱하는 기분이 어떨까? 그것은 본인만 알겠지만, 구경하는 독자는 즐겁다. 이것은 분명 의도된 웃기기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담'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좀 약하고, '개그'라고 하기에는 천박하다. 이 신기술의 새로운 이름이 필요한데, 나는 '낯설게 웃기기'라고 부르기로 했다. 문학용어에 '낯설게 하기'라는 것이 있는데 러시아의 쉬클로프스키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창안했다. 그는 "문학을 문학답게 하고 다른 학문 영역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특징을 '문학성'이라고 할 때, 문학성은 문학이 사용하는 언어적 특질에 달려 있으며, 그 특질은 '낯설게 하기'에 의해 특징지어진다"고 했다. 한마디로 문학적 언어는 뭔가 다르다는 것이다.
김연수의 특기가 '어눌하게 웃기기'라면, 김중혁은 '예측불허 웃기기'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작가의 독특한 웃음 성분이 조합될 때 '낯설게 웃기기'는 완성된다.



동갑내기이면서 26년 인연을 이어온 친구 작가 김연수와 김중혁. 김연수 작가에 따르면 오랫동안 원만한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 만나면 문학적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한다.


전지에 시를 채워넣고 기차에서는 '시 화형식'

최재봉 기자의 소개에 따르면 김중혁 소설
<악기들의 도서관>(문학동네)은 사운드, 소리를 변주한 이야기로 경쾌하게 울림이 있다면, 김연수 산문 <여행할 권리>(창비)는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권투로 따지면 김중혁은 잽을 주무기로 쓰는 아웃파이터라면 김연수는 훅을 중심으로 때리는 인파이터다. 죽기살기로 싸우자면야 인파이터가 유리하겠지만, 스파링에 가까운 간담회 자리에서는 김중혁이 유리하지 않나 싶었다.

"김연수는 어린 시절 기억을 팔아먹어서 상을 받았잖아요. 저는 기억력이 부족해서 그런 걸 쓰지 못해 아쉬워요."

"김연수에 비해서 작품 수도 별로 안 되고 상도 많이 못 타서 셈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김연수의 그늘에 있는 게 포근해요."

"오늘 분위기가 다운되었으면 김연수의 비밀 몇 개를 터뜨릴 생각이었는데, 폭탄을 터뜨리지 않게 돼서 안심입니다."

뭐 이런 잽들을 쉴새없이 던져서 김연수 작가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마치 동화나 만화에 나올 듯한 두 사람의 경험담이었다. 하루는 문방구에서 커다란 전지를 사놓고 방에 펼쳐놓았다. 한 사람이 '나무'라고 하면 서로 나무에 대한 시를 써내려가고, '물' 하면 물에 대한 시를 써내려간다. 전지를 다 채워넣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많이 썼다. 이것이 스무 살의 기억이다.
기차에서 시를 태운, 아니 '화형'시킨 사건은 더 흥미롭다.
김연수 작가에 의하면 당시 무궁화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는데, 주머니든 여행가방이든 어디를 뒤져도 서로의 자작시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은 김중혁 작가가 몹시 흥분하더니 이것은 시가 아니니 태워버리자고 제안했다. 당장 '시 화형식'이 시작됐다. 그때 기차에서 시를 한참 태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중혁 소설 <악기들의 도서관>(문학동네)은 사운드, 소리를 변주한 이야기로 경쾌하게 울림이 있다면, 김연수 산문 <여행할 권리>(창비)는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작가도 보통사람이구나

작가는 직업이다. 직업 중에서도 다소 희소하다 보니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아예 환상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한다. 작가를 직접 만나 좋은 것은 환상이 하나씩 줄어들고, 그 자리에 보통 사람이 끼어드는 것이다. 근거 없는 환상은 정신 건강에 해롭다.
북살롱에서 작품의 배경에 대해서 주워들은 인상을 남겨 둔다.
김연수 작가가 <여행할 권리>를 쓰게 된 것은 <한국문학>이라는 잡지에서 4회 가량의 산문 연재 청탁을 받은 것에서 비롯된다. 당시 연재소설을 쓰게 됐는데, 사실 연재소설을 쓰다 보면 연재산문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항상 마감 전날에 전화를 받는데, 그 날도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어서 집을 나서려고 할 때 내일이 마감이라는 독촉 전화를 받았다. 주머니에 만져지던 '훈츈 사람 이춘대 씨'의 이야기를 3시간 만에 써서 보냈다. 4회를 다 마감했는데, 다음 회차에 또 마감 전날 독촉 전화가 온다. 거절 타이밍이란 게 있는데, 원고를 발송하고 책이 나올 즈음 말을 해둬야 독촉전화가 안 온다. 그런데 항상 까먹다 보니 미련하게 계속 쓰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타이밍도 있다. 대개 독촉전화가 오는 날은 계간지를 마감하고 5일 정도 간격을 두어서다. 게간지를 막 탈고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5일 정도 지나면 슬슬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이때 독촉전화가 오는 것이다. 웬만하면 산문은 잘 내지 않는 편인데,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어서 이번 기회에 출간하게 되었다고 그는 출간의 변을 밝혔다.
김중혁 작가는 최재봉 기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나 받았다. 신간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유난히 따뜻하고 휴머니즘 냄새가 나는 작품이 바로 <엇박자D>이며 김유정 문학상의 수상작품이 되기도 했는데, 솔직히 다른 작품에 비해서 좀 튄다 싶지 않은가 하고 물었다. 김중혁 작가의 대답이 가관이다. "엇박자D는 작품집의 맨 마지막에 수록됐는데, 솔직히 아침에 급하게 써내느라 다소 '교훈적'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고백했다.
김연수와 김중혁의 공통적인 불만은 '진정한 악당'을 좀처럼 그려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김연수 작가는 작년 10월 29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출간하고 마련한 독자와의 대화에서 "강시우를 몹쓸 녀석으로 그릴 생각이었는데, 결국 그 녀석에게 당위성을 부여하고 말았다. 그래서 나쁜 인물이 되지 못했다. 그 점이 몹시 아쉽다. 그런 점에서는 프로소설가가 아니라 아마추어 소설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중혁 작가 역시 소설이 너무 착하다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이번에 첫 장편으로 좀비가 나오는 작품을 쓰고 있다고 밝혔는데(300쪽이 흘러가는 동안 아직 좀비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는 좀더 지독하고 악랄한 세계, 최대한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인물들을 창조해내겠다고 공언했다. 내친 김에 '악인'을 창조하는 팁을 하나 전수해달라고 물었다. 김중혁 작가는 함께 잘 그려나가자고 제안하면서 "착하고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양식이 있는데, 그 양식을 좀더 세게 설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조언했다.

두 작가는 그날이 서로의 인연 중에서 가장 진지하게 문학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연수 작가는 서로 원만한 관계를 맺어온 지 26년째 되었는데, 이렇게 길게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술자리에서 전혀 문학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학적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처럼 시시껄렁한 신변잡기나 잡담, 흰소리를 늘어놓으며 질펀하게 논다는 말 아닌가.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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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커뮤니티 독려용(사실은 협박용) 멘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커뮤니티에 스크랩을 해주시거나 홍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문안도 수정할 게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좋은 책 커뮤니티를 만날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래 글의 html 소스가 필요하신 분은 제게 메일주소를 주시면 첨부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댓글에 어디에 달았는지 써주시고
주소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월 19일자 경향신문 의견광고(알라딘 서재지기)


7월 3일자 경향신문 의견광고(예스24 블로거)

※ 스캔파일 알라딘 서재지기 '순오기' 님 제공

알라딘 누리꾼들과 예스24 누리꾼들이 의기투합해서 각각 의견광고를 내놓았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 블로거 명의로 없는 지갑을 털어가며 의견광고를 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조그마한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아직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더라도 많은 분들이 한목소리를 내면 좀더 메아리가 오래 가지 않을까 하여 제안을 드려 봅니다.

이번에 새로 의견광고를 낼 때는 독자들과 출판인 커뮤니티가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단체, 많은 목소리가 합쳐지면 더 큰 목소리가 될 수도 있고
이번 기회에 책 관련 커뮤니티가 서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피를 지불하고 얻어낸 귀중한 민주주의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공동 의견광고 안내 내용>

1. 커뮤니티 내부 토론을 통해 공동 의견광고에 동참할지 판단을 해주시고 동참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이번 의견광고 연대와 총괄을 맡고 있는 누리꾼(필명 '승주나무')의 블로그에 댓글이나 메일(dajak97@hanmail.net)로 의사를 전달해주셨으면 합니다.

2. 만약 참여의사가 있다면 회계담당은 커뮤니티 내부의 회원이 맡아주시고 광고집행시 총괄했으면 합니다.

3. 의견광고의 문안이나 방식에 관해서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시국 현안 관련한 책을 추천하는 가칭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도서를 싣자는  안과 짧고 굵게 의견광고를 게재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책 커뮤니티인 만큼 '책'을 소재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광고면적은 한겨레, 경향 하단통이나 시사인 한면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참여 커뮤니티의 방을 따로 마련해서 함께 첨부하는 방안도 좋을 듯합니다. 이에 대한 의견 바라며, 아래는 의견광고에 대한 의견과 토론을 모아놓은 페이퍼입니다.

http://blog.aladin.co.kr/booknamu/2155405
http://blog.aladin.co.kr/booknamu/2165584#C1469222


이렇게 불쑥 제안을 드리게 돼 실례가 많았습니다.
현재 시국에 대해서 어떻게든 행동을 해보려는 젊은 열망이 이 글을 부추긴 셈입니다.
아량을 갖고 봐주시기를 바라며, 좋은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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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부 2008-07-0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여합니다...중간에 불쑥 들어와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지럽네요..ㅎㅎ

2008-07-06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6월 19일자 경향신문 의견광고(알라딘 서재지기)


7월 3일자 경향신문 의견광고(예스24 블로거)

순오기 님 페이퍼에서 퍼왔습니다. 광고가 올라오자만 신속하게 스캔해서 올려주신 순오기 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개를 묶어놓고 보니 맛이 다르군요.
알라딘 의견광고에서는 정갈한 언어의 촛불로 감수성을 자극했다면
예스24 의견광고는 강렬한 이미지와 카피의 힘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알라디너와 예스블로거의 성향도 잘 나타내 주는 것 같습니다.

알라딘의 2차 의견광고 문안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그 전에 먼저 어떤 신문사에 게재할지를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한겨레-시사인-경향 순으로 하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디든 상관없지만, 정확한 가격을 한번 알아봐야겠습니다.


두 번째는 문안의 콘셉트입니다.
문안은 방의 넓이(지면크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일단은 한겨레-경향 하단통, 시사인 한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지난번 콘셉이 좀 점잖았다면 이번에는 좀 독특하고 재밌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기상천외한 의견이 마구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재밌게 보았던 뉴스레터 식으로 만담이 가미되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아프 님의 의견이기도 하지만, 지난번 의견광고 작업하면서
정국의 변화에 따라 잘 대응하지 못하면
의견광고 내용 자체가 민망해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쟁점에 맞출 것인지도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적고 구체적인 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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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차 광고 문안 담당해주실 부운!
    from 자유를 찾아서 2008-07-04 12:07 
      승주나무님과 이야기해 본 결과,   문안 담당자가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의견광고 2차 문안 담당해주실 분을 찾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사고를 지니신 분. ^^   승주나무님과 저는 그냥 잡일만 하려고 했는데,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별로 없어서 뒤로 빠집니다.    저는 전적으로 홍보/회
 
 
순오기 2008-07-0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간지 시사인보다 일간지가 더 낫지 않을까 싶군요.
큰딸이 내려오면서 시사인 사와서 처음 봤어요.ㅜㅜ
힘들겠지만, 구관이 명관이니 시작하신 분들이 마무리까지 상큼하게 하시면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