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중앙일보 후원을 받아서 전국단위 대규모 논술 캠프를 준비 중이다.

초짜지만, 회사가 격변기라 이런 기획 저런 기획 내면서,

집필 계획도 하고, 콘텐츠 개발 같은 것도 몇 개 건네서 OK 받은 것도 있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하는 억대 행사로, 내 생애 가장 큰 행사에 앞서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뒤늦게 생각난 기획안 때문이다.

실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는 사람을 위해

마땅히 일정 부분 할애를 해야 하는 것이 기업 활동이라 생각한다.

SK 텔레콤 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두세 발자국 정도 앞서간다고 보는 결정적인 근거는

그 광고가 '사회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성'이란 가치를 모르거나,

그것을 공격적으로 '사용'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하나의 '전략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기업,

행동에 실천하는 기업은 극히 적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실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무료 참가자를 두었어야 했다.

관련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학교장 등에게 공문을 발송하고

학생을 추천 받아 5명이나 10명 이상은 무료로 캠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너무 늦게 그것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

좋은 안건이라는 인정은 받았지만, 기획 단계를 넘었기 때문에

새로운 건의는 큰 의미가 없다.

일류 기업과 이삼류 기업의 큰 차이는

사업 규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성 실천'에 있다는 모르는 바는 아니었는데..

내가 회사를 아끼고 사회 안의 나의 존재를 실천한다면

이 점은 반드시 지속적으로 관찰시켜야 한다.

가슴이 아프다. 너무 늦어 버려서..

하지만 깨닫는 바가 있다. 이것이 나를 안위하는 마지막 변명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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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1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K 광고가 사회성이 있다는 거, 읽고보니 그러네요. 생활백서에서 청각장애인 얘기도 다루구요... 하지만... 장애인을 위하는 광고를 하면서 실제로 장애인 채용에 인색한 삼성처럼, 광고만 좋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뭐 딴지는 결코 아닙니다.

승주나무 2006-01-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건 그렇죠. 하지만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과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죠. SK와 삼성이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어서 좋아할지도 모르겠지만,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되죠. 하지만 그들은 그 효과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SK와 삼성은 품이 작은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품이 큰 기업은 없다구요. '품'은 경제 규모로만 따질 일은 아니죠. 결국 '품'을 중심으로 절장보단해서 경제규모가 맞추어 지겠지만요..^^ 횡성수설이었습니다.
 

쑥스~하지만, 알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다름이 아니오라, 일간지(주요 일간지 또는 '알 만한 일간지라고 해두죠^^) 교육 섹션에

 

논술 연재를 하기로 했어요.

 

제 원고라지만, 이름은 우리회사 논술연구소로 나가구요,

 

고료는 없어요

 

그보다 연재로 인한 광고 효과가 7~800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

 

뭐 몇 푼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홍홍^^

 

오늘 첫 번째 원고를 넘겼습니다. 8회가 나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곧 보시게 될 거에요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한 논술 clinic

회차

게재

주 제

내 용

필자

비 고

1회

1/10

논술 clinic

◊ 논술적 글쓰기 방법론

◊ 논술 쓰기의 고질적인 습관들

오승주

 

2회

1/17

논술 clinic

◊ 논술에서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 논술에 있어서의 띄어쓰기

   - 논술 맞춤법

   - 맞추고 띄어 써야 할 때

오승주

 

3회

1/24

논술 clinic

◊ 띄어쓰기∙맞춤법 clinic

   - 잘못된 띄어쓰기∙맞춤법 사례 분석과 clinic

오승주

 

4회

1/31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1

   - 우리 문장의 기본 유형 소개

   - 모호한 표현

   - 만연체 문장

   - 중언부언 

오승주

 

5회

2/7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2

   - 문장 호응

   - 현학적 표현

   - 구어체 문장

오승주

 

6회

2/14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3

   - 비효율적인 요약 방식

   - 상투적인 서술 행태

   - 불리한 청유형 서술 방식

   - 불리한 설의법(設疑法) 사용 방식

오승주

 

7회

2/21

논술 clinic

◊ 글쓰기 전문가의 잘못된 글쓰기

   - 전문저술가의 언어오염 실태

   - 위험천만한 글쓰기 용례

오승주

 

8회

2/28

논술 clinic

◊ 글쓰기 전문가의 잘된 글쓰기

   - 단순 간결한 글쓰기

   - 안정되고 여유 있는 전문 저술가의 글들

오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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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1-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요한걸 빼셨네요..
어디 일간지인데요? ㅎㅎ
궁금합니다.

하늘바람 2006-01-0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궁금합니다

승주나무 2006-01-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댓글이 올라왔네요..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회사 연구소 이름으로 나가는 거라. 암튼 그렇게 알아주시면 감사하구요..
중앙일보 강남 섹션입니다. 동네 섹션이죠.. 동네마다 섹션이 다르더라구요(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동네가 아니면 지면으로는 만나기 힘들지만, 인터넷판은 며칠 있다가 게재하드라구요..
아마 http://service.joins.com/asp/list_brand.asp?serv=brand§=bn_edu
여기로 나갈 것 같아요. 이제까지 연재물들이 여기로 나갔으니깐..
암튼 뜨거운 관심 감사합니당^^

하늘바람 2006-01-06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2006-01-07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딸기 > 옮긴이 서문만이라도 꼭 읽어보시길.
통섭 - 지식의 대통합 사이언스 클래식 5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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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일찍이 유엔이 `물리의 해'로 정했고, 세계적으로 대대적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올해 과학사에서 기억해야할 것이 또하나 있다. 바로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이 올해로 출간 30주년을 맞았다는 점이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양식도 생물학적, 유전적 진화과정을 통해 해명될 수 있다는 사회생물학은 윌슨의 저서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대표적인 ‘사회생물학자’로는 윌슨 자신과 함께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조지 윌리엄스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생물학은 영장류와 개미 등 `사회성 동물'에 대한 연구에 바탕을 두고 출발했지만 인간에게까지 생물학 규칙의 적용범위를 넓혔으며 궁극적으로 사회과학과의 접목을 추진했다. 국내에서는 윌슨의 제자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를 사회생물학자로 꼽을 수 있다.


윌슨의 사회생물학은 인간을 `만물의 영장' 지위에서 `동물의 일종'으로 끌어내려 진정한 이해를 도왔다는 찬사와 함께, 인간 본성을 유전자로 설명하는 환원주의라는 공격도 받았다. 윌슨과 같이 하버드대 교수로 있던 스티븐 제이 굴드와 리처드 르원틴이 바로 윌슨-도킨스 진영에 맞서 맹렬한 싸움을 벌였던 인물들이다.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의 의식을 비롯해 문화적 차원의 모든 것이 `분자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는가. 이는 생물학자들의 논쟁을 넘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통섭(統攝)' `사회생물학' 이후 윌슨의 학문적 업적을 총괄하는 저술이다. 500쪽이 넘는 분량의 이 책에서 저자는 자연과학-사회과학-인문학을 넘나들며 방대한 학식을 드러내 보인다.

이 저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통섭'이라는 말이다. 영어로는 Consilience,  저자의 설명으로는 19세기 자연철학자 윌리엄 휴얼에게서 가져온 개념이다. 라틴어 어원으로는 `함께 넘나듦'이라는 의미이지만 저자는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이론들을 연결, 지식을 통합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저자 스스로는 이 consilience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는 단어가 아닌 덕에 의미가 여러갈래로 흩어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굳이 이 단어를 택했다 하고, 역자인 최재천 교수는 같은 이유로 `통섭'이라는 역시 생소한 한자어를 택했다고 밝힌다.


책의 주제는 지식이 갖고 있는 `본유의 통일성'이다. 서구 학문의 근본 정신은 세계가 몇몇 자연법칙들로 설명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었고, 계몽사상과 서구의 근대는 그런 정신에서 나왔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되면서 전문지식은 점점 파편화되고 학자들은 자기 방에 틀어박혔다.

학문 분과들 사이의 벽을 깨는 것, 즉 지식의 `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윌슨은 `통섭'을 제안한다. 분자 수준의 미시구조에서 범우주적인 통찰, 그리고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인식까지, 이리저리 가로지르고 가지를 뻗어나가는 통섭의 방식을 통해 `하나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윌슨은 뇌과학의 최근 성과와 진화론의 여러 가설, 예술과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사례들을 들며 자신의 논지를 펼쳐 보인다.


단순한 학제간 연구를 넘어서는 ‘진리를 향한 총체적 방법론’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다 해서 그 방법론이 손에 잡히진 않는다. 오히려 책은 윌슨이 30년간 벌여온 `신비주의자들과의 싸움'을 총결산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할만하다. 한 구절로 책을 정리하면 `환원주의 비판에 대한 재비판'이라 할 수 있다. `총, 균, 쇠'로 퓰리처상을 받은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이 책을 "금세기 가장 위대한 사상가가 쓴 아름다운 책"이라 격찬했다는데, 문장은 매끄럽지만 내용은 도발적이다. “객관적 진리는 있다. 다만 그 진리를 찾는 과정 혹은 결과가 전체주의의 권능으로 귀결되지는 않을지를 우려할 뿐이다” “우리는 알아야 하며 알게 될 것이다”. 과연 윌슨은 계몽주의의 후계자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하고, 다문화주의와 상대주의를 논박한다. 그는 "인간은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 입자를 찾으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면서 환원주의를 `인간의 본능'으로 격상시킨다. "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잘 알게 되면 인간 뇌들이 모여 만들어낸 세상도 더 잘 알게 될 수 있다. 그런데 환원주의가 왜 나쁜가".

윌슨이 누차 강조하는 것은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co-evolution) 이론이다. 인류의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함께 진행되어왔다는 이 공진화 이론은 이미 학계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윌슨의 전작 에세이집 `본성을 찾아서'(한국어판 제목은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등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윌슨은 대표적인 환원주의자답게 문화의 기본 진화 단위로 ‘모방자’를 거론하는데, 도킨스의 밈(meme. 유전자 즉 gene에 상응하는 문화적 진화 단위)보다 발전시켰다고는 하지만 윌슨의 모방자와 ‘밈’ 간에 큰 차이는 (적어도 이 책에선) 눈에 띄지 않는다.


학문간 벽을 깨고 자연과학의 성과를 인문학과 사회과학 쪽에서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  `통섭적 방법'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진리를 알 수 있으며 알아야 한다는 계몽주의적 가치관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어느 정도 유효할까는 논외로 하더라도, 문제는 윌슨이 주장하는 방식은 여전히 `환원주의적 통섭'이라는 것이다. 그는 "철학은 이제 과학이 되어라"라고 선언하고, "사회과학자들은 생물학 공포증에 걸려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당장 뇌와 마음의 문제만 해도, 진짜 `뇌 전문가들'이라는 뇌과학자들조차도 윌슨처럼 환원주의를 신봉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통섭적 방법'을 시범으로 보이기 위해 과학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어, 책은 굉장히 재미있다. 알고 읽으면 물론 더 재미있겠지만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한가지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훌륭한 번역이다. 누구나 과학자가 될 수는 없고, 누구나 에드워드 윌슨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교수의 옮긴이 서문은 꼭 읽어보시길. `옮긴이 서문이란 무릇 이래야 한다'를 보여주는 유려한 문장에 깊은 이해와 고민이 담겨 있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하나의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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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대담 시리즈 1
도정일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학과 생물학, 두 이산가족의 상봉의 시작



도정일 선생과 최재천 선생은 인문학자와 과학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 분야를 넘나드는 사람들이다. ‘큰 장사꾼은 큰 장사를 한다’는 옛 문헌의 금언을 학문적으로 실천한다면 가장 큰 동그라미를 매일같이 그려나가는 학자들이 두 사람이다. 특히 최재천 선생은 유명한 개미 연구가로 수년 동안 논문 한두 편도 나올 수 없는 ‘느리고 큰’ 분야를 맡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빛을 보기 힘들다. 그가 얼마나 큰 학문의 원을 그려내든 우리들의 척도로 보면 ‘원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불만과 ‘간극’이 그의 인문학적 출발점이라고 하면 너무나 거창할까?

도정일 선생은 어떠한가. ‘생물학자와 인문학자의 대화’라는 기획은 그 특성상 생물학자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지만 그는 단순 명쾌한 비유와, 평소에 왕성하게 섭렵한 과학적 지식을 인문학적으로 요리하여 최재천 선생의 과학적 견해를 구수하게 풀어낸다. 이 대담에서 생물학과 인문학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도정일 선생 덕분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살아있다’는 말과 같이 사유와 생명은 한 몸과 같았다. 불행히 신의 벌을 받고 둘로 가라진 남자와 여자의 존재와 같이 세분화된 지식의 험로에서 두 분야는 단절되고 만다. 둘은 항상 만나야 하는 사명을 타고 났으며, 그것이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이유이다. ‘죽은 사유’와 ‘무미건조한 과학’의 토양 위에 서서 서로를 향해 가녀린 손짓을 보낸다. 그것이 ‘대담’이 있게 된 연유이다.



과학은 답을 추구하고 인문학은 질문을 추구합니다.<도정일>


사실 과학과 인문학의 출발점은 다르다. 생물학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한다는 점이다. 생물학이 캐낸 진실 역시 ‘진정한 의미의 진실’이 되기는 힘들다. 그 한계가 분명할수록 발견은 더욱 빛난다. ‘객관적 실재 세계를 구성하는 최소 부분들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불가능하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이론이나, ‘수학의 불완전성’을 입증한 괴델의 공리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엄밀한 관찰을 통해 ‘엄밀한 과학’의 한계성을 발견하고, 그 안에 잠들어 있던 ‘변수’들을 일깨우는 것은 인문학과 과학이 힘을 모아 해결할 과제이다.

황우석 사건과 이 책의 발간이 묘하게 겹치면서 우리는 생물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우리들이 이 사건을 통해 고수했던 ‘절대성’은 ‘엄밀한 과학’에 의한 것도 아니었고, 과학의 부재와 인문학의 부재가 겹친 ‘맹신’의 결과였다. 따라서 황우석 사건에 대해 분명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이 책을 펼쳐들었다면 주소를 잘못 찾은 것이다.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아주 분명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야 솔직한 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저도 유구라, 그러니까 유홍준 선생님과 이야기해본 적이 있는데, 그분은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게 다 구라야"라고 밝히고 계속 구라의 길을 가더군요.(하하하) 그런데도 옆에 있는 분들이 전혀 반감을 안 가져요. 그분의 이야기는 재미있구 유익한 구라니까요. 그런데 제가 구라를 치면, 그게 조금만 틀려도 저는 낙마하고 맙니다. <최재천>

- 본문 중에서


모든 것은 생명활동이므로 생물학 안에 있다.


이 책을 일독한 독자라면 읽는 내내 지속적인 긴장감과 빛나는 지성의 합연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읽고 나서 그 내용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쓰려 했는데, 당혹스럽기만 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까닭은 내용을 도식화하지 않고 이야기의 실타래를 잡고 물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는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한 부분을 읽거나 나중에 관련 분야에 대한 대화를 하게 된다면 그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으리라. ‘대화’라는 방식은 참으로 놀라운 표현 기법이다. 그 옛날 플라톤 할아버지도 그 효과에 반해 모든 저작을 이 방식으로 쓰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 옛날의 대화는 일방적 혹은 산파술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대담을 ‘반전 대화’라고 명명하고 싶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분야에 천착해온 두 꾼이 생동감 있고 박력 있게 주고받는('치고 받는'이라고 해야 더 적절하리라) 이야기에는 불꽃 같이 강렬하게 뇌리를 자극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쉬운 단어로 심오한 견해를 펼쳐내는 추임새는 감동 그 자체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최재천 선생을 칭찬하고 싶다.


섬들이 천천히 연결되어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부 하나의 대륙으로 뭉쳐져버린 느낌입니다.

- 본문 중에서


최재천 선생의 말투가 대개 위와 같은데, 위의 말은 거대 경제 권력이 세계의 다양성을 무참히 짓밟는 비생물학적 경제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이보다 더 향 깊은 부분도 있다. 1990년대 초 미국에서 거의 1년 내내 저녁 뉴스 시간을 달군 ‘아버지 논쟁’에 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젊었을 때는 돈도 없고 장래도 불투명해 낳은 아이를 입양시켰으나 나중에 여유가 되어 아이를 다시 찾겠다고 법정까지 간 그 사건은 결국 ‘생물학적 아버지’인 ‘친부’의 승리로 귀결되었다고 한다. 최재천 선생은 그 아버지에게 ‘생물학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기른 아버지도 충분히 ‘생물학적’이라는 것이다. 낳은 아버지는 ‘유전학적’이라고 해야 옳다는 것이다. 즉 ‘생물학’이라는 것은 ‘유전’ 못지 않게 ‘환경’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을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사회’나 ‘문화’가 될 수 있다. 만약 책의 내용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며, 너무 쉽게 다가가려는 사람(이런 사람은 없겠지만)이 있다면 쉬운 말 속에 함유하는 뜻 역시 쉬운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판사인 ‘휴머니스트’의 교열부 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사적인 일이지만, 논술 강의를 위해서 ‘전문가들의 오탈자 사례’를 채집할 목적으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공교롭게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책들을 최근 자주 접하게 된다. 나의 눈은 ‘띄어쓰기, 오탈자’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으나, ‘대담’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오탈자라고는 단지 503쪽 최재천 선생의 이야기에 나오는 ‘운명(殞命)을 달리하다’(‘유명(幽冥)을 달리하다’라고 써야 함)가 전부이다. 지난 번 ‘세계사’에도 감탄했지만,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은 ‘완결된 텍스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으리라.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셍떽쥐베리의 말은 분명 옳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과 ‘서로를 바라보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인문학과 생물학을 떼어놓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들의 학문은 여기저기에 귀를 기울이며 고유한 분야의 향기를 자꾸 퍼뜨리고 색깔을 자꾸 겹쳐야 천의 향기와 아름다운 그림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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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1-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정리가 안되더라구요.. 너무나 풍성해서...
꼼꼼히 읽으셨네요..

승주나무 2006-01-0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개발한 독서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눈으로 읽는 게 아니라 '손'으로 읽는 거죠. 정확히 말하면 '눈'으로도 읽고 '손'으로도 읽습니다. 아마 그 점이 '꼼꼼하게' 보였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

라주미힌 2006-01-0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으로 읽는다? 혹시 받아 적기? 어떻게 하시는데요?

승주나무 2006-01-0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워드가 거의 단거리 선수 수준이거든요. 맨 첨 형광펜으로 그은 부분을 워드로 다시 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읽었던 부분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고 생각이 정리가 되는 거죠. 시간은 걸리지만, '책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압축독서'라는 콘텐츠도 만들었죠. 히히^^
http://blog.naver.com/dajak97
여기에 제가 만들어 놓은 파일(한글 파일)이 많아요^^

2006-01-07 0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06-01-0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주의 리뷰 되셨네요... 역시!!!
축하합니당. ㅎㅎ

승주나무 2006-01-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감사합니다. 요즘 사고 싶은 책에 비해 예산이 형편없이 부족했는데, 조금의 도움은 되겠네요. 이로서 2번째 선정입니다. 자꾸 동기가 되어서 계속 읽고 쓰게 돼요. 행복합니다.^^

승주나무 2006-01-1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65쪽의 두 번째 단락 "계몽철학자들이 생각한 '지식과 판단의 주인'로서의"<도정일>도 새롭게 발견된 오탈자네요. "'지식과 판단의 주인'으로서의"라고 해야겠죠?
 

황우석 쇼크와 한국의 줄기세포연구의 미래

              하버드 의대 김광수 교수: 주) 일간지에 발표하신 내용을 보내주셔서 본 게시판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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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호가 마침내 침몰했다. 서울대 조사 위원회는 23일 중간 발표를 통해 2005년 Science논문의 데이터들이 2개의 맞춤형 줄기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든 고의적인 조작이며 이 2개의 세포주 및 2004년 논문도 검증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을 줄기세포와 더 나아가 생명공학의 최고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영웅으로 추앙되던 황우석 교수의 몰락을 지켜보는 모든 국민의 좌절과 허탈감을 멀리서나마 안타까이 공감하면서, 재미 과학자의 한사람으로서 또 줄기세포 연구자로서 그간 느껴왔던 착잡한 심정과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견해를 나누고저 한다

1) 줄기세포의 잠재성
먼저 이 줄기세포 생물학이란 분야는 매우 새로운 학문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인간을 실험대상으로 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제한 때문에 1998년 Wisconsin대학의 James Thomson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을 때 온 학계가 이것이 인간의 발생학, 분화연구와 신약개발 연구에 사용될 잠재력을 환영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끈 이유는 이러한 배아 및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인간의 난치병을 치료할수 있다는 소위 regeneration 혹은 cell replacement therapy는 전통적인 의학 및 약학의 개념을 뒤짚는 신개념 (“Paradigm Shift”)이기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도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수년전 서울대 문 신용 교수가 이끄는 줄기세포사업단을 발족한 사실은 이미 모두가 주지하는 바이다. 2004년 황우석, 문 신용 교수팀의 Science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 세계적인 관심과 찬사가 터지기 시작했으며 필자 역시 한인과학자로서 흥분과 자부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이 새롭고 잠재력 있는 학문분야에서 세계를 앞지르는 업적이 발표되었으니 모든 한국민이 들뜨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강의실, 학교, 학회등에서 동료교수나 학생들을 대할 때 내가 한국인 과학자라는 사실에 대해 뿌듯하게 느꼈던 것은 필자만의 경험은 아니었을 것이다.

2)  황우석 쇼크의 조기 이상징후들
그런데 2004년 Science논문 이후, 필자는 줄기세포 사업단에서 주최하는 서울 줄기세포 심포지움에 초청되어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심각한 이상징후들을 감지하게 되었다. 우선적으로 체세포줄기세포 (2004년 논문)나 맞춤형 환자체세포 줄기세포(2005년 논문)가 효과적으로 얻어질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실이 수년내 난치병환자를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과장되고 있는 현상이었다. 사실상 맞춤형 줄기세포란 면역거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며 이들이 실제 치료에 쓰이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인간배아줄기 세포주들을 이용하여 각 질병에서 필요로 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와 또 그의 동물실험, 그리고 암세포의 유발을 완전히 차단시킬수 있는 연구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필수적이고도 기본적인 연구들 자체가 세계적으로 아직도 초기단계인 것이다. 체세포 맞춤형 줄기세포의 확립은 결코 이러한 선행되어야 할 연구를 직접적으로 앞당길 수 없는 별개의 연구 분야임은 줄기세포연구에 약간만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절박한 상황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그리고 전문지식이 없는 국민을 향해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주는 것은 희망을 주는 것보다는 기만에 가까운 행위일 수 밖에 없다. 필자는 문 신용 교수 등에게 이러한 보다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정직한 기대감”을 알려야 하지 않겠느나고 누차 권유했으나 문 교수의 불평은 아무리 열심히 이야기 해도 아무도 귀를 귀울이지 않으며 신문기사에 실리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둘째로 필자에게 크게 우려된 사실은 2004년 논문 이후, 황 교수팀이 국내의 줄기세포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보다는 해외 유명 학자들과의 연계에 의존하려는 사실이었다. 이는 아마도 황 교수와 문 교수의 견해차가 많이 작용한 듯하다. 셋째로 상상을 초월한 연구비가 황 교수팀에게 부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지나치게 편중된 방향으로 수백억의 연구비가 한 팀에 주어진다는 것은 개별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수백명의 생명과학자들의 연구비가 없어진다는 뜻이며 이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일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었다. 실제로 필자는 많은 신진과학자들의 연구비 고충과 불평, 그리고 이에 따른 한국 과학계의 위화감을 느끼곤 했다.

3) 무엇이 이런 사태를 초래하였는가
우리는 오늘의 “과학적 국치”라고도 볼수 있는 이번 사태에서 황 교수 개인에게만 손가락질 해서는 안될 것으로 본다. 오히려 우리 모든 국민과 언론과 정부와 과학계가 자성과 새로운 각오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지나며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 우리의 아름다운 강토와 환경을 훼손한 아쉬움을 우리는 모두 느끼고 있다. 이제 더 큰 경제, 과학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라면 진실과 양심을 다소 저버리고 생명윤리정도는 경시해도 상관없다는 정서가 우리에게 있지는 않은지.  이번 황 교수의 사태를 지켜 보면서 우리 모두는 진실과 정직을 짓밟고 그 위에 바벨탑을 쌓을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필자 자신을 비롯한 국내외 과학자들도 여론의 질책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들의 양심적인 견해와 문제제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차제에 국내의 언론도 지나치게 여론에 편승하여 자극적인 언어들로써 더욱 여론을 한 방향으로 부추긴 허물을 자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 역시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한국의 생명과학을 이끌고 추진할수 있는 지도력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4) 한국의 줄기세포연구와 생명과학의 장래
황우석 파동이 번지면서 빈번하게 제기되는 우려는 국내 생명과학자들의 해외논문발표가 원천적으로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최근 필자의 연구실을 방문했던 두명의 국내 과학자들의 태도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H교수는 최근 유전공학계열 저널에 제출했는데 심사평이 좋은 편이었는데도 reject되었다면서 이번 사태의 후유증이 아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반면 L교수는 세포생물학계열 저널에 제출했는데 accept의 가능성을 통고받았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러한 민감한 반응들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필자의 의견으로는 불필요한 우려라고 본다. 물론 앞으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저널들에서 보다 세심하고 철저하게 논문을 심사할 것이며 황 교수의 논문데이터에서 나타났던 중복 조작된 것과 같은 허술한 거짓 데이터가 통과될 가능성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뒷받침 되는 훌륭한 데이터와 논문이 한국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거부될 가능성은 없다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며칠 전 우리 연구소의 세미나 연사와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레 이러한 화제들이 나왔다. 참석한 중진교수들 가운데 한명은 하버드의대 석좌교수이며 임팩트 팩터 20 이상의 top저널의 editor-in-chief인데 필자가 이러한 이슈를 물어보자, ‘황 교수의 건은 유감스러우나 그것과 앞으로 한국에서 나오는 논문의 심사는 전혀 별개의 이슈”라며 한국생명과학자들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전혀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한국줄기세포연구와 생명과학의 장래에 대해 소견과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사실 필자가 이 글을 쓰게된 동기는 황우석 파동으로 인하여 이전의 과장되었던 줄기세포의 가능성과는 정반대 상황인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잘못된 비관적인 시각이 일어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한국의 줄기세포와 생명과학이 지금의 황우석 쇼크와 파장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나라가 빠른 시일 안에 과학선진국으로 진입하리라 단언한다.  첫번째는 한국생명과학계의 놀랄만한 향상과 선진화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미국으로 박사후 과정을 떠났던 8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SCI논문 한편만 실어도 큰 사건이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Nature, Science 등의 최고 저널에만도 매년 십여편씩 SCI논문은 수백편 이상씩 발표되고 있다. 더구나 필자가 알기에 황교수 팀 외에도 국내 줄기세포 학자로서 세계에 이목을 끄는 탁월한 연구자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 이들이 향후에 줄기세포 연구를 충분히 끌고 갈 수 있음을 확신한다. 특히 황교수팀에서 훈련받은 젊은 연구원들의 연구 진로가 막히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를 해야할 것이다. 둘째로 간과할수 없는 것은 이번 사건이 모든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과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모든 과정이 국내의 소장 생명과학자들과 MBC에 의해서 집요하게 파헤쳐지고 서울대 조사위에서 확연하게 밝혀짐으로서 한국의 자체 자정 및 검증능력이 온 세계에 드러났다는 점이다. 필자의 솔직한 의견으로는, 용감한 소장 학자들에 의해 이렇게 조속히 조작의 실체가 밝혀진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라는 점이다. 엄연히 인터넷에 존재하는 그 조작의 증거들이 결국 들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대로 수백억씩의 예산과 국내외 연구진들의 공중누각 연구가 수년간 진행되다가 외국 기관이나 학자들에 의하여 폭로되었을 경우 도저히 수습불능의 상태까지 갔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 우리의 상황은 조기 수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로 언론과 정부의 Spotlight를 받지 못하고 연구비도 열악하지만 밤늦게까지 실험실의 불을 밝히는 수천, 수만의 생명과학자와 과학도가 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국내외 유수기관과 대학에서 최고수준의 훈련을 받은 귀중한 한국의 지적능력집단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부풀려지고 왜곡된 보도로 허탈감으로 갈 수 밖에 없었지만 생명과학과 줄기세포의 선진화를 열망하는 전 국민의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성원과 헌신이다. 오늘 온 국민은 참담한 실망과 자괴감을 뿌리치기 힘들지만 만일 다시 한번 학계와 정부와 언론이 깊은 자성과 새로운 각오로써 지혜로운 방향을 잡아 간다면 온 국민은 반드시 더욱 새롭고 성숙한 모습으로써 참된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생명과학은 과학선진화를 이룩할 것이며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난치병 치료가 가능한 날이 반드시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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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교수 양력-서울대를 졸업한 후 1983년 KAIST에서 미생물유전학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이후 MIT에서 eukaryotic transcription mechanism을 연구하였고 Cornell 의대 조교수, Tennesse의대 부교수를 거쳐 현재 하버드의대 부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하버드의대소속  Mailman Research Center의 Molecular Neurobiology Laboratory의 director로서 현재 신경전달물질인 catecholamine 관련된 퇴행성 신경질환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ㅇ homepage: www.mclean.harvard.edu/research/mrc/mnl.php
ㅇ e-mail: kskim@mclean.harvard.edu

 출처 : http://gene.postech.ac.kr/bbs/view.php?id=job&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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