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 미납자 출석정지’ 조례 논란
입력: 2006년 02월 27일 17:58:33 : 0 : 0
 
경기도교육청이 수업료를 제때 내지 않은 학생을 출석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제정을 추진해 학부모단체 등 각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도교육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경기도교육청이 상정한 ‘경기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안’을 찬반 논쟁끝에 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조례안에는 ‘학교장은 수업료를 징수 기일로부터 2개월 이상 내지 않는 학생에 대해 출석정지처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조례안은 조만간 도의회에 상정돼 심의를 거쳐 공포, 시행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업료 미납자에 대한 출석정지 처분은 기존 교육부령의 ‘학교 수업료 및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며 “도 조례안은 이 규칙 조항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는 성명을 내고 “출석정지 조례안은 비교육적”이라며 조례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경기도당도 이날 “경기도교육청 조례안은 돈 없으면 배우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조례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경향신문 경태영기자〉

아버지 깡패한다고 두들겨 패고, 수업료 안 낸다고 출석부 모서리로 머리 때리고..
학생들 앞에서 자괴감, 허탈감, 죽고 싶은 마음의 상처...
이제는 제도화시키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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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2-28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건 교육이라며 많이 강조했던거 같은데, 저런 식으로 해나가는 걸 보니... 꼴이 어떻게 될지 훤히 보이네요...=_=
 

한 신문사의 기사를 6월부터 매일같이 스크랩을 하면서 함께 모니터링도 해왔습니다.

텍스트만큼은 꼼꼼히 보자는 게 저의 지론이어서 맞춤법이나 오탈자에는 민감한 편입니다.

이 내용을 싣는 이유는 특정한 신문사를 폄훼할 목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1. 신문기사와 같은 전문적인 글쓰기도 빈번하게 잘못 쓰는 용례가 많은 만큼 자신의 맞춤법 실태에 대해 '위안'을 삼기를 바라는 점과, 2. 가장 영향력이 많은 매체인 신문이 매일같이 독자에게 틀린 어법을 전수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견제'입니다.

제 개인의 차원에서는 여러 신문을 모니터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 기획력 있는 기사를 써서 언론의 의제 생산 기능을 비교적 성실히 수행한다고 판단되는 신문사의 기사를 '제물'로 삼은 것이니, 혹시라도 관계자가 있다면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경향신문 오탈자 보고서'에 들어갈 자료들(06.2.22 업뎃)


신문의 맞춤법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원', '박사' 등의 단위명사는 앞 단어와 띄어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띄어 쓰지 않고, '못'이나 '안' 같은 부정을 나타내는 부사도 적용하지 않아 않는 등, 대체로 띄어쓰기 관련한 맞춤법은 거의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항간에는 맞춤법 제2항인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는 총칙에 대해 신문사는 '문장의 각 단어는 붙여씀을 원칙으로 한다'고 왜곡하는 이른바 '신문맞춤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서 의미를 분명하게 해주기 때문에, 이에 소홀할 경우 글의 논리를 상당히 잃어버릴 수 있으며,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신문사의 경우, '틀린 글쓰기'를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 사태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신문사들의 오탈자 실태도 위험 수위이다. 본 보고서는 수 개월간 경향신문의 인터넷판과 종이 신문 중 문제가 될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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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보고서의 대략적인 내용이며, 자료가 20개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공식적으로 문제화할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경향신문의 교열 관계자나 기타 관계자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신문 기사 작성과 교열에 더욱 신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독자센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을 올렸으나 몇 달이 넘도록 한 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심히 언짢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도의 논리를 통해 정당한 의제설정의 기관인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그간 발견된 사례의 모음으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으며, 띄어쓰기의 경우는 양도 워낙 방대할 뿐만 아니라, 사사건건 문제삼는 모양도 좋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런 문제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띄어쓰기 위반사례'에 대해서 세세히 분류하여 항간에 떠도는 '신문맞춤법'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낭설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판명하게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05. 7. 19 6면 기획 '다시쓰는 독립운동열전'


유이하게 → 유일하게


 


'05. 8. 26 22면 스포츠


호투를 펼쳐쳤지만 → 호투를 펼쳤지만


 


'05.9.9 11면 : 이색 스크린여행 '떠나봅시다'


에니메이션 → 애니메이션


(다음 단락에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옳게 씀)


 


인터넷판 9월 20일 > 경제 > 금융ㆍ재테크


'절세 미인' 올해 안에 잡으세요 (누군가의 장난으로 보임)


신문면에는 '節稅 상품'(일반 신문, 9.21, 21면)라고 표기됨.


 


05. 10. 28 2면 : 종합 <기자메모>


화제 → 화재(火災)


 


05.11.5 국제 8면 : 美행정부 '냉가슴' 2題


닉슨 대토령 → 닉슨 대통령(인터넷판도 오탈자 그대로 올라감)


 


05.11.6 사회 9면 : 10년만에 귀국 로버트 김


운명(殞命)을 달리했다 → 유명(幽冥)을 달리했다


운명(殞命)은 죽음을 이르며, 유명(幽冥)은 '이승과 저승'을 말하므로, '이승과 저승을 달리했다'는 '유명을 달리했다'를 써야 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는 협상을 할 것도 주문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사찰을 받으면 미국도 안했다.
→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사찰을 받으면 미국도 이에 합당하는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편집의 오류로 보이는 이 글쓰기는 행간의 한 문장이 통째로 누락되면서 큰 따옴표의 완결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문맥 자체도 모호하게 되어 버린 사례이다.

'05. 12.9 종합 4면 : DJ 노벨상수상 5주년 기념식 특강


민누노총 → 민주노총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512091156421&code=940401
'05.12.9, 교육입시
민주노총 "한나라당이 사학비리 몸통"

교토의정서에 반대해온 미국은 8일 대표단을 철수했고
대표단에서 철수했고(교토의정서 대표단이 여러 나라인 경우)
대표단을 철수시켰고(교토의정서 협약에 미국 대표단을 파견시킨 경우)
☞ 모호한 문장은 이해를 어렵게 한다.

'05.12.12 국제11면 "2012년 이후도 온실가스 규제"


자기식구 감사기 → 자기식구 감싸기
※ 타이틀 제목도 노회찬 "주식회사 검찰 고객은 3부류'라고 하여 큰따옴표, 작은따옴표를 혼동함.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512142215391&code=910402
'05.12.14, 국회ㆍ정당
노회찬 "주식회사 검찰 고객은 3부류'

형평성을 높이다 → 형평성을 갖추다, 얻다
☞ 형평성은 '형평을 이루는 성질'이라는 뜻이므로, 그 자체의 높낮이를 설명할 수 없다. 마치 '쉽고 어렵다'는 뜻의 '난이도'를 높인다는 경우와 비슷하다.
'05.12.23 종합 4면, '탈루' 자영업자 422명 고강도 세무조사 '칼날'

반대를 하던가 했어야 한다
반대를 하든가 했어야 한다
☞ 선택을 의미할 때는 '든'을, 과거의 행위를 의미할 때는 '던'을 쓰는데, 반대로 쓰였다.
'05.12.27 1면 타이틀 기사 '입법조율? 黨 따로 靑 따로'

디지털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주문량의 50%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 폭발적으로 늘어 주문량의 50%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 중간에 '늘어'와 같은 술어를 누락시켰다.
'06.1.2 경제14면, 'LCD 생산 '분초를 다툰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대변인은 3일 새해 첫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 달러의 위조, 마약거래, 무기 기술의 확산 등은 우리의 우려 대상임을 매우 분명히해왔다"면서 "이는 우리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북한의 불법행위들과 싸우는 문제"라고 말했다.
→ 우리 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 '우리나라'를 붙이는 것은 한글맞춤법 4절 49항에 따른 것으로, 위와 같이 붙여 쓰면 그것은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되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 경우는 일반 명사로 보아 '우리(의) 나라'로 써야 한다.
'06.1.5 종합2면, '美, 對北 금융제재 해제 거부'


'대연합'의 축이 되겠다는 밝힌 바 있다→ 축이 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중간에 단어를 누락한 경우이다. 단어뿐만 아니라 줄이나, 단락 자체를 누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06.2.4 종합5면, '표심잡기' 노선ㆍ정책대결 불붙었다


마지못해 벌이는 억지 춘향이식 기부가 갖는 한계이다.
→ 억지 춘양식
☞ 춘양목(春陽木)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과 소천면 일대의 높은 산 지대에서 자라는 질 좋은 소나무의 이름으로, 온갖 사대부 집안에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춘양목을 있다고 하는 세태에서 유래했다. 심지어 경북에서 훨씬 떨어진 황해도 같은 곳에서도 '춘양목'이라고 우기는 사대부들이 많았다고 한다. 때문에 '억지 춘양'이라고 해야 한다.
'06.2.14. 30면, <경향의 눈>,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없다
 

아이로니컬
→ 아이러니컬
☞ '아이러니(irony)'는 '모순', '역설', '이율배반'이라는 뜻으로, 외래어 표기상 '아이러니'로 써야 한다.  

'06.2.20. 국제 11면, '日 극우와 대립각 세운 보수논객(와타나베 요미우리 회장)'


이로써 2003년 반짝했던 언론 자유 분위기는 ... 언론 통제의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 이로서
☞ '이로써'는 도구격 조사로서, '이를 가지고, 이것을 통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자격격조사인 '-로서'를 써야 한다. 이것을 가지고 어쩌자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어떻게 되었다는 현상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로써'는 '동사형' 문장을 예견하지만, '이로서'는 '상태'를 의미하는 형용사형 문장을 예견한다는 사실이다.

'06.2.21. 국제 14면, '中 언론에 다시 '재갈' 지식인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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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2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셔요

승주나무 2006-02-2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안녕하세요. 대단하기는요, 그나저나 신문들이 맞춤법에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는데... 띄어쓰기는 완전 무시하지요^^;
 

제 친구의 직업은 카피라이터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맨날 야근하는 직업 있잖아요.

그런데 다니던 직장에서 좀 좋다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턱 허니 붙어서

회사를 옮겼습니다. 그게 서너달 전의 일이죠 아마..

전의 회사에서는 일을 많이 시켰지만,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친구의 사표는 충격이었나 보죠.

그 욕 다 받아먹어 가면서 회사를 옮길 때는 분명 후생이나 복지를 포함해서

좀 더 비전이 좋다고 해서 그렇게 결정을 한 것인데..

그런데 석달 만에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나가라고 했다는 겁니다.

물론 잘 다니던 회사 접고 새로운 일자리로 옮긴 제 친구도 친구죠,.

회사를 잘 선택하지 못한 책임이 크죠.. 

당장 집값과 카드값이 막막하게 되었네요.

고용 보험금도 회사가 해줘야 된다는데, 그럴 것 같지도 않고

그야말로 '나가'라고 통보만 하면 그만인 거죠.

구제를 받을 길도 없고, 참 안타깝군요.

새 직장을 알아봐야지 별 수 있겠습니까.

남 이야기가 아니군요. 제가 다니던 직장에서도 단칼에 베어버리면 할 말 없는 세상이니까요.

'일구야! 형 말 오해하지 말구 들어~

대한민국에서 되는 게 어디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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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앙일보 후원을 받아서 전국단위 대규모 논술 캠프를 준비 중이다.

초짜지만, 회사가 격변기라 이런 기획 저런 기획 내면서,

집필 계획도 하고, 콘텐츠 개발 같은 것도 몇 개 건네서 OK 받은 것도 있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하는 억대 행사로, 내 생애 가장 큰 행사에 앞서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뒤늦게 생각난 기획안 때문이다.

실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는 사람을 위해

마땅히 일정 부분 할애를 해야 하는 것이 기업 활동이라 생각한다.

SK 텔레콤 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두세 발자국 정도 앞서간다고 보는 결정적인 근거는

그 광고가 '사회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성'이란 가치를 모르거나,

그것을 공격적으로 '사용'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하나의 '전략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기업,

행동에 실천하는 기업은 극히 적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실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무료 참가자를 두었어야 했다.

관련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학교장 등에게 공문을 발송하고

학생을 추천 받아 5명이나 10명 이상은 무료로 캠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너무 늦게 그것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

좋은 안건이라는 인정은 받았지만, 기획 단계를 넘었기 때문에

새로운 건의는 큰 의미가 없다.

일류 기업과 이삼류 기업의 큰 차이는

사업 규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성 실천'에 있다는 모르는 바는 아니었는데..

내가 회사를 아끼고 사회 안의 나의 존재를 실천한다면

이 점은 반드시 지속적으로 관찰시켜야 한다.

가슴이 아프다. 너무 늦어 버려서..

하지만 깨닫는 바가 있다. 이것이 나를 안위하는 마지막 변명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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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1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K 광고가 사회성이 있다는 거, 읽고보니 그러네요. 생활백서에서 청각장애인 얘기도 다루구요... 하지만... 장애인을 위하는 광고를 하면서 실제로 장애인 채용에 인색한 삼성처럼, 광고만 좋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뭐 딴지는 결코 아닙니다.

승주나무 2006-01-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건 그렇죠. 하지만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과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죠. SK와 삼성이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어서 좋아할지도 모르겠지만,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되죠. 하지만 그들은 그 효과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SK와 삼성은 품이 작은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품이 큰 기업은 없다구요. '품'은 경제 규모로만 따질 일은 아니죠. 결국 '품'을 중심으로 절장보단해서 경제규모가 맞추어 지겠지만요..^^ 횡성수설이었습니다.
 

새벽에 잠도 자지 않고 이렇게 고뇌를 풀어놓는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ㅜㅜ)

나는 논술을 가르치는 강사이다. 정시논술이 코앞인데,

빨갛게 피가 나도록 첨삭을 하다가 탄식을 한다.

내가 느끼는 고뇌는 딴 것이 아니다.


예컨대 여기서 경찰청까지 가는 방법은 999가지가 있다.
그러나 논술 답안을 써내는 대부분의 학생은 999가지를 벗어나 있다.

그러니까, 열이면 아홉 열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것을 타고 간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좀 다른 대답이라곤 '택시'를 타는 정도랄까.

그보다 좀 나은 대답은 '인터넷 접속'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경찰청'에 들어가도 '경찰청'은 '경찰청'이니까.

장난전화로 112를 걸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찰청까지는 데려다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포털이나 블로그를 총 동원해서 경찰청장이나 대통령 할 것 없이

욕하는 방법이 있다. 허위 사실을 폭로하거나,

욕의 정도가 심하면 '검찰청'까지 가는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순 없다.

학생들에게 999가지나 되는 방법을 일깨워줄 수 있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경찰청장이 아니라

이번에 '출근 작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충청도의 한 경찰 고위 간부까지 성토할 수도 있다.

이런 대답도 있다.

농민들의 뜻을 가까이 이해할 수록 '경찰청'에 가까워질 수 있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된다.

농민들과 광장으로 나아가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경찰청'뿐만 아니라 운이 나쁘면 '영안실'까지 직행할 수 있다.

이런 걸로 따지면 999가지뿐이랴.

그의 999배까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허망하지만 이런 결론에도 도달할 수 있겠지.

경찰청 가는 길은 너무 쉽구나!

논술이 무어냐?

'상상 + 논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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