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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온라인 서점 인친님들의 서평을 둘러보다가 레이더망에 걸린 책 <사랑의 역사>. 표지도 사랑스러운데 책 제목도 사랑의 역사라니~ 정말 몽글몽글하다. 스포당할까 자세히 읽지 않아 이 책이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책인 줄. 그래도 읽고 싶어서 일단 대여해 봤다.
첫 느낌과 점점 달라지는 느낌에, 역시나 읽기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점점 익숙한 느낌이 난다. 조너선 사프란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라는 책. 9.11 테러를 배경으로 하고 아빠를 잃은 아이의 아픈 성장기를 다룬 책인데, 어째서 <사랑의 역사>에서 그 향기가 나는 걸까~ 신기하다...생각하다가 검색해 봤더니! 세상에~! 두 작가가 부부란다. 오호~ 이럴 수도 있구나 싶다. 부부는 닮는다더니, 책의 성격도 닮는 걸까. 그건 좀 아니지 않나...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으나, 뭐 두 작가의 대표작밖에 안 읽어봤으므로 결론은 내릴 수 없다.
<사랑의 역사>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비롯된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을 뻔 했던 한 소년. 그 이후 사랑하던 소녀도 잃고, 가족도 잃었다. 일생에 자신의 사랑은 그녀 하나뿐이라고 생각해 우여곡절 끝에 찾아갔으나 그녀는 이미 가정을 이룬 뒤였다. <사랑의 역사>는 그 이후 이 소년과 이 소년이 소녀를 사랑하며 쓴 책 <사랑의 역사>를 가지고 있던 그의 친구, 또, 칠레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책을 구입해 감동하여 자신의 딸에게 책 속 엘마의 이름을 붙여주고 그 이름을 가지게 된 한 소녀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엄격하게 이야기하자면, 주인공은 사랑의 책을 쓴 레오폴드 거스키와 그 책의 여자주인공 이름을 갖게 된 엘마로 볼 수 있다.
이들 모두 상실을 경험했고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이어 살아가고자 한다. 한 사람은 죽음을 앞둔 나이로 죽기 전에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남긴 것들을 통해 의미를 찾고자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 막 사춘기를 겪으며 제대로 자신의 두 발로 이 땅에 서기를 희망한다. 그런 두 사람이 <사랑의 역사>라는 책의 진실을 쫓아간다.
결국 이 책은 "상실의 슬픔과 애도"에 관한 책이다.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고통받는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마지막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사랑으로 끝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