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토론 문화와 알라딘의 배고픈 논객들의 욕구불만을 위로하고자 살벌한 토론장을 개장합니다.

의제야 제가 능력이 있나요.

쟁점이 될 만한 신문기사를 따다가 의견을 달고, 댓글을 통해 피를 튀기는 방법이지요.

많은 참여 바랍니다^^

참여방법은 물론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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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생일선물 4호 세트 도착 (마지막)

생일선물 4호 세트 도착 (마지막)

내가 갖고 싶다고 한 책 전권을 선물받았다. 한 권도 안 빼놓고... 가격을 추산해보지는 않았는데, 남들이 그러는데 대략 30만원어치 정도는 된다고 그러더라... 에효, 이 놈의 인기는 시들지도 않아...

보들레에르
김붕구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어떤 책은 그야말로 "소년의 로망"과 관련이 있는 책들이 있다. 김붕구 선생의 보들레에르는 내가 8살 때 세상에 첫선을 보인 책이다. 내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아마도 중학교 3학년 무렵이던가 할 것인데, 그때 이 책을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 아직 어린 내가 갖기엔 너무 어려웠고, 그보다는 돈이 안 되었던 책이다. 그리고 한 동안 나는 이 책을 몹시 갖고 싶었으나 갖지 못한 책으로 분류해두었다. 책과의 인연도 사람과 같아서 한 번 인연이 안 되면 다시 제 인연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다.

 

벽초 홍명희 연구 
강영주 (지은이) | 창비(창작과비평사)

- 어떤 사물 혹은 사상, 역사, 기타 여러가지 인간이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산출해낸 모든 문명과 문화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물, 사상, 역사를 배우는 여러 방법이 있겠으나 내가 택한 방식은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먼저 사람을 알고나면 나머지 것들은 저절로 알게 될 것이란 믿음이 내겐 있었다. 물론 현재까지도 이런 내 방식이 꼭 옳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벽초 홍명희는 우리에게 임꺽정을 작가로, 독립운동가로 그리고 해방 이후 북한의 부주석으로 기억된다. 그 한 사람에 대해 어찌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리오만... 그 첫 걸음은 족히 되리라 믿는다.

 

히틀러 평전 1.2 | 원제 Hitler
요아힘 C. 페스트 (지은이), 안인희 (옮긴이) | 푸른숲

- 요아힘 C.페스트는 이 책으로 최고의 히틀러 전문가가 되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히틀러에 대한 여러 평전 가운데 현존하는 으뜸의 것으로 놓아둘 만하다. 히틀러라는 잔혹하기 그지없는 냉정한 정치가이자 나치즘 정치 지도자, 그리고 학살자... 그로 인해 수많은 것들이 생겨났고, 정작 그 자신은 소멸되고 말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히틀러란 인물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그를 존경한다거나 따르고 싶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그와 관련한 여러 종의 책을 읽었으므로 그에 대해 나는 나름대로 잘 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책 한 권쯤 거뜬히 쓸 수 있을 만큼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좀더 잘 알게 되려나...

지구의 딸 지구시인 레이첼 카슨 - 이유인물선 1
김재희 (지은이) | 이유책

-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 그리고 나는 그녀에 대한 평전도 한 권 구입해두었다. 이제부터 알아가고자 하는 이 레이첼 카슨.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을까? 그건 나와 타자가 세상을 후손들로부터 빌려쓰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우쳤기 때문이다. 이제 더 많은 걸 알게 되겠지.

 

 

보르헤스 문학 전기  
김홍근 (지은이) | 솔출판사

- 보르헤스가 위대하냐고? 글쎄... 눈 먼 장님에 가까운 우파 작가에게 내가 뭐 찾아먹을 게 있다고 그런 생각을 하겠나? 하지만 보르헤스는 위대하다. 왜? 그는 오래 살았고, 많은 걸을 배웠고, 많은 것을 생각했으며 많은 것을 써냈다. 그런데 그 많은 것들을 피하고서야 어떻게 현대에 들어올 수 있을까? 장자를 읽는 보르헤스를 말이다.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 20세기와 한나 아렌트
김비환 (지은이) | 한길사

- 한나 아렌트에 대해 나는 특별한 호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망명한 유대 지식인들은 종종 편협함을 감추지 못한다는 것이 설령 나의 선입견이거나 편견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현재까지는 나의 이런 선입견을 일거에 거두어낼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국내 학자가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에 대해 연구한 연구서이다. 한나 아렌트에 대한 나의 편견을 교정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 신과학총서 1
프리초프 카프라 (지은이), 이성범 (옮긴이) | 범양사

- 나는 모든지 늦되는 사람인지라 현대 물리학도 잘 모를 뿐더러 거기에 동양사상을 결부시키는 유행 아닌 유행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지 못해왔다. 최신 조류엔 더욱더 둔감하다. 왜 과거의 명확히 규명된 것을 받아들이기에도 나는 숨이 턱에 차는 경험을 종종하기 때문인데, 이제 프리초프 카프라의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나름대로 이런 유행도 이젠 어느 정도 검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 탓이다. 현대문명의 봉착한... 한계를 동양사상으로 뚫어보려는 시도는 과연 가능할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 원제 The Same and Not The Same
로얼드 호프만 (지은이) | 까치글방

- 내가 화학에 대해 쥐뿔이라도 아는 게 있을리없다. 고등학교 다닐 때 집에서 나에게 줄곧 해주던 이야기는 네가 수학만 잘했어도 서울대에 갔을 거라는 말이었다. 난 이 방면엔 그야말로 깡통이었고, 아마 앞으로도 깡통에 가까울 거다. 아마 이번에 과학 관련 서적들을 읽어야 할 목적 의식을 그때도 가졌다면, 내 인생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화학의 시인"이란 별명을 지닌 로얼드 호프만이 쓴 화학 분야에 대한 입문 교양서란다. 읽고 뭔가 알게 되면 그 때 다시 이야기해보자.

 

김사량 평전
안우식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헉, 큰일 날 뻔 했다. 난 지난 3호 선물 세트 이야기할 때 분명히 글을 쓴 기억이 있는데, 아마 올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바람돌이님이 화내실 텐데... 한국 작가가 아쿠다가와상 후보였었다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동경제대 독문학과를 나와 아쿠다가와상 후보에 올랐던 김사량... 그러나 그에 대해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도 잘 알지 못한다면...그의 고향은 평양이었으므로 월북 작가라 할 수는 없다. 그는 재북작가였다. 인민군 종군 작가였던 그는 결국 부르주아지 출신이란 이유로 숙청당하고 만다. 그에 대한 평가는 남한도 북한도 아닌 일본에서 먼저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평전조차도 재일교포인 안우식에 의해 쓰인다. 이제 기억 속에 그를 다시 부활시킬 때인가 보다.

* 그리고 밑의 책은 딸기사마가 준 선물...? 이거 생일선물인 건가? 글구 또 하나 생각난 거... 일본에서 사와서 나 준다고 했던 선물은 꿀꺽한겨?

서양 철학사 | 원제 The Oxford Illustrated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1994)
데이비드 페어스, 로저 스크루턴, 스티브 클라크, 앤서니 케니, 폴 빈센트 스페이드 (지은이), 김영건, 서상복, 석기용, 유원기, 이상헌, 채이병 (옮긴이) | 이제이북스

- 흐흐, 이것 역시 "옥스포드판 서양철학사"다. 예전에 이야기한바 있지만 일단 옥스포드 어쩌구 하는 것들은 나름의 값어치는 꼭 해준다. 츨판사에서도 그 부분을 생각했는지 표지 장정을 스웨이드 가죽으로 했고, 지질 역시 아주 훌륭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질이다. 물론 내용은 내가 다 안고는 할 수 없어도 대충은 아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아마 재미나게 새롭다는 감각으로 읽기엔 좀 모자랄 듯 싶지만, "옥스포드판"이란 책들이 지닌 미덕은 정리를 엄청 잘 해준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나도 이걸 읽고 서양철학사 좀 정리해보자.

 

* 이외에도 몇 권의 책을 선물받았고, 예쁜 옷도 받았다. 그리고 친구들이 돈 모아서 사준 DVD플레이어, 아내가 사준 선글라스... 말이라도 고맙게 축하해주신 분들, 아예 무시하신 분들... 혹은 말을 차마 걸지 못해준 분들... 뭐 모두모두 고맙다고 해야겠지. 몇몇 분에겐 특별히 더욱 고맙다. 사람 사는 일이 전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에 생략이란 없다. 생략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것들, 과감히 생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인생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인생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들이었음을 나는 이제사 깨닫는다.

그건 내가 누군가에게 비록 밥 한 술 떠 넣어줄 수는 없어도, 지나가는 말로라도 "밥은 먹고 다니냐?" 물어주는 것, 그런 일들이다. 예술의 가장 큰 속성은 낭비다. 문학은 언어를 낭비하고, 미술은 색을 낭비하며, 무용은 행동을 낭비한다. 그러나 낭비로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이 과소와 과장을 넘나들며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부각시키고, 생략해 보여주는 것들,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사사롭게 보이는 어느 하나도 결국 사사롭지 않은 일이 된다.

작지만 큰 마음을 내게 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다음 기회에 여러분이 베풀어주신 만큼 혹은 그 이상 돌려드릴 기회와 능력이 내게 존재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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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낸 생일과는 너무 다르네요 ^^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주민 2009-05-1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풍부하고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이런 일들이 '인류공헌' 중 작은 하나 아닙니까.
감동: 중 3때 보들레르 평전 욕심. 대단하십니다. 저도 이 책을 좋아합니다.
유용정보: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김사량'.
계속 좋은 정보, 감동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 작업의 정석

양로석에서 벌어지는 남과 여의 '추파'는 몹시 볼 만한 그림이었다. 특히 중년의 멋쟁이들이 나누는 '프로급'의 플레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나는 지하철에 자리가 없으면 양로석이나 문 옆 모퉁이를 자주 이용한다. 기대서 신문을 보기 위해서다. 그날도 양로석 옆 벽에 기대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한 아저씨가 가래를 끓여먹으며 멀뚱히 서 있었다. 나는 몹시 예민한 성격으로 아저씨의 행동을 흘낏 주시하기 시작했다. 아저씨의 '플레이'는 그때부터 나왔다. 아저씨는 맨 모퉁이의 멋쟁이 아줌마가 몹시 맘에 들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미끼'를 찾기 위해 두리번 살폈다. 좌석 위 짐받이에는 무가지와 '국민일보'가 널려져 있었다. 아저씨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신문을 얼른 빼들어 구석에 앉은 멋쟁이 아줌마에게 주었다. 멋쟁이 아줌마의 '플레이'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내가 볼 때 멋쟁이 아줌마는 프로의 프로였다. 그 눈을 잘 알고 있는데, 매우 기대에 차 있고 재미있어 하며, 호기심어린 눈빛이었다. 멋쟁이 아줌마는 내숭을 떤다.

"어, 이거를 왜 제게 주시죠?"

황당한 말이 아니라 은근히 사람을 끄는 눈빛과 말투였다. 아저씨 왈

"멋진 아가씨가 신문을 읽어야지!"

"어머, 아저씨 멋쟁이다. 근데 어쩌죠, 저 까막눈인데."(쌩거짓말, 그러나 사실일 지도 모르겠다)

"아냐, 멋쟁이 아가씨가 까막눈일 리가 없어."

"이야, 아저씨 사람 볼 줄 아신다. 암튼 고마워요."

멋진 아줌마에서 멋진 아가씨로 '진급(?)'한 그 아가씨는 신문을 받아들고 핸드백을 뒤적인다.
핸드백 안에서 명함을 꺼내더니

"이거 받으세요. 멋쟁이 아저씨에게 내가 명함을 드리지 않을 수 없지."

멋쟁이 아저씨는 명함을 챙긴다. 그리고는 근엄한 표정으로 아가씨에게 화답한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아저씨는 눈빛으로 '나 이 역에서 내려'를 보낸다.

"아저씨 연락주세요. 꼭 연락주세요."

아저씨가 내린 다음 나는 좌측 맨 옆에 앉았던 아줌마2가 그 아가씨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줌마2는

"그 사람, 아까부터 계속 가래 끓여먹던데, 어쩌자고..."

하면서 막 구박을 했다. 아가씨는 매우 여유로운 미소로 답했다.

그분들은 어떻게 통했을까. 아마 그것은 '프로의 눈빛'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쯤 그들은 경복궁 돌담길을 거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경포대 해수욕장이나. 그것도 아니면 아저씨는 집사람에게 일상적인 구박을 얻어들으며 '나만의 로망'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 할머니 감사합니다.

또 지하철. 역시 7호선은 한산하다. 하지만 아주 띄엄띄엄이라 나는 그냥 서 있으면서 빈 자리를 주시했다. 특히 나의 빈자리 의지는 지독하다. 그때 누군가 내게 말을 건다.

"학생 저 자리에 가서 앉아요"

일반석의 할머니가 내게 '경로석'을 가리키며 말한 것이다. 경로석에는 두 분의 할아버지가 아주 여유롭게 자리를 정복(?)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할머니, 저 좀 있다 내리는데요 뭐. 그리고 저곳은 경로석이니까 제가 앉을 곳은 아닌 것 같아요"

할머니는 물러서지 않고 또 권한다.

"아니야, 빈자리에 사람이 앉는 게 맞는 거지. 경로석에 할아버지가 앉아야 경로석이지, 경로석이 빈자리면 그것도 별볼일 없는 거야. 가서 앉지 그래."

나는 할머니에게 연거푸 감사를 표시하며,

"그러면 저곳에 있는 빈자리에 앉을게요."

하고 그 자리를 피했다.

할머니가 매우 고마운 이유는 나에게 '인식의 전환'을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

'경로석과 빈자리'의 의미는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대체로 나이드신 분들은 경로석 일반석 가리지 않고 독식하는 것이 사실이다. '독식'이라는 말은 '젊은이들이 앉아야 할 자리에 앉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양보한 자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앉는 것과 젊은이들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자리 양보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미덕'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껄끄러운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이며 그것은 아마 할아버지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할아버지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안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다.

다음에는 할아버지에게도 그런 권유를 들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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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5-1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이야기 보고 생각난 웹툰 ^^;

승주나무 2006-05-1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매지 님, 저 학상들 어쩌다 보니 개념이 없어졌군요^^;;;
실은 저와 할머니의 대화를 보던 할아버지 두 분의 표정이 저랬어요(무서버라)
한참 웃었습니다!!

마늘빵 2006-05-1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흐흐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80013

내 은사님은 매우 예민하다. 그게 좀 심하기도 한데, 특히 맞춤법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차를 몰고 가다가 표지판의 어법이 틀렸으면 당장 당국에 전화를 해서 수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대개는 수정되지 않는다.

그 길을 다시 지나며 은사님은 '괜한 아픔'을 또 느끼신다.

그래서 은사님 앞에서 발표를 할 때는 발음이며 어법을 살핀다.

나도 그 '편벽'을 조금 물려받았을까?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보거나 잘못된 부분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한참 분개를 하고서야 지나간다.

그때마다 '아프다'

내가 아파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아픔'의 속성이라는 것은

識字憂患

오래전에 이곳을 거쳐간 사상가나 문학가들이 느낀 '고통'을 조금 알 것도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업, 특히 서점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두렵다.

그들의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은 서비스의 대상을 '사물 혹은 나쁘게 말하면 먹이'로 인식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들이 서비스의 대상을 '인간'이라고 인식한다면 인간을 상품보다 밑으로 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만원이십니다"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요즘은 '서비스'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FTA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루어져 서비스 업종이 대거 진출을 한다면 우리의 '서비스 색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무방비로 시장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못된 비약에다 결벽증세이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암튼 나는 지금 몹시 아프며, 서비스 하는 분들을 접할 때마다 상처받을까 두렵다.

이러다 대인공포증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글은 필터를 통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냥 흘려보낸다.

'딴지돌이' 승주나무는 그렇지만 소심한 'B형'은 아니다. ㅋㅋ

원하는 고객에게만 모니터를 실시한다.

모니터를 하면서 글을 다듬고, 그것이 반영되면 또 행복할 뿐이다.

녹색평론에서는 '결제'를 '결재'라고 표기해서 불평글을 또 남겼다.

답장 메일에는 고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주문하신 책을 보내드리지요'라고 했다.

아직까지 서점가에서 (겉으로라도) 나의 진심을 알아준 곳은 녹색평론뿐이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69873

이때는 내가 또 말을 잘못했나 하여 걱정스럽기도 했다.

내가 OO문고에 잘 안 가는 이유는 "만원이십니다"를 지적했더니 '재수없다'는 눈으로 쳐다봤기 때문이다.

싱겁소심한 승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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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역시 알아야 그것두 지적이 가능하죠.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지나가는 저는 눈에 잘 안들어오더라구요.

물만두 2006-05-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소심하시면서 잘하시네요^^ㅋㅋ

chika 2006-05-1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시는거예요. (근데... 그래서 저도 댓글 잘 안쓰는거 이해하시죠? 흐흐흐~

승주나무 2006-05-1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님//'알아야 면장질을 하지'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제 눈에는 아프락사스 님만 들어오는데요^^(제가 또 무슨 말을)
물만두님//너무 하세요 ㅠㅠ;; ^^;; (울다 웃는 승주나무)
치카치카 뿡뿡 님//정체를 밝히시지요. 매일같이 아뒤를 바꾸니 제가 '존함'을 정하기가 매우 힘들지 않습니까. 그리고 댓글 안 다시면 제가 서재를 '급습'하겠습니다. (반 협박임)^^

chika 2006-05-1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습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네~ 룰루~ (방어가 철저한! 이라고 표어를 내걸고 싶지만, 와봤자지~ 라는 생각이 더 크기땀시...흐흐~)

승주나무 2006-05-1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치카님, 과연 그럴까요. (실은 내가 더 두려움^^;;;;)
 

NSA도청, 감시망 에셜론 하루 30억건 엿들어

출처 : 경향신문
입력시간: 2006년 05월 12일 18:11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지구상의 모든 신호정보(SIGINT)를 포착, 분석하는 국방부 산하 첨단 정보기구이다. 이 기구는 1952년 창설 이래 베일에 철저히 가려져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가 9·11테러 이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NSA에 대해 ‘영장없는 도청’을 승인했다고 폭로하면서 세상의 관심을 끈 바 있다.


NSA가 포착하는 신호정보에는 유·무선 전화와 팩스, 전자우편, 무선통신은 물론 미사일 발사실험 때 방출되는 전자신호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NSA는 ‘전세계 공중의 모든 소리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위성촬영, 적외선촬영, 전파감청 등과 같이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첩보원을 통한 정보수집을 주로 하는 중앙정보국(CIA)과 구별된다.

NSA 촉수 역할은 모든 종류의 통신을 도청할 수 있는 정보감시망인 ‘에셜론’이 하고 있다. ‘UKUSA 안전보장조약’이라는 비밀협정에 따라 현재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이 운영중인 에셜론은 하루 30억건의 통화를 감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무선 전화와 팩스, 전자우편, 무선통신 등 지구상을 떠다니는 모든 신호를 잡아내 분석한다. 이를 위해 120개가 넘는 인공위성과 음성분석 능력을 가진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통화내용 가운데 ‘테러’ ‘핵무기’ ‘대통령’ 등 특정 단어가 포착되면 슈퍼컴퓨터는 통화내용을 정밀분석하게 된다.

2001년 NSA를 해부한 ‘미 국가안보국: 비밀의 실체’라는 책을 쓴 제임스 뱀퍼드는 ‘애틀랜틱 먼슬리’ 4월호에서 NSA의 정보활동을 ‘빅 브러더스’로 묘사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국제통신은 세가지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하나가 위성을 통한 방식이다. 전세계에서 미국으로 오는 통신은 30개의 국제통신위성인 ‘인텔샛’을 거쳐 미국내 기지국에 잡힌다. 동부에는 웨스트 버지니아주 이탐에 AT&T 기지국이, 서부에는 워싱턴주 브루스터 인근에 민간기지국이 있다. NSA는 이들 기지국 인근에 비밀감청소를 설치해 통신내용을 포착한다. 두번째, 해저 광케이블을 통하는 것으로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의 케이블 중계소는 NSA 본부와 직접 연결돼 있다. 미국본토와 연결되지 않은 외국 해저 광케이블에는 지미 카터호와 같은 특수 잠수함을 이용, 도청장비를 부착한다. 인터넷 통신의 경우 NSA는 민간 기지국과 연결해 모든 e메일과 인터넷 검색내용을 파악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NSA내 수 많은 암호해독가와 번역전문가를 통해 내용이 발가벗겨진다.

NSA는 9·11테러와 관련한 정보도 포착한 바 있다. 최근 CIA 국장에 지명된 마이클 헤이든 전 NSA 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9·11테러 하루 전날 NSA가 2개의 관련 메시지를 잡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2개의 메시지는 ‘경기는 내일 시작된다’와 ‘내일 0시’ 등 두가지였다.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알 카에다 기지에서 나온 걸 포착한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9·11 당일까지 그 뜻을 해독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무방비로 9·11테러를 당해야 했다.

NSA는 CIA, 국방정보국, 국가정찰국, 국가영상지도국과 함께 미국 5대 정보기관으로 불리지만 규모면에서 최대이다. 예산은 CIA에 비해 2배나 큰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주 포트 미드에 있는 NSA를 방문한 적이 있는 뱀퍼드는 그의 책에서 “95~99년 전체 예산은 1백75억7천60만달러로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73억4백만달러가 추가로 요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해독가, 수학자, 컴퓨터프로그래머 등 인력은 CIA와 FBI를 합친 것보다 많은 3만8천여명에 달한다. 이외에도 정식 직원에 포함되지 않는 중앙안보군 소속 2만5천명이 더 있다. 본부 건물만 50동에 달하고 NSA에서도 핵심인 작전본부 건물은 8만4천평에 달한다고 전했다.

냉전시대 적국의 정보수집을 위해 창설됐던 NSA는 냉전이 종식된 뒤에는 그 활동반경을 경제분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외국의 기업체와 단체들을 감시대상 명단에 포함시켜 이들에 대한 감청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 명단에는 외국의 금융기관과 석유회사, 곡물 메이저, 다국적 기업들이 빠짐없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 미국의 세계적 헤게모니도 남의 정보를 엿보는 이 NSA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조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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