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베로니크 사바티에 그림, 이재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엑또르씨는 정신과 의사다.
그는 지금 지쳐 있다.
날마다 자신의 병원에 와서 사랑때문에 고통받고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때문에 지친다.
엑또르씨 자신은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 수없는 불안감이 가끔 그를 짓누른다.

그러던 엑또르씨 한 제약회사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휘말린다.
인간의 사랑을 마음대로 조절하려는 프로젝트가 난관에 봉착하자 엑또를를 고용해 그 난관을 뚫고자 했던 것.

이제 엑또르씨는 반신반의하며 제약회사의 프로젝트를 들고 튄 동료과학자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엑또르씨는 오히려 자신의 사랑의 위기를 맞게 되었고
또 새로운 사랑과도 만나며 온갖 번민을 겪게된다.
그럼으로써 자기 스스로를 관찰하며 사랑의 고통을 논하게 된다.

어쩌면 엑또르씨는 사랑에 빠진, 그리고 또 사랑에 괴로워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누구나가 겪게 되는 열병같기도 한 그 사랑놀음에 얼마나 많은 인간이 휘둘리는지.....

그런 과정을 통해 엑또르씨가 깨닫게 되는 진실은 무엇일까?
실연의 과정에 사람들이 차례로 도달하는 감정들
결핍, 죄의식, 분노, 자기비하, 두려움의 세계속으로 엑또르씨는 우리를 안내한다.
물론 이런 실연의 아픔들을 이론적으로 안다고 해서 그 아픔이 작아지는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것보다는 좀 견디기가 쉬워지지는 않을까?
내가 이렇게 자기비하에 시달리는건 나혼자만 그런게 아니야.
남들다 다 마찬가지란 말야. 아주 정상적인 과정이라구 하면서 말이다.

사랑의 고통은 새로운 사랑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는 말을 사람들은 잘한다.
모두 그런건 아니겠지만 뭐 대부분은 맞는 말일것 같다.
엑또르씨 역시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그리고 사랑의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면에서 벗어나 사랑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의 여행은 결국 제목 그대로 사랑여행.
인간이 사랑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또 그 사랑으로 하여 고통스러워 하는 과정의 여행에 다름아니다.

그리하여 도달하는 곳은 결국
"사랑은 누구에 의해서도 통제되어서는 안되는 사랑 그것은 곧 자유다"라는 평범한 진리이다.
진리는 늘 평범한 곳에 존재하지만 그것이 평범하기에 늘 우리가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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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3-2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진리는 늘 평범한 곳에 존재하지만 그것이 평범하기에 늘 우리가 잊고 사는지도 모른다.> 많이 공감되는 말이네요.

달팽이 2007-03-2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님은 세상을 다 짓고 나서 자신의 존재를 어디에다 숨길 것인지 고민하였습니다.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세상 모든 곳에(아무리 작고 평범한 것일지라도..)숨겨두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그 진리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나를 비롯하여..ㅎㅎ
세상은 그래서 재밌습니다.
 
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들은 중독성이 강하다.
별것도 아니면서 뒤가 궁금해 죽겠고,
이 인간이 또 그 다음엔 뭘 썼을까 싶어 책을 뒤적이게 하고....
가볍게 가볍게 넘어가는 책장인데도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돌을 하나 얹어놓는다.

레벌루션 No3?? 세번째 혁명???
그 혁명이란게 뭐냐고?
생물선생 닥터모로에 의하면 말야.
이 세상에 잘난 인간들 틈바구니에서 끼어서 살아남을려고 해봤자 안된대
거기에 구멍을 낼려면 뭔가를 바꾸어야 한대.
바로 유전자 혼합에 의해서 말야
그럴려면 우리는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저기 옆의 일류 여고생들과 반드시 사귀어야 한다구
뭐 비록 앞의 두 해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꼭 혁명을 이루고야 말거라구.
어떻게??
그야 책을 보면 알지...

47명이나 되는 드 좀비스(살아있는 시체들???)의 고삐리들은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과업에 나섰다.
그저 재밌게 읽는다면 고등학생 소년들의 모험담이고
좀더 심각하게 읽는다면 주류사회에 던지는 비주류 인생들의 도전장이다.
이봐? 이것도 이런 삶도 꽤 괜찮지 않아?

일류여고인 세이와여고. 그와 친한 일류고등학교들. 그녀석들의 잔치. 일류 기업의 인사담당 중견사원
그 일류의 삶에 드 좀비스의 소년전사들은 바람구멍을 내놓는다.
유쾌 통쾌하게...
그게 혁명인지 뭔지는 알수없지만 누가 알겟는가?
그 작은 바람구멍이 이 층층이 숨막히도록 닫혀있는 계급사회에 진짜 바람구멍이 되어줄지...
그 작은 바람구멍이 세상을 바꾸어놓을지 누가알겠는가 말이다.

힘내라 드 좀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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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1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코 가즈키 소설 한번도 못 읽어봤네요 곧 저도 중독되고 싶어요^^

홍수맘 2007-03-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님의 리뷰를 보니 강한 끌림이....

바람돌이 2007-03-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가즈키 소설이라면 태은이 보면서 읽어도 괜찮으실거에요. 쉽고 책장이 무지 잘넘어가니까요. 아무래도 아이 키울때는 무겁고 힘든 책은 읽기 힘들잖아요. ^^
홍수맘님/가즈키 소설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봤자 저는 이제 3권 읽었지만.... 1권만 읽어보시면 아마 취향에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실거예요. ^^
 
양영순의 천일야화 1~6권 박스 세트
양영순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양영순이라면 자동적으로 누들누드가 떠오른다.
너무 기발해서 쇼킹할 정도였던 그의 첫 작품이 너무 대단해서일까?
그 뒤에 나온 작품들은 다 그냥 그만 그만했다.
결국에는 굳이 찾아읽고 싶은 생각이 슬며시 사라지는....

그런 양영순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모티브로 <천일야화>를 냈다.
좀 궁금해졌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그 방대한 이야기들을 양영순은 어떻게 버무려냈으려나?
아라비안 나이트의 그 에로틱한 분위기를 양영순이라면 제대로 살려낼수 있지 않을까?
누들누드의 그 작가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맙소사!!!
작가는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버렸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무슨.....
딱 초반의 기본적인 설정만 빌려왔을뿐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다.
세라자드의 아니 양영순의 이야기속에서 새롭게 창조된 천일야화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라비안 나이트 원작이 내포하고 있는 주제의식과는 묘하게 만나고 있다.
인생의 아이러니!
인간의 탐욕이 낳은 불행과 고통!
신과 인간과 마신이 넘나들며 이루어내는 슬픈 군상들.....
운명의 연쇄속에서 빠져나올 수없는 존재의 슬픔....

1,2권에서는 뭐 그런대로 볼만은 하군 하는 수준이었다면
마지막 4,5,6권의 에피소드들이 압권이었다.
주나이드라는 마신과 인간사이에서 태어난 자의 운명은 인생의 아이러니를 너무나도 절실하게 표현함으로써 내내 마음이 아픈 이야기였다.
마지막 자신은 전혀 모르는 존재의 간절한 염원에 의해 자신의 생이 유지되고 있다는 에피소드 역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였다.
뒤로 갈수록 에피소드들은 슬프고도 마음을 울린다.
어디에도 해피엔딩은 없다.
주인공인 세라자드와 왕의 운명 역시 해피엔딩은 없다.
어쩌면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비극으로 결말짓는 것이 그런 결말을 예고한 것이겟지만
그럼에도 원작의 해피엔딩을 알고있던 나는 적어도 세라자드만은 행복해지기를 바랫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이 책의 전체 구성으로 보아 틀린 결말일것이다.
마지막 세라자드의 변신 역시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니겠는가?

누들누드라는 단편만화의 부문에서 우리나라 만화계에 하나의 큰 획을 그었던 작가 양영순이
이제 장편만화의 영역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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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7-01-06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살까말까 엄청 고민했었는데... 결국 쿠폰 줄 때 못지르니 이제는 너무 비싸군요.. 저랑 취향이 비슷한 님.. 어떠세요? 제게 권할만 하신가요? ^^;;

마노아 2007-01-0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펌푸질! 마구마구 땡기는군요!!!

바람돌이 2007-01-07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지금도 3천원 쿠폰 주는데요? 그래도 비싸긴 하군요. 사실 저는 대여점에서 빌려본지라.... 마지막 4권부터 6권은 정말 좋아요. 저는 옆지기님이랑 두분이서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은데... 역시 책값이...ㅠ.ㅠ
마노아님/재밌어요. 이렇게 좋은 만화는 사서 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자금 압박이 장난 아닙니다. ㅠ.ㅠ
 
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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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미야베 미유키의 책 중 처음으로 읽으책이 <모방범>이었다.
이 책이 워낙에 재밌었던지라 오히려 작가의 다른 책에는 선뜻 손이 안갔다.
뭐 이 책보다 나은 책이 있겠나 싶은 그런 기분...
좋아하게 된 작가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은 그런 기분이랄까?
그래도 유혹은 지나칠 수 없어 마술은 속삭인다부터 손에 들었다.

모방범에서 그러했듯이 책은 기본 선을 여러갈래 가지고 있다.
먼저 아무 관련없어 보이는 세 여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테리.
그리고 어렸을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어머니와 둘이서만 살다가 그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도쿄의 이모집에 와서 얹혀살게된 마모루라는 소년의 성장기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가지 축이다.

그런데 작가의 책에서 항상 감탄하게 되는건 트릭이나 반전이나 그런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전혀 관계없어보이는 축들을 연결하는 절묘한 솜씨
그리고 주인공들을 둘러싼 어느 누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 생생한 인물묘사
또한 그들의 심리묘사.

이런 것들이 트릭이나 반전보다도 더 사람을 끌어당긴다고 할까?
마술은 속삭인다 이 책에서는 오히려 살인사건의 트릭이나 살해동기나 결말 이런 것들은 확실히 초기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추리과정에 온전히 빠져들기에는 뭔가 좀 엉성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살인의 동기도 뭔가 좀 허전하고....
하지만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솜씨만은 이때부터 빛나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바로 내 옆에서 마모루가 숨쉬는 듯하다.
그 아이의 상처와 고통을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

모방범에서 빛나고 있던 부분은 초기작에서도 빛나고 있었다.
어쩌면 올해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몽땅 읽어제끼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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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1-04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아직 한권도 못 읽어보았는데 음~

바람돌이 2007-01-0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태교에는 별로 안좋을듯.... 나중에 복이 태어나고 난 이후 읽으시는게 좋을듯 해요. ^^

stella.K 2007-01-0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방범' 재밌다고 난리네요. 얼마나 재밌길래...나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7-01-0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모방범도 꼭 읽으세요. 단 시간이 여유가 있을때요. 3권 분량이 장난아닌데 한 번 잡으면 영 놓기가 힘들어서... ^^
 
사라진 마술사 2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었는데 왜 이제야 나온걸 발견했을까?
정신없이 바빠 알라딘 검색에 소홀했던 11월에 이 책이 출간되는 바람에 뒤늦게 이 책을 읽었다.
결론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이번엔 마술사를 상대로 대결을 벌인다.
전혀 개연성이라고는 없어보이는 살인사건의 연속.
거기다 요술쟁이처럼 증발해버리는 살인자.
도대체 어디에서 실마리를 잡아야 할지.....

이야기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시리즈 특유의 힘을 여전히 자랑한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지 않고는 뒤가 궁금해 견딜수 없게 하는 추리소설의 매력이 담뿍 담겨있다.
거기다 우리가 잘 모르는 마술의 세계와 마술사의 심리 역시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이 책이 시리즈임을 감사하자.
다음 책을 기다리는 설레임 또한 독자의 즐거움이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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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에는 물만두님의 추천글이 담겨있다.
서재에서 늘 보는 분이지만 책속의 활자로 만나는 즐거움 또한 각별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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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리소설이 바로 이 재미로 보는가 보네요. 바람돌이님, 잘 읽고 가요.

바람돌이 2006-12-2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도 굉장히 종류가 다양한 것 같아요. 근데 링컨 라임 시리즈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보게 한다고나 할까요. 재미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줍니다. 기분 꿀꿀할 때 읽으면 우울증을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