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제대로 글 한 줄 쓰기 힘듭니다.

그래서 펌글 하나 올리는 데에도 저 자신에게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 글은 참 감동적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꿈을 가졌겠지만  '씨 없는 수박'을 보면 유전공학이라는 위대함을 알게 되었고, '아웃브레이크'라는 영화를 보며 생명공학을 연구하며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훌륭한 과학자가 저의 "꿈" 이었습니다. 아마 생명공학과 모든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 교수님 그리고 모든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이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전 석사때 분자유전학을 공부한뒤 바로 전문연구요원으로 기업체 연구소에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것 처럼 기업연구소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주를 이루며, 개발된 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까?라는 경제 원리, 즉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게 됩니다. 학교가 아닌 사회에 나온지 몇 년이 지날때 마다 한국에서의 연구원들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깨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회사를 다니면서 경영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서점에 가서 경제 잡지와 경제 서적들, 나중에는 사이버대학의 경영정보학과도 편입해서 다녔습니다. 회사에서도 신제품 개발 TFT에 들어가 연구 뿐만아니라 제품개발에  전반적인 일련의 과정을 진행도 해보 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꿈은 "경영자"로 바꾸아 병력특례가 끝나면 마케팅팀으로 전직하려고 모든 준비를 1년 넘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회사에 취업을 한 후 2년 뒤 저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왼쪽 팔이 조금씩 부자연 스러웠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서 여러가지 검사와 MRI도 해보 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인 이상일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심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은 전혀 이상을 못 느끼고 해서 그냥 대수럽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여자 친구가 그래도 병원을 가봐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하고  저도 정확한 병명이라도 알고 싶어서 증상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목에 이상에 있을 것이다 생각이 들어 목과 척추에 MRI,CT검사해보았지만,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께서 운동장애 질환인 것 같다고 어느 병원 의사선생님을 추천해 주셨어,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사 선생님은 저에게 "파킨슨 질환"이라는 난치병의 초기 증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생물학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써 정말
저의 첫마디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였습니다. .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 황당했던 것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다는 겁니다. 회사에 왔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구 전 약을 먹으면서 평상시와 똑 같이 생활 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에게도 비밀로 한게 계속 마음에 .....

상견례가 있었습니다. 결혼 날짜를 ..... 그녀에게는 정확하게 진단을 받은 뒤 이야기를 하기 위해 파킨슨 전문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녀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도 믿기지 않은 듯 함께 병원을 갔습니다. 모든 걸 받아 들이고  평생을 함께 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그 병의 무서움과 그녀 주위의 사람에게서 끝내라는 냉대로 그녀의 눈에서 갈등함을 읽었습니다. 전아직 가족에게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결혼식이 점점다가오면서 우선 결혼식 연기를 했고 그 이유를 저의 가족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의 가족은 .....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눈에서 더 이상 빛은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전 이제 헤어지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제서야 난치병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수 정도로 무서운 존재 인지 ....
검은 손이 나를 엄습했습니다. 전 우울증이 왔고 아무 이유없이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타고 가다가도 그냥 울었습니다. 이것을 이겨낼 수 있던 것이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친구, 직장 동료들의 손과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다짐했습니다. 내가 파킨슨 질환을 연구하여, 치료제를 개발해보자.
웃는 사람도 있겠죠. 치료제는 개발 못하더라도 하나의 선이라도 긋자라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전 한국에서 파킨슨 질환을 연구하며, 치료제 개발하는 연구실에 대한 수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다는 동향을 알게 되었고.....

유명하시다는 몇 분의 교수님들께 저의 상황과 저의 꿈을 함께 적어 메일 보내었습니다. 그중 세 개 대학중 어떤 대학을 갈 지 저의 지인에게 자문을 얻었습니다. 의외로 제가 전혀 알아 보지도 못한 분을 추천해주셨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현실적이셨습니다. "줄기세포로 파킨슨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는 많이 진전되어 왔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많다. 함께 연구해보자...."

저는 동물실험부터 배웠습니다. 쥐를 약품으로 이용해 파킨슨 질환모델을 만들고, 실제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된 세포를 쥐의 뇌에 이식해서 회복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전의 연구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줄기세포에 분화실험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면 할 수 록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재 연구가 어느단계까지 와 있는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우석교수님이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성공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논문을 리뷰해보았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지 아는 나로써는 ... 언론에선 모든 것이 다 이루어 졌다 듯이 이야기 했고 특히 황우석교수.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니....더 안타까운 것은 난치병 환자를 둔 가족과 당사자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저의 가족도 그렇겠죠. 저에겐 아무런 말씀은 안하셨지만. 아마 생물학을 전공한 저도 직접 실험을 해보지 않으면 잛은 소견으로 큰 기대를 했을 것입니다. 전 그냥 ' 온 국민들이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연구자로서 위상이 높아져서 좋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줄기세포와 파킨슨 질환 연구를 하면서 난치병 환자인 저로서는 이번 사태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서 떠들고 있을 때 전 연구에 몰두 하고 싶었습니다. 저희 교수님 말씀이 기억나네요..
"저런 거짓된 논문을 내는 그룹도 밤낮 없이 연구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되지 않겠냐,, 너희 들은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해야 된다"

여러분! 한국의 과학은 여러분과 저가 있는 한이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몸과 머리, 손 그리고 일분 일초는 이제 여러분 것이 아닙니다.

저희 어머님께서 저에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OO아! 나는 너를 믿는다"

여러분 온 국민, 온 인류가 우리를 믿고 있습니다.


왼손이 부자연스러워 키보드 누르기가 많이 힘들어 졌습니다.

mutagen
20051223/sn0504



 

 

live...
 ::: [비전공/치의학] 저도 님처럼 엄청 아프고 힘들고 우울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기의 힘든 상황은 아마 님에게 못지 않을 겁니다. 그때 저도 님처럼 똑같이 느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회복의 길을 걸으며 더욱 '의료인' 본연의 자세를 깊이 깨닫게 되고 저의 사명감은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여러가지 잔병 치레가 많아서 병원을 많이 다녔으며 그러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의 사회경험과 병원/의사 경험과 생각, 철학을 통해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고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를 배려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진정 위하기에 진료에는 극단적 완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일반인이나 환자를 기만하는 이런 황 교수팀을 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hk-s...
 ::: 글 잘 읽었습니다. 너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황교수는 응당히 댓가를 치르리라 믿고 빨리 제 본연의 연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제 연구가 당장 난치병환자에 이용되지 못하더라 그 길로 가는 데 100만분의 1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요....   

skyr...
 ::: (전공) 잘읽었습니다. 특히나 "저런 거짓된 논문을 내는 그룹도 밤낮 없이 연구하는데,,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되지 않겠냐,, 너희 들은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해야 된다" 이 말이 무척 절 반성하게 하네요. 더욱더 열심히해야하겠다는 생각.. 브릭에 자주 못오더라도 .. ㅋㅋ   

eh01...
 ::: [일반인]가슴 뭉클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내일이네요. 진실을 추구하는 모두에게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hack...
 ::: [전공] 귀하께서 하시는 연구가 잘 되기를 빌어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정직한 과학자가 되자고 스스로를 채찍질해 보는 아침이었습니다.   

schu...
 ::: 님의 글을 읽고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에 눈물 흘렸습니다. 그러나 결단코 이 불운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병을 치료하는 연구에 정진하는 모습에 새로운 희망을 봅니다. 무엇이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 자신 시간이 지날수록 신기능이 소실돼 가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조직공학을 통한 신장재생 연구에 매달리고 있고 또 많은 생명과학자들도 인간질병의 기작과 그 예방,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1992년 상영된 “로렌조 오일”을 기억해 봅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에서 희귀병인ALD(Adrenoleukodystrophy:부신백질이영양증)에 걸린 아들 로렌조를 그 어머니 미카엘라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의사들이 길어야 3년 밖에 못산다고 한 그 아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발견해낸 올리브 유로 기어이 아들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생존해 있고, 로렌조 오일은 미 FDA의 승인을 받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현재도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황박사의 논문조작은 역설적으로 줄기세포가 갖고 있는 치료가능성이 얼마나 무한한지를 웅변합니다. 신경 퇴화계통의 질환에 가장 많은 진전이 있다고 하니, 님께서는 부디 용맹정진하시어 모두에게 희망과 할수 있다는 수범을 보여 주시길 축원합니다.   

hyun...
 ::: 정말 고맙습니다. 더욱 더 용기가 납니다.

 

출처 :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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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거의 폐인 생활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오늘 드디어 이성을 챙기고 나니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되더군요. 황박팀이 줄기세포를 몇 개 가지고 있든, "원천기술"이라 할만한 게 있든 없든 사태는 종말을 향해 나가는 것 같고, 결국 또 하나의 거대한 과학적 부정행위가 폭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편안해 지더군요.

얻은 것

1. 과학은 어떤 경우에도 진실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과학자는 물론 전 국민에게 분명하게 주지를 시켰습니다. 아직도 국익을 운운하는 분들이 많지만 진정한 국익은 진실한 과학적 업적에서 비롯된 것임을 곧 깨닫게 되겠지요.

2. 국가가 중요한 과학정책의 결정을 내릴 때 한두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데 경종을 울렸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정부도 한두사람의 정보에 의존해서 과학정책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위험성을 깨달았을테니까요. 객관적인 검증과정과 안전판을 만들게 되겠고, 이는 지금까지의 인맥 위주 과학정책 결정과정을 개선해 줄 것입니다.

3. 생명윤리, 연구윤리 등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사회에 아직 낯선 영역에 대한 국민과 과학계의 의식수준이 빠르게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브릭에서 자체적으로 연구윤리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자는 논의가 나오다니...적어도 5년 이상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단번에 얻게 된 것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서울대의 검증과정과 처리 과정은 앞으로 다른 과학분야에도 매우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고 우리 과학의 수준을 높일 것입니다.(그러기를 기대합니다)

4. 성역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언론을 얻었습니다. 그 과정의 문제점과 비윤리성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모두가 주저하며 입을 열지 않을 때 용감하게 외친 언론의 힘은 두고 두고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언론도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선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5. 과학을 "마술"이나 "황금알 낳는 거위"쯤으로 생각했던 일반인들, 그리고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과학의 정체에 대해서, 21세기 한국 과학의 의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할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참된 과학의 발전을 위해 이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과학은 자연계를 사심없이 탐구하는 호기심과 지적 즐거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국익"이든 "경제"든, 심지어 "인도주의"든 바깥의 가치가 끼어들어왔을 때의 부작용과 피해에 대해서 이번 사태는 매우 좋은 사례를 남겼습니다.

6. 인터넷의 힘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MBC를 죽인 것도 네티즌의 힘이었고, 또 결국 진실을 드러내게 된 것도 소장 과학자들인 네티즌의 힘이었습니다.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사이버 세상에서 그것의 결점과, 또 이를 능가할 가능성을 동시에 본 것은 앞으로 다른 영역에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7. 국제표준(global standard)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비교적 국수주의에 젖은 우리 국민들이 왜 우리사회의 많은 후진적 관행(과학계에도 온존하는 저자등재 관행 같은 것, 그리고 많은 잘못들)들을 세계수준에 맞게 끌어올려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사족으로 홍콩에 가서 붙들린 시위대에서도 저는 그런 모습을 봅니다. 우리끼리 통하는 규범이 오늘날의 세계에는 발붙일 수 없다는 사실,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 했습니다.

8. 과학자가 사회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발표된 서울의대 교수 21분의 성명에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이제까지 과학계는 자기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으로 남의 일에 대해서 무심했던 게 사실입니다. 분명히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침묵했던 데 대한 부끄러움-이 부끄러움은 계속해서 발전적인 형태로 살아남아야 할 것입니다.

9. 우리나라 생명과학계의 적나라한 현실에 대한 눈이 바로 뜨였습니다. 월급 40만원을 받는 일용직 연구원들...석박사 과정 학생들, 비정규직 박사들...이들의 열악한 처우와, 교수나 상사의 압력에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절한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10. 마지막으로....희망이 남았습니다. 정직과 진실은 당장은 어려워도 언젠가 승리하고 말리라는 믿음. 그 믿음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합니다.


잃은 것

가장 크게는 황우석에게 걸었던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 특히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희망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국민들은 사실 정부와 언론에 의해 기만된 죄밖에는 없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잡은 지푸라기 하나를 빼앗긴 심정-지금 그런 심정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탄절을 맞아 그분들의 허탈함이 조금이라도 달래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과학에 대한 신인도를 상당히 잃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 어렵기는 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황우석에게 돌아갔던 연구비와 예산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 발전하기 위해 치러야 할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그리 아쉽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신용, 안규리 등 좋은 평가를 받던 학자들은 물론 앞날이 창창한 젊은 연구원들도 큰 타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연구자로서의 생명이 끝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황우석 개인의 공로가 아니라 여러 팀원들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만든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니 이런 부분은 가능한 한 살려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 정리를 하는 이 글이 다른 브릭인들께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부터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출처 :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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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황우석 단상

 

 

 

 

1. 왜 그랬을까.

황우석의 기자회견을 보고나니 마음이 착잡하다. 그의 회견에서 ‘사과’는 없었다. 오직 떠넘기기와 논점 일탈만 존재했을 뿐이다. 그가 말한 걸 100%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해도, 줄기세포 8개만 가지고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다.’고 논문을 쓴 건 명백한 사기다. 능력이 있다는 것과 사기를 쳤다는 것은 전적으로 다른 전제, 그러니 ‘줄기세포를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건 절대로 변명이 될 수 없다.


2004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200여개의 난자를 이용해서 딱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만들었다는 것 자체만 의미가 있을 뿐, 환자 맞춤형 어쩌고 하는 게 가능하려면 성공률이 더 높아야 했다. 최소한 10개가 필요했던 건 그 때문인데, 딱 10개로 맞추면 너무 속이 보이니 11개로 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된다. 만약 8개만 성공했다면 사이언스에 실리지 못했을테니, 그건 노성일의 말대로 “학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기자회견장에서 황우석은 시종 당당했고, 말도 거침이 없었다. 그 당당함이 혹시 자신을 교주로 모시는 소위 ‘황빠들’로부터 나오는 건 아닐까. 실제로 기자회견 이후에도 황빠들은 눈빛이 살아있네 어쩌니 하면서 노성일을 비난하기 바빴다. “그래도 피디수첩이 잘못했다. 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걸 보도했으니까.”라는 어느 황빠의 댓글처럼, 그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과학에 대해 무지한만큼 더 맹목적이 되어간다. 하지만 그들이 황우석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과는 달리 황우석은 그네들을 무시하고, 자신이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그간 해온 숱한 거짓말은 물론이고, 앞으로 할 수많은 거짓말 역시 그런 믿음에서 기인한다.


2. 주 저자

‘황빠’에서 ‘황까’로 순식간에 전향을 한 나는 전향자들이 흔히 그렇듯이 황우석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것이 백의종군하겠다고 해놓고서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한데, 노성일에게 모든 걸 뒤집어씌우려는 게 비겁한 까닭은 논문에 등재된 스물다섯명의 저자 중 황우석이 주 저자(corresponding author)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대주주가 그렇듯이 주 저자는 논문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논문점수를 부여할 때 가산점을 받는다. 이름이 처음 나오는 제1저자에겐 가산점을 안주는 곳도 있지만, 주 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다 (보통 학위생이 제1저자가, 지도교수가 주 저자가 된다).


우리 학교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국내잡지에 실린 논문 한편에는 150점이 부여되는데 저자가 셋이면 각각 50점을 받지만, 이름에 별표(*)가 들어간 주 저자는 거기다 75점(50%)의 가산점을 받아 125점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많은 가산점을 주는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그 논문의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무한책임을 져야 할 황우석이 노성일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사죄 대신 화를 내는 건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3. 누구 말이 맞는가?

인터뷰, 그리고 반박 인터뷰. 지루하게 이어지는 인터뷰를 그대로 생중계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전파낭비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15일날 방영된 피디수첩을 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가 향수는 좋고 방귀는 구리다는 정도의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황우석이 그런 식의 말들을 인터뷰에서 하는 게 얼마나 부적절한 것인지 알 수 있을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중 누구 말이 맞느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노성일의 손을 들어주겠다. 정황상으로도 그렇지만 내가 주목한 건, 황빠들이 비난했던 그의 작은 눈이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신뢰성이 있어보이는 황우석과 달리, 가끔 울기도 했던 노성일은 그 작은 눈만큼이나 불쌍해 보였다.


TV나 만화에서 간신을 묘사할 때, 늘 눈을 작게 그리기 마련이다. 눈동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건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 작은 사람들은 남보다 더 정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가장 눈이 작았던 나 역시 진작에 그런 진리를 깨닫고 정직하게 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인들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믿는다.”는 말을 내게 한다. 눈이 크다는 것만 믿고 거짓말만 일삼는 사람을 생각하면, 눈 작은 게 언제나 나쁜 건 아니다.


4. 안규리

내가 황빠였던 시절 뚜렷한 근거도 없이 그를 옹호했던 건 사이언스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지만, (퀴리부인처럼 되라고 '규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안규리 교수를 알고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됐다. 미국서 돌아와 자기 실험실도 없었던 시절, 우리 교실의 한 귀퉁이를 빌려서 실험을 하셨다. 남의 공간에서 더부살이하는 것만큼 서러운 것은 없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연구를 하는 안교수의 모습은 내게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안교수는 그 논문이 조작이라는 걸 알았을까. 피디수첩에 의하면 줄기세포 관리는 몇몇 핵심인물이 했으니 안교수가 모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내가 아는 분이 2004년 논문에 관여했던 문신용 서울대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윤리 문제가 불거져 황교수가 사과한 데 이어 MBC도 취재윤리를 위반했다고 사과한 시점이었는데, “이렇게 일단락이 되는구나.”고 지인이 말하자 문교수는 고개를 저었단다. “그렇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말은 당연하게도 문교수가 논문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 않을까 의심하게 만든다. 손을 뗀 문교수가 아는 것을 안교수가 몰랐을까. 그녀 역시 어느 시점에서는 논문이 조작된 것임을 알지 않았을까.


5. 곰팡이

“줄기세포가 곰팡이가 슬어 모두 훼손됐다.”는 말을 황우석에게 들었을 때, 좀 어이가 없었다. 세포를 키우는 과정은 무균적인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세포는 ‘클린 벤치’라는 지극히 깨끗한 시설 안에서 배양하는데, 거기서는 인간오염기인 나도 오염을 시키는 게 쉽지 않다. 하물며 줄기세포만큼 중요한 것을 곰팡이에 오염시킨다면 그곳은 더 이상 ‘랩(실험실을 좀 있어보이려고 부르는 말)’이 아니다. 보관용액으로 쓰이는 -80도짜리 액체질소에 곰팡이가 기어들어갈 여지도 없거니와, 웬만한 세포는 여러 개로 나누어 보관함으로써 한큐에 다 죽을 위험을 분산시킨다. 그러니 곰팡이 운운하는 것보다는 40만원씩 받느라 굶주렸던 연구원이 다 먹어치웠다고 하는 게 훨씬 더 그럴듯하고 설득력이 있다.


6. 내부 고발자

‘사이언스는 무오류의 잡지다.’는 걸 비롯해서 내가 했던 말은 대부분 틀렸다. 그래도 딱 한가지 맞춘 게 있다면, ‘그 많은 연구원들이 모두 침묵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피디수첩을 보니 최초의 제보자는 2004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이고, 그가 황박사를 떠난 이유는 황우석이 “해서는 안될 일을 해서”, 그리고 “말려도 안되니까”였다. 피디수첩은 그 제보를 받고나서 조사를 시작했고, 결국 김선종 연구원에게서 핵심적인 증언을 받아낸다. 물론 그의 증언이 없었어도 방영에 별 문제가 없었을 만큼 피디수첩의 취재는 충실했다. 난 사이언스만 알았지 피디수첩은 몰랐다. 종교계와의 싸움을 비롯해서 피디수첩이 명예훼손에 휘말린 건 한두번이 아니며, 그 과정에서 피디수첩은 성실한 취재만이 살길이라는 걸 몸으로 깨달았을 거다.


난 부르짖었었다. 과학계는 자체 검증이 가능한 곳이라고. 그러니 과학계 스스로 검증하게 하자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사이언스에서 논문이 취소된 독일 과학자의 경우 문제를 제기한 곳은 역시나 비슷한 연구를 하는 다른 대학의 연구진이었듯이, 황우석의 실체도 결국에는 밝혀졌을 것이다. 하지만 실험의 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내부 고발자의 제보가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과학계의 검증엔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테고, 황우석은 그 동안 ‘영웅’으로 군림하면서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계속 받아냈으리라. 황우석의 연구에 기대를 했던 분들의 좌절은 마음이 아프지만, 그의 제보는 과학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건 다른 얘기인데, 황우석이 일주일간의 병실 생활을 끝내고 서울대 연구소로 출근했을 때 연구원들 몇몇은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해서 우는 울음, 가슴의 눈물샘을 건드려 시작되는 감동의 울음,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회한의 울음, 누군가가 박해를 받을 때 박해 대상과 자기를 동일시함으로써 우는 것, 그리고 무서워서 우는 울음... 그들의 울음은, 내가 보기에, 자신의 수장이 박해를 받아서 나오는 “얼마나 고생했냐”는 울음이 아니었다. 표정으로 볼 때 그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는 불안의 울음이었다. 그들은, 그게 조작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거다. 믿거나 말거나.


7. 자살

노성일의 폭로가 있던 날, 황우석이 자살하지 않을까 걱정한 사람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 안규리 교수도 그에게 정신과 의사를 보낸 것이겠지만, 기자회견을 보니 황우석은 절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었다. 자살은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는 사람의 행위이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을 해놓고도 다른 사람 탓만 하는 사람에게 쥐꼬리만한 양심이 존재하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다.


혹자는 말한다. 그래도 능력은 있으니 기회를 줘야지 않냐고. 하지만 과학계는 거짓말에 대해 일반 사회보다 훨씬 더 가혹하다. 사이언스는 물론이고 데이터 조작같은 짓을 했던 사람의 논문을 받아줄 학술지는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제 황우석을 잊자. 지난 2년간, 그리고 최근 한달여 동안 우리 사회는 너무 황우석 얘기만 했다. 이 땅에 과학자가 황우석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사람도 그 혼자만은 아니다. 혹 그중 누군가가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다고 해도 수십조의 부가가치를 산출한다느니, 강원래를 걷게 한다드니, 우리나라를 앞으로 먹여살릴 거라느니 하는 식의 기대는 하지말자. 황우석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지만, 황우석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그로 하여금 자멸의 길을 걷게 했다는 걸 상기하자.


8. 사족

노성일의 폭로가 있던 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잠깐 구상했던 거다. 부관참시라고 생각지 마시고 재미로 읽어 주시길.

 

[D 대학 서민 박사는 소의 대변에서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야클’이란 기생충을 발견했다. 서씨는 “올해 초 전남 곡성에 있는 소 100마리의 대변을 받아서 검사한 결과 11마리의 변에서 야클을 발견했다.”면서 “곧 네이쳐 지에 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쾌거에 찬사를 보내면서 “기생충학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알라딘수첩 팀이 가보니 전남 곡성에는 소가 딱 두 마리밖에 없었다. 게다가 서씨가 증거로 제시한 다른 쇠똥의 사진들이 죄다 2번 소와 3번 소의 것과 똑같았던지라, 의혹을 증폭시켰다. 곡성에 사는 주민 박찬미 씨(35)는 “원래 곡성은 여물이 없어서 소를 키울 수가 없는 곳”이라면서 “곡성에 소가 100마리나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씨는 “내가 쇠똥을 받을 당시에는 분명 100마리가 있었다. 지금 두 마리밖에 없다면 그건 마을 주민들이 다 잡아먹은 탓”이라고 반박했다. 이 얘기를 들은 마을주민 세실(37) 양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마을에서 소 98마리를 잡아먹었다면 거의 사흘마다 한 마리의 소를 먹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난 쇠고기를 못먹은지 벌써 3년이 되었다. 내가 단 한 마리의 소라도 먹었다면 팔뚝이 이리도 가늘겠는가.”


알라딘수첩 팀은 서씨에게 따졌다.

“소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정말 있었다면 소꼬리라도 보여 주시죠.”

서씨는 흔쾌히 보여주겠다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며칠 뒤 서씨는 다른 말을 한다. “곡성이란 곳이 워낙 척박한 곳이라 꼬리가 없는 소도 많이 있었고, 확보해둔 소꼬리도 우리 연구원이 꼬리곰탕집에 팔아치운 모양입니다.”

알라딘수첩은 물었다. “그렇다면 야클이 정말 있긴 있는 겁니까?”

서씨는 고뇌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야클은... 우리가 야클을 있다고 믿고,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또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면 야클은 분명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야클의 존재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실체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면 야클은 없는 것이기도 하지요. 기자님은 어느 쪽입니까?”

그의 질문에 알라딘수첩 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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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 > 네이처 “줄기세포 1,2개 있다해도 黃 치명적”

네이처 “줄기세포 1,2개 있다해도 黃 치명적”

[노컷뉴스 2005-12-17 01:47]    



▶ 진행 : 신율 (CBS FM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저녁 7시5분-9시))
▶ 출연 : 데이비드 시라노스키(네이처紙 일본지국장(영국인))

(--->2005년 12월 16일 저녁 7시 35분 방송 내용)

<======== 이하 방송 전문 ===========>


네이처지에 따르면 데이비드씨께서는 제일 먼저 황 교수 논문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던데. 당시 문제를 제기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황우석 교수 성공의 주요 요소가 많은 수의 난자가 있었다는 것인데 그렇게 많은 난자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한국 여성들이 유난히 난자 기증을 잘한다는 이야기, 차후에는 연구원까지 난자 기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해서 이 논문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앨런 콜먼 박사가 황우석 교수의 2005년 논문 문제라면, 2004년 논문도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전에는 사이언스에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했었는데,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을까.

앨런 콜먼 박사의 태도가 바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어떤 증거가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 지가 앨런 콜만 박사의 말을 인용한 것에 따르면 2005년 현재 논문이 잘못된 것이라고 입증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이 나온다면 2004년 논문이나 다른 논문들도 다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따라서 어떤 태도가 바뀌었다기보다 증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 중에 누가 맞다고 보나.

기자회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몰라서 정확한 답을 할 수는 없지만,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황 교수의 논문에 제기된 의혹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와 입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많은 체세포 배아줄기를 만들어낸다거나, 자기가 했던 실험을 재연한다고 해서 답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어떻게 해서 2005년 논문이 나오게 되었는지 과거의 과정과 절차를 다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복제개 스너피나 복제소 영롱이는 사실일까.

일단 2005년 논문에 대한 검증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명된다면, 그때 가서는 다른 논문들에 대해서도 다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일단 지난 2년 동안 황우석 교수 연구실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밝혀져야 한다.

외국 과학자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나.

외국 과학자들은 상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때문에 만약 지금 과거를 보고 한국 과학계에 결정적인 오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것이 한국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적용되어 불이익을 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에 훌륭한 과학자들이 많다. 이런 훌륭한 과학자들이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 이 문제로 불이익이 가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줄기세포 존재에 대해 양측의 의견이 다 다른 상황이다.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의 검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는가?

황우석 교수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할지, 어떤 검증을 할지 일단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황우석 교수가 여전히 줄기세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것을 정확하게 검증해야 한다. 외국 과학자들이 들어가서 독립적 위원회 형성해서 검증해야 힌디. DNA 지문감식 등의 작업이 최대한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줄기 세포가 하나하나 있다는 것이 모든 의혹에 대한 답을 제공할 수는 없겠지만. 또한 6개의 줄기세포가 오염되었다고 하는데, 오염됐다는 설명만으로는 왜 지금 줄기세포가 없는지에 대한 답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줄기세포가 하나라도 있다면, 그의 능력이 인정될까.

만약 1, 2개라도 줄기세포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계의 인정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2개 밖에 없는데 11개라고 보고를 했는지에 대해서 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황우석 교수의 신용성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이번 일은 한국 과학계에 자성의 기회가 될까, 아니면 더 나쁜 영향을 끼칠까.

일단 그 점에 있어서 MBC가 굉장히 훌륭한 일을 했다. 한국 사회가 나름대로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일이었다. 특히 황우석 교수 연구 비판에 대해서 MBC에 많은 비난이 있었음에도 이런 일을 해냈다는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다. 전세계 어디에나 유명세를 원하는 과학자가 많이 있다. 하지만 모든 과학자들의 연구에 있어 유명세가 동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언론에 과학 검증 능력이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미디어가 그런 검증 작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MBC는 다른 이들이 이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에는 언론이 과학자의 일을 검증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아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미디어는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네이처도 같은 경우였다면 그런 역할 했을 것이다.

황우석 교수 논란의 진위를 떠나 난자 기증이라는 윤리적 실수를 범한 문제가 남아있다. 황우석 교수에게 발생한 윤리 문제를 영국 과학계는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나.

난자 기증이라는 아주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 계기였다. 난자 기증과 과학의 관계, 인간 복제 연구와의 관계 등에 있어서 중요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계기가 됐다. 또 이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만약 어떤 과학자가 윤리적 문제 때문에 어떤 것을 숨기려 할 때 그것은 연구 자체에 대한 투명성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연구의 신용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가장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가장 최선의 방법이 어떤 것이라 말하기는 참 어렵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워낙 과학계에서 논쟁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만족하고 다치지 않을 만한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과학이나 연구가 이런 논쟁을 기본적으로 넘어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론의 모든 의혹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난자 기증 문제, 데이터 조작 문제 등 모든 문제에 대해서.
내가 우려하는 건 이 연구로 인한 혜택이 아주 좋은 것이긴 하지만 반면 가야할 길이 아주 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혜택이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 여론과 대중이 이 문제가 너무 과장되어 있음을, 과학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유난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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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님의 "[퍼온글] 분명히 다른 연구자像"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을 해주시는 분은 '라주미한' 아니 '라주미힌'(ㅋㅋ)님이셨군요. 그런데 오탈자가 하나 있어서 정정합니다. 맨 윗줄에서 여덟 번째 줄이자, 첫 단락 끝에서 네 번째에 '연말전술'을 '연막전술'로 고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계속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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