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저문 자리 모란이 시작되면 -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 김소월과 김영랑의 아름다운 시 100편
김소월.김영랑 지음, 최세라 엮음 / 창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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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과 김영랑 시인 둘 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시인들이다. 그들의 시 또한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둘을 이렇게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 대부분 일제강점기 시인들을 연달아 공부하므로 이 둘만 따로 떼어서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대중에게 친숙한"이라는 표현을 뒤집어보면 '한 가지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는'이라는 뜻도 된다"...(4p)며 "소월을 이별의 정한과 그림움을 표현한 시인으로, 영랑은 언어를 조탁하여 음악성을 추구한 시인으로 기억할 뿐 두 시인의 작품세계를 깊고 넓게 이해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게 사실"...(4p)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시인들의 각 50편의 시를 각각 담아 최소한 더 넓고 깊게 이들의 시를 다른 방향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학창 시절 언제나 시를 분석하도록 배웠기 때문인지 온전히 시를 즐기지는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더 어린 시절 시를 좋아했던 경험으로 이렇게 저렇게 꾸준히 시대해 왔다. 더이상 분석하지 않고 그저 그대로 내 마음 가득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 좋아하게 된 시도 당연히 있어서, 이번 책도 그런 마음으로 읽었다.


책은 왼쪽 페이지에 각 시인의 시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저자의 간단한 해설이 덧붙여진다. 이 해설을 읽기 전에 온전히 시를 음미해 본다. 교과서 속에서 만난 시들이 꽤 많지만 오랜만에 분석이 아닌 감성으로 접해 본다. 그러고 나서 해설을 읽는다. 그렇게 알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그럴 수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인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두 시인의 독특한 어조를 구분하게 된다. 무엇보다 "서정 시인"으로 불리는 두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가슴이 촉촉히 젖는다.


시를 읽기 좋은 날이 따로 있을까. 그저 읽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잠깐 읽어도 좋고, 이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따라가며 읽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다. 자주 읽지 않아도 가끔 시집을 구매하게 되는 이유는, 다른 문학이 채워줄 수 없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진달래꽃저문자리모란이시작되면 #창해 #김소월 #김영랑 #아름다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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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숲속의 올빼미
고이케 마리코 지음, 정영희 옮김 / 시공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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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소설 제목같은 <달밤 숲속의 올빼미>는 "상실의 계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일흔 소설가의 애도 에세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아~! 이 두 제목을 읽는데 벌써부터 울컥한다. 아마 내가 가까운 이를 잃지 않았다면 결코 공감하지 못했을 제목에 감정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이유가 간접 경험을 위해서라지만 상실에 대한 경험은, 직접 겪어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진짜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이기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에게는.


서문을 읽어본다. "남편, 후지타 요시나가의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작가의 글은 이 에세이를 쓰게 된 동기가 담담히 적혀 있다. 37년 전, 사랑에 빠져 소설가를 꿈꾸며 함께 살기로 한 두 사람.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자신들을 묶어놓고 싶지 않아 세간의 이목같은 건 상관하지 않고 함께 할 삶을 결정한다. 아이는 처음부터 낳지 않기로 했다고. 온전히 두 사람에게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는데 이 두 사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 그럼에도 11년 전에는 혼인신고를 했단다. 그리고 2018년, 남편에게 폐암이 발견됐다. 1년 10개월의 투병과 간병을 지나 두 사람은 이별하게 된다. 이 책은 그 이후, 고이케 마리코, 후지타 부인의 남편을 그리워하는 절절한 마음을 담은 책이다.


첫 글 "올빼미가 운다"를 읽는데 ... 작가의 상황이 너무나 눈에 선하게 보였다. 이제 남편이 없는 자리, 작년과 몇 해 전과 하나도 다름없이 내 주변의 풍경, 계절은 돌아오는데 남편만 없다. 그때 느꼈을 상실감이 너무나 크게 공감됐다.


"기억은 버릴 수가 없다. 버렸다고 생각해도 뜻하지 않은 곳에서 고개를 불쑥 내민다."...50p

"시간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히 흘러간다. 그제 밤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올빼미 우는 소리를 들었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떴고, 숲속 여기저기 울어대는 올빼미 소리에 문득 아득해지는 현실감을 느낀다. "...159p


신기하게도 누군가를 잃고 나면 그 사람과 나빴던 감정과 기억보다 좋고 행복하고 즐거웠던 감정과 기억이 훨씬 더 짙게 남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지는 것 같다. 무심하게 일상이 흘러가지만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런 공감의 순간을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아주 잘 드러낸 것 같다. 나 혼자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며 그렇게 다시, 일상과 함께 기억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달밤숲속의올빼미 #고이케마리코 #시공사 #애도에세이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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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장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경리 외 지음, 채호석 외 엮음 / 리베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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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특히 지금까지는 대부분 짧은 문학 작품 위주여서 "중,장편 소설"이라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짝 든 걱정은 한 권에 중장편을 어떻게 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리베르의 가장 장점인 책 앞표지에서 책 제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책에 실린 40편의 중장편 소설을 살펴보니 대하소설인 <토지>를 비롯해 <혼불>도 포함되어 있다. 아, 그러면 어느 정도 편집본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정말 온전히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아닌 원작을 찾아 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짧은 시간 많은 양을 공부해야 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겐 이 책이 매우 유용할 수 있겠다.






최근 리베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요한 부분이 하이라이트로 표시된다는 점이다.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문학 작품을 읽는 데에는 조금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이고 자연스레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한 책 내용을 마치면 그림으로 간단히 줄거리를 쫓아가며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생각해 볼까요?" 페이지를 통해선 작품을 한번 더 정리하고 부연하여 알아야 하는 부분을 짚어준다. 배경지식과 더불어 찬찬히 읽다 보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커질 것이다.


5-6줄 줄거리로 익히는 것보다는 "중략"이 되어 있어도 중요 부분을 줄글로 읽는 것이 더 중요하고 기억도 오래 갈 것이다. 물론 원작 그대로 읽으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너무나 많은 작품을 짧은 시간에 공부와 함께 읽기엔 역시나 벅찰 수밖에 없다. 기본적 정보와 부분적으로나마 책을 읽으며 재미도 느끼고 정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어 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리베르 #한국중장편소설 #중고생이꼭읽어야하는 #국어교과서수록 #중고생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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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지음, 홍민경 옮김 / 책과이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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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 그 후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살다가 갑자기 깨닫는다. 세월이 훌쩍 지나가 나이를 먹고 싶었던 그 나이보다 훨씬 많이 늙어버린 자신을. 어느샌가 관절이 아프고 눈이 침침하고 걷는 게 부자연스럽고 소화도 안된다고. 누군가는 편안하게 그 당연함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절대 이럴 수 없다면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한다. 도대체 "늙음"이 무엇이길래.


<우아한 인생>은 중국 작가 저우다신의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중국 작가의 소설들은 언제나 참신하고 놀라웠다. 어쩌면 잘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같은 문화권 안에 무척이나 다른 문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우아한 인생> 또한 첫 장부터 무척 신기했다.


책은 "장수 공원 황혼 녘 주간 행사 일정"이라는 부제 아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정을 소개하며 그 내용이 뜬금없이 서술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각 날짜마다 페이지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실버타운 소개나 장수환이라는 약 소개, 회춘 체험이나 장수를 위한 강연 등으로 구성된다. 죽 읽어가며 이 현대에 얼마나 다양하게 장수를 위한 분야가 활성화되었고 상업에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고 감탄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산업에 현혹되는 어르신들이다.


하지만 소설은 그런 현대의 장수 산업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금요일 일정인 노인 간병 경험담으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지고 이 이야기가 소설의 중점이며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샤오양이라는 여성은 지방에서 간호대를 졸업하고 베이징으로 올라와 간호사로 일하며 집안과 남자친구의 생활을 돕는다. 하지만 더 많은 월급을 위해 한 집안의 간병사로 취직한다. 꼬장꼬장하고 자신의 늙음을 인정하지 않는 샤오 할아버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높은 임금과 자신의 직업관으로 조금씩 적응해 나아간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샤오양은 샤오 할아버지를 돌보며 인간이 노화 앞에 어떻게 무너지며 어떤 식의 과정을 거치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시선은 곧 독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작가는 무척이나 냉정하다. 노화의 과정에 일어나는 하나하나를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가감없이 나열한다. 읽다 보면 샤오 할아버지의 진행 상황에 독자가 당황하고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런가 하면 그런 과정을 겪어가는 샤오 할어버지의 반응을 통해 또한 반대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이렇게까지 젊음에 집착할 수 있을까 하며. 하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다. 그러니 이 책은 늙음에 대한 처절한 고찰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우아한인생 #저우다신 #책과이음 #노화 #장편소설 #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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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서 청소년문학 30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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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카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명한 "구미호 식당"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이다. 사실 아직은 "구미호 식당"을 읽어본 적은 없다. 출간된 것을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최근 비슷한 제목이 워낙 많다 보니 그 중에 한 권이려니~ 했다. 그러다가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박현숙 작가"라는 이름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 중 한 분인 박현숙 작가는 바로 초딩들이 읽고 또 읽는다는 "수상한" 시리즈의 작가님이시다. 그러니 무조건! 읽어보겠다고 결심할 수밖에.


처음 몇 장을 넘기고서는 사실 살짝 실망했는데, 초딩들의 또다른 베스트셀러인 <전천당>과 비슷한 설정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전천당> 만의 설정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만화에서도 비슷한 설정이었고 다른 책들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내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성우는 최근 무척 짜증이 난 상태다. 부자인 이모네 가족이 미국으로 가면서 아들 재후를 성우네에 맡겨 성우와 한 방에서 지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 돈 하는 엄마는 재후만 챙긴다.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어버린 재후는 성우가 좋아하는 지레에게 치근덕대는가 하면 지레는 재후의 선물까지 받는다. 성우는 그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고 싶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 생각하게 되고 우연히 알게 된 구미호 카페에 들어가게 된다. 성우는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어딘가 적어 넣으면 누군가 내 소원을 들어주면 좋겠다고. 그래서 우리는 유성을 보고, 보름달을 보고, 청명한 밤하늘에도, 자신이 믿는 신에게도 간절히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일 게다. 구미호 카페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소원을 빌고 자신의 노력이 없이 그냥 이뤄지는 일이 가능할까? 아닐 것이다. 구미호 카페에 갔던 이와 가지 않았던 이들 중 누가 소원을 이뤘을까. 결국 자신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야기를 <구미호 카페>는 하고 있다.


다른 권의 제목을 보니 매 권마다 조금씩 설정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구미호식당 #구미호카페 #박현숙 #청소년도서 #시리즈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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