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봉숭아 학당 담임을 하면서 참 좋은 학부모님들을 많이 만났더랬습니다. 그중에서도 한 어머니는 항상 제 기억에 남을 분이었는데요. 학기초부터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면서 아이에 대한 의논도 하고 저에게 격려와 용기도 주는 정말 인생의 선배 같은 분이었습니다. 우리 예린이와 해아에게 나도 저런 엄마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 학교로 그 어머니가 찾아오셨습니다. 메일로만 뵈었지 얼굴은 처음 뵙는데 제가 생각했던 인상과 딱 맞아떨어지는 그런 분이더군요.

학기중에는 제가 부담스러워할까봐 못오셨다면서 1년동안 많이 고마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내년에는 제가 3학년 담임을 맡게 된것도 그래서 이 아이들을 따라 올라가지 못하는것도 알고 오셨더라구요.) 저야말로 아이에게 별로 해준것도 없었는데 그런 말을 듣기가 참 민망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빈손으로 오지 않으시고 뭔가를 들고 오셨더군요.

오늘 제가 받은 선물입니다.


그냥 책에 이렇게 리본 하나를 맸을 뿐인데도 얼마나 있어보이는지요.

5권의 책입니다. 학부모님께 책 선물 받는건 처음인데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
 그리고 우리 아이들 먹으라고 빵까지....빵은 벌써 애들이 헤쳐놓아 사진 못올려요. ^^

제가 이런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어머님의 마음이 너무 고마워 감히 거절하지 않고 낼름 받았습니다. (하기야 그 전에 다른 어머님한테 딸기잼을 받아먹은적도 있고 시골에서 호두를 따왔다고 나눠먹자고 보내신걸 받아 잘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혀 촌지를 안 받은건 아니네요.)

그런데 그냥 기분이 좋았던건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서 책을 펼쳐본 순간 너무 놀랐습니다. 왠 엄청 두툼한 봉투가....

뭔지 펴봤더니 간단한 편지가 있었고 5천원권 도서상품권이 무려 40장 씩이나...금액으로 치면 20만원이라는 엄청한 돈입니다. 어머님의 편지를 보니 작년에 제가 아이들한테 생일선물로 책을 사줬던걸 기억하셨던 것 같습니다. 편지에는

"1년동안 딸아이와 제가 받았던 감동과 행복을 2006년 담임 맡으신 반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라고 쓰셨군요. 아마도 올해 제가 아이들에게 책선물을 할 걸 염두에 두시고 마련한 선물이었던듯....

물론 올해도 저는 조금 방식을 바꿔서 아이들에게 책선물을 할 계획이긴 하지만 이건 그냥 순전히 제 즐거움으로 해온 일이었는데.... 그리고 이 돈은 그냥 받기에는 사실 너무 큰 액수입니다.

정말로 멋진 어머님이고 그 마음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지만 이걸 받으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같고 또 저에게는 제 돈으로 아이들에게 책 선물을 하는 기쁨이 줄어들겠지요.

근데 이걸 돌려보내자니 무안해하실 어머님의 그 선한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런 고민을 서방에게 전했더니 아주 단호하게 "그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나 같으면 돌려보낸다"라는군요. 대신에 마음 상하지 않도록 아주 장문의 편지를 쓰서라고요....

역시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 못쓰는 제가 어떻게 구구절절히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고민입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촌지와 선물의 경계는 뭘까요. 주는 시기?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 아니면 액수? 그냥 저는 무슨 거창한 신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로 월급받아 저와 제 식구들 큰 돈걱정하지 않고 살수 있는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어쨌든 아이들 덕분에 저도 먹고사는거니까요. 그러니 제가 이일로 월급받는 외에 학부모에게서 뭔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부모들의 마음은 또 다른가 봅니다. 저도 학부모가 되면 그 마음이 좀 더 이해가 될까요?

촌지와 선물의 경계는 항상 어렵습니다. 거절하기 정말 어려운 선물(아까 말한 집에서 만든 딸기잼이나 호두같은)이라 받을때도 있지만, 받는 마음이 전적으로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감사한 마음이야 물론 있지만 또한 내가 이런걸 받을 자격이 있나, 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믿고 보내주는것만해도 감사한데 내가 오히려 감사의 선물을 해야 되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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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0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상품권... 받으면, 이게 , 뭐야 하는 사람 분명 있을겁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도서상품권' 주시는 학부모님 너무 고마운걸요. 금액이 크면 좀 부담스러울것 같기도 해요.하.지.만, 책선물할껄 염두에 두고 하셨다니, 혹시 그 학부모님, 알라디너 아닐까요?!

바람돌이 2006-03-0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하이드님 글쎄요. 알라디너인지 아닌지는 저도 알수없죠뭐....저는 저기 저 책들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아이가 선생님 책 좋아하신다던데요. 하면서 주신거라... 사실 책선물이 쉬운건 같지만 그 고르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잖아요. 한 권 한권 고르는데 정성을 쏟았을 그 마음을 생각하면 감동적인 선물이죠.
글구 하이드님의 첫마디 찔립니다. 분명히 그런 사람도 있거든요. 그것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 숫자가.... 그래도 지금은 제 주변만 보면 정말 많이 나아졌으니 아마 앞으로는 더 나아질거라고 희망을 걸어봅니다.

아영엄마 2006-03-01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사려깊은 학부모님이시군요.. 그리고 책도 5권씩이나!!(저는 스승의 날이라고 달랑 그림책 한 권(나중에 한 권 더 선물했던가??) 선물했는데..^^*) 20만원이라는 금액만 아니면 참 감동적인 선물일 것 같아요.

세실 2006-03-0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 어머니의 정성은 참으로 대단하군요. 님께는 책을 선물하고, 아이들에게는 빵을, 그리고 학생들 선물까지 미리.... 바람돌이님께 많이 고마우셨나 봅니다.
혹시 사서나 서점을 하시는건 아닐까요? 헤헤~~~
도서상품권의 사용처를 생각하면 부담이 안 드는거지만, 현금으로 생각하면 부담이 가는 액수군요.
저도 선생님 드릴 선물 고민하다가 봄에 어울릴 스카프랑 빵 사다 드렸어요. 유치원 선생님께는 예쁜 향수~. 사실 넘 고맙거든요~~~~ 부담 안가는 선물은 기분 좋으시죠?

진주 2006-03-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돌려 드리면 안 돼요!!! (헉, 꼭 내가 준 것 같다)
그 학모님의 성의를 그렇게 무참히 짓밟으시면 안 되잖아요. 촌지의 성격이 전혀 없는데 굳이 돌려 보내야 할까요??? 바람돌이님, 돌려주시면 그 분이 너무 섭섭할 거 같아요(차라리 나한테 줘욥 >.<)

촌지가 아닌 이유,
1) 어느 누가 학년 다 끝난 후에 촌지를 준단 말인가.
2) 도서상품권은 돈이 아닙니다. 돈 밝히는 사람(바로 저같은 사람)한테 주면 욕 굉장히 먹는 종이 쪼가리입니다. 책 좋아하는 선생님께 책은 사드리고 싶은데 아무 책이나 골라 선물할 순 없잖아요. 그 학모님은 나름대로 생각해서 보낸 건데..
3) 사제지간에 감사의 표시를 도저히 말로만 때울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2006-03-01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03-0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다섯권이나 보내시고 ㅎㅎ 좋은 담임이셨군요. 차라리 그분이 도서상품권을 한 5만원어치 정도만 보내셨으면 좀더 고민을 안하련만, 너무 비싼 액수라 고민이 되시겠군요... 그래도 그 분도 좋아서 보내신건 같아요.... ㅎ~

진주 2006-03-0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러게욤...그 분이 2만원씩 열 달로 끊어 주셨더라면 =3=3=3

바람돌이 2006-03-0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그쵸? 정말 사려깊은 학부모님 맞아요. 아이에 대한 생각도 얼마나 훌륭한지....저도부모로서 배우고 싶은 분이었어요.
세실님/저는 사실 뭐든 부담스럽던데요. 제가 워낙에 부족한 인간이다보니.... ^^;;
진주님/진주님때문에 지금 제 고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이 일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지금은 돌려주면 도대체 어떻게 돌려줘야하나도 쉽지 않은 일이라.... 잘 봉해서 아이손에 들려보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얘가 눈치도 빠르고 예민한 아이라 걱정이.... 에휴~~ 어떻게 할까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근데 지금 발등에 불떨어진 상황이라(개학 준비가요) 정신이 없습니다. 글구 주문은 넣었습니다. 설마 주소 바뀐건 아니시지요.
클리오님/정말 솔직히 제가 좋은 담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초반에는 2년 쉬다가 담임한 덕분에 좀 헤매기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고민이란겁니다. 별로 한 것도 없으면서 과분한 감사를 받으니....쩝....

조선인 2006-03-02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증3때 담임선생님은 촌지를 죄다 받았어요. 그 돈으로 학급문고를 사서 000어머님 기증이라고 쓰기도 하셨고, 2교시 끝날 때면 빵이나 우유나 수박을 간식으로 돌리기도 하고, 공책이나 형광펜을 선물로 나눠주기도 하고. 그때는 촌지로 사는 건지 몰랐지만, 전 그 방법이 참 좋게 기억대요. 지금도요.

paviana 2006-03-0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작년 아이 담임선생님께 알라딘 상품권을 보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중입니다.너무너무 고마워서 그냥 끝내는게 도리가 아닐거라고 생각되서.......
아 어찌 해야좋을까요?

urblue 2006-03-02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액이 좀 큰 것 같기도 하군요. 한 5만원 정도면 그냥 받으셔도 좋았을텐데요.

바람돌이 2006-03-02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ㅋㅋ 그 당시로서는 정말 멋진 선생님이셨네요. 근데 요즘은 좀 상황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옛날에야 워낙에 교사 월급이 박봉이었으니 그런거라도 아니면 아이들한테 뭐하나 사주기도 힘들었겠죠. 하지만 요즘은 먹고살만큼은 월급받고 살아요. 그러니 굳이 그런 돈이 아니어도 뭐.... ^^
파비아나님/저도 그 마음은 이해돼요. 만약에 하신다면 제발 저런 큰 액수는 하지 마시고요. 정말 부담된다고요. 1, 2권의 책만 해도 님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고 기쁘게 받아주실 것 같은데.... 저라면 그 1, 2권의 책이 훨씬 더 저를 행복하게 할 것 같아요. ^^
블루님/그쵸? 이건 거의 액수로만 치면 뇌물 수준입니다. ^^;;

sooninara 2006-03-02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분이 딴맘이 있으신것도 아니고..
초등학생 학부형도 20만원 상품권(백화점으로다가) 한다고들 하니까..
그냥 받으셔서 좋은 선물에 쓰세요^^

바람돌이 2006-03-0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헉!! 엄청나군요. 전 10만원권 돌려보낸게 최고 액순데.... 보통 집에서 저정도의 돈은 엄청 부담되지 않을까요?

sooninara 2006-03-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담이죠? 하지만 초등학교 일학년 엄마들이 그렇게들 한답니다.
안양에서요..ㅠ.ㅠ 저희집 근처에 학교에서 엄마들이 말하더군요. 물론 40명 학부모중에 몇명이겠지만..그래도 있긴 하다네요. 저도 돈없어서 못해요.^^
 

선생질 10년을 훌쩍 넘어서면서도 정말 이런반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활달하고 맹랑하고 시끄럽고 기죽지 않는 반. 1년동안 지난 10여년간 들은 양보다도 더 많이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참 고생많습니다" 소리를 들어야 했던 반.... 그런 봉숭아 학당과의 생활도 이제 끝났다. 그래도 나는 참 감사할게 많은 한해였고, 그래도 참 행복한 한해였다. 이녀석들과의 시간은....

뭘 감사할까?

1. 전교 유리창 깨진 것 합친것 보다도 더 많은 유리창이 우리반에서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사고 한번 나지 않았던 것 - 감사하다.(마지막날에도 2장이나 깨먹었다.) 세보진 않았지만 20장이 넘는건 분명하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깨대더군.... K양의 어머니는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도대체 애가 어쩌길래 유리창을 그렇게 많이 깨냐고.... 낸들 아남유...ㅠ.ㅠ

2. 우리반 K군 - 유리창 앞에서 다른 녀석을 놀려먹다가 열받은 그 친구 유리창을 손으로 퍽 깼다. 결과는 눈이 아프단다. 유리조각이 눈에 들어간것 갔다나.... 놀래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눈안에서 유리 파편을 7개나 꺼냈다. 그래도 천만다행히도 시신경을 안건드려서 일주일 치료로 끝낼수 있었다.(진짜 감사할 따름이다.)

3. 우리반 P군 - 40kg도 채 안되는 몸무게와 작은 키와 달리 깡다구가 보통이 아닌 녀석. 애들과 교실에서 말뚝박기 하다가 지 몸에 60kg이 넘는 세녀석을 얹고는 쓰러져서 보건실에 들려왔다. 허리 아프대서 걱정이 많이 됐는데 그래도 찜질 한번으로 끝났다. (그날 말뚝박기를 했던 열몇명의 녀석들 몽땅 남아서 벌섰다. 아픈 녀석 빼고.... 그 전해에 교실 말뚝박기 때문에 큰 사고가 두번이나 났던지라 학교에서 늘 못하게 했는데, 그게 못하게 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만....) 이녀석들은 벌서면서도 어찌나 시끄러운지....

4.  L군과 J양 - 둘이서 칼갖고 장난치고 놀다가 J양이 L군의 손을 무지막지하게 벰. 너무 깊이 베여서 걱정이었는데 신경 직전에서 칼날이 멈췄단다. 이것도 다행. 

5. 학년 시작할때부터 왕따였던 Y군과 Y양 - 둘다 성이 다른데도 이니셜은 같군. 특히 Y군은 1년 내내 나를 긴장시켰던 녀석이다. 정서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어 담임인 나의 능력을 완전히 벗어나있어 더 안타까웠고, 철딱서니 없는 녀석들은 그런 Y군을 이해하지 못해 장난이라고 한게 녀석한테는 괴롭힘이었고... 그래도 둘다 막판엔 어느정도 안정이 돼서 정말 다행이었다. 같이 노력해준 반의 몇몇 녀석들에겐 정말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6. 그래도 봉숭아학당은 어떤 특정의 무리들이 반분위기를 주도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서로 싸워대는 반. 누군가 하나 잘못하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서로 고자질 하지 못해 안달인 반. 하지만 그 고자질이 은밀한게 아니라 서로 놀려먹으며 재밌어하는거라 뭐 별로 심각한 일은 없었지... 그래도 몇몇 녀석들은 좀 심각한 일이 있다 싶을때는 당장 내려와서 담임인 나에게 의논해주기도 했었다. "선생님 Y가 자꾸 죽고싶다고 공책에 쓰고 화장실 창틀위에 올라가서 멍하니 하늘보고 그래요"라든가... "요즘 남자애들 몇이 한 애를 좀 집적거려요"라든가....어쨌든 내가 알아야 할 일 중에서 모르고 넘어가는건 없었던 것같으니 애들과의 관계는 성공적이었던 듯.... 그럼에도 이녀석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것 같다는게 나의 아쉬움이랄까? ^^

7. 그래도 가끔은 이녀석들이 나를 감동시키기도 했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여름방학때 월드비전에서 보내온 저금통을 내주며 몇마디 했는데 방학 끝나고는 대부분의 녀석들이 저금통을 채워와서 나를 뿌듯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어느 녀석하나 반항하거나 삐딱한 녀석이 없었다는 것. 별 이유없이 고의적으로 다른 녀석을 괴롭히는 녀석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도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8. 아 그리고 올해는 학부모 운도 있었다. Y군의 경우 학부모와 지속적으로 상담이 필요한 경우였는데, 그래도 아버지가 관심이 많아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내가 해대는 전화통화에도 늘 미안해하며 나의 얘기를 들어주었고 의견을 받아들여 주었다. 사실 문제가 있는 아이일수록 부모와 대화가 안돼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일이 많은데.....(누가 자신의 아이가 문제가 많다느니 하는 말을 그리 오래 듣고 싶을까말이다.) 그 외 다른 일들때문에 전화통화나 방문을 받을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나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같이 고민해줘서 학부모와 언성 높이거나 얼굴 찌푸릴 일이 없었으니 정말 다행이지.  게다가 올해는 내게 늘 따뜻한 말이 담긴 메일을 보내 나를 감격케 했던 학부모들도 여럿 있었으니.... 이정도면 남들이 뭐라 하든 내게는 복받은 1년이었던게 분명하다.

사실 정이 많이 들어서 내년에 이녀석들을 달고 올라가고 싶었지만 아마 그렇게 안될 듯 싶다. 내일이면 결정이 날텐데 아마 3학년 담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1년간 내 교사생활에서 가장 즐거웠던 봉숭아학당과의 생활. 이제 끝이다. 이제 이런 글을 쓰게 할 아이들을 다시 만나기는 아마도 한동안 힘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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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2-24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이 말썽많았던 학급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말이 맞나봐요. 근데요,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에요. 히히.

BRINY 2006-02-2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심하게 다친 아이가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새학년에는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되실까요? 저는 오늘 신입생 예비소집~ 올해는 사물함 절반을 부숴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죠. 행정실에서 사물함 100개를 새로 신청했단 말을 듣고, 얼마나 찔리던지요.

urblue 2006-02-2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어요. 올해도 좋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실 수 있을겁니다. ^^

날개 2006-02-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고가 정말 많은 반이었군요..^^
기억에 안남을래야 안남을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ㅎㅎ
1년동안 수고하셨어요~ 아마 아이들도 오래도록 님과 반친구들을 기억할거예요..^^

진주 2006-02-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수고 많으셨어요. 올해에 새로 맡는 반도 여전히 즐겁고 보람차시길...

아영엄마 2006-02-2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큰 일날뻔 한 사고들이 많았군요. 고생하셨으니 올해에는 좀 안정(?)적인 반을 맡으시길 바랍니다. ^^

2006-02-26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02-28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동안 잘 못들어왔습니다. 그동안 댓글이 이만큼이나 쌓였네요. ^^
조선인님/아이들도 그럴까요? 저는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아이들도 나중에 되돌아볼때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게 제 욕심입니다. ^^
BRINY님/사물함 절반을 부숴먹다니.... 만만치 않습니다그려... 저는 학기초에 저 사물함이랑 책걸상 부수는놈은 무조건 물어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더니 그래도 좀 나아요. 의자 하나밖에 안부서졌어요. ^^
urblue님/올해는 3학년이니 작년처럼 귀여운 맛은 좀 없어지겠네요. 일단 사전 정보로는 아주 무난한 학급 구성이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제가 담임만 되면 애들이 갑자기 생기발랄해진다기 보다는 소란스러워진다는 문제가.... ^^;;
날개님/어떻게 기억될지는 뭐 아이들마다 다르겠지요. 모든 아이들이 저를 좋아하리라는 환상은 버린지 오래입니다.
새벽별님/가끔 그런 반이 있어요. 마치고 나도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고 그렇게 정이 쌓인 것 같지 않은 반이.... 저는 공부좀 못하고 사고좀 쳐도 정많고 마음이 가는 그런반이 좋아요. ^^(그러니 늘 시끄럽지....)
진주님/고맙습니다. 그래도 올해 애들같은 반은 다시 없을 것 같은데요. ^^
아영엄마님/정말 사고는 좀 안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3학년이니 아마 훨씬 나을듯.... 아이들 머리가 크면 내는 사고의 종류도 달라지니...
속삭인님/제가 좋아하는 책을 님도 좋아해주시니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
 

한 며칠간 푹푹 가라앉는 날들이다.

정신없이 바빠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녹초가 되었고, 어제는 그 절정이어서 완전 넉다운이 되었다. 오늘도 아침부터 서둘러서 예린이 유치원 오리엔테이션 다녀왔더니, 오후에는 애 둘을 저희들끼리 놀게하고 낮잠을 한 두시간 잤다.(이런건 우리집 서방은 낮잠이 아니고 기절이라고 표현하더구만...)어쨌든 기절하듯이 좀 자고 나니 정신은 대충 차려지는데....

어쨌든 요즘 며칠간은 알라딘도 시들, 책보는 것도 시들 시들이다.

서방은 내년에 또 고3담임을 맡아서 나를 기절하게 만들었고.... 자기도 정말 싫어서 안한다고 뻗댔지만 이렇게 된 걸 할수없이 1년만 더 참아달라는데...... 내년에 또 우리집 애들은 아빠 얼굴 보기 힘들게 생겼다. 에휴...

나는 올 한해 수업이 너무 많아서 일년내내 목이 아파 이비인후과를 집 드나들듯이 드나들었는데 올해는 더 늘었다. 상황이 그러니 할 수 없긴 하지만 이놈의 목아픈건 좀 어찌 안되나? 이비인후과 가면 늘 목을 쓰지 마세요라는데 뭐 말이돼야 말이지.....

내일은 오전에 잠시 출근했다가 수원 동생집에 가야한다. 동생네 애 백일잔치겸 새로 사서 들어간 아파트 집들이겸해서 친정식구들 몽땅 올라가기로 했다. 근데 믿었던 서방은 2월부터 고3은 시작이니 출근땜에 아예 못가게됐고, 제부는 금요일 출근하니 토요일새벽 기차 타고 혼자 올라오기로 했고... 여동생은 운전을 믿을 수 없고... 결국 나혼자 수원까지 운전해가야 한다.

그래도 오랫만에 가족모임이니 할수없지 뭐.... 그래도 토요일에는 애들데리고 에버랜드 가기로 했다. 아이들은 기대만땅.... 근데 나는 이제 그리 설레지 않는걸 보니 늙긴 늙었나보다. 그냥 집에서 잠이나 푹 자면 좋겠구만....

아까 밤에 내일 가지고갈 짐을 싸는데(짐싸는건 도가 터서 5분이면 끝낸다. 하기야 꼭 뭐 하나씩 빼먹긴 하지만....) 예린이가 지 가방에 뭘 잔뜩 넣는다. 얼핏보니 머리띠에 고무줄에 키티손가방에 손거울 등등...

뭐하냐니까 저도 짐싼단다. 가서 예쁘게 보이고 싶나다 뭐라나..... 하여튼 공주병은....

그래도 애들 때문에 웃는다.

일요일날 저녁에 돌아올테니 그 때 충전하고 기분좋아져서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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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24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의사도 그렇게 얘기하던데 제가 워낙 깜박깜박이 심하다보니 늘 잊어먹더라구요. 내년에는 꼭 해봐야겠어요. 새벽별님이 좀 나아지셨다니 의욕 불끈입니다. ^^
 

가끔 책이 없어진다. 누가 빌려갔는데 돌려주지 않고 게다가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나는 상황. 아니면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지기도....

뭐 그게 다 읽은 책이고 또 굳이 다시 보고 싶은 책이 아닐때는 없어졌다는 사실도 금방 잊어먹는다. (그걸 기억하기에는 두뇌용량이 너무 작다고나 할까? )

근데 그 없어진 책이 무지하게 아끼는 책이라거나 아직 안 읽은 책 또는 시리즈의 눈알이 딱 빠졌다거나 하면 두고 두고 신경이 쓰인다.(얼마전에는 강준만씨의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2권을 결국 새로 사기도 했다.)

지금 신경이 쓰이는 없어진 책

  이주헌씨의 <미술로 보는 20세기> 이건 내가 무지하게 아끼던 책이다. 근데 없어졌다. 누가 빌려간 것 같은데 죽어도 기억이 안난다.

 

 

 

   유홍준씨의 <화인열전1>, 요거는 반쯤 봤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없어졌는지 알수가 없다. 누구 빌려준것 같지도 않은데... 1편을 다 못봣으니 2편은 열어보지도 못했다.

 

 

 가장 최근에 없어진 책. 다시 볼건 아니지만 요건 올해 학급문고로 돌릴 계획이었던 책이라 다시 사야할 판. 요것 역시 도대체가 어디서 없어졌는지 알수없음.

 

 

 

결국 요렇게 신경쓰이고 아까운게 끝나려면 빨리 새로사야 한다는 얘긴데.... 한 번 샀던 책을 다시 사는게 또 쉽게 마음먹어지지 않는 일이라....ㅠ.ㅠ

요 책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왠만하면 이제 집찾아 들어왔으면 좋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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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2-2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집나간지 10년 된 책도 있어요 ㅠ_ㅠ
빌려줬는데 누구한테 빌려줬는지도 까먹어서 ㅠ_ㅠ

아영엄마 2006-02-2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없어졌다면야 가져갈 사람이 빤하겠지만 학교에 둔 책들이 없어진 건가요? 책 한 권만 읽어버려도 속상한디 어쩐대요..

Kitty 2006-02-22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속상하시겠어요.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드렸으면 좋겠는데 미국집에 있어요 ㅠ_ㅠ

하늘바람 2006-02-2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실 없어진 책이거나 빌려가서 못 받은책이 너무 안타까울때 가 이써요.
두고두고 기억나서요.
때론 빌려간 사람은 기억안나도 책만 기억날떄도 있더라고요.

클리오 2006-02-2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게 궁금해요.. 잃어버린 내 책들의 행방은?? ^^

바람돌이 2006-02-23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집나간지 몇년인지 셀수 없는 책들.... 이젠 집나간게 뭐였는지도 까먹었다죠. 근데 저 책들은 진짜 아까운 책들이라....
아영엄마님/집에서 없어져도 못찾는 것도 있어요. 예전에 해아가 입에 쭉쭉 빨고 다니던 우유병 하나 어디갔는지 모릅니다. 들고 다니는 것까지 봤는데 없어져서 열심히 찾았는데 아직까지도 안나타났어요. 이후 몇년간 대청소를 얼마나 했는데.... 아마도어디선가 안의 우유찌꺼기랑 썪고 있을텐데... 우리집의 미스터리랍니다. ^^
키티님/뭐 저 3권 이외에는 별로 속상한 건 없습니다.
하늘바람님/맞아요. 중요한건 빌려간사람인데 그게 기억이 안난다는 거죠.
새벽별님/저는 한번 잠들면 시체인지라 다행히도 자다가는 생각안납니다. ^^
클리오님/맞아요. 좋은 주인을 만났다면 다행이지만 혹시 우리집 어느 구석에선가 썩고 있다면....ㅠ.ㅠ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2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문인화에서 무엇을 보는가? 작가를 본다. 한 인간을 본다. 소재가 소나무든 대나무든 꽃과 새, 심지어는 소나 말, 그리고 거창한 산수라 할지라도 화폭속의 사물은 그저 보이는 외양의 사물에 그치지 않는다. 언제나 작가 그 사람만의 독특한 내면 풍경으로 환원되는 까닭이다. (93페이지)

이제 고인이 된 그분이 문인화에서 화가를 만났다면 나는 이 책에서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작가 오주석 그분을 만난다. 때때로 책은 기발한 생각이나 상상력,또는 지식을 만나는 장이 되기도 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픈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일때도 있다.  단어 하나 문장하나에 자신의 성품이 오롯이 드러나 마치 앞에 두고 가르침을 받는듯한, 스승을 만난듯한 마음이 들 때 말이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 이후에 오랫만에 또 하나의 그런 스승을 만났다.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을 읽었을때는 내가 아직 철딱서니 없던 시절이라 그 분의 깊이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고 그림만을 ?아가기에 바빴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읽었을 때는 강의용 원고라 그런지 한국미술에 대한 그분의 열정은 느껴졌고, 또 그걸 그렇게 쉽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스러웠고 훌륭한 학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뿐이었다. 세상에 말 잘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그리고..... 이제야 겨우 스승을 알아보았다.(나의 우매함이라니....)

그림이 기교나 색채를 평하는 또는 미술적 가치를 논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그 속의 인간과 삶을 만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그럼으로써 인간적인 감동과 삶에 대한 성찰로 다가설 수 있음을 스스로 완벽하게 보여주는 글들이다. 정약용의 <매화쌍조도>는 그림으로서의 기교는 전문화가의 것과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고지식할 정도로 진지한 학자의 면모로만 알려져 있던 정약용선생을 이제 막 결혼한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비의 모습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그림은 훌륭하다. 아비가 딸에게 마음으로 온갖 정성을 다해서 그린 그림이기때문이다. 오주석 선생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딸의 마음 한자락 다칠까봐 온갖 전성을 다해 붓끝을 잡고 매화와 작은 새 한쌍을 정성을 다해 그려가는 정약용 선생을 만나게 된다. 그 붓끝이 혹여 실수하여 획 하나라도 틀릴까봐 같이 마음졸여가며 그 앞에 앉아있는듯하다.

흔히 그림에 대해 이러저러하게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것이 독자의 감상을 오히려 방해할때가 있다. 하지만 또 역으로 전문가의 설명에 의해 못보던걸 다시 보고 그 깊이의 세계에 오롯이 빠져들 수 있을때도 있다. 이 책에 담긴 김홍도선생의 <마상청앵도>에 대한 오주석 선생의 설명이 그러하다. 그저 말위에서 꾀고리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춘 한 선비의 모습일뿐이다. 오주석 선생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안개비를 맞으며 봄날의 꾀꼬리 소리를 듣고 있는듯하다. 그림속의 선비가 그저 그림의 소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으로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을 경험한다. 자주 보던 그림이지만 전혀 처음 보는듯 새롭게 만난 그림이다.



저 선비의 마음과 저 여백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오주석 선생을 먼저 만나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오주석선생은 그대로 저 그림속의 선비가 되어 내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날에 와서 이런 선비상은 긍정적인 의미도 부정적인 의미도 다같이 포함하고 있을것이고, 또한 선생의 글 역시 긍정적인 부분도 또 약간은 마음이 불편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오주석 선생을 만났다면 아마도 그분은 그 부정적인 마음조차도 다 인정해줄 수 있는 큰 그릇이었으리라는 맘은 분명히 든다.

아! 슬프다. 조선의 그림이 이제 비로소 그 독자적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일본의 학계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이제 누가 그 뒤를 이을 것인가. 그는 모든 조선 그림을 생생하게 되살려놓았다. 늘 중국의 그늘에서 제 모습을 보지 못하였던 조선 그림의 세계를, 뒤에 오는 그 누군가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펼쳐나가기를 마음 깊이 바랄 뿐이다. 역사는 아웃사이더가 엮어나가는 것이다. (강우방 선생의 출간에 부쳐 중..)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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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는건 아니다. 정선의 <금강전도>에 대한 설명은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금강전도에 숨어있는 <주역>의 내용들을 찾아가며 선생이 한 그림설명은 별로 와 닿지 않았다. 좀 과다한 의미부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과연 화가가 이렇게까지 그림하나에 많은 의미와 지식을 풀어넣고 그린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결정적인건 내게 <주역>은 너무 어렵고 머리아프다는 것일게다. 솔직히 금강전도편은 읽어내기도 어려웠고 당연히 감동도 힘들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소견의 짧음이 또한 문제의 대부분을 차지할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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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2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참!! 이렇게 좋은 책을 보내주신 진주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진주님 고마워요.

가넷 2006-02-2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일리지로 지를까 생각 중인데... 일단 직접 책으로 한번 봐야겠네요.;

돌바람 2006-02-2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나 이 책 지원이랑 함께 봤거든요. 예상 외로 아이 반응이 재밌어요. 해아랑 예린이한테도 그림 보여주세요. 지원인 <산신도>를 보고 산타할아버지래요. 흑흑흑... 재밌는 건 한 세 번쯤 보여주니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척 하며 다른 말을 하네요. 해아랑 예린이는 어떻게 볼까 궁금해요.^^*

바람돌이 2006-02-2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로님/처음뵙지요. 만나서반가워요. 책은 역시 직접 보고 사는게 최고죠. ^^
돌바람님/어 저는 그런 생각은 한번도 못해봣어요. 내 책을 같이보는거...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근데 이 녀석들이 같이 봐줄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돌바람님처럼 한 번 해볼래요 재밌을 것 같아요. ^^

2006-03-06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03-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상청앵도>저 그림에서 사실은 안 보이는게 있어요.
말을 모는 아해가 저거든요. 남들이 알아 볼까봐 남장했다는^^
<주상관매도>에서도 남장으로 변장해서 주인 나으리께 술 시중을 들잖아요^^

바람돌이 2006-03-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어쩐지 그림에서 여우냄새가 나더라니....우우웅~~~~ ^^;;

진주 2006-03-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너무 너무 갖고 싶었던 건데 역시 바람돌이님께서 먼저 보내 드리길 잘했어요^^ 1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봤는데 그것부터 사서 갖추려고 아직 안 사고 있어요. 바람돌이님 리뷰만 읽어도 가슴에 불이 확~~~

바람돌이 2006-03-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덕분에 제가 좋은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어요. 지금 3월이었다면 아마 엄도도 못내고 책장 저쪽에 밀려나 있었을 텐데.... ^^ 선정된 그림들은 1권이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