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예요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고종석 옮김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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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작가는

내게 있어 추억의 작가이다.

막 대학에 입학하고 친구들과 우리도 야한 영화 좀 보자며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과 양가휘의 "연인"을 선택하여 둘둘씩 비디오방에서 봤다.

내가 선택한 건 마르그리트 뒤라스 원작의 "연인"이었다.

처음 보는 야한 영화의 충격으로

사실 영화 자체의 의미 같은 건 잘 모르고 봤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주 오랫동안 낯선 이국의 배경과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 먼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 등이 기억에 남았다.

그 뒤 알게 된 작가의 작품들은 "사랑"이 테마이다.

<이게 다예요>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출판사의 훌륭한 설명 덕분이다.

85세의 노작가가 죽기 1년 전부터 남긴,

그녀의 35살 연하 연인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담긴 책이다.

분류가 "에세이"이지만.....

ㅠㅠ 단편적인 문장들에 가깝다.

(사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

아무래도 수양이 부족한 듯.

그녀의 소설을 몇 편 더 읽고

그녀에 대한 영화도 보고

그 후 다시 시도해봐야지~

*덧.

<연인>에는 잔느 모로가 나레이터로 등장하는데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에선 주연인 작가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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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사람을 집단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람을 집단으로 묶어서 이름표를 붙이는일은 너무 쉽지만, 그것이 바로 홀로코스트의 시작이라고 말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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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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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열심히 들여다 봐도 그림이나 사진보다 글이 먼저 잘 보이는 타입이라 책을 반 넘게 읽은 후에야 갑자기 저 표지 속 아이가 오드아이임을 깨닫는다. 언젠가 TV 프로그램에 오드아이를 가진 아이가 주변의 시선에 너무 힘들어한다는 사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징이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이해되나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감됐던 적이 있다. 오드아이! 바로 이 책의 중요한 소재이다.


사실 표지나 제목 등을 보고서는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처음 등장하는 달라이 라마나 공간적 배경으로 마치 한국 소설이 아닌 해외 소설, 특히 유럽이나 미국의 서스펜스 소설처럼 느껴졌다. 이후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와 함께 어느 정도 소설의 세계관이 이해되기 시작하자 소설은 매우 빠르게 읽힌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이지만 별 어려움 없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거의 미국 뉴욕인데다 등장인물들 또한 신가야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이어서 전혀 한국 소설같지 않았다.


설정이 매우 복잡하다. 오랜 기간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같은 얼굴과 오드아이라는 특징을 갖고 태어나는 "궁극의 아이"는 미래를 본다. 자신의 미래를 볼 줄 아는 이 아이들을 한 나라의 권력들이 차지하게 되면 이 아이는 자신과 관계되지만 자신을 차지한 주인들의 미래 또한 볼 수 있으므로 그들의 권력과 부를 위해 이용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게 된 한 신문 기자와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이 사건에 얽매이게 되는 FBI 형사, 지금까지 중 최고의 궁극의 아이라는 신가야와 그들의 가족이 이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신가야가 꾸민 죽음 이후의 계획도, 이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소설의 설정 또한 놀라웠다. 너무 더운 여름 밤,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 읽어 볼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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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난민이 되다 탐 철학 소설 43
황은덕 지음 / 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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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철학 책이지만 "소설"로 되어 있어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다. 그것도 어떤 사상을 어렵게 늘어놓는 것이 아닌, 한 인물을 따라가며 그 인물에 대한 생애와 업적, 사상 등을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여내어 읽는 동안 정말 재미있게, 하지만 집중해서 그 인물과 사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탐 철삭 소설의 43번째는 "한나 아렌트"이다. 한나아렌트는 언젠가 꼭 한 번은 읽었으면 하던 철학사상가였다. 가장 유명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무척 강력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인간 행동 본연의 이유를 쫓아간 한나 아렌트의 사상은 가슴을 울리고 한편으론 반성하게 한다.


이런 한나 아렌트를 도대체 어떻게 소설 속에 녹여냈을까. 우선 이 소설 속의 공간적, 시대적 배경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바로 이 땅,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제목에서부터 힌트가 주어지는데 한나 아렌트와 지금 우리 시대의 공통점은 바로 "난민"이다. 조금만 이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제주도로 온 예멘 난민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나"에만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전혀 모르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미래중학교 2학년 3반에, 한 아이가 전학을 온다. 이 아이는 아주 특별했다. 바로 예멘의 내전을 피해 자신의 나라를 탈출하고 여러 경로를 거쳐 제주도로 오게 된 라이라라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빠를 교통사고로 잃고 다시 엄마의 일을 쫓아 바로 이곳, 미래중학교에 오게 된다. 이곳에서 이슬람 사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에 살고 별다른 편견이 없다는 이유로 공식 버디가 된 우정이와 2학년 3반 아이들의 도움으로 라일라는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이 무척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예멘의 난민과 한나 아렌트라는 인물의 공통점을 엮어서 그의 생애와 업적, 사상까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무척 인상깊었다. 아이들의 노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한나 아렌트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인권"과 "평등"이다. 어느 누구도 핍박받을 수 없으며 그 어느 곳에서라도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 한나 아렌트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인, 사유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마지막 페이지까지 집중해서 읽고 가슴 뿌듯하게 한 책이었다. 부디 많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사유하는 인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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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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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온라인으로도 헌책방이 생겨서 중고도서를 앉은 자리에서 척척 주문할 수 있지만 좁은 틈 가득한 책장이 주는 묘한 분위기와 곰팡내 나는 듯한, 하지만 왠지 정감가는 종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헌책방은 언제나 보물이 가득한 장소이다. 한참을 이리저리 들여다 보다가 읽고 싶었던 책이라도 발견하면, 그야말로 횡재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요즘은 집 근처에서 그런 헌책방을 찾기는 힘들다.


<나의 작은 헌책방>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과 맞지 않는 회사를 그만두고 문득 생각한 "헌책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보다는 혼자,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는 저자는 회사를 그만둔 뒤, 왠지 자신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헌책방을 시작한다. 그때 나이가 스물한 살이었다고 한다. <나의 작은 헌책방>은 그렇게 갑자기 충동적으로 시작했지만 생각과 달리 "취미"로서는 불가능했기에 "일"로서 자리잡기까지의 20여년의 기록을 담담히 전하고 있다.


앞부분은 헌책방을 차리게 된 과정과 자리잡기까지의 소소한 일상이 담담하게 담겨있다. 그 글을 읽고 있자니 나도 헌책방 하나 운영하며 책 읽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하지만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저자처럼 취미가 일이 되려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난관과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일들을 해야만 하니 그 꿈은 그저 꿈으로 두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벌레문고"라는 이름에서부터 헌책방 주인이면서 이끼를 관찰하고 이끼에 관련된 책까지 출간한 저자는 확실히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한 것 같다. 비록 뒷부분은 반복되는 이야기도 있고 좀 동떨어진 이야기에 읽는 데 슬슬 지치기는 하지만~과하지 않게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나의작은헌책방 #다나카미호 #허클베리북스 #헌책방 #벌레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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