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8할이 바람이었다나,

이 시를 읽은 다음부터 '바람'에 집착하다가 결국 시에서 '바람'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바람은 가고 또 오는 거 아닌가.

바람은 자유로운 것 같으면서도 잔잔한 질서를 존중하고 있는 존재

동양철학으로 따르면 신독(愼獨 :
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 하고 언행을 삼감)의 대명사. 어찌 바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결국 기약없이 쉼없이 가고 오는데, 그 안에 원칙은 있는 것.

말라 비틀어진 나의 시작 노트에도 바람은 불고,

견고한 시인의 시에도 바람이 지날 만한 구멍이 송송 나 있는 것.

나는 누가 불면 후~ 하고 날라다니면서도 몰래 돌아와 있는 바람샘.

그리고 제주도의 이름 없는 바람꽃을 사랑하는 제주 원주민..



<제주바람꽃으로 할지, 남바람꽃으로 할지 고민중인 바람꽃>

제주 야생화연구가 한봉석씨는 제주시 해안동 마을공동목장 내 계곡에서 5년 전 바람꽃)군락지를 발견, 관찰해온 결과 국내 미기록종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는 “백두산 등 우리나라 북쪽에 자생하는 쌍둥바람꽃과 다르고 일본에 자생하는 바람꽃과도 다른 미기록종으로 보인다”며 “학명을 제주바람꽃으로 할지, 남바람꽃으로 할지 고민중”이라는 의견을 보내왔다. 한씨가 발견한 바람꽃은 꽃받침이 분홍색을 띠었다가 꽃이 활짝 피면서 하얀색으로 변하고 꽃줄기 밑부분에 아주 작은 잎이 한장씩 생겨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경향신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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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1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그림은? 승주나무님?

승주나무 2006-04-17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ㅎㅎ 누가 그려 준 건데요. 실물과 대조를 해볼까요. 저는 파란 옷을 안 입는데
ㅋㅋ

chika 2006-04-1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한 세 시간 자고 작업을 하려고 일어났습니다. 그 전에 밀린 신문 스크랩을 하고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역시 세상 이야기는 일간지만으로는 안 되나 봅니다. 오마이 주간지를 이용해서 오마이 소식을 전하기로 하고, 한겨레 신문과 한겨레 21의 이야기도 실을까 합니다. 한겨레 21은 신인 여기자가 야채 모자를 뒤집어쓰고 묘한 웃음을 보이던 그 책에서, 그 다음 연예전쟁 기획뉴스가 나온 검은색 책까지 포함.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한-21(한글2.1이 아님)이 제게 함께 놀자는 손짓을 보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한대요^^

그리고 3-4월호부터 받기 시작한 녹색평론의 주요 소식도 전하려고 해요.

어려움이요?

시간이 문제죠 뭐. 그리고 '잠'!!!^^

http://blog.khan.co.kr/97dajak/

[블로그 스크랩 업데이트 정보]


06년 4월 17일

블로그 스크랩을 보면서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한겨레 기사(한겨레21,한겨레신문)와 오마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녹색평론 소식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인력, 시간 등의 이유로 태만하기는 하지만 일간지와 주간/월간지를 아우르는 '정론 블로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역사와 과거사 카테고리를 통폐합합니다.


06년 4월 5일(식목일)

이제 블러그 하기가 한결 편해졌군요. 미디어칸에서 블로그 인터페이스를 다듬어줬거든요. 자꾸 업뎃을 하니 제 카테고리도 꽉꽉 들어차서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남은 칸을 이용해 '최고의 헤드'(논술버전)을 신설했습니다. 논술의 핵심은 요약이며, 신문의 핵심은 헤드인데 둘을 만나게 한 것이죠.
'금융/정책'은 '금융/재태크'로 바꾸었습니다.


06년 3월 22일

칼럼과 사설의 분류를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 각 분야별로 넣었습니다.
예컨대 국제 정세 관련 칼럼은 '국제'카테고리와 '칼럼' 카테고리에 함께 넣었습니다. 나중에 칼럼을 따로 정리하기 위함이며, 칼럼의 성격을 좀더 명백히 하기 위함입니다.

저의 경향 블로그는 계속 진화합니다. 좋은 의견 있으면 적극적인 제보 바랍니다.

인삿말이 자꾸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즐거운 일입니다.^^



06년 3월 17일

경향신문 스크랩의 의도와 기사의 가치, 스크랩퍼의 관점을 좀더 분명히 나타내기 위해, 스크랩 기사 중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굵은 글씨로 표시했습니다. 스크랩에 시간은 더 들겠지만, 일종의 '표지'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한주간의 입시소식'를 시작합니다. 한 주간의 교육기사를 도우미가 압축적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스캐너를 최대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신문과는 다르게 인터넷 신문은 중요한 표나 그림을 빼먹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자료들은 스캔으로 해서 파일로 첨부하겠습니다.

점점 변화하는 승주나무의 경향신문 스크랩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06년 3월 11일

<금융, 부동산>을 신설했습니다.
<역사> 외에 <과거사>를 추가했습니다.
<정보화사회>를 신설했습니다.
<생각해봅시다>를 신설했습니다

세상사가 복잡해질수록 제 블로그는 더욱 구체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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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lifume > [알라딘] 전문가들에게 배우는 글쓰기 전략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뼛속까지 내려가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어내라!"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
유혹하는 글쓰기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많이 쓰고 많이 읽으라. '오늘' 책을 읽는 사람은 언젠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글쓰기의 공중부양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 지음

작가 이외수가 30여년 동안 글을 쓰면서 터득한 ‘실전 글쓰기 노하우’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임재춘 지음

연구 자체보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는 이공계 출신자를 위하여.
 
네 멋대로 써라
네 멋대로 써라
데릭 젠슨 지음, 김정훈 옮김

내면에 숨어 있는 말들을 일깨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보여준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쓰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쓰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에코가 공부하는 법, 글을 쓰는 기술, 정리된 사고를 하는 법을 공개한다.

글쓰기의 전략
글쓰기의 전략
정희모.이재성 지음

글쓰기의 숙련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요령을 제시하고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글 고치기 전략
글 고치기 전략
장하늘 지음

좋은 문장은 끊임없이 고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글쓰기와 글고치기의 모든 것.
 
대학생 글쓰기 특강
대학생 글쓰기 특강
강준만 지음

글쓰기의 기본 바탕이 되는 인문사회학적 개념을 설명하고 각 의견의 차이를 보여준다.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1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1
탁석산 지음

논증이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실용적인 글쓰기의 훈련 방법을 다루는 책이다.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한효석 지음

글쓰기가 거짓이나 관념, 상투성 등으로 흐르는 것을 경고한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원고지 10장을 어려움없이 쓸 수 있게 되면 어떤 글이라도 잘 쓸 수 있다.

문장강화
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

이태준이 고심하여 쓴 문장론, 50년 세월 속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은 생생한 고전.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남영신 지음

적절한 예문과 연습 문제들을 제시, 한국어를 학습하고 잘못을 교정할 수 있도록 구성.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지음

아름답고 재치가 넘치는, 그러나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옛말 1700여개.
한국어가 있다 1
한국어가 있다 1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 팀 지음

잘못 알고 있거나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을 골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우리말 나들이
우리말 나들이
MBC 아나운서국 우리말팀 엮음

고루하게 느낄 수 있는 바른 언어생활에 대한 주제를 재미있고 다양한 구성으로 다룬다.
바른말 고운말
바른말 고운말
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지음

바른 표기에서부터 한자어의 어원, 일본어의 잔재, 지나친 외국어 남용, 호칭 문제까지.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승우 지음

낯익은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끊임없이 소설을 생각하고, 소설을 읽고, 소설을 쓰라.
현대소설작법
현대소설작법
김용성 지음

체계적인 창작강의와 풍부한 예문을 함께 수록한 소설작법 안내서.
 
기사작성의 기초
기사작성의 기초
이재경 지음

기사란 무엇인가, 기자란 무엇인가. 기사쓰기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기사의 기본 유형.
드라마 아카데미
드라마 아카데미
김수현.노희경.이금주.박찬성 지음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펴낸 TV 드라마 작법 교재. 드라마의 기초부터 발상, 구성, 대본쓰기까지.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지음, 고영범 외 옮김

시나리오의 첫 대사부터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작가의 기본소양을 길러주는 책.
수필문학입문
수필문학입문
윤오영 지음

문학은 표현이다. 표현기술의 연마 없이 개성적 문체는 탄생되지 않는다. 독서와 문장 수련은 절대적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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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이직 기간이라 벌이도 시원찮고 시장에서 과일 하나 사는 데도 손을 덜덜 떨어야 합니다.(결국은 살 거면서)

시장에 가서 한 근에 천 원 하는 딸기를 두 근 살까 세 근 살까 고민하다가 "아저씨 두 근 주세요" 하고 힘없이 말해버렸죠. 그런데 어떤 젊은 부부가 오더니 한 근에 이천원 하는 토실토실한 딸기를 보며 '안사람' 되시는 분께서 "아저씨, 딸기 맛있어요?" 하는 거에요. 아저씨는 당연하다는 듯 상투적으로 "맛 잘 들었어요."
그 '안사람 님' 왈, "그러면 만 원어치 주세요!"

오기가 발동하여 "아저씨, 세 근 주세요"  하고 말을 번복. 두 근과 세 근 차이에서 오기가 발동할 건덕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왜 이리 마음이 흔들렸을까 몰라요.

그건 그렇고, 요즘 '문제'를 만드는 알바를 하고 있어요. 대충 계산해보니 한 문제에 삼천오백원 정도..

쉬운 일은 아니나, 내가 '고급 인력'이 된 듯한 이상한 만족감. 하지만, 한 문제 만드는 데 많게는 몇 시간 든다는 것을 생각할 때 '서빙' 같은 '초저가 알바'에 비해 뭐 나을 것도 없는 것 같네요. 이것을 빨리 치워야, 다음 일을 진행할 수 있는데, 자꾸 하기 싫어지고 진도도 잘 안 나가고 그래요.

한 번 풀어보실래요^^
요즘 고등학생들이 대학 가기 위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 중 하나랍니다.
대학에서 직접 출제를 하죠^^ 저는 그저 흉내만 낼 뿐^^

  
  <논리력>

<1> 리아는 보아보다 춤을 잘 춘다. 보아는 자아보다 춤을 잘 춘다.

그러므로                       

① 보아가 춤을 가장 잘 춘다.

② 자아는 노래를 가장 잘 한다.

③ 리아는 자아보다 춤을 잘 춘다.

④ 셋 가운데 두 번째로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자아이다.


 [23 ~ 24]

<23> 아래의 조건을 충족시킨 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대진표를 짜려 한다. A조 진출국은 한국과 일본, B조는 미국, 멕시코, C조는 쿠바, 푸에르토리코, D조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이다. 단, 예선에서 같은 조에 있던 팀끼리는 본선에서는 다른 조에 배치해야 하며, 미국과 도미니카는 한 조에 포함되어야 한다.

① 한국, 일본, 멕시코, 미국                      ② 한국, 미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③ 일본, 미국, 도미니카, 멕시코                  ④ 일본, 멕시코, 쿠바, 베네수엘라


<24> 위 <23번>의 조건과 같이 일본, 멕시코, 쿠바, 베네수엘라가 한 조에서 본선 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했을 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 경기 동안 한국과 일본이 맞붙을 수 있는 최대의 경우는 몇 회인가?

① 1회                                          ② 2회

③ 3회                                          ④ 4회


<언어유추>
※ 두 단어의 관계가 나머지 셋과 다른 것은? (16~18)

<16>

① 개차반 - 악다구니                    ② 모가지 - 목

③ 주둥이 - 입                          ④ 이빨 - 치아


※ 성격이나 범주가 나머지 셋과 다른 것은? (19~21)

<19>

① 말랑말랑                             ② 쪼르륵

③ 벙긋벙긋                             ④ 빤드르르


 

<20>

① 의천                                 ② 지눌

③ 이이                                 ④ 원효



<32> ‘빼기’의 뜻이 다른 하나는?

① 머리빼기                             ② 코빼기

③ 이마빼기                             ④ 밥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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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4-1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 23-4) 24-1) 16-1) 19-1) 20-3) 32-4)
헤헤 다풀었어요

승주나무 2006-04-1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 님//문제를 다 풀어보시다니, 이런 정성이.
19번만 빼고 모두 맞히셨어요.
①, ③, ④는 의태어, ②는 의성어랍니다^^;;
 
통섭 - 지식의 대통합 사이언스 클래식 5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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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들어서며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 통합(intergation)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생물학을 예로 들어보자. 생물학은 생물의 거의 모든 걸 두루 연구하는 박물학, 즉 자연사(natural history)에 대한 연구로 시작됐다. 그러다가 19세기에 이르러 카를 폰 베어(Karl von Baer), 에른스트 헤켈(Ernst Heackel) 등의 연구로 발생학(embryology)이 생물학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전학은 20세기에 들어와 멘델의 연구가 재발견되고 분자생물학적 방법론의 도움을 받아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자연사는 꾸준히 넓은 의미의 생태학 또는 야외생물학으로 발전해 왔다. 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20세기 생물학은 크게 보아 자연사, 유3전학, 실험발생학의 세 분야로 나뉘어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던 것이 최근에 들어 사뭇 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성격을 띤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흔히 ‘이보디보(Evo-Devo)'라는 애칭으로 불린다.)이 등장했다. 이보디보는 표면적으로는 발생생물학과 진화생물학의 만남이지만 실제로는 생화학, 생물물리학, 세포생물학, 유전학, 생리학, 내분비학, 면역학, 신경생물학 등 생명현상의 물리화학적 메커니즘을 밝히는 기능생물학(functional biology) 분야들과, 행동생물학, 생태학, 계통분류학, 고생물학, 개체군유전학은 물론, 세균학, 균학, 곤충학, 어류학, 조류학 등의 개체생물학(organismic biology) 들을 포함하는 진화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분야들이 통합되어 생명 현상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8쪽

사실, 고전적이고 중세적인 연역의 대안으로 귀납의 방법을 창안한 사람은 베이컨이 아니다. 그는 단지 그 방법을 정교하게 다듬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귀납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충분히 들을 만하다. 다음 세기에 그의 명성은 주로 그 부분에 모여 있었다. 그가 생각했던 귀납의 절차는 단순한 사실들의 일반화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베이컨은 "식물 종의 90퍼센트가 노랗거나 빨갛거나 흰 꽃이고 곤충이 찾아든다." 같은 관찰 문장을 귀납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현상을 기술하되 편견을 갖지 말고 그것들의 공통된 형질을 모아 중간 단계의 일반성을 가지도록 만들고, 그런 다음 상위 수준의 일반성으로 나아가는 것을 귀납의 절차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앞의 문장을 베이컨의 귀납법에 따라 바꾸면 다음과 같이 된다. "꽃들은 특정한 종류의 곤충을 유인하도록 설계된 색깔과 구조를 진화시켰으며 그런 곤충들은 꽃을 배타적으로 수분시킨다." 이렇게 프란시스 베이컨은 르네상스 시대에 팽배했던 기술(記述, description)과 분류에 관한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서는 추론 방법을 제시했지만, 현대 과학의 핵심을 형성하는 개념 형성의 방법, 경합 가설 그리고 이론에 대해서는 별다른 예견을 하지 못했다. -68쪽

대수기하학의 창시자이자 근대 철학자이며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프랑스 학자인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는 서사의 선도자이다. 이전의 베이컨처럼 데카르트는 학자들에게 과학하기를 요구했다. 그의 바로 뒤에는 젊은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있다. 데카르트는 명확한 연역을 통해 각 현상의 핵심적인 골격만 남기는 과학적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는 세계는 3차원이므로 우리가 지각한 것을 세 좌표계의 틀에 맞추라고 했다. 이것이 오늘날 데카르트 좌표계(Cartesian coordinate)라고 불리는 것이다. 세 좌표계를 이용하면 어떤 대상이든 길이, 너비, 높이를 정확히 명시할 수 있다. 이로써 수학적 조작을 통해 본질을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기초 형식에서 대수 기호를 제공식화함으로써 이 방법을 완성했다. 따라서 이것은 복잡한 기하 문제를 풀거나, 나아가서 가시적인 3차원 영역을 넘어서는 수학 영역을 탐구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데카르트의 가장 소중한 비전은 지식이 궁극적으로 수학으로 추상화될 수 있는 상호 연계된 진리 체계라는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비전은 1619년 11월의 어느 날 밤에 일련의 꿈을 통해 다가왔다. 기호들(뇌성, 책, 악령, 달콤한 메론)의 돌풍 속에서 그는 우주가 합리적이며 인과율로 연결된 통일성을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런 개념을 물리학에서 의학까지, 즉 생물학에서, 심지어는 도덕적 추론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18세기 계몽사상에 깊은 영향을 미친, 학문의 통일성에 관한 믿음에 토대를 놓았다. -71쪽

중국에서는 왜 데카르트나 뉴턴과 같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것들이었다. 중국인들에게는 추상적으로 체계화된 법칙에 대한 혐오감이 있었다. 이것은 진(秦) 왕조(기원전221~206년) 시기에 봉건제가 군현 제도로 전환될 당시, 엄격한 통치 법률을 제정한 법가(法家) 사상가들이 중국 지식인들에게 안겨준 비참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의 엄격한 법치주의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반사회적이어서 개인의 욕망보다 국가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법률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그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사실은 중국 학자들이 세상 만물을 창조한 인격적인 신에 대한 생각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우주에서 자연을 창조한 이성적 존재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꼼꼼하게 기술한 대상들은 보편 원리를 따르지 않으며, 우주적 질서 내의 존재자들이 따르는 특별한 규정 안에서 움직인다. 말하자면 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 즉 일반 법칙이라는 개념이 꼭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들을 탐색하려는 시도 또한 거의 없었다. -76쪽

과학은 제 갈 길로 갔다. 과학자, 과학적 발견 그리고 전문 학술지는 15년마다 두 배로 늘었다. 이것은 1700년대 초반부터 계속된 과학의 성공은 우주가 질서 정연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에 다시 믿음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계몽사상의 이러한 필수 전제는 베이컨과 데카르트가 최초로 생각해 낸 수학, 물리학, 생물학 분야 안에서 더 굳건히 자라났다. 그렇지만 그 중심 방법인 환원주의의 화려한 성공은 계몽사상 프로그램 전체의 복구와는 정반대로 작용했다. 과학적 정보가 기하학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별 연구자들은 지식의 통일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철학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들은 그런 문제들에 대해 더욱 깊이 밝힐 것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들은 1700년대 후반 생물학에서 사회과학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겨진 개념이자 금단의 영역인 마음의 물리적 토대를 밝히는 일에 더욱 주저했다.
큰 그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데에는 더 소박한 이유가 있었다. 과학자들이 그 일을 할 만한 지적 에너지를 갖지 못했던 것이다. 대다수의 과학자는 장인(匠人)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날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전문 분야에만 집중한다. 그들의 교육 과정은 세계의 드넓은 윤곽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최첨단 분야에서 가능한 한 빨리 자신만의 발견을 하기에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왜냐하면 경계 부분의 연구는 비용도 많이 들고 위태롭기 때문이다. 수백만 달러짜리 실험실에 소속된 생산성 있는 과학자들은 큰 그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으며 그것에 이득이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에 선발된 2,000명의 과학자들이 자신의 업적에 대한 상징으로 옷깃에 달고 있는 장식에는 과학을 뜻하는 금이 중앙에 있고 그 주위를 자연 철학을 뜻하는 보라색이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어쩌겠나! 대부분의 선도적 과학자들의 시선이 그 금에만 고정되어 있으니!-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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