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여동생이 그토록 잔머리를 굴린게 쓸데없어져 버렸다. 엄마가 서울 병원에서 검사를 끝내고 토요일날 집으로 내려오셔 버린 것이다. 물론 다음주에 수술을 위해 다시 올라가야 하지만... 그래도 근 10일만에 엄마얼굴을 보니 너무 좋다. 우리집 아이들 둘 역시.... 예린이는 이제 생각이란게 좀 있어서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가신 상황을 이해하지만 해아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 그동안 어린 마음에 우는 저를 버려두고 갔던 할머니가 참 야속했던가 보다. (할머니 서울 가시던날 죽는다고 두녀석이 울어제껴서 결국 내가 조퇴하고 집에 와서 애들을 달래야 했었다. 내가 집에 왔을 때 두녀석의 몰골이란...)
토요일 저녁 역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 마중을 갔는데 할머니를 보자마자 "할머니 싫어!" 한다. 그러고는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40분동안 한번도 할머니쪽을 안보고 외면한다. (아니 뭐 저런 녀석이....)
겨우 집에 와서야 맘이 좀 풀린 해아 ! 할머니 품을 안떨어진다. 이제 "엄마 싫어"를 외치며 할머니 품만 파고든다.(이런 배신자 녀석!)
일요일은 하루종일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놀았다.
그리고 내일 원래 예정했던 태안반도, 안면도로 떠날 예정.
전혀 준비를 안했던 관계로 오늘밤 이시간까지 여행준비한다고 정신이 없다. 도로 숙소 볼곳 먹을 곳 등 체크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애들 데리고 가는 여행의 단점이다. 우리 둘일때는 지역만 정하면 아무데나 싼 여관 들어가서 자고 아무데서나 먹고 그만이었는데...그래도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어서 숙소는 여러군데 방이 있다. 다행 ^^
일단 이틀은 태안반도와 안면도에서 보낼 예정.. 해수욕장과 갯벌체험, 안면도 자연휴양림, 그리고 가능하면 부티나 보이는 온천까지.... (돈이 꽤 들겠군.... 그래도 나에겐 든든한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서산과 시간이 되면 해미까지 오랫만에 들러볼까 싶다.
가끔 여름에 이런 바닷가로 놀러가면 사람들이 묻는다. 부산에 해운대 놔두고 왜 이런 먼곳까지 오냐고? 하지만 휴가철에 자기 동네 가는 사람 잘 없지 않을까? 게다가 나는 여름에는 해운대 절대 안간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해운대 바다 보면 이건 숫제 바다가 아니라 국에 밥말아 놓은 것 같아 사람들이 둥둥 뜬 밥알 같다. 오늘도 낮에 잠시 해운대랑 송정 바닷가를 지나는데 벌써 사람들이 장난아니게 많다.
이제 다른 준비는 끝났고 가서 짐싸야 한다. 이건 가장 간단한 작업. 워낙에 짐싸는데 숙달돼서 10여분이면 짐 끝이다. 물론 문제는 가보면 꼭 안가져온게 있어서 곤란해지지만... 뭐 없으면 그만이다.
앞으로 사흘간 알라딘 식구들 못보겠네요. 다녀와서 뵐게요. 염장 지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