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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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 나갈 수 있으므로...' 소로우는 그러한 삶을 발견하였고, 2년간을 그렇게 살았다. 그러한 정신적인 여유와 자유를 누리기 위한 노력은 사실 현대인들이 실천하기에는 버겁다고 느껴진다.

하루 하루가 달라지는 광속적인 삶을 쫓아가느라 너무나 바쁘다. 너무나 바빠서 그렇게 살지 않는다면 생존조차 위협을 받는 경우도 많다. 소로우 같은 삶을 게으름과 동의어로 불러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현대의 비극이라 하겠다. 과연 돌아갈 자연은 있는가? 그 모든 것이 누군가의 소유로 되어있고, 그것을 침범하게 되면 용서라는 것이 없는 현실에서...

목가적인 삶,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느껴보는 감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삶에 익숙한 나는 돌아갈 마음의 고향, 자연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갈 것이며, 결코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이웃의 길을 가지 않도록 당부하고 싶다.'는 그의 바램은 현실과의 괴리감만 증폭시킨다.

150년 전에 이 책이 쓰여졌고, 환경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런데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2천년 전에 노자, 공자, 불교, 힌두교에서 이미 말했던 것들이다. 2천년이 흘렀고, 150년이 흘러도 세상은 별로 바뀐 것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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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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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종합선물세트는 아이들을 감복시키는 최고의 선물들 중의 하나였다. 껌부터 시작하여 시중에 판매되던 이런저런 과자들이 라면상자와도 비슷하게 생긴 그 투박한 보물상자 안에 가득 담겨 있었다. 그러한 다양한 내용물이 주는 풍요로움은 망각의 세월이 휩쓸고 가도 아직까지 살아남은 추억거리이다. 노란 겉표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정겨움과 즐거움, 풍요로움이 있다. 개성이 강한 각각의 단편들마다 고유의 맛과 향이 있어 즐겁다. 성석제의 필치에 뿜어져 나오는 언어의 힘은 다이너마이트의 폭발력을 지닌다. 기이한 인물, 황당한 상황, 만담꾼 같은 대화에서, 무겁지 않은 그러나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에서 독특한 감동을 얻는다.

우둔하지만 우직한 농군 황만근의 존재감과 농촌의 현실, 참다운 인간의 모습을 묘비명에 기록한 설정에서 느끼는 비애감. 힘과 힘이 겨루는 사회를 축소하여 보여주는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의 결말은 맹랑하게 명랑하다. 책의 부피만큼이나 삶과 책이 경계가 모호한 인물 '책', 도박으로 세계를 평정하고 다니는 인물 '꽃의 피, 피의 꽃',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페로몬의 제왕 '천하제일 남가이'같은 인물들은 작가의 필치로 현실에서 활보하고 다닌다. 얄팍한 이기주의에서 깨어난 눈으로 바라 본 마지막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인 '욕탕의 여인들'.

언어의 유희가 주는 쾌감, 정곡을 비틀어 간지럽히는 해학, 탄탄한 구성과 독특한 개성들. 읽는 재미 하나는 최고라고... 나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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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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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작품이자, 세계 추리소설 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추리소설 중에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길레, 내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범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책의 몰입도는 매우 높았다.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한 연속된 살인과 고립된 공간등의 상황 설정은 좋았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실제 상황보다 너무 침착하고(사람이 하나 둘 죽어가는 태연하게 차나 마시고 있다니 ㅡ.ㅡ), 나중에 범인이 밝히는 범죄사실은 조금 식상하다.

이 책이 나온지가 꽤 되어서 그런가? 그 당시에는 대단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반전이나 추리의 웬만한 것은 이미 흔해져서 커다란 감흥을 얻지 못했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서를 조합해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일 것이다. 워낙 범죄가 완벽해서일까? 단서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범인은 3가지씩이나 단서를 줬다는데, 나같은 아마추어 추리소설 독자는 못 찾겠다. 너무나 철저하고 완벽한 범죄는 작위적이다. 범인이 밝힌 동기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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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 김경섭 옮김 / 김영사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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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자기개발을 위한 책들을 펼치게 되는 이유는 확실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 해법을 얻기 위해서이다. 성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보게 되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막연한 기대감... 솔직히 말해서 이런 책들을 읽을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은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아지겠지'라는 생각뿐이다. 자신을 다스리고, 타인과 조화롭게 살아간다면 안될게 뭐가 있겠는가. 책을 펼치지만,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일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작은 결심을 하고, 이를 지켜라. 심판하지 말고, 안내자가 되라. 비판가가 되지 말고, 본보기가 되라. 문젯거리가 되지 말고, 해결사가 되라.'처럼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 그리고 이 책의 앞부분은 '정직한' 편이다. '우리가 생각의 씨앗을 뿌리면 행동의 열매를 얻게 되고,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를 얻는다. 습관의 씨앗은 성품을 얻게 하고, 성품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인생을 내면부터 다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 그것이 정답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제목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이런 7가지 습관을 가져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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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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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한 문장과 평이한 내용들이라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분류도 그렇게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책이 왜 방송으로 크게 홍보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름이 독특해서 인상적이기는 한데, 책의 질과 성격에 비해 방송덕을 많이 본 것 같다. 방송의 위력이 이렇게 큰가? 왜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처럼 길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히히덕거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너무 뒷북을 친 것같지만, 방송을 탄 책들은 이러한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나도 인천에 살고 있지만, 이런 마을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어느 지역에 가나 빈민지역은 있겠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사는 이들은 드물다. 뭐 특별히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서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고민과 어려움을 가지고 살기 마련이고, 물질적인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고, 행복의 지수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결코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안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특별히 다르게 사는 얘기들이 아니기에 흥미롭지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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