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목은

우석훈 "사실상 신냉전체제 시작됐다"

였는데 jade 양을 꼭 제목에 넣고 싶어서 바꿔치기했다. (다른 곳은 위 제목으로..)
원래는 "텔레비전에 제이드가 나왔으면.."으로 하려고 했는데,
제이드를 너무 희화화시키는 것 같아서 예의상 뺐다.

제이드 왈~~

"동영상 나가면 즐찾 10개는 떨어져나가겠다"

제이드의 즐찾이 모두 나에게로 왔으면 좋겠다...솔직히 ㅋㅋ





오늘자 경향신문 1면에 신냉전 체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자원과 재력으로 재무장한 푸틴의 러시아가 소련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야심에서 그루지야-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러시아의 헌법 제1조를 보면 의미심장한 느낌마저 듭니다.

러시아 헌법 제1조
러시아, 러시아 연방은 공화제 정부를 갖고 있는 민주주의 법치 연방이다. ¨러시아 연방¨과 ¨러시아¨라는 명칭은 동등하다.

'연방'에 대한 야심을 헌법에 담은 것은 러시아가 거의 유일하다고 보입니다. 대체로 헌법은 인간의 기본 권리나, 국가의 체제, 정치의 체제 등을 새기기 때문입니다.
동유럽의 맹주가 되어 흩어진 세력을 집대성하려는 야심에 이제 발동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하는데, 국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은 신문내용을 인용하면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가혹하게 ‘응징’한 것도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지역의 정치 지형도를 다시 그리려 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 보수잡지 ‘뉴 리퍼블릭’ 편집장인 로버트 케이건은 11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8월 12일>


<관련기사(경향신문)>
러시아 제국 부활, 신냉전 체제 ‘꿈틀’
미 ·폴란드 MD 합의 ‘신냉전’ 먹구름
미·폴란드 MD기지 합의에 미·러 ‘신냉전 체제’ 우려


이 시점에 '평화경제학자'인 우석훈 씨의 논의는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해 간담회 실황을 동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한중일의 전쟁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는데, 우석훈 씨에 의하면 히틀러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려는 것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독일인 역시 문화시민이고 얌전해서 프랑스가 대비를 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제상황이 달라지자 1~2년만에 돌변한 거고, 그루지야 사태 역시 1달 전만 해도 전쟁을 예측할 수 없었는데 경제상황이나 자원상황, 러시아의 연방 야욕 등이 응집되면서 순식간에 전쟁상황이 펼쳐졌다고 합니다. 이런 식이라면 한중일의 국민이나 극우 정치인들도 '붙으려면 붙어보자!'는 식이어서 당장이라도 전쟁을 할 것 같은 위기감이 감지된다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인터뷰와 <촌놈들의 제국주의>에 관한 리뷰들을 보시면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석훈 씨의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한중일이 언제나 같은 편에서 싸우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명박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대변인은 한미 동맹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대놓고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까? 러시아와 중국이 연합하고, 나머지들이 미국과 연합하는 식이라면 엄청난 규모의 전쟁양상이 펼쳐리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예견은 아니죠. '전쟁'이 조금 더 다가온 듯합니다.


[우석훈 인터뷰] 한중일 전쟁위기 어디까지 왔나?
[촌놈들의 제국주의 집중서평] 22개의 시선으로 본 우석훈의 평화경제학
[촌놈들의 제국주의 리뷰] 우석훈이 10대에 올인하게 된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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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8-08-19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님 제 즐찾 분들 숫자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구요 -_-;;;;;;;;
 


▲ <촌놈들의 제국주의>(개마고원)의 저자 우석훈 박사


반전파는 전쟁파를 이길 수 없을가?

역사의 과정은 한마디로 '전쟁파'와 '반전파'의 싸움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야누스 신전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다고 한다. 로마 사람들은 그 문을 전쟁의 문이라고 부르는데, 전쟁시에는 열어두고 평화시에는 닫아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이 닫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로마 제국이 강대해지고 점점 커지면서, 이웃의 민족들과 적들이 끊임없는 도전을 해왔기 때문에 평화로운 때가 결코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아우구스투스가 안토니우스를 정복한 다음에 단 한번 성문이 닫혔을 뿐이다.(
플루타르크 영웅전 1권) 현대전에는 '비지니스'라는 개념이 하나 더 추가된다. 그것이 전쟁경제학이다. 우석훈 박사가 소개한 미국의 '전쟁 정의'에 의하면 어디서든 참전한 상황이 전쟁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미국은 1945년 이래로 계속 전쟁중이며, 한국 역시 이라크 전쟁 이후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통한 비용과 수익의 흐름을 보면, 전쟁파들이 전쟁을 일으키며 '단기 이익'을 챙기면, 전쟁의 피해자들과 반전파들이 매우 오랜 시간동안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흘러왔다. 결국 전쟁파든 반전파든 궁극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자기 영토 안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전쟁파에게 불리할 게 없다. 현재 지구상에서 자기 영토 안에서 전쟁을 하지 않고 용병을 써서 전선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우석훈 박사는 평화경제학을 일종의 주식투자 개념으로 풀어서 설명했다. 예컨대 전쟁을 해서 주가가 폭락하는 기업과 반대로 주가가 폭등하는 기업이 있다면, 어느 상황에 처한 기업이 많으냐에 따라서 전쟁의 운명이 결정난다는 거다. 예컨대 전쟁 피해주들이 많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려 할 거라는 거다. <촌놈들의 제국주의>(개마고원)은 사실 평화경제학과 전쟁, 제국주의를 언급하고 있지만,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모든 개념을 설명한 책이다. 평화의 달콤함을 한번 맛본 자는 그것을 잊지 않는다. 이것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은 강력한 이유이다.
6회째 맞는 리더스가이드의 저자간담회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반독자 2명이 우석훈 씨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방청객들의 질문을 받는 방식이다. 공동진행단은 행사 전에 3회 이상의 사전조율과 '작전회의', 출판사와의 조율을 마쳤으며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이제까지 간담회를 빼놓지 않고 참여했던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했던 간담회 중에 가장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8월 14일 저녁 7시 영풍문고 갤러리에는 40명이 넘는 방청객들이 찾아 평화에 대한 열망과 우석훈 씨에 대한 호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우석훈 씨의 팬클럽이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 '액션대로망' 카페 회원들이 많이 찾아주었다. 2시간으로 예정된 간담회는 열띤 질문과 토론으로 30분 정도 늘어났고, 간담회 이후 뒤풀이에서 남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의 주제는 크게 네 가지로 ▲ 한중일의 전쟁위기 어디까지 왔나, ▲ 대안으로서의 에라스무스 모델, ▲ 10대들에게 희망을 읽다, ▲ 아직 못 다한 이야기이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석훈 씨의 책을 좋아하는 일반독자 2명이 질문지를 만들어 공동진행하는 방식으로 꾸몄다. 질문의 수준과 독자들의 흥미를 고르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은 기자, 가운데는 리더스가이드(알라딘) 리뷰어 제이드, 오른쪽은 우석훈 씨


한중일의 전쟁위기 어디까지 왔나

"딴지일보에서 우석훈 경제학을 ‘호러경제학’이라는 표현할 정도로 경제대안시리즈에서는 대안보다 처절한 현실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신문만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데 그 현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까닭은 무엇인가요? 희망을 불어넣기 전의 단계리고 봐야 하나요?"

- 책을 주로 새벽에 써서 그런 거 아닌가 싶구요.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를 읽었던 게 중학생 시절이었는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88만원 세대는 원래 처음 버전은 되게 슬픈 이야기잖아요. 20대의 사회부적응자에 대한 사례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눈물이 너무 많이 나요. 제가 명랑제왕이라서 눈물 짜는 것들은 많이 뺐거든요. 궁상맞다고 뺐는데 슬픈 것을 뺐더니 공포만 남았어요. 희노애락을 다 넣고 싶은데 슬픈 것은 빠지고 즐거운 것은 충분치 않고 공포만 남은 셈이죠. 어떻게 보면 한국이 이미지를 벗기고 나면 사실 지옥이거든요.


"우석훈 박사의 메일 계정의 뜻이 ‘메도우 여사에게 영광을’이라는 뜻인데,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읽으니 왜 그렇게 제목을 붙인 지 알 것 같습니다. 여성 경제학자, 특히 메도우 여사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죠."

- 저도 여성경제학자라고 해서 좋아했던 건 아닌데, 5년 전쯤에 제 이론을 구성하는 경제학자를 찾아보다가 공교 롭게도 3명이 모두 여성이더라구요. 좌파로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있었고, 우파는 조안 로빈슨이 있었고, 로마 클럽의 집필자였던 메도우 여사가 있었어요. 하고 보니까 세 명 다 여성학자, 세 명 다 전쟁을 반대했던 사람이었죠. 케인즈도 그렇고 남자 경제학자들은 이론을 전개하다 보면 전쟁을 그렇게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전쟁도 좀 하고 그러는 거지 이런 식이죠. 맑스가 전쟁을 반대했겠느냐 의문입니다. 전쟁을 안 하면서 경제학을 구성하는 사람을 보니 여성 경제학자만 남은 거죠.
메도우 20대에는 엔지니어였습니다. MIT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자원과 인류의 미래를 시뮬레이션을 했죠. 40대 중반에 귀농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칼럼을 쓰고 자기 연구를 계속 했는데, 그렇게 살면 굉장히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안타깝게 장수는 못했고 60세 좀 넘어서 급사를 했습니다. 그게 2002년. 연구를 했을 때 맨 마지막 파일에 2030년에 전쟁이 일반화될 것이다 돼 있던 건데, 갑자기 급사해서 뒤에 어떻게 하면 좋을 거를 남기지 않아서 안타깝게 됐습니다.


"반전과 평화를 지향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오드리 햅번을 많이 좋아하는데요. 오드리 햅번이 어떻게 해서 삶의 평화를 찾았나를 좇다 보면 햅번이 결혼을 실패하고 그럴 때는 행복하지 않았는데, 육아를 하면서 행복을 느꼈다고 해요. 미국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으니까 이탈리아로 갔죠. 이태리로 가니까 기자도 많이 따라다니고 이태리 사람들도 많이 괴롭히니까 스위스의 제네바로 가서 비로소 삶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그가 왜 거기 갔는지 추적하다 보니까 일단 조용할 것, 그리고 전쟁이 없야 한다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없다는 것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까, 저도 만약에 제가 아무 상관 없이 전 세계 어디든 고른다고 친다면 맨 처음 고르는 데는 전쟁이 없는 곳을 찾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전쟁이 없는 곳으로 간다는 게 바보같은 것이고, 내가 사는 곳을 전쟁이 없게 만드는 것이 궁극의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3권은 한중일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베이징 올림픽 이야기를 좀 해보죠. 한국팀이 경기할 때 중국응원단이 야유를 보내고, 또 중국팀이 저조한 플레이를 할 때 한국팀 응원단이 환호를 하는 등 일반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반발감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은 쓰촨성 지진이라든지 친미 일변도의 대외정책에 이어지는 현상이지만, 권부와 언론 외에 대중의 차원에서까지 반한감정이 일반화되는 것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석훈 씨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 전형적인 촌놈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정신분석학 용어를 하면 자기정체성을 어떻게 찾아낼 것이냐 하는 개념을 무아포(moi-peau, 피부적 자아)로 설명하는데요. 자기가 생각하면 피부의 안쪽은 나고 피부의 바깥쪽은 내가 아니라는 심리현상이 있는데, 자기 피부가 정신적인 게 돼 있는 것 같아요. 나라는 피부를 못 만드는 사람들이 다른 데서 피부를 빌려오는 것, 회사가 자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피부를 자체적으로 못 만들어서 회사의 피부를 빌려오는 거고, 가장 또라이들이 국가라는 피부를 빌려오는 거거든요. 국가가 곧 나다 라고 생각하는 거지만, 어떻게 보면 정신지체아, 자기가 누구라는 자기정체성과 정신적인 피부를 못 만드는데.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따라보면 형편 무인지경에 있는 거고,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영국, 스웨덴 같은 데 보면 전쟁을 덜 하고 사회가 좀 안정된 곳에서는 개인이 다 피부를 만들어요. 미국도 어떻게 보면 넓은 나라라서 개인을 피부로 못 만드니 국회를 피부로 쓰는 셈이죠. 모자란 나라들이 싸우니까 오죽하겠냐라는 건데, 그 중에서 일본은 상당부분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서 자기 피부를 만든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가 보기에는 다 극우파 같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많죠.

중국 한국은 피부가 없는 사람들이 모인 거고, 이 둘이 붙었으니 볼 만한게 아닌가 싶어요. 성숙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 피부를 자기가 가져서 나의 취향은 이거고 이게 나라는 건데, 그런 게 없으니까 국회를 빌리고 국가를 빌리고. 다른 가정이나 동네나 이를테면 스위스 같은 경우는 지역을 만든 사람이 많거든요. 국가를 자기 피부로 가진 사람이 많았을 때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촌놈>은 이대로 가면 30년 안에 동북아 삼국 사이에 전쟁이 필연코 발생하므로 평화체제를 지금부터라도 구축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담은 책인데 동북아 삼국 간에 전쟁이 날 수 있다는 얘기는 말하자면 일종의 묵시록적 경고(비유적 표현)인가요, 아니면 과학적 전망에서 나온 저자의 확신인가요? 독자들은 묵시록적 경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30년을 길게 잡은 것은 2040~50년에는 메도우의 전망에 의하면 전세계의 자원이 어쩔 수 없는 그런 순간이 오거든요. 공급이 줄어서는 아니고, 중국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들의 자원수요가 증가해서 공급이 감당할 수 없어서에요. 전체적으로 희송성 시대가 온다는 데 50년을 물질적으로 본다는 거고, 그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황포하게 전쟁이 벌어지죠. 물 같은 것은 더 빨라서 국지전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2030년이라고 보는데, 저는 그것보다 훨씬 더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빨리 올지 몰라서 넉넉잡아 30년을 잡은 거지 저는 10년 안에 생길 거라고 봅니다.

전쟁에 대한 정의가 우리는 국토 내에서 벌어지는 것을 전쟁이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전쟁이라는 정의는 어디서든가 참전입니다. 그래서 1945년 이래로 계속 전쟁중이죠. 늘 교전중이었는데 한국도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라크 전쟁 이후로 계속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죠.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데, 중국, 일본, 한국이 늘 같은 편에서 싸우리라는 보장이 없거든요.

지금 중국, 한국, 일본사람들이 상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은 ‘붙을려면 붙어보자’는 식인 것 같아요. 이것을 제어하자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 독도문제가 퍼진 것도 일본의 사회당, 공산당이 그런 사람인데. 워낙 몰리다 보니까 포퓰리즘으로 가게 됐습니다. 한국도 전쟁을 반대하자는 세력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보면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세 나라에 전쟁을 말자는 세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우려됩니다.


동북아 주변의 안보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평화보다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경제학자로서 한일, 한중, 남북 관계의 어떠한 점에서 그러한지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크게 보면 정권이 냉전이 30년 정도 지속되다가, 냉전이 없는 시대가 10년 정도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신냉전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통일이 된다고 생각하면 북한과 남한의 국경이 작은 것인데, 이게 중국, 러시아, 일본으로 커진다고 한다면 안보비용은 더 늘어나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통일을 할 거고 어떤식의 지역체계를 만들 것이냐와 상관없이 안보비용은 늘기 마련인데, 어떤 장치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안보비용이 더 늘거라 이거죠. 우리가 생각하기에 통일이 되면 국방비용이 준 대신 복지비용이 늘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천만의 말씀입니다. 중국, 러시아이랑 우리가 싸우든 국경을 지킨다고 생각하면 아찔한 거거든요. 그런데 스위스나 스웨덴, 벨기에 생각해볼 때 그 사람들이 국경에 돈을 써야 한다면 엄청 써야 되는데, 국경에 사실 별 거 없거든요. 경찰인데 주로 마약 단속을 위주로 가는데, 지금 우리나라 하는 꼴을 보면 진짜 총을 들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평화보다는 외교, 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싼데, 한국은 말로 하기보다는 힘으로 보여주자는 거죠. 지금 장치를 만들지 않으면 4~5년 이후에 진짜 돈이 많이 들 거라는 거죠.


재작년이었던가요? 신문에서 아주 깜짝 놀랄 만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중국의 청소년정치학원 청소년정책연구소, 일본의 쇼케이대학원대와 공동으로 3∼6월 한중일의 중고교 2학년생과 대학생 등 29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쟁이 나면 참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일본(41.1%)이 중국(14.4%)이나 한국(10.2%)에 비해 훨씬 높았다는 건데

이렇게 한중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전쟁설문조사’를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신문사에서 굵직하게 다뤘습니다. 보도의 내용도 충격이었지만, 2006년 8월 13일~14일을 전후해 언론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 독일국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이었는데, 경제위기가 생기면서 전쟁국면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히틀러도 점잖은 사람들이고 독일인도 문화인들이어서 프랑스도 독일의 침공에 대비하지 않았죠. 독일이 침공할 줄 알았으면 프랑스도 준비를 했을 텐데, 1~2년 사이에 사태가 돌변한 겁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평소에 얌전하다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와 전혀 상관 없이 경제위기가 심각하게 오면 1~2년만에 바뀌게 되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전쟁이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하고, 내가 가지 말고 용병을 시키고, 그렇게 하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은 미국뿐입니다.
러시아와 그루지아 전쟁도 한달 전만 해도 몰랐죠. 조건이 생겨서 전쟁이 들어가는 데 한달도 안 걸렸습니다. 뭔가 터지면 한달만에 갈 수 있는 건데, 한국은 보니까 일주일 만에 갈 놈들이 눈에 보인다는 거죠. 평상시에 만드는 장치라는 것을 지금 얘기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습니다.



▲ 촌놈들의 제국주의, 우석훈, 개마고원, 278쪽, 12,000원



대안으로서의 에라스무스 모델

선생님은 한중일 평화 인프라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제안했는데 대안으로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꺼내든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에라스무스 교육 프로그램이 처음 도입될 때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 아무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몇 천 명 수준에서 시작했죠. 스위스도 다른 것은 참여 안 했지만, 에라스무스 모델은 그것만은 참여했어요. 지금 유럽은 전체 평균으로 10% 대학생들이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대성공을 거둔 거죠. 전체 대학생의 10%가 짧게는 한두달에서 6개월~ 길게는 1년. 성공하게 된 계기가 취직이 잘 된 거예요. 기업체 입장에서 볼 때는 바보처럼 한 나라에 있었던 사람보다는 여러 나라를 갔다 온 사람을 뽑은 건데 한국 같은 경우는 그것을 개인 비용으로 하잖아요. 그것을 정부가 돈을 냅니다. 비용이 클 것 같지만, 국방비, 도로 만드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갔다 와 보니까 효과가 좋았고 취직이 잘 되더라는 거죠. 용돈도 넉넉히 있어서 월 200만원씩 챙겨주면서, 국가의 명예를 걸고 빈민처럼 지내지 마라, 이러니까 오히려 딴 나라에 있을 때 돈이 넉넉하고 품위있게 생활하게 되는 겁니다. 최근에 정치학 하는 사람들의 평가를 보니까 에라스무스 세대라고 하더군요. 다른 나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넓게 보는 사람이 어른이 되면 진짜 평화가 올 거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1,000만원 시대라고 표현될 만큼 엄청난 등록금인데, 이 상황에서 에라스무스 모델을 찾는다는 게 가능한지 회의적인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 일본도 사실 부자국가고 한국도 부자국가고. 물론 중국 전체가 오면 부담스럽겠죠. 1만명 정도 온다고 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입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라고 생각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200만원~100만원 하자 하면. 시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한중일이 같이 만드는 것이라면. 국회의원 20명 정도씩 협의해서 시범사업 하면 된다고 봅니다. 성과가 나면 점점 늘려가면 되죠. 조금 더 확장시키면 그게 외교지. 탱크 사고 비행기 살 돈 보다 그게 훨씬 쌀 거 아니에요. F18 한 대 살 돈 가지고 한다면, 비행기 한 대 값으로 학생 몇 천명을 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 한 대가 지켜주는 것보다는 이것이 더 많이 지켜주지 않겠어요. 그리고 이것이 더 좋은 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투자도 되기 때문이죠. 놀겠다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겠다는데. 성공사례가 이미 있는 거기 때문에 노하우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10대들에게 희망을 읽다

한국경제대안 시리즈는 10대에서 88만원 세대에 이르기까지 주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집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두 가지를 나눌 수 있는데, 평화에 대한 것 하나. 진짜 문제가 될 때 한국을 움직이는 사람이 10대라고 생각해요. 만으로 40살인데 30년 후에 70대입니다. 그때는 전쟁을 하지 말자고 해도 잘 먹히지 않을 거 아니에요. 영감이 뭘 알겠어 이러겠죠. 10대들한테 몇 명에게라도 얘기하겠다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입니다. 다른 하나는 10대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던 점입니다. 처음에는 안 통하더라도 자꾸 얘기하다 보니 어떻게 얘기하면 되는지 알게 될 거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대학생들이 읽는 것만큼 10대도 많이 읽더라는 겁니다. 스폰지처럼 막 흡수하는 나이입니다. 20살 넘으면 도저히 어려워서 못 읽는 것도 10대때는 다 읽었습니다. 잡는데까지가 어렵지 잡으면은 노력을 할 거라는 가냘픈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대와 채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 10대는 마음을 잘 안 열더군요. 점잖게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듣는데, 뒤에 가서 ‘저 꼰대’ 이러는 것이 100%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것은 담배필 때는 진짜 얘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머지는 접대용 멘트. 그것을 대화로 넘어서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마음을 열게 하는 첫 번째 계기가 너무 쉽지 않죠. 선생님은 학생과 터놓고 대화를 했다고 하는데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절대로 얘기를 안 했다고 반론합니다. '저 사람(선생님) 아무것도 몰라요' 이런 식이죠. 그러나 책이나 편지 같은 데서는 마음을 열기도 했습니다. 대화할 수 있다는 첫 번째 벽을 여는 게 되게 어려웠스니다. 권위가 통할 것 같은데 잘 안 통하고 그래서 제가 해본 전략은 웃기거나 웃어주거나 지거나, 권위를 버려야 좀 봐줄까 해요.

88만원세대도 그렇지만 블로그 활동 등 ‘소통’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10대와 소통하는 데 대해서 어려운 점은 어떤 점이었습니까? 아울러 이명박 정부가 소통을 강조하는 선생님의 소통과 이명박의 소통이 같은 건가요?

- 소통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양방향이고 얘기를 하면서도 본인도 바뀌도 들으면서도 바뀌고, 단어와 대화 말고 상당히 많은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과정이거든요. 서로 이질점이 존재하는데, 공통적인 뭔가를 만드는 작업이거든요. 이명박 정부에서 말하는 소통은 PR이라는 거고, UN 용어로 하면 public awareness라는 게 대중들한테 그것을 알린다는 겁니다. 듣는 것은 생략돼 있다는 것은 소통이라기보다는 여론조작 같은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제가 가까운 거리에서 볼 때는 국민과의 소통이 문제가 아니고 내부에서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게 큰 문제거든요. 자기들끼리 얘기가 안 된 상황에서 따로따로 얘기를 하니까. 그 이유가 제가 생각을 해 볼 때는 대운하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우파 내에서도 인재풀이 굉장히 많거든요. 좌파는 사람이 없고 우파는 사람이 많은데. 이명박 정부에서 말하는 자기네 편은 대운하를 찬성하고 그리고 똑똑한 걸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똑똑하면서 대운하를 찬성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상식적으로 그렇고. 지금 경제정책이 이상해진 게. 경제학과 행정을 잘 하고 대운하를 적극 찬성하는 사람이 강만수 외엔 없거든요. 그래서 강만수를 못 바꾸는 거죠. 2만불 넘어가면 지시가 잘 안 먹히거든요.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좀 인간적이어야 하는데 그런 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촌놈들의 제국주의>가 미래세대를 위해 구성된 책이니만큼 미래에 중요하게 다가올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평화라는 키워드 말고 다른 키워드 중에 주목하시는 키워드라든지 실제로 집필 중인 게 있는지.

- 저는 미래세대라는 용어 자체가 생태경제학 키워드거든요. 생태가 왜 중요하냐면 부모세대가 다 쓰면 홀랑 다 쓰고 나면 어쩔 거냐. 좀 오래된 말을 하면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도 쓰게 해야 할 것 아니냐. 거기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10대한테 투자하는 그런 건데 이 사회가 과잉 투자를 하고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 사람 사는 게 똑같은 거 같은데,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많이 배울 수 있게 해주고, 그러다 보면 많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기본 원칙이거든요. 부모들이 뭘 생각하냐면, 놀면 얘네들이 깡패가 된다고 생각을 한 거거든요. 놀면서도 깡패가 되지 않는 사례를 만들면 되거든요. 얘네들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있다면, 중학교 1~2학년 때 사회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영화를 2~300편 만들 수 있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이면 학교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서 영화를 두세 편 정도 찍어보고 졸업을 할 수 있게 해주자.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되면 유화 그림을 4~50개는 그려볼 수 있게 하는 게 사회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긴 인성과 그렇게 생긴 경험이 우리를 잘 살게 해주는 거지, 대치동 학원 프로그램이 우리를 잘 살게 해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그림은 이런 겁니다. 부자들이 아니라 좀 가난하더라도 할 수 있는 장치를 사회가 좀 해주면 사실 다른 대안은 별로 필요 없거든요.


아직 못 다한 이야기

월간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무척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독자들이 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렇게 다작을 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원래 스무살 때 저랑 한 약속이 '40살 되면 그냥 놀아야지'였습니다. 2~30대가 저도 괴로운 시기였었어요. 잠을 잘 못 자고 늘 과로상태, 그때가 마흔 되면 신나게 놀아야지 하는 일념으로 살았기 때문에 빨리 빨리 끝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우리나이로 작년에 40이 됐거든요. 올해가 되니까 만 마흔이 된 거죠. 그러면 내년 초에는 뭐라고 내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지 고민입니다.
요즘 제가 종합일간지 비슷한 게 있어가지고.. 제가 칼럼도 거의 다 줄였다가 요즘 프레시안만 쓰고 있다가, 칼럼 되게 많았는데 다 없앴어요. 한겨레 3주짜리 1개, 경인일보 4주짜리 2개만 가지고 있는데 눈물나는 사연이 너무 많아서 종합민원실이 됐거든요. 칼럼을 요즘 다시 매주 쓰는 걸로 바꿨거든요. 책도 약간 민원실 비슷해요. 계속 그럴 순 없고 좀 하다 말 거에요.

한국 경제대안 시리즈가 4부 출간을 앞두고 있는데 4권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해주세요.

- 2권이 워낙 안 팔려서 2권 전면 개정판하고 같이 가면서 9월 초순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구요. 4권이 약간 어려운데, 상당히 재밌어요. 사실 1~3권이 수학식이 많이 들어갔는데 많이 뺐거든요. 4권에는 수학식을 많이 담지는 않았지만 어떤 이론이라는 것인지 정리를 좀 했거든요. 그래서 경제학 입문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한국 경제론에 대한 또다른 접근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구요. 이명박이 뭐가 문제인지 볼 수도 있습니다. 13개의 강의 형태로 돼 있어요. 강의록 형태구요.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고 생각해서 1학기 강의를 디자인을 한 거거든요. 하다 보니까요 보통 대학에서 20학점씩 주는데, 1강좌에 100만원이거든요. 강의가 100만원짜리인데 책 한 권이 1만5천원이면 꽤 싼 거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소설에 대한 애착으로 보면 안 돼요. 강의로 보면 좀 복잡하지만 재밌을 거에요. 3권보다는 어려울 것 같고, 좀 복잡한 그림들이 나오거든요. 부제가 적분항 모양으로 돼 있거든요.

혹시 이 책에 꼭 넣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하지 못한 말씀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이 책을 처음 생각한 것은 2004년이거든요. 생활경제학을 것을 하면서 한국경제학에 대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가지고, 전쟁이 날 것에 대한 수 모델, 예측 모델을 만들려고 했어요. 한중일 경제에 대한 6,000개의 방정식(각각 2,000개)으로 데이터 집어넣으면 몇 년쯤 후에 전쟁이 난다는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알고리즘은 뻔하지만 혼자 하기에는 벅차거든요. 기회가 되면 평화경제학에 대한 실증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못 집어넣은 게 좀 아쉽고요. 두 번째는 국방경제학에서 평화경제학으로 경제학 이론이 바뀐 것에 대한 설명을 좀 하고 싶었는데요. 2권때 앞에 조직론에 대한 정리를 했었거든요. 악명높은 게 돼서 되게 안 팔렸는데, 다음에 하지 하면서 뺐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평화경제학을 저 말고 공부할 사람이 당분간 없을 것 같은데. 국방경제학 끝에 있던 거랑 평화로 넘어갈 때 이론적 얘기들 하고 몇 개 프레임에 관한 얘기를 정리하고 싶고 그것을 못 넣게 된 게 아쉽고요. 남신의 전쟁에 대한 민감도와 여성의 전쟁에 대한 민감도를 넣고 싶었는데 입증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성별 평형 같은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업이 부족해서 뺀 거거든요. 세대간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좀 정리를 해본건데. 젠더에 관한 문제를 못해본 게 좀 아쉽습니다.




▲ 독자와의 만남을 끝내고 우석훈 팬클럽 액션대로망과 리더스가이드 회원들이 우석훈 씨와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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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pin번호와의 첫 만남



구글 adsense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pin 번호를 받았습니다.
pin번호란 광고액을 받을 수 있는 100달러에 육박했다는 일종의 '첫 신호'인데요.
영문으로 쓰는 주소란 뒷면이 잘려 있어서 여태까지 번호를 부여받지 못하다가
어제 우편함 주변을 서성거리는 pin 번호 우편물을 직관적으로 발견했죠. (역시 뒷부분이 잘려 있었습니다)

블로그 광고와의 첫 만남 - 광고공부

제가 블로그광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촛불집회 취재를 하면서부터였습니다.
밤늦게까지 집회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취재하고 나서 돌아와
잠자기 전에 새벽까지 포스트를 작성해서 블로그뉴스에 올리고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제 블로그에 난리가 났더군요.



<[히트작> [여의도 촛불문화제 현장] 어른들이 많이 미안하구나

아마 다음날이 인사청문회인지 무슨 청문회였는데, 블로그뉴스 메인에 오전 내내 뜨면서 한 1~2년 동안의 방문자보다 더 많은 방문자가 찾은 겁니다. 77866명. 이 기사로 블로거베스트상금 10만원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저도 오마이 시민기자입니다)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드센스를 깔았냐고 물어보더군요.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블로그에 소액광고를 깔고 클릭에 따라서 비용을 받는 거라고 하더군요. 만약 에드센스를 깔았다면 한 1~20만원 정도는 되지 않았겠냐며 아쉬워했습니다.
그 기자는 자신도 동영상 기사 하나가 2~30만명 조회수를 기록했던 적이 있는데 30만원 정도 됐다고 했습니다. 구글의 기세가 많이 약해져 그만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뭔가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미디어2.0>(한빛미디어)라는 책을 읽으면서 '광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미디어2.0은 기존의 고전 미디어가 누리던 지위를 깨뜨리며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일인미디어와 차세대미디어의 현주소와 전망을 다룬 책입니다.여기서 '광고'는 일인미디어에게 계속 포스팅을 생산하도록 만드는 동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미디어의 판도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관련 부분을 인용하면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고정식 광고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통 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는 무한히 변형되고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 주기나 확산 속도도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그 중심에 윈-윈의 광고 기법이 있다. (234쪽)


저자는 구글의 성공 요인을 소개하는데, 일간지나 방송사 위주의 대형 광고가 아니라 개미기업들의 소액광고 시장을 구글이 점령하였기 때문에 광고계의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의 불안이 가중될수록 사업규모가 줄어든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구글의 소액광고주 전략은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애플 도전에 구글 ‘흔들’…사상 처음 시가총액 추월(경향신문)

말이 딴 데로 샜습니다만, 이 일을 계기로 다음 블로거를 휴업하고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옮겼습니다. 공교롭게 다음에서 티스토리를 인수하여 블로거뉴스 등 다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과 오픈 블로그의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티스토리는 매력적인 저의 블로그 프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드센스를 달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알라딘에서는 ttb2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오픈형 블로그와 알라딘의 리뷰 서비스를 연동시켜 RSS라는 블로그 검색, 연재 서비스에 콘텐츠와 광고를 포함시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출범한 ttb1(정식 명칭은 ttb)는 한 단계 진화해서 기존의 ttb 서비스에 구글과 같이 cpc 광고(클릭 당 수익)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cpc 방식은 예스24 등 경쟁사에도 도입했지만, 예스24는 네이버와 함께 전형적인 웹1.0 기업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예로 아직도 네이버와 예스24는 '스크랩 서비스'가 매우 비중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죠. 스크랩은 전체 트랙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똑같은 내용을 복제하고, 새로운 포스트가 끼어들 공간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웹2.0에서는 퇴출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알라딘 역시 스크랩 기능을 알라딘2.0에서 퇴출시키고 '찜별'로 대신했습니다.

첫 히트작 - 7월 26~28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 


블로그 광고에 대한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달콤한 히트작이 필요했는데 마음처럼 히트작이 쉽게 나오는 건 아니죠. 히트작이 많이 나온다면 누구나 부자가 되게요?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낚시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저도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없는데, 제목을 섹시하거나 선정적으로, 혹은 혹하게 지어서 클릭을 유도하는 거죠. 블로그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 블로그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글을 쓰면 이전에 블로그를 자주 찾았던 분께는 역차별을 하는 꼴이 되므로 블로그의 외연을 조금씩 넓혀간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는 인기가 없는 '책 리뷰'와 조금 더 인기가 있는 '기사'(블로그기사)가 주 메뉴인데, 실생활의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서 최근에 '생활글'이라는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히트작은 생활글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동네 1,000원샵'이라는 블로거뉴스는 고물가 문제가 한창 언론에서 떠들던 7월 27일 즈음에 시장에 갔다가 1,000원짜리 상품이 많길래 사진으로 찍고 글과 함께 올린 것입니다. 왜 이 글이 이렇게 인기를 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공감을 주었을 수도 있고, 시의성에 맞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히트작은 결정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기사 이후로 다시는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우선 7월 26~28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볼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려 이 3일간 벌어들인 수익은 60,366원+146.85달러입니다. 환율이 오른 것으로 따지면 하루에 20만원 정도 됩니다.
전체 수익을 보면 이 날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은 클릭이 발생한 2008년 5월 9일부터 오늘까지의 총 수익이 US$251.67입니다. ttb2는 66,158원입니다.
알라딘 ttb2는 조금 운이 좋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번달은 ttb2 개시 기념으로 수익을 무조건 두 배로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효클릭수가 50건만 넘으면 5,000원의 보너스 마일리지를 주고 있습니다. 유효주문건수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아마 오픈 이벤트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블로그 광고에 도전하는 자의 변명..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번 달은 지갑에 부담이 좀 덜할 것 같습니다. ttb2가 비록 나에게 현금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책을 자주 사는 나에게는 현금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결국 블로그 광고해서 돈 번 이야기라는 '생활글'이 되어 버렸지만, 본질은 '변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롤 모델로 삼는 사람은 공자의 제자 자공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주소도 jagong를 씁니다. 사기열전의 '화식열전'은 논어에서 나온 말인데, 다름아니라 공자가 자공을 꾸짖던 대목입니다.

논어 선진(先進)편에 보면 공자가 제자들을 평가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공자는 엄격한 스승이라 제자들을 함부로 칭찬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가혹할 정도로 평가합니다. 논어의 실질적 저술가이자 경전 저술의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 '증자(曾子)' '참(參)에게는 '느려터졌다'(魯 노둔할 '노')는 평가를, 평생을 따라다니며 허드렛일을 도맡아준 자로에게는 '거칠고 속되다'는 평가를 내렸고, 최고의 수제자로 평가한 안연 회(回)에게만 '도에 가깝지만 굶기를 밥먹듯이 한다'고 평했습니다. 굶기를 밥먹듯이 한 죄로 안연은 단명하고 맙니다. 자공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참 오묘합니다. 증자나 자로처럼 한 글자로 평가받은 것도 아니고, 안연만큼 극찬은 아니었지만, 안연만큼 많은 단어를 썼습니다. 이는 자공이 다른 제자와는 남달랐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평가는 이러합니다.

賜不受命, 而貨殖焉, 億則屢中
자공은 나의 가르침을 온전히 실행하는 것 같지는 않다. 재물을 모으는 데 매우 능숙하며, 때려맞추는 것 같지만 신기하게 적중한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high-risk high-return 스타일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평가를 덜 받은 사람은 자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중국과 조선이 동양적 사고틀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발의 원리를 일삼는 서양의 눈으로 이 대목을 다시 본다면 자공이 재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촛불도 곧잘 들지만 재테크도 하고 블로그 광고도 합니다. 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겠습니다만, 그것도다 더 짜릿한 것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촉수의 자극입니다. 변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몸을 맡기지 않는다면, 한적한 시골에나 들어가 경서의 글줄이나 외우고 있어야지 사서삼경을 숙독하고 철학사를 즐겨 읽었던 내가 세상으로 나올 이유는 없겠죠.

이렇게 한다고 엄청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외벌이인 입장이고, 최근에 치과 치료를 받아서 매달 카드값 매우기도 어려워서 블로그로 얻는 수입은 모두 거기에 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유가 좀 된다면 비자금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싶지만... 그래도 알라딘 마일리지는 책을 사야 하니까 거기에 위안을 삼는 수밖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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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19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뭔가 머리가 어지럽군요. 아무튼 승주나무님 심(?)봤군요. 축하해요!

승주나무 2008-08-20 02:31   좋아요 0 | URL
네.. 쓰고 보니 저도 그렇군요.. 조금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을 듯^^

하늘바람 2008-08-1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셔요

승주나무 2008-08-20 02:32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복잡해서 그런 것 같아요..띵띵~~

Koni 2008-08-2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구가 짠합니다. ^-^
요즘 블로그 수익에 대해 여러가지 시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뭐 하나 쉬운 건 없더라고요.
 
한국현대사 60년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200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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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가 사라진 하루

 

2008년 8월 15일 광복절은 현대사가 사라진 하루였다. 아니, '인간'이 사라지고 '국가'만 남았거나, '생명'(국민)이 사라지고 시체(이승만, 박정희)만 남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디디에 앙지외(1999년 76세로 사망)는 ‘피부 자아(moi-peau)’라는 정신분석학 개념을 고안했다. 곧 “자아는 피부다”는 것이다. 우석훈은 이를 독특하게 풀이하는데, 나 자신을 나의 피부로 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회사나 집단을 피부로 대신 빌려오기도 하지만, 가장 불행한 경우가 '국가'라는 피부를 빌리는 것이다. '국가는 곧 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름아닌 자기정체성이라는 피부를 못만든다는 고백인 것이다. 이 증거는 헌법 제1조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의 헌법 1조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인데, 헌법 첫머리에는 '민주'라는 정치체제와 '공화국'이라는 국가체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독일의 헌법 1조1항은 "인간의 존엄성은 신성불가침이다"이며 네델란드는 "네델란드의 모든 국민은 평등한 환경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종교, 신념, 정치적 의견, 인종 또는 성별 등의 어떠한 배경에 바탕을 둔 차별도 금지되어야 한다"라고 한다. 모든 제도와 법률을 뛰어넘는 기본적인 '인권'조차도 대한민국 헌법정신에서는 국가 다음 순서다. 그러나 이것이 주된 비판점이 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체(國體)와 정체(政體)를 헌법1조에 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그리스는 의회권한 강조, 일본, 태국은 왕의 존재가치 부여(일본은 상징적 가치, 태국은 실질적 가치), 쿠바는 인권, 국체, 정체 가치부여)

 

2008년 8월 15일 광복절의 주인공은 이승만과 박정희다. 국민행동본부·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청계광장에서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한 국민감사 한마당’ 행사를 벌였고, 거리는 온통 태극기와 함께 박정희의 상징 새마을기가 나부꼈다. 이승만이 누구인가? 끝없는 불법과 농단으로 국민적 분노를 자초한 끝에 1960년 4월 19일에 역사에서 퇴출당한 인물이다. 이승만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친일파뿐 없다. 반민특위에서 처단될 위기에 처한 자신들을 '테러'로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제가 지켜주었듯이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광복절을 '친일절'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데 있다. 자신의 정파적 위치가 어떻게 됐든 간에 광복절은 전국민이 축하할 자리인 만큼 '국민통합'을 위하는 시늉이라도 보여주었어야 할 자리에 편파적인 의견에만 귀를 기울인 것은 두고두고 악수가 될 수 있다. '건국절'과 '새출발'이라는 미명에 '현대사'가 정면으로 부정된 몹시도 슬픈 하루였다.

 

 

대한민국 60년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보여주는 책

 

한국 현대사 분야에서 손꼽히는 역사학자 서중석 교수는 작년에 87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광복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60년에 걸친 현대사의 큰 흐름을 <한국현대사 60년>(역사비평사)에 담았다. 민주화운동 특집 저작물인 만큼 학생운동, 노동자운동, 사회운동 등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세계 정세와 현대사를 교접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예컨대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좌절시키고 친일파를 중용한 것은 미군정의 대한민국 점령정책과 궤를 같이 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미소공동위원회는 이해관계의 첨예한 대립으로 끝내 좌절돼 10세기 고려왕조 이후 처음으로 남북이 분단돼 전쟁상황으로 치달은 상황은 당시의 한반도가 냉전의 최정점에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규식과 여운형 등 중도세력은 미소공위보다 내부결속에 의한 좌우합작을 역설했기 때문에 친미정부가 들어서기를 원했던 미국에 배제됐고 이승만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 또한 한국현대사가 세계현대사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4월 혁명 이후 통일이나 자주국가의 문제가 활발히 논의된 것도 195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나 인도, 이집트, 유고슬라비아 지도자의 움직임, 쿠바 카스트로 집권, 알제리와 콩고 등의 반제국주의투쟁으로부터 영향받은 바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역사적 사실이다.

1961년 박정희의 쿠데타가 있기 직전까지도 주한미군사령관과 주한미대리대사는 장면 정부를 지지했으나, 쿠바 침공 실패 등으로 쿠데타 지지로 돌변했다.

전두환의 신군부 정권에서도 일본과 미국의 어두운 그림자는 걷히지 않는다. 특히 5.17쿠데타는 일본과 미국의 지원을 받은 게 확실한데, 국군의 작전권이 미국에 있는 상황에서 군지휘관들의 공공연한 쿠데타 결의나 20사단 이동 등은 미국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일본은 대놓고 신군부를 돕는데, 5.17 쿠데타 이전까지 최소 6차례에 걸쳐 출처가 의심스러운 북의 남침설 정보를 주기도 했고 광주학살 역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타국의 민주주의보다 자국의 이익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행동이었다. 미국 등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과 거대자본이 제3세계의 독재정권을 지원하는 경우는 대개 이런 사정이 함의돼 있다.

 

 

한국의 현대사 덮어놓고 '새출발' 불가능

 

이명박 대통령은 소위 '광복 63년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사에서 '새로운' 등과 같은 단어를 12번이나 사용하며 새출발을 강조했지만, 덮어놓고 새출발을 강조한다고 제대로 된 출발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사의 상처를 위로하고 용서를 구할 것은 용서를 구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을 해야 통합도 되고, 새출발도 된다.

극심한 이데올로기 전쟁이었던 6.25 당시 1,800명에 달하는 대전형무소 재소자 학살(미 대사관 문서, 책 40쪽)이나 최소 5만 혹은 10만에 달한다는 보도연맹 학살, 노근리, 거창 양민학살이나 좌익과 우익 간의 보복학살 문제 등을 밝히고 그 역사적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는 국민들을 달래는 순간 새출발은 시작된다.

우익이 정권을 잡았으니 우파(사실은 극우파)적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그러면 '건국 60주년' 행사와 사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선 한국사연구회나 한국역사연구회 등 14개 역사학회가 모두 좌파에 함몰돼 있는 단체란 말인가? 역사에 관한 정파적 논쟁은 학계에서 이루어지면 되는 것이지, 정부가 나서서 한쪽 입장을 들어주고 이를 국민 앞에 버젓이 내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도 정파를 초월하는 위치에 있는 '정부'가 아닌가. 현대사의 새출발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새출발이 점점 요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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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8-08-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혈청년 승주나무님....
부산에 잘내려왔습니다. 안그래도 오늘 TV 책을 말하다에 우석훈과 진중권이 나오데요. 승주나무님이 생각이 납디아.

사진이랑 똑같이 생겼어요 ㅋㅋ
다음번에 또 뵐 수 있길....

승주나무 2008-08-18 17:33   좋아요 0 | URL
드팀전 님의 소중한 휴가가 다 끝났나 보네요.
저도 드팀전 님을 봐서 해원했습니다^^

오늘 티비 봐야겠습니다. 다들 올림픽 본다 압박을 하겠지만...
즐거웠어요~~
 


▲ MB의 정책이나 스타일을 보면 50년 전의 이승만이 다시 살아돌아온 듯하다.

MB가 건국 60주년 기념식을 하면서 건국절로 이름을 바꾼다 공무원들을 동원한다 기를 쓰고 있다.
왜 '건국'이라는 말에 그렇게 올인하나 했더니 극우들이 '건국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승만을 드높이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광복절을 기념해 기념식장에는 나가지 않고 태극기도 걸지 않았지만,
<한국현대사 60년>(역사비평사)이라는 책으로 현대사 60년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는 중이다.
이승만과 관련된 부분을 보다 보니,
이명박과 이승만이 닮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미국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성격은 두말할 것도 없고,
언론에 대한 인식도 50년 전 그대로다. 인용하자면

이승만과 자유당은 선거에 나타난 뚜렷한 민심이반 현상이 야당성향의 신문보도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1960년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때까지의 국가보안법보다도 독소조항이 많이 포함된 국가보안법 개정안에다 언론규제조항을 첨가했다. - 52쪽

MB와 한나라당이 방송사를 먹어치우려는 상황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세월은 50년이 흐르지만 사람의 생각은 하나도 흐르지 않을까 신기할 뿐이다.

이승만은 제헌의회에서 대통령이 되었다.  
당시에는 나이가 많은 순으로 대통령을 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미 연로한 나이이기는 했다.  
당시 나이가 73세였는데, 79세나 되는 이시영을 부통령에 앉혔다는 점이다. 과연 증조할아버지 정부통령이다.
대통령에 물러나던 1960년은 85세였으니 오래도 드셨다.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할 때마다 이승만은 대통령 입후보를 포기하겠다고 립서비스를 하고,
수십 만의 추종자들을 동원해서 관제데모를 하게 하고
어쩔 수 없이 민의를 수락하는 모양새로 다시 대통령직을 덮썩 받아드셨다.
그런데 대통령에서 쫓겨날 즈음에 그가 남긴 말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이 대통령은 아무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것을 알았다. 군은 중립을 지키고 있었고, 미국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았다. 믿었던 김정열 국방장관과 허정 외무장관도 사임을 권고했다. 이승만은 비서한테 사임서를 받아쓰게 했다. 10시경 송 계엄사령관이 데리고 온 학생과 시민대표에게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하야성명서를 보여주었다. '국민이 원한다면 '이라는 문구가 묘한 여운을 풍겼지만, 당시 상황에서 그의 사임은 결정적이었다. -70쪽

"국민인 원한다면 통령직 사임하겠다." - 이승만

"국민인 원한다면 운하를 파지 않겠다." - 이명박


책을 읽는데 이명박이 나온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이승만에게는 '어청수' 같은 사람도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게 최인규다.

최인규는 취임하면서부터 이승만의 기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행동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경찰관과 일반 공무원은 이 대통령 각하를 위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면서 공무원의 선거 간여를 독려해 물의를 빚었다.  - 58쪽

이미 최인규 등은 부정선거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는 치안국장 등을 대동하고 1959년 11월부터 12월에 걸쳐, 그리고 1960년 1월부터 2월에 걸쳐 각 시,도 경찰국장 및 사찰과장, 경찰서장,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을 소집해 공무원선거운동이 위법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처벌하지 않겠고, 징역을 살아도 내가 살겠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자유당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4할 사전투표, 3인조, 9인조 공개투표, 완장 착용, 민주당 참관인 매수와 축출 등을 지시했다. 1960년 1월 23일 치러진 영주, 영일 을구 보권선거에서 무더기투표, 3인조 공개투표, 대리투표, 민주당 측 참관인 추축 등이 발생했고, 자유당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되었다. - 60쪽


최인규에 비하면 어청수는 얌전해 보이기까지 한다. 광화문에서 "어청수는 물러가다"라는 말을 1,000만번도 더 했지만, 어청수가 끝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MB 무리들은 50년동안 뇌가 멈춘 상태여도 권력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뻔하다.
50년 동안 공부하고 진화한 다른 국가들에게 대한민국은 점점 밥이 된다.
세계에서는 이미 대한민국을 '글로벌 호구'로 본다고 하질 않나...






한국 국민의 불만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전세계는 이명박 정부에 '환호'한다는 비아냥거림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노무현 정부(와 이전 김대중 정부)가 보여준 '이념외교'의 무능함을 이명박 정부가 '실용외교'로 전환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글로벌 호구'로 전락해버렸다. - 시사IN48호 "시사IN-희망제작소 공동기획 - 미국의 싱크탱크2"



▲ <한국현대사 60년>은 정부수립 당시부터 6.15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민주화 운동을 중심으로 기록된 현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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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8-15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안 뽑았다고 하는데, 그는 어떻게 그 자리에 있는걸까.

승주나무 2008-08-17 02:49   좋아요 0 | URL
뽑은 사람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ㅠㅠ

글샘 2008-08-16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사진 보셨어요? ㅠㅜ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861443

글샘 2008-08-16 20:19   좋아요 0 | URL
이승만과 이명박의 공통점...
1. 이씨다. 농담이 아니다. 자기들이 이씨 조선의 후예라고 착각한다. 쥑일 넘들...
2. 친일파가 자기들의 지원군임을 명확히 한다.
3. 돈욕심이 졸라 많다.
(4.예정... 혁명을 부르고, 헬리콥터 타고 하와이로 도망가서 뒤질 것이다.)

승주나무 2008-08-17 02:49   좋아요 0 | URL
mb퇴진할때까지 님//썩 그럴듯한데요^^

2008-08-17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