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은 남은 생을 뉴욕에서망명자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밥은 남은 생을 메인에서 망명자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팸을 늘 그리워할 것이다. 뉴욕을늘 그리워할 것이다. 해마다 뉴욕을 찾아가도 그럴 것이다. 그는이곳에서 망명자였다. 그리고 이 기이한 현실이 자신의 삶은,
짐의 삶은, 심지어 팸의 삶은 결국 어떤 모습인가 그에게 바다.
같은 슬픔을 안기며 그를 흔들어놓았다.
- P309

베티가 이야기를 끝냈을 때 올리브는 침묵했다.
베티가 가슴속에 제리 스카일러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는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올리브는 그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랑은, 자신이 의사에 대해 품었던 그 짧은 사랑을 포함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베티는 이 사랑을 오래오래 심장 가까이 품고 있었다. 그 사랑이 그만큼 필요했던 것이다.
올리브가 마침내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난 이렇게 생각해, 이 사람아. 넌 아주 잘하고 있어." 그러고는 뒤로 기대앉았다.
사랑이라는 건 참.
트럭에 붙인 그 범퍼 스티커에도 불구하고, 올리브는 베티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다.
- P421

그녀는 두번째 남편 잭과 같이 살던 집의 손님방에서 일인용침대를 가져왔다. 그리고 첫번째 남편 헨리와 같이 쓰던 나무 테이블도 가져왔다. 역시나 헨리와 같이 쓰던 작은 장식장도, 잭이 그런 가구들을 집 지하실에 보관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이제올리브는 그렇게 한 것이 아주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그건 헨리의 일부도 여기에 있다는 뜻이었다. "고마워, 잭." 이삿짐 나르는 사람들이 떠난 뒤 그녀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고마워, 헨리." 장식장 위에는 헨리의 사진과 그것보다 작은 잭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 P427

그것은 올 것이다.
"그래, 그래."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거기 꽤 오래, 심지어 정말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 채 앉아 있었다.
마침내 올리브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천천히 일어섰고,
테이블로 이동했다. 의자에 앉았고, 안경을 쓰고 타자기에 새 종이를 끼웠다. 몸을 앞으로 숙이고 자판을 톡톡 쳐서 한 문장을타자했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더 타자했다. 종이를 빼내 쌓인 기억 위에 조심스럽게 올렸다. 방금 쓴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내게는 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어떤 단서도 없다. 진실로 나는 한가지도 알지 못한다.
올리브는 지팡이로 땅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이저벨에게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할 시간이었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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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올리브 2021년에 영상으로 제작되길 바라며

바람돌이님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트리 한그루 요기에 놓고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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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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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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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 건강 행복 ^.~

바람돌이 2020-12-24 00:38   좋아요 1 | URL
와우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예요. 일에 지쳐 그냥 쉬는날로만 크리스마스 기다리고 있었는데 scott님 덕분에 갑자기 설레기 시작하네요. 감사합니다. ^^
scott 님도 따뜻한 성탄되세요.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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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늘 작가와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작가가 자신의 맨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쓰든, 아니면 페르소나를 창조하든 어디에도 그의 삶과 생각과 마음이 담길 수 밖에 없다. 그건 그냥 글을 쓴다는 행위가 가지는 태생적 특징일게다.

 

허지웅이라는 작가는 그저 방송에서 본 모습이 다였다.

방송에서 드러나는 그의 모습은 꽤 매력적이네. 저렇게 시니컬하게 세상을 보고 사는 사람이 있구나. 저 나이에 저렇게 거침없이 말하기는 쉽지 않은데 참 쉽지 않은 삶을 살았겠다. 

내 관심은 딱 거기까지였다. 원래도 방송을 잘 안보니 자주 보던 인물도 아니었고.....

그의 책이 여러권 나와 있었지만 굳이 찾아보고싶다는 생각을 들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는 사실 좀 망설여졌었다.

관심은 가지만 죽음의 고통을 지나온 사람의 이야기는 왠지 함부로 쉽게 읽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고통, 가장 깊은 고통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어떤 말도 함부로 해서는 안될 듯도 하고,

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내가 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고,

또 그의 고통을 지나치게 공감해버리면 내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고,

그래서 무엇을 느껴야 할지, 생각해야 할지 조심스럽고 그래서 피하고 싶은 그런 기분.

책 하나를 앞에 두고 이런 잡스런 생각을 하는 내가 어찌나 치졸한지.

그래서 그냥 읽자. 읽고 생각해보자.

 

 

 나는 이제 내가 정말 살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오늘 밤은 제발 덜 아프기를 닥치는 대로 아무에게나 빌며,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조금씩 내려앉았다. 나는 천장이 끝까지 내려와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상상을 했다. 그러면 기뻤다. 아픈 걸 참지 말고 그냥 입원을 할까.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병동에서는, 옆자리에서 사람이 죽어간다. 사람의 죽음에는 드라마가 없다. 더디고 부잡스럽고 무미건조하다. (13페이지)

 

글은 시작부터 고통스러웠다. 이토록 담담하게 자신의 고통을 얘기하는데서 오히려 얼마나 아팠는지가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이 책은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 늘어놓는 얘기가 아니다.

그랬다면 나는 책을 그냥 덮었을 것이다.

더디고 부잡스럽고 무미건조한 그 죽음의 고통에서 어쩌다 보니 벗어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된 행운을 맞았다.

아마도 우리들 모두 언젠가는 겪게될 순간일게다.

빠르든 늦든 죽음은 찾아올 것이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 영광되게 찬란하게 명예롭게 죽지 못할 것이다.

그냥 아프게 더디게 부잡스럽고 무미건조하게 그렇게 죽어갈 것이다.

내 죽음으로 주변의 사람들이 고통을 오래 받지만 않아도 다행이 아닐까?

죽음의 순간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죽음의 순간이 약간은 좀 근사하게 보일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아는 주변의 죽음들은 참 많이 다들 외로워보였다.

어느날 문든 들려오는 부고 소식들 중 아름다운 죽음은 어디에도 없었다.

죽음앞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할말 다하고 마지막 사랑을 표현하고 하는 죽음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아 그건 그냥 소설이나 영화에만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매 죽음은 그저 고통스러운 외로움이다.

 

투병의 과정에서 작가는 가족을 비롯한 어떤 사람도 면회를 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방송에서 느꼈던 그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대목이다.

거침없는 말 속에서 느꼈던 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의 방어막이 이렇게 그를 외롭게 만들었구나.

 

책속에서 간간히 보이는 그의 삶의 편린들은 참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가 그렇게 날을 세우고 방어막을 두르며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짦게 스치는 말들속에서 오히려 깊게 와닿았다.

이렇게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하게 되기까지 그가 살아내야 했던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내 옆의 사람들에게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보내 줄 줄 아는 사람일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고 배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깊은 실망을 준 적은 없었을까?

 

최근에 읽은 <올리브 키터리지>에 실린 단편 중 '여행가방'에는 참 인상적인 대목이 나온다.

남편의 죽음 직후 장례식에서 남편이 그녀의 사촌과 외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인이 그 사촌을 과도로 찔러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한다. 베개가 더 좋겠다고... 칼은 피가 너무 많이 튀잖아라고 하면서 말이다.

내가 올리브에게 반한 대목이다.

위로가 무엇인지 공감이 무엇인지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허지웅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내내 떠올렸던건 <올리브 키터리지>의 저 대목이었다.

내게 올리브 키터리지 같은 사람이 필요했듯, 그에게도 그런 사람이 필요했을 거라고....

어쩌면 그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지만 그 자신이 두른 방어막이 너무 두터워서 놓쳤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죽음의 고통을 딛고 다시 삶을 얘기하는 작가는 책속에서 누누히 얘기한다.

이제 나는 다른 젊은이들에게 나처럼은 살지 말라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다고....

이제껏도 열심히, 지나치게 열심히 살아왔을 작가는 또 아주 열심히 뭔가를 하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그가 전하는 얘기들이 누군가의 올리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지나온 고통만큼 그의 이야기는 공감의 울림을 가지게 되었다는걸 알겠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는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버티기 위해서 여전히 안간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 느낌.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고 자신을 계속 몰아치는 느낌이다.

그가 옆에 있다면 그냥 그냥 살아도 된다고 얘기해주고싶다.

좀 무너지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게으르고 나태해보기도 하고....

삶이란 끝없는 분투만으로는 살아지는게 아니라고, 뒷걸음질 쳐도 그렇게 뒤로 가진 않는다고, 기댄다고 해서 내가 무너지는건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

 

그의 영화와 책이야기들은 따로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아 스타워즈를 이렇게 해석하기도 하네, 전체 시리즈를 한 번 찾아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말이다.

이런 재능있는 이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나는 그 글을 읽고 즐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가 조금 덜 버텼으면, 조금 덜 부지런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의 앞으로의 삶에 올리브 키터리지 같은 이가 많아 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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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12-1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 요즘 같아서는 참 ‘버틴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갑자기 날씨 추워졌는데, 모래요정님 온갖 감염병으로부터 무사하소서!

바람돌이 2020-12-14 18:43   좋아요 0 | URL
지금 상황은 정말 버틴다는 말 와에는 적당한 말이 없네요. 이번 사태 후 가장 리얼하게 위험을 느낍니다. syo님도 저도 우리 모두 잘 버텨서 내년에는 일상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cott 2020-12-1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돌이님, 오늘 올리브 키터리지 가방속에 넣고 지하철 타고 딱 그부분 ‘여행 바구니‘ 펼쳐 읽었는데 ㅋㅋㅋㅋㅋ
[잠시, 둘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다가 말린이 쾌활하게 말을 꺼낸다.
‘케리를 죽여버릴까 생각하던 중이에요,‘ 말린이 무릎에서 한손을 들어 꽃무늬 원피스 위에 놓은 작은 과도를 드러내 보인다.
‘오‘ 올리브가 말한다.
말린이 몸을 숙이더니 자고 있는 캐리의 드러난 목을 만진다.
‘이거 중요한 핏줄 아니에요?‘
말린이 묻더니 케리의 목에 대고 칼을 눕히며 심지어 그곳의 희미한 맥박을 슬며시 찌르기 까지 한다.
‘음, 알겠는데 좀 조심 해야겠어.
올리브가 앉아서 몸을 앞으로 내민다.
잠시후 말린이 한숨을 쉬며 뒤로 물러나 앉는다
‘알겠어요 여기요.‘ 그리고 과도를 올리브에게 건넨다.
‘베개가 더 나을텐데‘ 올리브가 말한다
‘목을 따면 피가 많이 나오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0-12-14 18:46   좋아요 0 | URL
아 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반납해서 글 쓸때는 저 부분늘 인용할 수가 없었는데 scott님덕분에 딱!!!! 오늘의 독서에서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다니 뭔가 설레네요. ㅎㅎ 좋은 책을 같이 읽는 친구들이 많은 알라딘. 이래서 자꾸 여기에 주저앉게되나봐요.

scott 2021-01-0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

주말 따스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0^

바람돌이 2021-01-09 21:09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scott님도 남른 주말 편안하세요
 

모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그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함께있다는 것을,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을 얼마나 쉽게 당연한일로 받아들이는가! 누구도 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그는 그저 배 나온 늙은이일 뿐 전혀 쳐다볼 만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 사실이 그를 거의 자유롭게 했다. - P10

아들은 엄마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 모든 남자가 결국에는 -이런 저런 형태로 그러듯이- 그렇게 하듯이.
.......... 그녀는 그 집에서 아들을 키웠다. 엄마 없는 아이를 키운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한 번도 깨닫지 못한 채, 이제그 아이는 집을 떠나 멀리멀리 가버렸다.
- P150

신디가 물었다. "결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이 년이 거의 다 돼가는 것 같네. 내 나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걸 한번 상상해봐." 올리브가 수건을 무릎에 올려놓고 아무것도 들지 않은 한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하지만 절대 다시시작하는 게 아니야, 신다. 계속 이어가는 거지."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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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폭력은 서로 돕는 자들을 불신하게 만드는 방법으로공동체를 무너뜨린다.
- P136

하지만 우리가 삶을살아내가면서 경험했듯이, 서로 마주하고 아픈 걸 들추어공유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나의 경험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으로 객관화하여 이해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기억해내는 것.
그것이 공동체를 회복하는 시작이었다. 용산 참사의 진실과시비를 가리기 위한 첫 단추다.
- P138

그녀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정치인도 아니고 영웅도 부자도 아니었다. 정파성이 없으면 회색으로 분류되는 지금시대에 그녀에게는 아무런 색깔이 없었다. 그냥 보통사람이었다. 평생 사사로이 남을 속이지 않고 맡은 일에 성실하며 타인을 배려했던 보통사람이었다.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결코 좌절하는 법 없이 단 한 번도 쉰적이 없었던 보통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식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던 보통의 어머니였다. 보통사람 말이다. 그런 보통사람 최은희의 삶에 대해 꼭 남기고 싶었다. 이건 중요한일이다.
최은희 님의 명복을 빕니다.
- P241

피해자는 그냥 피해자다. 착한 피해자도 나쁜 피해자도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불필요하다. 그런 말을 하는 자에게는 자기 이익에 부합하는 숨은 의도가 반드시 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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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2-13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상 깊게 읽은 책이에요. 저는 영화에 대한 얘기도 좋았는데
리뷰 중에 영화 비평 같은 다른 걸로 채웠다고 불만인 분도 있더라고요.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을 듯합니다.

바람돌이 2020-12-14 00:47   좋아요 0 | URL
모든 취향이 그렇듯 책을 읽는 사람의 취향도 각각이니까요. 저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
 

자전거에서 굴러 떨어진,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보조바퀴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없고 뒤에서 잡아줄 아버지가없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휘청거리다 이제는 자전거를 탄다는 일 자체가 지긋지긋하다며 전부 다 그만두겠다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절망과 분투하기를 포기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P5

오늘 밤도 똑같이 엄숙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천장에 맞서 분투할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 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찾을 수 없는 원인을 찾아가며무언가를 탓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에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하자. 그러면 다음에 불행과 마주했을 때 조금은 더 수월하게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내일은 차를 수리해야겠다.
- P57

나와 내 주변의 결점을 이해하고 인내하는태도는 반드시 삶에서 빛을 발한다. 그걸 할 줄 아는 사람과모르는 사람의 삶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 P71

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초라하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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