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은 99도다! 100도씨를 향해 민주주의는 다시 끓어올라야 한다.'
늘 글만 접하다 만화를 오래간만에 읽다보니 낯설다. 만화가인 최규석의 작품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내가 읽은 것은 없다. 이 책이 처음이다. 그만큼 내겐 낯선 책이지만 쉽게 그리고 가슴이 뜨겁게 잘 읽었다. '지금은 99도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해 늘 끓고 있다. 1987년 분명 그 시대를 기억하지만 내겐 그리 민주주의를 향햔 열정이 없었나 깊게 각인되지는 않았다. 늘 뉴스를 통해 오르내리는 사건들이 국민이 끓고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나 자신은 나로 살기 바쁜 시간이었다. 이십대를 막 지나 십대와 이십대의 그 간극에서 혼자서도 흔들렸던 시기에 민주주의를 향한 그 열정 또한 끓어 올랐지만 더불어 끓어 오르진 않았다. 최루가스에 옆에서 가까운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해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던 그 시기의 이야기는 영화 '화려한 휴가' 로 그 아픔이 깊게 와 닿았다고 할 수 있다.

만화처럼 나 어릴때는 반공이나 그외 내용을 담은 웅변대회가 있었다. 공부도 일등 웅변도 일등인 영호가 어린시절과는 다르게 성장한 1987년은 과도기였다. 민주화를 위해 한참 모두가 들끓고 있었던 것. 하지만 어머니도 아버지도 자신의 아들이 혹은 딸이 가두시위나 위장취업에 관여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한번 찍히면 연좌제로 줄줄이 엮이어 그 죄값을 치뤄야 하는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살아가기에 자신의 자식만은 그 길에서 벗어나길 바랬지만 그렇게 믿고 있던 영호가 뉴스에 나오는 그런 인물이 되어 잡혀가게 되었다. 뉴스를 보고 자신이 아들만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을 놓고 말을 하던 것이 자신이 일이 되었다며 부모맘은 어떻게 될까. 

죄없이 갇힌 아들 영호를 위하여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아무것도 몰랐던 촌로에서 어쩔수없이 민주주의를 향해 일도를 보태게 된 것이다. 모두가 끓게 만든데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선량한 국민이 아무일없이 99도를 넘어 100도까지 끓어 길에 나서서 화염병을 던지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와 그들이 이루고자 한 사건의 시발점이 분명히 있었기에 모두가 하나로 뭉친 것. '힘없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나서면 힘 가진 사람들도 어쩌지 못해요.' 힘가진 한 명의 힘보다 힘 없는 백명이 힘이 더 큰것, 눈 가리고 아웅하듯 모든 사건을 은폐하듯 국민을 눈을 가리려 했지만 진실은 어느 순간 수면으로 떠오르게 되어 있다. 

'왜 착하고 바른 사람들이 죄인처럼 사랑야 돼요?'
무력으로 모두를 빼앗은 자는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숨겨 놓고 호의호식하고 그날 벌어 입에 겨우 풀칠하는 민초들은 자신이 목소리를 높였다고 심한 고문과 분신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은,그마저도 날조되어 진실이 은폐되다면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그래서 온도계를 넣어보면 불을 얼마나 더 때야 할지,언제쯤 끓을지 알 수가 있지. 하지만 사람의 온도는 잴 수가 없어. 지금 몇도인지 얼마나 더 불을 때야 하는지. 그래서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지금이 99도다...' 착하고 바른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야 하지만 우린 너무 빨리 끓어 올랐던 것일까, 그 기억이 너무도 쉽게 잊혀지기도 했다. 이제는 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민주화를 위한 일들이 만화로 쉽게 정리가 되어 가슴을 따듯하게 데워준다. 나 또한 백도를 향해 끓어야하겠지만 선거철마다 뿌려지는 돈과 공약에 비해 선거후 다른 가면을 쓰는 그들에 너무 많이 마음을 다쳐서인가 남의 일처럼 생각될때가 있다. 그리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게 한다. '그가 과연 당선후에도 지금과 같은 '처음처럼' 잘 할까.' 그들이 잘못할때마다 무언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때마다 촛불집회처럼 소리없이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보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민주화가 먼 것처럼 느껴진다. 민주화라고 하지만 경제력 순위가 아닌 진정한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먼 듯 하다. 그런면에서 언제나 끓고 있는 '지금은 99도' 라는 말이 가슴에 단비처럼 스며드는 만화이다. 역사를 읽는 작가의 날카로움이 돋보이는 만화로 어렵지 않고 쉽게 그 시대를 만날 수 있고 잊었던 기억을 되살려 주는듯 하여 훈훈하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시대 1 - 개정판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오래갈까? 첫눈에 반하여 연애의 기간을 거치지 않고 결혼을 한다고 그 사랑이 첫마음처럼 식지 않고 계속될까.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처음처럼' 이란 말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처럼 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될까. 리이치로가 근무하는 서점에 스포츠 전문서적을 구매하러 온 하루, 그녀가 원하는 책은 높은 곳에 있어 손이 닿지 않았다. 그대 흑기사처럼 나타난 남자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그녀가 원하는 책을 꺼내어 건내 주었다. 그 책을 받아든 그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날려보낸다. 그 미소에 반한 남자와 그녀는 그렇게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결혼은 쉽게 무너지고 만다. 왜 그랬을까? 1년 3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함께 하고 헤어진 리이치로와 하루는 열달 품어 낳은 아들을 잃던 날, 서로를 감정을 무너뜨리고는 결국 헤어지고 만다. 하지만 헤어지고 난 후에 연애를 하듯 자주 만나는 그들을 보며 주위에서는 다시 시작하라는 말을 하지만 그들은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준비되지 않았다.

이 소설을 드라마로 할때 잠깐 한두번 본 기억이 있었는데 집중해서 보질 않아 잘 몰랐는데 읽다보니 남녀의 감정을 참 잘 표현해 놓았다. 리이치로와 하루의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 또한 그들의 사랑에 말려 들면서 다분히 인간사에 얽히고 설키는 연을 만들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둘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혼후에 생긴 새로운 연애감정으로 인해 다시금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까. 연애경험이 전혀 없던 하루, 독실한 기독교인 집안에서 엄마없이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정숙하게 자란 그녀는 그런 자신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하여 리이치로에게 연애경험이 풍부한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그가 사실은 일곱번째 남자라고. 하지만 하루가 하는 것을 보고 그녀의 거짓말을 눈치챈 리이치로는 그 말을 가슴에 품어둔다. 그런 그들은 사산아를 낳으면서 그 아픔을 리이치로가 달래주지 못하고 피하였기에 둘의 감정은 그만 어긋나고 만다. 서로의 감정표현에 서툴렀던 그들, 진정한 대화를 하지 않았던 그들은 이혼후에 비로소 짧은 결혼생활동안 자신들이 가졌던 잘못된 점들을 드려다보게 된다. 왜 리이치로가 하루가 아픔을 겪던 날에 충분히 보듬어주지 못한 것일까. 그들은 왜 그렇게 헤어져야만 했을까.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잘 들어맞는 사람이 '서로' 임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자신에게서 한발짝 물러서서 자신들이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이 서로라는 것을 알지만 이혼했다는 것만으로 서로의 감정표현을 백프로 다 드러내지 않고 묻어두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맞는 상대가 나타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서로의 짐을 덜게 된다며 리이치로에겐 하루의 여자친구인 아이가 딸린 가스미를 소개시켜주고 리이치로는 하루에게 그둘의 결혼식날에 결혼식을 치루었던 장소의 연회책임 담장자인 나가토미를 소개시켜 준다.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았던 그들이 우연처럼 서로에게 잘 맞는 짝처럼 잘 어울리게 되고 나카토미의 숨겨진 신분이 밝혀지면서 리이치로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리이치로의 친구인 가이에다와 하루의 여동생인 시즈카는 그 둘이 제일 잘 어울리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현실은 그둘의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리이치로는 가스미와 연결이 되고 하루는 나가토미와 연결이 되어 결혼을 금방이라도 할 것만 같다. 그러다 우연하게 하루는 자신의 초등학교적 글을 보게 된다. 자신이 표현해 놓은 대로 '백마탄 왕자' 를 만나게 되고 그 글을 가스미를 통해 읽게 된 리이치로 또한 흔들리지만 서로의 감정을 연결하기에 현실은 너무 멀리 밀려와 버렸다. 자신들의 속마음의 진실은 그것이 아니지만 서로의 행복을 위하여 서로가 소개시켜준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허울뿐인 사랑, 그게 과연 올바른 사랑이고 연애일까. 

연애감정이란 참 미묘하다.꺼내어 놓지 않아도 표현하지 않아도 어쩌다보면 모든 면에서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본인들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주위사람들은 그들의 말과 행동으로 속을 볼 수 있지만 정작 본인들만 너무도 먼 길을 돌아 돌아서 온 후에 비로소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 감정이 결혼전에 좀더 풍부하게 나누었거나 아님 결혼생활중에 자신들에게 솔직해가면서 대화로 풀어냈어더라면 그들이 이혼이라는 마지막 정착역까지 도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로의 감정 표현에도 서툴렀지만 너무 이기적으로 자신만 보려 하고 상대를 보지 않아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던 그들, 이제서 서로를 보게 되었지만 이젠 주위의 시선에 밀려 어쩔 수 없는 평행선을 가고 있다. 그들의 사랑이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너나 나나 지금까지 그 소리 몇 번이나 한지 알아? 그렇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자꾸 만나게 되잖아. 무리해서 이룹러 안 만난다면 그게 더 피곤해. 당분간은 이런 관계가 지속되겠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유예기간이야. 지금은. 남녀 사이에는 그런 애매한 시기도 때로는 필요해.' 아직은 이혼후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헤어졌다고 선언하는 사이도 아니다. 20년 동안 매달 위자료를 지불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 그녀와 끈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끈을 끊기 위해 서로에게 마땅한 상대를 소개시켜 주지만 다른 상대를 만나면 만날수록 리이치로에겐 하루가 하루에겐 리이치로가 잘맞는다는 것을 점점 알아가는 그들, 헤어진 후 시작된 정말 이상한 연애사다. 그들의 연애사에 휘말려 함께 연애사를 쓰는 친구들 또한 재밌고 그럴수도 있겠다며 작가의 손을 들어준다.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대화체로 풀어나가는 글이 참 맛깔스럽다. '오른쪽 신은 왼발에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양쪽이 아니며 한켤레하고는 하지 않는다.' 라는 말처럼 떨어져 있으면 맞지 않는듯 하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 '한쌍' 이라고 연결된 듯 너무도 잘 맞는 그들의 다음 연애사가 궁금해진다. 나 또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내겐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듯 하지만 살다보니 내겐 너무 편한 존재가 남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부부일까. 어딘가 남모르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고 오래 신어 닳아 헐어진 신발처럼 내겐 평범하여 너무도 편한 신발처럼 그들또한 겉으론 티격태격 하듯 감정싸움을 하기도 하지만 속으로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감정의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정말 '있을때 잘해' 라는 말의 그 미묘함을 읽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VIP들이 회원제로 이용할 수 있고 비밀리에 운영이 되는 그 이름 '탐정 클럽'.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이지만 그들의 이름은 없다. 그것이 '텀정 클럽' 이란 이름을 더 돋보이게 한다. 늘 정장차림에 단정함으로 나타나며 감정이 없는듯한 어조로 말하는 그들, 탐정클럽에겐 해결하지 못할 사건이나 문제가 없는 듯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을 읽다보니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단편처럼 짧은 이야기들이 담긴 탐정클럽은 '밀실사건' 이면서 용의자는 집안이나 내부에 있다 그런 그들을 정확하고 명백한 증거로 추리를 해 내거나 잡아 내는 탐정클럽은 크리스티여사의 추리소설속 포아르형사나 미스마플 같은 인물들이다.

위장의 밤, 대형마트를 경영하고 있는 77세의 도지로는 생일날에 모든 식구들을 불러 생일파티를 한다. 그는 첫번째 부인과 헤어지고 두번째 부인에게서 자식이 있으나 지금은 그보다 30세 연하의 젊은 여인과 사귀고 있다. 그의 밑에 모든 직책에는 아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포진하고 있고 비서만이 가족이 아닌 인물인 나리타가 맡고 있다. 그의 생일날 두번째 부인은 그에게 이혼서류를 내민다. 그 서류를 본 후에 서재에 들어간 그가 갑자기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과연, 그의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그의 죽음을 목격한 인물은 그의 두번째 부인의 아들인 다카아키와 하녀 에리코 비서 나리타와 하녀 네 명뿐이다. 그의 죽음이 지금 밝혀진다면 그들은 모두 손해를 입는다. 다카아키는 다른 아들에게 경영자의 자리를 빼았길지도 모르고 에리코는 위자료는 물론 보험마져 기한이 안되 받지 못할 지경이며 나리타는 친척관계가 아니기에 지금의 자리를 빼앗길 위험이 뒤따른다. 하지만 탐정클럽은 네 명 속에 범인이 있다고 지목을 한다. 다카아키와 나리타 그리고 에리코가 한 배를 타듯 뜻을 함께 하며 시체를 은닉하려던 찰라 시체가 사라진다. 그렇다면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원점으로 돌아온 듯한 사건은 탐정클럽에 의해 모든 의혹이 밝혀진다. 자신이 비서자리마져 위험에 빠지면 안되기에 나리타는 자신이 숨기고 있던 '틀니' 를 다카아키이 트렁크에 넣음으로 하여 그를 완전한 범인으로 몰아간다.

덫의 내부, 부동산으로 부유한 고조의 생일날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쓰시와 유키오의 싸움이 벌어지고 고조가 욕조에서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 자연사 같았던 죽음은 여기저기 의문이 들어나고 급기야 '탐정클럽' 에 일이 맡겨지면서 감추어졌던 진실들이 하나 둘 밝혀지게 된다. 고조의 죽음은 가정부인 다마에가 자행한 것이라 여겼던 그들은 다마에마져 죽게 되면서 더 큰 의문으로 다가오고 아쓰시와 유키오가 다투지 않는 사이인데 싸움을 벌인것 부터 이상하게 여긴 것부터 하여 더듬어 가던 그들은 그의 부인을 죽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에 고조 자신이 죽은 것으로 밝혀 낸다. 

의뢰인의 딸, 미유키는 8월 어느날 집에 돌아와 들어선 현관앞에서 집안 분위기가 다른 때와는 유별나게 다르다는 것을 감지한다. 불러도 대답없던 아버지는 방에서 넋을 놓은듯 담배를 태우고 계셨고 엄마의 안부를 묻는 그녀에게 말할 시간도 없이 이층으로 달려간 그녀의 눈엔 침대위에 죽은 엄마가 있었다.그렇다면 엄마는 자살인가 타살인가? 누가 엄마를 죽였단 말인가. 언니는 그 시간에 외출을 하였고 아버지 또한 이모와 밖에서 만나 들어오는 중이어서 확실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들어오던 중에 이웃집 여자에게 전화를 하여 집안에 아내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였다는 것, 그렇다면 집안에 침입한 사람이 없는데 엄마는 죽어있다. 그런데 이모와 아버지 언니는 그녀 미유키를 따돌리면서 자기들만 말을 한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숨겨져 있는 듯 보인다. 탐정클럽이 한번 또 나서서 사건을 확실하게 해결해 주신다. 엄마는 문화센터에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사랑을 찾는다. 모든 삶을 포기하고 그 남자와 함께 하려던 아내를 끝까지 말렸던 아버지, 하지만 아내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고 만다. 타살처럼 여겨졌던 엄마의 자살이었던 것, 딸이 받을 충격을 생각해 덮어두려 했던 아버지의 부정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탐정 활용법, 후미코는 요즘 남편이 이상하다고 한다. 혹시 바람이 난것은 아닌가 탐정클럽에 의뢰를 하여 뒷조사를 부탁한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자신도 모르게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던 것. 바람난 여자는 다름아닌 그녀와 학창시절 친구였던 아키코, 후미코는 아키코의 남편을 회사로 찾아가 그녀와 남편이 바람이 난 사진을 보여주고 얼마후에 그들 부부는 여행을 가기로 한다. 아키코에겐 후미코 부부와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하고 후미코 남편은 아키코 남편과 골프여행이라 하고 떠난다. 그렇게 여행을 떠난 후미코의 남편과 아키코의 남편이 갑자기 맥주를 마시다 죽었다. 아키코는 그 죽음의 현장에서 울며불며 전화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녀의 울음은 사실이었을까? 간혹 교통사고를 보면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 있는 뒤바뀐 운명을 보게 된다. 조사에서 잘못하였다간 아키코 그녀마져 남편 대신 죽을뻔한 사건, 하지만 그녀가 남편이 따라준 맥주를 그의 컵에 부었기 때문에 그녀는 살아났다는 사건은 급반전을 한다. 이 사건에서는 그녀들이 학창시절에 둘도 없는 친구사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친들은 결혼해서도 꼬치꼬치 집안사정 뿐만이 아니라 남편에 관한것 모든것을 털어 놓으며 수다를 떤다.그렇다면 그녀들은 어떤 관계일까. 과연 아키코가 죽을뻔한 불륜사건일까? 아니다. 그 반전이 너무도 재밌다. 

장미와 나이프,오하라 다이조 그에겐 딸이 둘 있다. 첫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나오코, 그녀는 아내가 죽으면서 딸을 부탁해 데리고 온지 몇 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유리코는 그와 계속 함께 살았다. 친구의 애인이었던 아내를 친구에게서 빼앗아 결혼을 하고 일년뒤에 딸을 얻었다. 다이조에겐 집안 주치의가 한 명이 있다. 하야마는 그에게 딸이 임신했음을 말한다. 다이조는 탐정클럽에 자신의 딸에게 임신을 시킨 놈을 찾아 달라며 의뢰를 한다. 대학교수이며 박사였던 그에겐 조수이며 그의 일을 도와 주는 후배들이 몇 있다. 그 중에 한 명은 자신의 친구의 조수였지만 친구가 죽자 자연히 그의 조수가 되었던 것. 다이조는 그 친구를 의심하여 그를 불러 일을 밝혀내려던 순간 그마져 죽고 만다. 그렇다면 범인은? 딸을 임신시켰던 자도 죽고 일을 이제 덮으려던 그에게 탐정클럽이 찾아와 어머어마한 비밀을 알려준다. 자신이 알고 있던 두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딸인 유리코는 자신의 딸이 아니라 친구의 딸이었던 것. 자신의 위치가 들어나는 것을 두려워 하여 그의 진짜 딸인 나오코를 죽게 만들고 자신의 아버지를 알고 있는 조수를 죽였던 것.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 함께 공모한 사람은 다름 아닌 주치의였던 것이다. 딸인줄 알고 지금까지 키워준 정에 칼을 겨눈 이야기 또한 재밌다.

히가시노의 탐정클럽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읽다보면 어느곳에 열쇠가 숨어 있다. 그리고 풀어나가는 탐정클럽의 이야기도 재밌다.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보면 재밌는 탐정클럽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의 전작들은 읽어본다 하고 많은 책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읽은 것은 없다. 이번 기회에 그의 이야기에 재미를 들였으니 좀더 많은 책을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도 한번 읽다보면 빠져 들어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또한 그렇게 될것만 같다. 거기에 사건을 말끔하게 해결해 주는 '정장차림의 젊은남자와 젊은 여자' 가 있기에 이야기는 재밌다. 그들의 반듯한 겉모습처럼 어디 한구석 어긋남이 없이 늘 명쾌한 해결을 해 주어 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반전이 숨어 있고 젊은 탐정클럽이 있는 한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 사건은 없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아늑하고 평온한 아버지의 집에서 살던 싱클레어, 그런 그가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열 살 이제 막 자아가 성숙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그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사과 도둑' 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듯 이야기를 꾸며내는 재미와 친구들의 반응에 심취하여 멋지게 이야기를 끝내고 났는데 뜻하지 않은 현실과 막딱뜨리게 된다. 그의 사과 도둑 이야기를 듣고 있던 크로머가 그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몇 번 확인한 후에 사과를 잃는 주인이 도둑을 찾고 있다며 싱클레어가 도둑이란 사실을 입을 다무는 댓가로 돈을 요구한다. 그가 부유한 집의 아들이지만 그에겐 크로머가 요구하는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자신의 용돈을 모아 놓은 것 조차 몰래 훔쳐내야 하고 그마져 크리머가 요구한 액수보다 터무니없이 적어 이런저런 말을 꾸며내야해야만 했다. 

만약에 싱클레어가 크로머에게 자신의 '사과 도둑'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라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멋지게 이야기를 꾸며낸 댓가로는 너무도 거하게 그는 크로머에게 시달려야만 했다. 모자라는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집안에서 그의 위치와 존재는 점점 작아져가고 그는 아버지의 집에서 경험하던 '밝은 세계' 와는 또 다른 세상에는 '어두운 세계' 가 있음을 알게 된다. 다시 밝은 세계로 나아가고 싶지만 크로머란 악은 점점 더 그의 세계를 움켜쥐듯 하고 그는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 '데미안' 이 나타난다. 그에게 진실을 말하면 자신이 초라해질것 같지만 데미안은 지금까지 그가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 남과 다른 아우라가 풍긴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이 모든 체험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다.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크로머에게 자신의 약점을 잡힌 싱클레어에겐 그 이후의 생활은 '착란' 이 된다. '그 시절 내 상태는 일종의 착란이었다. 우리 집안의 정돈된 평화의 한가운데서 나는 소심하게, 그리고 고통받으며 유령처럼 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구제해 준 '데미안' 은 그에겐 또 다른 세계를 알려준 정신적인 존재였다.

크로머라는 세계에서 벗어났지만 아직은 불안전한 착란과 같은 상태인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에 데미안이란 또 다른 세계에 부딪히며 그 또한 아직 자기 의지가 꿋꿋하지 못한 상태에서 데미안이 갑자기 떠나간다. '하지만 의지는 어떻게 되는 거지? 자유의지란 없다고 말했잖아. 그런데 다시, 오직 자기 의지만 확고하게 그 무엇에 쏟으면 된다고 말했지. 그러면 자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그건 말이 맞지 않잖아! 내가 내 의지의 주인이 아니라면, 내가 의지를 마음대로 이런저런 데로 향하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니야.' 데미안이 떠나고 길에서 우연히 한 소녀를 만난다. 그녀를 가슴에 품으며 그녀를 그려보려던 것이 데미안과 비슷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자신의 대문 위에 있던 문양인 새를 그리던 데미안을 생각하고 희미해진 새의 그림을 그려 데미안의 옛 주소지로 보내주게 되는 싱클레어, 그가 받았다고 생각도 못했는데 어느날 그가 보낸 답장이라 생각되어 지는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이 이름은 압락사스.'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 이제 나는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숭배해야 한다. 다시 하나의 이상을 가진 것이었다. 삶은 다시 예감과 빌에 찬 영롱한 여명이었다.' 라고 생각하게 된 싱클레어에게 자신이 그려서 보낸 '새의 그림' 에 대한 데미안이 보낸 쪽지의 글은 또 하나의 화두와도 같은 글이었다. 자신이 깨뜨려야 하는 '알' 그 알을 깨뜨리기 위하여 그는 예전의 그와는 달라진다. 그러다 만난 조력자 피스토리우스로 부터 데미안에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데미안을 만나게 되고 그가 그렸던,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그가 이상이라 여겼던 여인의 형상인 데미안이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며 안정에 접어 든다. '이미 많은 고독을 나는 맛보았다. 이제 예감했다. 더 깊은 고독이 있으며 그 고독은 벗어날 수 없는 것임을.'  에바 부인을 만나고 '제 모든 생애는 늘 길 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라고 말하는 싱클레어는 신이면서 악마였던 압락사스의 세계를 이해하고 소년에서 청년에 이른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데미안을 만나고 청년의 안정된 시기로 접어 들면서 그는 비로소 아픔도 고독도 모두 받아 들일 수 있는 자신으로 성장해 있다. '붕대를 감을 때는 아팠다. 그때부터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이 아팠다.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드렁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어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와.' 싱클레어가 만약 사탄과 같은 크로머의 속임에 빠져서 그 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데미안이란 구세주와 같은 자신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의 새로운 세계가 과연 밝게 열릴 수 있었을까? 자신의 뚯대로 살아보려 했지만 자신이 뜻과는 다르게도 될 수 있음을 알려준 '크로머' 라는 다른 세계와 데미안을 만나 그 세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 또한 자신에게 있음을 받아 들이는 싱클레어. 사춘기에서 청년기로 성장하는 자아 성찰의 이야기는 성경을 빗대어 쓰여져 더 묘한 감흥을 주기도 한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문학작품은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읽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에 다시 읽어보니 새로운 맛으로 다가온다. 헤르만 헤세는 다시 읽어보고 싶은 작가로 그의 작품들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려 그의 다른 책들도 관심을 가지고 구매를 하고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라는 말은 나 또한 너무도 좋아하는 문구인데 '데미안' 이라는 책을 읽으며 그 의미를 되새기니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자신이 깨뜨려야 하는 알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한다. 비단 그 시절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인생 전반에 걸쳐 꼭 필요한 '아름다운 투쟁' 을 날마다 해 나간다면 새로운 인생의 맛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그 모든것을 안고 보듬을 자세가 되어 있다면 '데미안이나 피스토리우스' 와 같은 많은 조력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알을 깨뜨리려는 노력이 중요한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주르, 뚜르 -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40
한윤섭 지음, 김진화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아니어도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우리의 주인공 봉주는 북적북적 파리에서 파견근무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한적한 시골인 뚜르로 이사를 하게 된다. 작은 시골에서의 첫날밤을 맞이한 그에게 전에 살던 사람들이 남기고간 책상에 남겨진 낙서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그리고 한 뼘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살아야 한다' 라는 낙서를 보고 그는 가슴에 전율을 느낀다. '혹시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안중근의사가..' 하는 생각은 봉주의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고 그 낙서에 대한 모든 촉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학간 학교에서 제일 이쁜 여자애랑 사귀어야 한다고 충고를 해준 파리의 한국친구 준원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나니 그들은 그 낙서에 대한 무슨 은밀하고 비밀스런 이야기를 꼭 캐내어야 하는 무슨 막중한 임무라도 부여 받은듯 봉주는 원래 집주인인 할아버지를 엄마와 함께 찾아가 집세를 주면서도 그의 궁금증은 할아버지께 물어보고 만다. 전에 살던 사람들이 혹시 한국인인지 아님 그들에게 한국인들이 찾아 왔었는지. 하지만 그 집에 전 세입자는 분명히 일본인이라는 것이다. 일본인이라면 일본말을 쓰고 일본어로 낙서를 해 놓았을텐데 왜 우리말 낙서에 그것도 다른 말이 아닌 '조국... 살아야 한다..' 라는 흔히 쓰지 않는 말들이 적혀 있는 것일까. 그가 죽기라도 했다는 것인지 소년의 궁금증은 점점 강물처럼 불어난다.

전학을 간 뚜르 학교에서 만난 동양인,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일본인 토시에게 왠지 모르게 강한 경쟁심을 느낀 봉주는 그 친구와의 수영시합에서도 왠지 모르게 죽을 힘을 다해 하고 발표학습에서도 자신의 말에 물고 늘어지던 토시를 봉주는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녀석이 봉주가 살던 집에 살던 일본인으로 밝혀지고 그들이 한국어를 사용했다는 가게 아저씨의 말에 의심이 들기 시작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인 일본식당에 가게 되고 토시로부터 뜻 하지 않던 그들의 속사정을 듣게 되는 봉주, 토시는 다름아닌 조국이 북한인 삼촌과 가족을 두었던 것.봉주가 현재 쓰고 있는 방은 삼촌이 쓰던 방인데 그 삼촌의 가족이 북한에 있어 가족을 생각하며 쓴 낙서인듯 보이는데 삼촌은 현재 식당에서 초밥을 만들고 있지만 생물학자였다는 말에 봉주는 우리나라에서가 아닌 뚜르에서 분단의 아픔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서먹하던 토시와 남몰래 밤마다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뚜르의 창문을 열었다. 파리에서처럼 소리들이 냉큼 방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다시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팔베개를 하고 창밖을 보고서야 이 방에 살았던 사람이 침대를 이 자리에 놓은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덧문을 닫지 않은 창문으로 수 많은 별들이 보였다.' 수 많은 별들이 보이는 창가에서 조국의 가족을 생각해야 했던 아픔을 간직한 생물학자, 자신의 본래의 모습이 아닌 그것도 남들이 알면 다시 그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하는 숨어 지내는 삶인 조국이 있으나 남에게 자신의 조국을 말하지 못하고 조국의 언어로 말도 못하는 현실속에서 바라보던 창 밖의 수 많은 별들은 그에게 '살아야 한다' 는 강한 의지를 부여했다. 자신이 살아 남아야 언젠가는 조국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날 수 있는 현실이 남기게 만든 낙서 한 줄, 그 낙서 한 줄로 인하여 봉주와 토시는 그들 사이에 가로 막혀 있던 휴전선을 거두고 남들이 모르는 개구멍을 통하여 공원에 들어가 남몰래 우정을 키우듯 공원의 잉어들에게 고기밥을 주는 우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분단의 아픔과 소년 봉주와 토시의 우정이 씨실과 날실처럼 아주 잘 어우러져 참으로 따듯한 동화를 만들어 냈다. 동화에서 잘 보여지지 않던 분단의 아픔이 깊게 박혀 있어 읽는내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책상의 낙서를 다시 보았다. 글은 더욱 애절해 보였다. 팔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그 상상 속 남자의 얼굴은 어느새 안중근 의사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낙서의 주인공을 독립투사 쯤으로 생각을 해서 '살아야 한다' 라는 절실함을 남겼으리라 믿었는데 토시의 삼촌과 그의 가족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이 남의 눈을 피해 살면서 그 속에서도 '살아야 한다' 는 강한 의지와 분단의 아픔을 이국땅에서조차 그들을 편하게 놓아주지 못하는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소설은 더욱 내겐 애절했다. 어린 소년들에겐 '조국.가족.살아야 한다.분단' 라는 말은 참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현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시간이 흘러가고 금강산에서의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분단의 아픔을 잘 느끼지 못하는 세대인 소년들이지만 그 또한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하지만 그들은 그 이전의 세대보다는 어쩌면 '통일이나 분단' 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깊지 않은 다른 면에서 풀릴 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서로의 마음을 트다보면 어딘가엔 답이 분명히 있다. 소년들이 비록 비밀리에 나눈 우정이지만 서로의 마음을 나누듯 우리도 그렇게 발전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삼팔선이 걷히는 날이 올 것이다. 소년 봉주와 토시를 통해 본 분단의 아픔이 소년들의 우정으로 인해 와해되듯 마음을 따듯하게 나눌 기쁜 이산가족상봉소식에 더 마음이 절절해졌던 소설이다. 소년의 눈과 마음을 통해 한 줄의 낙서가 주는 의미와 그 뒤에 숨은 커다란 아픔을 찾아 나가는 방법이 추리기법을 이용하여 재밌게 풀어나간 소설이며 주 무대가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 뚜르이기에 그 무대가 더 넓혀져 문학의 폭이 더 한층 넓여짐을 보여준 소설인듯 하다. 거기에 어른들의 시각이 아닌 소년의 시각으로 보았기에 더 따듯하고 마음 깊게 새겨진 소설이다. 봉주와 토시가 깊은 우정을 나누며 그들 사이에 분단의 아픔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그리고 같은 민족으로 통하였듯이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