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치카님이랑 몽님이랑 물만두님 보고 기세좋게 오늘 읽을려고 가져온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 기세좋게 23쪽 5째줄을 찾았다.

그런데 얼라리야~~~~ 에고 에고~~~

내 책에는 23쪽에 다섯째 줄이 없는거다.

집 창에서 내려다본 풍경 그림 2장과 단 두줄의 설명

프랑코의 침실 창문에서 내다본 풍경.

아래 그림 역시 시점이 복합적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나도 모른다. 이 그림과 관련된 책의 내용을 아직 안읽었기에.....

뭐 되는 일이 이다지도 없단 말인가 심지어 내 책에 23쪽 다섯째줄까지 없다니....ㅠ.ㅠ

그나저나 저를 슬프게 한느 이 책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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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3-3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관련 책이라니까, 최초의 현대 미술가들 아니면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물만두 2006-03-3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다하르

바람돌이 2006-03-3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블루님 그림책 아니예요. 칸다하르도..... ^^

  서평단 도서로 받은 요책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일곱명의 특이한 환자들에 대한 임상 보고서랄까? 뭐 그런.....


chika 2006-03-3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바람돌이님의 23쪽 다섯째줄이 젤 웃겨요! ^^

짱구아빠 2006-03-3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그 책 어제 받았어요.. 4월3일이면 언능 봐야하는데,아직 한페이지도 못 봤네요....

바람돌이 2006-03-3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덕분에 오늘 하루도 재밌었어요. ^^
짱구아빠님/책이 너무 늦게 왔죠. 두껍기까지 하던데...... 기간 좀 안 미뤄주나 모르겠어요. ^^
 

3월 29일 무슨 날일까요?

모든 분들 당연히 모르시겠지요. 제 결혼기념일이니까요. 근데 말예요. 올해는 3월달에 정신없다 정신없다 하고 지냈더니 정말로 새까맣게 잊어버렸지 뭐예요. 저뿐만이 아니고 우리 부부 둘다 말예요. 글쎄 오늘 메일함을 열었더니 옛날에 가입했던 무슨 사이트에서 결혼기념일 축하한다고 어제 날짜로 메일이 들어와있더라구요. 어찌나 놀랐던지..... 정말로 새카맣게 까먹었구나...

그래도 여태까지 제가 무슨 무슨 날은 거의 안까먹고 기억을 다 했거든요. 시집의 그 많은 제삿날도 안까먹는데..... 하물며 결혼기념일이라니....

이래저래 불만도 많고 싸움도 자주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 남자 만나 사는거 감사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이 날은 절대 안까먹고 뭐 큰 이벤트는 없어도 늘 마음이 담긴 편지 한장씩 주고받고 애들 떼놓고 저녁식사하고 영화라도 한편보고 했는데..... 올해는 정말 무슨 일일까요? 우리 둘다 애정이 식어가는걸까요. 아님 정말 정신없이 바빴던 걸까요. 아니면 혹시 치매가.... ^^;;

이왕 늦은것 그래도 챙겨야겠지요. 오늘은 못했고 이틀 늦은 내일 친정엄마한테 아이들 맡겨놓고 둘이서 데이트 갑니다.

결혼기념일이야 우리 둘 다 잊었으니 둘 다 웃고 말았지만, 그리고 다음날이라도 기분내면 그만이지만 혹시 나이들어가면서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자꾸 잊어먹게 되면 안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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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30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래도 같이 잊으셨으니 다행입니다~

바람돌이 2006-03-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말입니다. 저 혼자 기억했으면 난리나는건데.... ^^;;

날개 2006-03-30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근데, 뭐 어때요.. 매일을 기념일처럼 살면 되죠..ㅎㅎ

바람돌이 2006-03-30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감사합니다. 근데 매일을 기념일처럼 사는 건 좀....^^;;

실비 2006-03-3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축하합니다^^

아영엄마 2006-03-3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면서 결혼기념일은 점차 퇴색해가는 것 같아요. (뭐 저는 결혼기념일 자체가 긴가민가하는 사람이라 아무래도 나이들면 잊고 살고 같아요..^^;) 부군과 데이트 잘 하셔요~. 축하해요!!

울보 2006-03-3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얼마나 바쁘섰으면 ,,,,
주말에 즐겁게 보내세요,,,
축하합니다,

세실 2006-03-3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맞아요. 바쁘다보니 잊고 지나가는 행사가 하나 둘씩 생겨나는것 같아요~
10년을 1년 된것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는 데 말입니다.

결혼기념일 축하드리고, 행복한 데이트 하시길~~~~~~~


chika 2006-03-3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드려요!!
아마 예전의 기념일보다 더 멋진 시간 보내라고 잊어버리신건지도 몰라요!! ^^

바람돌이 2006-03-3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감사합니다.^^
아영엄마님/글쎄말예요. 나이들면서 하나씩 둘씩 잊어가겠지만 그 많은 기념일 중에 가장 먼저 잊은게 결혼기념일이라는게 좀 묘한 기분이네요. 제일 잊고싶은 거였나? ^^;;
울보님/바빠서인지 치매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오늘 재밌게 보낼게요.
세실님/이런 꽃바구니까지 챙겨주시는 센스... 너무 너무 고마워요. 저 오늘 데이트 가요. 지금 옷도 화사하게 완전 봄 분위기로 입었다니까요. ^^
치카님/위로의 말씀인데 별 위로가.... 일단 오늘 진짜로 재밌으면 그렇게 생각할게요. 치매 초기가 아니라고.... ^^

클리오 2006-03-3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 저는 결혼 2주년 밖에 안되었는데, 이번에 2월말에 이사오느라고 정신없더니 어느 순간 지나있더군요.. ^^;;

바람돌이 2006-03-3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2년만에 벌써.... 부부 상담 클리닉이 필요하신건 아닐지.... ^^;;(농담입니다.)

내이름은김삼순 2006-03-3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늦었지만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알콩달콩 사랑 나누시며 행복하게 사셔요^^

바람돌이 2006-03-3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삼순님 고맙습니다. ^^
 
 전출처 : 돌바람 > 나의 병역거부 소견서 - 김훈태

나의 병역거부 소견서

- 저의 꿈은 좋은 선생님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군문초등학교

교사 김훈태



1.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저는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서 교육의 목적이 평화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게는 평화주의의 신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제게 가르쳐준 삶의 자세입니다. 남을 미워하지 말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모두를 사랑할 것. 미워하는 마음에서 폭력은 시작됩니다. 제 뜻대로 아이들이 따라 주지 않을 때, 저는 화가 나고 미워지고 폭력을 사용하고 싶음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을 자기보다 낮게 깔보고 모욕적으로 낙인찍으며 미워하지 않는 이상 폭력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평화를 가능케 합니다. 아이들은 사랑받기 원했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그것은 폭력의 두려움이 없을 때 비로소 가능했습니다. 어느 누구든 미워하지 말고 사랑할 것. 저는 제 자신이 다치거나 상처받고, 심지어 죽는다 해도 다른 이를 해칠 수 없다는 신념이 있기에 집총을 거부합니다.


2.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면 세상도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집총거부를 마음먹기 전부터 채식을 했습니다. 고기를 몹시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고기가 저처럼 기쁨과 슬픔, 아픔을 느끼는 생명의 죽은 몸이라는 사실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뒤로 고기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소, 돼지, 닭과 같은 육고기를, 나중에는 생선과 우유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군사훈련과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사훈련은 저와 똑같은 사람임이 분명한 ‘적’을 빠르고 정확하게 죽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전쟁은 곧 대량살육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 말들 속에 숨어있는 증오와 폭력을 오랫동안 생각했고, 결국 총을 들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제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 역시 또 하나의 폭력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저는 아이들이 좋습니다. 교육대학 시절 이 길이 진정 나의 길인지 고민에 빠졌을 때 저에게 길을 보여준 것은 아이들이었습니다. 3학년 첫 실습 때 만났던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꾸밈없는 사랑은 제 모든 것을 교직에 걸게끔 이끌어 주었습니다. 서툴고 부족한 교생 선생을 아이들은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였고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감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2학년이었던 아이들은 제 주위로 다가와 눈을 반짝이며 말을 걸었고, 자기들끼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아이들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왔습니다. 발령을 받아 만나게 된 우리 아이들 역시 기쁨과 사랑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솔직하고 또 그만큼 여려서 기쁘면 크게 웃고, 슬프거나 억울할 때는 처절하게 울곤 합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금세 잊고 다시 웃으며 어울려 지금을 삽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저는 참 좋습니다.


4. 저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계속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군대가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라면, 제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솔직히 평화주의의 신념을 갖게 되었음에도 저는 오래도록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도저히 총을 들 수 없다고 결심한 뒤에도 번민을 내려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신념과 현실 사이의 먼 거리에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로 교단에 선지 5년째가 됩니다. 이제 조금쯤 수업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나름의 교육철학도 갖게 된 지금 아이들 곁을 떠난다는 것은 큰 아픔이자 슬픔입니다. 그러나 제가 굳이 신념에 제 삶을 거는 것은 평생 평교사로 지내시다가 일찍 세상을 뜨신 아버님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제 아버님은 고등학교 윤리 교사로 학생들과의 생활을 진심으로 즐거워하셨고, 말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하실 정도로 진보적인 분이셨습니다. 암으로 투병하시던 아버님은 당시 교육대학 졸업을 앞두던 저에게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하셨습니다. 제대로 살아라. 아버님은 당신의 삶을 후회하셨습니다. 더욱 치열하고 더욱 용기 있게 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제 미래였고, 당신의 죽음은 제게 적당히 타협하며 비겁하게 사는 삶을 단호히 뿌리칠 수 있는 태도를 갖게 하셨습니다. 아버님은 쉰둘이라는 젊은 나이에 가족과 동료와 수많은 제자들의 눈물 속에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5. 고백하자면, 저는 평화라는 이름 앞에서 결코 떳떳할 수 없습니다. 초임 시절 저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거친 말을 하거나 매를 든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서 꿀밤이라며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손바닥으로 등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책을 바닥에 내리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폭력은 쉬운 선택이었습니다. 공부하지 않는 아이나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폭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쉽고 편하다 해도 가르치는 도구로 폭력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 역시 저와 동등한 인격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폭력적인 상황에서의 교육은 아이들을 수동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결코 체벌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깊이 다짐한 뒤 비폭력의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비폭력의 방법은 사랑이었습니다. 자기극복이었습니다. 끊임없는 탐구였습니다. 제 모든 마음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협동을 바탕으로 한 학급운영이었습니다. 집착하지 않고 불안을 내려놓으며 관심을 쏟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조금씩 아이들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저 자신도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참회와 수행의 연속이었습니다.


6. 위아래가 분명한 유교적 문화에 오랜 일제 식민지 경험, 그 군국주의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독재정권의 병영문화와 이러한 악습을 철저히 청산하지 못한 민주화 시대를 거친 현실에서 학교는 근본적으로 그 교육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군사주의와 국가주의는 아직도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월요일이면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국기에 대해 맹세하고 애국가를 부르며 차렷과 열중쉬어의 부동자세로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이열종대로 교실에 들어가야 합니다. 경쟁과 발전을 당연시하고 정당한 전쟁론을 옹호하며 비장애인과 이성애자를 정상인으로 여기게 하는 교과서도 성찰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민주주의와 평화주의의 가치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문제의 실마리는, 사회의 억압 구조를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인간은 누구나 동등한 인격체이며 내가 피해를 당했다고 해서 똑같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살피고 이해하는 평화 정신과 그 실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죽음과 부활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준 가르침이 바로 그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 앞에 적은 없다’라는 불가의 가르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저는 전쟁과 군대를 생각합니다.


7. 군대의 목적이 평화를 지키는 데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매년 수많은 청년이 국방의 의무를 자발적으로 이행하는 것 역시 가족과 이웃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병제가 시행되지 않는 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에게도 그 의무는 피할 수 없는 길이고 피해서도 안 됨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그 방법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해 저는 집총을 거부할 뿐이지 ‘병역’ 그 자체를 기피하거나 거부할 뜻은 없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공익근무요원, 공중보건의, 의무소방, 의무경찰, 해양경찰, 상근예비역과 같은 대체복무가 있으며, 이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이도 20여만 명입니다. 제가 이와 같은 대체복무를 마다하는 이유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 때문입니다. 상식적인 판단에서 ‘그깟 4주 훈련’은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으나 저를 비롯한 많은 집총거부자에게 그 4주는 ‘결코 건널 수 없는 강’입니다. 총검술을 배우고 사람을 대신한 과녁에 사격을 하는 일련의 훈련은,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생명을 해치진 않겠다는 평화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그 기간은 신념을 송두리째 무너트리는 시간인 것입니다. 현역병의 그것과 비교하기는 힘들겠으나 만일 더 어렵고 더 위험하며 더 긴 조건의 대체복무라 해도 신념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군사훈련만이 아니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각오가 저에게는 있습니다. 감옥에 가야한다 해도 당당하게 가겠지만, 그보다 더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8. 제 꿈은 좋은 선생님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배운 평화와 사랑을 말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며 성장해 가고 싶습니다. 제게는 평화의 신념이 있습니다. 그 신념은 비겁하고 무기력한 것이 아닌, 깨어있는 마음과 적극적인 사랑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온화하고 너그러우나 분명하고 단호한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록 아이들 곁을 떠나게 되겠지만, 이 행동이 진정한 의미의 죄(true crime)가 아님을 알고 있으며,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아이들 앞에 설 수 있음을 확신하므로 마음은 어둡지 않습니다. 제 작은 행동을 통해 이 땅의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평화와 신념의 의미를 되새기고 어떤 물음을 갖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저마다 다른 신념을 갖고 꿈을 키워갑니다. 군인이 되겠다는 아이도 있고 종교인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신념과 꿈에 간섭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저마다의 신념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이의 신념 역시 존중하며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9. 한 남자가 오래된 온천을 촛불을 밝힌 채 건너고 있습니다. 천장에서는 물이 쉼없이 쏟아지고 촛불은 금세 꺼질듯 위태로워 보입니다. 남자는 손우산으로 촛불을 소중히 가리며 조심스레 걷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그는 온천을 무사히 건넙니다. 그리고 혼절하고 맙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노스탤지어>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요근래 자주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본래 영화에서는 이 장면이 구원에 대한 메타포로 사용되지만 저는 그것이 깨어있음에 관한 은유처럼 여겨집니다. 우리는 저마다 촛불을 한 자루씩 갖고 있는 게 아닐까요. 환하게 타오르던 촛불은 우리의 무지와 게으름으로 인한 일상의 황폐 속에서 시나브로 사그라지는 건 아닐까요. 어느 날 문득, 꺼진 촛불을 바라보는 우리의 멍한 눈동자를 생각해 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틱낫한 스님의 시를 한 편 소개하며 두서없는 글을 마칠까 합니다. ‘나의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그리고 이 밝고 따스한 빛을 나눌 수 있기를.’


10. 권  유  - 틱낫한

약속하세요, 약속하세요.

지금 이 순간 내게 약속하세요.

하늘 한가운데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동안

내게 약속하세요.


누군가 태산 같은 증오와 폭력으로

당신을 산산이 부수더라도

한 마리 벌레를 대하듯

당신의 삶을 짓밟더라도

당신의 사지를 절단하더라도


형제여, 기억하세요.

그 사람은 당신의 적이 아니란 걸.

오로지 당신의 사랑과 자비만이

스러지지 않고

멸함이 없으니

증오로는 결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어느 날

당신이 홀로 잔악함과 마주할 때

당신의 불굴의 용기와

사랑으로 가득한 고요한 눈동자와

크나큰 고통을 이기고 외딴 곳에 홀로 피어난

한 송이 꽃과 같은 당신의 미소를

아무도 알지 못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삶과 죽음을 거듭하면서

여전히 당신을 지켜볼 것입니다.

또 다시 혼자되어

당신의 사랑이 영원함을 기억하며

나는 머리를 숙인 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이 아무리 멀고 험난할지라도

내 발걸음을 비춰 주는 해와 달은

여전히 그 곳에 있을 것입니다.

 

2006년 03월 22일

 

>>아, 이런 일이 있었군요. 양심적 병역거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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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린이집은 늘 소풍이니 견학이니 해도 도시락을 어린이집 자체에서 준비해가서 아무 부담이 없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예린이가 유치원에서 감자밭에 감자씨 심으로 간다네요. 그래서 김밥 도시락 싸오래요.

울집 서방이 그런데 가면 가던지 말던지 알아서 가서 사먹으라 하지만 아이는 그럴 수 없는데 엄마 맘이라...

오늘 새벽에 5시 반에 일어나 김밥을 준비했습니다. 재료도 미리 준비하면 맛없어질까봐 새벽에 일어나 밥하고 재료 준비하고 그리고는 먼저 아침으로 먹을 김밥 싸서 썰어놓고, 새벽같이 나가는 서방님 도시락 - 예린이 덕분에 처음으로 얻어가는 덤이라고나 할까 -싸주고, 그리고 예쁘게 꼬마김밥을 싸서 예린이 도시락에 쌌어요. 그러고는 오랫만에 엄마 노릇했다며 뿌듯해하고 있는데 출근한다고 밖에 나갔던 서방님 다시 들어오네요. 밖에 비와서 우산 가지러 왔대요. ㅠ.ㅠ

이런 그럼 내 김밥은....예린이 체험학습은..... 어엉어어엉.....ㅠ.ㅠ

지금도 계속 비가 뿌리는 걸로 봐서 예린이 체험학습은 연기되었을거고, 그럼 이 새벽에 일어나서 김밥싸는 일을 며칠내로 또 해야 된단 말입니까.... 울고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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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2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꼭 날만되면 날이 그렇게 되더라니까요.

세실 2006-03-2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힘드셨겠어요.... 직장맘은 김밥 싸는것도 큰일이죠.. 조만간 한번 더 싸셔야 할듯!
저도 재료준비 모두 아침에 합니다~ 곧 소풍이 돌아오는군요...에공...

chika 2006-03-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집에서 김밥 체험 학습을...;;;;

아영엄마 2006-03-2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새벽에 일어나 애써 김밥 싸셨는데 비가 와서 철푸덕~ 하셨겠어요.ㅡㅜ(저도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 마음 알지요..)

비로그인 2006-03-2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그래도 예린이가 먹는 김밥은 세상에서 최고일듯... 싶어요.^^

바람돌이 2006-03-2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아 글쎄 그게 왜 꼭 내 날이냐고요. ㅠ.ㅠ
세실님/조만간 또 장보고 또 김밥싸고... 엉엉엉~~ 옛적에 엄마가 김밥 싸줄때는 이런 일 생기면 좋더만 말예요.
치카님/아무도 안 일어난 새벽에 귀신같이 혼자 일어나서 몰래했답니다. ^^
아영엄마님/선배 엄마들은 이미 벌써 다 경험한 일인데 다 늦게 제가 호들갑입니다요. ^^;;
누렁이님/그게요. 별로 그렇지도 않은게.... 예린이가 아직 접대성 멘트에 익숙치 않아서 "엄마 다음에는 사서 먹자"라는 만행에 가까운 말도 서슴치 않고 하는지라....

조선인 2006-03-2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달에 1번씩 김밥 싸다 보면 처음의 정성은 싸악 사라지게 되죠. 흐흐흐

바람돌이 2006-03-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달에 한 번이라뇨 그런 끔찍한 말씀을.... 마로는 한 달에 한 번씩 싼다는 말입니까? 정말 놀라워요. 어억!!!!

날개 2006-03-2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그런일 있었어요..
근데 더 황당했던건, 소풍안간다길래 김밥을 안 들려서 보내놨더니 다른 애들은 죄다 김밥 들고 와서 먹었다고.. 우리애는 다른애들꺼 얻어먹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였어요..ㅠ.ㅠ 어찌나 속상하던지..

바람돌이 2006-03-2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그냥 이왕 싼 김밥이라면 들려보내시지.... 예린이는 오늘 유치원 밥 안먹고 친구들과 선생님이랑 김밥 나눠먹었다고 기분좋아하더군요. 근데 친구들끼리 나눠먹는것도 요 때의 재미잖아요. ^^

아영엄마 2006-03-29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뉘! 여적 안 주무시면 어쩌신대요!! 언능 주무셔요~~ 저는 오늘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더니 잠이 안 와요..ㅠㅠ(정량-하루 한 잔...지금 남편이 자고 있는지라 불도 못 켜고 컴컴한데 앉아서 자판 두들기고 있어요.)

바람돌이 2006-03-29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오랫만에 혼자 앉아 비디오 봤어요. 투사부일체... 근데 결과는 죽음입니다. 지겨워 죽는줄 알았어요. 그 휴유증으로 오던 잠이 달아나 지금 요렇게....
저는 커피는 무제한입니다. 지금 당장 커피를 한 잔 마셔도 머리만 누이면 잔다니까요. ^^

치유 2006-03-2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들은 모두 한두번 정도 있을일이지요??하지만 닥쳐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약오름 모르지요?? 저도 이런날 정말 싫고 부담스러웠어요...다음 새벽잠이....

바람돌이 2006-03-2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런일 처음 겪었어요. 약오른다기보다는 당장 다음 월요일 또 새벽에 김밥 쌀 일을 생각하니 한숨이.... 에휴~~~
 

지난 토요일 나흘만에 아이들 얼굴을 봤습니다. 엄마만큼이나 과하게 좋아해주는 아이들이 어찌나 고맙던지요. 3일 꼬박 집에서만 놀았을 아이들을 위해 그냥 간단하게 금정산성에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산에 가자니까 "산에 가면 힘들고 다리 아프잖아"하던 예린이도 엄마 아빠가 "아니야 많이 안 힘든 산이야"라니 좋아합니다. 그러고는 산에가서 미끄럼틀을 탈거라며 조그만 제 돗자리를 챙깁니다. 덩달아 해아도....

산에는 미끄럼틀이 없다니까 예린이가 엄마를 빤히 쳐다보며 "산은 온몸이 다 미끄럼틀이야"라고 해서 엄마 아빠를 놀래키는군요. 갈수록 말빨은 늘어갑니다. ^^ 즐거운 기분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가볍게 봄나들이를 했습니다.


돗자리를 들고 열심히 걷는 해아!! 너무 신나보이죠.


예린이도 신나기는 마찬가지... 역시 돗자리를 꼭 끼고 말입니다.


금정산성 동문입니다. 뭐 등산이라기엔 전혀 말 안되고 차타고 다 올라와서 산책하는 수준입니다.


길에서 주운 작대기 하나씩 들고 어찌나 신나는지....


엄마 이게 쑥이야? 산에 가자마자 쑥캐느라 정신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잠시 쑥에 관심을 보이며 이 쑥으로 쑥국을 해먹을 거랍니다. ^^


오른손에 주운 나뭇잎 하나를 쥐고 온 세상이 지것 같은 해아의 포즈...


벌써 올챙이들이 나왔습니다. 간간이 도룡농 새끼도 보입니다. 예린이의 손에 담긴 올챙이. 물이 없어지자 올챙이가 안 움직이니 걱정이 된 예린이와 해아는 바로 올챙이를 물속에 놓아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헤엄치는 올챙이를 보면서 다행이다 하면서 웃습니다.


저녁이 되면서 바람이 좀 차지자 아 춥다 이불 덮어야겠다 하면서 요렇게....


내려오는 길에 예린이가 찍은 진달래와 개나리의 사진입니다. 곳곳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었지만 대부분 차를 대기 어려운 길이라 그냥 차안에서 예린이가 찍었습니다.

산성을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예린이가 돌멩이 하나를 주워듭니다. 엄마 아빠는 당연히 "예린아 산에 있는 돌멩이는 집에 가져가면 안돼"라니까 예린이으 대답이 또 어른들의 허를 찌릅니다. "집에 가져 가는게 아니고 이 돌멩이가 혼자 있어서 조금 있으면 심심해 지잖아. 여기 돌멩이 많은데다가 같이 둘거야"합니다.  생각보다 예린이의 마음이 깊어지는 것 같아 엄마 아빠는 흐뭇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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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3-2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님을 공주로 인정합니다....
예린이와 해아의 패션은 곧 엄마의 패션 취향이지요.
그리고 저 돗자리에서 그만 "아 졌습니다". 아니 돗자리도 핑크로 구비를 하셨단 말씀입니까???? 흐.....

바람돌이 2006-03-2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님 틀렸사옵니다. ^^
저 옷들 모두 예린이옷은 예린이가, 해아옷은 해아가 고른거랍니다. 유일하게 해아가 입고 있는 가디건만 선물받은 건데, 사실 해아가 저 치마 고를때 가디건도 핑크로 같이 골랐다지요. 이날은 남이 좀 쌀쌀해서 겨우 꼬드겨서 바꿔입고 온거구요.
게다가 저 돗자리들도 둘 다 예린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거니 제가 고른건 아니란 말씀... ^^ 근데 이러면 제가 공주가 아닌게 되나요? ^^;;

세실 2006-03-28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군요...와 예린이와 해아의 패션감각이 대단합니다. 스커트도 예사롭지 않아요 ^*^
그러고 보니 규환이 유치원에서는 파란색 돗자리를 받은 기억이 납니다.

울보 2006-03-28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이쁜 공주님들이네요,,
너무 즐거워보여요,,

바람돌이 2006-03-2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밖에만 나가면 좋아서 정신을 못차립니다. ^^

바람돌이 2006-03-2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근데 가끔은 저 무지막지한 작대기에 맞는 입장으로서는 하나도 안 즐거운데 말이죠... ^^

날개 2006-03-2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은 온몸이 다 미끄럼틀이야 - 오오~ 이 말 정말 멋지군요!^^
예린이랑 해아, 너무 이쁩니다..행복한 나들이예요~

바람돌이 2006-03-29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가끔 아이들은 어른들을 저런 말로 놀래키잖아요. 이제 봄이니 아이들과 자주 밖으로 나가볼려고요. ^^

프레이야 2006-03-2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정산성이라면 바람돌이님도 부산에 사시나요? 넘넘 반가워요. 아이들이 봄꽃보다 더 예쁘네요. ^^

바람돌이 2006-03-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도 부산에 사시는 건가요. 여기 부산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외로웠는데 정말 반가워요. ^^

프레이야 2006-03-30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글샘님도 부산 사실걸요. 예전에 푸우님도 그렇고요. 부산팀 한번 뭉칠까요??^^

바람돌이 2006-03-3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부산 사시는건 저도 알아요. 가끔 그 서재에도 놀러가거든요. 얼마전에 부산으로 이사오신 책읽는 나무님도 있고요. ^^ 부산도 번개가 가능할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