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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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이란 작가는 사실 '수도원 기행'이라는 책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오히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보다 더 많은 감동과 작가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게 된 책이다. 그 책을 통해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보이는 것과는 다른 많은 삶의 질곡을 겪고 아픔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 호기심어린 시선들이 많은 것을 알고 ,처음에는 자전적 얘기라는 점에서 더 흥미를 느낀 것도 사실이다. 당연히 소설이라는 허구의 형식을 빌었으므로 소설을 액면 그대로 작가의 자전적 얘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군데 군데 마치 작가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독자가 자꾸 사견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평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성이 다른 세아이를 양육하며 큰딸 위녕의 목소리를빌어 고백하는 '엄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엄마로 성숙한다는 것'과 '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세 변곡점에서의 에피소드와 어우러진 철학들은, 그냥 술술 읽히는 흥미의주의 소설이 아닌, 고뇌의 흔적이 엿보이는 나름대로의 삶의 제언서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아껴 읽었고, 또 그럼에도 책장은 기다려주지 않고 잘 넘어가는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 아마도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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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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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에 대한 편식은

그녀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그녀도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을까 하는...

그녀의 소설에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어 무난하게 삶을 누려가는 여인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기에...

 

그러나 그녀도 결혼해서 반 전업주부의 생활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서 오는 권태, 남편에 대한 작은 실망감의 편린들 등

정말 지극히 평범한 여인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약 10여년 전의 이야기인지라

지금도 그녀의 이러한 생활들이 유지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의 영롱한 문체와 담백한 서술들은

역설적으로 그녀의 지극한 평범함 속에서 찾아지는 것 같은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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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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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이후 무조건적으로 선호하는 작가가 되어 버렸다.

묘한 마력이 있는 작가

책을 읽는 내내 아득한 향기가 주위를 감도는 느낌...

'홀리 가든'도 티테이블 위에 놓아 두고 야금 야금 읽는 그 자체가 나의 일상을 리프레쉬하는

동력...

 

가오리의 문학성을 논하기 이전에 감성적으로 독자를 흡입하는 그녀만의 저력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불륜이 습관처럼 미화되는 것은 지양해야 겠지만

그저 허구의 미학으로서만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면,

담백하게 남녀간의 사랑을 그려내는 그녀만의 독특한 묘사력과 문체의 매력은

마치 마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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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살림과 육아, 맞벌이 때문에 덮어둔 나의 꿈을 되살리는 가슴 뛰는 메시지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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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아내...

지금 나의 고민에 가장 부합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진부한 내용이라 치부하기에는 저자의 경험과 고뇌가 눅진하게 녹아 있어

공감과 리프레쉬를 불어넣어 주기에 칭찬해 주고 싶은 책이다.

요새 하도 비슷비슷한 처세술 및 삶의 처방전 비슷한 상업성의 겉옷을 입고 속 알맹이는 비어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많기에 큰 기대 않고 읽은 책에서 의외의 격려의 수확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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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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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철저히 박완서씨에게 중독되어 그녀의 작품을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근 몇년간 수필집이라는 수필집은 다 찾아 읽은 후 슬슬 그녀의 소설을 찾아 읽게 되었고, 그 단편 소설 하나에 인생 하나를 멋지게 축약하여 넣는 그녀만의 연륜과, 유려한 문체에 편편이 적잖은 감동을 느껴가는 도중,

  '신간 출간'이라는 기가 막힌 낭보를 듣고 제깍 예약구입하여 도착하자 마자 아껴가며 야금야금 읽어 갔다, '그래도 해피앤드'라는 마지막 편에 이르러서는 아쉬움에 해설까지 읽어 마무리했다.

   일단 전체적으로 소설 속의 주인공, 화자는 거의가 장.노년 층들이다. 또한 중산층이상으로서 과거 삶의 질곡을 겪었긴 하나 이 사회의 중산층 이상으로서 경제적 곤궁함을 겪는 상황들은 아니다. 또한 대체로 내면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평범한 인간 군상들로서 끝없는 공감을 자아낸다.

    '그리움을 위하여'와 '그 남자네 집'은 사실 이미 읽은 소설들이다. 그럼에도 다시 읽어보니 아련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나'에게 있는 환갑넘은 사촌여동생이 '내'가 드리워준 안온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물리치고 칠십대의 어부와의 제 2의 삶을 펼치는 것에 대한 얘기와, 후배 집구경을 갔다 우연히 떠올리게 된 젊은 시절 '그 남자'에 대한 추억과 그 추억이 서린 집터를 더듬어 가는 얘기들은 박완서의 유려한 문체와 어울려 한편의 서정시를 읽은 듯한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소설이 아름다운 운문이 주는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직관적으로 포착한 것 같다.

    나머지 소설들 중에는 이 작품의 제목이 된, '친절한 복희씨'와 '촛불 밝힌 식탁'과 '그래도 해피 엔드'가 주목되었다. '친절한 복희씨'는 기실 남들에게는 친절하다고 칭송받으나 친절하지 않은 여주인공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듯 싶다. 아닌게 아니라 전처의 아들이 딸린 띠동갑의 남편에게 시집와 중풍 수발을 하면서 그녀의 내면에 또아리고 있는 이중성은 시집올 때 몰래 가지고 나온 말라붙은 아편덩어리에 투영되면서 극에 치닫는다. '촛불 밝힌 식탁'은 노년의 자식에 대한 응답없는 외사랑과 내외간의 담담한 애정이 교차하면서 서글픈 오늘날의 노년의 자화상을 여실히 묘사하고 있다. '그래도 해피 엔드'는 의도적으로 마지막에 편성한 듯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콩트 같은 작품이다.

     박완서의 소설은 축복이다. 적어도 나의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말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면 항상 알 수 없는 뿌듯함의 축복이 몸을 감싼다. 항상 그녀의 소설은 '그래도 해피 엔드'라는 삶에 대한 따듯한 시선으로 마감하고 있어 즐겁다. 인간의 이중성과 삶의 지난함이 여과없이 묘사되지만 그 마무리는 따뜻한 인간애로 찍는 마침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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