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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인문학이 한데 어우러지는 책 축제의 향연

풍성한 한가위가 머무는 9월이라 그런지 9월의 책 행사에는 '넉넉함'이 깃들었다. 눈에 띄는 몇 가지 행사들을 미리 한 번 살펴보자.

9월 26~28일 서울 홍대 부근에서 열리는 '와우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전북 익산, 대구, 제주 등 전국 10여 개 지역에서 책과 관련한 지역축제가 열린다.

9월 26일 저녁 7시 30분 홍대 부근의 이리카페에서는 '제4회 문학과지성사 낭독의 밤' 행사가 열린다.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를 펴낸 이원 시인의 사회로 김혜순, 문태준 시인이 시의 향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같은 도형을 그린 적이 없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9권의 시집을 통해 매순간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낸 김혜순 시인은 주로 실존의 모습을 담아 냈다. <불쌍한 사랑 기계>(문학과지성사, 1997),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문학과지성사, 1994) 등 그간의 제목을 보면 그의 시세계를 알 수 있다.

문태준 시인은 김연수, 김중혁 작가와 함께 '김천 트리오'로 더 유명하다.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라는 시로 유명한 그의 시세계는, 그가 한 인터뷰에도 밝혔듯이 "쉬우면서도 감동이 있는 시, 아름답고도 슬픈 서정시"를 지향한다. 특히 그의 세 번째 시집인 <가재미>는 작년에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집으로 꼽혔다. 이 책은 2006년에 출간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삶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아홉 개의 시집을 품은 시인과 쉽고 사랑스러운 시어로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시인들이 하는 낭송은 또 하나의 시 그 자체일 것이다.

언어의 정수가 농축된 시향(詩香)이 어지럽다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소설을 만나보자. 벽초 홍명희의 대하 소설 <임꺽정>이 사계절출판사에서 올초에 출간되었는데, 세 가지 맛으로 버무렸다. 대중적인 역사서로 인기가 많은 이덕일씨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임꺽정>을 분석했으며, 고미숙씨는 고전평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바다에서 임꺽정이라는 월척을 건져올릴 것이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문장 관리자 김훈은 벽초의 소설을 소설가의 관점에서 구수하게 풀어낸다.

9월 27일에는 고미숙씨가, 10월 4일에는 김훈씨가 기다리고 있다. 홍대 상상마당 4층 아카데미 대회의실에서 오후 2시. 주지하다시피 <임꺽정>은 2006년 6월 5일 남북 최초로 평양에서 '출판권 설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계절 출판사의 노력으로 우리는 벽초 홍명희의 원작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게 됐다.

두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는 '보너스 이벤트'를 걸었다. 강연을 듣고 나서 '후기'를 올려주는 독자에게는 최대 10명에게 적립금 1만원을 증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야말로 좋은 작가도 만나고 상금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제대로 읽고, 놀면서 공부하자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책은 <백설공주>일 확률이 높다. 인터넷 서점에서 '백설공주'를 쳐보면 현존하는 종은 무려 168개나 된다. 여기에 1종을 더 추가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169번째 백설공주가 아니라 첫 번째 백설공주인 셈이다.

백설공주는 그림 형제의 대표 작품인데, 독일어 원전에는 '공주'라는 표현이 전혀 없다는 게 이 책의 저자 이양호씨가 밝힌 바다. 즉 원어 슈네비츠현(Sneewittchen)에서 Snee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 witt는 하얗다는 뜻, chen은 자그마하다는 뜻으로 굳이 번역하자면 '새하얀 눈 아이'가 된다.

'공주'라는 표현이 어떻게 해서 들어온지는 알 수 없지만, 명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일본어 번역에 '공주'라는 표현이 보인다는 점이다. '시라 유끼 히메(白雪姫, しらゆきひめ)'라는 번역어 중에서 '시라'는 '희다' 유끼는 '눈', '히메'는 '공주'를 뜻한다.

백설공주의 '공주'라는 표현은 계급적일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의 표현이란 점에서 교정되어야 하며, '동화'라는 것 역시 어린이들에게 읽히는 쉬운 작품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보는 전래동화'라는 원래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도서포털 리더스가이드는 9월 26일 오후 3시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백설공주는 공주가 아니다>(글숲산책)의 작가 이양호씨를 초청해 일곱 번째 작가와의 만남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예스24의 독서도우미클럽과 공동으로 주최하며, 독자가 직접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래동화는 동화와 어떻게 다른가요", "전래동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새로운 교육 문화, 이렇게 시작합시다"라는 주제로 동화 번역과 교육에 관한 유익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를 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이야기'라는 그릇에 역사를 근사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출판사 있다. <역사속으로 숑숑>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토토북 출판사이다.

역사 판타지 시리즈라는 전무후무한 장르에 도전한 출판사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1,2권 출간을 기념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선물을 선보였다. 이른바 '숑숑 올림픽'은 <역사속으로 숑숑> 1,2권을 무료로 나눠주고 책을 읽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직접 출제하거나(문제 내기) 10문10답에 답하는 '어린이서평'이라는 두 가지 종목으로 나뉜다.

 

책은 둘 중 한 권만 신청해도 되고 두 권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종목도 역시 두 종목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10문10답은 워드프로세서 등으로 가능하지만, '문제 내기'는 반드시 종이에 친필로 글씨를 써서 보내야 한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경기가 진행되며 입선한 독자는 다음 권과 토토북의 다양한 책을 상품으로 받는다. 입선하지 못한 독자도 누구나 경기에 참여가 가능하다. 이렇게 경기의 결과를 집계해서 10권 완결본이 나올 즈음에 '종합우승자'를 가려 토토북의 '야심찬 선물'을 줄 예정이다. '야심찬 선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토토북 출판사의 윤정현 팀장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판타지인 만큼 어린이가 이 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현재 티스토리 블로그(http://liastory.tistory.com/)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totobooks)에서 신청자를 접수받고 있으며,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우승자를 가린다.(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를 참조)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15세 이상 서울시민 2만명을 대상으로 독서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 동안 만화책조차 읽지 않은 시민이 36.1%에 달한다고 밝혀졌다.(경향신문 9월 18일자 보도) 그것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의 범람과 지식공유의 속도라는 시대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이 독자에게 다가갈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낭동회나 강연회 같은 고전적인 책 행사에서부터 블로그를 이용한 '색다른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이유다.

 




<책 행사 관련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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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보이스의 아픈 기억 - 칠레 실험

시카고 보이스(Cicago boys)란 시카고대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일단의 경제학자들을 일컫는 말로 시카고 학파라고도 불리며, 신자유주의를 입안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학파라고도 한다. 이들은 경쟁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의 경제개입까지도 부정하는 자유방임정책을 옹호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노동시장 유연화, 사회복지제도의 축소, 규제완화, 공기업의 민영화, 국제화 등을 주장하는데 '레이거노믹스'는 시카고학파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이다. 'MB노믹스'는 레이거노믹스의 유사품이며 한나라당, 청와대 등 여권의 정책은 모두 시카고보이스에서부터 출발한다.


▲ 1970년대 칠레의 극단적인 두 가지 실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옌데가 민중들에게 제시한 가장 첫 번째 공약은 영유아들에게 분유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얼핏 보면 매우 사소해 보이는 이 공약은 당시의 살인적인 유아사망률을 생각할 때 사람들의 고통을 쓰다듬었다. 결과는 절대적지지에 의한 대통령 당선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 칠레의 기득권인 토호 세력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고 암중모색 끝에 쿠데타를 일으켜 민중 대통령 아옌데를 사살하고 그 자리에 독재자 피노체트를 앉히고 만다. 칠레 비극의 시작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파고스)에는 아옌데 칠레의 성공과 좌절을 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시카고보이스에게 아픈 기억이 있다. 바로 칠레의 실험이다. 이른바 '아옌데의 비극'이라고 불리는 이 사태는 미국의 좋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토호들의 2세를 중심이 된 그룹 '시카고 보이'들이 군인과 결탁해 당시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아옌데 대통령을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1970년 칠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다. 아옌데가 중심이 된 칠레의 인민전선은 높은 유아사망률과 어린이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을 만큼 복지에 대한 열망이 강했으며 그것은 절대 다수 민중의 뜻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의 탄압에다가 칠레의 토호 세력과 피노체트 군부는 CIA와 결탁해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하였다. 시카고 학파는 이러한 칠레에 자신들의 신자유주의 핵심정책을 완전하게 실현하였다. 신자유주의의 완전한 세례를 받은 칠레는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면적인 국유화였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결합한 복합투기자본도 이때 처음으로 실험됐는데 거품처럼 팽창하다가 1980년대 금융위기가 터지며 GDP가 15%쯤 축소되고 금융시스템 전체가 무너졌다. 가장 극단적으로 자유 시장경제를 했던 나라에서 결과적으로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모조리 국유화되고 말았다. 아옌데가 집권했던 1971년 칠레의 1인당 소득은 (1990년 달러화 기준으로) 5,293달러였지만, 1975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아옌데가 실각한 뒤 칠레의 1인당 소득은 4,323달러까지 내려갔다. 금융버블 때문에 1981년 1인당 소득은 5,956달러까지 올라가지만 1983년 금융 붕괴 이후 1인당 소득은 다시 4,898달러까지 떨어지게 된다. 시카고 보이스의 칠레 실험은 완전 실패한 셈이다.


▲ 칠레 사례를 통해 우리는 극단적 민영화와 극단적 국유화, 복지 중심의 사회민주주의의 모델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큰 정부의 계획경제가 옳은지 작은 정부의 시장자율주의가 옳은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장에 적절한 규제를 가하지 않고 고삐를 완전히 풀어 버렸을 때 얼마나 참담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는 <한국경제 새판짜기>(미들하우스)가 잘 말해주고 있다.


 

 

 

시카고 보이스, 미국 본토를 날려버리다


2008년 미국은 군사주의, 패권주의, 금융중심주의가 가지고 있던 위협이 한꺼번에 터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군사주의를 통한 패권의 과잉 팽창이 경제에 지우는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클린턴 행정부가 갖은 노력으로 복구했던 균형 예산을 부시 행정부가 다시 적자 예산으로 돌려세웠는데,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방비의 추가 지출이 밑빠진 독처럼 불어났고 재정 적자가 확대됐다. 2002년 1,580억 달러, 2003년 3,740억 달러, 2004년 4,130억 달러, 2007년 4,270억 달러다.
게다가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하면서 가계대출의 부실을 불러왔고, 대형 투자은행들이 휘청거리며 미국은 한치 앞을 못 보는 낭떨어지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은 서비스 산업이라 불리는 3차 산업이 고착화되었는데, 3차 산업은 부동산, 보험, 은행 등 금융산업 중심이다. 금융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고위험 고수익)'이다. 말 그대로 '대박' 아니면 '쪽박'을 차는 경제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회사 ‘켈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이자 CEO인 비트너는 1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켈너 모기지 대출액의 95%는 신용상태가 극도로 낮은 등급에 제공됐던 사실을 회상하며  “불합리하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서브프라임은 원래 그런 대출을 위해 있는 것이고 지난 5년간 손해보다는 이득이 많았기 때문에 대출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가와 투자은행은 볼리비아 마약왕들과 같다”고 비판했다. 마약이나 금융 상품이나 외견상으로는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며, 결국 상품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윤리의식이라는 얘기다. 
비트너는 지난 6월 펴낸 ‘탐욕·사기·무지에 관한 내부자의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마약상이나 다름 없는 모기지 판매업계 관행을 정면 비판했다. (경향신문 9월 20일자 『월가 투자은행은 마약왕 난 그 밑에서 마약거래』)

미국은 이제까지 한번도 본토에 대한 테러나 전쟁을 용납했던 적이 없다. 양대 세계 대전, 6.25 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 무수한 전쟁을 주도하면서도 전장은 제3세계나 다른 나라에서 벌였다. 위험부담이 있는 경제정책 역시 본토의 실험은 최대한 회피했다. 신자유주의를 무섭게 외치면서도 정녕 본토에서는 '보호무역'을 지겹게 고수했다. 칠레경제를 초토화시킨 실험은 미국이 칠레를 전장으로 만든 것과 같다. 하지만 이런 미국도 리먼 브라더스와 AIG, 모건 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의 몰락이나 몰락 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수십 년 동안 아무런 규제 없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방기한 신자유주의와 금융중심 자본주의가 경종을 울리게 된 것이다.
이 사태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의 말처럼 “지금은 단순히 시장 규제의 재조정이 아니라 규제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경향신문, 9월18일자 『시장근본주의 붕괴…규제 아닌 재설계 필요』) 경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가 왔다. 일방적인 시장중심주의가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미국 금융시장의 대대적인 국유화보다 더 확실한 것이 있을까?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뜨인돌)은 패권주의 미국이라는 명제를 뒤집어 역으로 미국의 실상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 책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숭미주의'를 초월해 미국을 아예 '신적인 존재'로 보고 있는 듯하다. 리먼 브라더스를 필두로 한 월가의 몰락을 명백히 지켜보면서도 미국에 대한 환상이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은 이런 상황일수록 미국에 대한 실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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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봉당한 노동자들과 2mb, 오바마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공무원 보수 동결방침을 밝히며 “정부로선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고, 이런 고육의 결정이 긍정적 파급효과를 내도록 기업들도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고용을 늘리는 고통분담의 자세를 가져달라”고 임금 동결을 주문했다.
- 경향신문, 9월18일자 『李대통령, 재계가 원하는대로 ‘줄것 다 줬다’』

물가와 땅값이 무섭도록 상승하는 대한민국에서 임금 동결이라는 것은 사실상 감봉을 뜻한다.
경제주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1조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를 단행한 것은 대체로 부유층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임금동결 역시 기업의 경제비용을 줄이고,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기업은 제도적으로 온갖 이익을 누리지만, 그 대신 노동자들은 물가와 부동산 상승, 전월세 상승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하기야 2mb는 대통령후보 수락에서부터 취임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꺼낸 적이 없다.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이 몇 명이고 포춘지 500대 기업들의 이익이 얼마인지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가진 누군가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지, 손님에게 받은 팁으로 살아가는 웨이트리스가 일자리 잃을 걱정하지 않고도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낼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제를 만들려 한다”
- 오바마, 대통령후보 수락연설


노동자의 고통을 헤아려줄 수 있는 지도자는 어디 있는가.
 




우리 가족 다툼의 원인은 사회적이다.

우리 집에서 싸움이 그칠 날이 없다
싸움의 원인은 대부분 부동산 때문이다.

월세는 꼬박꼬박 50만원씩 나가고,
전세로 가도 매달 전세이자 수십만원씩 나간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가계수입은 항상 마이너스다.

동굴이나 비닐하우스 등 상상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11만명이나 된다.
그것도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언론에 노출되지도 않는다.
얼마 전 <부동산 계급사회>의 저자 손낙구 씨가 이들에 대한 현황을 밝힌 보도자료를 제시하자
언론과 세상이 놀란 것은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무지를 가리킨다.
문제는 우리가 복지나 국가의 보호를 받은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유로 돌린다는 데 있다.
내가 공부를 안 해서, 내가 못 살아서 지금의 상황이 된 것이라는 체념이다.
이것은 분명 사회적인 불만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쉬지 않고 일해도 땅값이 오르면 평생 집을 살 수 없는 구조인데도
내가 일을 열심히 안 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조작이다.
정부와 언론은 매일처럼 이런 조작을 일삼는다. 

매일 가족과 아내와 남편과 돈 문제 때문에 다투지 말고, 
사회적으로 불만을 확대할 수는 없을까?

나는 이것을 '노름판의 원리'라고 부른다. 
학창시절 노름판에 빠지면서 방황했던 적이 있다. 
영화 '타짜'를 보면 노름판의 원리를 잘 알 수 있는데
상대방이 사기를 친다고 하더라도 
호구들은 착하게 돈을 바친다. 노름판의 룰을 신봉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리고 노름판 자체가 사기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안다면
호구들은 들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어떤 집단이 광범위하게 조작과 조장을 일삼고 있는 상황을 명백히 밝힌다면
사회적 불만이 일어나 해소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주거권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를 보면 2007년말 국내총생산은 901조원인데, 이는 그 해 공시지가의 1/3도 안 된다. 미국의 공시지가는 GDP 대비 74.7%, 프랑스는 29.4%, 캐나다는 70.1%인데 우리나라는 무려 804.9%이다.
부동산이 모든 것을 좌우하던 때는 봉건사회였는데, 자본주의라는 것은 최소한 땅에 짓눌리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이다.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부동산의 고통이 덜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도 아니다. 부동산을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생각할 수 있을까? 땅값이 좀 진정됐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부동산 문제, 땅값 문제를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니 대통령이 아니라 그냥 건설사 사장님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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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승주나무 > ttb2 보너스 3만원이 또 들어왔네요.

ttb2에 관한 문의를 여기다가 올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안녕하세요. ttb2를 잘 쓰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운이 좋아서 더블이벤트로 30,579원을 받았습니다.
클릭수 50회 이상 달성 보너스까지 합해서 거의 7만원 가까이 수익금을 받아서 평소에 엄두도 못했던 책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블 이벤트는 첫 달에 한해서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달에도 더블이벤트 30,725원이 적립됐습니다.
제가 중복으로 보너스를 받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거나
착오라면 제 계정에서 얼른 빼 주시기 바랍니다.

말씀이 있기 전까지는 군침이 돌지만 손 안 대고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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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9-1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정말 대단하세요

승주나무 2008-09-23 13:13   좋아요 0 | URL
ㅎㅎ 아닙니다. 운이 좋았을 뿐이죠^^

Koni 2008-09-1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멋지세요.^-^

승주나무 2008-09-23 13:14   좋아요 0 | URL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전쟁이 터진다면 나는 외할아버지와 같이 가장 먼저 끌려가서 총살당할 운명이다.
이것이 2008년 마음속으로부터 솟아나는 공포이다. 전쟁이 당치도 않은 상황이라고?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리라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프랑스가 독일에 대해서 경계를 푼 것은 그 때문이다.
3개월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흐름은 반전됐다. 경제 상황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극단적인 선택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웃 국가 간의 자원문제나 영토문제, 경제문제, 이해관계 등이 첨예하게 부딪힌다면 전쟁은 현실이 된다.


우석훈은 '촌놈들의 제국주의' 출판기념 저자간담회에서 전쟁이 현실이며 두렵다고 말했다.

세계의 극우들은 전쟁을 통해서 반대파를 숙청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가는 오래된 전략을 버리지 않았다. 극우는 전쟁지향적이다. 이승만은 죽을 때까지 북진통일을 외쳤다. 고이즈미와 아베는 북핵으로 인해 정권의 입지를 다졌다. 부시는 9.11사태로 인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극우들이 전쟁상황을 반기는 이유다.

전쟁이 벌어지면 국가 간의 피해만 있는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잔인한 내전이 기다리고 있고, 피의 숙청이 도사리고 있다. (현대사에서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보도연맹 사건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자 경향신문 1면에 '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최근의 흐름이 소개됐다.

"국방부가 제주 4·3 사건을 좌익의 반란으로 규정하고, 전두환 정권을 미화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내용을 대폭 바꿀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참 어이없는 부분은 4.3을 순진한 제주도민들이 좌익세력의 선동에 속아서 일으킨 사건으로 서술하도록 요청한 부분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의원(민주당)이 17일 공개한 국방부의 ‘고교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개선 요구’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제주 4·3 사건’을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 진압 과정 속에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으로 기술토록 요구했다. -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사(국방부 “교과서 개정” 요구…전두환 ‘강압정치’ 삭제 미화) 보기

한마디로 제주도민들이 멍청해서 좌익의 선동에 속은 것이라는 말이다.

한번 따져보자. 멍청한 민중들이 서슬퍼런 당국을 상대로 투쟁을 전개할 수 있을까? 3.1운동은 제주의 시민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잠녀(해녀) 투쟁'으로 이어졌다. 1931년 일제가 설립한 '제주도 해녀 어업조합'에 반대해 싸운 잠녀투쟁을 진압하기 위해 일제는 육지 경찰까지 출동시켜 30일 만에야 겨우 투쟁을 꺾을 수 있었다.
멍청한 민중들이 무슨 수로 총파업을 전개할 수 있을까? 1947년 3월 1일 3.1절 발포 사건에 항의하는 '민관 총파업'이 3월 10일 벌어졌는데 13일까지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인 166개 기관, 단체가 파업에 가세했다. 제주 출신 경찰관들 가운데 일부도 파업에 참여했다. 발포를 했다고 총파업을 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총파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민중이 의식화되어 있다는 뜻 아닐까.
5.10 제헌의회 투표에서 제주의 2곳은 끝내 무산됐다. 국회의원 2석을 뽑지 못했다.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몇몇 선동가들이 유권자들은 선동한다고 그들이 동의할 수 있을까?
제주도민이 멍청하다면 선거 때마다 제주에서 후보 경선을 시작하는 이유는 뭘까? 아직도 제주도를 선거의 이정표로 중시하는 까닭은 뭘까?
17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전국 투표율은 48.7% 대 26.1%였다. 이 차이는 22.6%로 두 후보 사이에 한 명의 유력한 대선 후보가 들어갈 틈이 있을 정도였다. 제주의 투표율은 어땠을까? 이명박 후보 38.3% 대 정동영 후보 32.4%로 불과 6% 미만의 차이였다. 그나마 정치색이 덜하다는 서울도 53.1% 대 24.4%로 더블스코어 이상의 결과가 나왔던 때다. 멍청한 제주도민이 이런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을까?
국회의원 선거 때 뉴타운 공약으로 서울이 한나라당에게 점령되었을 때도 제주에서는 한나라당이 단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모두 통합민주당이었다. 제주도민이 멍청하다면 당연히 한나라당에 몰표를 주었을 것이 아닌가.

나는 제주도민이라 제주도민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현대사 교과서에 제주도민이 멍청한 주민들이라는 표현이 명기되는 것에 대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여러분이 보기에 제주도민이 좌익세력에 속아 폭동을 일으킬 만큼 멍청한 사람들로 보이는가? 나는 그것을 묻고 싶다.
현재 교과서 조작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똑똑한 민중이라는 것은 단지 '말 잘 듣는 민중'일 뿐이다. 나는 극우세력들의 얼토당토하지도 않은 말 따위에 복종하고 동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 이 글은 현대사가 서중석 선생이 관련 역사논문을수록하고 강요배 화백이 그림을 그린 <동백꽃 지다>(보리출판사)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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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9-18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것들이 자손대대로 해처먹으려고 10대들을 세뇌시키려 드는군요.

승주나무 2008-09-23 13:14   좋아요 0 | URL
맞아요..10대를 지켜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