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과의 첫만남

내가 우석훈을(교수, 박사 등의 직책을 생략하는 것은 그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우''석''훈'이라는 브랜드를 생각해서다) 처음 만난 것은(책에서) 한창 한미FTA를 하네 마네 독소조항이 어떻네 하면서 FTA  담론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던 시절이다. 나도 한권 정도 보고 공부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고전같은 책이 아니라면 책을 고를 때는 쪽수가 우선하기 마련인데 <국민보고서>는 726쪽에 달해 감히 접근하기 어려웠다. 우석훈의 책은 272쪽이라 부담이 없었다.

UN이나 대기업, 공기업 등 많은 주류현장을 돌아다닌 데서 나오는 연륜과 경제학적 지식이 담겨 있는 단행본에서 얻는 바가 많았다. 워싱턴 컨세서스니 다자회담과 2자회담의 특징들이니 하는 개념적 이해는 대부분 우석훈의 책에서 얻었다.

<88만원 세대>를 읽은 것은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 때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경제대안시리즈인 줄 모르고 읽었는데 4부작을 예고하고 있었다. 워낙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우석훈 강연회가 한때 인기였고 나도 두어 번 정도 놀러 갔다.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다 그렇듯이 친화력보다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분위기를 타면서 말을 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완성하는 스타일이었다. 가까이서 말을 할 기회, 정확하게는 술을 먹을 기회도 두 번 있었다. 블로거로 알고 지내는 지승호 씨의 인터뷰집 작업을 그때쯤 하고 있었는데 술을 한잔 함께 하고 나서 써준 친필 사인에는 "000님 술 좀 살살 드세요~"라고 돼 있었다.



우석훈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

한 작가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도스또옙스끼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다. 벌써 5권 정도 읽은 것 같다. <FTA...>,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를 포함해서 경제대안시리즈 3권. 그리고 블로그 임시연습장을 들락날락하기.

이번 작가와의 대화는 3권 <촌놈들의 제국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88만원 세대>의 담론에서 자유로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이번 간담회에서는 의도적으로 그 이야기를 뺄까 하는데, 3권의 방향성이 미래 세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10대~20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장화식, <친절한 조선사>의 최형국, <삼성왕국의 게릴라>의 심상정, 김성환, <ESC>의 고경태,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의 정진국 씨와 간담회를 하면서 형식도 많이 바꿔었다. 일반적인 간담회 형식에서 토론 부분을 강화해서 온라인/오프라인 질문을 넣어 보았다가, 독자가 직접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번 우석훈 간담회에서는 진행자 2명이 우석훈에게 질문을 하고 청중의 질문을 받는 방식이다. 진행자가 따라붙는 방식은 한겨레 독자프리미엄 서비스인 '하니누리'에서 얻은 발상이다.

이때 질문은 독자들의 긍금함을 대변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심도깊음'이 있어야 하는데, 질문 뽑기가 장난이 아니다. 공동 진행자와 한 30개 정도의 질문을 뽑았는데, 인간적인 면모와 미래세대를 위한 이야기 부분, 에라스무스 모델에 대한 부분, 한중일 전쟁위기에 대한 부분, 4권을 포함한 경제대안시리즈와 못다한 이야기에 대한 부분으로 항목을 나누고 질문을 넣었다.

내일이 되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작가에게 질문지가 전달될 텐데, 그 때 '엥?' 하는 반응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오마이뉴스에 출판관련 기사를 보내고 리뷰를 써오고, 작가간담회에 자주 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있지만, 직접 작가를 만나 2시간 남짓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입장에 서 보는 건 처음이다. 며칠 간 마음이 불편해서 잠도 잘 안 오고, 간담회가 어서 끝나기를 바라는 생각뿐이지만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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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08-08-1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일이네요.. 꼭 가고 싶은 곳인데..;;
 

※ 평소 부끄러움을 잘 타 선동은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명박이 저를 선동가로 만드네요.

언소주  NGO 발기인이 8월 11일 현재 1,000명의 발기인이 모인 것을 보았습니다. 좀더 활력을 띄기 위해 선동가를 자처합니다.

블로거뉴스, 오마이,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계획인데...

선동가가 몇 분 더 계시면 좋겠습니다. 언론소비자운동을 해봐서 아는데, 이런 지속가능한 실험은 최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명박 언론유린의 맞상대가 되려면 세를 더 모아야 하니,

각자 선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

언론소비자들이 함께했던 시민단체 생활 1년

시사저널 사태 때 생계 위협을 무릅쓰고 회사와 싸우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시사모' 활동을 했습니다. 일종의 게릴라 시민단체였습니다. 매일 매시간을 기자들과 함께 해주지 못했지만, 생업을 하면서도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투쟁기자들을 지원하기도 하고, 별도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자발적 구독 운동입니다. PD수첩에 시사인 창간에 관한 방송이 나가고 나서 독자들의 후원과 구독 예약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왔습니다. 덕분에 초기 창간자금 30억원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시사모(후신 '참언론실천시사독자단'(줄여서 '독자단'))는 광화문 일대와 전국 20곳에 걸쳐서 6,000부 이상의 판촉물과 기념품(휴대폰 고리, 파일철)을 배포했습니다.

사업자금은 회원들의 소액모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시사모 1년 동안 가입한 회원은 2755명입니다. 하지만 2천7백여 명이 모두 정력적으로 활동한 것은 아닙니다. 운영위원 8인이 핵심이 되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전체 회원에게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1년간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즉 시간을 쪼개면서 열정적으로 활약하는 8인의 운영위원과 이들을 받쳐주는 2천7백여 명의 시사모 회원들, 시사인을 지지하는 얼굴 없는 수많은 독자들이 창간자금 30억원을 만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시사인을 지탱하는 굳건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 독자들이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시사인 독자판 판촉물과 휴대폰 액정클리닉, 파일철을 만들어 전국 20개 지역에 6,000여 부를 배포했습니다. 독자로서 시사인의 창간에 조그만 역할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시사모의 명백한 한계

시사모는 창립한 지 딱 1주년 되는 2007년 10월 13일 해단식을 가졌습니다. 이 활동을 인정받아 민주시민언론연합은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의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 선정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자면 예년보다 추천된 후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민주시민언론상>의 선정 규약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딱 들어맞는 후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의 선정 규약은 “언론개혁과 시민언론운동의 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한 개인, 단체를 선정하여 수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편집권 독립을 위해 1년여의 파업투쟁으로 자본과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던 ‘시사저널’ 기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구독자들이 2006년 10월에 자발적으로 결성한 시사모는 거리 캠페인과 문화제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으로 독자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또한 기자들이 ‘시사저널’과 결별한 후 ‘시사IN’을 창간하는 과정에서 시사모는 자본금 모금과 정기구독 캠페인 등을 통해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 된 독립언론 ‘시사IN’의 산파역을 완벽하게 수행한 ‘시사모’는 바로 민언련이 꿈꾸는 민주시민의 전형이 아닐까 합니다. 더 이상의 수사는 사족일 뿐입니다.

- 민주시민언론연합 제9회 민주시민언론상 수상자 선정 근거(수상자 '시사모')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시사모는 시사저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1회용 시민단체였습니다. 때문에 문제의 해결과 함께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더 이상 다른 의제를 만들어낼 의지도 동력도 소진했습니다. 일반 시민에게 1년은 참으로 긴 세월입니다.



▲ 각종 의견광고에 참여하기 위해 적지않은 돈을 썼지만, 언론소비자로서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서 발기인 신청을 했습니다. 다음 차례의 주인공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NGO 단체에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이유

하지만 사회는 언론소비자들의 각성과 연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연대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MB의 방송사 장악 행태를 보십시오. 조중동의 후안무치 안하무인 작태를 보십시오. 그것은 기본적으로 '독자는 바보 멍청이다'라는 전제에서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몇몇 독자들이 아무리 자신을 희생해 민주언론을 외친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독자를 두려워하게 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그들에게 엄중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언소주 카페의 활동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숙제'에만 열중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언론소비자운동 성공의 관건은 포지티브와 네거티브의 적절한 조합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다행히 언소주는 NGO 비영리단체로 거듭나 다양한 언론소비자운동을 전개하겠노라고 대중에게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숙제하기를 벗어나 보다 다양하고 효율적인 운동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럴 때만이 왜곡언론을 올바른 언론으로 세울 수가 있습니다."
-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창립발기인 선언문 중에서


언소주 카페는 현재 카페 도우미 19명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가 연일 강도 높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 2명은 미성년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축되지 않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나서고 있습니다. 언론소비자운동을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지속가능한 언론소비자운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사모 활동을 하고 출판사, 독자를 선동(?)해 정론매체 의견광고를 진행했지만, 그것은 한시적인 활동이었을 뿐 '일용할 양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지갑을 여는 길입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창립자 휘텀 스미스 씨는 시사IN 창간 특집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No Profit, No Independence(이윤이 없으면 독립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독립언론뿐만 아니라 언론소비자운동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조중동이나 집권당과 극우세력에게 더 이상 바보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정기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을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활동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활동가들을 감시하고 그들을 격려해줘야만 그들이 언론소비자들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습니다.

나는 넉살 좋게 당신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갑을 열어 주십시오. 혹은 목소리에 힘을 실어서 모아 주십시오. 단지 조중동의 행태에 불평불만하는 차원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조중동과 극우 기득권의 잘잘못을 따져 주십시오. 그러기 위해 힘을 보태 주십시오. 누군가를 선동하는 것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지만, 내팽개쳐진 민주주의와 민주언론을 위해서, 숨이 다 끊어져가는 언론자유를 위해서 손을 맞잡아 주십시오. NGO 출범이 언론소비자운동의 바른 대안이 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언론소비자주권의 대실험에 동참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창립 발기인 안내(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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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08-08-1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참여하고 싶은데요. 어떻게 하면 되는 건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승주나무 2008-08-12 12:51   좋아요 0 | URL
갈매기 님~ 안녕하세요. 깊은 관심 감사합니다. 아래의 안내 링크를 클릭하면 발기인 선언문과 신청서 양식이 있습니다.

그 전에

http://cafe.daum.net/stopcjd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줄여서 '언소주')에 들어가면 이에 대한 소개가 잘 되어 있으니 소개내용을 들으시고 선택을 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L.SHIN 2008-08-1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님, 안녕~
그냥..오랜만에 인사..

승주나무 2008-08-12 12:51   좋아요 0 | URL
엘신 님~ 안녕^^

순오기 2008-08-12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윤이 없으면 독립도 없다~ 결국 경제적이 독립이 진정한 독립이군요.
추천~~~

승주나무 2008-08-12 12:52   좋아요 0 | URL
순오기 님~ 고맙습니다. 이윤이 있어야 좋은 뜻도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평소 민주주의에 대해서 환기를 해주시더니,
이제는 태극기의 소중함에 대해서 특이한 방식으로 환기를 해주시는 이명박 님~


영부인, 장관들, 심지어 유인촌까지 바로 된 태극기를 드는 마당에 이명박만 굳이 거꾸로 된 태극기를 흔든다는 것은 거대한 음모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태극기와 깃대를 따로 받지 않고서야 저런 퍼포먼스가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혹시 아둔한 국민들 태극기 순서를 잘 아나 보려고 시험을 해보신 것은 아닐까?

'태극기 거꾸로'를 검색어 상단에 올려놓으려는 일련의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검색창에 '태극기 거꾸로' 혹은 '이명박 태극기'를 10번씩 쳐서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깊은 뜻을 전해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이벤트다.

이명박은 좀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설거지를 시켰던 노무현은 제대로 된 실수를 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 나가면 한번은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인수인계를 해줬다고 할 수도 있겠다.


2007년 2월 11일 서울공항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순방하기 위해 출국한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기에 걸린 태극기의 위아래가 바뀌었다. 위에 있어야 할 태극 문양의 빨강색이 아래쪽에 있고, 4괘 역시 위 아래가 거꾸로다. 청와대의 깃발과 동시에 내걸었으니 이것보다는 좀 귀여운 편에 속하는 게 아닐까 하고 불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청와대가 이 사안에 대해서 별도의 논평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2007년 2월 11일의 이 사진을 꼭 챙겨두기 바란다. 제2의 설거지론으로 써야 할지도 모르니...

웬만하면 베이징 올림픽 기사는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명박이 또 클릭하게 만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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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10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이 기사 보고 오는 길이에요. 완전 꽃 팔려요.=_=;;;

승주나무 2008-08-12 12:52   좋아요 0 | URL
정말 꽃 팔리네요^^(신조어인 듯ㅋ)

감은빛 2008-08-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도 그랬었군요.
그나저나 청와대에서는 맹바기는 태극기를 바로 들었는데,
연합뉴스에서 실수로 그렇게 한거다라고 했다는 글을 어디 블로그에서 봤는데요.
스스로도 그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지껄이는 건지 모르겠네요!

승주나무 2008-08-12 12:53   좋아요 0 | URL
맹바기가 그런 말을 또 했나요.
감동도 없고 납득도 안 되는 인물...

imhappy 2008-08-1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딴라라에 누가 그랬더군요 '이건 음모다'라고 난 농담인줄 알았습니다.그치만 진담이더군요
 

제목 없음



8월14일 우석훈 박사와 저자간담회를 합니다.
촛불 정국에서 진중권 교수와 더불어 가장 활발한 목소리를 내 왔고,
지금도 블로그와 카페활동을 왕성히 하는 웹2.0 지식인 우석훈 박사와
어수선한 세상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작가에게 좋은 질문을 해주시는 분께는
영풍문고에서 제공하는 예술영화 티켓을 드립니다.
간담회 말미에는 사인회도 하니까 이번 기회에 저자사인본을 장만하시는 것도 좋겠네요.

★ 댓글로 참석 여부를 말씀해주시거나 질문을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행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리더스가이드 담당자(dajak97@hanmail.net, 02-323-2114)에게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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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숑숑 2 : 광개토대왕을 구하라 - 고구려 편 역사 속으로 숑숑 시리즈 2
이문영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토토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점점 드러나는 <숑숑> 시리즈의 스케일

10부작 장편 역사판타지답게 <역사소으로 숑숑>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
애초에 리아를 위협하던 '항아'는 지령을 전달하는 전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더 세고 무시무시한 녀석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 독수리로 변한 항아에 매달려 위기를 탈출하는 리아가 위태로워 보인다


1권에서는 다소 주변인에 머물렀던 리아와 지대로는 역사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연나라에 해우네 마을사람들이 쫓겨나고,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한나라에게 지배를 당하는 고조선의 역사에서 리아 일행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권은 고구려의 이야기다. 고구려는 광개토대왕이라는 영웅이 등장하고, 국가의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1권이 고조선 북쪽 마을의 해우와 역계경의 아들 열이라는 가상인물을 등장시킨 데 비해 2권에서는 고구려 제15대 대왕이 되는 을불과 제17대 대왕이 광개토대왕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고, 리아 일행은 그들의 목숨을 지키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역사적 상황과 똑같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판타지의 요소를 가미해 임무를 주고 이를 해결하는 식이다. 터미네이터에서는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를 죽이려는 터미네이터와 이를 막으려는 터미네이터가 과거로 와서 결전을 벌이는 이야기인데, 리아 일행도 터미네이터와 비슷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터미네이터, 아이템, 그리고 아이들

"그럼 고구려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전국의 육십만 수험생이 지금껏 외운 건 또 어떡하냐고! 아 큰일이네, 큰일."(고구려편, 59쪽)
"지금까지 우리가 한 일은 누군가에 의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걸 막는 거였어."(고구려편, 153쪽)

하지만 터미네이터의 역할이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 좀 아쉽다. 우리의 역사 중에서 현재에 위협이 되고 있는 점이 많은데, 온전한 역사적 사실에 위협을 가해 이를 돌려놓는 설정이 다소 무리하다는 느낌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위협이라든지, 점점 사라져가는 역사의 의미와 당시 국가를 경영했던 인물들의 뜻이 희석되는 현상을 모티브로 설정해 이를 구출하는 구조를 썼다면 훨씬 개연성이 있지 않았나 싶다.

터미네이터와 함께 흥미를 끌던 것은 아이템이다. 1권에는 도깨비 두건이 나왔는데, 2권에도 놀라운 아이템이 나온다. 

 

▲ 도깨비 두건을 쓰고 투명인간이 돼 못된 중국의 사신을 혼내주는 리아

 

▲ 신으면 하루에 3번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요술신발. 하지만 성질이 까칠해서 정확한 장소를 대야지만 데려다 주고 3번이 넘으면 들은 체도 안 한다.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아이템이 아니어서(지금까지는 1권에 한 개만 나온다) 더 흥미롭다. 전자오락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이템이 늘어날수록 '쎈 놈'들이 나온다. 이 책에서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점점 쎈놈들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를 졸라서 미공개 아이템 하나만 말해달라고 했는데 '깃털'이 나온다고 한다. 요술신발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력한 아이템인데 원하는 시간대로 데려다주는 신비한 보물이다. 이걸 언제 써먹을지 기대가 된다.

이야기의 기본 틀은 판타지 스토리라는 기본적인 형식에 역사라는 소재를 빌려서 담았다고 보는 게 옳겠다. 일단 두 마리 토끼 중 '재미'를 먼저 잡아가겠다는 발상이다. 이제까지는 역사나 교훈, 의미 같은 토끼들을 잡으려고 하다가 실패한 전력이 많은 만큼 신선한 접근이라 생각된다.

역사적 인물들과 주인공들의 모험담과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항아와 '쎈 놈'의 훼방, 주인공들의 일상 이야기라는 세 가지 틀이 비빔밥처럼 섞어 들어갔는데, 주인공들의 일상 이야기가 사실감이 있다. 처음에는 지아와 리아의 싸움 때문에 항아가 벌을 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했기 때문에 권말에 가서도 리아 자매는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2권에서는 친구들과 싸우고, 까칠한 리아의 진면모가 드러나는데, 그림자처럼 무시당하는 명호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감을 찾아가는지 저자는 세심하게 살펴주고 있다.

리아, 지아 자매와 거의 동갑내기인 두 딸의 아버지로서 역사학을 전공한 데다가 파워블로거이며, 게임기획사에 근무하며 삽화비를 아낀다고 손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역사소설과 그림책을 많이 만들어본 저자의 내공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궁금증은 더해간다. 이러다가 숑숑폐인이 되는 거 아닌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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