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하명희님(돌바람님)으로부터 예쁜 손글씨의 사인글과 타이프 편지와 함께 책을 받았다.

오랫동안 서재를 비운 게으름뱅이를 잊지 않아주셔서 너무 고맙다.

하지만 책은 더 큰 고마움을 담고있다.

오래 전 내 마음속 빚을 조금이나마 덜어준 이야기였다.

내가 전하지 못한 사과를 하명희님의 글로 대신한 듯한 느낌이다.

 

그건 대학교 2학년때였다.

그 날 집회는 좀 특별했었다.

강의실에 들어가는 시간보다 집회장과 시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던 시절인데 뭐가 특별했을까?

그 날 집회는 전교조의 전신인 '민주교육 추진 전국교사협의회(전교협)' 주최의 집회였고, 거기에 부산지역 고등학생협의회를 추진하던 고등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였다.

우리들의 고민은 수배중이던 해직교사들과 고등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였다.

당시는 학교 안까지 경찰이 진입하는건 아주 가끔 있는 일이었지만 이 날은 달랐다.

교사와 고등학생에 대한 탄압은 대학에 대한 탄압과는 격이 달랐고, 그들은 체포될 경우 학교에서의 퇴학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어쨌든 그 날 내가 맡았던 일은 집회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의 퇴로를 안내하는거였다.

실제로 경찰이 진입했고, 나는 내가 맡았던 대로 고등학생들을 학교안 후미진 건물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었다.

그 이후의 세세한 과정은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그날 내가 안내했던 아이들은 어쨌든 무사했었다.

그리고 거기서 이름도 이제는 기억이 안나는 그 아이를 만났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아이는 시위 도중 약간 다쳤었고, 경찰이 철수 한 이후 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것이 나였다.

그게 인연이 돼서 몇 번 더 만났었다.

그 아이는 많은 것을 알고싶어했고, 대학생이었던 나라면 그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을거라 여겼던 듯하다.

하지만 몇 살 차이 나지도 않는, 기껏해야 책 몇권 더 읽은게 다였던 대학 2학년의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아이가 말하던 학교와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들과 설익은 과격함들,

똑같이 설익은 과격함 외에는 가진 게 없었던 내가 줄 수 있는건 그저 몇 끼의 밥과 술이었던듯....

학교를 곧 그만둘거라던 그 아이의 말에 내 안을 맴돌던 말들은

그래도 학교는 졸업해야지, 대학은 가야지....

아마도 영악한 나는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이미 알고 있었고, 심지어 운동판에서조차도 대학을 나온자의 기득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아이에게 차마 그 말을 내뱉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건 기성세대들이 내게 끊임없이 해대던 말이었고, 그 기성세대들의 말을 그대로 돌려줄 용기가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숨돌릴틈도 없이 바빴던 나는 결국 띄엄띄엄 만나다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겨버렸다.

아주 오랫동안 그 아이는 내게 체한 것 처럼 마음에 얹혀있는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렇다.

이후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는 내게는.....

 

<나무에게서 온 편지>는 바로 그 시절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어렸기에 작은 탄압에도 여지없이 꺾여버릴 수 밖에 없었던...

무책임한 어른들이 그 아이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으면서도 아무것도 책임져주지 않았던....

 

아 참 다행이다.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써주길 바랬는데 이렇게 나와주어서...

그리고 그 시절을 산 당사자가 쓴 글이라 더 고맙다.

전태일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의 수상 소감이 결국 모든 얘기의 시작과 끝일듯 하다.

 

그 때 우리는 무엇을 했으며, 지금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왜 우리는 거리로 나가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고, 지금의 우리들은 여전히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왜 우리는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언론으로부터 '패륜아'로 낙인찍혀야 했으며, 왜 우리들은 길고 오랜 침묵을 지켜야만 했는지를. 당시 해직되었던 전교조 선생님들도 복권이 되었는데, 그때 학교에서 쫓겨났던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왜 아무도 그들이 삶을 물어주지 않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던 우리들을 호명해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냐고 위로하는 것이 제 소설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그 아이와 나눴던 대화들이 책속에 오롯이 도은과 상훈과 지상이들의 대화에서 살아났다.

그 아이가 이 책을 만난다면 좋겠다.

누군가가 자신을 잊지 않아주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저자가 대신 전해준 이야기로 내 마음속 짐을 조금 덜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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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2-22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가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큰일을 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네요.
참 안타까운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왜 되풀이되야만 하는지....

바람돌이 2014-12-22 10:21   좋아요 0 | URL
어쨌든 잘 지내기를.... 그 삶이 너무 고단하지는 않았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집 아이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때로는 정말 미안할때가 많습니다. 이정도밖에 못되는 세상이라니....

돌바람 2014-12-23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과 약속 지킨 것 같아서요
몇 년 전에 헤어지기 전,
책이 나오면 꼭 사인해서 보내드리겠노라
허언, 공언을 했었잖아요.
그게 지켜져서 많이 좋습니다.
다들 91년을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바람돌이님의 이야기 또한 제겐 감동입니다.
아시죠, 책을 통해 마음이 흐르니, 저도 좋으네요.
바람돌이님의 이야기 풀어놔주어서 고맙습니다.
책은 쌍방의 교감이라는 제 오랜 고집을 확인받는 듯하여
잉큼잉큼 뜨겁습니다. 고마워요.

바람돌이 2014-12-23 16:01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경험때문인지 좀 많이 아팠습니다.
돌바람님이 그 아픔을 대신 만져주신건데 그래도 아프더군요.
이렇게 좋은 책으로 본격적인 등단을 하신거지요. 앞으로 돌바람님의 다른 책들도 기다리는 새로운 설레임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주인공 도은이의 시들이 참 좋았습니다. 돌바람님은 시를 쓰셔도 될듯하다는 생각도 했네요.
근데 왜 돌바람님 서재로는 안들어가지죠??????
 

오늘 아침 출근하다가 깜짝 놀랐다.

옆을 지나가던 버스 몸체의 광고

 

 

대치동 고등학생/학부모 연합이라는 명의의 저 광고,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잘 사는 동네 학부모들이 이번 수능에 대해 또는 대학입시라는 제도 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저렇게 공공연하게 전국적으로(여기는 부산인데 저 광고가 등장했다는 건 당연히 전국단위로 광고를 했다는 거 아니겠는가?) 내놓고 주장할 수 있는 뻔뻔함이라니.....

 

돈 많은 자들의 기득권주장의 뻔뻔함이 여기까지 왔나싶어 암담해진다.

 

저런 사고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자라면 뭐가될까?

대한항공 회황사건의 땅콩사건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앞으로 더욱 많이 일어날 거라는 것도 증명하는 순간이다.

 

내 자식에게 물려줘야하는 이 땅의 미래 삶들이 암담해지는 순간이다.

 

 

..... 아래 메피님 말씀으로 온라인 입시학원의 노이즈 마케팅이란걸 알았습니다.

적어도 학부모가 직접 낸 것은 아니라는 것에서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런 마케팅이 우리 사회에 먹혀들거라고 생각한다는데서, 그리고 실제로 먹혀들거라는 건 여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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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2-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온라인 입시학원 업체의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밝혀지긴 했습니다만....

저런 문구가 나올 정도로 입시라는 것이 상당히 개념없고 체계가 안잡혔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바람돌이 2014-12-12 12:09   좋아요 0 | URL
아 실제 학부모가 아니라 입시학원이라구요?
도대체 어떤 학원이 저런 문구를..... 참 개념없는....
적어도 학부모가 직접 낸건 아니란거에서 제가 조금은 안도해도 되는걸까요?

북극곰 2014-12-12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ㅜ..ㅜ

바람돌이 2014-12-15 08:45   좋아요 0 | URL
결사 반대 저 빨간글씨 정말 허걱이죠? ㅠ.ㅠ

조선인 2014-12-1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앞의 학원 이름이 `생존을 위한 비상`이에요. 비상하지 못 하면 죽으라는 소리인가 싶어 간판만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바람돌이 2014-12-15 08:45   좋아요 0 | URL
학원이름들은 정말 살벌합니다. 길거리 가다가 깜짝 깜짝 놀란다니까요.

무스탕 2014-12-1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끔찍하죠? 저런 정도의 자극을 줘야 움직인다 생각하는게 정말 끔찍해요ㅠㅠ

바람돌이 2014-12-15 08:46   좋아요 0 | URL
아 무스탕님 잘 지내시죠? 우리나라가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 사회인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 같기도 해요.
 

로맹 가리의 책들이 좋다.

하나씩 하나씩 읽어가면서 아직은 읽어야 할게 더 많음을 기뻐한다.

처음으로 읽었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임펙트가 워낙 강해 찾게 된 로맹 가리

은근 중독증세를 보인다. 아직은 이렇게 본 책 보다 봐야 할 책이 더 많아 행복한 작가!

 

 

 

 

 

 

 

 

 

 

 

 

 

 

 

 

 

지금 유럽의 교육을 읽고 있는데 제목만 들으면 완전 무슨 교육서적 같아 평소와 달리 역자 후기를 먼저 봤다.

그리고 봤다.

자살하면서 남긴 로맹 가리의 유서를.....

 

 

 결전의 날.

 진 세버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상심한 마음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다른 데다 호소하도록 초대받는 법이다.

 사람들은 아마 신경쇠약 탓이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그 신경쇠약이라는 것은 내가 성인이 된 이후 계속되어왔으며, 내 문학적 작업을 완수하게 해주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인가? 아마도 <밤은 고요할 것이다>라는 내 자전적 작품의 제목과, '사람들이 달리 더 잘 말할 줄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내 마지막 소설의 마지막 말 속에서 대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로맹가리

 

 

아 젠장!  멋지잖아.

내가 이 세상에서 할 건 다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저 당당한 자신감.

저런 유서를 남겼는데도 사람들은 왜 1년 전에 자살한 진 세버그때문이라고 말들을 했을까?
(진 세버그는 영화배우였으며 로맹 가리의 전부인이기도 했다.)

 

 

 

 

김학철 선생님이 예전에 갈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시면서  스스로 곡기를 끊고 영면에 드셨다.

멋있었다.

 

 

며칠 전에 본 역사e에서 이회영 선생이

예순 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 라고 했다.

머리가 띵 울릴 정도로 멋있었다.

 

 

 

 

 

 

 

 

지난 달에 영화 <지슬>을 봤다.

가장 슬펐던건 이들의 죽음이 너무 허무해서였다.

왜 죽는지도 모르고, 뭔가 의미를 남기지도 못하고,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 하나도 없이 그냥 그냥 죽어갔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죽음.....

 

 

깨놓고 말하면 나이가 든다는 건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다.

아! 죽을 때 멋있고 싶다.

로맹가리처럼, 김학철, 이회영처럼........

사는 동안 멋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던 나같은 사람이 죽을 때 멋있어 보이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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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깝죽 2013-06-2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이가 66세라면 완전 청춘이구먼 그 아까운 나이에 자살을 하다니
나 같으면 뭔가 큰 물건 하나 만들어 놓고 가겠다.
 

 

팟캐스트 방송 중에 창비에서 만든 라디오 책다방 을 즐겨 듣는다.

김두식씨와 소설쓰는 황정은이 진행을 하는데 이번 9회 방송에서는 엄기호 한윤형 두 사람과 함께 방송이 진행되었다.

이 두 사람은 이름은 처음 듣는데 지은 책들의 제목은 모두 익숙하다. 제목만.... ㅠ.ㅠ

 

 

 

 

 

 

 

 

이번 편은 주로 세대론을 다뤘는데 듣다보니 속으로 뜨끔한 얘기들이 제법 있다.

그중에서도 386세대의 교육관을 얘기하는 부분은 정말 앗 뜨거다.(여기서 386세대라는 말의 폭력성이나 경계들의 의미는 잠시 재껴두자.)

 

나는 흔히 말해지는 대로 한다면 딱 386세대다.

대학시절 나는 세상이 이제 뒤집어질 줄 알았고, 그 기대가 어긋났을때도 이 세대가 사회의 주도층이 될 때쯤에는 세상이 확 달라져있으리라 기대했다.

그게 얼마나 순진하고 멍청한 기대였는지는 지금 현실이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먼 옛날 손자병법의 이 명언을 깨닫지 못한 우리 세대는 적의 강고함을 얕봤고,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소위 386세대들은 이제 대부분이 10대 이상의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 부모세대가 됐다.

이들은 이제 자신의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고 있을까?

 

 

 

 * 자신의 아이가 초등학교는 대안학교를, 고등학교는 특목고를 가기를 바란다.

 * 유사 이래 아이들은 가장 똑똑한 부모를 뒀다. 그래서 아이들의 책을 부모가 고른다. 좋은 책만.... 그래서 아이들은 스스로 좋은 책 나쁜 책 고를 기회가 없다. 오히려 부모덕분에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된다.

 *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비판하다보면 자식교육에 올인 - 기러기아빠가 된다.

 *속마음 - 아이가 별로 공부안하고도 서울대갔다고 얘기하고싶어한다.

 * 최고 히트 - 학교 공부를 못하는 자식은 괜찮지만, 똑똑하지 않은 자식은 참을 수 없다. 학교를 때려치더라도 멋지게 때려치워야 한다.

 

 

여기에 내가 하나 덧붙이자면

* 사회문제에 관심많고 진보적인 부모가 집에서까지 진보적이고 완전히 민주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집에서는 그냥 게으르고 아이들 심부름 시키기 좋아하는 그냥 평범한 부모다. 즉 말만 진보적이다.

 

이러고 보니까 아!

애들 정말 이런 부모밑에서 산다고 고생이 많겠구나!!

똑똑해야 되고, 공부도 잘하면 좋고, 멋지기까지 해야 하고....

거기다 말빨은 세서 말로는 부모한테 절대 못이기는데 딱히 수긍은 안가고....

 

남 얘기가 아니다.

딸 둘을 키우고 있는 나의 은밀한 욕망이 이런식으로 까발려지니 뜨끔하다가 민망하고 딸들한테 미안해진다.

저 말들이 내 마음과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70%이상이다.

특히나 학교공부는 못해도 똑똑하기는 해야 한다는데서는 빵 터졌다.

세상에는 똑똑한 아이보다는 똑똑하지 않은 아이가 더 많은데 어떡하지?

 

우리집 애들을 비롯해서 요즘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그냥'이다.

왜 그랬어? 왜 좋아? 왜 싫어?
무수히 쏟아지는 왜, 왜, 왜?에 아이들은 그저 그냥이란다.

부모세대의 말빨에 아이들이 눌려가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386세대가 아이들을 기른다면 무지 반듯하게 멋지게 잘 키울 것 같았는데.....

관념의 진보는 이렇게 현실과 부딪히면 백전백패다.

 

지금이 행복하지 않은 아이가 미래에 행복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미래의 행복이 지금의 행복을 저당잡아서 이루어질 수는 절대 없는 것!

딸들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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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6-13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딸도 그냥 이란 말을 잘 해요
그런데 가만 보면 전 그 그냥을 추궁하는거 같아요 왜인지
사실 말하기 싫어서일수도 있는데
하지만 저야말로 그냥 불쑥
이런 경우가 많은데요
전 그냥 아무 이유없이를 아주 생활화했던 사람인데
저도 점점 아이들 세계와 멀어져 가는 사람 같네요
아이입장 부모입장
같아질 날은 오지 않겠지요

바람돌이 2013-06-13 12:24   좋아요 0 | URL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특히나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죠.
아이입장 부모입장 같아지면 오히려 큰일 날 것 같아요. ^^
어른은 어른스럽게 아이는 아이스럽게.... ^^;;

순오기 2013-06-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는 저도 뜨끔합니다~ 그래서 동의하고요.ㅠ
부모 노릇을 잘하기는 어려우니, 그냥 친구같은 부모가 되면 좋겠다 생각해요.
물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하는 말이지, 어릴 때는 친구같은 부모를 생각만하고 실천은 못했어요.ㅜㅠ
 

뻘쭘하다 - 약간 민망하고 부끄럽고 수줍기도하다 등등을 나타내는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오랫만에 서재에 글로 인사하는 제 마음을 표준어로는 뭐라 표현하기 힘드네요. ^^

 

요즘 해아가 국어시간에 표준어와 방언(왜 굳이 방언이란 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투리라고 하면 될텐데... 방언과 사투리는 좀 다르나요?)을 배우나 봅니다.
표준어의 뜻이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로,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해아가 "엄마 근데 교양있는이 무슨 뜻이야?"라고 묻길래 "많이 배웠다는 뜻 비슷한거야"라고 대답해줬더니 바로 "엄마 그게 말이 돼? 나는 할머니랑 있어서 사투리 진짜 많이 쓰는데 그럼 못배운거야?"

아 해아야 너는 왜 이렇게 아주 가끔 똑똑한거니?

겉으로는 아 그렇네. 이 표준어의 뜻은 진짜 이상하다 그치? 바꿔야 되겠다라고 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똑똑한데 왜 공부는 그렇게 못하니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

 

어쨌든 다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뭐 그동안 글이란 것 자체를 안쓰고 지냈습니다.
따로 블로그라도 만들어볼까 했지만 타고난 귀차니즘은 정말 어쩔 수 없더군요.

글을 안 쓰니 책도 잘 안읽어 집니다. ^^;;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충 뒹굴뒹굴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갈아치워가며 잘 놀았다고나 할까요?
그러다보니 저희집 서방님의 제발 알라딘 서재를 다시 시작하라는 구박을 심심찮게 받았습니다.

여행 갔다온 것들과 사진들이 전혀 정리가 안된다는 이유로요. ^^

 

아주 가끔 서재에 들어와 지인분들의 글을 눈팅하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소원했던 건 맞네요.

아... 뭐라해야 하나? 역시 뻘쭘합니다. ^^

시간 나는대로 서재로 찾아뵐게요.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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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14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2년 3개월 7일만의 알라딘 복귀를 환영합니다~~~~~~~~~
정말 가끔 가끔 생각나고 궁금하고 그랬습니다.
두어번 서재에도 와봤는데.....여전히 말이 없더군요.
'뻘줌하다'란 표현이 딱 맞는 경우, 우리가 살면서 종종 만드는 일이니까
그리 뻘줌해하지 않아도 되잖겠어요.^^
해아~~~~~~ 정말 똑똑하네요.
학교 공부도 때가 되면 빛을 발할거라 예상됩니다.^^
해아가 3학년, 예린이가 6학년인가~ 한 학년을 내려야 하나? 갸우뚱~

바람돌이 2013-05-14 08:57   좋아요 0 | URL
아니 저도 세지 못한 날짜를... 전 한 3년쯤 됐나 했더니 2년3개월7일이군요. ㅎㅎ
예린이는 6학년 맞구요. 사춘기를 맞아 점점 삐딱해지고 있습니다.
해아는 4학년입니다. 둘째라 그런지 여전히 저에겐 아기같은 느낌이고요. ^^

hnine 2013-05-14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반갑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컸지요?

바람돌이 2013-05-14 10:07   좋아요 0 | URL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제가 늙는건 안보이고 아이들 크는 것만 보이네요. ^^
hnine님도 건강하시고 아이들도 잘 크고 있겠죠?
서재에도 놀러가고 할게요.

혀노기 2013-05-14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쭈욱 안하기에 짤라삘까 하다가 그래도 링크를 걸어놨더니만 생사 확인~~
반갑수.
두루 두루 잘 지내죠?

바람돌이 2013-05-14 10:08   좋아요 0 | URL
아 언니... 언니는 이제는 안들어올줄 알았더니...ㅎㅎ
이쪽 동네는 뭐 그럭저럭 지내고 있고요. 언니랑 선배는 어때요.

프레이야 2013-05-14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니ᆢ 이게 누구시래요? ㅎㅎ 바람돌이 님 반가워요. 똘망한 해아와 예린이가 그동안 쑤욱 자랐겠어요. 우린 그만큼 나이 먹었구요. ^^

바람돌이 2013-05-14 10:0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잘 지내셨죠? 프레이야님댁의 아이들은 아가씨들이 다 됐겠네요. 고3인가요? 대학생인가요?
나중에 서재에 마실도 설렁설렁 가고 할게요. ^^

2013-05-20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13-05-1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알라딘 눈팅족에 가까운 1인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 옛친구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 두루 두루 모두 평안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바람돌이 2013-05-14 10:11   좋아요 0 | URL
옛 친구 맞죠? ㅎㅎ
드팀전님도 두루 평안하시죠? 그날이 그날같은 날들을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

춤추는인생. 2013-05-1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 예린이...
정말 얼마만에 불러본 이름인지...
귀여운 해아 의젖한 언니 예린이 보고싶어요 바람돌이님. ^^

바람돌이 2013-05-15 00:34   좋아요 0 | URL
해아는 여전히 하는 짓은 좀 귀엽지만 키가 너무 컸고요.
예린이는 완전 새침데기에 사춘기까지 겹쳐 전혀 의젖하지 않습니다. ^^;;
춤추는 인생님도 반가워요.
건강하셨죠?

Mephistopheles 2013-05-1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넵..!

바람돌이 2013-05-15 00:35   좋아요 0 | URL
단 두글자에 메피님의 마음을 다 보았어요. ^^
잘 지내시죠?

마노아 2013-05-1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 들어와봤는데 여전히 글이 없어서 갸우뚱 했어요. 제가 나가고 나서 글이 올라왔나봐요.
바람돌이님 다시 한번 반가움의 인사 전해요!
다시는 인사 없이 사라지고 그러기 없기입니다.^^
아이들이 쑥쑥 자랐네요. 곧 중학생 올라가기도 하고요.
어휴, 정말 세월이 나만 비껴가는 것 같단 착각을 하게 되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13-05-15 00:36   좋아요 0 | URL
그동안 게으름을 너무 부려서 전처럼 부지런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요. ^^
오랫만에 들어와서 여러분들이 인사해주시니까 너무 반갑고 고맙고 그렇네요. ^^

rosa 2013-05-1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바람돌이님.
어떻게 지내시나 많이 궁금했어요.
저도 이젠 거의 눈팅족이고.. 딴 데 블로그를 만들긴 했지만 역시 귀차니즘 때문에..
그리고 여긴 친정같은 곳이라 아주 가끔씩 궁금한 님들 소식 들으러 들린답니다.
오랜만에 들렀더니 바람돌이님도 보이고.. 넘넘 반가워요.^^

바람돌이 2013-05-15 00:37   좋아요 0 | URL
역시 귀차니즘은 강적이예요. ^^
잘 지내시죠?

조선인 2013-05-1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히히히히 좋아요. 헤벌쭉

바람돌이 2013-05-16 21:15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잘 지내시죠? 마로랑 해람이도 잘 있겠죠?
얼마전에 사진들 보다가 마로랑 해람이랑 같이 찍은 사진 보면서 좋아서 웃었어요. ㅎㅎ

세실 2013-05-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바람돌이님 방가방가~~~~
해아, 예린 많이 컸죠?
우리 이제 자주 만나요^^

바람돌이 2013-05-16 21:17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도 방가 방가 *^^*
아이들 정말 많이 컸겠네요. 고등학생 중학생인가요? 여전히 야물딱지고 씩씩하겠죠? ^^

무스탕 2013-05-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놓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반가워요. 보고싶었어요. 그리웠다구요.
요즘엔 나도 바빠져서 ㅠㅠ 잘 못 오지만 그래도 틈틈이 찾는 곳인데
이제 바람돌이님도 다시 뵐수 있다니 좋은 5월의 선물이에요.
자주 뵈어요, 우리 :)

바람돌이 2013-05-16 21:1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우리 진짜 오랫만이죠?
저도 무스탕님을 비롯한 알라딘 지인들 뵙고 싶었어요.
그놈의 귀차니즘이 문제죠. ㅠ.ㅠ
나중에 서재로도 놀러갈게요. ^^

꿈꾸는섬 2013-05-2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완전 놀라고 있어요.
어찌 사시나 궁금했어요. 바람돌이님의 여행기가 드디어 시작이군요. 자주 오진 못해도 가끔 들러 읽고 갈게요.^^ 다시 돌아오셔서 넘 좋아요.^^

바람돌이 2013-05-21 16:36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도 그동안 잘 지내셨죠? 오랫만에 반겨주는 모든 분들덕분에 뻘쭘함을 조금 이기고 있습니다. 나중에 서재로 놀러갈게요. ^^

paviana 2013-05-2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 오니 아는 분들이 다 계시는군요 . ㅎ ㅎ 돌아오셔서 너무 좋네요. 여행기 아직 안 읽었는데 기대만빵이에요. 딸기님 스페인 여행기 페북에서 읽고 욌는데 , 저도 스페인가고파요.

바람돌이 2013-05-29 10:44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죠? 다른 분들도 제가 오랫만이니 인사를 해주셨네요. 파비아나님은 정말 서재 이미지도 한바뀌셨네요. 뭔가 변하지 않은 걸 보니까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