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는 전쟁에 찬성했고, 그것이 불가피하며 심지어 두 나라의 존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양과 학식이 있는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진화론적 사상에 몰두한 이래, 그는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삶이란 매 순간 전쟁이 아닐까? 자연의 조건 그 자체가 지속적인전투, 가장 강한 자의 승리, 행동으로 유지되고 쇄신되는 힘, 죽음에서늘 새롭고 신선하게 부활하는 생명이 아닐까? 그는 잘못을 만회하기위해 입대해 전선에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그때 자신을 사로잡았던 뜨거운 조국애가 떠올랐다.  - P19

소총은 허공에서 두 번 돌더니 밭고랑으로 떨어졌고, 마치 시체처럼 누워 꼼짝하지 않았다. 곧바로 다른 소총들이 날아들어 슈토의 소총과 합류했다. 불타는 태양 아래 밭은 금세 버려진 무기들로, 자포자기의 슬픔으로 가득찼다. 그것은 배를 뒤틀리게 하는 굶주림, 발을 피로물들이는 군화,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행군, 등뒤에서 들려오는 뜻밖의패배 소식 때문에 생긴 전염성 광기였다. 더이상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없었다. 지휘관들은 꽁무니를 빼고, 병참은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남은 것이라고는 오직 분노, 근심 걱정, 시작도 없이 전쟁을 끝내고 싶은욕망뿐이었다. 그러니 뭘 어쩌라는 거야? 소총은 배낭의 운명을 따랐다. 장난질을 좋아하는 광인들처럼 조롱에 찬 비웃음 속에서, 어리석은분노 속에서, 들판에 산재한 낙오병들의 끝없는 행렬을 따라 소총이 줄지어 허공으로 날아갔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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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룬디 기호로로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잘못내렷나? 커피의 깊은 맛이 안느껴져. 모든 맛이 뭉뜽거려져 맹숭맹숭한 느낌. 밍밍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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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8-28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지가 기껏해봐야 기호식품 밖에 더 됩니까?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8-28 12:38   좋아요 3 | URL
그렇죠. 기껏해봐야 기호식품인데 저는 왜 커피맛에 맨날 목매다는지.....ㅋㅋㅋ

붕붕툐툐 2021-08-28 1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 탓을 하는 아름다운 람돌님~♡

바람돌이 2021-08-29 01:01   좋아요 2 | URL
투덜이한테서도 칭찬할 점을 찾아내는 툐툐님 만세!!!
사실 막 불평불만을 쏟아놓으려다가 다른 분들이 다 맛있다고 해서 극소심해진게 저 100자평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1-08-28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툐툐님!!! 저 자야하는 데 툐툐님 댓글 읽고 웃다가 잠이 깼어요 ㅎㅎㅎ 커피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 탓을 하는 아름다운 ^^

바람돌이 2021-08-29 01:02   좋아요 2 | URL
툐툐님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니라요. 저도 툐툐님 댓글보고 막 웃었습니다. 우리 툐툐님 너무 사랑스러워하면서.... ^^

붕붕툐툐 2021-08-29 09:07   좋아요 2 | URL
북사랑님, 람돌님~ 아이 참~♡♡
(여기서 받을 사랑 다 받는 툐툐❤)

얄라알라 2021-08-28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오늘 하루 종일 커피 참다가 20분 전에 마셨어요. 기껏해야봐야 기호식품이 아니라 제겐 중독유발식품인듯.

바람돌이 2021-08-29 01:02   좋아요 2 | URL
이미 저는 중독의 늪에 푹 빠져서 하루 최소 3잔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침에 커피 안마시면 잠이 안깨요. ㅠ.ㅠ
 

바로 그때 무함마드의 장례식에 앞서 살해당한 이스라엘 아이들의 엄마들이 나타났어. 그들은 팔레스타인 엄마를 위로했고 또같이 부둥켜안고 슬퍼했지. 엄마는 이 숭고한 분위기에 취재를하다가 울컥했어. 그리고 양측의 무력 충돌은 해답이 아니라는이스라엘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들려왔단다. 일부 야당 인사와 시민 1,000여 명이 모여 시위와 행진을 했지. 이날 시위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모두 원한다는 피켓이 있었단다. 사람들은
"대다수 유대인 아랍 사회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라고 소리쳤어. 이날 유대인 성직자들도 시위에 참가했는데 "유대인은 복수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설교했어.
- P210

프리타운에서 만난 코바도 스무 살의 소년병 출신이었어. 그는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가 모두 고갈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 아들은 나 같은 소년병이 되지도 않을 거고요. 우리는 이 세상 다이아몬드가 다 없어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내게 말했지. 시에라리온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는 그저 가슴 아픈 상처를 주는 슬프고 더러운 돌멩이일 뿐이란다.
- P226

따라서 해적 문제가 해결되려면 먼저 소말리아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해, 현재 소말리아는 정부가 있지만 정말 무늬만 정부지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식물 정부 상태란다. 정부와 국민 모두 피폐해 있는 소말리아가 다시 정상적인 상태가 되어야 우리 어선도안심하고 소말리아 인근 해역을 지나가며 고기를 잡을 수 있어.
엄마는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너희가 기억해 주길 바란다. 엄마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면서 미래에 마린보이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게 되었어. 너희 중 누군가가 배를 타고 오대양을 누비는 바다의 꿈을 꾼다면 어른들은 그걸 이뤄지게 해 줘야 하잖아. 그래서 엄마가 소말리아 해적을 취재하고 또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거야. 해적에게 납치되는 사건은 엄마 세대에만 일어나는 사건이되길 바라면서 말이야. 너희는 영화나 동화 속에서만 해적을 보는 세대이면 좋겠구나.
- P252

콜롬비아에서 시민단체가 공정무역을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해. 마약 밀매업자들이 끊임없이 농부들과 시민단체에 살해 위협을 하기 때문이야.  - P274

아직도 콜롬비아는 민족해방군(EIN) 등 작은 반군 단체나 마약 범죄 조직과 교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반드시 빛을 발할 거라 생각해. 평화는 그냥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야. 서로가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만 지킬수 있지. 인간은 언제든 잘못을 할 수 있지만 다시 바로잡는 것도인간이란다. 그것이 인간의 품격이고 특권이야.
- P277

나는 수 치 여사를 보며 아무리 민주화 투사라도 정의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수 치 여사는 아웅 산의 딸로서 살았고 영국에서 공부했지만 인권 의식을 제대로 배우지는 못한 듯해. 배우지 않으면 알 수없는 거야. 세계는 민주화 투사의 배신이라고 말하지만 원래부터수 치 여사는 로힝야족의 인권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란다. 세상 사람들은 수 치 여사가 모든 것이 훌륭할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으니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의는 머리로 일더라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단다. 그래서 엄마는너희에게 ‘정의‘와 ‘인권‘을 제대로 잘 알려 주고 싶어. 배우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의미를,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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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8-27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까지 이 책을?
저도 꼭 살 꼬예용...
정리해 주신 글, 감사히 읽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1-08-27 23:15   좋아요 1 | URL
이건 그냥 밑줄긋기인걸요. 저도 이 책은 사서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샀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8-28 12:27   좋아요 0 | URL
어제 이 책을 주문하면서 바람돌이 님한테 땡스투, 했답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1-08-28 12:38   좋아요 1 | URL
아 땡스투!!! 저는 왜 주문할 때마다 그 땡스투를 자꾸 잊어먹는지.... 반쯤은 하고 반쯤은 까먹습니다. ㅠ.ㅠ
페크님 감사합니다. ^^
 









이번 달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완독하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다. 

로마를 소재로 한 책들 중 아마 가장 많이 팔린 것이 이 두 시리즈 아닐까?

특히 로마인 이야기는 한길사를 먹여살린다는 말도 있었으니.....


이 두 시리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이 두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난 이후 내 나름의 비교는 한번 해보고 싶다.

단적으로 이 둘을 평가하자면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로마제국 찬양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것처럼 재미있다.

아 이 말은 약간 문제가 있는데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이 역사책은 소설로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배경은 로마건국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로마제국 전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내가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로마제국 찬양사>라고 붙이고싶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어지는 로마인들은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훌륭한 인간들의 표상이다.

그들이 로마 제국을 건설해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온 유럽에 문명의 빛을 전달함으로써 야만인들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처음 시리즈의 4권정도 읽을 때까지는 우와 시오노 나나미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면서 감탄 감탄하게 된다.

그런데 읽어갈 수록 뭔가 이상하다.

이거 분명 역사책인데?

왜 로마인들은 모두 훌륭하지?

로마가 제국을 건설한다는 것은 분명히 정복전쟁을 한다는건데, 왜 로마인 이외의 다른 민족들은 모두 야만적이고 이상하고 그럼으로써 로마로부터 구원을 받는것으로 보이지?

특히나 4권과 5권 카이사르에 이르면 뭐라 붙일말이 없어진다.

카이사르는 완벽 그자체이고 이후 모든 인물의 평가준거가 되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100% 로마의 입장, 아니 로마제국의 입장에서 책을 서술한다. 너무나도 편파적으로...


우리가 역사왜곡이라고 하면 흔히들 역사적 사실에 대해 거짓을 말하는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역사왜곡에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팩트는 그대로 가져온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팩트만 가져와서 편집을 하는 식으로 역사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건 바로 그 지점이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서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했던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한때 돌았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로마제국과 일본제국

제국은 선이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고, 그 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카이사르같은 인물은 거의 신적인 영웅이고......

실제로 작가가 일본제국주의의 꿈을 로마 제국에 투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의 클리아막스는 사실상 5권이다.

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 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정말 숨가쁘게 작가는 모든 필력을 다 발휘하고 있다.

정말 소설처럼 절정을 향해 치닫던 서술이 드디어 로마제정의 시작이라는 궁극의 목표에 도달했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그냥 김빠진 맥주일뿐 심심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딱 5권까지, 그리고 역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설이라고, 특히나 카이사르라고 하는 인물의 가슴벅찬 영웅서사를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역사에서 한번도 없었던 절대선을 찾는게 무슨 역사일까?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전체 22권(소설은 21권, 마지막 한권은 가이드북), 총 페이지 9502쪽 - 다행히 1만페이지는 안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로마 공화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마리우스 시대부터 술라를 거쳐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로 이어지면서 결국 로마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이다.

어떻게 보면 로마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클라이막스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하는건 이 책이 픽션과 사실을 정말 아름답게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리고 있듯이 그렇게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온갖 사건과 인간군상들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너무나도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소설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분량면으로 본다면 카이사르가 가장 많겠지만, 그렇다고 카이사르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작가는 애정을 쏟아 그의 인간으로서의 내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속의 어떤 인물에게도 공감하고 그의 마음결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인물묘사가 탁월하다.

여기에서만 본다면 그저 소설이라고, 훌륭한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들보다 훨씬 즉자적이고 직접적이며 본능이나 탐욕에도 적나라한 그들의 글이나,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이나 평민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다보면 인간세상이란게 원래 이렇게 복잡한게 맞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한 그런 무수히 많은 욕망의 교차속에서도 시대적 요구가 어떻게 자신을 관철시켜 나가는지 그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로마인이 주인공이지만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의 시각이나 생활 관점도 놓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들은 여기서 그저 로마인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일뿐이다.

또한 로마의 지배에 동화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전통과 생각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 무엇이 옳은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이 책속이 로마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고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무수히 많은 편지글과 연설문들이다.

이 많은 글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냈는지 신기할만큼 많은 그들의 글과 연설이 등장한다.

이 글과 연설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다.

쉽게 번역된 그 연설들을 통해서 독자는 로마인의 생각과 직접 맞닿을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포복절도하면서 적나라한 그들의 생각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유쾌하다.


또한 당시의 지리, 도시모습, 생활풍속, 여성관 등이 손에 잡힐 듯이 머리에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사료를 읽고 그것을 재현해냈는지 그 수고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로마의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 정말 맞아 이쯤 원로원 의사당이 있어야 해, 여기가 귀족들이 주로 살던 팔라티노 언덕이구나, 카이사르가 태어났던 교차로는 여기쯤일까라면서 어느 순간 당시의 로마를 짚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로마라는 도시의 재현은 탁월하다.

동시에 다른 지역들에 대해서도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로마인이 중심이기 하지만 로마인과 다른 생활풍속, 다른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독자를 그 현장으로 이끈다.


누군가 만약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중 무엇을 볼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나는 무조건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권한다.

소설과 역사의 탁월한 결합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에는 있다.

그 이후 로마인들으 찬양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찬양사를 주구장창 듣다가 끌려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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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26 15: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 긴 책들을 다 읽으시고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당시 로마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군요. 특히 비중이 적은 인물에게도 작가의 애정이 보인다니 더 읽고 싶어집니다. 역사와 소설의 아름다운 만남! 이네요.

바람돌이 2021-08-26 15:46   좋아요 5 | URL
분량이 너무 많다는게 단점이지만 끝날때는 더 없는게 아쉬운 책입니다. ^^ 로마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원로원이나 평민회등을 서로 이용하는거나, 고대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미신적인 성향, 전통에의 집착 이런걸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강추합니다. ^^

scott 2021-08-26 16: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바람돌이님 말씀에 400퍼센트 찬성합니다!! 한때는 로마인 이야기에 푹 빠져서 출판사에서 독후감 제출 하면 로마 보내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전권을 독파했습니다! 하지만 바람돌이님 처럼 4번째까지만 갬동 5번 째부터 로마인들(시오노가 묘사하고 감탄하는)을 찬양하기 힘들었습니다.나중에 성장해서 ㅋㅋ 일본어를 배우고 난뒤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일본 문학 서사 장르를 읽고나서 시오노 할매는 자신들의 열도 섬나라를 로마 속에 대입시켜서 또다른 로마모노카타리를 썼다는걸 알게 되었죠. 영미권에서는 시오노가 누군지 전혀 모릅니다 한국어 도서 시장에서 대박 쳐서 시오노 돈방석 앉게 만들어 버린,,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하신거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만쉐!!

바람돌이 2021-08-26 16:09   좋아요 6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전 2권 보다가 재미없어서 안봤는데 그걸 다보셨군요. 이 책도 10권이었던가했었던거 같은데.... 정말 스콧님이 안본 책은 없는듯합니다. ^^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비교불가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압승입니다. ^^

새파랑 2021-08-26 16: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스터 오브 로마 승! 이군요. 저도 언젠가는 마스터 오브 로마 읽어보고 싶어요. 완독을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1-08-27 00:39   좋아요 3 | URL
비교불가입니다. ^^ 21권을 한꺼번에 읽겠다보다는 한 부가 3권씩이니까 3권씩 3권씩 쉬엄쉬엄 읽으세요. 저도 그렇게 읽었어요. ^^

mini74 2021-08-26 17: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한동안 중고딩 애들한테 읽힌다고 학부모들이 새트로 많이 사셨죠. 전 재미가 없어서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말았는데ㅠㅠ 일본은 동양의 유럽 동양의 로마가 되고 싶었나봅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

바람돌이 2021-08-27 00:41   좋아요 3 | URL
아 그랬군요. 근데 세트로 사는 엄마들은 읽었을까요? ㅎㅎ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제국에서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잘 읽혀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부감이 많이 들더라구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 책 다 읽었다고 축하해주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아요. ^^

bookholic 2021-08-26 17: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모를 때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었는데요. 나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알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저도 아직 완독은 안했지만... <마스터즈 오브 로마>에 한 표, 아니 열표~~^^

바람돌이 2021-08-27 00:4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 책 처음 나오고 화제가 됐을 때는 다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몰랐죠.
근데 읽다보니까 이거 좀 이상한데 싶고 나중에 다른 글들 통해서 알게되면서는 저도 화가 났어요. 로마인 이야기 말고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도 제법 읽었는데 그것들은 다 재미도 없더라구요. ㅠ.ㅠ
북홀릭님 마지막 6부 7부 남으셨죠? 아껴서 읽으셔요. ^^

유부만두 2021-08-26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멋지다……

바람돌이 2021-08-27 00:44   좋아요 1 | URL
헉!!! 저는 항상 유부만두님 멋지다 생각하는데.....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해주니 어깨가 으쓱으쓱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08-26 1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바람돌이 2021-08-27 00:45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오랫만에 오셔서 이런 과분한 칭찬을....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책 리뷰들 보면서 제가 더 님이 멋지다고 생각하는거 아시죠? ^^

책읽는나무 2021-08-27 07:49   좋아요 1 | URL
아...전 어줍잖게...짧은 100자평만 겨우 기록삼아 남기는 수준이라...길게 정성들여 페이퍼나 리뷰 쓰시는 분들 보면..나의 이런 행동 좀 부끄럽고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그런 생각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헌데 제가 우러러 보고 있는 바람돌이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앙!!! 용기백배!!! 감사할 따름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7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승리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발맞춰서 저도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겠습니다!ㅎㅎ
이런 꿀 정보라니 감사해용~
모든 독서인이 읽을 페이퍼로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1-08-27 01:29   좋아요 3 | URL
등장인물이 워낙에 많지만 또 그 개성들이 하나하나 잘 드러나서 흥미로운 인물들이 정말 많아요.
툐툐님의 강력추천이라니 저 완전 기분 업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무처럼 2021-08-2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고 로마와 카이사르를 사랑하게 된 1인입니다.
몇년전 일주일동안 로마를 여행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전혀 다른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아쉬움이 큽니다.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27 23:1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포로 로마노는 특히나 이 책을 읽고 가면 기분이 좀 다르더라구요. 그 시절의 로마가 마음으로 느껴진달까? 그리고 포로 로마노 곳곳을 걸을 때마다 왠지 카이사르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이 맘이 설레더라구요. ㅎㅎ 로마인은 굉장히 특이하지만 매력적인 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특히나 카이사르는 완전 멋짐요. ^^

희선 2021-08-28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본 적은 없지만, 역사여도 자기 생각을 넣을 수 있지만 그런 걸 많이 넣으면 역사가 아니겠습니다 그걸 일본을 생각하고 쓰다니... 차라리 소설로 쓰지... 그런 뜻에서 소설이 더 낫겠습니다 소설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고 사람을 볼 수도 있으니... 콜린 매컬로가 《마스터 오브 로마》를 역사를 바탕으로 잘 쓴 거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28 02:29   좋아요 2 | URL
소설로 쓰도 도저히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듯요. ㅎㅎ 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생각이 이상하면 안되는데말이죠. 우리 나라에도 있어요. 글 아주 잘쓰는데 생각이 이상한 작가들요. ㅎㅎ

단발머리 2021-08-28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바람돌이님 완전 멋지십니다! 거대 서사시를 두 시리즈나 섭렵하셨네요. 저는 <로마인 이야기>는 다 읽었고요. 에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로마의 일인자 세 권이랑 뒤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만 읽었습니다. 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에 속아 로마인들 모두를 사랑하기는 했구요. 나중에서야 승리자, 점령군의 시선이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기는 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저의 숙제 같은 시리즈로서, 숙제를 마치신 바람돌이님께 박수를!!!

바람돌이 2021-08-28 12:40   좋아요 0 | URL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생각하는게 다들 비슷한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도 응원합니다. 카이사르가 커가는 과정 재밌어요. 술라편은 좀 안타깝더라구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데 출신에 대한 열등감 이런 것들이 사람을 망가지게 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이 막 쌓여요. ^^;;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자 분과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인 이야기가 물론 로마의 밝은 면만 보여준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만 소설이라는 말에는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사실 역사책이란 것이 쓴 사람의 성향에 따라 팩트에 따른 해석이 각각 다양합니다. 역사의 아버지 헤도로토스, 로마의 타키투스 또한 자신의 관념을 통해 팩트를 가지고 해석했구요. 그래서 이건 시오노 나나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는 작성자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학적 요소가 있어서 그렇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께서 로마인 이야기를 소설이라 칭하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가정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로 말이죠. 예를 들어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불순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살해했다. 라고 가정을 하면 그 가정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내용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칭한 것 같구요. 하지만 심도있게 본다면 로마인 이야기 속에서 가정과 팩트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생각에는 로마인 이야기가 마냥 역사 소설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굳이 따지자면 승자 위주의 역사를 다룬다면 다른 패자의 역사를 읽으면 됩니다. 패자의 역사만 읽는 것 또한 문제인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1-10-11 2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실제로 역사가가 역사를 서술할 때 어떤 자료를 메인으로 쓰고 보조자료로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 취사선택하는데서부터 주관이 절대적으로 개입하게 되므로 사실 어떤 역사서술이든 일종의 소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에 제가 소설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이런 경향이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제국이라는 절대적 완성체 - 일종의 이상향-을 상정하고 모든 자료를 배치하고 있으며, 로마인의 특징 중 합리성이라는 한 면을 절대적으로 부각하고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해버리면 실제 로마 사회의 복잡다단한 실체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 또는 사람은 그렇게 한두가지의 특징으로 제한할 수 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로마인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거구요. 단순히 승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자 위주의 역사? 패자의 역사라는 분류는 조금 납득하기 힘드네요. 제가 말한 것은 로마인 이야기에서 다른 이민족을 다루는 방식이 야만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폄하하는 정도가 심한 것을 얘기한 것인데,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화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양성이 어떤 식으로든 어우러져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다양하고 복잡한 인류역사에 대한 적절치 못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를 들어 기독교적 사관 등등 다양한 사관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관을 읽어보고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떠어떠한인은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을 해야합니다. 어찌되었든 일반적이란 것이 존재하니까요. 한국인들은 예의를 중시한다, 미국인들은 친근하다,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등등 각 국가의 문화, 역사같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인종의 정체성이란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인들이 모두 친절하지도, 미국인들이 모두 다 친근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보편적이니까요. 다른 이민족을 야만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 갈리아인들은 로마인들에게 야만인 취급을 받았지만 중세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바이킹들을 보고 야만인들이라고 하듯이 야만인들의 특징은 농업 기술을 모르거나 환경으로 인해 약탈을 일삼고 항상 각 부족끼리 싸우고 다투어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1-10-12 01:27   좋아요 0 | URL
어떤 사관이 지배했다고 해서 소설이라고 쓴건 아닌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을 사관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요? 로마인의 특징이 합리적인 면이 강했고, 로마제국의 문명건설이 다른 민족들에게 생활의 편리와 도시문명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얘기하는 것과, 야만인들이 로마제국에 들어옴으로써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19세기 20세기 제국주의자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드는 것은 문명인이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권. - 이런 말 진짜 한번 써보고 싶었다. ㅎㅎ

로마 공화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첫 출발 마리우스 시절에서부터 시작,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제정으로 돌입하는 순간까지의 마지막 지점이다.

원래 작가가 6부에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요구때문에 5년만에 다시 집필을 한게 이 마지막 7부라고 한다.

읽어보니 확실하게 7부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확 든다.

안토니우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옥타비아누스가 진정한 로마의 일인자, 실질적인 황제가 됨으로써 -물론 본인은 황제를 칭한 적이 없지만 이 마지막권을 읽어보면 확실하게 이미 그는 황제다.

아우구스투스 -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코그노멘(그의 업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별칭, 예를 들면 카르타고를 무찌른 스키피오가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아프리카누스라는 코그노멘을 얻었다.)은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장 위대한 자라는 뜻이란다.

이거면 황제지 뭐..... ㅎㅎ


7부의 3권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악티온 해전이다.

세계 3대 해전이니 하는게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오르내리는 해전이다.

아 그런데 정말 어이없다.

실제로 악티온 해전은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정말 너무나도 성의없게 싱겁게 끝난다.

안토니우스가 모든 의욕을 잃고, 너무 쉽게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전투다운 전투도 못해보고 끝나버렸으니....

옥타비아누스에게 이것은 절망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에게는 제대로 된 전투경력과 승리의 경험이 없었으므로 로마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투의 승리가 필요했던 것.

그런데 안토니우스가 너무 허망하게 도망가버림으로써 전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자 짜증이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의하면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온 해전을 조작한다.

아주 스펙트클하고 장엄한 전투였던 것으로....

교통과 통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여론 조작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멈칫하는게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쳤다는게 여실히 드러나는데 설마 없는 사실을 꾸며내서 만들었을 거 같지는 않고, 분명히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있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썼을 것 같은데....

로마사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렁이다.


3부에서 흥미로운 인물은 역시 안토니우스다.

안토니우스가 무너지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사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에 비해 굉장히 인간적이랄까?

인간적으로 착하다가 아니라 결점 많고 실패도 하고 감정적이기도 한 그런 평범한 인간이라는 의미에서다.


안토니우스는 사실상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다.

타고난 신체적 능력-로마인 기준으로 우람한 몸과 성기로 인해 한마디로 남자답다는 것의 표상

훌륭한 혈통

그리고 젊은 시절 카이사르의 후견까지...

그러다보니 이 금수저는 만사 자기 뜻대로 성질대로 안되는게 없다. 

호색한 기질, 불뚝성질까지 다 남자다움으로 여겨지고, 일종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군대의 지휘능력도 있어서 몇몇 전투에서 탁월한 능력까지 보여준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능력은 딱 군단 1개 정도를 지휘할만한 정도의 것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군단을 이끌고 하는 전투에서는 몇몇 성과를 거두지만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비전이나, 그 로마 전체를 두고 전략을 짜고 사람을 모으고, 이용하는데서는 어떤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의 세력이 강할 때는 힘이 넘치는 타입이지만, 일단 위기에 봉착하자 어이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의 모습은 거의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랄까?

인생에 있어 실패가 뭔지 몰랐던 그는 딱 한번의 실패에도 무너지는 것이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와 확 대비되는 모습이다.


7권에 이르면 참 많은 사람이 죽는데 안토니우스의 죽음,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은 모두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제 18살이 된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 카이사리온의 죽음이다.

다들 자기들 뜻대로 죽음의 순간 자신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서 그 내용은 생략.

다만 나의 존엄은 무엇일까? 나는 나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들 꽤 진지하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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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8 07:1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완독 하셨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안토니우스가 딱 한번의 실패에 무너졌다는 내용이 왠지 의미심장하네요 ㅎㅎ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이란 느낌?

바람돌이 2021-08-19 01:3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워낙 재밌는 책이라 사실 다 읽기가 어려운건 아니었어요. 안토니우스라는 인물의 마지막은 실패를 모르던 인간이 얼마나 실패에 취약한가를 보여주는듯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되는 일이 많아도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될듯.... 그렇게 단련되면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듯도 합니다. ㅎㅎ

bookholic 2021-08-18 07:3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곧 따라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38   좋아요 2 | URL
북홀릭님도 6부와 7부만 남으셧죠? 시리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않게 하는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소설 중 토지를 가장 좋아하지만 솔직히 토지 4부, 5부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마지막 7부까지 거의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

레삭매냐 2021-08-18 07: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두번째 삼두정의 한 축이었던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0   좋아요 1 | URL
아 대단한건 아니예요. 시작이 벌써 한 5년 전쯤?
5부까지는 나올 때마다 읽었으니까요. 그냥 그 때는 3권씩 읽는거라 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21권을 모두 읽어야 할 분들이 대단하신거죠.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그야말로 저의 분석인데 동감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왠지 으쓱해지네요. ^^

미미 2021-08-18 09: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다니 저도 시작하고싶어집니다~♡ 여론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도 궁금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이 당시 역사가 쉽게 다가와 저도 꼬리물기로 잇고싶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21-08-19 01:4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시작에 응원 백만개 보잽니다. ^^ 이 시대 여론조작도 뭐 별거없어요. 옥타비아누스는 각계 각층에 자기 스파이들을 수천명씩 두고 있었고 그들이 옥타비아누스가 원하는 얘기들을 막 퍼뜨리고 다니는 역할을 했거든요. 그리고 자기편의 시인, 작가들을 이용해서 이 이야기를 막 쓰게 하는거죠. 전쟁이 끝나도 전쟁 당사자들이 로마로 돌아가기까지는 몇달은 걸리니까 그 전에 여론전을 펼친대요. ^^

페넬로페 2021-08-18 1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총 22권이던데 완독하셨다니 바람돌이님 넘 대단하세요.
완독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한권씩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1:45   좋아요 2 | URL
아 마지막 1권은 이 시리즈 가이드북이에요. 용어해설, 인물소개, 가계도 이런거요.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가이드북이 없었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인터넷검색하면서 보고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 보시는 분들은 가이드북을 옆에 끼고 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용어도 잘 모르는게 많이 나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름요. 로마인들은 정말 이름을 성의 없이 지어요. 우리로 치면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뭐 이런식인데 그걸 대를 이어 그대로 지어요. ^^
페넬로페님도 언젠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팬이 되시길요. ^^

붕붕툐툐 2021-08-18 17: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읽는 속도가 전광석화네용~ 완독을 매우 매우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6   좋아요 1 | URL
지금은 시간이 더 많아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그냥 집에 저 혼자라서.... ㅎㅎ
대학생 큰 애는 집에 존재감이 없는지라, 집구석에 안 붙어 있어요. ㅎㅎ

mini74 2021-08-18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람돌이님 축하 축하.~ 슐라 이야기 넘 야해서 쿨럭 ㅎㅎ 그래서 앞 3권만 읽고 주춤했는데 ㅠㅠ 막 읽고싶어지는 리뷰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8   좋아요 2 | URL
술라가 좀 성적으로 방종하다보니 좀 엽기적이랄까 그랬는데.... 그 뒤는 뭐 다들 너무 평범해서 싱겁습니다. ㅎㅎ 이 책 진짜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막 같이 읽고 수다 떨 수 있다면 좋겠네요. ^^

coolcat329 2021-08-18 1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완독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직 안읽은 쿨캣님이 부럽습니다. 이 시리즈의 신선한 충격은 두번 읽는다고 느껴지는게 아닐지라 이제 언젠가 읽을 분들이 부러운걸요. ^^

희선 2021-08-19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죽은 사람이기는 해도 소설에서 다시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지요 안토니우스는 뭔가 하면 잘 됐지만 그 이상은 안 되는 사람이었군요 잘 되다 한번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하는... 처음부터 가진 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기도 하는 듯해요 자신이 약하고 가진 게 없다 여기면 그런 걸 채우려고 애쓰기도 하잖아요

긴 이야기 다 만나서 기쁘기도 아쉽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9 01:51   좋아요 3 | URL
안토니우스의 최초의 좌절은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다는건데 이후 그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희선님 말씀대로 다 읽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