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자기보다 잘사는 사람, 잘 됐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

이정도가 어디냐 이만하면 잘사는거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하면서 사는 사람.

사실 이렇게 나누는게 웃기고 말안되는거긴 하지만, 지금 내 옆에 이런 사람 둘이 있다.

직장동료인데 한 명은 항상 자기보다 잘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하고 부러워한다. 그런데 이 아줌마가 못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닌것이 나보다 훠얼씬 잘 산다. 일단 걸치고 다니는 것부터가 나랑 비교가 안되고 얘기를 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별로 부족한게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늘 잘사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슬퍼한다. 바로 옆에 있는 나는 눈에 안보이는걸까? 자기보다 훠얼씬 못사는데....

오늘 다른 남선생님과 농담따먹기 하다가 그가 나더러 "왜 너보다 위를 보냐? 우리집 가훈은 항상 아래를 보자다"라고 농담을 한다. 나 역시 잠깐 고민하는척 하면서 "그 가훈 진짜 맘에는 안드는데 동의안할 수가 없네? 우리집도 바꿔야겠다" 그러고는 둘이서 그냥 웃었다.(참고로 이집은 나보다 더 가난하다. 뭐 별로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것 같지도 않고, 부인은 전업주부고 혼자벌어 아이 둘 키우면서 먹고 사니 아마 맞벌이 하는 나보다 더 힘들지 않겠는가?)

근데 이 두 유형의 사람 중 누가 더 다른 사람을 잘 도울까? 내가 본 결과는 잘살든 못살든 항상 아래를 보는 사람이다. (이것도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내 주관적인 경험으로는 그렇단 얘기다.

가끔은 내 새끼 입에 하루 3끼 밥이 꼬박꼬박 들어가는게 눈물나게 고마울때가 있다.

날도 너무 너무 춥고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모든 종교가 그 근본은 서로 돕고 살라는걸거니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걸 챙겨야지.  내 새끼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줄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고, 그리고 작으나마 내가 뭔가를 남에게 줄 수 있는 처지라는거에도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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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1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사랑하는아이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수있다는 거 행복일거예요. 전 어릴 때 못 받았거든요ㅠㅠ 요즘에도 그런 아이들 많이 있겠죠

urblue 2005-12-1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가진 사람치고 아래를 보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제 주변은 그렇군요.
알라딘에서 몰래 산타 이벤트 하잖아요. 그거 보면서 생각합니다. 그래도 서재 사람들이니까 그런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는게 아닐까 하구요. ^^

하늘바람 2005-12-17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점에서 알라딘 서재지기님이 너무좋아진 거랍니다. 어찌나 배려가 깊고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신지. 그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들거든요

가시장미 2005-12-22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언니. 저도 그런 마음 알아요. 같지는 않겠지만요... 요즘 연말이고 날도 추워서 정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흠. 사회생활을 오래 하지 않아서인지... 요즘처럼 회의감이 몰려올때는 그래도 내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_ㅠ

깍두기 2005-12-1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내 새끼 입에 하루 3끼 밥이 꼬박꼬박 들어가는게 눈물나게 고마울때가 있다

======님의 이 말씀에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항상 그리 생각해야 함에도 불쑥불쑥 솟구치는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 때가 많아요. 하심해야지, 맨날 말만....

sooninara 2005-12-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래 보면서 살자' 주의예요.
5천원,만원짜리 옷 사입어도 행복하면 돼죠.뭘^^

2005-12-19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가 서재활동에 요즘 좀 부실했거든요. 물론 아무도 모르는것 같지만....ㅠ.ㅠ

낮에는 좀 바쁜 계절이라 들어와서 글 읽고 댓글올리기도 좀 힘들고요.

그래서 밤에 열심히 서재활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 근 10여일이 넘도록 집의 인터넷이 됐다 안됐다 하네요. 사실 이 페이퍼도 어젯밤에 올렸었는데 작성하고나이 또 인터넷 통신이 끊기는 바람에 몽땅 다 날렸다지요. 하여튼 주로 밤에 글도 쓰고 서재활동을 주로 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집 컴의 문제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지금 인터넷이 안되는건 컴의 문제는 아니고요. 제가 꽤 오랫동안 하나로 통신을 이용해왔는데 요즘 무슨 공사를 한다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그래서 됐다 안됐다 할거라더니 진짜로 그럽니다. 문제는 그 됐다는 얼마 안돼고 안됐다가 엄청 길다는 것, 그리고 일주일이라던 기간이 지금 사정없이 늘어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안그래도 요즘 속도도 많이 떨어지고 가격도 별로 안싸고... 안그래도 통신사를 함 바꿔볼가 싶었는데 기분 나쁜김에 이 기회에 바꿔버릴려고요.

근데 막상 바꾸려고 하니 어떤데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속도나 가격이나 뭐 아는게 있어야지...쩝~~~

저는 여태까지 하나로를 6년정도 쓴것 같은데요. 한 2년 후부터는 한달에 3만원정도를 냈거든요.

이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한에서 어디가 괜찮을지 다른 통신사 써보신분들 좀 도와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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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공사를 일주일이나 한대요..@@;;(저도 하나로 쓰고 있긴 합니다만..)

2005-12-13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12-1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블인터넷은 어떨까요?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나을 듯. 물론 믿을만한 SO 지역에서 몇 년 더 산다는 기준으로.

2005-12-13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12-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년이나 썼으면 모뎀은 공짜겠네요? 어디로 옮기던지간에 가입하기 전에, 손해 안 보도록 계약 잘 하세요^^
아는게 없어서...이런 자료를 좀 긁어왔어요. 참고하시길.
---
일단 자신이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다운로드나 인터넷사용 게임등을 하시는데는 어떤회선을 쓰시던지간에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업로드의 경우는 그것이 달라지는데 케이블이나 adsl 은 업로드 속도가 아주 느리기 때문에 p2p 같은것을 하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최소 vdsl 은 되야지 쓸만하죠. 인터넷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자신의 집에 무슨선이 들어오는지 부터 체크하세요. 현재 가장빠른회선은 대규모아파트단지에 제공되는 구내LAN 방식의 회선으로 엔토피아/이밸리/파워랜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적인 곳에만 회선이 들어오기 때문에 마음대로할수는 없을겁니다. 다음이 VDSL 이고 케이블과 adsl 은 비슷한 속도입니다. 그러니까 회선을 보시고 들어오는것중에서 가장빠른제품을 쓰세요. 아참 그리고 회선도 프리미엄과 라이트같이 요금제에따라 속도가 달라지는것이 있으므로 그것도 참고하시구요. (개인적으로는 adsl 은 적극적으로 비추천합니다. 접속할때 로그인해야되고 백도어나 바이러스 무지하게 들어옵니다.)

숨은아이 2005-12-1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말씀대로 케이블 TV랑 공유하는 인터넷이 가격은 제일 싸다던데... 사용해본 사람 말을 직접 들은 적이 없어서 품질은 모르겠네요.

조선인 2005-12-1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케이블인터넷을 쓰고 있어요. 확실히 싸고 품질도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다만 케이블인터넷의 품질은 SO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니까 바람돌이님이나 숨은아이님이 사시는 동을 먼저 알아야 할 듯.

2005-12-14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12-1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져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놈의 공사는 앞으로도 한 10일정도는 더해야 된다는군요. 진짜 바꾸던가 해야지.... 일단은 가격면에서 케이블이 끌리는데요. 심사숙고중입니다..^^
 
 전출처 : 돌바람 > 사회적 타살,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다![▶◀ 전용철농민추모, 쌀개방 무효]

명백한 타살이다!

쌀협상안이 국회 비준을 전후해서 농민들은
'목숨과 같은 쌀마저 개방하면 다 죽는다'고 피타는 호소와 투쟁을 전개하였다.
그리나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공권력에 의한 철저한 짓밟힘만이 있었다.

사회적 타살,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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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0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가슴아프더이다.

바람돌이 2005-12-0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하늘바람님. 더군다나 죄책감마저....

가시장미 2005-12-0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이언니. 정말 너무하네요.. 공권력에 의한 타살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속수무책...이라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 하나봅니다. ㅠ_ㅠ
 
 전출처 : 국경을넘어 > 개구장이 스머프는 공산주의 찬양물?

작년에 한참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문제로 매일 집회 나가느라 옆지기에게 구박을 참 많이 받았다. 집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계룡산에도 한번 가질 못했다. 그때 오마이 뉴스에 실려서 주변 사람들과 돌려 보았던 기사다.

'개구쟁이 스머프'는 공산주의 찬양물?
[만화와 애니 이야기 7] 불순(?) 작품들, 동심을 열광시키다
텍스트만보기   김대홍(bugulbugul) 기자   
군대에 입대하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초코파이'라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었을 때, 실감나지 않았다. '그게 뭔데'라는 마음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초코파이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대 한 달 뒤, 훈련소 수료식을 마친 나는 초코파이 다섯 개를 쉬지 않고 먹고 있었다.

중학교 때, 가슴 졸이며 보았던 책 '선데이 서울'. '여배우 이모씨, 감독의 누드 지시에 눈물 흘리다'라는 기사와 수건으로 온몸을 가렸던 희미한 옆모습….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닌 일에 흥분하고 감사했던 추억들이다. 결핍의 시절이었기에, 그 자그마한 것들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자유가 대단히 부족했던 시절인 7~80년대, '반공'이나 '충성', '애국' 등은 넘쳤지만, 노동자니, 사회주의니, 혁명이니, 통일이니 하는 단어들은 어디에 갇혀 있는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반공을 다룬 만화영화 '똘이장군'시리즈를 비롯, 사회주의 사상을 비판하는 '우주전사 홍길동' '해돌이 대모험',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반공로봇만화 '로보트왕 썬샤크' '해저탐험대 마린X' 등이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 엄혹했던 시절에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접하면 부작용이 있었을 불순(?) 만화와 만화영화들이 공개리에 소개되곤 했다. 은유적으로 공산주의 이상향을 표현하기도 하고, 기계화에 대한 비판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가상의 제국을 내세워 민중혁명을 부르짖은 작품이 있었는가 하면, 무정부주의적 관점을 보여준 만화영화도 있다.

물론 개중에는 그게 그런 내용인지 아무도 모르게 지나간 작품들이 많았을 터였다. 비판적으로 작품을 분석하는 안목이 없었을 수도 있고, 검열과 삭제가 흔했던 탓도 있을 거였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본문 내용중에 "키다리 아저씨께, 아저씨는 상식도 없으세요? 겨우 한 소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17가지나 하시다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제가 사회주의자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저씨는 저를 재벌주의자로 만들 생각이세요?"라는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나.

불과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시절에 비하면 자유는 넘친다. 그리고, 금지된 단어라는 것도 없다. 그리고 삐딱한 시선도 넘친다. 곳곳에 '음모론'이고,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도 많지 않다. 아마 그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뿌린 수많은 언론과 정보들일 것이다.

때때로 사실을 사실 그대로 믿던 결핍의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러나, 여전히 이상향은 멀리 있고,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그 시절 체제 비판적인 작품들은 추억의 코드이면서, 앞으로 만들어야 할 미래의 코드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타임머신 타고 떠난다. 과거이자 미래인 그곳을 향해.

체제에 대한 반항 '개구리 왕눈이'

▲ 다츠노코 프러덕션의 작품 개구리 왕눈이. 다츠노코는 이겨라 승리호(타임보칸 시리즈), 이상한 나라의 폴, 독수리 오형제(과학닌자대 갓차맨) 등을 만들어낸 곳이다.
ⓒ2004 카툰메트로폴리글로벌
'개구리 소년…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 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어라''라는 노래 가사로 유명했던 인기 만화영화 '개구리 왕눈이'.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나라'라는 노래가사는 프로권투선수 홍수환의 '칠전팔기' 신화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역경을 꿋꿋이 이겨내던 캔디의 모습과 겹치기도 했다.

그러나 온갖 역경에도 불평불만없이 받아들이고 이겨내던 다른 소녀가장 드라마와 달리, '개구리 왕눈이'는 대단히 체제 비판적인 만화영화였다. 투투(기야타)로 상징되는 기득권 세력과 기득권 세력에 빌붙는 기회주의 세력인 가재(자리), 피해자이면서 기득권의 폭력을 비판하기는커녕 눈치만 보는 무지개 연못 주민 등 만화영화는 뚜렷한 인물 구도를 갖고 있다.

게다가 투투보다 더 강한 존재인 메기의 존재를 깨닫고 난 뒤, 배신하는 가재를 통해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권력을 속성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다 투투가 주민들을 압박하는 이유가 거대한 지배자인 메기의 존재 때문이라는 설정은, 개구리 마을의 고난이 투투의 인간성 때문이 아니라, 메기로 인한 시스템 문제라는 점도 신선했다. 투투를 지배하던 메기의 존재는 힘이 약한 나라들에 영향력을 행세하던 미국 등 제국주의를 연상시킬 수 있는 장치였다.

'개구리 왕눈이'가 은유적으로 체제 비판을 했다면, 김혜린의 '북해의 별'은 '민중 혁명'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는 군부독재가 실시되던 1983년. 북해 연안 가상의 제국 보드니아라는 배경으로 구체제를 전복하는 시민지도자를 등장시킨다.

왕족의 일원으로 촉망받던 해군장교 유리핀 멤피스는 구체제의 모순을 깨닫고 민중지도자로 다시 태어난 뒤, 시민혁명을 승리로 이끈다. 혁명이 끝난 뒤, 한 사람의 평민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해, 시민혁명 경력을 배경으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선 당시 지도자들과 대비가 되게 했다.

북해의 별은 최을영이 저서 '만화에 살다'에서 "허영만의 '오! 한강'과 더불어 운동권 학생들에게 학습서적이 될 정도로 시대에 저항하는 만화로 인식되었다"라고 표현한 대표적인 불순(?)만화다. 이외에도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을 각각 배경으로 만든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올훼스의 창'도 인기를 끌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은유 '은하철도 999'

▲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은하철도 999'. 환상적인 배경 속에서 현실 비판의 메시지가 강하게 풍기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냈다. 구도가 너무 복잡해서 '갈피를 못잡겠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04 야후 블로그 두메꽃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은하철도 999'는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 기계주의에 대한 비판, 계급주의의 비참함을 비판한 작품이다. 하층민들은 기계의 몸을 얻지 못해 기계 백작의 사냥대상이 되고, 부유한 인간들은 기계의 몸을 얻어 안락한 삶을 누린다.

인간보다 기계가 오히려 우위에 선 이 역설은 자본이 인간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힐 수 있다. 게다가 기계화 제국을 이끄는 프로메슘은 모든 별의 모든 인간을 기계로 바꾸려는 제국주의적 욕심을 드러낸다.

'도박의 별' '다툼의 별' '거지들의 나라' '기계의 나라' '나사못 별' '기계 요새' 등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작가가 표현한 다양한 사회의 모습들이다. 전체적으로 '은하철도 999'는 성장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999'라는 이름도, '1000'이라는 숫자에서 하나가 모자란 숫자, 즉 미성년 상태의 철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암시하고 있다.

1977년 만화잡지 '주간 소년 킹'에 연재된 '은하철도 999'는 이후 만화영화, 극장판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고, 1997년에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만화, 극장판, TV판 등을 통해 '은하철도 999'에 등장한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가 보여지는데, 메텔은 기계화 제국 라메탈의 여왕 프로메슘의 딸(라메탈은 천년여왕에서 지구와 충돌하기 위해 다가오는 혜성)이며, 캡틴 하록과 함께 대표적인 우주해적인 에머랄더스가 메텔과 자매지간이다.

또한 철이의 아버지가 프로메슘 여왕의 오른팔이며, 메텔의 아버지는 부인의 야욕에 반대하며, 철이와 어머니를 지구로 피신시키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우주전함 야마토' 등의 작품 등은 일본의 국수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극중에서 유난히 철이가 라면을 좋아하는데, 마츠모토 레이지 본인이 라면회사 사장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데올로기 만화 '오! 한강'

▲ 일제말기, 광복, 남북분단, 6·25, 군부독재, 시민혁명 등 한국현대사를 고스란히 경혐할 수 있는 작품 '오 한강'. 이념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5공시절, 정부의 제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2004 블로그진이의날자우리
"최인훈의 소설 '광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오! 한강'은 이데올로기 만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분단 문제를 통찰해본 만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 한강'은 레드 콤플렉스가 온 나라를 휘젓던 시기에 만화로서는 드물게 한국 현대사를 통해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최을영의 '만화에 살다' 282-184P"

대학 운동권에서 필독서로 통했다는 '오! 한강'은 다른 은유적인 작품들과 달리 구체적으로 당 시대를 다룬 만화였다. 평범한 소작농 강토가 지주의 딸 혜린을 통해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게 되고, 조선남로당이 주도하는 혁명에 동참한다.

이후 월북했다가 다시 내려오는 강토의 아들 선주가 광주항쟁을 겪고, 민중예술, 인천사태 등을 경험한다. 빨갱이로 몰려 처형됐던 조봉암의 이름이 등장하고, 1987년 6월 항쟁의 모습들이 묘사되는 등 만화를 통해 일제말기, 광복, 남북분단, 6·25, 군부독재, 시민혁명 등 한국현대사를 고스란히 경혐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운동권 필독서로 읽혔던 이 책은 5공 정권하에서 문화공보부의 요청으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허영만은 1997년 3월 21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화광장'에서 대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공만화를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더군요. 당국이 관련된 제의였습니다. 처음에 거절하다가 조건을 걸었지요. 매회 간섭할 것이 아니라 큰 줄거리를 가지고 이야기하자고.…그러나 '오! 한강'은 반공만화가 아니라 이념갈등을 다룬 만화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 한강'은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처럼, 허무주의적 시각에 그쳤다는 비판도 받는다. 또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기보다는 봉합했다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은 너무 무리하게 잣대를 들이댔다는 생각이 든다.

공산주의 이상향을 그린 '스머프'

▲ 개구쟁이 스머프. 스머프 마을은 폐쇄 시장이다. 돈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소유물은 집단의 재산이다. 스머프를 잡아서 황금으로 만들려고 하는 가가멜은 자본주의의 또다른 모습이다.
ⓒ2004 카툰메트로폴리글로벌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한승태 연구사는 "스머프는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그 때문에 처음에 우리나라에서는 작품 수입을 불허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30대들이 어린 시절 가장 즐겁게 본 만화영화를 꼽으라면, 아마' 스머프'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 그 작품이 '공산주의 찬양 작품'이라니.

스머프는 1958년 벨기에의 피요(Peyo)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이 1981년 톰과 제리를 마든 '한나 바버라(Hanna & Barbera)'에서 TV시리즈로 만들어져 NBC에서 방영됐고, 이후 30개국에 소개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 놀라운 작품이 '공산주의 만화'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Marc Schmidt'가 쓴 '개구쟁이 스머프에 나타난 사회 정치학적인 논제'의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본다.

파파 스머프는 막스(Karl Marx)를 나타낸다. 그는 칼 맑스처럼 수염을 길렀고,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있다. 스머프들의 지도자라기보다는 평등한 관계다. 단지 지혜와 나이 때문에 존경을 받는다. 둥근 테의 안경을 쓴 똘똘이 스머프는 트로츠키를 상징한다.

스머프들은 각기 다른 직업과 특징에도 불구하고 평등하다. 농부, 편리, 요리사 스머프와 게으름이, 투덜이, 수선이 스머프 사이에는 아무런 열등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이름 뒤에 붙는 '스머프'라는 호칭도,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동무(comrade'라는 호칭을 연상시킨다. 공통적인 노동 유니폼도 공산 중국에서 입는 마오 제복을 떠오르게 한다.

스머프 마을은 폐쇄 시장이다. 돈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소유물은 집단의 재산이다. 스머프를 잡아서 황금으로 만들려고 하는 가가멜은 자본주의의 또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스머프 마을은 소련이나 중국 등의 전제주의적 공산주의와는 차별화돼 있다. 경찰이나 집행기구가 존재하지 않으며, 똘똘이 스머프가 왕이 되자, 그것을 뒤집기 위해 임시로 시민군을 결성한 사례 등이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데이브 모간(Dave Morgan)도 스머프 마을에서 생산되는 식량들은 버섯 집에 비축되어 한 해 동안 모든 스머프들에게 평등하게 분배되며, 농부 스머프가 결코 자신의 농산물을 다른 스머프에게 팔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어, 동조한 바 있다.

기타

사회주의 사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유럽에서 만화나 만화영화 등에서 사회주의가 빈번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작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화영화 '사랑의 학교'도 민족주의적 경향과 함께, 노동자 계급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만화영화 '엄마 찾아 삼만리'는 '사랑의 학교(쿠오레)'에 나온 여러 개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별도의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현대기계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도 그가 젊은 시절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해 있었고, 대학시절 공산당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청소년판이 '소년소녀신문'에 만화를 기고한 것을 보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2004-09-06 10:42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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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나니아 연대기 분권되어 있는걸 1권을 읽었었다. 분권된 책도 하드커버에 큼직 큼직한 글씨에 제법 괜찮은 장정이었는데......

그 뒤를 못읽고 있다가 이렇게 합본호가 나오자 이 기회에 하나 장만하자는 알라디너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 못이겨 결국 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분권된 것 보다는 이게 가격도 조금 더 싸고 또 한꺼번에 이렇게 모여 있으면 안 미루고 읽을 것 같고,  에 또 게다가 책도 좀 더 뽄다구가 날 것 같고..... 하여튼 질렀다. 그리고 어제 받았다.

그런데 으아아악~~ 1000페이지가 넘는다는건 알았지만 평소 1000페이지짜리 책을 잘 못본 관계로 이게 그렇게 두꺼울줄 몰랐다. 많은 분들이 비교 페이퍼를 남기셨지만 솔직히 실감은 잘 안왔다.

게다가 결정적인 문제!! 진짜 무겁다. 손목 힘 없고 관절에 문제있다고  맨날 엄살인 내가 들고서 보는건 거의 불가능이다. 평소 누워서 책 보는걸 즐기는데 이책 누워서 보다가는 책에 깔려죽겠다. 켁켁!!!!

근데 가만히 이 책을 보고 있으니까 옛날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그 시절 사물함이 없는 관계로 참고서란 참고서는 몽땅 갈갈이 찢어서 단원별로 테이프 붙여 할랑하게 들고 다니던 시절.... 이 책도 그렇게 한 편씩 확 찢을까? 그네 하드커버라서 그것도 문제가 많다. 하드 커버 안쪽으로만 예쁘게 잘 찢어서 보고 다시 하드커버 안에다 보관하고, 그래서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방법 없을까나? ^^

하여튼 무겁다. 진짜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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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2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겁다고 생각했어요 ㅠ.ㅠ 이제 나니아는 물건너갔군요 ㅠ.ㅠ;;;

하늘바람 2005-11-2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그래도 뿌듯할것같아요

chika 2005-11-2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니아 연대기를 받고나서 한 생각. '결국 독서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게야...'
ㅡ,.ㅡ

울보 2005-11-2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왜 판다님이 베개라고 햇는지 알것같더라구요,
우리 꼬마,,엄마 이것도 책이야 ,,라고 묻더군요,

국경을넘어 2005-11-2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00페이지!!! 전 정말 무거운 것 싫은데. 허리가 아파요.

하이드 2005-11-2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는 책 놔두고 그냥 넘기면서 봐요. 저걸.. 어케 들고봐요?! ^^;

가시장미 2005-11-2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이언니도 이 책을 읽으시네요? ^-^ 폐인촌님 댓글을 보니.. 웃음이 나요. 으흐흐
전 이 책 아직 못봤는데요. 아이들이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들려주더군요. 정말 재미있으세요? 다 읽으시고 말씀해주시면 저도 사서 읽어볼까봐요. 언니가 추천해주시면 저 읽습니다. ^-^ 헤헤

바람돌이 2005-11-2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그래도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하여튼 보고나서요.
하늘바람님/뿌듯하다 못해 두께는 끔찍합니다. ^^
치카님/집에서 독서대는 좀.... 어쨌든 집에서는 그저 드러누워서 보는게 책맛인데.... 하여튼 불가능이죠? ^^
폐인촌님/저도 무거운 것 싫어요. 그래서 한숨만.... ^^
하이드님/이거 책임지세요. 하이드님 뽐뿌질이 제일 강력했었단 말예요. ^^ 어쨌든 저는 오늘 이거 직장에 들고갔습니다. 거기선 그래도 책상에 앉아서 책 보니까 그냥 펼쳐놓고 한 장씩 넘겨가며 시간날 때마다 볼려구요. 근데 다음주까진 많이 바쁜데.... ㅠ.ㅠ
장미동상/ 일단 보고 재밌으면...하지만 지난번에 본 1편은 별로 추천할 만은 안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