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우 큰 것을 기획하려 했지만,
내가 거친 회사들은 모두 '작은 것'을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회의석상에서는 여러 가지 여건상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편지로 전합니다.

존경받는 기업은 '마인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철학'도 있습니다. 마인드와 철학은 엄

연히 다르지만,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교육기업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이 글은 저의 의견이므로 소장님의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시장은 경쟁과 협력과 공유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이 세 가지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콘텐츠가 노출되는 순간 우리의 경쟁력이 잠식당한다는 충고는 의미가 있지만, 생각

해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노출해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

야 하겠지만, 어떻게 해서든 '노출'은 불가피하며 최팀장이 말한 '기출문제 풀이' 정도

의 콘텐츠는 언론이든 학생이든 누구의 조명도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들 만한 카드는

아닙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시장'의 세 가지 특성 중 '경쟁'의 요소만을 감안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으로는 '시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콘텐츠가 타사에서 탐낼 만큼 매력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학생들에게도 매

우 유익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규모와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보았을 때 많은

학생들에게 우리들의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교

육기업입니다. '교육'에 강세가 붙느냐 '기업'에 붙느냐에 따라 마인드는 전혀 달라지

지만, 학생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가, 우리들의 콘텐츠 노출 수위를 조절하

며 이익을 추구하느냐 하는 두 가지 문제는 양립할 수 없는 점이 있으면서도, 동전의

앞뒷면처럼 상호 보완적인 점이 있습니다.

전자는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는 '공기(公器)'로서의 기능을 말하는 것이며, 후자는

이익의 극대화를 의도한 시장성의 기능을 말합니다. 하지만 시장 극대화를 위해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자 도덕경에 "상대를 줄이고 싶으면

먼저 퍼주고, 약하게 만들고 싶으면 먼저 강하게 해주고, 쓰러뜨리려고 하면 먼저 일으

켜주며, 빼앗으려고 하면 먼저 주어야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이 큰 장사꾼의

도입니다. 사실 '수위 조절' 전략은 이익 중에서도 '작은 이익'에 소용이 되며, 큰 이익

을 얻기 위해서는 이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시장은 우리 힘만으로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며, 초암과 유레카 등의 경쟁사들이 있어야 더욱 커질 수 있는 거 아니

겠습니까.


'학생들'을 생각했을 때 반드시 'OOO'(울 회사 이름, 대외비임)라는 제한이 아니더라도 우리들의 콘텐츠

의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초암이나 유레카 같은 대규모 집단이 꿀벌처럼 우리의 종

자들을 옮겨다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이용해 이권

을 얻는다는 점인데, 하지만 이들의 한계는 명백합니다.

우리는 콘텐츠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속 업데이트를 할 수 있습니

다. 그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응용하여 더욱 유익한 콘텐츠를 개발해낸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유익한 현상입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시장'이 하나 있습니

다. 우리는 시장에 발을 담그느냐 마느냐, 시장을 개시하느냐 버리느냐 하는 선택의 입

장에 서 있습니다. 경쟁이 무서워서, 그들의 콘텐츠 개발 능력이 두려워서 하나의 버젓

한 시장을 되돌린다는 것은 제가 볼 때 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장님, 레이스를 시작할까요 시작하지 않을까요. 레이스를 늦게 시작하면 늦게 시작

한 만큼 손해는 막대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작은 손해'이지만

, 그 이유로 '시장'의 개시를 늦추는 것은 '매우 큰 손실'입니다.

제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콘텐츠 노출로 인한 불이익을 걱정하는 것은 '조급증'이 아닌

가 생각하며, 교육기업으로서 '품'이 작은 모습이 아닌가 하여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씀드린 '시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시장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으며,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한참을 달려야 그 모습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레

이스가 시작되면 거침없이 달려갈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반응하는 시간

보다 더 빨리 더 다양하고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나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이익과 '교

육'을 함께 중시하는 '역동적인 교육기업'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고민을 해야 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저의 기획안에 나타

난 '무한 공유'의 원칙을 따르며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고, 출판과 사업 제휴, 시장확대

까지 연결짓는 이 '시장'의 항해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 이에 대한 소장님의 판단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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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7-0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했네. 그 오너가 그대의 의견을 잘 반영한다면 좋겠다. 결과야 어찌될런지 몰라도 이렇게 자꾸 두드려 보는 건 좋은 자세인 것 같아. 부디 좋은 소식 있었음 좋겠네.^^

승주나무 2006-07-03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누님//감샤합니다^^
 

입막고, 귀막고, 눈가린 논평.

딱 공중파 언론3사 월드컵병을 보는 듯한 모습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mbc는 18시간, kbs도 그 정도, sbs는 21시간을 월드컵으로 편성하여, 이 정도면 가히 월드컵 노이로제라고 할 만하다.

게다가 오늘 mbc논평에서는 토고전을 승리로 이끈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찬양과, 이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루자는 먹물 묻은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

응원하면서 가슴 만지고, 엉덩이 만지고, 택시 부수고, 폭주족들 미치고 날뛰며, 광화문-시청 등지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밤새 소음공해 일으킨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화가 난다. 월드컵................

난생 처음 나선 거리응원에서 못볼 것을 너무 많이 봐버렸나...............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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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6-15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저도 광화문 나갔다가, 싸움 벌일 뻔 했어요, 싸가지없는 애들 때문에.
아무리 축제의 장이라지만... 질서가 없다 없다 해도, 너무들 하더군요.

마늘빵 2006-06-15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현장에 있지 않아 모르겠는데 그런 일이 많았군요. 아 정말 다들 미쳤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6-1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찰을 500명 넘게 풀어 봤자...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설거지는 마치 언어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더러운 설거지물과 더러운 냅킨을 가지고도 접시와 컵을 깨끗이 씻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불명확한 개념과 적용범위도 뚜렷하지 않은 논리를 가진 언어를 사용하여 자연에 대한 이해를 명백하게 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 닐스 보어(부분과 전체 중에서)


누가 능히 탁함으로써 고요히 해서 차츰차츰 맑게 할 수 있으며, 누가 편안함으로써 계속 움직여서 서서히 살릴 수 있겠는가. 이 도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그득 채우려고 하지 않으니, 무릇 채우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덮어둘 뿐 새로 만들지 않는다. 
- 노자 원문


저 어둠으로 사물을 다스리면 밝아지게 되고, 혼탁함으로써 사물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맑아지며, 편안함으로써 사물을 움직이게 하면 되살아나게 된다. 이는 스스로 그러한 도이다.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는 것은 그 어려움을 말한 것이며, '서서히'란 세밀하고 신중한 것이다.
- 왕필 주석


닐스 보어는 화학자답게 언어와 개념의 화학작용에 착안해 새로운 가치를 유추하고 있다. 헤겔의 '정-반-합'도 이와 같다. 이처럼 서양에서 무에서 유를 창출한다는 것은 대개 이와 같다. 결국 '유'에서 '유'가 창조되는 것이며, 이는 '변환'의 개념 이외에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노자와 왕필은 화수분처럼 생명이 뿜어져나오는 가상의 공간을 상정함으로써 신비주의의 색채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무와 유, 가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름을 얻고 나서 가치가 생겼다면, 이름을 얻기 전에도 그 가치는 있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을 유추해보면 이렇다. 동양은 '이미 있다'는 것을 토대로 모든 가치가 이름을 얻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양은 '생긴다'는 의미에서 '무'와 '유' 사이에 엄격한 구분이 있으며, 그것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지는 않다. 동양은 유와 무 사이에 궁극적인 차이가 없으며, 유를 선택하든, 무를 선택하든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 즉 모든 것은 있으며 동시에 없다는 역설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역설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유와 무의 개념이 일시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름만을 바꾸기 때문이다.

유와 무는 멀고도 가까우며, 형제이기도 하며,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그것이 신비적인 이유는 궁극에서 시작하기 때문인데, 궁극이기 때문에 모호하며 오묘하다. 서양은 '궁극' 개념을 굳이 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서양과 동양은 형제 이상으로 가까워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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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자기들이 잘해서 교재를 사주는 줄 아는 모양이다. 정부에서 시장을 대주다시피 한 전형적인 관치 기업이다. 돈벌고 자기 배만 채우련느 EBS도 역시 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EBS 수능교재 폭리
입력: 2006년 06월 08일 21:48:17 : 8 : 2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판매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의 ‘수능교재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재 판매이익중 상당 부분을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과 달리 직원들의 복지에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8일 서울 종로 교보문고를 찾은 한 수험생이 진열대에 쌓인 EBS 수능방송 교재를 살펴보고있다. /김정근기자
또 일부 EBS 직원은 수능교재 판매 총판을 선정·관리하면서 출판사들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일천여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이 확인돼 검찰에 고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6~7월 EBS 재무감사를 실시한 결과 “EBS가 수능교재 판매로 과도한 판매이익을 남기면서도 관련 인프라 투자는 극히 미흡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EBS는 수능방송에서 대학입시 수능시험을 다수 출제키로 한 2004년부터 수능교재 판매액을 제조원가의 5배 수준으로 정했다. 또 시중에 유통되는 유사교재 가격을 기준으로 최종 소비자 가격을 정한 뒤 이 가격의 60% 수준으로 총판에 공급했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EBS는 2004년 한해 3백82억원(전년대비 2.4배)의 폭리를 챙겼다. 출판비용 1백89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당시는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EBS 수능방송과 수능시험의 연계성을 높이기로 정책을 추진, 수험생들이 사실상 ‘강제적으로’ EBS교재를 구입하는 상황이다.

EBS는 폭리로 얻은 수익금을 직원 성과급 43억,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상액 52억 등 인건비에 95억원을 썼다. 이 과정에서 EBS는 직원들의 보수를 타 정부기관에 비해서도 과도한 16·6% 인상했다.

반면 판매이익 중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교재 무상제공, 사랑의 PC보내기 운동 등 관련 인프라 투자에 집행된 금액은 전체의 3.5%인 13억7천만원에 불과했다. EBS는 “교재 수익은 수능관련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EBS는 다른 정부투자기관에 비해서도 방만한 경영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수능교재 가격인하 및 퇴직금누진제 폐지 등 총 24건의 시정요구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EBS는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며 전반적인 개선조치를 강도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상연기자 lsy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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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6-09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오늘일이 아닌데 뭘 새삼스럽게....^^
 

白圭曰 丹之治水也 愈於禹
孟子曰 子過矣 禹之治水 水之道也
是故禹以四海爲壑 今吾子以隣國爲壑
水逆行 謂之洪水 仁人之所惡也 吾子過矣

- 『孟子』「告子 下」
백규가 말했다. 나는 우임금보다 더 치수를 잘 할 수 있다.
맹자가 대답했다. 그건 당신의 오산이오. 우임금이 치수를 한 것은 물의 이치에 따른 방법이었소. 그래서 사해를 도랑으로 삼은 것이오. 그런데 지금 당신은 이웃 나라를 도랑으로 삼고 있소.
물이 역행하는 것을 홍수라고 하는데, 이는 인자가 극히 싫어하는 바이오. 그래서 당신의 오산이라고 하는 것이오.



청계천 복원의 일차적 의미는 생태하천을 복원한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은 생태하천이 아니라 실은 인공하천을 조성하였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요. 때문에 자연스런 물의 흐름을 따르기보다는 물을 굳이 역류시키면서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끔 하였으므로, 백규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명박씨는 복원이라는 말을 붙여 교묘히 환경 이미지를 이용해놓고, 실상은 개발 시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의 전형을 보여 주었습니다.

청계천은 막대한 돈을 들인데 비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합니다. 생태하천 복원 혹은 샛강 살리기에 따른 어려움 중의 하나가 연중 물이 흐르도록 수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본래부터 물이 있어 마르지 않는 하천은 괜찮지만, 건천이나 수량이 부족한 하천의 경우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와야 하고, 그 공사와 관리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고 합니다.거기다가 역류에 따른 반환경적인 요소도 가미되어야 하겠죠. 청계천 복원이라는 것은 그 '상징성'을 제외하고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 있네요, 이명박씨의 지지도와 실적에 보탬이 되었으니까요.



겨우 6.5㎜ 비에 청계천 물고기 ‘떼죽음’

입력: 2006년 06월 09일 04:28:45 : 31 : 13
 
8일 오전 서울지역에 갑자기 내린 비로 청계천 우수관(雨水管·빗물을 모아 흐르도록 한 관) 수문이 개방되면서 오염된 빗물이 유입돼 애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8일 서울 청계천에서 집단폐사한 물고기들. 이들 물고기는 이날 오전 내린 빗물이 청계천 산책로의 오염물질과 함께 천으로 유입돼 떼죽음을 당했다./박재찬기자
이날 오전 11시20분부터 30여분간 청계천 관수교~오간수교 일대에 강수량 6.5㎜의 비가 내리자 10여개의 우수관 수문이 동시에 열렸다. 이어 빗물이 청계천 수로로 쏟아져 내렸고, 이 과정에서 인도에 있던 기름찌꺼기 등 오염물질이 빗물에 쓸려 청계천으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청계천 물고기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김근섭 시설관리본부장은 “우수관은 10분당 3~4㎜의 집중호우가 15~20분 정도 계속 내릴 경우 수문이 자동으로 열리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수가 역류해 일반 도로가 침수할 것이란 얘기다.

김본부장은 “오늘 상황은 일시적으로 비가 많이 온 데다 200여개의 청계천 수문 가운데 일부만 개방되면서 도로에 쌓인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청계천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기상청 관계자는 “30여분간 내린 6.5㎜를 호우로 볼 수는 없다”며 “서울시는 남산에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우수문이 개방돼 청계천 물고기가 폐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면서 산란기를 맞아 청계천으로 올라온 어류가 피해를 봤다. 서울시가 100년에 한 번 있는 대홍수에도 견딜 수 있다고 자랑한 청계천이 되레 잦은 비에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 떼죽음을 지켜본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김지선씨(45)는 “작은 비에 우수문이 열리는 바람에 배를 드러낸 채 죽은 어류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창영·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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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0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견된 일이죠 ㅠ.ㅠ

Mephistopheles 2006-06-0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사실은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련 교수들이 결국 계획 막판에
다 등을 돌렸답니다. 불도저식의 밀어붙이기식으로 난입하는 서울시청관계자들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뭐 그 위에 누가 지휘봉을 잡았는지는 뻔할 뻔자고요...
그 교수님들이 이런말도 했다더군요..
자신의 자의로 청계천을 볼일은 없을 것이라고요..^^

마법천자문 2006-06-0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원'이 아니라 '재앙'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